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불멸의 력사》

 

                    장 편 소 설

 

 

 

박    윤

 

 

( 제 35 회 )

 

제   5  장

 

전선중부 포천의 동북쪽 장암리에 자리잡고있는 미9군단사령부에 급히 들어선 정일권중장은 그만 얼굴을 찌프리고말았다. 루빈 젠킨스중장이 벌써 밴플리트대장과 함께 미7사의 전방지휘소로 떠났다는것이다.

《언제 떠났소?》

정일권은 군당장방에 앉아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고있는 콜대좌를 마뜩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아침에 출발했습니다.》

어정쩡해서 일어난 콜대좌는 배포유한 자세다.

정일권은 미간을 모았다.

《대좌, 당신은 군단장각하에게 우리 2군단의 급한 정황을 알려드렸소? 화력지원말이요. 당신이 전화를 받지 않았소.》

《중장님, 정확히 전달했습니다. 마침 그때 각하는 밴플리트대장과 조찬석상에 계셔서 나오는 즉시로 보고했습니다.》

콜대좌는 억울하다는듯 두팔을 벌려보인다.

정일권은 조찬소리에 성이 독같이 나서 대좌를 노려보다가 팩 돌아섰다.

(흥… 빌어먹을! 조찬이란 말이지… 영국공작인가? 이들이 진짜 전쟁형세를 변화시킨다는 큰 공세를 하긴 하는 잡도린가… 제기랄, 이건 강건너 불보기가 아닌가…)

기분이 잡쳐 방을 나서던 정일권은 손에 위스키병을 든 베키양과 부딪칠번 했다.

《아이, 중장님. 군단장으로 진급하시고도 수염을 뻑 쓸어요?》

《?!…》

《오늘 저녁 절 초대하세요. 녀자의 신선한 아름다움을 드리죠.》

밉다면 깨꼬한다고 정일권은 불쑥 그 녀자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다.

《아가씨, 난 지금 바쁘오. 실없는 소리할새가 없어!…》

《피ㅡ》

베키는 입을 삐쭉 내밀고 돌아서더니 큰 엉치를 흔들며 콜대좌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정일권은 악에 받쳐 급히 미9군단지휘부를 빠져나와 유개를 벗긴 찦차에 올랐다.

그는 진성신중령을 시답지 않게 쏘아보았다.

《부관, 빨리 미7사 전방지휘소로 가자.》

《알았습니다, 중장님.》

아침부터 군단장의 뒤틀린 심사때문에 간이 콩알만 하여 안절부절 못하던 중령은 몸을 도사리고 운전사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정일권은 끝이 날카로운 별 3개가 박힌 철갑모를 눈두덩까지 푹 내려쓰고 《철의 삼각지대》쪽으로 난 행길을 바라보았다.

포탄을 만재한 군용화물차들이 꼬리를 물었다.

찦차는 그 틈새기에 끼여 겨우 움직이고있다.

첫순간의 울분과 열기가 식어버리자 어쩐지 꿈만 한 생각이 든다. 정일권은 입술을 감빨았다.

(제길, 그렇다면 될대로 되라.… 결국은 이 요란한 10월공세라는것도 그식이 장식이다.…

벌써 나흘이 지났지만 전반전선은 오히려 밀리우고있지 않는가. 그래도 나의 군단의 2사는 제인 러쎌 린접계선에서 돌바위릉선까지 진공했다. 만약 야포의 지원만 더 받았다면?…)

정일권은 다시 치솟는 격분을 누를길 없어 담배곽을 꺼내들었다. 그는 담배를 집으려다가 그냥 도로 군복주머니에 쓸어넣고말았다.

눈치빠르게 라이타를 쳐들었던 진성신중령의 손길도 굳어지고만다.

그 담배는 이틀전 정일권중장의 전투성과를 축하하여 리승만《대통령》이 준것이였다. 진도에서 새 공세소식을 얻어듣고 급히 날아온 리승만은 자못 감동되여 정일권의 가슴에 훈장까지 달아주며 등을 두드려댔다.

《내가 그래서 정장군을 아꼈고 중히 쓰려고 기다린거야.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클라크대장도 내게 전화를 걸어왔댔네. 정군이 미군의 수범이라는거야.

우리 국군이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었어. 충무공의 뒤를 이어 화랑도정신을 떨쳤거든. 정전담판에 신경이 가있는 미군부의 허튼 열을 식혔단말이야.

이걸 피우라구. 워싱톤에서 아이젠하워씨가 특별히 보내온거야. 쳐칠씨도 이걸 애연한다더군.…》

물론 영어가 마구 뒤섞인 리승만의 말을 알아듣는건 정일권 혼자뿐이였다.

정일권은 허구픈 생각이 들었다. 2사의 1제대들이 중공군과 북조선군의 린접으로 쐐기쳐 들어가긴 했으나 그건 사실 전술적으로 볼 때 사면초가의 함정이 될수도 있는 곳이였다.

이것이 과연 전과로 될것인가?

미9군단의 작전지시를 받아야 하는 정일권으로서는 지금 호미난방격이 되였다.

《금화공세》를 시작한 10월 14일은 장엄하였다.

출발은 화려하였다.

미9군단의 16개의 포병대대와 비행대가 오성산 상감령일대에 포폭화력을 들씌우고 3.7㎢밖에 안되는 《제인 러쎌》지역에만도 수십만발의 류탄을 날렸다.

선제타격이 끝나자 금화 동북쪽 4km를 기본으로 상감령으로부터 평강 남쪽 상가산까지 20km전선에서 공격이 개시되였다.

그런데 젠킨스중장은 본래의 작전계획을 변경시켜 정일권군단의 왼쪽 익측에서 진격하는 웨인 스미스소장의 미군 7사전방에만 포사격을 집중시킬뿐 남조선군 2군단의 2사에 대해서는 맨주먹으로 해대라는 식이다. 몇달전까지 정일권이 애착을 가지고 직접 지휘한 사단이다. 17련대장 반석균대령과 37련대장 김재명대령은 팔에 붕대를 감은채 직접 정일권을 찾아와 불만을 토했다.

《군단장님, 이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우리 국군을 무엇으로 아는겁니까? 군단장님이 품들여 키운 우리 사단이 전멸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왜 지원사격이 중지되고 중땅크들은 미군 7사쪽으로만 다 몰켜갑니까?…》

반석균대령의 절규에 김재명도 눈을 번뜩였다.

《중장님, 우리 련대는 그와 반대의 피해를 보았습니다. 미군 7사와 린접한 련대는 간고한 혈전을 치르며 597.9고지에 붙었다가 미군포병대의 근접사격에 오히려 1제대가 얻어맞았습니다.

이거야 어디 억울해서 견디겠습니까. 우리가 애써 열어놓은 진격로를 따라 이제 저 스미스소장네가 597.9고지를 점령할것입니다.》

정일권이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줄수 있단 말인가?

그의 수중에는 단 한문의 예포도 없었던것이다.

그는 두 장교를 일으켜세우며 비분강개한 어조로 부르짖을수밖에 없었다.

《제군들, 진정하게. 이 전쟁에서 미군이야 손님격이 아닌가. 주객이 바뀔수는 없어. 자네들이야 내 심정을 너무나 잘 알지 않나?…》

《군단장님, 너무 분해서 그럽니다. 피끓는 저 끌끌한 우리 젊은 용사들이 속절없이 쓰러지니…》

반석균이 가슴을 치며 눈물을 뿌렸다.

정일권은 제딴으로 그들을 진정시키려 했다.

《친구들, 우리는 함께 이 전쟁의 피의 언덕들을 넘어왔지. 초전의 좌절과 당혹감도 같이 겪었고 저 압록강을 눈앞에 둔 영광스러운 진격도 했었지.

채병덕과 워커도 잃고…

군들에게 내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면 우리에게는 이 전선을 주동적으로 이끌만 한 군통수가 없어 요모양 요꼴인거야. 그런대로 악을 쓰며 국부를 따를수밖에…》

어쩌면 그것은 자기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김재명이 눈물을 흘리며 제 가슴을 탕탕 쳤다.

《중장님, 이 한국에 그렇게도 인걸이 없어요? 왜 저 양놈들에게 작전권을 넘겨줍니까? 우리 한국인은 허수아비로 압니까. 충무공의 후예들을… 복통이 터집니다.

북은 중공군이 들어왔대도 군최고사령부도 그렇고 정전담판 수석대표도 다 제 사람인데 최홍희군단장님 말을 들으니까 우리 대표란건 수석대표 해리슨에게 의견도 못내놓는답니다.》

쓰거운것이 가슴속에 치밀어오른다.

《오죽했으면 거기 말석에 앉았던 최덕신장성까지 침을 뱉고 돌아섰겠습니까?…》

《아, 어디에다 이 분통을 터쳐야 합니까?》

두 대령의 울부짖음앞에 정일권이 무슨 뾰족한 대답을 줄수 있단 말인가. 그역시 같은 중장이지만 젠킨스에게 소속되여 미군 사단장급대우도 못받고있는 주제에…

정일권은 이 전쟁에 림하는 미군장령들의 태도와 본심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다. 그들에게는 전쟁터도 하나의 주식시장이였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눈부신 립신양명의 길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급작스레 부유해질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언젠가 정일권이 미9군단 부사령관시절 젠킨스중장과 함께 포천시내를 지나다가 큰 느티나무밑에 둘러앉아 수업을 받는 어린 소녀들과 마주친 일이 있었다.

《중장, 저들이 왜 밖에서 공부하오?》

정일권은 안경낀 늙수그레한 로교원의 뒤 페허로 된 집터를 쓸쓸한 눈길로 일별하였다.

《폭격에 학교를 잃고 나앉았지요.》

《인민군의 폭격에?…》

《…》

정일권은 젠킨스앞에서 진실을 말할수가 없었다.

북조선군의 폭격기들은 군사대상물외에 폭탄을 떨구는 일이 없다. 그럴수밖에, 동족이 아닌가.

사실은 지난해 말 미군비행기들의 폭격에 학교가 없어졌다. 오폭이였는가? 아니면 전선가까이 있었기에 곁불로 얻어맞았는가?…

정일권이 침묵하자 루빈 젠킨스씨의 얼굴에 분격한 표정이 떠올랐다.

《이건 정말 통탄할 일이요. 저 어린 소녀들에게 폭탄을 퍼붓다니… 나의 딸 젠니가 생각나누만…》

젠킨스중장은 불시에 낯색을 흐리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다음날부터 젠킨스는 짬만 있으면 포천주변의 울창한 수림을 누비며 여우사냥을 다녔다. 이 고장에는 붉은 밤빛이 나는 토종여우들이 많았다.

등이 붉누르스름하고 배와 목, 꼬리끝, 귀안쪽이 흰 이놈들은 꼬리가 길고 그 밑부분에는 역한 냄새를 내보내는 지독한 홍문샘이 있다.

젠킨스는 가끔 부사령관이였던 정일권과 베키양, 콜대좌까지 뒤에 달고 포천일대의 수림, 풀숲, 돌각담, 언덕진 곳들을 뒤져 여우를 잡았다.

털가죽이 매우 비싼 여우들을 많이 잡아 그것으로 돈을 마련하여 그 《인민군폭격》에 쫓겨난 소녀들에게 교사를 마련해준다는것이다.

그 말에 한때는 정일권이도 감동됐고 부친이 부산일대에서 실업계를 거머쥐고있는 부관 진성신을 젠킨스의 개인련락장교로 붙여주기도 했다. 미9군단사령부직속 장교들까지 떨쳐나서서 몇달어간에 근 700마리의 여우를 잡았다. 포천일대의 여우들은 된코에 걸려들었다. 후각이 발달된 이 여우들은 전선지대의 폭격과 탄우속에서도 단 한마리 그저 죽은 일이 없었건만…

그런데 진성신의 손을 거쳐 나간 여우털들이 교사가 되였는가?

젠킨스는 그저 말로써 정일권을 감동시켰을뿐이였다. 정일권은 밑천이 밭은 하층출신의 젠킨스를 저으기 동정하고있었던만큼 불만을 가질 생각도 없었다. 젠킨스같은 류의 장령이 그래 그런 조그마한 리익마저 없다면 이 살벌한 전선에 무엇때문에 온단 말인가. 밴플리트나 클라크는 어떤지 몰라도 미국인들에게는 정신적리념이라는것이 심히 부족한것만도 사실이다. 소녀들은 여전히 늙은 선생과 함께 단풍이 들기 시작한 느티나무아래서 수업을 계속하고있었다.…

포탄수송차들은 갈림길을 벗어나자 사라져버렸다.

정일권은 한숨을 내쉬였다.

(이번 10월공세의 성과도 막연한 희망뿐이다. 클라크대장이나 국부님께나 사활적일뿐. 저 젠킨스따위들이 몸을 사리며 겉으로만 악악하며 잔꾀를 부리는데… 이 정일권이는 꼼짝못하고 그들의 하수인, 북조선군 선동원들의 말대로 총알받이신세인가?…)

전방지휘소에서는 의외에도 밴플리트대장이 두팔을 벌려 껴안으며 정일권을 반겼다.

《정중장, 당신은 우리 전선의 몰트케요. 성공이야! 보라구, 당신네 2사가 저 릉선을 압박하여 전과를 내는 사이 스미스소장이 제인 러쎌 (597.9)고지를 함락했소.

<철의 삼각지대>에 큰 돌파구가 생겼단 말이요!》

《그게 사실입니까?》

정일권은 흥분하여 울적하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

《보시오. 중장, 난 당신에게 사의를 표하고싶소. 당신의 장병들은 정말 용감하오. 다른 한국군들과는 또 달라!》

정일권은 쌍안경으로 금화방어선의 오성산앞 삼각고지군을 바라보았다.

묘하게도 《철의 삼각지대》의 중심에 또 삼각고지군이라는게 있다. 력학적견지에서 볼 때 정삼각형이 가장 안전한데서 북조선군은 군사지형적으로 이 점을 리용했는지도 모른다.

597.9고지 정점에서 진지를 굴설하는 미군병사들과 까츄샤병들의 후줄근한 모습이 눈에 안겨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중공군이 그렇게 쉽게 삼각고지군의 주요고지를 스미스소장에게 내주다니…)

《정중장, 난 클라크사령관에게 우리의 전과를 보고했소. 비록 며칠이라는 작전기일이 걸려 주요고지 하나를 쟁탈했지만 이번 10월공세에서 이건 의미가 깊어. <철의 삼각지대>에 돌파구를 열었단 말이요. 각하는 곧 전선을 돌아보겠다고 쾌재를 올렸소. 당신네 2군단에 대해서도 만족을 표시했소.》

《귀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정일권은 군화를 신은채로 가려운 발바닥을 긁는 느낌이였으나 례의를 지키지 않을수 없었다.

당직장교의 뒤를 따라 젠킨스중장이 전방지휘소밑의 엄페부로 들어가는것과 때를 같이하여 둔중한 포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미군의 포사격소리와는 전혀 다른 지심을 흔드는것 같은 장중한 포성이였다.

밴플리트는 흠칫 놀라 쌍안경을 쳐들었다.

《무슨 포소리요?》

정일권은 전방을 살펴보았다. 포성은 597.9고지의 북산린접쪽에서 들려온다. 불기둥과 흙먼지, 포연으로 하여 삼각고지군은 아예 재빛폭운속에 잠겨들고말았다. 정일권은 이를 악물었다. 그곳은 그가 그토록 불안하여 젠킨스에게 화력지원을 요청했던 그의 군단 2사 1제대가 오도가도 못하고있는 상감령앞 린접지대였던것이다. 행운의 신이 아니라 죽음의 검은 마녀가 들이덮쳤다.

《귀하, 이건 중공군의 포사격소리가 아닙니다.》

《그럼 이건 무슨 마른 벼락이요?》

밴플리트대장의 눈에 의아한 빛이 얼핏 지나갔다.

정일권의 눈가에도 불안이 어렸다.

《북조선군이 가지고있는 대구경포들입니다. 한개 사포군이 넘을것 같군요.》

쌍안경을 든 밴플리트의 손이 가볍게 떨렸다.

《597.9고지에서는 아직 미군병사들이 방어진지를 채 굴설하지 못했소.》

《?!…》

정일권은 또다시 울분을 느꼈다. 한지나 다름없는 상감령앞의 들판에 전호도 없이 공격서렬로 엎디여있는 자기 병사들의 생사같은건 이 미군 로병의 안중에 전혀 없었던것이다.

젠킨스중장이 전신지를 들고 나타났다.

《대장각하, 대단히 유감스러운 불쾌한 소식입니다.》

《뭐요?》

밴플리트의 얼굴은 완전히 일그러져버렸다.

《미 16군단의 수백척 상륙정들이 저 통천앞바다에서 섬멸되였습니다. 북조선군 72군단의 사이껭장령에게… 지상공격과 배합한 상륙작전은 의미를 상실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일권이 아연해진 눈길을 돌렸다.

밴플리트는 덤덤히 말이 없다가 다시 쌍안경을 들었다.

《젠킨스, 그건 문제가 아니요. 지금은… 우리 8군의 보존이야. 당신은 저 죽음의 포소리가 들리지 않소?…》

미16군단역시 밴플리트의 안중에는 없었다. 제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하지 않는가?

갑자기 엄페부쪽에서 가벼운 소요가 일더니 사색이 된 미8군 부참모장이 급히 달려나왔다. 허우대가 큰 소장은 잔뜩 목을 움츠리고 젠킨스를 얼핏 스쳐보고나서 밴플리트대장에게로 곧추 다가갔다.

《대장각하, 전선동부의 인민군주력부대들도 도처에서 반공격을 개시했습니다. 통보에 의하면 북조선군이 전선동부에 무력을 집중하는것으로 보아 우리의 전략적지탱점들을 노리는게 분명하다고 합니다.》

《?!…》

밴플리트는 팔짱을 낀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젠킨스가 두사람을 치여보며 화이바모를 벗어제꼈다.

《각하, 전선익측을 강화하지 못하면 우리 지배적고지들을 다 잃게 됩니다. 이 포천지역이 중공군과 인민군의 짬새기에 끼우게 되고 대구경포들의 화력권안에 들게 됩니다.

<철의 삼각지대>돌파는 오히려 함정이 되고 전선에 반대로 적의 돌파구가 열릴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명은 더 필요없소.… 익측의 방어선은 견고하지 않소?》

밴플리트가 침울한 어조로 물었다.

《그건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인민군 73, 71군단이 력량을 집중하면… 우린 이 <철의 삼각지대>에 모든 력량을 집중하지 않았습니까.》

《알겠소.… 젠킨스, 부득불 미군 2개 사단을 빨리 동쪽으로 돌려야 할것 같소.…》

정일권은 한숨을 내쉬였다. 해가 지기 시작했다. 폭연이 흐르는 회백색하늘로 검은 태양이 사라져가고있다.

정일권은 눈을 크게 떴다.

지는 해는 분명 검게 보였다.

그것은 을씨년스러웠다. 정일권은 몸서리를 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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