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 회) 

47. 석남사 주지스님의 훈계

 

산골은 벌방보다 일찌기 계절이 바뀐다. 여름내 여문 연풀색박들이 초가이영마다 둥글둥글 매달리고 나른한 잠자리들이 고삭은 울타리삭정이끝에 앉아있는, 제비들이 오구구 모여 재잘거리는 마을로 방립쓴 스님 하나가 들어섰다.

삽살개가 영악스럽게 짖어대는것도 아랑곳않고 스님은 걸었다. 등에 바리대가 든 중태기를 메고 손에는 목탁을 들었다. 스님은 마을에 들어서자 싸리나무삽짝문을 제끼고 집앞으로 다가갔다.

《수리 수리 마 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 수리 마 수리 수수리 사바하…》

스님은 목탁을 두드리며 진언을 외웠다. 뜨락토방에서 꽁지를 말아올린 개가 죽어라고 짖어댔다.

어, 불경스럽다. 그놈의 개 삼보를 몰라보다니…

이윽하여 부엌문이 열리더니 아낙네가 바가지를 들고 나왔다. 아낙네는 바가지에 든 조밥을 스님의 바리대에 담아주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하고 스님은 합장하고 고개를 숙였다.

아낙네는 스님을 힐끔 보고나서 아무말없이 부엌으로 다시 들어갔다.

스님은 바리대를 다시 중태기에 넣고 돌아섰다.

개들이 스님의 뒤에 대고 왕왕 짖어댄다. 스님은 아랑곳않고 걸어갔다.

스님의 뒤쪽, 방금 스님에게 조밥을 시주한 아낙네가 들어간 집의 문이 열리더니 머리에 수건을 두른 사나이가 밖으로 나왔다.

그 사나이는 싸리나무울타리에 손을 얹고 동네로 걸어가는 스님의 뒤모습을 살폈다. 그러더니 총떨어진 초신을 끌며 어디론가 나갔다.

스님은 념불 외우며 그냥 걸어갔다. 가을이 되여 그런지 동네 어느 집을 가도 스님의 목탁소리가 나기 바쁘게 갖가지 음식들을 시주하였다. 어느덧 바리대는 가득찼다. 그래도 스님은 마을을 돌았다.

어 참, 적당히 시주를 받으시지.

스님은 이따금 방립 한 끝을 들치고 주위를 휘둘러보군 한다.

스님이 구새먹은 배나무가 서있는 집앞을 지나가려는데 한 젊은이가 앞을 막았다.

《나무아미타불!》

스님이 합장하고 에돌아가려는데 젊은이는 다시 스님의 앞을 막았다.

《스님, 좀 보시오이다!》 하고 젊은이가 말했다.

스님은 방립 한 끝을 올렸다.

순간 젊은이는 흠칫했다. 스님의 얼굴에는 한눈만 번쩍거리고있었다.

《무슨 일이시오이까?》 하고 스님은 보기와는 달리 공손히 물었다.

멋적었는지 젊은이는 뒤더수기를 한번 긁고 말했다.

《우리 좌상어른이 스님을 뵙자고 하오이다.》

스님은 잠시 망설였다.

《자, 어서요.》

젊은이가 재촉했다.

스님이 젊은이를 따라 들어간 집마당에는 여러 사람이 있었다. 중늙은이가 토방에 앉아있고 젊은이들이 주위에서 서성거리다가 스님이 들어오자 긴장해졌다. 스님은 뜨락으로 들어서자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중늙은이, 아마 좌상인 모양이다. 그는 저도 토방에서 일어나 스님의 인사에 맞인사를 하고나서 말했다.

《스님을 오라가라해서 안되였소이다.》

《괜찮소이다.》

《스님은 어느 산문에 계시는지?》

《저는 떠도는 객승이오이다.》

《그렇소이까, 우리 고을에는 처음 오시오이까?》

《예.》

《이 부근 가람에 혹 아시는 스님이 계시오이까?》

《없소이다.》

사실은 《석남사 주지스님!》 하는 소리가 나오려는데 늦었다.

좌상은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래, 어디서 오시였소이까?》 하고 좌상이 다시 물었다.

이건 의심이다. 스님은 얼굴에 불쾌한 빛을 보였다.

《용서하시오이다. 하도 어수선한 세월이라 스님을 잘 보살펴드리자고 해서입니다.》

좌상이 하는 말이 어지간하다. 따지고드는 주제에 보살핌이라… 말투며 행동거지가 보통이 아니다. 그만큼 호락호락 놓아줄 차비가 아니다.

《고사갈이성에서 왔소이다.》 하고 스님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고사갈이성이면 중원경성이라는건데…》

《무엇이 잘못되였소이까?》

《아니오이다. 거기 어디에 들리셨는지?》

《신도께서 과연 지꿎으시오이다. 그러시다 혹시 삼보괄시죄로 지장보살님의 노여움 타시리라. 지옥의 불가마가 두렵지 않소이까?》

스님으로서는 할 말이 아닌데도 신도를 위협하고있다.

좌상은 껄껄 웃었다.

《걱정마시오이다. 이 신도는 전세, 현세에 지은 죄가 하나도 없소이다. 지꿎다? 하하, 여보게들!》

좌상은 젊은이들을 둘러보았다.

《거, 뭐라드라? 임금의 배다른 동생 뭔지 하는 사람이 스님으로 가장하고 하서주, 우수주, 북원경, 무진주를 거쳐 돌아다녔는데 어찌어찌했다는 이야기가 있지?》

젊은이들은 생판 처음 듣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안다는 시늉인지 웃음을 그려붙였다. 어색한 웃음이다.

좌상이 하는 말인즉 문무왕 법민때의 일이다. 그런 일이 있었다. 법민은 자기의 배다른 동생 차득공을 비밀리에 지방에 보내여 백성들의 부역, 납세부담이 얼마나 되는가, 관리들이 청백한가, 탐욕스러운가를 조사하게 하였었다. 후날에 암행어사격이다.

그게 어느때 일이라고… 그러니 이 좌상이라는 사람은 나를 조정의 렴탐군 내지 외사정쯤으로 여기는가?

스님의 낯빛이 퍽 풀리였다.

《나무 관세음보살…》

차득공에 대한 소리는 그가 승복을 걸치고 스님행세를 하며 결국엔 선정했다 하여 불문에 잊지 않을만큼 알려졌다. 웬만큼 제밥을 자신 스님이라면 한두번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소승은 떠도는 객승이라 들리는 곳이 어딘지 딱히 모르오이다. 분명한것은 신도께서 의심하시는 그런 사람이 아니오이다.》 하고 스님은 가볍게 한숨을 쉬였다.

《스님의 신색을 보건대 떠도는 객승같지도 아니하고, 예? 또 마땅히 우리 고을의 스님 어느분도 모르신다 하니 이게 수상하지 않으시오?》

또 석남사 주지스님소리가 튀여나오려는걸 가만있어 하고 눌러놓으며 스님은 말했다.

《소승도 여기 치악산에 고명하신 스님들이 계신다는 말을 이미 들어 찾아가던 길이오이다.》

좌상의 눈섭이 꿈틀했다. 그리고는 뒤머리로 마을젊은이와 수군거렸다.

《하여튼 좋소이다. 이번에는 달리 보지 않고 보내겠으니 다시는 우리 고을에 발길 들여놓지 말기를 바라오이다. 여긴 객승께서 떠돌데가 아니오이다. 우리 스님이 일군 밭이란 말이오. 야박하지만…》

좌상이 말했다.

스님은 합장하고 물러나왔다.

동구밖에 나와서 스님은 휴- 숨을 내쉬며 방립을 벗었다.

스님은 궁예였다. 궁예는 주천가에 이르러 흘러가는 물을 들여다보며 앉아있었다. 뜻밖에 치악산 동남쪽 고을은 허술하지 않았다. 고을을 다스린다는 벼슬아치나 그 울바자노릇 하는 군사들이 아니라 생각지도 않던 백성들이 더 영악스럽다. 아직도 귀속에는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가 왕왕거렸다. 변방의 이 고을들이 헌 울타리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툭 치면 넘어가리라 하면서도 하여튼 눈으로 봐야 하겠기에 왔더니 하, 놀라운 일이다. 어느 동네에 들어가보아도 사람들의 눈길이 날이 서고 놀랄 정도로 뭉쳐있었다. 북원하고는 또 다른데가 있었다. 늦장가드는 신랑보다 구경하는 동네총각의 아래도리가 더 불끈거린다더니 북원은 이곳에 비하면 한참 순두부다. 왜 이리 곁가마가 솰솰 끓는가? 이 고을들은 나라편인가, 아니면 북원과 같이 신라에 반역하려는것인가?

궁예는 입맛 다시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이런 판에 아무리 정예기병을 들이밀어야 무골장군이 옥문궁성을 점령하고저 진퇴진퇴하다가 흰피 흘리고 척 늘어지는 꼴이 되고말것이 뻔하다. 젊은이라고 생긴것들은 말을 타고 내달렸고 마을의 넓은 곳에 세워진 과녁판들은 화살자리, 창맞은 자리로 모지라졌다. 더구나 궁예를 실망시키는것은 마을이라고 하는것들을 성벽마냥 둘러싼 돌담이였다. 산골에 돌이 많아 그랬는지 한길되게 쌓아올린 돌담들을 보자 기가 푹 꺾인다. 무골장군은 흰피를 쏟아도 제 좋아 척 늘어지지. 이건 아예 작두에 썩둑하는 꼴이 되겠다. 궁예는 맥없이 일어섰다. 북원으로 돌아갈가, 빈손으로? 그럴수 없다. 무슨 뾰족한 수가 없을가?

석남사 주지스님! 아, 거기 가볼가? 거 뭐…

궁예는 시원치 않아했다. 스님들이라는게 뻔하지, 석남사 주지라고 세달사 주지와 뭘 다르겠다고… 그래도 가보자고 했다. 어쨌든 고마가 귀띔하지 않았던가? 그러지 않아도 치악산은 봐야 하니까.

해가 서산너머 안녕 하고 숨어버리자 찬바람이 씽- 하니 불었다. 궁예는 바리대에 한가득 음식이 들어있는것도 잊은채 지친 다리를 끌며 석남사로 찾아갔다.

어두워서야 석남사에 닿았다. 접객승이 대문앞에서 궁예를 맞이하였다. 궁예는 객승이 석남사에서 하루밤 묵어가길 청했다. 접객승은 잠간 기다리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인차 다시 나왔다. 주지스님에게 안내하겠단다. 여기에는 세달사와 좀 다르군, 세달사가 돼지우리라면 여긴 그래도 제법 궁전이라고 궁예는 생각하였다.

사찰마다 다르다. 궁예가 주지스님에게 갔을 때 주지스님은 초불을 켜고 한참 진언을 외우고있었다.

《옴, 소마니 소마니 흠 하리한나 하리한나 흠 하리한나 바아야 흠 아나야 혹 마아방 바이라 흠 바탁.》

주지의 진언을 들으며 궁예는 속으로 불쾌하였다. 어쩌자고 항마진언을 외운단 말인가. 누가 마귀란 말인가. 날 들으라고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야?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주지스님은 말없이 궁예를 바라보았다. 궁예는 어째서인지 이 주지스님에게 거짓말해야 쓸데없다고 느꼈다. 그저 하루밤 묵어가는것도 아니고 고마의 부탁도 있고 하니 거짓말해야 스님은커녕 세속오계에도 어긋날상싶었다. 그놈의 항마진언이 겁주었는가?

《주지스님, 저는 북원의 백기대장 궁예라 하오이다.》 하고 궁예는 합장하고 공손히 말했다.

주지스님은 거룩하게 고개를 끄덕했다.

이러이러해서 왔소이다 하고 궁예가 주절거렸다.

《제법무아, 제행무상…》

주지스님은 합장한 손끝에 이마를 가져다대며 중얼거렸다.

접객승이 차를 가져왔다. 차잔을 앞에 놓고 궁예는 문득 두무릎을 모았다.

《주지스님! 참회계송이나 올릴가 하나이다. 때를 맞추는지는 모르겠소이다. …》

응, 너 좋으면 해봐라. 주지는 말없이 허락했다.

《아석소조제악업 개유기시탐진치 종신구의언소생 일체아금개참회.》(아득한 옛날부터 내가 지은 모든 악업 탐진치때문에 생기였다. 몸과 입과 뜻을 따라 무명으로 지었으니 내 이제 진심으로 모두 참회하오이다.)

참회계송을 외우는 궁예의 낯빛은 검붉게 물들어있었다. 눈은 물기를 머금고 번뜩이였다.

《나무아미타불!》

계송이 끝나자 주지스님이 념불을 외웠다.

주지스님은 궁예와 마주앉았다.

《그래 파계승은 어찌하여 이 총림에 드셨소?》 하고 주지스님이 물어 궁예는 흠칫했다.

이 주지가 혹시 나의 과거를 아는건가, 아니면 스님흉내에 대한 비웃음인가.

《저에게 한 친구가 있는데 그가 하는 말이 치악산 석남사 주지스님을 뵈오라 하였소이다. 그리고 운각스님의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였소이다.》

주지스님의 흰눈섭이 쭝긋했다.

《운각스님이라면 면악산 미륵사의…》

《그렇소이다.》

《허, 반승반속이 무슨 하치않은 문안인가?》

누굴 보고 반승반속이라는지 똑똑치 않았다.

주지스님은 눈을 감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여튼 고맙소이다. 문안 전해주어서… 그런데 파계승이 바라는건 무엇이시오?》

《주지스님의 가르침을 받고저 하오이다.》

《부처님의 가르치심이시오, 아니면 사바세계의 연기제업말씀이시오?》

《주지스님, 저는 한때 세달사에 입문하여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받은 사람이오이다. 피치 못할 연고로 파계하긴 했지만 고승이신 원효스님과 같으신 행적이 어찌 다시없다 하겠소이까.》

주지스님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래 힘입어 궁예는 열이 올랐다.

《사바세계의 가련한 중생들을 구하는것이 어찌 부처님의 뜻에 어긋난다고 하겠소이까. 또 이런 일에 어찌 속인이라 모른체 하오이까. 지금 이 나라 신라는 어지러울대로 어지러워 마치 말세의 지옥을 련상케 하지 않나이까.》

《그게 다 전생에 지은 업의 갚음이겠지요.》

《그래서 이 몸은 속세에서 부처님의 뜻을 따를가 하오이다.》

《무엇을 하시려오?》

《꾸짖을지 모르겠으나 저와 저의 벗들은 죄많은 이 신라를 멸하고 겨레의 얼 한얼을 살려 고구려를 이을가 하오이다. 그런데 첫걸음부터 그런 뜻을 펴기가 어렵소이다.》

《주천고을에 가셨던 일 말씀이시오?》 하는 주지의 물음에 궁예는 놀랐다. 이게 생불인가?

《아니, 주지스님께서 어떻게 그 일을?!…》

《허, 파계승의 친구되시는분이 누구라고?》

《고마라 하오이다.》

《고마라… 알만 하오. 그 사람이 운각스님을 빗대고 나를 만나라고 했겠소?》

《그렇소이다.》

《하다면, 나를 먼저 만났으면 더 좋을걸 그랬나보오.》

궁예는 고개를 숙였다. 글쎄말이오이다 하고싶은걸 참았다.

《한얼! 참 좋은 말씀이요. 내 비록 불도를 닦는다 하나 어찌 겨레의 얼을 잊겠소.》

주지스님은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물었다.

《그래서, 하슬라의 고을들을 쥐자고 하시오?》

《예.》

《그래, 쥔다면 어떻게?》

《싸워서 얻을뿐이오이다.》

《퍽 오래 걸릴것이요.》

궁예의 눈이 커졌다. 그것은 궁예가 바라는것이 아니였다. 단숨에, 불이 번쩍나게 해치우는것만 있을뿐이다. 그런데 무슨 말하나?

주지는 궁예의 속을 들여다본듯 벙긋 웃었다.

《대장의 용맹을 치우나 추모성왕에 비할수 있소?》

《길고짧은건 대보아야 알지요.》

궁예가 뿌루퉁해서 수작했다.

《싸워봐서 승패를 가린다는건데… 나아간다는쪽에서 봐서는 옳소. 그러나 미리 이겨놓고 싸우는것이 더 좋지 않은가?》

궁예는 놀랐다. 이 주지는 병법의 높은 수를 말하고있는것이다.

《가르쳐주시오이다.》

궁예란 이런 사람이였다. 수높은 사람앞에서는 절대로 우물쭈물 안하고 곧장 배우려들었다.

《제때에 깨달으니 다행이요. 고마인지 하는 운각스님의 제자가 대장을 헛보지 않은것 같구려. 내 생각에는…》

주지는 궁예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자고로 치악산 동남쪽의 여러 고을은 신라의 다스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북원처럼 들고일어난것도 아니다. 뭇백성들이 그러하듯 그저 참고 지내는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마음속에는 옛 고구려의 삶을 잊지 않고있다. 만약 지금처럼 어수선한 때에 누군가가 고구려를 한번 크게 웨치고 일어난다면 그건 바로 섶단에 불을 지르는것으로 될것이다. 해보지 않으려는가? 그런 의미에서 궁예가 이 고을을 차지하는걸 도와줄수 있다. 하지만 먼저 약속할것이 있다. 무지막지한 도적이 되는걸 피한다. 오늘 낮에 궁예가 받은 대접은 응당하다. 왜냐면 이 고을 사람들은 아직 북원이 일어난것을 우연한 결기로 보기때문이다. 이 고을에는 사벌주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사람들이 피신해와있다. 사벌주가 일어난걸 어떻게 보는가? 하나의 밸풀이로 보는것 같다. 그러니 단순한 반란이나 도적떼처럼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되여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이 고장 사람들은 자기들의 정의를 내걸고 싸울것이다. 정의란 하나뿐 아니다.

궁예는 주지의 말이 비스듬히 리해되였다.

《대장이 바라는바를 얻자면 먼저 기발을 들어야 할거요.》

《무슨 기발이오이까?》

《고구려기발!》

궁예는 주지앞에 꿇어앉았다.

《주지스님, 저를 도와주시오이다.》

주지는 빙그레 웃었다.

《한얼이 보살펴주신다면 어찌 산문의 한갖 주지가 도와주고말고 하겠소.》

주지는 석남사에 궁예를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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