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련재소설]    1

주  몽

 

주몽은 물에 들어가려는 사람처럼 숨을 들이키였다가 내쉬였다. 세 친구도 침울해진다. 그들은 모래불에 다시 드러누웠다. 주몽은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서쪽에서 왔다던 그 사람, 례나루스승의 외아들이 하던 말이며 그를 무참하게 찔러죽이던 대소며 해리의 모습이 서로 뒤치락거리며 엉켜돌았다. 이 겨레 살리는 통일이 대의명분임은 분명한데 어째서 왕자들이며 소소리와 같은 몇몇 대신이며 제가무리들은 구석의 거미처럼 숨어들기를 좋아할가? 줄을 늘이고 그우에서 흔들흔들

그런가 하면 저 오이나 마리, 협부들은? 굽신거리기 싫어하고 좁고 낡은것을 싫어하는 이 허리뼈가 뻣뻣한 친우들!

이 벗들과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우리들이 귀천을 무릅쓰고 즐겁게 어울리는것은 무엇일가? 바로 단군선인의 성지를 부활시키려는 그 대망이 아니겠는가. 그 길에 겨레를 불러일으키며는 뉘라서 나서지 않을것이냐? 그러자면 우리의 터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아, 생각 같아서는 당장 이 땅을 박차고 하늘을 훨훨 날고싶다. 하지만 어디로? 하는 질문이 생기자 주몽은 심중해졌다.

얼마전에 어머니에게서 처음으로 아버지 해모수에 대한 말을 들었을 때는 북부여를 찾아가고싶었다.

그러나 주몽은 인차 도리머리를 했다. 비록 아버지가 왕으로 있던 나라이기는 하지만 지금 거기에는 아버지가 안계신다. 설사 아버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몽은 제힘으로 떳떳하게 터를 잡고싶었다. 북부여에는 아직도 아버지를 알고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하더라도 주몽은 거기로 가는것을 단념하였다.

하다면 어떻게 하는가?

오이나 마리, 협부가 은근히 내비치는 속심, 졸고있는 이 부여의 궁정을 들쳐버리고 대망을 이루자고 하는 그것도 주몽에게는 마음이 없었다. 어쩐지 주몽에게는 이 부여에서 터전을 잡는다는것이 거리껴지였다. 금와왕을 밀어내고 그의 맏아들인 대소를 밑에 둔다는것도 즐거운 일이 아니다.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주몽은 자기의 웅지를 펴느니보다 오히려 잡다한 일에 더 많이 휘말려들것 같은 위구심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

오래동안 고심하던 나날을 거쳐 마침내 주몽의 생각은 한곬으로 흘러가기 시작하였다. 례나루선생이 가지고계시는 명검, 그것이 어디서 났다고 하였던가? 남쪽나라였다. 그리고 여러번 만나본 일이 있는 상인들이 무슨 보물처럼 가지고 가던 쇠도끼! 쇠보습! 그런 연장들도 바로 남쪽에서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싸움에서 무기는 승패를 결정하는 요인의 하나이다. 농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강성대국의 터는 남쪽이 적합하다. 게다가 그곳 사람들은 산악에 단련된 사람들이라 성격들이 강직하고 의협심이 강하며 정의감도 있다고 례나루선생이 말하지 않았던가! 그런즉 남쪽으로 가야 한다. 이걸 아우들과 의논해봐야겠다.

누워있던 마리가 웃몸을 일으켰다.

《주몽형! 전번에 하던 검술을 다시한번 해보지 않겠소이까?》

《흠, 마리, 자네는 주몽형보다 먼저 례나루선생님에게서 배웠다면서 그게 뭔가? 주몽형의 검술엔 안돼. 그 왜 검술에선 난다긴다 한다는 대소왕자하고는 어쩔는지…》

오이가 마리의 약을 올렸다.

《주몽형이야 례나루선생님의 비전의 절정검술을 익혔으니 내가 어찌 대적하겠나? 그래서 나도 그 검술을 익히자는게 아닌가?》

이번에는 협부가 마리에게 물었다.

《마리! 주몽형에게는 안된다 하고 대소왕자하고는 어떤가?》

《글쎄 맞서봐야 알겠지… 하지만 질것 같지는 않아. 례나루선생님에게서 대소왕자가 배운 검술은 나도 깨쳤으니까. 그건 그렇고. 오이, 자네는 나를 시까스르지만 례나루선생님에게서 배운게 어디 나뿐인가? 자네도, 협부도 주몽형보다 먼저 무술을 배우지 않았나? 그래 내가 검술로는 주몽형에게 안된다 하면 자네 오이는, 장기라고 하는 그 철퇴로 주몽형을 당할수 있나?》

《해봐야 알지…》 하고 오이가 아래입술을 쭝긋했다.

《그래? 주몽형, 어디 한번 본때를 보여주지 않겠소이까?》

주몽은 빙그레 웃었다.

《어디 몸이나 풀어볼가?》

오이와 마리, 협부는 주몽을 따라일어섰다. 오이는 허리에 찼던 칼을 풀어 마리에게 주고 철퇴 비슷하게 생긴 몽둥이를 집어들었다.

《오이, 한번 본때 보이게.》

마리와 협부가 신바람을 내며 오이를 부추겼다.

오이는 두손으로 몽둥이를 쥐고 앞으로 뻗쳤다가 몸을 뒤틀며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마구잡이로 놀리는것 같지만 오이의 몽둥이는 좌우를 좁히며 우에서 아래로 상대를 누르고있었다. 몽둥이가 일으키는 바람소리가 휙휙- 소리를 냈다. 오이는 단숨에 철퇴의 고수를 펴내고있었다. 이런 철퇴의 공격에는 검술도 소용없다. 마리도 빼여났다고 하지만 오이의 철퇴공격에는 당황하군 하였다.

《잘한다. 오이, 첫수 질타 완급이다!》 하고 마리가 응원했다.

그러자 협부는 주몽의 편을 들었다.

《주몽형! 질타에 완접으로 펴시오이다.》

왼손은 뒤짐을 지고 바른손을 펴 오이의 몽둥이를 막아내며 몸을 피하던 주몽이 엇소리를 내며 바른손을 내뻗쳤다.

주몽의 바른손바닥과 오이의 몽둥이가 허공에서 맞붙어 멈춰섰다.

몽둥이를 틀어쥔 오이가 얼굴이 붉어져 기운을 썼다. 주몽의 목에도 피줄이 일어났다. 몽둥이와 손바닥이 다같이 떨렸다. 오이가 몽둥이밑으로 몸을 한바퀴 돌리며 몽둥이를 빼여 다시 곧추 주몽의 가슴팍을 내질렀다. 주몽이 오른손을 반바퀴 돌리며 다시 오이의 몽둥이끝을 막았다.

《빅수다! 빅수!》

마리와 협부가 아쉽다는듯 소리쳤다.

오이가 이마에 땀방울을 훔치며 몽둥이를 내리웠다. 주몽도 바른손의 맥을 거두었다.

《오이, 자네 격수에 절정비법이 있구만.》 하고 주몽이 말하자 오이는 싱긋 웃고나서 강물에 뛰여들었다.

마리와 협부도 강에 뛰여들었다. 한동안 엎치락뒤치락 물속에서 헤염치던 협부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물속에서 나와 칼을 찾아들었다.

《왜 그러나 협부?》

《주몽형, 고기 몇마리 찍어보겠소이다.》

협부는 검을 들고 강웃쪽으로 올라갔다.

《주몽형, 협부가 웬일이오이까?》

물속에서 나와 협부를 바라보던 마리가 물었다.

《고기 몇마리 찍어내겠다는군…》

《그렇소이까? 협부는 과연…》

마리도 얼른 검을 찾아들고 협부의 뒤를 따랐다.

마리에 이어 오이와 주몽도 고기잡이에 나섰다.

젊은이들은 저마끔 고기를 찾아헤매였다. 오이가 제일 열성이다. 그가 아예 물속에 들어서서 고기를 쫓으며 부산을 피우는 바람에 물방울이 사방으로 튕겨나고 강물우에는 큰일난것 같았다. 그러나 괜히 그럴뿐이지 고기는 한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보다못해 마리가 투덜거렸다.

《이런 황소 봤나? 여, 오이! 자네 좀 둥둥 떠내려가서 저밑에서 하게. 공연히 풍덩거리며 내 고기까지 다 달아나니 어디 잡히나? 젠장!》

머리칼이 함빡 젖은 오이는 마리가 투덜거리는대로 우두커니 서있더니 정말 물속에 풍덩 들어가 밑으로 떠내려갔다.

강기슭 소를 이룬쪽에서 바위모서리를 붙잡고 물밑을 노려보던 협부가 검을 쥔 손을 조심히 옮겨가는가싶더니 첨벙 내리 찍었다. 협부가 마침내 팔뚝만 한 고기를 꿰여냈다.

《주몽형, 보라구요. 선코는 내가 뗐어요.》

협부는 어린애처럼 기뻐 어쩔줄 몰라했다. 주몽은 빙긋 웃으며 협부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오이가 떠내려가는걸 바라보던 마리도 협부의 자랑에 놀라 검을 쥐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속에서 눈을 빤히 뜬 마리는 수달처럼 자맥질을 해가며 고기를 쫓다가 마침내 한마리 찍어가지고 나왔다. 그는 꿴 고기를 높이 쳐들고 한손으로는 얼굴을 닦으며 협부에게 소리쳤다.

《협부, 자네 보나? 내가 고기를 어떻게 잡았는지…》

과연 마리는 고기 아가미부위를 찔러잡았다. 펄떡거리는 고기비늘이 해빛에 번쩍거렸다.

주몽은 무릎까지 잠긴 물속에서 고기들이 움직이는것을 꼼짝안하고 노리다가 마침내 한마리를 찔렀다. 주몽, 마리, 협부는 승강내기로 고기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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