주체102(2013)년 7월 26일 《통일신보》
단 상
따뜻한 경기
무릇 축구경기는 치렬한 공방전을 동반한다.
선수들은 승전을 위해 훈련에서 련마한 최대한의 능력과 자질을 발휘하고 지어는 몸싸움까지 벌리며 달리고 또 달린다.
세계축구선구권대회 등 어느 경기에서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누가 《축구전쟁》이라고 하였는가 보다.
하지만 나는 TV에서 그와 전혀 다른 따뜻한 경기를 보았다.
남조선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동아시아컵》 녀자축구 북남대항전이였다.
물론 경기는 치렬했다.
한꼴을 먼저 넣은 남측에 이어 공화국측이 련속 두꼴을 득점함으로써 경기는 2:1로 끝났다.
그러나 내가 우려한 흔히 보는 대결의 견제심리와 랭랭한 승부심은 없었다.
정이 흐르고 우애가 넘치는 경기과정을 보면서 나는 쿵 심장의 한쪽벽이 울리고 온몸이 찌르르 감전되는듯 한 느낌을 받았다.
경기시작부터 마감까지 전기간 북남의 선수들은 결코 《적수》가 아니였다.
자매였고 친구였으며 동료였다.
다치면 걱정해주고 넘어지면 일으켜세워주고 서로서로 고무해주며 용기와 신심을 안겨주는 그들의 눈짓과 몸짓, 손짓은 감동없이 볼수 없는 장면들이였다.
23년만에 선수에서 감독으로 만난 북남의 두 감독들도 이기고졌음을 말하기 전에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였다.
관람석의 관중들은 7월의 달아오른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어느 팀이 득점을 하든, 누가 멋진 장면을 펼치든 열렬한 호응과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통일기를 날리며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의 구호로 화답했다.
진정 격정없이 감동없이 볼수 없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5년간 내외분렬주의세력의 작간으로 서로 얼어붙었던 북과 남이였다. 대립과 불신이 극도에 달했던 지난날이였다.
그래서 나는 가슴을 조이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그런데 서먹서먹함이 아니라 반가움이, 랭랭함이 아니라 따뜻함이 넘쳐흐르니 참 북과 남은 피를 나눈 한혈육이 틀림없다.
눈앞에 안겨온다.
6. 15의 환희와 격정을 목청껏 터치며 부산에서, 대구에서 주로를 함께 달리고 온 남녘땅이 떠나갈듯 열띤 응원의 목소리를 합쳐가던 북과 남의 선수들과 온 겨레가.
경기장을 물샐틈없이 꽉 메우며 열광하던 8년전의 8. 15북남축구경기때의 가슴뜨거웠던 장면들도 어제런듯 떠올랐다.
경기장에 넘치는 하나로 지향된 마음이 가슴에 안겨올수록 하나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괴로움이 더더욱 사무치게 서려온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통일이란 과연 무엇인가.
사상과 리념, 정견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반만년의 유구한 력사와 전통을 가진 하나의 민족, 한피줄이라는 자긍심으로 7천만이 마음과 뜻을 함께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작은 시내들이 합쳐 대하를 이루듯이 깨끗하고 꾸밈없으며 소박하고 진정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로 될 때 통일은 한걸음한걸음 다가올수 있지 않을가.
이번 경기를 통해 온 겨레 아니 온 세계는 똑똑히 알았을것이다.
조선민족은 결코 둘이 될수 없는 하나라는것을.
북과 남은 두 팀이였지만 경기과정에서는 한팀이였고 한덩어리였다.
따뜻한 이 경기를 통해 나는 무너져내리는 분렬의 동토대를 보았다.
통일은 반드시 올것이다.
재중동포 리 수 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