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 회) 

26. 개산의 어느 주막집

 

궁예는 파란 잔디로 뒤덮인 무덤을 베고 누워있었다.

그가 누워있는 아래쪽으로는 길이 동서로 뻗어있었는데 복더위가 금방 끝난 뒤라서인지 인적이 없다. 웃쪽에는 검푸르게 독이 오른 무성한 숲이 산봉우리로 치닫고있었다.

궁예는 팔깍지를 베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맑은 한눈에는 외로운 새 한마리가 비치고있었다. 궁예는 지나온 나날과 앞으로의 일을 두고 생각에 잠겼다.

지나간 세월은 허거프기 짝이 없었다. 그는 한눈보기병신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자기를 남만 못지 않은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오히려 두눈 시퍼렇게 뜬 사람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코 자기를 뽐내려고 하거나 교만하게 놀지는 않았다. 그가 바라는것은 자기 인격에 대한 공정한 대우였다. 그러나 바라는 그런 공정성은 이미 눈을 비비고 볼래야 볼수 없었다.

임금으로부터 시작하여 이른바 나라의 뼈대라는 귀족들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가치에 대해서, 그가 하는 일에 대해서, 능력에 대해서 공정하게 평가해줄 여유가 없어졌다. 살기 위한, 오로지 남보다 더 잘살기 위한 눈먼 짐승과 같은 발악만이 어지럽게 펼쳐지고있었다. 비난, 시기, 질투, 협박, 암투, 살인이 살판쳤다. 마치 안개처럼 차넘쳤다.

나라의 뼈대들만 그런것이 아니다. 웃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고 이른바 나라의 통치배들이 그러하니 백성들도 자연히 그런 물에 드는것이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되게끔 밀어넣는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근본으로 되는 먹을것, 입을것, 쓸것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는 일은 이제 와서 달라졌다. 근면은 바보로 되고 정직은 속임으로 되였다. 오로지 수단껏 빼앗거나 훔치는것이 장땅이다.

그런 마당일지라도 이때껏 궁예는 반항하지 않고 어떻게 하나 그런 세상에 순응하여 제 능력껏 살아보려고 했다. 그가 바라는것은 자기에 대한 공평한 대우와 따뜻한 정이였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짓인가 하는것을 지금 그는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정말 새삼스러웠다.

궁예는 자기를 대해준 많은 좋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은 그저 자기보다 이 세상을 더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보았기때문이였다.

썩었다. 냄새가 난다. 모르고있은것은 아니였지만 더욱 뚜렷해졌다.

이제 와서 궁예는 더는 미련을 가질것도 없었고 그러고싶지도 않았다. 그는 어차피 신라의 관리를 죽였고 또 사람들을 죽였다. 그것은 궁예가 원한것이 아니였지만 그렇게 되였다. 살기 위한 몸부림, 어떻게 하나 남들이 미워하지 않을 그런 삶을 누려보자던 몸부림은 이미 배반당했다.

누가 그렇게 했는가, 누가?

분노가 끓어올랐다. 걷잡을수 없었다.

누구냐, 누구야?

궁예는 제 잘못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누구인가? 나라, 나라다. 신라라는 이 나라가… 임금과 귀족의 무리들이 바로 나의 원쑤로 되였다. 이 나라의 법과 풍습과 삶의 모든것을 제 리득을 챙기는것에 함부로 휘두르는 벼슬아치들이다. 좋다. 그러면 이제부터 나는 나를 내버린 이 나라에 복수를 할테다, 무자비하게…

궁예는 한눈일망정 총명하였다. 무덤을 베고 해가 질 때까지 그는 이 세상의 밑바닥을 훑으며 앞으로의 출로를 더듬었다.

궁예는 또 남달리 용맹하였다.

그 용맹을 이제는 신라를 멸망시키는데 써볼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가? 아직 뚜렷한 길은 없다.

일단 신라라는 나라를 멸망시키려면 그것에 대해서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범을 잡으려거든 범의 굴에 들어가라 했지.

궁예는 어두워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신라의 서울에 들어가볼 결심을 했다.

이 한눈으로나마 볼것을 보고나서 자리를 잡자. 장차 때려눕혀야 할 이놈 나라의 대가리라고 할수 있는 서울을 보자. 겸사하여 신라에 반란을 일으켰던 사벌주에도 들려보자. 무엇이 어떻게 되였는지 가서 보자.

궁예는 이미 서울 가보고싶은 생각이 있었다.

마치 남쪽바다를 향해 거꾸로 누워있는 사람의 머리와 같은 그 먼 서울에 가보고싶었던것은 사람이 나서 누릴수 있는 환락과 세상살이의 참맛을 맛보고싶은 호기심에서였다.

이미 헌강왕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서울 금성은 성밖까지 기와집이 즐비하고 집집에서는 숯으로 밥을 짓고 집집의 안팎에 음악소리가 잇달아 울리며 우아래 할것없이 환락에 젖어있고 군신이 서로 그 환락을 누리느라고 하루하루를 보낸다더라고 전해졌다.

그곳은 리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타락의 서식지였지만 모르거나 얼빤한 사람에게는 그지없이 부러운 환락의 곳이기도 하였다.

그런 서울에 한번 가보고싶었다.

범은 산에서 나고 사람은 도회지서 난다지 않는가. 사람이 태여나서 그런 곳에 한번 못 가보고 죽는다면 얼마나 쓸쓸한가. 무엇이 못나서 가보지도 못한단 말인가 하고 궁예는 생각하였다.

그러나 일단 신라를 거꾸러뜨리리라고 결심한 궁예는 제법 리치를 아는 사람처럼 정말 그런 붕괴의 싹이 만연하고있는가 보고싶었다. 제눈으로 보는것만이 리치를 알게 한다.

《보지 않은것은 말하지 말아야 하며 물을 건느고 산을 넘는 수고를 마다해서는 안된다.》

도선스님의 말이였다. 풍수의 금언이라고 했던가?

마침내 궁예는 세달사에서 지고 온 스님의 중태기를 메고 일어났다.

《인간도처 유청산이라. 이제 이 궁예가 가는 곳에 거칠것이 무엇이랴!》 하고 궁예는 중얼거렸다.

허름한 패랭이를 푹 눌러써서 눈을 가리고 될수록이면 인적을 피해 걸었다.

한주의 치소를 피해 강 웃쪽으로 길을 잡았다.

한강이라고 불리우는 이 강은 중부 태백산맥에서 발원하여 강원, 충북, 경기를 동서로 흘러 서해로 들어가는 강이다.

약 1 260리(502㎞)의 흐름길을 가진다. 세나라초기에는 대수라 했고 그후에 아리수, 욱리하로 불리우다가 그후 옛 이름은 차츰 없어지고 마침내 한수 혹은 한강이라 불리운다.

이 강류역은 력대로 세나라의 치렬한 다툼장이였다. 세나라가 어울려있고 다른 나라와 해상으로 직접 교통할수 있다는 지정학적요인때문이였다.

류역에 춘천, 녕월, 려주 등의 분지와 하류에 김포평야가 형성되였는데 특히 하류의 평야는 손꼽히는 곡창지대다. 또 수량이 많아 배를 낼수 있는 거리가 330km여서 배부리기 좋고 관개 또한 좋았으니 어느 지역보다 중요한 위치라고 아니할수 없었다.

궁예는 길떠난지 사흘만에 강을 건넜다.

닷새째 되는 날에는 개산땅에 들어섰다. 지금의 경기도 안성군 동북부에 있는 곳이다.

이곳은 고구려 장수왕때 개차산군이라고 불렀고 그후 신라 경덕왕이 개산군이라 했다.

날이 어슬어슬해질무렵 궁예는 주막집으로 찾아들어갔다.

여기쯤이면 주의 관심도 덜 미치고 그동안 변변히 먹지 못한것을 봉창할수도 있었다.

무기 겸 지팽이로 쓰는 석장을 들고 주막집에 들어갔을 때는 거의 어두워졌다. 궁예는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여 일부러 그런 때를 기다렸다.

나이 지숙해보이는 주인은 들어서는 궁예를 힐끔 보고 가타부타 말없었다.

괴상한 주막이요, 주인이였다. 의례히 길가의 주막이면 손님을 반길터인데 그런 내색이 없다.

《술이 있소?》 하고 궁예가 물었다.

《술이요?》

주인은 궁예의 차림새를 살폈다. 머리에는 헌 패랭이를 썼지만 옷은 스님의 차림새여서 의아한 모양이였다.

《그래, 술말이요.》

《주막인데 술이야 없겠소만 보아하니…》

주인은 패랭이를 벗은 궁예의 얼굴을 보았다. 궁예의 한눈이 등불에 비친것치고는 별스레 번쩍이는걸 보고 그만 우물쭈물 고개를 돌렸다.

《술이 있으면 됐구려. 고기도 있소?》

《있소이다. 하지만 스님께서…》

《아, 값을 치를테니 딴소리 마시오.》

《예, 그러지요. 헌데…》 하며 주인은 아직 뭐가 미타한지 궁예가 들어선 문쪽을 보았다.

《혼자요!》

궁예가 일부러 무뚝뚝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 없다는 소리다.

《혼자라고요? 허, 스님께서 어지간히 담도 크시오이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여기가 처음이신가본데…》

《그렇소.》

《하, 잘못 드셨소이다. 여긴 아무리 스님이라도 혼자 다니실데가 못되오이다.》

《왜?!》

《그저 그렇다는거웨다.》

《무슨 알쑹달쑹한 소리 하는거요? 어서 술과 고기를 내주오.》

《알겠소이다.》

주인이 인차 술과 고기를 내왔다. 생각밖에 술도 고기도 좋았다.

궁예는 한동안 상을 보다가 중태기에서 비단 한필 꺼내 주인에게 주었다.

《이건 값이 비싼데요. …》

주인은 좋아하면서도 궁예의 기색을 살폈다. 어쩌자는가 하는 태도다.

《받아두시오. 하루밤 자고 갈테니까.》

《하루밤이 아니라 며칠이라도…》

주인은 비단을 쓸어보고 들어가려 하였다.

궁예가 주인을 불렀다.

주인은 우뚝 섰다.

혹시 돌려달라는건가?

《보아하니 여기는 길손이 적은가본데… 주인께서 나와 함께 대작해주지 않겠소?》

《좋기는 한데. 어찌 길손의 술을…》

《괜치않소.》

《그럼 이걸 두고 오리다.》 하고 주인은 웃으며 비단을 보였다.

《아, 그러시오.》

주인은 쪼르르 갔다가 되돌아섰다.

《그런데 스님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시오이까?》

술 한모금 마신 주인이 물었다.

《그건 묻지 마시오.》

《예, 그러지요. 아니, 그래얍지요.》

주인은 턱방아를 찧는다.

한참 술을 퍼넣고나서 궁예가 물었다.

《주인! 여긴 관리들이 오지 않소?》

《왔지요. 허나 그건 옛날이오이다. 나라가 어수선해지니 관리들이 서리맞았는지 오지 않소이다.》

(제법 떠벌인다.) 하고 궁예는 재미있어하였다.

《그럼 편안하겠구려, 관리들이 안 온다니…》

《글쎄요…》

주인은 애매하게 중얼거렸다.

《글쎄라니, 주인은 나라의 관리들이 좋다는거요, 나쁘다는거요?》

《허, 자고로 백성치고 관리들 좋다할리 있소이까.》

《그럼 왜 그러우?》

《밉기는 하지만, 이건 시라소니 피하니 이리 만난 격이오이다.》

《이리라는건 또 뭐요?》

궁예의 물음에 주인은 손나팔을 해가지고 수군거렸다.

《듣지 못하셨소이까, 도적들 말이오이다.》

《도적?!》

《예, 그저 도적이라면 좋지요. 이건 날강도들이지요.》

《그것들이 여기 많소?》

《허, 이 스님이 정말 초문인 모양이군요. 여긴 저 기훤장군이라는 사람의 휘하에 있는 곳이오이다.》

궁예는 얼떠름해졌다.

《아니, 도적은 또 뭐구 장군은 또 뭐요?》

《이렇게 답답하다구야. 장군이 도적되지 못한다는 법이 요새 어디 있소이까. 무리를 모으면 장군이 되는거지요.》

《하, 핫하…》

궁예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참 웃고나서 궁예는 생각했다.

무리를 지으면 장군이라… 이 주인 말씀 그럴듯하군. 그러니 세상은 변했다.

요즘 신라라는 나라가 이제는 법이라는 그 올가미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제땅에서 활개치는 도적무리들을 우두커니 구경하고있는것이다.

궁예는 또 기훤이라는 도적의 우두머리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궁예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고 주인에게 물었다.

《그 패가 한 백여라문명은 되는가 봅디다.》 하고 주인은 조금 겁에 질려 대답하였다.

《백명? 많지는 않구만…》

이러는데 문밖에서 인적이 났다.

《그… 그 사람들 온 모양이오이다.》 하고 주인이 황급히 속삭였다.

궁예는 고개를 돌려 문쪽을 보았다.

《주인있나?》

바깥에서 거친 소리가 났다.

《예…》

주인은 얼른 문을 열었다.

머리에 베수건을 두른 장정 서넛이 들어섰다. 그들은 궁예를 쏘아보았다.

《어서 오시오.》 하고 주인이 덤볐다.

앞장선 사람이 문을 등지고 돌아앉아 술을 마시는 궁예를 노려보았다.

《누구야?》

궁예는 그 소리에 얼굴을 돌려보았다.

장정들은 피씩 웃었다. 누군가 했더니 땡중에 애꾸라… 하는 표정들이였다.

그러면서도 궁예의 옆에 놓인 바랭이를 놓치지 않고 살폈다.

《술이 있어?》

장정들이 거만하게 호통쳤다.

주인은 대답도 못하고 부엌으로 달려갔다.

장정들은 궁예의 맞은켠에 앉았다. 그들은 주인이 내온 술과 고기를 먹어댔다.

주인이 그들옆에 서있다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많이들 드시오이다.》

《고맙네.》

《헌데 오늘은 값을 좀…》

《아, 그래야지. 요전번에도 외상이였지? 오늘은 값을 내. 실컷 먹고나서 저 스님의것으로 톡톡히 치르어줘.》

궁예는 헛웃음치고 다시 술을 마셨다. 어지간히 취기도 왔다. 보아하니 도적들은 저희 무리가 많은걸 믿고 별로 궁예를 크게 보지 않는 모양이였다.

한참 마시고난 도적들이 슬금슬금 궁예에게 다가왔다.

《여, 외눈깔땡중!》

앞에 선 녀석이 궁예에게 턱짓을 했다. 궁예는 말없이 그를 마주보았다.

《거 바랭이에 뭐가 있어? 우린 여기 오면서 깜빡 잊고 술값을 못 가져왔는데 말이야, 땡중이 뭐 좀 가지고있으면 꾸세나.》

궁예는 빙그레 웃었다.

《꾸어야 못 주겠소이까. 헌데 나는 원래 석가모니의 제자라서…》

《무슨 개수작이야. 있으면 냉큼 내놓아!》

《허, 거 꽤나 성미가 급하시오이다. 우물에 가서 숭늉 찾겠소이다.》

궁예가 허거프게 웃는데 무리의 잡이되는 녀석인지가 패거리에 눈짓했다.

패거리는 바싹 궁예에게 붙었다. 궁예는 일어섰다.

《무례하기 짝이 없군. 좋다! 그럼 어디 덤벼들어봐라. 헌데 여기는 주막안이라서 좁으니 밖으로 나가지… 그래야 싸우고나서 이긴 사람이 또 술을 마시지.》

팔짱끼고 궁예를 노리던 장정들이 서로 둘러보았다.

외눈깔땡중이 제법 주둥이를 놀린다?

《좋다. 나가자!》

벼르는데 비해서 어딘가 기세가 죽었다.

(요 개구장이녀석들같으니…) 하며 궁예는 석장을 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장정 넷이 한꺼번에 몽둥이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궁예는 앞선 놈의 몽둥이를 피하며 놈의 무릎슬을 콱 찍으면서 다음 놈의 가슴을 석장으로 툭 쳐놓았다. 정갱이 찍힌 놈은 그대로 푹 쓰러지고 가슴맞은 놈은 뒤놈에게 팍 안겼다.

뒤에서 노리던 놈이 칼을 꼬나들고 덤벼들었다. 궁예는 감촉으로 놈이 칼을 찍는 순간 잔등을 홱 돌리며 거꾸로 상대의 잔등을 찼다. 허공을 찌르며 어푸러졌는가싶더니 놈이 잽싸게 몸을 튕기며 다시 칼부림했다. 궁예는 옆으로 몸을 날리여 칼쥔 손을 걷어찼다. 칼이 떨어졌다. 놈의 팔을 비틀어뽑으려는데 다른 놈이 고양이처럼 달려들었다. 궁예는 몸을 움츠렸다. 그바람에 달려들던 놈의 몽둥이가 제편 골통을 죽어라고 바수어놓았다. 무직하게 탁 터지는 소리가 났다. 칼을 잡았던 놈이 푹 꼬꾸라졌다. 도적놈들은 즉사한 제 짝패를 보고 겁에 질려 뛰기 시작하였다.

궁예는 손을 털고 주막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주인은 궁예를 겁에 질려 보고있었다.

《별것이 아니였소이다.》

궁예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주인은 더욱 기가 질렸다.

《왜 그러시오? 어서 술이나 마저 마십시다.》

주인은 아래턱을 떨었다.

《큰일났소이다. 이제 저것들이 제 짝패가 죽었으니 우리를 요정내려고 올것이오이다. 대사님!》

《걱정도 팔자요. 그럼 내가 지키고있다가 오면 또 족치지요.》

《고맙긴 한데, 그것들 세력이 만만치 않소이다. 더우기 부두령으로 있는치들은 이자 이것들하고는 다르다고 합지요.》

《제까짓것들이 뛰면 얼마나 뛰고 날면 얼마나 날겠소? 메뚜기나 한가지겠지. 메뚜기란것은 날기도 하고 뛰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하질 않소.》

《말씀은 그럴듯한데…》

궁예는 우들우들 떠는 주인의 등을 밀고들어가 다시 술상에 마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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