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 회)
제 1 장
3
…박위의 체구는 일류 무장답게 장걸하면서도 탄력에 넘쳐있으나 동그스름한 얼굴은 그 볼만 한 체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희고 예쁜데다 노상 연한 웃음기까지 실려있어 적지 않은 무관들은 그를 두고 《백옥장군》이라고 불렀다.
무관으로서의 실력은 어떻든 녀성적인 미를 가진 장수라는 의미의 호칭으로서 조롱의 뜻이 아주 없는것도 아니였다.
다만 밀직부사 최칠석만은 박위를 두고 범의 젖을 먹고 자란 장군이라고 반롱조로 칭하군 했는데 그 부름속에는 자기의 벗에 대한 진심으로 되는 찬탄과 존경심이 짙게 어려있었다.
허나 유감스럽게도 조정안팎에는 최칠석의 말을 그대로 믿으려는 사람이 거의나 없었다.
박위의 외관을 보아서는 절대로 그럴수 없다는것이 무관일반의 견해였다.
하지만 사향이 있는 곳에서는 향내가 나기마련이요, 풍경이 있는 곳에서는 소리가 나기마련이였다.
무과에 급제한 박위가 처음으로 받은 벼슬은 룡호군(고려때 왕실과 수도 개경을 지키던 중앙상비군의 하나, 2군6위중에서 한개의 군.)의 중랑장이였다.
박위가 처음으로 룡호군지휘부에 들어서니 무엇때문인지 군의 지휘관들은 하나같이 찌뿌둥하고 먼산바라기를 하고있었다.
슬며시 기분이 언짢았으나 아마 자기가 오기 전에 무슨 좋지 못한 일이 있었는가부다 하고 제 좋게 생각한 박위는 상장군, 대장군 같은 상관들에게는 물론 동격의 중랑장들과 하급인 랑장들에게도 깍듯이 인사를 차리였다.
하고는 자기의 자리로 짐작되는 빈 교자우에 단정히 앉았다.
그러자 몸집이 황소만큼이나 요란스러운 중랑장 김극기가 퉁방울같은 눈을 디룩거리며 제쪽에서 먼저 시비를 걸었다.
《여보 동관! 그대는 우리 군에 새로 온 사람인데 례법대로 우선 신래를 하고나서 면신을 해야 하지 않겠소?
그런데 신래는 빼먹고 면신부터 하니 그게 옳게 된 일이요?》
그제서야 박위는 방안의 공기가 랭랭해진 리유를 확연히 간파할수 있었다.
법적으로 규제된 조항은 아니지만 새로 벼슬을 받고 관가에 들어온 신관리는 오자바람 구관리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례를 차려야 하는데 그것을 신래라고 하였다.
그 신래는 한번으로 그치는것이 아니라 적어서 열흘, 많으면 30일을 넘기는것이 통례였다.
여하튼 그 신래가 끝나야 신관리는 자기 자리에 들어가앉을수도 있고 사람들과 말도 나눌수 있는데 그것을 면신이라 일렀다.
하고보면 맨손으로 들어와 술대접도 하지 않고 제자리에 들어앉은 박위는 례의도 모르고 렴치도 없는 사람이였다.
박위는 조정안에 이러한 페습이 있다는것을 이미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는 수십일간이나 술과 음식을 펼쳐놓을 밑천도 없었고 조정관청에 인박힌 천하고 어지러운 페습을 지키고싶지도 않았다.
신래야말로 군기를 문란시키는 페풍중의 하나요 관헌의 인격을 좀먹는 페습중의 하나였다.
박위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음은 몹시 언짢았으나 애써 인상적인 미소를 띄우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꼭지를 뗐다.
《본관은 시골에서 나서자라다보니 미거한 점이 다수한 사람입니다.
그저 전하의 하해같은 은덕을 입어 분에 넘치는 벼슬을 받았사온데 일후 결함이 없도록 여러분께서 잘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구 방금 저 뒤쪽에 앉아계시는 중랑장께서 신래를 권유하셨는데 그것은 후일 기회를 얻어 잘 준비하겠습니다.
본관은 우선 일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본관이 속한 령(룡호군은 두개의 령으로 되여있다.)이 어느 령인지 그것부터 알려주시면 지금 당장 령에 나가 군사일에 손을 붙이겠습니다.》
박위의 표정과 말마디는 더없이 부드러웠으나 사람들의 낯색은 더욱 흐려들었다.
마침내 하늘소처럼 귀가 빨쭉한 랑장 하나가 올롱하게 눈을 치뜨며 경망스럽게 손을 내리그었다.
《우리 룡호군으로 말하면 2군6위(고려중앙 상비군의 통칭.)가운데서도 전하의 신임을 제일로 많이 받는 정예부대인데 이런 훌륭한 부대에 들어와서도 신래를 못하시겠다니 중랑장께서 너무하신듯 합니다.》
촐랑이처럼 천박하게 생긴 랑장은 박위보다 한품계나 벼슬이 낮건만 제법 꾸중 비슷한 훈시질을 하는데 보매 그는 예쁘장하게 생긴 박위가 상당히 우습게 생각되는 모양이였다.
박위는 더이상 자기 속을 털어보이기가 싫어 탁자우에 놓인 선생안(전직벼슬아치들의 이름이 적힌 문건)을 끄당겨놓고 건성으로 읽어내려갔다.
아까부터 부리부리하게 잘생긴 눈으로 박위의 일거일동을 주의깊게 살펴보던 상장군 김종연이 뒤로 젖히였던 거방진 몸집을 앞으로 당기며 장히 거드름스럽게 말을 뗐다.
《여보 중랑장, 내가 바로 그대가 속한 령을 통솔하는 상장군이요.
보매 공은 신래라는것을 몹시 경원시하는것 같은데 나 역시 그런 놀음을 신통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요. 그러니 신래는 그만두고 신, 구관리가 대항하여 수박희를 하는것으로 피차 무관다운 인사를 차리는게 어떻소?》
종연은 박위의 당당한 언행이 은근히 마음에 들면서도 어딘가 가소롭게 생각되여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싶었다.
박위는 종연의 제의야말로 진정 반가운듯 싱긋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거야말로 무관다운 통성이고 례의인듯 합니다.》
당장 먹자판을 벌리고싶어 몸달아하던 룡호군량반들은 금시 누구의 사등뼈라도 분질러내칠듯 기세등등하여 마당으로 쓸어내려갔다.
제일먼저 맨손으로 황소의 뿔을 비틀어뽑는 장사라고 소문난 김극기가 깍지동같은 상체를 멋스럽게 뚱깃거리며 깔판우에 올라섰다.
극기는 박위의 기를 꺾어놓으라는 종연의 은근진 사촉을 받기도 했지만 그 사촉이 없더라도 정도이상으로 태연하고 당당한 신임중랑장을 단박에 까뭉개놓고싶었다.
박위가 깔개우에 올라서자 극기는 호랑이앞에 나선 하루강아지처럼 보이는 상대가 우습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하여 시물시물 입술을 놀리며 여유작작하게 다가들었다. 두손을 유연하게 쳐들고 방어태세를 취하고 서있는 박위에게 접근한 극기는 불식간에 솥뚜껑같은 손을 펼쳐들었다.
드센 손칼질로 단매에 박위의 목줄기를 꺾어놓을 심산이였다.
극기의 손칼이 내리박히는 찰나 박위는 뒤로 넘어지기라도 하듯 상체를 뒤로 잔뜩 제끼였다.
이어 박위는 세칭 나비잡이라 일컫는 모두발을 버쩍 허공으로 솟구쳐올리였다. 극기가 미처 앞으로 쏠린 상체를 바로잡기도 전에 박위의 모두발이 꺽지게 생긴 극기의 턱에 세차게 들이박히였다.
극기의 우람진 몸집이 돗자리우에 통으로 나가떨어지였다.
재차 드센 타격을 가하면 극기는 더이상 자기를 수습할수 없을것이였다.
허나 박위는 손을 툭툭 털며 극기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정히 안아 일으켜주었다.
《어디 상하지나 않으셨소?》
극기는 단 한번의 타격에 쓰러진것이 조금 창피하기는 했으나 워낙 무관답게 속이 확 트인데다 솔직한 사내라 껄껄 웃으며 머리를 흔들어털었다.
《헛허허… 그만한 놀음에 상할리야 있소. 내 오늘 희떱게 놀다가 단단히 버릇을 배웠소그려, 헛허허…》
그날 저녁 박위는 룡호군량반들을 모두 자기의 처소로 데리고갔다.
풍성하지는 못하나 성의껏 차린 주안상이 나오자 박위는 량반들에게 일일이 술을 권하고나서 자기의 진속을 그대로 터놓았다.
《터놓고말하여 사내로 나서 술을 마시는게야 무슨 흠절이겠습니까.
하지만 병기를 잡고 나라를 보위하는 우리 무관들이 뚜렷한 명분도 없이 수십일동안 내처 술을 마신다는것은 옳은 일이 아닌줄 압니다.
그래가지고야 어떻게 맡은 군무를 정확히 실행할수 있으며 군영안의 군기는 또 어떻게 정연히 세울수 있겠습니까.
소장이 오늘 초면에 다소 어줍잖게 놀아댄것은 다른 뜻에서가 아니라 군기와 군풍을 옳게 세웠으면 하는 소원에서 그리한것이니 너그럽게 리해해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가지 좌중에 제의할것은 앞으로 신래를 하려거든 술이 아니라 오늘처럼 수박희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술을 장려하는 의미에서도 좋고 친교를 가까이하는 뜻에서도 좋으며 군기와 군풍을 세우는 의미에서도 좋을듯 합니다.》
《헛허허… 그거 참 뜻이 깊은 말씀이요. 워낙 우리 군대의 신래야 그렇게 돼야지요, 헛허…》
사람이 우둘렁거리기는 하나 뒤가 없는 김극기는 얼룩덜룩하게 고약을 바른 목덜미를 조심스레 쓸어만지며 시원스레 박위의 말을 받아주었다.
최랑장도 올롱한 눈을 반짝거리며 뾰족한 턱을 들까불었다.
《솔직히 말해서 소관은 예쁘게 생기신 중랑장께서 그렇게 수박희에 능하신줄은 정녕 몰랐소이다. 일후에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무관들은 이구동성으로 박위를 추어올렸으나 김종연은 묵직하게 고개를 끄떡거릴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턱없이 자존심이 강한 김종연은 박위의 인품과 실력이 남달리 뛰여나다는것을 여실히 느낄수록 기분은 더욱 무거워났던것이였다.
그후 룡호군에는 신래라는 말과 관습이 차츰 사라져버리였다.…
박위는 불의라고 생각되는것은 비록 사소한것이라 할지라도 타협없이 도전해나서는 강건한 사내였다.
정의를 위한 일이라면 상대가 조정의 재상이라 할지라도 자기의 뜻을 굽히려 하지 않았다.
룡호군의 상장군 김종연의 고맙지 않은 추천에 의해 김해부사로 내려간 박위는 1377년 5월 황산강(락동강하류)에 기여든 왜적선 50척을 일격에 함몰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거두었다.
임금은 친히 박위를 개경에 불러올리여 전공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를 차려주었다.
취흥이 도도해지자 여느때없이 너그러워진 임금은 부드러운 어조로 박위에게 말을 건넸다.
《오늘은 김해부사의 날이니 그대가 원하는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풀어주겠노라. 그대의 가장 큰 소원이 무엇인지 어려워말고 말해보라.》
자나깨나 나라의 군력강화를 두고 마음쓰는 박위는 자리에서 일어서자 자기의 속생각을 그대로 펼쳐놓았다.
《황공하오나 신은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나라의 한 페단〈이것은 소신의 가장 큰 소원이기도 합니다.〉에 대해 아뢰겠습니다.
지금 전국도처에 널려있는 수천수만의 땡땡이중들은 산수 좋은 곳에 화려한 집을 짓고 살면서 해괴한 거짓말로 순박한 백성들을 미혹시키는 일만을 업으로 하고있습니다.
그것만 해도 큰 죄인데 중놈들은 절마다 수십수백의 노비와 수십리지경을 넘어서는 방대한 토지까지 가지고 제후장상들을 찜쪄먹을 부귀를 누리고있으니 이런 괴이한 죄상을 어찌 더이상 묻어둘수 있겠습니까?
신이 생각하건대 하루빨리 땡땡이중들과 절간소속의 노비들은 군사로 박아넣고 사원의 토지와 비품은 여러 군영에 고루 나누어준다면 나라의 주요페단을 없애는 동시에 국고의 지출이 없이 전반적군력을 한층 강화할수 있으니 이는 실로 일거량득일줄 압니다.》
화색이 충천하던 임금의 옥안이 금시 흙빛으로 변했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가 멀다하게 벌리는 잡다한 궁중행사때는 물론이요, 무슨 제사, 무슨 놀이때마다 의례히 상추쌈에 된장 곁들이듯 중들을 불러들이거나 절을 찾아가는 임금이였다.
상고해보면 불과 몇십년전인 충선왕시절에 충선왕은 매일 2천명의 중들에게 반승(중잔치)을 차려주는가 하면 닷새에 한번씩 만등회라 하여 1만등의 등불을 켜고 만명의 중들을 푸짐히 먹여주는 의식을 벌리면서 노상 중놈들과 어울려지냈었다.
지금 임금의 아버지 공민왕도 충선왕 못지 않은 불교광신자로서 사시장철 중들을 달고다니고 절들을 찾아다니였다.
지어 신돈이라는 교만방자한 중을 궁중의 스승으로 들여앉히고 나라의 정사를 통으로 그에게 맡기다싶이한적도 있었다.
이러한 왕가에서 태여난 임금에게 있어서 절과 중을 없애라는 박위의 소청은 선대임금들의 치적과 유풍에 대한 악의에 찬 시비중상인 동시에 오늘의 궁중행사들도 시급히 페절하라는 무엄하기 짝이 없는 훈시질로 들리였다.
임금은 너무도 기가 막히여 후들후들 떨리는 손으로 박위를 가리키기는 했으나 언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뒤에서 보면 금빛찬란한 왕관과 시누런 곤룡포를 흘려입은 지엄한 임금이지만 앞에서 보면 아직도 해맑은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10대의 소년인 우왕은 한참만에야 비린내나는 목청을 기운껏 내질렀다.
《천생 무식한 무관놈의 말본때로다.
나라의 록을 받는 신하로서 네 어찌 과인앞에서 그런 망발을 주어섬길수 있느뇨. 이봐라, 저눔을 당장 헌부에 나리여 엄히 치죄하도록 하라―》
따져보면 임금의 령이라는것은 그 어떤 리치나 론리에 준한 정치적인 견해인것이 아니라 성숙하지 못한 소년의 충동적인 기분의 반영에 불과했다.
임금의 령이 내리기 바쁘게 자리에서 일어선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꼭같은 소리로 대답했다.
《지당합신 분부외다.》
임금의 령이라면 무턱대고 《지당하외다.》라는 말만을 입버릇처럼 뇌이는 대감들.
무턱대고 임금을 찬양하고 무턱대고 임금을 추종하여 임금에게 한껏 잘 보임으로써 벼슬자리를 영구히 고수하고 부귀영화를 길이 누리려는 권신들.
바로 이들의 《지당하외다.》라는 말 한마디때문에 국사의 백가지, 천가지가 공전, 역전을 하고 아까운 충신, 인재들이 소장, 류실되건만 나라님은 언제나 그 《지당하외다.》라는 말만을 듣고싶어한다.
결국 박위는 솔직하게 자기의 소원을 아뢰인 값으로 전공을 세운 장수로부터 임금의 뜻을 어긴 죄인으로 굴러떨어지였다.
누군가가 그린듯이 서있는 박위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이제라도 임금앞에 엎드려서 용서를 빌라는 뜻이였다.
허나 박위는 서글픈 기색을 띄운채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용서를 빈단 말인가.
소원을 말하라기에 진정을 고한것뿐인데 정의를 아뢰고 주장한것이 어떻게 죄로 되는가?!
박위는 억울하게 벌을 당할지언정 속에 없는 용서를 빌어 구차하게 위기를 모면하고싶은 생각은 꼬물만큼도 없었다.
이때 백전로장 최영이 박위대신 우왕앞에 백발을 조아려박고 엎드렸다.
《전하! 박공으로 말하오면…》
박위의 뛰여난 군사적지략과 용맹, 사내다운 배짱과 의지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최영은 진정을 다해 열변을 토하였다.
최영의 땀에 젖은 옆얼굴과 잔등을 바라보는 박위의 가슴은 쓰리였다.
고려안에서는 물론 외진 지방에까지 무적필승의 백전로장으로 널리 알려진 최영.
박위가 전공을 세울 때마다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던 최영.
그는 박위를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하군 했다.
《푸른 물감은 대쪽에서 뽑지만 대쪽보다 더 푸른 법이라더니… 공이야말로 고려군대의 으뜸가는 장수일세.》
선생보다 제자가 월등 낫다는 의미, 최영이 자신보다 박위가 더 훌륭하다는 뜻이였다.
그런 과찬을 받을 때마다 박위는 송구스럽다못해 죄스럽기까지 했다.
너무도 겸허하고 소탈한 최영이 열배, 백배로 쳐다보이였다.
헌데 그처럼 존경하여마지않는 백전로장이 보잘것없는 자기를 구원하기 위해 자기대신 땀을 철철 흘리며 절절히 용서를 빌고있었다.
박위는 최영을 와락 안아일으키고싶었다.
하지만 최영을 일으켜세운 다음 임금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역시 할말이 없었다.
스승에 대한 도의를 지키느라고 속에도 없는 용서를 빈다는것은 정의에 대한 우롱이요, 진실에 대한 롱락이 아니겠는가?!
박위는 최영에게 무등 죄스러웠으나 여전히 몸은 움직여지지 않고 입은 열리지 않았다.
박위는 입술귀를 힘주어 짓물었다.
입술귀로 실오리같은 피줄기가 구불구불 흘러내리였다.
이 일이 있은 뒤 적지 않은 사람들은 박위를 《도의도 렴치도 없는 매정한 사람》, 《례의보다 자존심을 더 중히 여기는 거만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박위는 그날의 자신의 처신을 두고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때 박위는 최영의 덕으로 간신히 처벌을 면할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