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2 회)
42. 아 들 궁예와 고마가 원회를 견훤에게 보내기는 한낱 비장으로 있던 견훤이 어떻게 세력을 늘이고있으며 그 세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해보자고 함이였다. 그러나 견훤의 세력은 고마와 궁예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크고 그 기세도 맹렬해서 마치 산불이 난듯 하였다. 그렇게 그물망처럼 늘여져 서슬이 푸르딩딩하던 《당》이니 《정》이니 하는 관군도 멍청하니 강건너 불보듯 하는 형편이였다. 그렇게 된데는 워낙 견훤의 세력이 바람탄 불길처럼 세찬데 있었다. 서남면 군사물정을 빤드름히 알고 군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알고있는 견훤이 일구는 불길이여서 세차기가 이를데없었다. 가는 곳마다에서 관군은 약점을 찔리워 아우성쳤다. 견훤의 불은 이미 끄기에는 너무 커졌다. 원회로서는 이런 형편에서 울담너머 살피는 장돌뱅이노릇이나 해가지고서는 한몸뚱이 건사하기도 어렵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원회는 차라리 범의 굴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원래 기훤의 밑에서 무슨 문서꾸미는 놀음도 곧잘하던 원회는 제손으로 자기가 개산호걸, 기훤의 두령들중의 한사람임을 꾸며가지고 견훤을 찾아갔다. 하긴 그때는 신라의 곳곳에서 도깨비불처럼 나라를 태우는 산불이 일어나는 때여서 어느 세력에 가붙고말고 하는것은 제멋대로였다. 호미나 낫을 주무르던 농군도 여차하니 수틀리면 에라 떴다 하고 나서서 하루아침에 도적이요, 영웅호걸이요, 나라를 위하는 구국의사가 되던 때였다. 법이라는게 해토무렵의 얼음장처럼 허벅허벅해진 그때는 무릇 영웅호걸들의 한마당이였다. 뼈다귀를 우려내여 우거지탕을 끓여놓고 뚱땅거리던 족속들에게는 이게 난사였지만 힘개나 있고 용기있고 재간이나 좀 있으면 세상이 화창한 봄날이였다. 하여튼 원회는 견훤의 편에 들어가게 되였다. 불어나는 세력을 유지하는데 웬만큼 똑똑한 놈이면 병신이라도 써야 할 판에 원회 같은 인물이 굴러들어온것을 견훤이 못 볼리 없었다. 그까짓 개산 어느 두령이라는따위의 문서장이 견훤을 사로잡은것은 아니였다. 《뭘 얻어먹자고 끼여들었다고?》라고 묻는 견훤에게 원회는 《장군이 범문의 화신이라고 보았기때문이오이다.》라고 대답했다. 범문이 누구냐 하고 견훤이 측근에게 귀를 가져다대자 뭐 좀 안다는 측근이 견훤의 귀에 수군수군거렸다. 헌덕왕 14년(822년)에 웅천주 도독 김헌창이 란을 일으키며 4주3소경을 휩쓸었다. 무진주(광주), 완산주(전주), 청주(진주), 사벌주(상주)와 중원, 서경, 금관경 4주3소경이 김헌창의 손안에 들어 헌창은 마침내 장안이라고 국호를 달고 년호를 경운이라고 하였다. 김헌창이
부친 김주원이 김경신에 밀려 왕위에 오르지 못한데 대한 원한을 품고 원쑤를 갚는다고 들고일어난것이다. 김헌창의 란이 가랑잎에 불붙기로 그 기세가 대단하더니 마침내 진압되고말았다. 그런데 그후 몇해 지나 헌창의 아들 범문이 다시 일어났다. 견훤이 이제 헌창, 범문이 일어났던 땅에서 다시 일어났으니 원회가 범문에 비한것이라고 볼수 있었다. 견훤도 그저 무지막지한 무장만은 아니여서 그 일은 비스듬히 알고있었지만 측근에게 묻는척했다. 너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걸 알아보는 은근한 꾀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견훤이 원회의 대답을 듣고 속으로 벌써 눈에 든것은 다름아닌 헌창, 범문부자의 일을 끄집어냈기때문이다.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에 대해서 알고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원회의 말에서 견훤은 70여년전의 헌창의 란이 바로 당신의 부자와 비슷한데가 있다고 말하는걸 엿본것이다. 나쁘지 않은 소리다. 무리를 거느리자면 뚝심 하나만 가지고 안된다. 그럴듯한 래력이 있고 하는 일에 명분이 있어야 했다. 그래야만 무리는 믿고 따른다. 원회는 한번 떠보느라고 헌창, 범문의 일을 떠올렸지만 견훤은 그 말이 자기에게 크게 리롭다고 생각한것이다. 이쯤한 녀석도 쉽지 않다고 견훤은 생각했다. 그리하여 원회는 견훤의 무리에 들었다. 그렇다고 견훤이 원회를 전적으로 믿고있는것은 아니였다. 어느때는 써먹을수 있는 녀석이다 하는 정도였다. 《괜찮아!》 하는것이지 이놈을 꼭 어디 써먹어야겠다고 찍어둔건 아니라는것이다. 견훤은 성격이 곧은배기였다. 《글쎄요.》 하면서 요리조리 눈알굴리는 나부랭이는 싫어하였다. 그만큼 한번 믿었던 녀석이 배반하는데 대해서는 그 미움이 격렬했다. 이러한 견훤의 성격은 후날 그가 후백제를 세우고 많은 아들까지 두었을 때 여러가지 좋지 못한 일들을 일구어내여 마침내 신세까지 망치게 되였지만 그건 시시콜콜한 때의 일이다. 원회는 어쨌든 견훤이 마음에 들었다. 《사나이란 이래야 한다.》고 원회는 생각하였다. 견훤이 자기를 무슨 깨물면 아픈 손가락같이 믿지 않는것에 대해서 고깝게 여기지는 않았다. 란세에 이만큼 사람을 믿는 사람도 드물었다. 견훤은 왕륭에게 사람을 보낼 일이 생기자 원회를 점찍었다. 견훤의 속궁냥이 무엇인지 딱히 알수 없지만 하여튼 그래서 원회는 왕륭에게 왔던것이다. 원회의 이야기를 듣고난 고마는 견훤의 세력이 생각했던것보다 빠르게 커지는것도 그렇지만 왕륭이 견훤과 내통하고있다는데 더욱 놀랐다.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고마는 원회에게 물었다. 《듣자니 견훤이 왕륭의 은인이라는가보오이다.》 《은인? 모를 소리인데…》 《글쎄 말입니다. 왕륭에게 금이야 옥이야 하는 아들이 있는가본데…》 《있지.》 《언제인가 그 아들이 저 바다건너 당나라에 갔다오다가 표류당했다던지…》 고마는 생각했다. 《그래서?》 《다행히 그때 배부리는 사람이 능해서 죽을고비를 넘겼지만 배는 한절반 깨져서 완도어방까지 흘러갔다고 하오이다.》 《완도라면 청해진말인가?》 《그렇소이다.》 《그래서?》 《이때 견훤의 부하들이 그걸 발견하고 구원해주었다고 하오이다. 견훤은 왕륭의 아들을 안심시키고 자기 사람들을 시켜 배를 수리까지 해서 고스란히 왕륭에게 보내주었다고 하오이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고마는 주먹으로 무릎을 쳤다. 견훤은 뛰여난 사람이다. 이 사람은 답답하고 쬐쬐한 신라를 태워버리는 큰불이다. 그 불이 먼저 일어난것으로 해서 이제 궁예형도 덕을 입게 되였다. 《원회! 견장군이 앞으로 무얼 어떻게 하려는것 같은가? 알수 있겠나?》 하고 고마가 물었다. 《아마 백제를 일떠세울것이오이다. <의자왕의 복수를 한다.>는 말을 견훤장군이 벌써 여러번 했습니다.》 음, 그런 사람이로구나. 그래서 견훤의 불길이 그렇게 세찼구나. 단순한 골품제도에 대한 불만, 국가기강의 해이, 조세수탈의 횡포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표면이다. 껍데기다. 그밑에는 력사의 맥이 흐르고있다. 경험이다. 견훤장군은 큰 경험을 보여주었다. 궁예형도 이를 따라야 성공할수 있다. 고마는 이전부터 생각해오던 자기의 계책 즉 옛것에 의지해서 오늘을 이기고 래일을 바로잡는다는 그것이 옳다는것을 다시금 확신했다. 그래, 그래… 테두리가 잡혀갔다. 후기신라라는 이 나라는 세쪼각날것이다. 놀랄 일은 아니다. 고양이가 급히 도적질해먹었던걸 소화시키지 못하고 다시 게워놓는 꼴이 될뿐이다. 서남에 견훤의 백제, 동남에 김씨신라, 북쪽에… 문뜩 고마는 왕륭을 생각했다. 왕륭, 견훤과 통하는 왕륭, 그는 어떤 사람인가. 무얼 바라는가. 왕륭자신의 말대로 장보고를 흉내내는걸가? 하지만 왕륭은 장보고(궁파)에 비길 사람이 못된다. 장보고는 당나라에 넘어가 무녕군의 장수로 성공의 첫 자욱을 새긴 사람이지만
왕륭은 한낱 장사군에 불과하다. 그가 견훤에게 재물을 대주는것은 단순히 아들을 살려준 고마움의 표시인가? 장사길 트기 위해서도 그럴수 있다. 그렇다면 왕륭은 신라를 멸망시키는 이 불길에 무얼 굽고있는가? 불고기인가, 다 익은 밤알일가? 아직은 알수 없었다. 고마는 원회에게 견훤의 믿음을 얻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지 않아도 서남면쪽에 줄을 늘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고마였다. 원회는 뜻밖에도 영안성에서 고마를 만난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며칠 머무르고 떠나갔다. 고마가 바래주었다. 고마는 왕륭을 만나려 하였다. 그런데 왕륭은 영안성에 없다고 하였다. 이틀전에 송악으로 갔다고 하는것이였다. (왕륭하고는 묘하게도 술래잡이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며 고마는 이상하게 여겼다. 할수없이 고마는 왕륭을 쫓아 송악으로 갔다. 한나절길을 부지런히 걸어 송악에 닿았을 때 왕륭은 집에도 없었다. 《어디로 가셨소?》 고마가 묻자 집사는 얼버무렸다. 《글쎄요, 영안성으로 되돌아가셨다고도 하고…》 고마는 언짢았다. 《내가 영안성에서 사찬어른을 쫓아왔는데 되돌아갔다는건 무슨 소리요?》 《나는 잘 모르는 일이요, 혹시 저 산막에 가셨는가? …》 《산막이란건?》 《모르시오? 건아드님이 무술훈련…》 집사는 갑자기 중도에서 말을 끊고 자기의 입을 가리웠다. 《아들, 사찬어른의 아들?》 《그렇소이다. 아니… 저는 잘 모르오이다.》 이상하다 하고 고마는 생각했다. 《그 산막이 어디 있소?》 《송악산에 있다고 하던데 저도 한번 못 가보았지요. 사찬께서는 그에 대해 아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고마는 송악산으로 갈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것인지 결심하지 못하고 잠시 망설이였다. 그런데 얼마쯤 있는데 왕륭이 집으로 급히 들어왔다. 《사찬어른!》 하고 고마는 놀라 절을 했다. 《어, 당신이요?》 왕륭은 대충 아는체 하고 소리쳤다. 《누구 없느냐?》 벌써 두번째다. 이 사람이? 왕륭의 고함에 집사람들이 벼락치듯 모여들었다. 《무슨 분부이시오이까?》 《당장 말을 내오라! 배가 떠나기 전에 영안성에 가야겠다.》 고마는 한구석에서 왕륭을 보고있었다. 이 사람은 내가 올 때마다 이런다. 여느때도 늘 이러는가, 내가 보기 싫어 그러는가. 그러는것 같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겠지. 어느새 기름이 도는 말이 뜨락에 나오고 왕륭은 말에 올랐다. 왕륭은 간다온다 소리없이 남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박차를 가했다. (우스운 사람이다.) 하고 생각하며 고마는 자기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였다. 《아드님이 또…》 아들때문에? 송악산에서 무술을 익힌다는 왕륭의 아들. 그건 별로 처음 듣는 소리는 아니다. 웬만큼 집안이 넉넉한 사람이면 그쯤 흉내는 내고있는것이 례상사다. 고마는 왕륭의 아들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무리 왕륭의 아들이라도 아이는 아이다. 그런데 왕륭은 조금 특이하다. 단순한 부성애인가, 아니면 다른 일이? 왕륭은 저녁무렵에야 돌아왔다. 퍽 누그러졌다. 천둥쳐도 놀라지 않는다는 왕륭이라면 그제야 왕륭다웠다. 왕륭의 집사람들은 그런 주인의 태도를 다행이라고 한숨 놓을지 모르나 고마는 속으로 웃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것 같지 않은 왕륭에게 하나의 빈틈을 보게 된것은 아주 재미있었다. 아들! 왕륭의 가장 큰 약점은 아들에게 있구나. 몇만재부가 폭풍에 흩어진다 해도 눈섭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는 왕륭이 아들때문에 허둥지둥한다. 한번 보고는 어찌다 있는 일이겠거니 할지 몰라도 벌써 두번째다. 만약 왕륭이 적수라면 바로 이걸 놓치지 않을것이다. 적은 수의 군사로 많은 적을 이겨낼수 있다. 적이 가장 아끼는것이 무엇인가 알게 된다면 말이다. 적의 약점은 방비가 약하거나 관심이 덜 미치는 곳에 있다 한다. 여기에 적이 가장 아끼는것도 속한다. 어찌 보면 적이 가장 아끼는것이 가장 큰 약점이 될수 있다. 고마는 속이 편안해졌다. 왕륭이 자기를 푸대접한다는 고까움따위는 문제가 아니였다. 왕륭은 고마를 보자 언제 그랬더냐싶게 여느때의 그 웃음, 바로 웃는지 마는지 부처의 그 미묘한 웃음을 낯에 그려붙였다. 《고마인가? 오래간만이요.》 고마에게 있었던 삶과 죽음에 대해서 모르거나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왕륭인가? 제 생각만 한다. 《그래, 몸값을 팔고 나왔어? 조금 늦었겠지?》 이 사람은 생명없는 물건들을 흥정하던 때처럼 말한다. 왕륭의 물음에 고마는 비죽이 웃어보이고말았다. 《고맙소이다.》 《고맙긴, 그런데 기훤인지 뭔지 하는 두령이 좋아하던가?》 《그 사람 욕심이 끝이 없소이다.》 《그럴테지. 란세에 영웅이라면 다들 무심하지 않으니까.》 고마는 왕륭이 기훤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와 건성건성 이야기하고있다는것을 눈치채고 왕륭을 자세히 보았다. 왕륭과 궁예! 이렇게 다르다. 왕륭은 나에게서 크게 바라는것이 없다. 그러나 궁예는 다르다. 이래서 나는 궁예를 죽을기를 써서라도 돕자는것이다. 왕륭은 고마의 눈치를 보고 《오느라고 힘들었겠는데 쉬시오. 래일 자세히 듣기로 하지…》 하고 말했다. 왕륭이 고마에게 이렇게 말하고 뒤를 돌아볼 때 고마는 왕륭의 뒤에 있는 젊은이에게 눈길이 갔다. 얼굴이 네모비슷하고 붙을것들이 듬성듬성한게 시원스럽게 보이는 아이였다. 《건, 이길로 곧장 가야지?》 하고 왕륭이 하는 말에 고마는 그 아이가 왕륭의 아들 건이라는것을 알았다. 열대여섯? 그쯤한 아이치고는 틀거리가 제법 듬직하다. 아이같지 않은데도 고마는 고집스레 아이라고 딱지 붙인다. 건은 고마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고마도 그런 건이 싫지 않았다. 만약 왕륭이 이때 조금 더 고마에 대해서 깊이 알고 또 아들 건의 앞날에 대해서도 깊이 헤아렸다면 《알고지내지, 내 아들 건이고 이 사람은 고마라고…》 하고 인사를 시켰을것이다. 그러나 왕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것은 고마에게도 왕륭의 아들에게도 별로 좋지 못했다. 대틀이라고 소문난 왕륭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는걸
알게 되는 대목이였다. 왕륭과 그의 아들 건이 말을 타고 송악산으로 가는것을 고마는 오래도록 지켜보았다. 며칠이 지나 왕륭은 고마를 불렀다. 그리고는 기훤이 어떤 사람이며 그의 세력이 얼마만 한가고 물었다. 고마의 말을 듣고난 왕륭은 입술을 모아 삐죽이였다. 《그래, 고마는 기훤을 믿지 못하겠다는건가?》 《그는 한갖 도적 우두머리에 불과하오이다.》 《그래?!》 고마는 그때에야 왕륭이 기훤에게 자기의 몸값을 보낸것이 단순히 고마의 몸값이 아니라 이를테면 기훤과 관계를 맺어보려는 꿍꿍이일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흉측한 사람이라고 고마는 생각했다. 그런데 고마를 놀래우는 말은 그 다음에 있었다. 《번살이라는게 있는데…》 왕륭은 고마더러 서울에 가서 자기를 대신하여 번살이해보고싶지 않는가고 물었다. 말이 번살이이지 결국은 한주 도독따위를 너머 곧장 서울에 자기의 끄나불을 두겠다는 소리다. (이 사람이 또 무슨 꿍꿍이를…) 하고 속을 썩여봤으나 쉽게 알수 없었다. 왕륭의 속셈이야 어떻든 서울 가는것은 괜찮았다. 왕륭은 본의아니게 고마를 도와준다. 세상이란 그런것이다. 농부는 낟알까먹는 참새를 밉다하나 참새는 봄철에 벌레를 잡아먹는거요, 또 사람은 범을 무서워하나 범은 또 이리를 물어메치는것이다. 저 좋아서 하는 일에 남이 리득을 얻는다 그 말이다. 고마는 그러마 했다. 왕륭은 기뻐하며 번살이마련은 다 해주겠노라고 하였다. 사실 주, 군의 관리들이 번살이를 회피하는것은 그 번살이기간의 비용을 전부 자기가 대야 하기때문이였다. 대충 좋다 했는데 왕륭은 또 다른 말을 꺼냈다. 《북원의 량길이란 사람에게 가주게.》 고마는 하마트면 숨구멍이 막히는줄 알았다. 《재물모았다 뭘 하겠나? 세상이 뒤숭숭할 때는 그저 아는 사람이 많은게 좋아. 알겠나, 세상이 어찌될지? …》 이제는 량길에게까지? 참 재미있는 왕륭이시다. 재물의 힘이 이렇게 크단 말인가. 고마는 왕륭이 말과 속이야 어떻든 북원으로 가게 된것이 기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