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1

 

2011년 정초무렵.

재빛구름뭉치들이 낮추 드리워 어둑컴컴해진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지고있었다.

낮부터 그칠새없이 내리는 은백색의 송이눈은 당중앙위원회청사정원의 나무숲우듬지와 아지들에 목화솜마냥 폭신히 쌓여 한겨울의 정적을 더해주었다.

하늘가에서 무수한 흰꽃문양의 투명한 천필을 드리운듯 짙은 눈발이 날리는 정원길로 숫눈을 하얗게 들쓴 승용차가 달려와 멈춰섰다.

연회색의 야전솜옷을 입으신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께서 차문을 열고 내리시였다. 그이께서는 새해농사차비로 들끓는 평양시주변농촌을 몇군데 돌아보고 오시는 길이였다.

청사 앞뜰의 승용차옆에 이제껏 서계시던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대장동지께서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장군님을 맞이하시였다.

《손이 찬걸 보니 밖에 오래 있었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검은 겹섶외투어깨에 눈송이들이 덮인 풍채름름한 대장동지에게 반가이 말씀하시였다.

《난 대장이 전선서부지구 련합부대로 떠난줄 알았소. 바래주고싶었드랬는데… 내가 너무 늦었지?》

《아닙니다. 장군님을 기다리면서… 눈을 맞는게 좋았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엷은 미소를 지으시는 대장동지의 온화한 안색에서 무언가 할말이 있음을 감촉하시였다.

《방에 올라가 이야기할가?》

장군님… 전 여기서 말씀드리고… 떠나겠습니다.》

두분께서는 흩날리는 눈발속에 잠시 서계시였다.

《저는 장군님께서…》

김정은동지께서는 에두름이 없이, 그러나 무척 힘들게 말씀을 꺼내시였다.

《이 정초에는 꼭 휴식하셨으면 합니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속이 뭉클하시였다. 자신의 건강이 념려되여 군부대시찰의 길을 떠나지 못하고 찬눈을 맞으며 기다린 김정은동지의 각근한 심정이 가슴에 마쳐오시였다.

《휴식을 해야지. …》

그이께서는 스스럼없는 표정을 지으시며 여느때처럼 무난히 넘기려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너무 무리하셨습니다.》

김정은동지의 어조는 결연하시였다.

《지난해에 언제 하루 편히 쉬신적이 있었습니까. 설날부터 동지섣달 마감날까지 강행군현지지도로 온 한해를 보내시지 않았습니까.》

《그래, 참 드바쁜 날을 보냈지. …》

그이께서는 야전렬차에서 살다싶이 하면서 분투해온 날들이 돌이켜져 뒤말을 잇지 못하시였다. 이젠 새년도에 접어들었으니 또 강행군을 하재도 쉬기는 좀 해야 할것 같으시였다.

《대장말대로 할테니 걱정마시오.》

장군님께서는 전번에도 제가 말씀올렸는데 들어주시지 않고 또 현지지도를 나가셨습니다. 부탁입니다. 다문 며칠간이라도 쉬십시오. 이 눈뒤끝에 대소한추위가 있겠는데 한지에 다니시면 좋지 않습니다. 의사선생님들도 안타까와합니다.》

《허, 대장이 다 알아본게구만… 안됐소. 이번엔 의사선생들의 말을 듣겠소. 시간을 내여 검진도 받고…》

김정일동지께서는 약속을 실행하겠다는 의미로 젊음의 혈기와 청신한 눈기운이 풍기는 대장동지의 손을 꽉 잡아주시였다.

《맘놓구 떠나오 . 대장, 눈이 많이 내리는데 령길에서 조심하라구.》

 

×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장동지를 바래주시고 집무실로 올라오시였으나 자리에 앉지 못하고 방안을 거니시였다.

창문곁에서 눈내리는 저물녘의 먼 하늘가를 바라보시는 그이의 마음은 대장동지에 대한 생각으로 후더워오르시였다.

흰연기마냥 자욱한 그 눈발속으로 김정은동지의 승용차가 늦은 길을 재촉해서 질주해갈것이다. 지난날같으면 자신께서 직접 시찰나가셔야 할 전선서부지구 인민군련합부대였다. 군사부문의 일들은 대장동지가 거의다 맡아해내니 자신께서는 어깨의 큰 짐을 덜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당, 국가경제사업, 대외사업에 힘을 넣을수 있게 되시였다.

지난해 정초에도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장동지와 함께 오중흡7련대칭호를 수여받은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 시찰나가시였다.

그날 김정은대장동지의 직접적인 지도밑에 105땅크사단 땅크병들은 군사훈련에서 평시에 련마해온 우수한 군사적자질과 일당백의 전투능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훈련도 전투다!》는 구호밑에 김정은동지께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높은 훈련열풍을 일으키신것으로 하여 우리 나라 땅크무력의 원종장인 105땅크사단은 싸움에서도 근위부대, 사상에서도 근위부대의 투쟁전통을 빛내고있었다.

군사훈련에서는 땅크승조복을 입으신 김정은동지께서 직접 조종간을 잡고서 땅크를 모시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높은 땅크운전기술로 군사훈련장에 꾸려진 기동로들을 빠른 속도로 돌파해나가시였다. 이어 운전좌석에서 땅크포좌석으로 자리를 옮기신 김정은동지께서는 땅크의 전진로상에 출현한 목표물을 순간에 포착하고 땅크포로 정확한 조준사격을 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장동지께서 당중앙군사위원회사업을 담당하신 후에 나라의 군력이 더욱 막강해지는것으로 하여 만족하시였다. 대장동지께서 군사사업을 마음놓을수 있게 지도하시는것만으로도 자신께 휴식을 마련해주는셈이고 자신의 건강을 돌봐주는것이라고 기쁘게 여기시였다.

집무탁을 마주앉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록음기를 켜시였다. 며칠전 당보에 내보낸 노래 《승리의 길》을 듣고싶으시였다.

경제문제를 가지고 내각총리를 만나주실 시간은 아직 20분가량 남아있었다.

록음기에서는 장중하면서도 정서적랑만의 색채가 짙은 곡이 울리기 시작했다.

 

    머나먼 혁명의 길에

    흘린 피 붉은기에 있고

    승리의 천만리우에

    영광의 자욱이 있다.

    …

집무실 창밖에서는 눈발이 성글어지고 가벼운 눈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기를 믿듯

    승리를 굳게 믿고 산다

    고난의 천리를 가면

    행복의 만리가 온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창유리에 부딪치며 흩날리는 눈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신채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노래의 한소절을 마음속으로 외우시였다.

   

    고난의 천리를 가면

 

그이의 뇌리에는 고난의 행군길이 시작되던 밤, 지금처럼 창밖에서 눈발이 몰아치던 피눈물의 밤이 어제런듯 삼삼히 떠오르시였다.

어버이수령님을 잃은 그해 마지막날 밤을 그이께서는 뜬눈으로 새우시면서 인민군군인들과 인민들에게 보내는 글을 쓰시였다. 모두다 수령님의 전사, 제자답게 한마음한뜻으로 굳게 뭉쳐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자는 서한이였다. 우리 아이들이 사탕알을 먹지 못해도 총알이 있어야 사회주의조국을 지킬수 있으며 장차 총대에서 식량도 기계도 천도 다 나온다는 철의 진리를 인민이 리해해줄 때가 있으리라는 믿음과 신념을 지니고 선군장정의 길에 오르시였다.

쪽잠을 자고 줴기밥으로 끼니를 에우면서 높고 험한 철령, 초도의 풍랑길과 오성산의 칼벼랑길을 톺으면서 끝없이 이어진 전선시찰, 이른 새벽에도 가고 깊은 밤에도 갔으며 폭우와 강추위도 무릅쓰고 조국땅 방방곡곡으로 이어진 현지지도강행군길이 고난의 천리로 헤아릴수 있었던가, 만리로 끝날수 있었던가.

시련도 난관도 많았고 가슴아픈 희생도 치른 준엄한 선군의 길을 변함없이 줄기차게 달려왔기에 열다섯해남짓한 기간에 국방공업은 더욱 강유력해졌으며 최첨단돌파전으로 수많은 기적들이 창조되여 인민경제전반의 생산기술적토대와 잠재력이 비할바없이 강화되였다.

그러나 우리 조선은 아직도 경제강국건설의 전진로상에 있으며 인민생활은 만족할만 한 수준에 올라서지 못하고있다. 수령님 물려주신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해야 한다, 생활상고통을 겪으면서도 당을 믿고 당에서 바란다면 산악도 떠옮기는 좋은 우리 인민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세상에 부럼없이 내세워야 한다.

이 필생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지 못했는데 어떻게 하루라도 편안히 쉴수 있겠는가. 얼마나 할일이 많은가. 수령님탄생 100돐까지는 일년남짓한 기간밖에 없다. 힘들어도 올해에 다시한번 총공격전을 벌려 인민생활향상과 강성국가건설에서 결정적전환을 일으켜야 한다. 《승리의 길》노래에도 있는것처럼 고난의 천리를 가면 행복의 만리가 와야 한다. 수령님을 따라, 당을 따라 오랜세월 간고한 혁명을 해온 순결하고 강직한 우리 인민을 이제 또 고난의 길로 보낼수는 없다.

내가 계속 야전렬차를 타고 눈발을 맞으며 고난의 천리만리를 갈지언정 인민은 행복의 길로 가게 해야 한다.

 

copyright © 2003 - 2018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