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불멸의 력사》

 

                    장 편 소 설

 

 

 

박    윤

 

 

( 제 29 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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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침략군의 대공세를 짓부시기 위한 조중지휘성원들의 모임이 끝나자 양득지일행은 급히 전선사령부를 떠나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작전실 뒤켠에 앉아 무엇인가를 부지런히 쓰고있는 군사위원 김익을 한참 지켜보시다가 이윽고 박정덕에게로 돌아서시였다.

《전선참모장동무, 전사들을 만나보기요. 사령부직속구분대를 좀 돌아보고 다음은 73군단과 71군단에 나가야겠소.》

박정덕이 소스라쳐 놀라며 남일이쪽을 바라보았다.

《장군님, 거긴 … 최전선입니다. 총폭탄이 그칠새없는 전선길을 달려야 합니다.》

박정덕의 눈에는 불안감이 짙게 떠올랐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손을 내저으시였다.

《박정덕이, 그렇게도 내 마음을 모르겠는가?…》

남일이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섰다.

《최고사령관동지, 이건 당중앙위원회의 결정에 … 위반됩니다. 저는 군사위원회를 대표해서 절대로 찬성할수 없습니다. 이건 … 전선의 운명, 아니 우리 혁명의 생사존망을 좌우하는 심중한 문제입니다. 부탁입니다. 결심을 … 돌려주십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난처하신 기색이였다.

《총참모장동무, 동무까지 내앞을 막아서려오? 생각들 해보시오. 이 최고사령관이 무엇때문에 있는가. 어려워도 위험해도 힘들어도 갈길은 가야 합니다. 전사들은 나를 보고싶어하는것이고… 나역시 그들을 만나서 힘을 주고 고무를 주고 락관을 주고… 부탁이요. 제발 내 앞길을 막지 말아주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작전실문을 나서시였다. 누군가가 차렷자세로 경례하는 바람에 우뚝 멈춰서시였다.

《안녕하십니까? 최고사령관동지!》

《아니, 이게 누구요?》

《전선사령부 참모부직속 통신군관 김인정입니다.》

《헛참, 머리를 그렇게 단발해치우니 몰라보겠소. 인정동무도 여기 전선에 나와있었구만.》

김인정은 얼굴이 발그레해가지고 수집은듯 조용히 속삭였다.

《장군님, 그리고 그 … 〈축구선수〉 전무성동무도 73군단에 내려와있습니다.》

《오, 전무성이도?》

김일성동지께서는 가볍게 웃으시며 뒤를 돌아보시였다.

《박정덕이, 좋지 않아. 이건 뭐요? 직무가 높아졌다고 옛날 제 부하들까지 다 데리고 전선으로 나와? 게다가 처벌을 받았던 사람까지…

총참모장동무, 이런건 뭐라고 하지? … 저 김익군사위원이 원칙이 강한줄 알았더니 물렁팥죽이야.》

김익이 얼른 앞으로 달려나왔다.

《최고사령관동지, 정찰국장동무가 파견했습니다. 처벌은 인차 벗었고 …

이번에 전무성동무가 854.1고지전투에서 한몫 단단히 했습니다.》

롱담을 진담으로 받는 김익에게서도 놀랄만큼 고지식한데가 느껴져 웃고마시였다.

남일은 아직도 속이 내려가지 않는지 걱정스레 박정덕을 돌아보며 굳어진 얼굴근육을 풀지 않는다.

그는 조용히 돌아서서 그냥 박정덕을 윽달군다.

《전선참모장동무, 빨리 선발대를 류경수동무네가 있는 속사리쪽으로 파견하시오. 그런데 도로는 어떻소?》

《말이 … 아닙니다.》

박정덕이 락심하여 중얼거렸다.

얼굴이 먹장처럼 흐려진 리을설과 김명수가 가는 로정토론때문인지 박정덕에게 다가가 뭐라 수군거리며 현관문밖으로 나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인정에게로 돌아서시였다.

《인정이, 그래 〈랭전〉은 풀렸나?》

김인정의 얼굴이 금시 또 발갛게 물들었다.

《아직 … 〈공방전〉입니다. 전 그 동무더러 영웅이 되기 전엔 앞에 얼씬두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허허, 〈공방전〉이라?! 내 알기엔 전무성동무가 훌륭한 싸움군이야. 이번 854.1고지공격때도 한몫 단단히 했다던데 전쟁이라고 해서 남녀의 감정까지 짓눌러선 안되지. 서로간 주고받는 정이 혁명동지들사이의 진심으로 될 땐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거야. 힘차고 밝고 락관적인것이 혁명동지들간의 정이지. 그런 감정을 귀중히 여기라구.》

《장군님, 명심하겠습니다. 저도 이젠 전쟁은 … 사랑이란걸 깨달았습니다.》

울먹울먹하는 김인정의 음성이 불현듯 가슴을 흔드는것을 느끼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인정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였다.

《인정이, 그 말 한마디는 잘했소. 우리의 전쟁이 사랑이란 말이지. 그래 사랑이 이 전쟁을 이겨내게 하고 우리들로 하여금 승리로 이끌게 하고있지.》

김일성동지께서는 섬약하면서도 억세게 느껴지는 김인정의 강인한 모습을 따뜻이 여겨보시였다.

이런 견실하고 슬기롭고 아름다운 인간들이 이 땅을 지켜섰을진대 무엇이 두려웁고 무엇을 서슴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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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동지께서 73군단장 류경수와 함께 하루밤을 지내고 고사포병들도 만나시고 다시 전선길에 오르셨을 때는 동이 틀무렵이였다.

승용차행렬이 속사리 밤나무골을 떠나 71군단이 있는 전선가까이의 도하장입구에 이르자 적 폭격기떼가 나타났다.

주변 가까운데서 폭음이 울리고 불기둥들이 솟구친다. 선두차들이 속도를 죽이고 경적을 울린다.

《장군님, 아무래도 돌아서시여야 할것 같습니다.》

뒤자리에 박정덕과 함께 앉아있던 남일이 몸을 일으키며 걱정어린 어조로 말씀올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폭격지점들을 살피시다가 희붐해지는 새벽빛속에 고개를 돌리시였다.

《지금 최현군단장동무가 우리를 기다리고있을거요.》

《장군님, 제가 이 전선참모장동무에게 장군님의 작전안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었으니만치 참모장동무가 최현동무를 만나 알려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장군님, 그렇게 해주십시오.》

적기들을 노려보는 박정덕은 아예 울상이였다.

그이께서는 가볍게 머리를 저으시였다.

《안되오. 72, 71군단에 들리자는건 단순히 작전문제때문만이 아니요. 예까지 왔다가 보고싶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가면 마음이 걸리거든.》

김일성동지께서는 탐조등불빛이 희미해져가는 최전선하늘을 바라보시며 조용히 뇌이시였다.

갑자기 도하장부근의 갈림길에서 야무진 호각소리가 울렸다.

빨간 완장을 끼고 위장망을 쓴 몸매가 호리호리한 녀성군인이 기발을 추켜든채 차들을 멈춰세운다. 짧은 곤색 모직치마에 보위색옷을 가뜬하게 입은 자그마한 몸매의 녀성군인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야전차에서 내리시여 그 녀성군인에게로 다가가시였다.

《수고하누만. 우린 급한 일때문인데 통과시켜줄수 없을가.》

《안됩니다.…》

목소리가 여간 오돌차지 않다. 야무진 호각소리에 못지 않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웃음을 지으시였다.

새벽빛과 강변의 안개를 헤가르는 탐조등의 불빛이 엇갈리는 순간 처녀군인의 입에서는 호각이 떨어져 봉긋한 가슴노리에서 달랑거리고 금시 두눈이 만월처럼 커졌다.

《어마나, 장군님?!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전사 김상금… 교통정리근무수행중입니다.》

차렷자세로 규정보고를 하던 처녀는 말끝을 채 맺기 바쁘게 두손을 모아잡고 어쩔바를 몰라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감격에 젖은 녀성군인을 대견스레 바라보시며 따뜻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처녀전사가 대단하오. 전선의 관문을 지켜서있구만.…》

녀성군인의 눈가에 맑은것이 맺혀 파들거렸다.

《장군님, 이앞으로는 더 나가시지 못합니다.》

《그래? … 우린 저 불타는 강을 건너야 하오.》

《장군님, 앞에는 … 앞에는 최전선입니다.》

처녀전사는 울먹이는 소리로 안타까이 말씀드린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애어린 녀전사의 두손을 꼭 잡으시였다.

《전사동무, 고맙소. 고마와! 하지만 이 최고사령관은 전선으로, 우리 전사들을 찾아가야 하오. 이게 바로 전쟁승리로 가는 길이야.》

《장군님!》

애어린 처녀는 목메인 소리로 웨치며 젖은 눈길로 그이를 우러러 보았다.

어딘가 낯익은 모습이다. 반짝이는 새별눈이며 오똑한 코날아래 짧은 인중.

김일성동지께서는 부지중 미소를 머금으시였다. 전선길에서 만나는 전사마다 다 낯이 익고 친근한 자식들로 여겨지시는것은 무엇때문일가.

《그래 처녀동문 언제 전선에 나왔나?》

《장군님, 지난해 봄에 입대했습니다.》

처녀군인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도하장부근으로 다가오는 포차들의 동음을 가볍게 누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허리에 두손을 얹으시였다.

《허, 그럼 이젠 구대원이구만. 고향은 어디요?》

《순안군 평원면 원화리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반색을 하시였다.

《원화리?! … 암치네벌이 있는 … 가만, 이름이 김상금이라 했지? 그럼 혹시 아버지이름이 김봉덕이 아니요?》

《어마나, 장군님께서 어떻게 저의 아버지를 …》

놀란 처녀군인이 수기를 든 두손을 가슴앞에 모아쥐였다.

《그러니 동무가 봉덕농민의 딸 김상금이구만. 세상은 넓고도 좁다더니…》

김일성동지께서는 남일과 박정덕, 김명수를 돌아보시며 밝은 미소를 지으시였다.

《어쩐지 처음부터 낯이 익다했소. 딸은 아버지를 닮는댔지.… 상금동무, 동무 아버지는 원화리에서 전시식량증산을 위한 일에서 제일 으뜸이래. 동무랑 생각해 그럴거야. 내가 이번 봄에 원화리에 가서 동무 아버님을 만났댔어. 그때 동무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구. 그곳 마을사람들이 다 좋더군. 동무네집 보리밭을 봤는데 작황이 좋아.》

김일성동지께서는 눈물이 글썽해서 고향소식을 듣는 상금이를 대견한 눈길로 보시다가 짐짓 노여운 표정을 지으시였다.

《그런데 상금이, 왜 고향에 편지를 자주 하지 않나. 그건 좋지 않아. 부모님들 생각을 해야지. 더구나 상금인 외동딸이구 또 당당한 인민군전사인데 효성과 인사례절에도 밝아야지.》

《장군님, 편지를 꼭꼭 … 자주 하겠습니다.》

김상금이 젖은 음성으로 말씀올리자 그이께서는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음, 그래야 해. 상금동무의 편지가 부모들에게는 큰 힘으로 될거요. 싸우는 전선의 소식이 고향사람들을 일떠세우거든. 이걸 잊지 말라구.》

《장군님, 명심하겠습니다.》

김상금이 울먹울먹한 목소리로 절절히 말씀올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포차들과 보병행렬이 다가오는 도하장부근을 일별하시다가 김상금에게 허리를 굽히시며 속삭이듯 물으시였다.

《상금이, 그래 이젠 떠나도 되겠지?》

《예?!》

김상금은 그제야 정신이 든듯 소스라치며 눈을 크게 떴다. 김일성동지를 우러르는 그의 눈가에 핑 하고 또다시 눈물이 가득 고여오른다.

《장군님, 앞에는 … 앞에는 …》

김일성동지께서는 빙그레 웃으시였다.

《그래, 앞에는 … 바로 상금이같은 우리 전사들이 있지. 그래서 내가 가야 하는거야.》

《장군님!》

처녀의 량볼로는 두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가슴에 뜨거운것이 마쳐옴을 느끼시며 상금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였다.

《상금이, 이 신호기발을 더 높이 들라구. 동무의 그 작은 손에 움켜쥔 기발을 따라 전선이 움직이오. 얼마나 중요한 초소요!》

《최고사령관동지, 명심하겠습니다. 초소를 잘 지키겠습니다.》

이윽고 승용차행렬은 두손을 가슴에 꼭 모아쥐고 안타까움과 격정의 눈물을 흘리는 녀성군인을 뒤에 떨군채 도하장으로 전진해나간다.

김상금은 곧바로 서서 정중하게 손을 귀가에 가져간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차창밖으로 손을 드시며 따뜻이 답례를 보내시였다.

《장군님, 앞에는 최전선입니다!》

녀전사의 불같은 목소리가 오래도록 메아리치며 그이의 심중을 그냥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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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행렬이 불탄 나무숲이 덮인 동금강천상류를 따라 얼마쯤 달리니 옛 건물의 축대만 남은 장안사터가 나타났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무거운 눈길로 몇개의 으깨여진 주추돌이 널린 장안사터를 살펴보시였다.

미제공중비적들의 폭격으로 산산이 흩날려버려진 절간터였다.

장안사는 680년에 세운 금강산의 4개 큰 절중의 하나였다. 아무런 군사대상물도 아닌 력사유적에까지 폭탄을 퍼붓다니… 현대의 야만들…

문득 머리속에 종군기자 월프레드 버체트가 쓴 기사가 떠오르시였다.

《…공습이 시작된지 10분밖에 안되였으나 벌어진 광경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 알고있었던것과는 전혀 다른 류형의 전쟁이라는것을 느끼게 하는데 충분하였다. 즉 이 전쟁이 그 어느 군대나 군사시설물의 타격만을 목적으로 하는 전쟁이 아니라 생명과 지혜의 터전인 땅자체의 파괴와 지상의 모든 문명을 없애려는 무서운 악으로 느껴졌다. 이것은 벌써 전쟁이 아니라 살륙이며 신성한 인류와 력사에 대한 도전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마음이 아프시여 두눈을 감으시였다. 평양교외의 덕동에서 보았던 불탄 교사에 나딩구는 불탄 흑판이 떠오르시였다. 거기에 써있던 녀선생의 소박한 백묵글씨… 아이들의 꽁다리연필…

(그래, 우리는 철저힌 인간증오사상으로 길들여진 짐승들과 싸움을 하고있다. 증오로 물젖은 야만의 무리들… 신천의 원한… 거제도의 절규… 도시들의 몸부림…

하지만 우리 인민은 네놈들과 피의 결산을 할것이다. 우리의 결산은 무자비하고 단호할것이다.)

승용차는 71군단 지휘부앞에서 멎었다.

지휘부앞에는 두명의 쌍보초가 서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지휘부건물을 보시고 어지간히 놀라시였다.

《군단장동무, 동무네 군단지휘부가 이 표훈사에 자리잡고있소?》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건물들을 미처 지을새가 없어 표훈사를 지휘부건물로 쓰고있습니다.》

박정덕과 함께 뒤따르던 남일이 비죽이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이 동무들이 중들처럼 절간에 박혀 작전계획을 수립하고있은것 같습니다. 아마 석가모니의 령험이라도 빌리고싶었던 모양입니다, 허허.》

《…》

김일성동지께서는 아무 말씀없이 주위를 둘러보시였다.

만폭동의 가운데나 다름없는 곳이여서 이곳에서는 망군대, 비로봉 등이 노을비낀 하늘을 배경으로 뚜렷하게 바라보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표훈사를 돌아보시였다.

교환수들의 목소리가 간간히 들리는 령산전을 지나 명부전, 웅진전, 어실각, 룡파루를 살펴보시고나서 다시 중심건물인 반야보전앞으로 나오시였다.

떠오르는 해빛에 건물을 올려다보시였다.

앞면 3칸에 바깥 7포, 안 9포의 두공을 복잡하게 짜올리고 합각지붕을 얹었으며 건물전반에 화려한 단청을 입혔다. 우가 약간 훌쭉하게 오무라든 두리기둥을 세우고 네 모서리두공에는 신령스러운 표정의 사나운 룡의 대가리를 주었다. 우리 선조들의 높은 미의 세계와 슬기가 뚝뚝 흐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속으로 혀를 차시였다.

반야보전안으로 들어서시려던 김일성동지께서 문득 걸음을 멈추시였다.

길고 네모진 거뭇한 형체가 눈에 띠우신것이다. 그것은 깨여진 기와장이였다.

그이께서는 깨여진 기와장을 조심스레 집어드시였다. 정교한 비파무늬가 새겨진 우아하고 그 질이 여간 단단해보이지 않는 한쪽 귀퉁이가 뭉텅 떨어진 기와였다. 기와장을 드신 손이 가볍게 떨리시였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미여지는듯 아프시였다. 그저 들여다 보시기만 했다. 불쑥 엄한 눈길로 군단지휘성원들을 돌아보시였다.

《동무들은 … 조상들의 넋과 땀이 깃들어있고 유구한 력사가 슴밴 이 기와장이 땅에 떨어져 딩굴 때 그래 가슴이 아프지 않던가?…

미제침략자들에 의해 깨여진 이 기와장들을 밟고 지나다닐 때 가슴이 떨리지 않던가 말이요.

온 강토가 끓었던 임진왜란이나 지어 일제의 폭정속에서도 꿋꿋이 지켜낸 민족의 유산들이 이 전쟁에서 피해를 입고있는데 동무들은…》

김일성동지께서는 고개를 푹 떨구는 군단장을 보시며 안타까이 말씀하시였다.

《군단장동무, 우리가 왜 이 전쟁을 하오? 원쑤들로부터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겠소. 이 땅의 흙 한줌, 풀 한포기마저 귀히 여기고 아껴야 할 우리가 조상들의 피땀이 스며있는 이런 민족유산을 귀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가 무슨 애국자겠소. 즉시 71군단지휘부를 옮겨야겠소.》

《장군님, 죄송합니다. 제가 청맹과니가 돼서 … 즉시 옮기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이곳을 지휘부로 쓰는것은 민족의 귀중한 문화유적을 보존하는 면에서도 그렇지만 군사적으로 봐도 맞지 않소. 웅장화려한 표훈사는 미제공중비적들의 표적으로 될게 아니요.》

《장군님, 알겠습니다.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군단장, 그런데 표훈사의 주지는 어데로 갔소?》

아직도 노여움이 풀리지 않은 물으심에 71군단장은 송구스럽게 대답올렸다.

《장군님 … 그 로인은 지금 우리 지휘부식당에서 화구일을 돕고있습니다.》

《주지가 식당일을?》

《저 … 내강리 세포위원장을 하던 로인인데 할아버지때부터 선조들이 표훈사에 있었다고 합니다. 뭐 서산대사와 너나들이 하던 령훈대사의 후손이라던지… 자기는 전쟁이 끝나고 숨이 질 때까지 절도 지키고 인민군대 뒤바라지를 하겠다고 우기기에 로친과 함께 식당일을…》

《훌륭한 로인입니다. 한데 로동당원이 불교승에 불목하니라?!… 전례없는 일이구만.》

김일성동지께서 허구프게 웃으시자 71군단장은 한결 풀려진 기색으로 대답올렸다.

《로인의 아들은 포병중대장인데 … 장군님, 제 군단지휘부를 제꺽 옮기고 표훈사주변에 고사포 한개 소대를 배치하겠습니다.》

《좋소. 그 말 한마디에 내 속이 좀 내려가누만. 그리고 전사들에게 이르시오. 력사유적과 함께 나라의 자랑인 이 금강산을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서도 미제침략자들을 몰아내는 싸움을 잘해달라고 말이요!…

군단장동무, 내 오래간만에 만나 싫은 소리를 해서 안됐소만 정말 부탁이야. 서울해방전투때를 생각해보라구. 인민들의 생명과 시내의 력사유적때문에 포도 쏘지 않지 않았나. 이걸 잊지 말라구.》

《장군님, 이제부터 제 전사들을 애국주의사상으로 교양하는데 모를 박겠습니다!》

《음, 난 군단장의 대답을 믿겠소!》

김일성동지께서는 71군단장의 어깨를 부여안으시며 뜨겁게 말씀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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