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 회)

제 11 장

중화의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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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의식이 있은 며칠후 새벽 군정복차림을 한 사람이 평양성앞 지당산에 군영을 두고있는 조방장 김응서의 서찰을 가지고 림중량의병장에게로 왔다.

림중량은 그 편지를 가지고 서설봉로인의 천막으로 갔다.

편지는 림중량의 눈에 익은 굵직굵직한 글씨로 씌워져있었다.

 

중화의병장 림중량공에게

우리 오석산에서 멸적의 검법을 익히며 우려하던 왜난을 당한 이때 림공과 같은 충의지사가 평양의 뒤통수를 누르며 기의식까지 선포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을 금할수 없어 몇자 적소.

공의 뛰여난 장력과 지략이 있거니 내 무엇을 더 말하리요. 다만 한가지 각별히 알리자함은 중화의병대가 평양성안의 왜적을 치는데서 우리 관군과 수미상(머리와 꼬리가 서로 응하는것)을 해야겠는바 이제 평양의 왜적이 평양의 뒤통수를 지키고 서울길을 지키기 위하여 반드시 중화의 어랑산성을 강화할것이니 평소에 그 손발을 얽어매놓고있다가 관군의 평양성공격이 있을 때 앞뒤에서 동시에 치면 큰 성과를 거둘것이니 각별히 명심해주기 바라는바요.

더우기 듣자니 공의 휘하에 공이 오늘을 위하여 키워낸 젊은 장재감들이 많다 하니 이는 내 나라의 앞날이 양양함을 말함이라 싸움속에 잘 키워주기 바라며 수시로 서로 련계를 긴밀히 할것을 바라는바이요.

 

임진년 7월 김응서

 

편지를 함께 읽고난 서설봉은 《과시 용병기재(군사를 쓸줄 아는 재목)로다. 더우기 장군도 부친상중에 출전을 했다니 내 나라 기상이 장히 살아있도다.》 하고 감탄을 했다.

김응서장군의 편지내용이 의병들에게 전해졌을 때 황바위는 (김응서장군과 의병장아저씨, 서설봉할아버님의 생각이 어쩌면 그리도 같을가. 다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크기때문에 왜놈을 치는 방법도 생각들이 같겠지.) 하는 새로운 감명을 받았다.

군정이 천막에서 나왔을 때 천막앞에 모여섰던 꽃골사람들이 《맞구만, 분이 아버지로구만.》 하고 그를 둘러쌌다.

호영이 어머니가 울먹이며 《글쎄 왜놈들이 군포를 짜던 자네 댁네랑 딸아이 분이까지…》 하고 말을 못이었다.

《저도 소식을 들었소이다. 왜놈에게 그런 참화를 당하는 사람이 어찌 저 하나만이겠쉬까. 여러분이 이렇게 다 떨쳐나섰으니 우리는 왜놈을 꼭 쳐물리치고야말것입니다.》

군정의 말에 힘을 얻은 사람들이 그에게로 모여드는데 군정이 물었다.

《참, 여기 서해안 물받이에서 온 공씨성 가진분이 없습니까?》

그러자 며느리에게 화로불을 이워가지고온 로인이 말했다.

《내 성이 공가외다.》 하고 앞으로 나섰다.

그를 본 군정 류성은 정중히 허리굽혀 인사를 하더니 무슨 말을 할듯 하면서도 주저하였다.

《혹시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었소? 내 아이는 곽산 제 고모환갑에 갔는데…》

로인이 의아스런 눈길을 하자 류성은 《아무래도 아시게 될 일인데…》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원래 김응서나으리가 고산진첨사로 계실 때 그밑에서 군정노릇을 하던 사람이외다. 김응서나으리께서 부친상사를 당하시여 잠시 룡강땅의 본댁으로 가신 후 란리가 나서 우리는 압록강강변군에 통합되여 림진강싸움에 나갔댔소이다.

그런데 맹랑하게 림진강을 왜놈에게 내주게 되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이 평양성으로 돌아왔다가 그날밤 동대원에 진을 치고있는 왜적을 치러 나갔댔습니다.》

《거 고생이 많았겠구려. 그런데… 왜적을 막고 싸우기 좋은 그 림진강은 어떻게 돼서 그렇게 쉽사리 내주었나? 우선 그것부터 좀 이야기해주시우.》

고서방이 통분해하며 물었다.

군정은 잠간 말을 끊더니 긴 한숨을 내쉬였다.

《지금 우리 군사를 옳게 이끌어줄 인재가 조정안에 많지 못한탓이지요.… 다는 그만두고라도 도원수 김명원이라는 사람만 놓고봐도 그렇지요. 상감님 파천후 한강을 지킬 때는 강건너에 왜군이 왔단 말을 듣고는 갑옷과 투구를 벗어서 자기가 지키던 정각에 걸어놓고는 왜놈과 싸우자는 부원수의 말도 듣지 않고 냅다 줄행랑을 치더니 이번 림진강을 지키는 싸움때도 그렇게 놀았지요.

우리는 왜놈들과 싸울 결심으로 배를 모두 우리쪽으로 끌어다놓고 강을 든든히 지키면서 놈들과 대판으로 싸움을 벌리자고 했었지요. 그래서 강건너에까지 온 왜적은 배가 없어서 감히 우리 군사앞에서 강을 건늘념을 못하고 쩔쩔매며 20여일이나 있었는데 우리는 그 끌끌한 강병군 3천명이나 가지구서두…》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왜놈들이 속임수로 군막을 걷어가지고 뒤로 슬쩍 물러서는척 하자 도원수가 냅다 밀고 강을 건너가서 그놈들을 족쳐대라고 했지요. 류극량이라는 별장이 그건 왜놈들의 꼬임수라고, 건너갔다가 왜놈이 와 하고 돌따서서 덮쳐들면 우리의 뒤는 강이요 앞엔 이리떼니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지요.》

《옳은 말이였군.》

사람들이 그앞으로 더 조여들었다.

《그런데 도원수가 칼을 빼서 그의 가슴에 대며 〈종의 자식놈이 감히 군령을 어기는가.〉하고 으르렁거렸지요.》

《종의 자식이라니요?》

황바위가 물었다.

《그 어머니가 녀종이였다더군. 그런데 하두 뛰여난 장수감이여서 별장까지 시켰다누만. 그러니 어찌겠나. 할수없이 군사를 데리고 강을 건너가자바람으로 왜놈들에게 포위돼서 아까운 군사들이 거의 몰살당하고…》

《원, 저런…》

《군사들도 용감하게 싸웠고 류극량별장님 혼자서도 수십명 왜적을 쳐눕혔지만 천하장순들 어찌겠나. 왜놈의 무더기총알을 맞고 마지막숨을 거두면서 〈하늘아, 내 나라가 이렇게 망하는데 왜 말이 없느냐.〉하고 피에 젖은 림진강뚝을 주먹으로 쳤다네.》

《그러구나서 도원수가 뛰였단 말이지?》

손로인이 격분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랬습니다.》

《아, 통분하구나.》

사람들은 격분을 금치 못해하였다.

군정의 목소리도 격분으로 높아졌다.

《그런데 더 원통한건 우리 평양성을 더 맹랑하게 왜놈에게 내준것입니다. 서울에서는 임금님께서 황황히 떠나오셨지만 평양성에서는 왜놈과 싸우겠노라고 하시면서 성안팎을 친히 돌아보시고 린근고을들의 군량미 10만석을 성안에 옮겨다놓기까지 하셨답니다.》

《아, 그러셨구만.》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그래서 이 소식을 듣고 피난갔던 백성들까지도 보따리를 메고 다시 되돌아와서 임금님과 함께 왜놈을 치겠다고들 나섰지요. 그런데 왜놈들이 대동강건너 동대원벌에 밀려들자 비겁한 대감들은 또 들고일어나서 옥체를 보중하셔야 한다고 하며 억지로 임금님을 모시고 의주땅으로 파천을 하시게 하였답니다.》

《죽일놈들…》

류성도 그들과 같은 심정으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는 그 소식을 들은 평양성백성들이 들고일어나서 상감님의 행차길을 막아나섰다는 이야기며 그 기세에 눌려 행차를 중지한다는 패말을 써서 내걸었던 대감들이 다시 슬쩍 평양성을 빠져나가려 하다가 격노한 백성들에게 대감 몇이 뭇매를 맞고 소중히 모시고가던 왕실의 신주까지 종로바닥에 나딩굴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나 제살구멍에 환장이 된 대감들은 평양감사 송언신을 시켜서 항의에 앞장섰던 백성 세명의 목을 베게 한 다음 6월 열하루날 평양성을 빠져나간 일이며 국왕이 칠성문을 나설 때 기둥을 안고 평양성안을 돌아보며 목메여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평양을 지키도록 남겨두고가는 대감들과 도원수 김명원에게 부디 평양성만은 내주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을 했다는 말을 세세히 해주었다.

평양성에는 전 령의정이였던 류성룡과 좌의정 윤두수, 병조판서 리항복, 리조참판 리덕형, 도원수 김명원 등이 련광정지휘부에 목책을 둘러치고있었는데 동대원강가에서 날아온 왜군의 조총알이 그 판자들과 련광정기둥에 날아와 박혔지만 도원수 김명원은 거의 속수무책으로 앉아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군사들과 백성들은 정말 용감하게들 싸웠지요. 대동문, 장경문 등을 중심으로 성벽에 의거해서 현자총통과 불화살 등으로 수많은 놈들을 족쳤지요. 평양8장사의 한사람인 명궁 고충경은 대동강 건너편에서 우리를 얕보고 벌거벗고 곤두서서 놀아대는 놈들과 땅땅 총질을 하는 놈들을 보고만 있을수 없어서 8장사중 몇사람과 함께 화살을 메고 매생이로 강복판에까지 쫓아나가서 놈들의 목줄기를 꿰뚫어놓아 그놈들이 거미새끼들처럼 흩어지게 했답니다.》

그 말에 사람들은 《그러면 그렇겠지.》 하고 환성들을 올렸다.

《임욱경이란 별장님이 림진강에서 돌아오는 길에 황주길목에서 왜놈의 첫 모가지를 잘라다가 평양성 영문우에 매달았는데 백성들은 그 별장님을 어깨우에 올려태우고 거리를 돌며 평양성이 들썩하게 떠받들었지요. 그만큼 사람들은 평양성을 사랑하여 지키자고 일떠섰댔지요.》

그 말에 한 의병이 물었다.

《그 임욱경별장님은 그후 어떻게 되였나요?》

《그 별장님은 과연 큰 장수이구 난 사람입데다. 열나흗날 밤 안주목사 고언백나으리의 지휘밑에 임욱경별장님이랑 함께 우리 군사와 백성들 400명이 동대원 왜군막들로 쳐들어갔는데 그것은 예정했던 시간보다 퍽 늦어서였지요. 그것도 도원수가 결단을 못내리고 우물쭈물하고있었기때문이였지요. 사실은 그 량반님네는 저쪽 강바닥에서 놀아나는 왜병들을 보고 그놈들이 해이된것으로만 생각하면서 무모한짓을 했던거지요. 그날밤 임욱경별장님은 왜놈의 우두머리인 고니시 유끼나가의 군막으로 곧장 쳐들어갔는데 이때 왜놈들은 잠이 들어있던 판이라 고니시도 자다가 맨발로 갑옷도 못입고 말을 타고 뛰였지요. 그런데 얼마나 혼쭐이 났던지 나중에는 까무라쳐서 말에서 떨어졌다던지 오줌을 쌌다던지.》

《와하하하.》

《으하하.》

《그날밤 숱한 왜놈들이 우리 손에 멸살을 당했지요. 그런데 날이 밝기 시작하자 놈들은 대오를 수습해가지고 수천명이 덤벼들었지요. 그러니 당하는 수가 있습니까. 사실은 밤중에 감쪽같이 강을 건너가 들이치고는 감쪽같이 돌아오자는 노릇이 그만… 그런데 뒤일을 미처 생각못한 몇몇 사람들이 급한김에 릉라도 웃쪽에 있는 왕성탄 얕은 물목을 건너왔었지요. 그게 뒤에 평양성을 빼앗기는 큰일로 될줄을 그때는 미처 못생각했었지요. 이때 우리는 덤벼드는 놈들을 맞받아싸웠는데 그때 한 농사군은 스무놈도 넘는 왜놈들의 모가지를 칼로 베였지요. 참, 그야말로 천하장숩데다. 그런데 그만 그 칼이 부러지고 조총알을 여러방이나 맞는 바람에… 그러나 그는 왜놈 한놈을 잡아서 거꾸로 들고 휘휘 내둘러서는 내동댕이치고 또 여러놈을 쓸어눕히고 마지막에는 두놈을 량팔에 끼고 대동강으로 뛰여들었답니다.》

《아, 그런 천하장수가…》

사람들은 가슴을 쳤다.

《그 사람의 성씨가 공씨였는데…》

그의 말이 떨어지자 《아, 명이 아버지― 당신이…》 하는 녀인의 통곡이 터졌다.

화로불을 이고온 녀인이였다. 사람들은 뜻밖의 일에 놀랐다.

《아니, 내 아들이 어떻게 그 싸움에 참가했단 말이요?》

류성은 그 아버지에게 조의를 표하고나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들은 싸우러 나가기 전 밀덕(을밀대)밑에서 기다리는사이에 서로 통성도 하고 이야기들도 나누었는데 그 사람은 곽산에 갔다오다가 북쪽으로 파천해가시는 임금님행차를 만나보고 혹시 우리 평양성이 왜놈들에게 빼앗기지나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들어서 평양성에 들렸다고 했댔습니다. 싸우러 나갈 때 칼을 받아들고 하는 말이 〈손에 익은 도끼나 괭이라면 더 좋았겠는데.〉라고 하더군요.》

《그래, 우리 아이가 정말로 남부끄럽지 않게 싸웁데까?》

《예, 정말 더 이를 말씀이오이까.》

림중량이 공로인의 손을 잡고 《정말로 장한 아들을 두셨소이다.》 하고 젖어든 목소리로 공로인을 위로했다. 며느리의 통곡은 더 커졌다.

공로인이 나지막하나 힘을 주는 목소리로 며느리에게 말했다.

《애에미야, 울음을 그쳐라. 네 남편이 남부끄럽지 않게 싸웠다지 않니. 나라위한 죽음은 죽음이 아니란다. 어서 일어나서 우리 매던 밭김을 매러 가자꾸나. 애아비도 그것을 바랄게다.》

《예.》

며느리는 입술을 터지게 깨물며 옷매무시를 고쳐하더니 호미자루를 꽉 잡고 부들거렸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그 며느리로다.》

사람들은 그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때 대동강과 평양성을 조금만 더 잘 지켰어도… 왜적은 대동강에 앞을 막힌채 철옹성같은 평양성을 바라보며 초조해하고있었는데…》

류성은 통분하듯 말을 이었다.

《그런데 동대원싸움에서 우리가 패하자 김명원도원수는 풍월루 련못속에 투구갑옷을 벗어 처넣고 선참으로 뛰고말았단 말입니다.》

《그 뛰기만 하는 도원수모가지를 왜 뎅겅 베여버리지 못하는가요?》

호영이가 격분에 차 소리쳤다.

황바위도 으스러지게 주먹을 부르쥐였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큰아버지를 찾아오던 평양성이 오늘 피를 흘리고있는것이다.

실로 절통한 일이였다. 선조조정대신들의 당파싸움, 부화방탕 특히 《문존무비》의 사상으로 국방상태는 거의 공백상태에 있음으로 하여 온 백성이 겪은 참상은 천만년을 두고 위정자들이 찾아야 할 뼈아픈 피의 교훈이였다.

들이닥친 왜군앞에 당황하여 조직한 왕의 파천정형 하나만을 놓고봐도 이것을 말할수 있다.

급보에 접한 조정에서는 소위 《제승방략》에 의하여 지방에 군사를 보내려 해도 대장을 따라보낼 군사가 없었다. 그래서 리일을 순변사를 시켜 사월 스무나흗날 경성도 초입선 상주로 보냈는데 따라간 군사는 겨우 60여명이였다. 가보니 거기에도 모아놓은 군사가 없어서 상주판관에게 지시해서 긁어모은 군사가 겨우 수백명이였는데 그나마 로약자들이고 피난지에 부모처자를 둬둔 사람들이였다.

그래도 그 백성들은 한사람같이 떨쳐나섰지만 앞뒤로 덮쳐드는 적을 대적할 도리가 없어 거의 전멸이 되고 리일은 말을 타고 뛰여가며 적의 목을 쳐갈겼지만 아무리 큰 장순들 무졸지장이 무슨 용을 빼랴. 충주로도 사월 스무이레날 3도순변사 신림이가 도착했는데 따라간 군사는 80명이였다.

한편 《충성스러운》 대신들은 왕의 옥체보중을 구실로 파천을 강행하였는데 따라가는 대신은 불과 몇명밖에 안되였다. 침침칠야 불타는 궁성을 멀리 바라보며 《아, 내 대에.》 하고 발을 구르던 왕은 폭우속의 림진강을 앞에 두고 어쩔바를 모르는데 한 군사가 그 근처에 석화정이란 정각이 있는것을 생각해내서 그 정각에 불을 지른 다음에야 강을 건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리률곡이 리조판서로 있을 때 앞날을 생각해서 관솔로 정각을 짓게 하고 해마다 봄, 가을 기름을 끼얹게 한 정각이라는 말도 있었다.

평양성에 련련한 정을 어쩌지 못하는 의병들과 백성들은 류성에게 물었다.

《평양성안의 왜놈들이 지금 어떻게 하고있는가요?》

《그놈들은 지금 소금, 간장이 떨어져서 시라지꼴이 되고서도 윽윽 악을 쓰고있지요.》

《그 꼴을 한번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니 평양성을 하루빨리 쳐야지.》 하며 모두들 윽윽거렸다.

류성이 떠날 때 림중량의병장은 김응서장군에게 답서를 보냈다.

관군의 지시대로 중화의병대는 지리조건에 맞게 림기응변해서 힘껏 싸움을 벌리겠다는것, 앞으로 관군과 련락을 자주 가지겠다는것 등이였다.

어느새 한차례 지나간 소낙비에 미역을 감고난 서진벌에서는 란리라는것이 무엇인지 모르는듯 흰 해오라기 두마리가 한껏 날개를 펴고 에돌고있었다.

류성이를 바래주고오면서 칠성이가 《저런 사람들에 대면 나는 헛살았지.》 하고 깊은 생각에 잠겨 걷는 바람에 황바위도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기는데 《여보게들―》 하고 소리치며 위서방이 달려왔다.

《아니, 벌써 윤초시님이 돌아오셨습데까?》 하고 황바위가 물었다.

《돌아왔네. 그런데 반정신이 나가있네. 그동안 왜놈들을 피해서 죽을 고생을 하며 돌아왔는데 내가 꽃골에서 있은 일을 말하자 아예 실신을 했었네. 정신이 좀 든 다음 내가 의병으로 나가겠다고 했더니 뜻밖에도 내 등을 밀어주며 〈어서 지체말고 나가게. 나가서 내몫까지 싸워주게나.〉하며 눈물을 흘리더군.》

《그래요.》

황바위는 그 뜻밖의 말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이날 의병장은 위서방을 《기찰대정》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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