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0 회)
제 4 장
6
3호개고는 이제 불과 10메터밖에 남지 않았다.
6월대사리는 8일과 9일로 예견되고있었다. 개고의 구간이 좁아질수록 밀물과 썰물때 10메터밖에 안되는 좁은 물목으로 빠지는 물의 속도에 변화가 오지만 물살의 힘은 여전히 셌다. 회오리치는듯 한 바다물이 기승을 부릴 때면 제방바깥쪽에서 조성되는 와류현상에 의해 제방머리부 지반기초가 패워져나갈 위험이 조성되군 하였다. 40~50톤에 달하는 돌자루들도 이 와류와 맞다들면 형체도 없이 어디론가 달아나버리군 했다.
그러나 간석지건설자들은 자연의 이 횡포를 맞받아 불사신같이 뻗치고있었다.
용길은 바깥제방쪽에서 생기군 하는 와류현상을 없애지 않고서는 3호개고의 마감막이를 성과적으로 결속할수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이와 관련한 긴급협의회가 전투현장에서 열리였다.
그러나 론의들이 거듭되였지만 신통한 방안이 서지 않았다. 명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페부로 느끼며 용길이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기사장동문 와류에 의해 제방이 또다시 무너질수 있다는거요?》
《예, 지금 와류는 제방 머리부기초를 파먹고있습니다.》
《?…》
용길의 이 말에 사람들은 굳어진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위험은 또다시 제방을 위협하고있다. 이것은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악전고투하며 전진해온 제방이 무너질수 있다는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이 문제가 또다시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며 발톱을 드러낸셈이다.
어떻게 할것인가? 천막안에는 숨막힐듯 한 침묵이 흘렀다.
순간 명도는 간석지건설장의 운명이 자기에게 달렸다는것을 깨달았다. 그의 숨결은 거칠어졌다. 간석지건설장의 총지휘관인 내가 응당 결론을 주어야 한다, 결론을…
그의 머리속에서는 지금 가능과 불가능이라는 말마디들이 사색의 에네르기를 발동하며 맹렬하게 회오리치고있었다. 그는 일군들의 시선이 자기에게로 집중되고있다는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희망과 기대감 그리고 믿음과 신뢰의 눈길이였다.
(맞받아나가는 수다. 뒤로 물러설 자리는 없다. 조국이 우리를 지켜보고있다.)
단호하게 머리를 든 명도는 불을 토하듯 이렇게 말했다.
《와류현상을 막자면 기본언제앞에 사석하는 길밖에 없소!》
사석? 사람들의 눈길은 여전히 굳어져있었다.
국장의 의도를 남먼저 눈치챈것은 기사장인 용길이였다. 그는 신심에 넘친 밝은 얼굴로 국장의 안을 지지해나섰다.
《기발한 방안입니다. 될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제서야 얼어붙었던 천막안의 공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간석지일군들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함께 희망의 빛이 떠돌았다.
이때 도당책임비서가 느닷없이 천막안에 들어섰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일군들을 한손으로 제지시키며 명도에게 물었다.
《회의중이요?》
《와류를 막기 위한 토의를…》
《방도를 찾았소?》
《예.》
확신에 넘친 명도를 바라보던 도당책임비서는 따지듯 못을 박았다.
《그런데 8일과 9일에 예견되는 대사리는 어쩐다?》
《…》
뜻밖의 질문을 받고 망설이던 명도는 자기를 고무하는 당비서의 시선을 느끼자 힘있게 말했다.
《백정사리도 아닌데 너무 근심마십시오.》
이 말에 긴장했던 사람들이 일시에 웃음을 터쳤다.
그러나 도당책임비서는 명도가 자기를 안심시키느라고 그런다는것을 눈치챈듯 했다.
그는 간석지일군들을 둘러보며 격조높이 강조했다.
《동무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매일 이곳 형편을 료해하고계시오. 이걸 잊지 말아야 하오.》
나라일에 그토록 바쁘신 우리 장군님께서 매일 관심하시다니… 뜨거움을 삼키고난 명도는 갈린 어조로 이렇게 답변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들은 협의회를 끝내고 밖으로 나섰다.
방송차에서는 격동적인 방송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투원동지들, 방금 도당위원회와 도인민위원회를 비롯한 도급기관 일군들이 지성어린 지원물자를 가지고왔습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 위력있는 전투부대로, 우에서 대주면 좋고 안 대주어도 자체로 해내는 기업소라고 불러주신 간석지건설자들답게 최후승리를 향하여 총돌격합시다.》
이어 방송에서는 웅글면서도 기백이 있는 도당책임비서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전투원 여러분, 지금도 선군혁명령도의 초강도강행군길을 이어가고계시는 우리 장군님께서는 산악같이 일떠선 대계도간석지건설자들을 잊지 않고계십니다. 동무들은 간석지의 건설자, 바다의 정복자들이 아닙니까?
번영은 누가 절로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반드시 우리의 손, 우리의 땀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하루빨리 3호개고를 점령하고 위대한 장군님께 영광의 보고를 드립시다!》
도당책임비서의 이 말은 전투원들의 용기를 더욱 백배해주었다. 그는 명도와 운섭, 용길이의 손목을 뜨겁게 잡아주었다.
《우린 동무들을 믿겠소.》
도당책임비서가 떠나간 다음 운섭은 명도에게 일렀다.
《국장동문 너무 고지식한게 탈이야. 책임비서동지 물음에 왜 선듯 대답 못했소? 자신있는 대답부터 하고봐야지.》
방금 대사리에 대한 확신을 못 가진 명도를 념두에 두고 하는 말이였다. 명도는 웃음을 짓고 자기의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고백했다.
《난 외교가 없어 야단이 아닙니까. 한생 살아오면서 거짓말 한번 못했으니 좀 모자라는 축이지요.》
그러자 운섭은 소리내여 웃었다.
《그건 약점이 아니라 국장동무의 장점이란 말이요. 우리 사람들을 보오. 국장을 닮아서 한결같이 고지식하고 열정이 불같지 않나.》
《그건 지나친 과찬입니다.》
운섭이 슬쩍 화제를 바꾸었다.
《국장동무, 기사장동무 혼사문젠 어떻게 됐소? 도흥처장이 아직 저기압인가?》
《눈석이는 시작된셈입니다.》
《하, 제방을 본때있게 내미는 국장동문데 그 일만은 시원치 않다.》
《생각과는 딴 판입니다.》
《이거 3호개고를 막고는 마련을 봐야겠는데…》
《제 정면으로 돌입해보겠습니다.》
운섭은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전투원들이 일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전투장에서는 사석작업과 돌자루투석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였다. 사석작업에서는 특별히 쇠그물돌자루가 필요없었으므로 화물자동차로 큰 돌들을 제방앞으로 실어다 부리우면 되였다.
사석에 의해 와류현상은 차츰 극복되기 시작하였다. 자동부림배에 의한 전단면투석법으로 패였던 바닥을 높여놓고보니 제방은 시간이 다르게 앞으로 전진해나갔다.
요즘 섬길은 안해인 분옥이와 함께 지원물자를 가지고나와 전투원들을 고무하는 한편 그들과 어울려서 일도 본때있게 해제끼고있었다.
섬길이의 이런 행동변화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도흥은 전투원들속에 섞여 쇠그물을 엮고있는 섬길이를 의미있게 바라보았다.
《부국장동무, 요즈음 사람이 몰라보게 달라졌구만.》
섬길은 도흥을 알아보고 어줍게 웃고나서 이렇게 대꾸했다.
《제방전투가 절 그렇게 만들어줍니다. 다시야 노랭이라는 비난을 받겠습니까?》
《옳소. 조국의 땅도 넓어지지만 사람들의 정신도 달라지고있소.》
이 시각 명도는 사람들속에서 도흥처장을 찾고있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도흥처장에게서 시원한 대답을 받아낼 심산이였다. 명도는 섬길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쇠그물엮기에 여념이 없는 도흥에게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여기 계신걸 사방 찾았군요.》
명도의 말에 도흥은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일이 있소?》
《따로 좀…》
명도의 심중한 얼굴표정을 통하여 도흥은 그가 긴요한 말을 하려 한다는것을 직감했다.
그는 명도와 함께 제방길을 걸었다.
명도는 해풍이 불어오는 수평선에 눈길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3호개고개통을 눈앞에 두고보니 마무리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게 우리 기사장의 성례를 치르어주는 일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여기 간석지건설장에서 순직했는데 우리가 아버지를 대신해야 할게 아닙니까?
처장동지, 인젠 결심을 내리십시오.》
그제서야 도흥은 명도가 왜 자기를 찾았는지 리해했다. 3호개고를 점령하기 위한 치렬한 결사전이 벌어지고있는 때에 기사장의 혼례문제때문에 마음을 쓰는 그를 보니 절로 머리가 숙어졌다. 그러나 도흥이로서는 아직까지 용길이와 봄향이의 관계상문제를 두고 이렇다할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있었다. 다만 용길이가 자기가 생각했던 그런 인간이 아니라 더없이 성실하고 불같은 사람이라는것밖에 다른 견해는 없었다.
봄향은 용길을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아버지의 성격을 아는지라 이렇다 하게 자기의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간파한 명도가 오늘 이처럼 도흥이쪽을 향해 한걸음 내짚은것이다. 이것은 명도와 같이 풍부한 인정미와 도량을 가지고 사업을 폭이 있게 설계하는 일군만이 진지하게 생각할 일이였다. 자기와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동지의 운명을 책임질줄 모르는 인간을 어떻게 일군이라고 하겠는가.
도흥은 이런 점에서 명도의 인간됨을 가슴뜨겁게 느끼고있었다. 그는 자기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국장동무의 말을 듣고보니 내가 아버지로서 구실을 잘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오. 정말 고맙소. 하지만 아직은 집사람과도…》
《처장동지, 물론 심중해야지요. 하지만 마음을 놓으십시오. 기사장동문 제가 전적으로 보증합니다.》
도흥은 여전히 결심하지 못하고 망설이였다.
그 모양을 바라보던 명도가 지꿎게 달라붙었다.
《처장동지, 우리 간석지건설장에서 꽃펴난 사랑인데 열매를 맺게 합시다.》
《허허참, 이런 경우 난 어떻게 해야 하오?》
《그럼 동의한다는겁니까?》
《동의해야지 별수 있소. 국장동무랑 당비서동무랑 그렇게 극성인데…》
《고맙습니다. 내 이럴줄 알았다니까요.》
명도는 어린애처럼 기뻐하더니 도흥의 손을 잡고 놓아줄념을 안했다.
《인젠 딴게 없습니다. 이 길로 기사장동무네 집으로 가서 어머니를 만납시다.》
《그렇게 빨리?》
《서둘러야지요. 그러다 우리 기사장동물 놓칩니다, 하하…》
그바람에 도흥이도 따라웃었다.
승용차를 탄 그들이 용길이네 집에 도착한것은 잠시후의 일이였다.
마침 용길의 어머니는 터밭에서 시금치를 뽑고있다가 황황히 명도와 도흥을 맞이했다.
《에구머니나, 국장어른이 어떻게?》
《어머니, 내가 누굴 데려왔는지 아십니까? 이분이 봄향동무의 아버지입니다.》
녀인은 너무도 당황하여 시금치단을 놓치며 헤덤벼쳤다.
《아니 원, 안녕하십니까?》
그가 인사를 하는 바람에 도흥이도 맞절을 했다. 녀인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며 그들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명도와 함께 집안에 들어선 도흥은 집살림이 소박한데 놀랐다. 언젠가 하던 섬길의 말이 조금도 그른데가 없었다.
어머니가 손님들에게 방석을 권하고 담배와 재털이를 가져왔다.
명도와 도흥은 자리에 앉았다.
명도가 도흥의 기분상태를 눈치챈듯 이렇게 한마디 했다.
《늘 볶이다보니 기사장동무네 집살림에 관심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살림집을 번듯하게 짓자고 합니다.》
도흥은 정통을 찌르는듯 한 명도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집이나 번듯하면 뭘하겠소. 사람이 기본이지.》
《옳습니다. 바로 말씀하셨습니다.》
도흥은 용길의 어머니앞으로 한무릎 나앉으며 자기의 속심을 터쳐놓았다.
《아주머니, 우리 봄향이가 어떻습니까?》
《원,그야 더 이를데가 있나요. 인물 곱고 맘씨 곱고. 일손은 또 얼마나 잰지, 난 반대없수다.》
그들은 즐겁게 웃었다.
도흥은 이렇게 제안했다.
《이 집에서도 반대없다면 맞춤한 날을 골라 그들의 짝을 무어주자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그 애들이야 천상배필이지요.》
명도가 기쁨에 넘쳐 자기의 소견을 털어놓았다.
《이렇게 다들 좋다니 제일 큰 근심거리가 없어진셈입니다.》
《국장어른,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 애가 국장어른을 친삼촌처럼 따르는것두 일리가 있지요.》
도흥은 머리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긍정을 표시했다.
3호개고에서는 이제 3메터를 앞두고 총결사전이 벌어지고있었다.
간석지건설자들은 물론 다사지구의 가두녀맹원들이 모두 떨쳐나 3호개고를 점령하기 위한 전투를 벌렸다. 그들은 한쪽에서는 쇠그물을 엮었고 다른쪽에서는 자동투석기로 련일 쇠그물돌자루를 만들어 바다물에 처넣었다.
다사기계화사업소와 청강기계화사업소 운전사들과 굴착기운전공들은 막돌을 보장하느라고 눈코뜰사이 없었다.
고구마를 삶아가지고 전투장에 나왔던 도순이가 슬며시 현장휴계실을 찾아왔다. 집에도 들어오지 못하는 남편을 한번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거기에는 성욱이가 없었다.
성욱은 지금 채석장과 3호개고를 오가며 수송전투를 지휘하느라고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하고있었다.
방금 교대를 마치고 들어와 눈을 붙이려던 운전사들이 돌아서려는 도순을 붙잡았다.
《아주머니, 지배인동지가 없다고 돌아서면 우리가 섭섭하지 않습니까?》
《사실은 우리 령감 본지가 까마득해서 그래.》
《아니, 신혼살림도 아닌데 그렇게 보고싶습니까?》
《이제 두고보라구. 갓 만났을 때야 애들을 키우느라 그래, 집살림 돌보느라 그래, 어디 재미가 있나? 그저 지금이 제일 재미나는 때야.》
운전사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때 문이 열리며 성욱이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웃음소리가 더 높아졌다.
성욱은 도순을 보더니 이마살부터 찌프렸다.
《당신이 웬일이요?》
《너무 보고싶어 왔수다.》
《노죽도… 집에 무슨 일이 있소?》
《에구, 젊은이들 앞이래두 좀 다심하시구려. 요전날 부부2중창을 하는 날엔 나 혼자 외토리처럼 남으니 막 서럽습디다.》
《됐소, 됐소. 지금 어디 그런 허튼소릴 할 때요? 자, 뭘 좀 토론하려고 하는데 어서 가기나 하오.》
《두고봅시다. 여기선 날 내쫓지만 집에 들어오면 괄세를 받을줄 아슈.》
도순은 함지를 들고 힝 문을 열고 나갔다.
한 운전사가 성욱에게 한마디 했다.
《지배인동지, 고생을 하시는 아주머니께 너무한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아무리 탓해두 뒤를 몰라. 걱정말라구. 자, 자, 어서 자오.》
운전사들은 저마끔 자리를 잡고 누웠다.
그 모양을 바라보던 성욱이가 밖으로 나갔다.
《지배인동지가 아주머니를 바래주러 가는것 같애.》
《겉은 그렇지만 우리 지배인동진 뜨거운 사람이지 뭐.》
《자, 어서 자자구.》
이윽하여 방안에는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여 3호개고를 마감하는 날이 왔다.
돌자루로 막힌 바다물은 좌우로 차단되여 한곬에 모인 상태였다. 그동안 서로 갈라져 일했던 량쪽 간석지건설자들은 승벽이 나서 일손을 부쩍 다그치고있었다.
6월 11일의 아침이 밝아왔다.
도당책임비서를 비롯한 도급기관일군들과 현지에 취재나온 중앙 및 도의 기자들과 다사마을의 가족들로 제방뚝은 인산인해를 이루고있었다.
3호개고를 마감하는 그 시각 역시 바쁜것은 당위원회 부비서였다. 그는 12시까지 제방이 마무리될것을 예견하고 그때 해야 할 일들때문에 바삐 사업소로 돌아다니며 조직사업을 하였다.
다사기계화사업소와 청강기계화사업소 굴착기운전공들과 화물자동차운전사들은 비상히 흥분된 마음으로 마지막막돌을 싣고있었다.
철수가 원상복구한 유압식굴착기는 지금 채석장의 어구에 자리를 잡고 기세좋게 막돌을 퍼서 화물자동차에 실어주고있었다. 만조의 생각대로 철수는 험한 채석장어구로 옮겨앉았다. 그동안 그는 채석장을 정리하느라고 아버지와 함께 순간도 쉼없이 일했다. 애쓴 보람이 있어 채석장어구는 멀끔하게 정리되였다. 굴착기가 룡트림을 하며 움직일 때마다 은별이가 새겨준 《충실성》이라고 쓴 수예기발이 흔들거렸다. 수예기발은 흔들리면서 철수에게 어서 일손을 다그치라고 재촉하는것만 같았다.
(은별이, 동무가 있어서 난 승리의 이 기쁨을 더 크게 맛보게 되였다는 생각이 드오. 인젠 마음을 놓소. 이 철수는 영원히 탈선하지 않고 자기의 궤도를 달릴거요.)
막돌을 실은 화물자동차들이 련속 3호개고를 향해 꼬리를 물고 달리고있었다.
마이크를 손에 쥔 명도는 방송차에서 마감전투를 지휘하고있었다.
《동지들, 우리는 드디여 3호개고를 마감하고있습니다. 달의 인력을 이기게 한 그 힘은 우리 장군님께서 주신것입니다. 그 힘은 장군님의 두리에 일심단결할 때 우리가 못해낼 일이 없고 돌파하지 못할 난관과 애로가 없다는것을 보여주고있습니다. 이 위대한 정신력은 사나운 격랑도 폭풍도 절대로 막지 못합니다!》
명도의 목소리는 흥분과 격정으로 갈리고 흐느낌소리로 흐려있었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은 건설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있었다.
전투원들은 모두가 울고있었다. 울면서 마감을 빛나게 장식하기 위해 뛰고 또 뛰고있었다.
참으로 눈물없이는 볼수 없는 감동적이고 격동적인 장면이였다.
정각 12시 화물자동차들이 3호개고의 마지막구간에 막돌을 부리웠다.
이때 방송차에서 《전투원동지들, 드디여 3호개고를 점령하였습니다. 3호개고를 마감하였습니다!》라는 힘찬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량쪽에서 이 순간을 기다리고있던 건설자들이 기발을 휘날리며 서로 마주 달려나갔다. 만세를 부르며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고 오열을 터뜨리였다.
텔레비죤촬영기, 사진기들이 이 력사적순간을 화폭에 담고있었다.
지금 명도는 태풍해일피해로 4개소의 제방이 터져나간 그날부터 풀뿌리와 바다나물로 끼니를 에우며 정대와 함마로 암반을 까내고 소달구지와 자전거까지 동원하여 하루 수백립방의 막돌을 운반하던 나날들을 회고하고있었다.
1호제방과 2호제방의 피해를 가시고 3호제방의 피해복구를 시작한것은 2001년 8월이였다. 처음 피해를 입었을 때 3호제방은 350메터나 무너졌댔으나 그후 피해구간은 450메터로 늘어나 전투원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3호개고의 바닥도 17메터로부터 35메터로 패워져나갔다.
그때 어떤 사람들은 현존설비와 자재로써는 도저히 3호제방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개곬을 경계로 하여 높은 등곶을 따라 에도는 방법으로 제방을 막자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명도는 지금의 선은 어버이수령님께서 그어주신 법선이라고 하면서 단 한치도 변경시킬수 없다고 단언하였다. 또한 다른 나라의 전문가는 달의 인력을 차단하기 전에는 3호제방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대량투석법을 완성하기 위해 사람들의 집체적인 창발성에 의거하여 특대형철방틀공법, 큰돌묶음식공법, 자동부림배에 의한 전단면침강공법, 자동투석기에 의한 소형돌자루공법 등 여러가지 공법들을 내밀던 때 역시 간고하고 시련에 찬 나날들이였다.
오늘 드디여 그처럼 어렵게만 생각해온 3호개고마감막이를 결속한것이다. 3호제방에 마감막이를 함으로써 날바다는 다시 드넓은 땅을 인간들에게 양보하고 물러서게 되였다.
3호개고를 마감한지 며칠 안되여 용길이와 봄향의 결혼식이 간소하게 진행되였다.
그날은 봄기운이 완연한 화창한 날이였다. 온 간석지사람들의 축복을 받은 이날 용길이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결혼식은 오후에 하게 되였다. 용길은 오전에 대계도제방보강공사와 관련한 협의회에 참가하였으며 1호제방과 2호제방에 나가 보강전투와 관련한 조직사업을 한 뒤에야 명도와 운섭, 성욱, 성민, 도흥, 섬길 등 몇몇 일군들과 함께 집으로 들어온것이다.
용길의 주장에 의하여 두집 결혼식을 신랑네 집에서 함께 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봄향의 어머니와 봄향의 오빠가 여기 간석지마을로 찾아왔다. 봄향의 어머니는 부엌일을 하고있었다.
일군들이 집안에 들어서자 방안은 더 좁아진듯싶었다.
옆집에서 양복을 갈아입은 용길이와 첫날옷을 입은 봄향이가 집안으로 들어와 결혼상앞에 섰다. 연분홍색첫날옷을 입은 봄향이의 모습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왔다.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경탄하며 혀들을 찼다.
운섭이 명도에게 아쉬운듯 한마디 했다.
《국장동무, 이거 다른것은 못해도 기사장동무네 살림집부터 해결해주어야겠소.》
섬길이 곁에 앉았다가 한마디 했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에 새로 짓는 집을 배정하기로 계획하고있습니다.》
《우리야 겨우 식구가 셋인데 별걱정을 다하십니다. 새 집이 다 되면 오랜 기능공들과 기술자들에게 먼저…》
용길의 말을 듣고있던 운섭이 신랑에게 주의를 주었다.
《하, 이거 첫날인데 신랑이 말이 많다.》
사람들은 악의가 없이 즐겁게 웃었다.
간석지로동계급을 대표하여 명도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축사를 하였다.
《선군시대의 자랑찬 창조물로 일떠선 대계도간석지제방건설과정에 뜨거운 인연을 맺게 된 신용길, 류봄향동무들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저는 신랑 신용길, 신부 류봄향동무가 경애하는 장군님의 선군혁명령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화목한 부부가 될것을 바랍니다.》
신랑신부가 첫잔을 도흥처장에게 주었다.
용길은 진정으로 사죄하였다.
《아버님, 그동안 제가 불손했다면 용서하십시오.》
도흥은 흐뭇하게 사위의 첫잔을 받으며 그의 말을 부정했다.
《그런 말 말게. 앞으로도 간석지건설장을 이끄는 기관차가 되여 본때있게 달려주게나.》
《알겠습니다.》
이어 그들부부는 차례로 술을 부었다.
시간이 흘러 노래를 부를 차례가 되였을 때였다. 순영이가 손풍금을 메고 앞으로 나섰다.
봄향이와 무엇인가 심중히 토론하던 용길이가 순영을 불러 귀속말로 소곤소곤했다. 연방 머리를 끄덕이는 순영의 입가에 밝은 미소가 그려졌다. 자기 자리에 와선 순영이가 말했다.
《방금 신랑신부측에서 이런 제기가 들어왔습니다. 같은 값이면 결혼상을 가지고 3호개고에 나가는게 어떤가 하고 말입니다. 거기에 심을 해당화도 두그루 장만했답니다.》
《좋습니다!》
사람들은 환성을 올리며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
용길의 생각에 탄복하여 명도와 운섭, 도흥은 서로 마주보며 즐겁게 웃었다.
하늘은 끝없이 푸르고 맑았다. 참으로 맑고 쾌청한 초여름의 하루였다.
작열하는 해빛을 받아 바다의 푸른 수면은 반짝반짝 은구슬 뿌린듯 하였다. 가벼우면서도 경쾌한 기분을 자아내는 해풍이 불어오고있었다. 간석지건설장에 태여난 새가정을 축복하듯 갈매기들이며 따오기들의 울음소리가 마냥 즐겁게만 들려왔다.
신랑신부를 태운 승용차가 3호개고마감막이구간에 와멎었다. 그뒤로 사람들을 태운 소형뻐스가 와섰다.
3호개고에서는 로하간석지건설사업소 사람들이 장석공사를 한창 진행하고있었다.
장석을 쌓고있던 은별이가 일손을 놓고 신랑신부에게로 달려왔다.
《축하해요.》
속상한듯 주변을 둘러보던 은별은 순영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순영이가 은별에게 꽃묶음을 주자 은별은 호함진 그 꽃을 신랑신부에게 안겨주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사가 사진을 찍었다.
로하간석지사람들이 일손을 놓고 신랑신부의 주위에 모여들었다.
《기사장동지, 축하합니다!》
《책임부원동무, 행복하십시오!》
순영이가 나누어준 꽃들을 안고있던 간석지건설자들은 저저마끔 그것을 신랑신부에게 안겨주었다.
넘쳐나게 꽃들을 안은 신랑신부의 얼굴에는 행복의 웃음꽃이 만발했다.
명도와 운섭, 섬길을 비롯한 간석지사람들과 봄향이네 가족들이 그들에게 축복의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용길은 봄향이와 함께 3호방조제 마감막이구간에서 사진을 찍었다.
얼마나 많은 사연을 안고있는 3호방조제 마감막이구간인가. 실로 인간의 완강한 정신력으로 자연의 횡포한 광란을 맞받아 한치 또 한치 피의 결사를 벌려온 구간이 아니였던가.
이 나날 경애하는 장군님의 두리에 일심단결된 우리 인민은 불가항력적인 천체의 힘마저도 무기력하게 만드는 위대한 인민이라는것을 온 세상에 과시하였다.
전투원들의 의지가 날바다의 한복판에 억년제방으로 새겨진 대계도간석지전투장, 이 전투장에서 사랑을 약속하고 꽃피워온 용길이와 봄향은 간석지에 영원히 뿌리를 내리려는 자기들의 결의를 담아 3호제방의 도래굽이바위터에 해당화 두그루를 정성껏 심었다.
명도는 감개가 무량한듯 두팔을 벌려보이며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결혼식만 봐도 우리 기사장이 정말 바다의 용사답구만. 가만, 우리 건설자들의 제기인데 로하간석지건설사업소 친구들이 가족측과 오락회를 하겠다는거요. 비서동지, 어떻습니까?》
《거야 도흥처장이 결론해야지.》
도흥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좋습니다. 찬성입니다.》 하고 소리쳤다.
그리하여 간석지제방에서는 간석지건설자들과 신랑, 신부가족측의 오락회를 진행하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순영의 손풍금반주에 맞추어 명도, 운섭, 성욱, 성민, 섬길 등 간석지일군들과 새가정을 이룬 용길과 봄향이 노래를 불렀고 로하간석지의 건설자들도 한마디씩 했다. 은별은 인민군대에서 배워온 춤가락을 펼쳤다. 그에 호응하여 간석지건설장은 흥겨운 춤판으로 번져졌다.
참으로 이날의 결혼식은 간석지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