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 회)

제 3 장

3

 

간석지병원에서 안정치료를 받던 명도는 떼를 쓰다싶이 하여 집으로 옮겨앉았다.

그가 그렇게 한데는 다른 원인도 있었지만 중요하게는 공법시험에 대한 사색과 탐구를 심화시키기 위해서였다.

대형돌자루공법과 큰돌묶음식공법, 특대형철방틀공법 등 세차례의 대형공법들이 실패한 조건에서 계속 대형공법에 매달려가지고서는 3호개고를 점령할수 없다는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리치였다.

(어떻게 할것인가? 대형공법으로 성공하리라고 타산했던 3호개고를 점령하자면 다른 방도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는 문득 화물자동차적재함에 쇠그물돌자루를 놓은 다음 거기에 막돌을 채워넣고 시험해보겠다던 성욱이의 말이 생각났다.

화물자동차의 적재함체적이면 8~10톤은 실히 될것이다. 그렇게 되면 파도의 류속을 이길수 있는 5. 2톤을 초과하니만치 십분 가능할것 같았다.

명도는 전화를 걸어 가차도현장에 나가있는 성욱지배인을 찾았다.

《나 국장이요. 딴게 아니구, 요전날 화물자동차적재함에다 쇠그물돌자루를 싣고나가 시험해보겠다던것은 어떻게 됐소?》

국장의 질문에 어리둥절했던 성욱은 사연을 알만 하다는듯 이렇게 대답했다.

《시험하긴 했는데 바다물속에 들어간 다음에야 어떻게 됐는지 알겠습니까?》

기대감을 안고 전화를 걸었던 명도는 실망을 금치 못하며 이렇게 물었다.

《그만큼 품을 들였는데 맥도 보지 못했단 말이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원리적으로는 가능했는데 류속에 밀리워 떠내려갔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걷어치웠소?》

《지금은 철근이 떨어져서 더 시험하지 못하고있습니다.》

명도는 손맥이 풀려 전화를 놓고말았다.

대형공법들이 실패한 조건에서 화물자동차의 적재함만 한 분량으로 투석하는 막돌에 기대를 걸었던 자신이 허무하게 생각되였다.

그러나 그는 10~30톤 규모의 소형, 중형돌자루를 만들어 투석해보면 어떨가 하는 미련을 버릴수가 없었다. 그것이 가능할수 있겠는지 기술적인 담보를 손에 쥐여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물이 찐 구역에서 조개를 잡으러 나갔던 금선이가 남편의 시중을 들려고 일찍 집에 들어섰다.

자리에 누운채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안해를 바라보던 명도의 시선은 부엌에 놓인 조개구럭에 가멎었다.

《허리는 좀 어때요? 시래기찜질을 할가요?》

안해가 다심하게 묻는 말이였으나 명도의 귀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금선은 의아한 눈길로 남편을 바라보다 말고 이렇게 물었다.

《아니, 왜 그래요?》

《여보, 저 조개구럭들을 방에 좀 들여오오.》

《조개구럭을요?》

《응, 몽땅 다 들여오오.》

금선은 영문도 모르면서 조개구럭들을 방안에 들여왔다. 조개구럭이래야 모두해서 3개였다.

《이건 어쩌자구요?》

조개구럭에서는 모래감탕이 방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명도는 희망을 가지고 안해에게 소리쳤다.

《그걸 방바닥에 놓소.》

금선은 명도의 생각을 알수 없다는듯 그것을 차례로 놓았다.

명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차례로 놓지 말고 겹쳐놓으라니까.》

《원, 소리는 왜 치슈?》

금선은 조개구럭을 차례로 쌓아올렸다.

두번째 구럭은 첫번째 구럭우에 멋있게 올라앉았다. 그러나 세번째 구럭은 조개껍질의 미끌작용으로 방바닥에 떨어지면서 두번째 구럭까지 내리떨구었다.

희망을 안고 그 광경을 바라보던 명도는 골살을 찌프리며 《음―》 하는 신음소리까지 냈다.

금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구럭을 손에 든채 남편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라우?》

《내가오. 참 여보, 그런 빈 조개구럭들이 몇개나 되오?》

《기껏해서 대여섯개 되겠는지…》

《그걸 몽땅 좀 써야겠소.》

《아니, 그럼 난 조개잡이를 어떻게 하겠소?》

《쓰고 돌려주겠소.》

《허리치료나 착실히 하시구려. 이러구서야 무슨 안정치료가 되겠소?》

금선은 집안에 들여왔던 조개구럭들을 내가며 지청구를 했다.

조개구럭들을 굴린 방안은 온통 감탕천지였다.

그러나 명도는 두눈을 감고 사색을 집중했다.

큰 돌들보다 작은 돌들의 부착력이 더 좋지 않을가,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처럼 쇠그물돌자루에 큰 돌을 넣을것이 아니라 일정한 크기의 돌들을 넣는것이 더 리상적일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명도는 작은 돌과 큰 돌의 단면압력 그리고 중형돌자루와 소형돌자루의 단면압력을 계산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방안을 닦아내고있는 안해에게 원주필과 종이를 가져오라고 했다.

금선은 남편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잔소리를 했다.

《여보, 허리가 빨리 나아야 간석지일을 바로 할게 아니요.》

《글쎄 가져오래두.》

금선은 하는수없이 방걸레를 놓고 원주필과 종이장을 찾아다주었다.

명도는 몸을 움직일수가 없어 베개를 배우에 올려놓고 단면압력들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가 계산에 여념이 없는데 도흥이가 다과구럭을 들고 나타났다.

명도는 계산하던것들을 한켠에 밀어놓고나서 그를 반갑게 맞았다.

측은한 눈길로 명도를 바라보던 도흥은 그가 계산하던 종이들을 일별하고나서 걱정스레 물었다.

《허리도 편치 않겠는데 뭘 이러고있소?》

명도는 점직한듯 얼굴을 붉히더니 솔직히 말했다.

《쇠그물돌자루가 받는 단면압력을 계산하던중입니다.》

그러자 도흥의 얼굴에는 흥심이 없는 표정이 어리였다. 한참 동안을 두었던 그는 은근한 어조로 자기의 속궁리를 내비치였다.

《여보 국장동무, 내 생각엔 공법시험이 무모해보이는데 어떻소? 방도가 서야 하지 않을가?》

명도는 놀라운 눈길로 선이 굳은 도흥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떤 방도말입니까?》

《글쎄, 이를테면 3호개고를 빨리 점령하기 위한 실리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방도겠지.》

아리숭한 도흥의 이 말에 명도의 감정은 예리해졌다. 그에게는 어쩐지 도흥이 자기의 속심을 털어놓지 않은듯 한 촉감이 들었다.

공법시험이 실패한 지금 새 방도가 섰다면 도대체 그것은 어떤것일가. 그것이 그렇게 합리적이라면 왜 선듯 말하지 못하는가?

동안을 두었던 도흥은 제잡담 이렇게 말했다.

《하여간 치료나 잘 받소. 결심이 서면 기사장동무랑 토론해서 내밀어볼테니까.…》

《?!…》

도흥의 이 말은 명도에게 국장이 없는 기회에 자기의 안을 추진시키겠다는 소리처럼 들렸다.

명도는 어쩐지 불쾌하고 께름했다.

자기의 생각을 쫓고있던 도흥은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난 가겠소.》

자리에서 일어나는 도흥에게 명도는 진심으로 말했다.

《이렇게 찾아와주어서 고맙습니다.》

《아, 일어나지 마오.》

한손을 들어보이고난 도흥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이어 대문이 여닫기는 소리가 들렸다.

명도는 어쩐지 도흥이 왔다간것이 미심쩍게 생각되였다. 공법시험을 무모하다고 보는것은 그가 간석지건설자들을 믿지 않고있다는것을 의미했다.

공법시험이 실패했으니 그럴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어째서 자기의 생각을 털어놓지 못하는가. 그가 생각하는 안은 도대체 어떤것일가. 그러나 한순간 명도는 모든 불안을 털어버리며 이렇게 부정했다. 내가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그는 다년간 실천속에서 자기를 증명한 사람이다. 그는 딴생각을 할 사람이 아니다. 명도는 다시 계산에 열중했다. 확실히 대형에 비해 중형이나 소형의 단면압력이 작았다.

명도는 신심을 가지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확언했다.

(단면압력이 확실히 작구나. 이제 부착력만 확인되면 소형이나 중형이 훨씬 실리적이라는것이 확증될것이다.)

어쩐지 명도에게는 소형이나 중형공법이 성공할것 같은 예감과 확신이 들었다.

부엌에서 시래기를 삶고있던 금선이가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시래기가 뜨끈한데 찜질을 시작할가요?》

《가만 좀 있소. 이 계산수자를 마저 쓰고 보기요.》

《밥도 지어야겠는데 어서요.》

금선은 늄그릇에 삶은 시래기를 퍼담아들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남편이 계산하던것들을 한쪽으로 치워놓고나서 명도를 돌려눕혔다.

명도는 허리의 동통을 참느라 입술을 악물며 안해의 팔에 의지한채 돌아누웠다.

금선이가 물이 찐 시래기들을 흰천에 싸서 명도의 허리를 찜질하기 시작했다. 명도는 뜨거운것을 참느라고 입술을 악물고 두주먹을 으스러지게 틀어쥐였다. 금선은 비명소리도 지르지 않는 남편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에구, 어찌나 지독한지 소리 한번 안 지르는구려.》

명도는 진땀을 흘리며 자기의 속생각을 말했다.

《허리를 다치는통에 새로운 공법을 연구해낼것 같소. 그런데 협조자가 문제거던…》

《난 협조자가 안되우?》

《당신은 안돼.》

이때 문이 열리더니 은별이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배낭을 한쪽구석에 놓더니 아버지에게로 다가와앉았다.

《아버지, 저예요. 아휴, 이 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난 은별은 손수건으로 아버지의 얼굴에서 땀을 씻어주더니 어머니에게 걱정을 했다.

《어머니, 시라지가 너무 뜨겁지 않아요?》

《아서라. 시래기찜질은 살이 델 정도로 뜨거워야 하는거란다. 그런데 어떻게 왔니?》

《짬시간에 빨래나 좀 하려구요.》

명도는 얼굴을 들며 은별이의 손목을 잡고 반색을 했다.

《우리 막냉이가 때마침 왔구나. 은별아, 이 아버질 좀 도와야겠다.》

《뭔데요?》

명도는 신명이 나서 은별에게 설명을 했다.

《어머니에게 조개구럭들을 달래서 주먹만 한 버럭돌과 그 절반만 한 버럭돌을 채석장에서 수집해오면 된다.》

《그거야 어렵겠어요? 그런데 그건 왜 그래요?》

금선이 한축 끼여들며 푸념을 했다.

《에구, 네 아버진 허리를 상하고서도 무슨 공법을 연구한다면서 밤낮으로 이런단다. 말이 안정치료지 공사때문에 사람들도 만날래, 공법연구도 할래, 그러다 허리병이 도지지 않나 봐라.》

은별은 아버지를 적극 비호해나섰다.

《그러지 않구서야 아버지겠어요? 한시도 손에서 일을 놓을줄 모르시는 정열가, 이게 날바다를 막는 정복자가 아니겠어요?》

《넌 그저 아버지역성이로구나.》

은별은 자리에서 불쑥 일어나며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그 임무를 당장 수행하겠어요. 어머니, 전지와 구럭이나 좀 주세요.》

금선이 놀라 두눈을 치떴다.

《아니, 날이 저무는데 채석장에 갔다오겠단 말이냐?》

《국장동지의 전투명령인데 흥정하겠어요?》

명도는 미더운 눈길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제대군인답다.》

전지와 구럭들을 찾아든 은별은 금선에게 부탁했다.

《나도 어머니에게 과업을 주겠어요. 내가 채석장을 다녀올 때까지 빨래를 해놓을것.》

《에구나, 이건 줄기합이구나.》

온 집안에 웃음꽃이 차고넘치는 속에 은별은 황혼이 짙어가는 밖으로 사라졌다.

명도는 은별이가 때마침 나타난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역시 우리 은별인 이 아버지의 믿음직한 방조자거던.》

《그런데두 저애에게 처벌을 주었수? 험지에서 고생하는것만도 가슴이 아픈데…》

《됐소. 처벌을 준 내 마음은 뭐 편한줄 아오?》

이때 누군가 명도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국장동지 계십니까?》

금선은 눈굽을 닦으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명도를 찾아온 사람은 함흥수리동력대학 수리공학연구소의 연구사였다. 그는 지금 3호개고점령과 관련한 기술적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이렇게 명도의 집을 찾아온것이다.

 

×

 

은별이가 가차도의 채석장에 도착한것은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이였다.

아직은 전지불의 도움이 없이도 아버지가 요구하는 버럭들을 채취할만 했다. 그는 부지런히 버럭돌들을 주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혼자서 하자니 시간이 퍼그나 걸릴것 같았다.

은별은 지금 자기가 하는 일이 간석지건설과 관련한 더없이 중요한 일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어머니도 간석지건설의 새 공법연구에 필요한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은별은 아버지가 하는 일들을 절대적으로 믿고있었다. 그것은 자기가 체험해온 모든 생활과정이 립증해준 결과이기도 했다.

(아버지는 지금 공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새로운 공법을 착상하고계시는구나.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할텐데…)

은별은 아버지가 세번째 공법에서 실패하고서도 여전히 새 공법연구에 달라붙은것이 무엇보다도 기뻤다. 어떻게 보면 진할줄 모르는 불타는 정열과 탐구심, 굴할줄 모르는 의지력을 가지고 간석지건설공사를 내밀고있는 아버지의 성격이 사나운 파도와 싸우는 과정에 타성으로 굳어진것인지도 몰랐다.

은별이가 부지런히 일손을 놀리고있는데 누군가가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있는게 은별이 아니야?》

그것은 분명 봄향의 목소리였다.

아마도 채석장에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은별이를 발견한듯싶었다.

은별은 목을 빼들고 봄향에게 소리쳤다.

《책임부원동지, 저예요.》

봄향은 발길을 돌려 은별이쪽으로 다가왔다.

솜옷을 가쯘하게 차려입고 하얀 목도리를 두른 봄향은 저녁노을의 잔광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안겨왔다. 이제는 퍽 세련되여보이는게 이채를 띠였다.

봄향은 버럭돌들을 줏느라 여념이 없는 은별이곁에 다가오더니 이렇게 물었다.

《이 돌들은 뭘하려구?》

《몰라요. 집에 들어서니 국장동지가 특령을 내리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난 〈알았습니다!〉 하고 대답했지요 뭐.》

익살스러운 은별의 이 말에 봄향은 입을 싸쥐고 웃었다.

《나도 함께 하자꾸나.》

《혹시 지장을 받지 않겠어요?》

《국장동지의 일이라면 간석지일이 뻔할텐데 지장이랄게 있니? 아닌게 아니라 국장동지가 없으니 건설장이 텅 빈것 같애.》

진심어린 봄향의 이 실토정에 은별의 가슴은 절로 찌르르해왔다. 벌써 이런 말을 여러 사람들에게서 듣고있는 은별이였다. 그만큼 아버지는 간석지의 무시할수 없는 지휘관이 틀림없었다.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이 은별의 마음속깊이에서 소용돌이치고있었다.

봄향은 은별이와 함께 버럭돌들을 주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은별이, 목장일이 고되겠구나.》

《완전히 농촌편이예요. 온종일 돼지들과 씨름을 하는새에 날이 언제 가는지 모르지요 뭐. 난 돼지들이 미물인줄 알았는데 얼마나 령리한지 몰라요. 한번 구경하러 오세요.》

봄향은 자기가 시간을 낼수 없다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머리를 끄덕이였다.

은별이가 어디선가 들은 말을 입에 올렸다.

《책임부원동지, 기사장오빠와 또 다투었다지요?》

봄향은 서글프게 웃으며 《그건 어디서 들었니?》 하고 물었다.

은별은 의미있게 웃으며 말했다.

《관리국에 소문이 짜한데요 뭐, 듣자니 책임부원동지가 있을수 있는 실패를 예견해서 조언을 주었다던데 용길오빠가 잘 접수하지 않았다지요?》

《그러더구나.》

봄향은 시름기가 어린 어조로 은별이의 말을 받았다.

은별에게는 그것이 용길에 대한 몰리해에서 오는 반발심같이 느껴졌다. 그들의 사이를 풀어주어야겠는데 뾰족한 방도가 서지 않는것이 안타까왔다. 역시 배운 지성인들이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니 서로 양보를 하지 않는것이 분명했다.

한동안 버럭돌을 주어모으고있던 봄향은 은근한 어조로 은별에게 물었다.

《넌 어떻게 생각하니?》

《뭘 말이예요?》

《기사장 말이야.》

은별은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는듯 하더니 자기 생각을 말했다.

《난 책임부원동지가 더없이 훌륭한 사람과 만났다고 생각해요. 사내답고 지성적이며 정열가인데다 실력가가 아니예요. 그런 말은 그만두고 내 방법을 하나 대달라요?》

《뭔데?》

《그야 기사장오빠의 눈에 들게 하는 방법이지요 뭐.》

《난 누구의 눈에 들기 위해 없는 도섭을 부리기는 싫어.》

은별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내가 책임부원동지를 위해 고심하고 또 고심한때문이예요.》

《날?》

《그럼요. 지금처럼 숨박곡질이나 해서는 언제 승산을 보겠는지 까마득하거던요.》

봄향은 재미있다는듯 은별에게 독촉을 했다.

《그래서?》

《그 오빤 오직 진심만이 통하는분이예요. 문젠 그 오빨 깜짝 놀라게 하는건데… 나도 간석지의 당당한 주인이다라고 소리칠만 한걸 내놓지 못할가요?》

봄향은 시름겹게 자기의 고심을 고백했다.

《그러지 않아두 자동투석기부터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건 어떤건데요?》

《이를테면 쇠그물돌자루를 마무리해서 바다물에 절로 떨어지게 하는 장치야.》

은별은 너무나도 놀라 손벽까지 마주쳤다.

《히야, 대단하군요. 그런데도 받아물지 않아요?》

《언제 거기에 정신을 집중할 짬이 없는 모양이야.》

《그게 공간이예요. 그 공간을 리용하면 통장훈을 부를수 있을거예요.》

《통장훈을?》

《예, 깜짝 놀라게 말이예요.》

봄향에게 있어서 은별의 부추김은 전혀 현실성이 없어보이는 모양이였다.

《그건 너무 대가가 비싸구나.》

《대학을 나온 책임부원동지가 그쯤한것도 못하겠어요?》

《모르겠어, 뭐가 뭔지.… 참, 너의 그 동문 잘있니?》

은별은 한숨을 지었다.

《비판을 받고 도주했어요.》

《왜?》

《비겁쟁이니까 그랬지요 뭐.》

《너완 상대도 안되는구나.》

은별은 눈물이 글썽해서 하소연을 했다.

《괘씸한건 두말할것도 없어요. 그러나 막상 떼여버리자니… 속이 알찌근해요.》

봄향은 은별이가 자기의 짝패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것을 깨달았다.

무엇때문일가? 상대도 안되는 총각인데…

《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구나.》

《난 가슴이 막 터지는것 같애요.》

《됐다. 네가 그리워서도 다시 돌아올거다.》

《정말 그럴가요?》

《그럼…》

봄향은 은별이를 위해 자신이 없는 확언을 했다.

이윽하여 그들은 구럭에 버럭돌들을 다 채워넣었다. 그사이 날은 저물어 어둠이 짙어가기 시작했다. 은별은 버럭돌을 다 채운 구럭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안타까와 어쩔바를 몰라했다.

《이 많은걸 어떻게 날라간담.》

《걱정마, 우리 아버지의 차라도 쓰자꾸나. 잠간 기다려.》

봄향은 은별이를 남겨둔채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잠시후 도흥처장의 승용차가 채석장에 와 멎었다.

봄향은 은별이와 함께 버럭구럭들을 승용차의 짐칸에 실었다.

《국장동지에게 내 인사를 전해주렴.》

《알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채석장을 떠난 승용차는 곧장 명도네 집으로 달렸다.

은별이가 집에 도착해보니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녁을 차려놓고 딸을 기다리고있었다.

《아버지, 저것이면 될가요?》

은별은 부엌에 들여놓은 버럭구럭들을 가리켰다.

명도는 기뻐하며 《수고했구나. 우리 막냉이가 정말 큰일을 했다. 어서 저녁이나 먹어라.》 하고 권했다.

금선이가 남편에게 식사를 시킬 생각으로 쟁반에 따로 음식들을 담아들고 들어왔다.

촉기빠른 은별이가 아버지앞에 다가앉았다.

《어머니, 제가 아버지에게 식사를 시키겠어요.》

명도는 은별이가 떠넣어주는 음식들을 먹었다.

은별은 아버지에게 방금전의 일들을 낱낱이 이야기했다.

《아버지, 방금전까지 봄향책임부원이 절 도왔어요. 그의 방조가 없었다면 정말 어림도 없었을거예요.》

《그래?》

명도는 짐짓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아버지, 기사장오빠에게 좀 일러주세요. 그를 바싹 당기라고 말이예요.》

《그런데까지 아버지가 간참해야 하니?》

《아버진 모르지요? 그들은 서로 사모하고있어요.》

명도는 당비서의 조언이 결코 빈말이 아니였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는 자기의 속심을 감추고 한탄하는체 했다.

《야단은 야단이다. 그들이 가까워지게 하긴 해야겠는데…》

《그건 조성해야지요 뭐.》

《내가?》

《야참, 아버지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있던 금선이가 딸을 책망했다.

《원 모를 소리다. 아버지와 어머닌 그런걸 모르고 살았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피, 어머닌 모르면 가만있어요. 사랑은 각양각색인데 한 형타에 맞출수가 있어요?》

그 바람에 명도와 금선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식사를 끝낸 뒤 명도는 은별이와 함께 버럭돌의 부착력을 시험했다.

그것은 별것이 아니였다.

모포를 여러장 깔고 그우에 버럭돌구럭들을 쌓는것이였다. 시험은 여러번 반복되였다. 버럭돌들의 부착력은 말그대로 리상적이였다.

땀깨나 흘리며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버럭돌을 덧쌓던 은별이가 명도에게 물었다.

《아버지, 어때요?》

《될것 같다. 아니, 성공할것 같다. 이제 수압시험만 하면 완전히 새 공법이 태여날것 같다.》

《아버지, 정말이예요?》

은별은 기뻐 어쩔줄 모르며 두팔로 명도의 목을 꼭 껴안았다.

금선이가 보다못해 지청구를 했다.

《얘야, 그러다 아버지 허리 상할라.》

《우리 아버지가 최고야. 아버지, 정말 큰일 했어요.》

《오냐, 고맙다.》

그날 밤 명도는 눈앞의 현실로 확증될 소형공법으로 하여 잠들수가 없었다.

(수압시험만 하면 소형공법은 완전한 성공작으로 될수 있다. 이것은 추상이 아니라 확정적이라고 말할수 있다.)

그는 비상한 흥분감과 격정으로 하여 종시 눈을 붙이지 못하고 한밤을 꼬박 새웠다.

되돌이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네이버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Google+로 보내기 Evernote로 보내기 Reddit로 보내기
우리민족끼리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E-mail) : urimanager@silibank.com 홈페지내용에 관한 문의(E-mail) : uriminzok@silibank.com
Copyright © 2003 - 2013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gotop
기사종합
 
도서, 잡지
 
영화, 음악
 
독자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