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8 회)
제 12 장
평양성에 갇히운 이리떼 2 그후 어느날 이른새벽 자욱한 안개속으로 가뜬한 몸차림을 한 100여명의 왜군이 가만히 칠성문을 빠져나가 룡악산쪽으로 달려갔다. 직접 소서비자신이 선발한 악종 사무라이떼를 몰고 나갔던것이다. 그는 졸개들의 칼끝, 총끝이 무디여질세라 술까지 퍼먹여가지고 떠났다. 소금을 강탈하러 떠난것이였다. 그 새벽 이 이리떼는 룡악이마을을 갑자기 포위하고 늙은이건 갓난아이건 임신부건 환자건 모조리 총칼로 난탕을 쳤다. 마을사람들이 한되박의 소금조차도 내놓지 않는데 악이 받쳤던것이다. 놈들은 밤나무가지들에 죽인 사람들을 달아매놓고 그옆에 《야마도명장
소서비》라고 쓴 큼직한 글발을 내걸었다. 앞으로 그 이름만 듣고도 조선백성들이 벌벌 떨라고 그렇게 했던것이리라. 소서비는 묶어놓은 10여명의 마을사람들앞에서 왜검자루를 탁 치며 호통을 쳤다. 《세상은 바뀌여졌다. 너희 나라는 이제는 없다. 항복하라. 그것만이 살길이다. 우리는 너그럽다. 내 검앞에 무릎을 꿇으면 평양성안으로
들어가서 잘살게 해주겠다. 보라! 우리는 이 마을에 불도 지르지 않았다.》 그러더니 제법 큰 도량이라도 보이려는듯 졸병에게 묶은것을 풀어주라고 했다. 묶이운것이 풀리운 순간 갑자기 한 젊은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어 소서비의 동가슴에 머리받이를 하며 웨쳤다. 《이 섬오랑캐놈아! 눈깔을 똑똑히 뜨고 조선사람을 보라.》 보통놈같으면 그 이름난 평양머리받이에 뒤로 벌렁 나자빠졌으련만 소서비놈은 끄떡도 않고 장검을 쑥 빼여들더니 젊은이의 목을 내리쳤다.
그리고는 《이래도?》하고 어깨를 추켜올리는데 《이놈아!》하고 고함을 치며 나머지 10여명이 일시에 달려들었다. 손에손에 몽둥이와 돌멩이들이 들려져있었다. 실로 제 나라 왜국에서는 보지도 못하고 생각지도 못하던 일이였다. 소서비는 이 뜻밖의 일에 잠간 뒤로 주춤 물러섰다가 《칙쇼!》소리와 함께 눈이 뒤집혀 왜검을 휘둘러댔다. 순간 처참한 참상이 밤나무밑에 또 벌어졌다. 그러나 그놈앞에서 머리를 돌려대고 죽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육중한 소서비의 온몸에 오싹 닭의 살이 돋았다. 《이게 무슨 놈의 나라냐? 감히 내앞에서…》 놈은 신음소리처럼 이렇게 지껄이더니 미친듯이 웨쳤다. 《불을 지르라!》 룡악의 70여호 오붓하던 마을이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놈들은 략탈한것들을 둘쳐메고 말에 실었다. 평양성에서 나온 피난민들에게 간을 감추라는 말을 듣고 마을사람들이 깊숙이 건사했던 간장, 된장을 들추어내여 무명필들에 즐벅하게 버무려가지고
마을을 떠났다. 그러나 마을을 얼마 벗어나지 못했을 때 노호하는 함성이 터져올랐다. 《웬놈들이냐?》 소서비의 물음에 통역관이 알려주었다. 《조선의 명장 김응서의 군사올시다.》 《그가 함께 오는가?》 《요즘 그 장수는 이곳에 없다는 말을 들었소이다.》 《분할시고…》 제법 허세를 부리던 소서비는 졸병들속에서 칼에 맞고 화살에 맞는 비명소리가 들리자 안개속을 뚫고 달리며 뇌까렸다. 《김응서 이놈, 어디 두고보자.》 꽁무니에 불이 달린 왜적들이 헐떡이며 가루개근방에까지 왔을 때였다. 이번에는 중의적삼에 수건을 질끈질끈 동인 백성들이 칼과 활, 돌멩이, 도끼, 몽둥이들을 들고 덤벼들었다. 더 큰 혼란이 왜병대렬에 일어나고 아우성이 터졌다. 미처 조총에 불을 달 짬도 주지 않았다. 《이건 또 웬놈들이냐?》 《평양의병들이올시다.》 소서비가 머리를 기웃하는데 씽 소리를 내며 화살이 날아와 귀전을 스쳐지나갔다. 그가 화닥닥 뛰기 시작하자 졸병들이 와 몰리는데 앞쪽,
뒤쪽에서 조선의 관군과 의병들이 달려들었다. 항복은 고사하고 겹겹이 둘러싸며 덤벼드는 그들앞에서 황소힘도 맥을 못쓰게 된 소서비는 칠성문쪽으로는 감히 갈념도 못하고 보통벌로 선참
내뛰였다. 그가 보통문앞에서 데리고갔던 놈들을 수습해보니 거의 절반이 없어지고 된장, 간장에 절궈가지고 오던 명주필, 무명필도 온데간데 없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돼먹은 놈의 족속이냐?》 장검을 빼든 소서비는 옆에 선 굵은 버드나무를 가로 내리찍었다. 칼에 맞은 버드나무가 쿵하고 앉은방아를 찧었다. 그 일이 있은 다음부터 소서비는 10만석 군량미를 퍼내여 담근 술독에만 빠져있었다. 그후부터 왜병들은 감히 덥석덥석 성문밖을 나들지 못하였다. 더우기 밤중과 새벽녘이면 어데서 날아오는것인지도 모를 화살에 순찰병놈들이
목줄대기를 꿰질리워 거꾸러지고 모가지 없어진 놈, 검과 옷을 빼앗긴 벌거숭이놈들이 꼬리를 물고 생겨서 왜병들은 가슴들이 오그라져있었다. 그래서
쌍을 지어다니는 순찰병놈들까지도 서로 앞에 서려고 하지 않아서 제놈들끼리 칼싸움질까지 벌리군 했다. 그런가 하면 가끔 성벽우에 난데없는 불꾸레미가 불쑥 솟아올라 두서너바퀴 허공을 휘휘 돌다가 놈들의 군막우와 화약고, 군기고에 떨어지는 바람에
놈들의 간담은 더욱 서늘해졌다. 그래서 한놈이 대동강물지게군총각을 붙들고 물어본 일이 있었는데 그 총각의 대답이 가관이다. 《우리 평양성안에 그쯤한 활군들과 명검술들은 얼마든지 있수다. 성벽따위 날아넘는것쯤은 말할것도 없고 저 모란봉의 밀덕 꼭대기에도 훌쩍훌쩍
뛰여오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웨다. 이제 그들이 대동문꼭대기에도 뛰여오를수 있수다.》라고 했다. 그바람에 놈들은 대낮에도 몇번씩이나 대동문우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다니군 했다. 사실 평양8장사라고 불리우던 사람들이 모두 그런 용력을 가진 사람들이여서 물지게군총각도 그들을 생각하며 왜놈들을 놀래우느라고 좀 과장을
해서 한 말이였던것이다. 그바람에 왜병들은 고아댔다. 《우리는 포위되였다. 앞도 막히고 뒤도 막히고 량옆구리도 다 막혔다. 성문밖의 백성은 모두가 조선의 장수들과 의병들이고 모두가
조선군사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항복하는 백성이 없는 나라의 빈 성만 지키고있는것이 아닌가? 우리는 이 성의 주인인게 아니라 이 성에 갇히운 죄수신세가
되였다.》 고니시는 허우적거리는 심정으로 련광정을 내려 장경문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를 받들고다니는 시동아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도노사마(상관에 대한 존칭), 말을 타시지 않겠소이까?》 《일없다.》 고니시는 내쏘듯 한마디 하고는 뚜벅뚜벅 걸었다. 시동아이의 계집애처럼 곱살하게 생긴 얼굴에 보조개가 패워졌다. 풍치좋은 모란봉구경을 한번 가보자더니 오늘에야 가자는게로구나, 덕분에 나도
한번 올라가보자 하고 생각한 그였다. 장마비물에 질척거리고 길들은 썩어서 숨죽은 물웅뎅이들같았다. 고니시는 장경문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큰 기와집 기둥들과 대들보 그리고 모란봉의 아름드리나무들을 찍어다가 을밀대쪽에서부터 파내려온
곡굴(참호)앞에서 누렇게 황이 든 왜병들의 신음소리, 고함소리가 들렸다. 우글거리는 쉬파리떼속에서 중병을 치르고 난것 같은 놈, 대가리를 싸맨
놈, 다리를 저는 놈, 그런중에서도 빈 담배대를 뻑뻑 빠는 놈, 칼부림질을 하는 놈… 뒤죽박죽이였다. 마지막으로 눈을 흡뜨고 림종을 하며 저를 쏘아보는 해골같은 졸병앞에서 고니시는 저도모르게 흠칠 걸음을 멈추었다. (저 죽지부러진 도깨비들을 데리고 내가 지금 어떤 함정속에 빠져있는가?) 고니시는 약이 올라 입술을 앙다무는데 시동아이놈이 고해바쳤다. 《동대원에서 그날밤 조선군사들에게 칼맞은 사람들이오이다. 소금때문에 날마다 칼부림질까지 하고있소이다.》 《음…》 고니시의 이마살이 잔뜩 찌프려지는데 말을 탄 전령병 한놈이 다급히 달려오더니 고니시에게 보고를 했다. 《도노! 소금을 구하려 대동강쪽으로 나갔던 우리 군사들이 이번엔 조선수군들에게 몽땅 녹아났소이다.》 고니시의 활촉눈섭이 꼿꼿이 올라갔다. 그는 칼자루를 꽉 틀어잡았다. 며칠전에도 성문밖으로 소금때문에 나갔던 습격조 10여명이 조선의병들에게 거의 멸살되고 불과 몇놈밖에 살아오지 못했던것이다. 그런데다가 소금에 환장이 된 놈들은 허리에 찼던 왜검을 떼주고서야 소금 한옹큼을 얻었다는 이야기며 또 어떤 놈은 금붙이까지 내주면서 소금과
바꾸려 했지만 끝내 바꾸지 못했다는 이야기들이 다시 생각났다. (음, 소금을 황금과도 안바꿔주는 백성이라…) 고니시는 신음소리를 냈다. 《아, 시오(소금), 시오! 그래 한옹큼의 시오도 이 성안에는 없단 말인가?》 고니시는 중얼거리며 굳어진듯 발길을 못뗐다. 나비수염을 푸들거리는 고니시를 지켜보던 시동아이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어리였다. 모란봉구경이 개판이 됐구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고니시의 눈앞에는 소금에 게걸이 들어 쩝쩝거리며 소금을 내라고 아우성치는 놈, 소금을 못먹어서 얼굴이 팅팅 부어 너부러지는 놈, 야맹증에
걸려 비실대는 놈들의 모습이 무데기로 얼른거렸다. 이렇게 조금만 더 둬두면 부작 안타는 도깨비모양이 되여 그놈들이 무슨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그런데 소금이 들어올 길까지 다 막혀버리게 된다면?) 고니시는 눈앞이 아찔해졌다. 순간 그는 소금, 그것은 지금 왜군에게 있어서 피라는 생각이 들어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렇게 군사에게 소금이 피와도 같은것인줄은 미처 몰랐었다. 그보다도 평양사람들이 이렇게 간을 싹 없애치워놓고 갈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던 그였다. 조선백성들이 예로부터 청야전술을 잘 쓴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평양사람들의 소금청야전술에 제가 걸릴줄은 몰랐던것이다. 그렇다. 고니시는 10만석의 쌀을 보고 너털웃음을 쳤지만 평양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이 간직된 그 멸적의 불길은 보지 못했던것이다. 쌀벌레가 아닌 이상 사람이 맨쌀만 먹고는 못사는 법이다. 조정대신들과 도원수는 10만석을 두어둔채 뛰였지만 평양백성들은 쓸어든 왜적이 간을
못먹어서 누렇게 뜨고 오갈이 들어 걷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게 만들 생각을 했던것이다. 그러기에 평양성사람들은 성을 비워놓고 피난을 가면서 대동강부두가에 있는 염창(소금고간)들의 소금을 몽땅 대동강물속에 처박고 집집마다의
된장, 간장독들도 모조리 깨놓아서 평양성안 길바닥은 온통 간장탕수가 나서 검붉어졌다. 《아주머니, 아깝지만 이 독을 깹시다.》 앞장선 평양8장사들을 위시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면 《암, 깨야지요. 우리가 뭐 왜놈 먹이자구 담근 장인가요.》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닦고 자기 손으로 윤기나게 닦아놓던 열말, 스무말들이 장독을 깨는 녀인들은 모두다 도끼자루를 둘러메고 나선 평양의
녀장수들이기도 했다. 그속에는 물지게군총각도 그 아버지도 총각이 못잊어하는 이웃에 살던 처녀 모란이와 그 아버지도 있었다. 그들은 마지막까지 성안의 간장, 소금을 없애는 일을 하다가 시간을 놓쳐서 왜놈에게 모두 잡혔는데 그날 얼굴도 눈도 동그란 처녀 모란이는
총각에게 《죽지 말라요!》 소리를 치며 자기 주인인 큰 장사군 김명립이네 집으로 다시 끌려가고 총각은 《나는 안죽어!》하고 소리를 쳐주며
아버지랑 모란이 아버지 강억만아저씨와 함께 왜놈총끝에 밀려 사창골 빈집들에 갇히운것이다. 총각과 모란이는 대동강 쪽배우에서 이웃하여 자란 동무였다. 대동강 사나운 물에 어머니들을 잃고 아버지들의 손에 자란 두 총각, 처녀는 아버지들의 한숨어린 배노래를 자장가로 들으며 흔들리는 배우에서
동심시절을 보냈다. 자라면서 땅, 흙이 그리워 깨진 질그릇에 봉선화를 떠다심으면 그것이 두 집의 꽃밭이 되고 강기슭의 각시풀은 그들이 어린시절 소꿉놀이때
모란이는 제가 신랑이라고 우기고 총각은 제가 각시라고 우기며 쓰다듬어 각시단장을 시키던 풀이 되고 강녘의 푸른 버들잎은 그들이 자라 총각은
물지게군으로, 모란이는 식모살이를 간 후 모란이가 소금을 받으려 선창에 올 때면 서로 그리웠던 마음을 씹어삼키는 버들잎이 되였었다. 그러던중에 왜놈이 들이닥치자 분기를 참을수 없어 둘다 앞장서 평양시내의 간을 없애는 일에 나섰다가 그날 그렇게 갈라진것이다. 소금이 없는 왜놈들은 눈깔들이 뒤집혔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간을 못먹어서 얼굴이 뚱뚱 붓고 아래도리가 허둥거리는 왜놈 세놈이 긴칼을 옆구리에 차고 경상골 막바지에 있는 조그마한 초가집에 기여들었다. 그 집에는 칠순이 넘은 안로인이 혼자 있었다. 아들을 군정으로 내보내고 며느리, 손자는 먼 산골로 피난을 보내면서도 자기는 나서 한평생을
산 평양성안을 뜨지 않겠노라고 한사코 집에 남은 안로인이였다. 《어머니, 어서 떠나시자요. 그놈들은 사람이 아니라는데 무슨 화를 입자구.》 평양성에 들이닥치는 왜적을 앞에 놓고 며느리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손을 잡고 안타까이 말했다. 《이제 내 다 산 나이에 왜 집을 뜨겠느냐. 그놈들도 제 에미가 있는 놈들이겠는데 반송장 늙은이야 어찌겠느냐. 내 걱정말고 어서들
떠나거라.》 이렇게 하여 며느리, 손자들의 등을 밀어보내고 남았던것이다. 세놈의 왜병은 집안으로 달려들자 시뻘건 혀바닥을 내밀며 간을 내놓으라는 시늉을 하면서 략탈해온 비단필까지 내밀었다. 《음, 네놈들이 소금때문에 왔구나. 우리 집엔 없다!》 할머니는 위엄있게 소리쳤다. 모란봉 솔바람이 할머니의 백발을 쓸어주듯 불어내렸다. 할머니의 귀밑머리가 흩날렸다. 평양성안을 피바다로 만든 왜놈들에 대한 분노로 할머니는 몸서리쳤다. 눈에서 불이 일었다. 칼앞에 벌벌 떨리라고 생각했던 오막살이의 평범한 할머니의 이 도도한 기상앞에 주춤 물러섰던 놈들은 집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놈들은 담장밑에 묻어둔 조그마한 간장단지를 파냈다. 간에 주린 창자들에 물큰 이루 형언할수 없는 감미로운 간장내가 슴배여들었다. 세놈은 환성을 지르며 조그만 간장단지에 달라붙었다. 그것을 바라보던 할머니는 번쩍 제 정신이 들었다. (내 인생말년에 나라앞에 무슨 죄를 짓고있는가. 저 오랑캐놈들에게 우리 평양성의 간을 먹이다니…) 할머니는 박달나무방치를 집어들더니 간장단지를 힘껏 내리쳤다. 픽 소리와 함께 검붉은 간장이 담장밑에 쏟아져 흘렀다. 《칙쇼!》 한놈이 놀란 소리를 지르며 칼자루에 손을 가져가다가 흘러내리는 간장에 급히 대가리를 박고 다시 쩝쩝거렸다. 이 순간 할머니의 방망이가 그놈의 뒤골통을 내리쳤다. 비록 늙은 몸이였지만 자기 고향 평양성안에 기여든 이리떼를 때려잡는 그 힘이 어찌
늙었다고 하랴. 《억!》 그놈은 풀썩 땅바닥에 코를 박은채 너부러졌다. 칼을 빼든 한놈이 백발을 흩날리며 눈을 무섭게 부릅뜬 할머니앞에서 움씰하더니 미친듯이 덤벼들어 그 어깨를 내리쳤다. 담장밑에 할머니는 쓰러졌다. 그리고나서 놈들은 다시 엎드려서 땅에 흐르는 간장을 쭉쭉 빨고있었다. 이때 마침 여기를 지나던 한 로인이 옆집의 도끼를 들고 달려와서 정신없이 간을 핥고있는 놈의 뒤통수를 내리깠다. 도끼 하나도 들것 같지 않던 그 로인이 어디에 그런 힘이 박혀있었던지 할머니를 벤 그놈이 도끼에 뻐드러지자 할머니의 방망이에 쓰러졌던 놈과
또 한놈은 후닥닥 일어나 도망을 쳤다. 그후부터 놈들은 덥석덥석 빈 집에도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고 떼를 지어 성문밖의 민가로 소금사냥도 못나다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