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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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당생활자료는 여러부로 복사되여 인민무력부문의 책임적인 장령들에게 배포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료원본을 서기실에 넘기면서 배포대상을 한사람한사람 찍어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리용하시는 응접실로 두사람의 장령이 들어섰다. 총정치국과 총참모부의 장령들인 오기철과 리국현이였다. 뒤따라 조선인민경비대 리길남장령과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인 리웅걸이 도착했다. 그들은 모두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자료사본을 받아본 사람들이였다. 그러나 리웅걸이를 내놓고는 그 누구도 이 부름이 그 자료와 관련되여있다는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자료를 가볍게 취급해서가 아니였다. 그들은 자료를 보는 순간 인민군대안에서 비록 신입병사 한명에게 한한 문제이지만 그러한 현상이 나타난데 대해 총정치국과 총참모부의 책임일군으로서 심한 죄책감을 느끼였고 최고사령관동지로부터 심려의 말씀이 있으리라고 보았다. 인민경비대를 관할하고있는 리길남장령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인민경비대도 어려운 공사를 맡아하고있으며 어느때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는것이였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보다 큰 문제, 최고사령관동지께 보고드리고 결론을 받아야 할 긴급하고도 무거운 문제들이 있었다. 이 부름이 없었더라도 이러한 문제로 하여 그들은 그이께 접견요청을 하였을것이였다.

사실 응접실의 문지방을 넘어서기전까지 그들은 부름을 받은것이 자기 혼자이며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자기 부문에서 제기된 긴급한 문제때문에 찾으신것으로 여기고 그 문제만을 줄곧 생각하고있었다.

그러한 문제는 매 사람에게서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그들은 곽무선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리로 떠나기까지의 짧은 시간에 많은 문건을 준비하였다. 례컨대 오기철장령이 준비해가지고온 서류철에는 적어도 몇가지 중요한 문건들이 들어있었다.

그중 한 문건은 전연지대에서 우리 군대에 대한 적들의 교란작전과 관련한 보고였다. 적들이 우리측 지역에 삐라를 비롯한 각종 유인물을 들여보낸다는것은 이미 놀라운 일이 아니였다. 놈들은 수십년동안 그 놀음을 계속해오고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더욱 발광적인 단계에 이르렀다.

놈들은 우리의 식량사정이 어렵다는것을 알고 식료품을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순수한 식료품이 아니였다. 사탕과 과자, 빵, 쌀, 고추장 등에 세균과 독성물질을 발라서 기구로 여기저기에 떨구었다. 피해를 본것은 우리 군인들이 아니라 그들이 방목하고있던 소들이였다. 덩지 큰 짐승이 그 자리에서 펑펑 쓰러지거나 며칠 지나서 네다리가 까드라들고 눈알이 튀여나오며 형체가 보기도 끔찍하게 돼가다가 죽어버리였다.

우리 군인들은 독뱀을 잡아족치듯 맛스러운 그 식료품을 보는 족족 발로 짓뭉개고 구뎅이를 파고 묻어버리던가 모아놓고 불을 질렀다. 어떤 병사는 격분한 나머지 화염방사기까지 휘둘러댔다. 그러자 놈들은 이번에는 독뱀을 수백, 수천마리씩 상자에 넣어 들여보냈다. 뱀이 지나간 자리에 있는 풀을 뜯어먹은 소들이 또 죽어넘어졌다. 독뱀에 방사성물질을 묻혀 들여보냈던것이다. 우리 군인들은 눈에 불이 일어 펄펄 뛰면서 독뱀을 찾는 족족 때려 잡아치웠다. 그러나 놈들은 집요하게 그 놀음을 계속하였다. 그들은 우리 군대를 정신적으로 말살하려다가 안되니 육체적으로 말살하려고 날뛰는것이였다.

며칠전에 있은 일이였다.

전연지대의 깊은 산중에서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들렸다. 순찰중에 있던 군인 하나가 그 소리를 쫓아가보니 이제 겨우 걸음마를 타기 시작한 어린 아이가 혼자서 겁에 질려 울고있었다. 어찌나 겁에 질려있었던지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있다가 순찰병을 보자 와락 안기며 품에 파고들었다. 순찰병은 어린애가 너무도 애처롭고 불쌍하여 전후사연을 따져볼 사이없이 병실로 안고왔다.

경각성높은 지휘관이 지난 밤에 공중에서 아이울음소리가 들렸던 사실을 상기하고 곧 화학병들을 불러 아이의 몸을 검측해보았다. 놈들이 락하산으로 떨군 아이는 방사능덩어리였다. 아이와 순찰병은 전문병원으로 후송되였다.

놈들이 우리 병사들의 인정을 약한 고리로 보고 흉계를 꾸민것이였다. 후안무치한 행위였다.

성미가 조용한 편인 오기철은 이 보고를 받고는 노발대발하여 책상을 쳤다.

《개놈들!》

그는 놈들의 이러한 행위를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인정하고 대응책을 취하기로 결심하였다. 지금 그의 서류철에는 그와 관련한 무력부대변인 담화초안도 들어있었다.

참모일군인 리국현은 긴급한 군사문제들을 가지고왔다. 그가 준비한것은 뉴욕에서 진행되고있는 경수로제공을 위한 실무회담의 지연은 우리에 대한 군사적압력의 일환임을 증명하는 자료, 미, 일, 남조선의 군사적결탁과 일본의 우리 나라에 대한 군사적개입가능성을 시사하는 자료, 금강산발전소건설에 추가로 부대들을 동원한것과 관련하여 전투서렬을 재정비한데 대한 보고 등이였다.

그는 이러한 보고를 서면으로 준비한외에 한가지 문제만은 구두로 직접 보고드리기로 하였다. 그것은 적들이 무인조종정찰기와 군사위성을 통한 우리 전연지대에 대한 정찰을 비상히 강화한 반면에 일체 군사적도발을 중지한데서 오는 분계선상의 이상한 정적이였다. 놈들이 저들무력의 실전배비상태를 고착시키고있다는 정찰국의 보고와 우리에 대한 교란작전으로 심리적압박을 계속하면서도 군사적도발만은 중지한것을 보면 그 어떤 결정적인 기회를 노리고있는것이 분명하였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는 이 문제를 오기철과 협의했으며 최고사령관동지께 직접 말씀 올리기로 작정하였다.

또한 그는 부모형제들이 식량난을 겪고있는것과 관련한 군인들의 반영도 구두로 보고드리기로 하였다. 부모형제들이 고통을 받고있는데 그들의 아들딸들인 병사들이 더 참을수 있는가! 병사들의 총은 막대기가 아니다! 그들은 적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수 없다고 윽윽거리고있었다.

오랜 군인인 리국현도 그들과 같은 심정이였다. 그는 그 자신이 보총을 틀어잡았던 병사시절의 혈기가 살아나서 참을수 없었다. 그 혈기대로 할수만 있다면 먼저 총성을 울려 전연지대의 숨막히는 고요를 깨뜨려버리고싶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과 충동을 활자로서는 다 표현할수 없는것이였다.

최고사령관동지의 부름을 받고오는 그에게 있어서 좀 특별한것이 있다면 전호진의 통보를 이미 그이께 서면으로 올렸다는 사실이였다. 그에 대한 결론을 받아야 하는것이다.

리길남이 가지고 온것은 금릉2동굴과 청류다리2단계, 평양-향산관광도로건설과 관련한 보고인가? 아니다. 한시가 바쁘게 보고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왔다. 그는 그 보고를 단독으로 보고해야 했다. 경비대가 이동작업에 나가있는 북부국경일대에서 밀출입자들을 단속했는데 그들속에 남조선《정보원》의 첩자들이 끼여있는것과 관련된 보고였다. 그 간첩들은 우리 혁명의 수뇌부를 노리고 기여든 놈들이였다. 이미 해당기관에 통보했지만 그는 이 문제를 그이께 직접 보고드릴 필요를 느꼈던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무력의 지도급 인물들인 오기철과 리국현, 리길남은 한 병사의 비정상적인 행위를 결코 소홀히 대하지는 않았지만 어깨에 실린 무거운 짐으로나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로는 보지 않고있었다.

그들 세사람은 응접실에 들어와서도 그리고 여기로 불리워온것이 자기 혼자만이 아니며 그리하여 이제 론의될 문제가 자기의 직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전체적인 의의를 가지는 문제라는것이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그 문제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가 리웅걸이 응접실로 들어왔을 때에야 그들은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했고 곽무선의 안내를 받아 들어온 심철범장령이 직속상관인 자기들에게 최고사령관동지의 부름을 받고 강원도현지에서 금방 올라왔다는 도착보고를 했을 때는 모든것을 명백히 짐작할수 있었다.

그 문제로구나! 세사람은 거의 동시에 이렇게 속으로 부르짖으며 생각을 한곬으로 몰기 시작했다.

이때 김정일동지께서도 집무실에서 홍경봉부총리와 마주앉아 그 문제를 생각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부총리로부터 전국적으로 진행한 식량실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계시였다.

그에 의하면 적들이 떠들어대는대로 나라에 식량위기가 닥쳐오고있음을 보여주었다. 주민들에 대한 식량공급량을 조절한다 해도 몇달이라는 공백이 생길수 있었다. 이것은 나라가 실시하고있는 가장 중요한 사회주의적시책인 식량공급제도를 위협할수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부총리로부터 보고를 받으신 첫 순간에 느끼신것은 자연재해는 1994년에도 있었다는 사실이였다. 단지 사람들이 피눈물속에서 그것을 느끼지 못했고 수령님을 잃고 비통한 나머지 다 여문 곡식이 침수되고 수확량이 엄청나게 준데 대하여 누구도 관심을 두지 못하였을뿐이였다.

수해는 이해에만 아니라 전해에도 전전해에도 있었다. 그러나 농사가 잘 안된것이 수해에만 기인된것은 아니였다.

그이께서는 이 순간 농업부문 지도일군들은 물론 농민들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시였다. 농촌에는 이미 이전의 《실농군》들이 없어졌다. 대부분 농민들은 작두도 모르고 소철 씌우는 법도 모른다.

땅도 더 늘어난것이 없고 농업인구는 이전보다 더 많아졌는데 왜 농사는 점점 못해지는가? 지금의 농민들은 뜨락또르와 비료가 없으면 농사를 못 짓는것으로 알고있다. 이들이 바로 새 세대 농민들이다. 바로 그들에게 문제가 있는것이다.

그렇다. 나라에 식량위기가 닥쳐오고 그것이 기아로 전환될 위험성이 조성된 그때 그이께서 크게 생각하신것은 적들이 박아놓은 한줌도 못되는 간첩무리가 아니였다. 미중앙정보국의 밀실에서 허리먼이 고문서를 들춰내여 첩자들의 이름을 뒤지면서 날뛰였지만 그이께서는 눈섭 하나 까딱하지 않으시였다. 군사분계선에서 벌리고있는 적들의 교란책동도 조선반도유사시에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막후교섭도 대화의 막뒤에서 전쟁의 기회만을 노리면서 폭풍전야와도 같은 인위적인 정적을 조성하고있는것도 결코 놀라운것은 아니였다.

세계가 물질문명을 자랑하던 20세기의 마지막년대들에 소금물에 통강냉이를 삶아먹으면서 우리 인민이 진행한 전대미문의 《고난의 행군》을 령도하시면서 김정일동지께서 믿으신것은 우리 인민과 그 아들딸들인 우리 군대였다.

군대와 그들의 부모이고 형제인 우리 인민은 결코 자기들의 생명이고 생활인 사회주의를 버리지 않을것이였다. 그들은 오늘의 고난이 아무리 어려워도 맞받아나갈것이며 견인불발의 의지력을 발휘할것이였다. 오늘의 《고난의 행군》은 적들과의 의지의 대결이였다. 의지만 있으면 살고 승리할수 있지만 의지를 잃으면 죽고 패망할수 있었다. 의지의 강자가 되자. 이것이 그이의 마음속의 웨침이였다.

그이께서는 군대와 인민의 의지를 믿으시였고 그 의지에 의거하여 승리할것임을 믿어의심치 않으시였다.

이해 첫날에 김동환대좌로부터 얼마나 큰 신심과 고무를 받으시였던가.

며칠전 김동환의 자료를 보고 그이께서는 다시금 확신하시였다. 혁명의 오랜 세대는 문제없었다. 문제는 새 세대에 있었다. 단련이 부족하고 우리의 혁명력사를 잘 모르는 그들속에서 오늘의 고난에 겁을 먹고 나약해지는 현상이 지금은 김동환의 아들 하나에게서 나타났지만 앞으로는 더 나타날수 있다.

또 그것은 군인들에게만 한한 문제가 아니였다.

그렇다고 놀라지는 않으시였다. 다만 이 사실을 중시하시였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의지력을 키워줄것인가?

지금 김정일동지께서는 홍경봉으로부터 나라에 조성된 어려운 식량형편에 대한 보고를 받으시면서도 미중앙정보국의 문건에 적혀있는 《북조선주민들은 더는 사회주의와 타협을 하지 않을것이다.》라는 구절을 되새기며 줄곧 그 생각을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응접실로 나오시면서 이렇게 첫말을 떼시였다.

《그래 생각들 해보았습니까? 동무들, 어떻게 하면 우리 군인들을 잘 키울수 있겠습니까?》

《…》

누구도 응대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가 그 자료때문에 자기들이 불리워왔다는것을 안 때로부터 이 자리에서 심려의 말씀을 듣게 되리라고 생각하고있었기때문에 그이께서 흔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으시자 안도의 숨부터 내쉬였다. 그러느라고 인차 대답을 드리지 못하였다. 다만 심철범만은 어리둥절한 상태에 있었다. 그는 방금전 곽무선으로부터 복사한 그 자료를 받았으나 한번 얼핏 읽어보았을뿐 구체적인 의미를 해석해보지 못하였다.

리웅걸은 긴 허리를 구부려 자세를 낮춘채 묵묵히 앉아있었다. 질문이 자기에게 떨어진것이 아님을 알고있었던것이다. 그는 지난밤 이 장령들보다 한발 앞서 그이를 만나 담화를 나누었다.

《사상은 저절로 유전되지 않습니다. 또 상속받을수도 없구요.》

이 말씀을 들으면서 장령들은 그이께서 자기들이 본 문건의 구절구절을 되뇌이신다는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이자신은 이 말씀을 하시면서 마음속으로 적들의 뇌까림을 되새기고계시였다.

김정일령도자는 다시는 전 세대와 같은 지지세력을 가지지 못할것이다. 여기에 김일성주석 사후의 그의 고민이 있는것이다.》

《교양해야 합니다! 어떻게?》

그이의 갑자기 높아진 목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그이께서는 돌연히 심철범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심철범동무, 들어봅시다. 거기 일을…》

그리고 그이께서는 일어서서 방 한가운데로 나서시더니 주단우를 거닐기 시작하시였다.

심철범은 보고했다. 그의 보고는 역시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였다. 대련합부대들과 군종, 병종사령부들에서 파견한 지원부대가 일에 달라붙기는 했으나 공사의 전진속도는 높지 못하며 그 원인이 붕락구간과 물주머니가 터지는 구간이 많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계와 기술수단들이 없는데 있다는것, 그렇지만 군인들은 0026호명령을 관철하기 위하여 희생적으로 투쟁하고있다는것을 말씀드리고 이미 보고한것이지만 19갱에서 김철종중대장과 몇명의 병사들이 영웅적으로 최후를 마친데 대하여 상기해드리였다. 그리고 여기로 올라오기전에 19갱에서 진행한 현장군정간부회의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고드렸다. 그는 이 보고를 드리면서 몹시 긴장했다. 그이께서 전호진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결심하시였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그는 우회에 대하여 아직도 못마땅해 하고있었다. 그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자기를 부르신것이 바로 그 문제때문이라는것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심철범은 군인들의 정신상태를 보고드리면서도 좀 주저하였다. 방금 본 그 자료가 그를 자신이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는 자료에서 이야기된 문제의 전사와 함께 온것이다.

바로 몇시간전 최고사령부 작전직일관은 전화로 그에게 최고사령부로 즉시 오되 관하구분대의 전사 김남철을 잊지 말고 데리고오라고 하였다. 심철범은 전혀 알지 못하는 그 전사의 소속이 어느 부대, 어느 중대인가고 물었으나 작전직일관은 모른다고 하였다. 심철범은 대렬부에 말하여 수만명 병사중에서 문제의 전사를 찾아내느라고 시간을 좀 지체하였다.

그의 차는 다급하게 달리였다. 그는 승용차의 뒤자리에 꼿꼿이 허리를 펴고 긴장하게 앉아있는 전사에게 몇마디 물어보았으나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였다. 전사 자신이 자기가 무슨 일로 최고사령부에 호출되였는지 전혀 모르고있었다. 거기에다가 어딘가 얼친 상태였다. 심철범은 무엇인가 짐작해보려고 집이며 부모에 대하여 두루 물어보았으나 왜서인지 전사는 우물우물할뿐이였다.

뜻밖에도 최고사령부에 도착하였을 때 심철범과 함께 전사도 당중앙위원회 청사로 안내되였다. 그 전사가 지금 대기실에서 기다리고있었다. 이제 그도 응접실로 불리워 들어와서 김정일동지앞에 서게 될것이였다. 심철범은 이미 그것을 느끼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나약한 그 전사를 만나게 되면 공사에 참가한 군인들의 정신상태가 좋다고 한 보고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하시겠는가?

심철범의 보고는 끝났다. 방안에는 침묵이 흘렀다.

《보시오!》 김정일동지께서 방 한가운데 멈춰서신채 침묵을 깨치시였다.

《공사장은 말그대로 의지의 시험장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공사를 적들과의 의지의 대결전으로 보고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조선의 의지, 조선의 정신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방안을 걷기 시작하시였다.

《그런데 공사에 참가하고있는 군인들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란말입니다. 인간이기때문에 힘들어하고 동요도 할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무서운것이 아니라 우리가 군인들을 의지의 강자로 키워내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서운것입니다. 그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이께서는 처음에 하신 질문을 되풀이하시였다. 사람들은 이번에도 자기들에게가 아니라 그이자신에게 하신것이라는것을 느끼였기때문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천천히 자리에 돌아가 앉으시였다. 그리고 앞탁에 깍지낀 팔을 대고 심철범을 바라보며 물으시였다.

《그래 데리고왔습니까?》

《옛!》

심철범의 목소리가 저으기 떨리였다. 그는 대답을 드리느라고 일어선채 그이의 다음 말씀을 기다리였다. 그러나 그이께서는 다음 말씀을 그에게가 아니라 좌중을 향하여 하시였다.

《나는 공사장에서 병사 한명을 불러왔습니다. 우리 그를 함께 만나봅시다. 심철범동무, 데려오시오.》

심철범은 놀라는듯 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엄숙해진듯 한 장령들의 눈길을 받으며 응접실의 출입문쪽으로 걸어갔다.

 

심철범이 대기실에 가슴을 두근거리며 앉아있는 전사를 데려오기까지는 불과 1분정도 걸리였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에 그는 가슴이 터질듯 한 흥분속에서 한생을 두고도 다하지 못할 많은 생각을 하였다. 처음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것은 숭고하고 거룩한 감정이였다. 최고사령관동지와 같으신 세계적인 명장이 일개의 병사를 만나주시는것이다. 그것도 전호가나 야전지휘소가 아니라 집무실에서였다. 심철범은 이 감정이 어찌나 세차고 격렬했던지 숨이 턱에 닿아서 발이 어떻게 놓이는지도 몰랐다.

대기실에 들어가 전사를 보자 그는 분노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최고사령관동지께 심려를 드린 락오자에 대한 증오였다. 그러나 이 증오는 전사를 그이앞에 내세우기 위해 혁띠를 꽉 조여주고 바지춤에 들어간 군복상의의 주름을 바로 잡아주면서 갑자기 사랑의 감정으로 변했다. 심철범은 이 순간 그의 친아버지가 된 자신을 의식하였던것이다. 그는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못난 자식이 또 무슨 걱정을 드리지 않을가?

항용 부모들은 시험장 같은데로 자식을 데리고가면서 우점보다 결함을 더 보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눈먼 사랑이 아니라 참된 사랑이였다. 지금 심철범은 남철이를 최고사령관동지앞에 내세우면서 그러한 감정을 느끼였다. 그래서 불안했다. 자료를 통해서 그가 집에서 쫓겨난데 대해서는 알고있었다. 그러나 그후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자기 아버지앞에서처럼 최고사령관동지앞에서도 망탕 아무말이나 하지 않겠는가?

이때 집무실에 앉아 전사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있는 오기철이나 리국현, 리길남은 물론 당중앙위원회 리웅걸이까지도 심철범과 같은 불안에 잠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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