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길에서 장벽에 부딪치기보다 새 길을 찾는것이 나을것이다

 

(평양 12월 20일발 조선중앙통신)

20일에 발표된 정현의 론평 《낡은 길에서 장벽에 부딪치기보다 새 길을 찾는것이 나을것이다》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공과 실패, 진퇴와 침체, 기대와 좌절이 엇갈린 2018년의 년륜이 마지막돌기를 새기고있다.

이해 행성의 가장 큰 관심사, 인류를 가장 흥분시켰던 특대사변은 단연 조미관계의 극적반전이였다.

지난 6월 12일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이였던 조미 두 나라의 수뇌분들이 싱가포르에서 손을 잡은 《세기적인 악수》와 조미공동성명의 발표는 《강력한 평화의 메쎄지》, 《인류에게 안겨준 축복》으로 세인의 열광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때로부터 6개월이 흐른 지금 조미관계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싱가포르에서 기세좋게 뗀 첫 발걸음에 이어 여러차례의 고위급회담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한해가 저무는 이 시각까지 출발선어구에 머물러있는것이 불미스러운 현실이다.

조미협상의 걸림돌은 대체 무엇인가.

과연 무엇이 잘못되였고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한해를 마감짓는 마당에서 조미관계가 교착된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교훈을 찾는다면 새해에 들어가서라도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

조미관계를 대하는 미국의 리해할수 없는 언행과 협상과정에서의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들을 놓고 구체적으로 분석고찰하는 과정에 우리는 얽힌 매듭이 다른데 있지 않다는것을 찾아보게 되였다.

그것은 바로 조선반도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그릇된 인식이다.

다시말하면 조선반도비핵화라는 큰 개념을 《북비핵화》라는 부분적인 개념과 동일시한데 문제가 있는것이다.

조미수뇌분들이 확약하고 전세계가 지지찬동한 6. 12조미공동성명에는 분명 《조선반도비핵화》라고 명시되여있지 《북비핵화》라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의 세기적사변에 직접 참가한 미국무장관부터가 《바로 그곳에서 북조선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를 확약하였다.》고 건주정을 피우고있으니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수 없다.

이렇듯 미국이 국제관계의 법률적기초로 되는 중요한 합의문건의 핵심문구조차 아전인수격으로 오독하고 그것을 더이상 론할 여지도 없는 공리처럼 여기고있는데 비극의 출발점이 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미국은 조선반도비핵화를 《북비핵화》로 어물쩍 간판을 바꾸어놓음으로써 조미관계를 대하는 세인의 시각에 착각을 일으키고 정신을 혼란케 하며 옳바른 판단을 방해하고있다.

조미협상이 지지부진한 원인이 비핵화에 대한 북조선의 진정성이 없기때문이라느니, 비핵화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조선의 결단이 필요하다느니, 북조선의 비핵화의지를 증명할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느니 하고 떠들어대면서 그 《비핵화》라는것이 북조선의 비핵화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듯이 놀아대고있다.

지어는 북조선의 비핵화검증을 위한 사찰팀구성이니, 기술적준비니 하며 떡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물 마시는 소리부터 내고있다.

미국은 이제라도 조선반도비핵화라는 용어의 뜻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며 특히 지리공부부터 바로해야 한다.

조선반도라고 할 때 우리 공화국의 령역과 함께 미국의 핵무기를 비롯한 침략무력이 전개되여있는 남조선지역을 포괄하고있으며 조선반도비핵화라고 할 때 북과 남의 령역안에서뿐아니라 조선반도를 겨냥하고있는 주변으로부터의 모든 핵위협요인을 제거한다는것을 의미한다는데 대해 똑바로 알아야 한다.

따라서 조선반도비핵화가 조선과 미국이 다같이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룰수 없는 공동의 사업으로 된다는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조선반도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주동적이며 선의적인 비핵화조치를 취하였다.

그런데도 미국은 제할바는 하나도 하지 않고 버티고 앉아 우리를 향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고있으니 그 철면피에 누군들 아연하지 않겠는가.

애초에 비핵지대였던 조선반도에 핵무기를 대량 끌어다놓고 핵전략자산의 전개와 핵전쟁연습 등 우리를 핵으로 끊임없이 위협함으로써 우리가 핵전쟁억제력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되게 한 장본인이 미국이다.

그렇게 놓고볼 때 조선반도비핵화란 우리의 핵억제력을 없애는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것》이라고 하는것이 제대로 된 정의이다.

미국의 핵선제타격대상의 첫번째 순위에 올라있는 우리가 그 어떤 안전담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비핵화가 아니라 무방비상태를 조성하는것으로서 쌍방의 핵전략균형의 파괴와 함께 핵전쟁의 위기를 불러오게 될것은 불보듯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구를 몇번이나 파괴하고도 남을 수천개의 핵무기를 가진 미국, 우리에 대한 핵공격지도에서 점 하나 변화시키지 않고있는 미국에 우리의 비핵화의지를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실물로, 선제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에 요구한것은 미국이 결심하기 곤난하고 실행하기 힘겨운것도 아니다.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종식과 부당한 제재조치해제 등 사실상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할수 있는것들을 하라는것이다.

지금껏 반세기이상이나 미국의 제재속에서 제할것은 다하며 살아온 우리는 백년이고 천년이고 지금보다 더한 제재가 가해진다 하여도 끄떡없다.

우리는 제재따위가 무섭거나 아파서가 아니라 그것이 조선반도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시금석으로 되기때문에 문제시하는것이다.

조선반도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가 없는가.

이것은 미국이 우리에게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미국에 던져야 할 질문이다.

미국이 조선반도비핵화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지금처럼 괴이하게 놀겠는가.

대조선제재와 인권압박에 집요하게 매달리는것을 보면 자존심높은 우리를 극도로 자극하여 협상을 결렬시키려 하는것 같고 그 무슨 핵과 미싸일기지의 《이상한 징후》니 하는 황당한 《증거》들을 조작하여 법석 떠드는것을 보면 관계개선과 비핵화과정을 파탄낼 구실을 찾기 위해 몹시 애쓰는것 같다.

도대체 미국이 진짜로 추구하는것은 무엇인가.

조선반도비핵화가 미국의 전지구적범위에서의 핵패권야망과 아시아제패전략실현에 저촉된다고 여기고있는것은 아닌지.

조선반도가 실제로 비핵화되는 경우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의 조선반도와 지역에로의 전개가 가로막히고 세계최대의 무기시장을 잃게 될것을 두려워하는것 같다.

물론 우리는 세인의 이러한 의혹이 추측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미국에서는 조미협상이 교착된 현 상황에서 비핵화의 해법을 찾아내는것은 사막 한복판에서 길을 찾는것과 같이 불확실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울려나오고있다.

길이 없는것이 아니다.

강권과 압박속에서의 비핵화, 일방적인 《북비핵화》라는 망상을 버리면 길이 보이게 되여있다.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에게 《외교란 다른 폭력수단에 의한 전쟁의 계속》이라는 아메리카의 공식을 적용하며 《최대의 압박》을 고집하다가는 재앙적결과와 맞다들리게 된다는것을 통절히 깨달을 때에라야 비로소 길이 나질것이다.

낡은 길에서 장벽에 부딪치기보다 새 길을 찾는것이 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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