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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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튿날 미국의 강경파와 온건파가 손을 잡고 우리 나라에 도전한것으로 된 《유엔인권결의》가 채택되였다.
이 도전이 2년전 《특별사찰》을 강요함으로써 우리 나라에 긴장상태를 야기시켰던것처럼 새로운 대결상태를 몰아오게 되리라는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하였다.
이 소식을 옥천휴양소에서 듣게 된 드미뜨리 야조브는 첫순간에 김정일동지를 생각하였다.
그분은 어떻게 하고계실가? 물론 눈섭 하나 까딱하지 않으시리라는데 대해서는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시련임이 틀림없을진대 조선인민은 또 한번의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것이 아닌가.
그날 한밤중에 뜻밖에도 그분의 전화가 걸려왔다.
《소식을 들었습니까?》
《예… 김정일동지!》
대답하는 목소리는 련민의 정으로 떨리였다.
《별로 걱정하실건 없습니다.》
그의 심정을 헤아리신 김정일동지의 목소리는 대범하였다.
그 말씀에 늙은 원수는 마음이 대번에 젖어들었다. 그는 송수화기를 틀어쥔채 잠시 잠자코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물으시였다.
《지금 뭘하고계십니까?》
《이 생각 저 생각… 통 잠을 들수가 없습니다.》
《그럼 좀 기다리십시오.》
야조브는 그이를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흥분으로 떨리는 다리를 바지가랭이에 겨우 끼고 원수복을 차려입은 다음 덤비면서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이제 저기 솔밭속으로 난 도로로 그이께서 보내신 승용차가 달려올것이다.
야조브는 벌써 몇번인가 그 차를 타고 그이를 만나뵙군 하였던것이다.
잠시후에 차가 나타났다. 그 차는 종전처럼 경적을 울리지 않고 곧추 울타리정문으로 들어오더니 현관앞에 와서 멎었다. 발동을 끄지 않은 차에서 사륵사륵 기관이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앞차문이 열리고 웬 사람이 아스팔트포장을 한 바닥에 내려섰다.
야조브가 부관이 아니면 자기의 안내를 맡은 그런 사람이겠거니 여기고 서서 기다리는데 우렁우렁한 귀에 익은 음성이 들리였다. 눈앞으로 성큼 다가오신 그분은 뜻밖에도 김정일동지이시였다.
《왜 나와계십니까?》
《아니?!》
《함께 바람을 좀 쏘이자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 모자채양에 올려붙인 야조브의 손을 잡아내리우며 차있는데로 이끄시였다.
《이거 황송해서…》하며 야조브는 순박한 얼굴에 어줍은 미소를 띄우고 차에 올랐다.
그사이 금테안경을 낀 통역은 차에 싣고온 자그마한 지함을 휴양소관리원에게 넘겨주고있었다. 차에 올라앉은 야조브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차안에는 운전사도 부관도 없었던것이다. 그는 김정일동지께서 친히 차를 몰고오시였다는것을 알았다. 통역이 마지막으로 차에 오르자 김정일동지께서 제동변을 풀고 조향륜을 돌려 바깥쪽으로 방향을 잡더니 정문으로 차를 몰아가시였다.
휴양소건물이 멀리 뒤쪽에 남게 되였을 때 그이께서는 야조브를 뒤돌아보며 말씀하시였다.
《우회도로로 갑시다. 이제 운전사와 부관이 소동을 일으키며 쫓아올겁니다. 조용히 좀 소풍을 할래도 모두 법석을 떠니 원! 허허…》
김정일동지께서 허구프게 웃으시더니 혼자말씀처럼 계속하시였다.
《밤에 좀 오래앉아 일을 하재도 모두가 내방에서 불이 꺼지기를 기다린단 말입니다. 먼저들 들어가라고 되게 굴어도 막무가내니 통 야단이 아닙니까? 그러니 나로 말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누구나 누리는 마음대로 일할 권리, 마음놓고 쉴 권리를 억제당하고있는셈이지요.》
통역이 그 말씀을 옮겨주었을 때 야조브는 뜨거운 바람을 쐬였을 때처럼 온몸이 숨가쁘게 달아올랐다.
그는 짐짓 목소리를 누르고 말씀올렸다.
《귀국의 작가들이 쓰기를 그걸 가리켜 수령의 숙명이라고 했더군요.》
《우리 작가들이? 허허…》
순안비행장도로로 해서 평양시내쪽으로 달리던 승용차는 우측으로 꺾어들어간 소로에 접어들었다. 포장을 하지 않고 하얀 석비레를 깐 농촌길이였다. 그 하얀 빛이 전조등을 켜지 않아도 길의 륜곽을 알아볼수 있게 했다.
김정일동지의 운전솜씨는 대단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전방을 별로 살피지 않고 자주 야조브를 뒤돌아보군 하시였는데 그러면서도 차를 안전하고도 자신있게 몰아가시였다.
《아까 그 물건말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통역이 휴양소에 부리워놓은 지함을 상기시키면서 말씀하시였다.
《한 이름없는 의학자의 한생이 바쳐진 약이 들어있습니다.》
《예… 그런가요?》
야조브가 흥미를 가지며 다음말씀을 기다렸다.
《우리 수령님께서는 한평생 건강하게 지내시였습니다. 그러니 별로 필요한 약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촌의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차는 속도를 좀 늦추었다. 차안에서는 김정일동지의 낮으나 격정에 깔린 음성이 은은히 울리고있었다. 그이의 화제에 오른 사람은 강원도 석왕사 약수터의 한성규라는 의사였다.
한성규가 의학대학을 졸업하고 이 약수터에 배치되여왔을 때는 1960년대 초였다. 그때에도 수령님께서는 매일과 같이 현지지도의 나날을 보내고계시였다. 영원히 그렇게 젊어계시였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때부터 한성규는 자기 의학의 목표를 수령님의 장수를 보장할수 있는 약을 만들어내는데 두었다.
그러나 한갖 촌구석에 박혀있는 의사로서는 수령님을 진맥해볼수도 없거니와 가까이 모실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순전히 잠간잠간 비쳐지는 기록영화들의 화면에 매달려 수령님의 체질을 판단했으며 그에 알맞는 약처방을 얻어냈다.
촌에서 기록영화인들 자주 볼수 있었겠는가?
그는 읍거리의 영화관들을 찾아다니며 기록영화를 돌려달라고 했고 수령님의 영상이 나오는 화면을 보고 또 보았다. 그러느라니 이상한 사람치부도 당했다. 하지만 자기가 무엇때문에 그런다는 말을 일체 입밖에 낼수 없었다.
만일 그 말을 입에 낸다면 그땐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그 어떤 심중한 오해도 받을수 있었다. 그는 나라의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약초와 약돌을 채집했다. 말그대로 와신상담의 고생끝에 세포의 로화를 막고 만년장수를 보장할수 있는 《연수환》이라는 명약을 얻어냈다. 이러는 사이에 어느덧 그의 청춘기와 장년기가 흘러갔다.
김정일동지께서 이쯤 말씀하시였을 때 야조브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 그 약이 어떻게 되였습니까?》
수령님께서 약을 쓰시였는가 하는 물음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가 머리를 저으시였다.
《학계의 시비를 거치느라고 그래… 또 우리에게 올려보내느라고 그래 기일을 끌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그만…》
《저런!》
야조브는 자기도 모르게 혀를 찼다.
《그 의사는 수령님께서 서거하시자 땅을 치며 통곡하였습니다. 우리가 인민들의 그 지성을 한데모아 수령님을 더 잘 모셨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이의 음성은 저으기 떨리고있었다.
야조브는 아무말도 못하고 눈을 슴벅이였다.
《그 약을 우리가 여러모로 시험해봤습니다. 년세가 많은 로인들에게 아주 좋다는것이 확인되였습니다. 우리 인민이 수령님께 드리려고 만든것인데 어련하겠습니까. 그 약을 원수동지가 써보십시오.》
《원, 이런!》
야조브는 어깨를 으쓱하며 두팔을 벌려보였다.
《사양하지 마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러는 야조브를 뒤돌아보고나서 말씀하시였다.
《나는 년세가 높은분들을 보면 수령님생각이 자꾸 납니다. 그런데 그런분들이 하나 둘 나의 곁을 떠나갑니다. 오늘밤 이렇게 오랜 혁명의 원로인 원수동지와 같이 있게 되여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일동지!》
그러나 야조브의 이 말은 입밖으로 튀여나오지 못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차를 세우며 내리자고 하시였기때문이였다. 다박솔이 우거진 야산기슭이였다.
《여기가 소문은 나지 않았지만 밤경치가 아주 좋은 곳입니다. 여기에 오르면 평양시가 한눈에 바라보인단 말입니다.》 차에서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야조브의 한쪽팔을 끼며 말씀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야조브를 데리고 공원길처럼 계단을 지어놓은 산길을 따라 야산정점으로 올라가시였다. 한 10분동안 그의 팔을 끼고 말씀없이 걸으시였다. 약간한 랭기가 섞인 가을바람이 확 안겨왔다. 곧 정점에 이르시였다. 정점은 근로자들이 휴식을 하는 휴식터로 꾸려져있었다. 화광석을 다듬어 만든 의자와 야외식탁이 군데군데 놓여있었다. 서쪽으로는 평양시의 야경이 바라보이고 북쪽에 간리벌이 펼쳐졌다. 간리마을은 모두 잠에 든듯 컴컴하였다. 한 2층건물에만 방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먼저 간리벌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추석이 가까와오는 달빛에 비쳐진 가을벌판은 무르익은 황금이삭들로 하여 풍요하였다.
그런데 두손을 허리에 얹고 그 풍요한 대지를 바라보시는 그이의 표정은 밝지 못하였다. 큰물피해를 입은 곡창지대를 생각하시는지도 몰랐다.
야조브는 조선농촌의 이채로운 풍경에 자신을 잊고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걸어다니고있었다.
그가 곁으로 다가오자 김정일동지께서 말씀하시였다.
《원수동지, 우리 인민은 참말 좋은 인민입니다. 이 좋은 인민을 배불리 먹이는것이 우리 수령님의 평생의 소원이였는데 우리는 여직 그 소원을 풀어드리지 못했습니다. 생활은 수령님께서 계실 때보다 더 어려워졌습니다.》
매우 침통하신 목소리였다. 그 순간 야조브는 현실, 그이와 함께 차를 타고오면서 그이의 인간적인 매력에 황홀해진 나머지 잠시 잊고있던 조선이 전대미문의 큰물피해를 입었으며 적들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는 그 현실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오게 되였다.
야조브는 김정일동지를 쳐다보았다. 담소를 하시던 온화한 표정은 벌써 찾아볼수 없었다. 그이의 얼굴은 컴컴하고 구슬퍼보였다.
(이분은 과연…) 하고 야조브는 문득 생각하였다. 이 밤 한갖 식객에 지나지 않는 나를 불러내서 산책이나 하자고, 인민들이 자신에게 드린 약을 나에게 가져다주어 고목에 꽃을 피워주자고 나오시였단 말인가?
지금 이 순간 야조브는 적들의 새로운 도전으로 해서 빚어질 사태의 엄중성을 그이께 알려드리고싶은 하나의 생각, 오직 하나의 욕망에 사로잡혀있었다.
일순간 야조브는 그이로부터 시선을 떼였다. 그의 눈앞에는 파쑈도이췰란드의 2중3중의 봉쇄환속에서 무려 수십만명의 아사자를 낸 레닌그라드의 참상이 떠올랐다. 발구에 줄을 지어 실어내던 아사자들의 시체, 책상과 의자마저 쪼개여 뻬찌카에 집어넣던 고난의 3년… 그는 이제 봉쇄환속에서 조선도 그렇게 될수 있다는데 대하여 그이께서 리해해주시였으면 하고 기대하였다.
사태의 엄중성에 대해 정확히 알려드리고싶은 열망, 정확하게는 조성된 사태에서 빠져나올수 있는 출로가 없겠는가 하는 열망에 사로잡혀 열이 올라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자코 듣고계시다가 허리에 얹으셨던 손을 내리워 야조브의 어깨를 잡고 가볍게 흔들면서 나무람하듯 물으시였다.
《무엇때문에 원수동지는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십니까?》
《조선은 사회주의의 운명이고 저의 운명이기때문입니다.》
《그래 원수동지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글쎄 뭐라고 해야 할지… 바로 그 대답을 듣자고 저는 귀국에 왔고 바로 이 밤도 그 대답을 다시 듣고싶을뿐입니다. 저는 김정일동지께서 반드시 고무적인 말씀을 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그러나 이 순간에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말을 막으시였다.
《원수동지! 나는 우리 나라에 2년전과 같은 사태가 조성되고있다는것을 알고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엄중하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기아라는 가장 무서운 적과도 마주서게 되였기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에 기아… 기아가 올수도 있단말입니다.》
지금까지 야조브는 그 무서운 생각을 줄곧 하고있었다. 그러나 김정일동지로부터 그 말을 듣는 첫순간 자기가 말을 헛듣지나 않았는가고 생각했다. 어쩐지 그 말을 듣게 되니 가슴이 선뜩해지는것이였다.
야조브는 당황하여 김정일동지를 쳐다보았다. 그는 그이의 얼굴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읽을수 있었다. 그이께서는 입술을 꽉 깨물면서 눈을 지그시 감고계시였다. 관자노리의 정맥이 푸릿하게 살아올랐으며 거기에서 약동하는 피의 흐름이 알릴 정도였다.
수수한 잠바옷을 입고 뒤짐을 진 주먹을 꽉 틀어쥐고있는 이 분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계실가? 쏘련이 건재하고 프로레타리아국제주의가 살아있던 때를 생각하고계시는가? 린방인 중국을 생각하시는가? 유엔인권위원회결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식량지원을 받아낼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그이께서 방금 하신 말씀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내심적인 투쟁을 통해서 나온것이겠는가.
야조브는 온몸이 굳어져 불안한 마음으로 다음말씀을 기다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분명 자신을 억제하느라고 애쓰고계시였으며 그때문에 지금까지보다 더 랭혹하게 마디마디에 방점을 찍으면서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절대로 쌀과 제도를 바꾸지 않을것입니다!》
야조브는 갑자기 앉고싶은 충동을 느끼였다. 그는 통역의 부축을 받아 몇걸음 걸어가서 돌의자에 앉았다.
적은 이나라의 국경을 개방할것을 요구하고있다. 쌀과 함께 《자유화바람》, 《자본주의바람》을 밀어넣으려고 한다. 쏘련이 어떻게 망했던가? 강대한 당, 강대한 인민, 강대한 군대가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어떻게 녹아났던가? 그렇다. 쌀과 제도를 바꾸지 않겠다고 하신 김정일동지의 말씀은 정당하였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그 말씀이 그렇게도 야조브에게 충격을 주었는가?
그는 벌써 몇달동안 조선에 머무르면서 조선인민이 사회주의를 자기들의 생명으로, 생활로, 여기는것을 보았다. 그들은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사회주의를 버리지 않으리라는것을 알았다. 수백수천만의 조선인민들의 주검을 밟지 않고서는 그 어떤 원쑤도 이 땅에 들어올수 없다는것을 명백히 느끼였다.
사회주의를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다는것은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고 온갖 힘을 다해 실천에 옮기고있는 확고한 의지였다.
그렇다면 지금 동일한 그 말씀을 들었을 때 무엇때문에 야조브는 그것을 전혀 뜻하지 않는 폭탄선언처럼 여겼는가? 단지 그가 바라던 고무적인 말씀이였기때문만인가?
아니였다, 그때문만은 아니였다. 야조브가 충격을 받은것은 그 말씀을 하신분이 바로 김정일동지이시기때문이였다.
지금 야조브는 평양교외의 돌의자에 앉아 조선반도유사시에 참전하게 되여있는 미8군과 미태평양함대의 무력을 눈앞에 그려보았다. 그것은 이전 원동군의 전략적경계대상이기도 했다. 쏘련의 해체로 원동군의 그 사명마저 없어진 조건에서 조선은 혼자서 그것을 담당해야 했다. 여기에 일본과 남조선 기타 다국적무력도 예견해야 한다. 조선이 적들의 새로운 도전에 대처한다는것은 바로 이 힘에 대처한다는것을 의미했다.
야조브는 조선방문의 첫 나날에 이 힘에 대처할 조선의 힘을 보았다. 금강산발전소건설장에서 보았다. 그것은 인민군대의 힘이였다.
(레닌과 쓰딸린…) 하고 야조브는 생각하였다. 그들의 이름이 오늘까지 유명한것은 그들에게 충실하였던 붉은군대가 볼쉐비크당과 쏘베트를 철저히 옹호하였기때문이다. 만약 공민전쟁과 2차세계대전에서 붉은군대가 승리하지 못하였더라면 레닌, 쓰딸린의 이름이 오늘까저 전해질수 있겠는가.
1991년 쏘련이 붕괴된것은 바로 붉은군대의 심장속에서 레닌과 쓰딸린의 이름을 지워버렸기때문이다. 그런데 인민군대안에서 《김일성-김정일》이라는 구호가 높이 울리고있으며 그들의 대오앞에는 최고사령관기가 힘차게 휘날리고있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 내려가자고 하십니다.》 통역의 목소리가 야조브의 생각을 중단시켰다. 저쪽에 홀로 서서 생각에 잠겨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 성큼성큼 다가오고계시였다.
《자 내려갑시다. 가는 길에 저기 불이 보이는 곳으로 가봅시다. 며칠전에도 불빛을 보았는데 밤에 자지 않고 무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벌써 온화한 표정으로 다정하게 말씀하시였다.
《예…》
그 목소리에 이끌리듯 야조브가 벌떡 일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