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3 회)
7
드디여 그 시각이 왔다. 이튿날 오후 운동시간이였다. 고문으로 인해 운신할수 없는 수인들을 내놓고는 모두 이 시간을 기다린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독거운동을 하던 정치범들까지 모두 감옥뜨락으로 내몰았다. 그곳에는 벌써 간수부장 백근식과 일반사동의 간수들까지 모두 나와 나무걸상에 앉아있었다. 그들의 얼굴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특별사동간수들은 정치범들을 한쪽으로 모여앉게 했다. 오늘은 운동을 불허한다는것이였다. 운동이라야 뜨락안을 빙빙 돌며 산보를 하는것이였다. 이것도 수인들에게는 금같이 귀한 시간이다.
정치범들은 여느 때없이 운동을 시키지 않고 한쪽에 모여앉게 하는것이 이상스러워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의아해했다. 간수들이 옆에 곤봉을 들고 붙어있어서 말을 할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에는 무자비한 징벌이 가해지는것이다. 모두들 긴장한 표정으로 놈들의 거동만 지켜보고있었다.
이윽고 백근식이 정치범들앞에 나서서 사뭇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부터 이 운동시간에 수감자 1010번과 최간수와의 무차별 프로레스링경기를 하겠다.》
조용하던 수면에 돌덩이를 던진듯 수감자들속에서 파문이 일어났다. 감옥이 생겨 있어본적이 없는 기이한 일이였다.
순간 한상수의 낯빛은 쇠처럼 굳어졌다. 그는 놈들이 무엇을 의도하여 이 경기를 조직했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떡봉》이를 때린 보복이였다. 드디여 백근식은 살륙의 칼을 든것이였다.
가슴이 후드득 뛰였다. 너무도 뜻밖이였다.
백근식의 얼굴에는 사뭇 즐거운 미소가 피여났다. 그는 수감자들의 머리우를 스쳐지나가는 파문을 일별하고 내심 흡족해했다. 그들이 공포감을 느끼도록 꾸민 모략이 은을 내는것이였다. 물론 물리적인 방법으로 한상수 한명의 의지는 꺾을수 있지만 정치범전체는 그렇게 할수 없었다. 그러나 이 경기를 통해 한상수는 물론 그것을 구경하는 정치범들로 하여금 전률하고 의기소침하게 만듦으로써 감옥안의 질서에 고분고분 순종하도록 하자는것이였다. 바로 백근식은 이것을 노렸다. 그러니 취조실에 끌고 들어가 한상수 하나를 고문하는데 비기겠는가. 물론 백근식은 이 경기를 제머리로 짜낸것은 아니였다.
하루는 몸이 기둥통같고 힘이 황소같은 최간수가 백근식을 찾아왔다.
《어제 <떡봉>이가 특별사에 들어갔다가 혼났다면서요?》
잡범간수인 이자는 손가락마디를 와드득와드득 꺾으며 넌지시 물었다.
《그건 왜 물어?》
백근식은 기분이 잡쳐 자기 할 일을 하며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이게 수치가 돼서 그럽니다. 나한테 넘겨주시오. 내가 버릇을 떼놓겠시다.》
백근식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쳐다보며 최간수가 어지간한 유도선수라는것을 생각했다.
《자네 유도 몇단이던가?》
《5단입지요.》
최간수는 이제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을것 같이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대답했다.
《5단이면 높은 급이지?》
《그렇지 않구요. 사실 이건 3년전에 판정받은건데 지금은 8단쯤되지요.》
《좋아. 그럼 자네 죄수 1010번과 붙어보지 않겠나?》
백근식은 즉흥적으로 레스링경기같은것을 시켜볼 생각이 떠올랐다.
《아, 거 <비수>라는자 말입니까?》
《<비수>는 무슨 말라빠진 <비수>야.》
백근식은 왜 그런지 심사가 좋지 않아 온곱지 않게 내쏘았다.
《예 예, 알았습네다. 축구선수를 하던자 말입지요.》
최간수가 얼른 시정했다.
《축구선수니 <비수>니 하는 따위의 표현은 필요없어. 그자는 울타리안에 갇힌 일개 죄수에 불과해. 자네 한번 맞서볼만 한가?》
《원 부장님두. 저를 어떻게 보고… 걱정마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몸이 근질근질하던참인데… 그자를 때려죽이랍니까?》
《죽이진 말게. 하지만 병신이 되는건 할수 없지.》
백근식은 최간수의 어깨를 두드려 내보냈다. 그는 이미부터 최간수의 솜씨를 알고있었다. 웬만한 폭력범도 최간수와 마주서면 치를 떨었다. 그러나 한상수는 서울구치소와 이곳에 와서 인간이하의 한심한 생활조건과 정신육체적고통으로 하여 약해질대로 약해졌다. 최간수는 둘째치고 중학교학생과 맞서도 단매에 쓰러질것이다. 한상수는 최간수한테 곤죽이 될것이다. 육체가 병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진다. 그때 그의 의지를 뒤흔들어놓아야 한다.
백근식은 자기 말의 효력을 찾아내기라도 하듯 수감자들의 얼굴표정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있었다. 백근식은 속으로 흡족해하며 다시 뇌까렸다.
《이 경기에서 1010번이 이기는 경우에 너희들이 제기한 요구조건을 들어줄수 있다. 그러나 지는 경우에는 그 요구조건은 불허한다. 알겠는가?》
그것은 악질간수인 한을손을 파면시키는 문제였다.
뜨락에는 숨소리하나 들리지 않았다. 납덩이같은 무거운 정적이 수감자들의 가슴을 꽈악 내려눌렀다.
《그럼 최간수와 1010번 나오라!》
백근식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최간수가 기다리고있은듯 빤쯔만 입은채 황소같은 몸집을 흔들며 마당 한가운데로 어정어정 걸어나왔다. 그의 얼굴에는 벌써부터 승리자연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러나 한상수는 어금이를 꽉 앙다문채 최간수를 쏘아볼뿐 석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 도전에 응하지 않으면 놈들은 그 보복으로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 한상수는 자기때문에 동지들이 앞으로 고통을 당하는것을 참을수 없었다. 죽더라도 동지들을 위하여 경기에 나가야 했다. 비굴하게 물러설수는 없었다. 박우갑이 언제나 그를 일깨워주던 말이였다. 이제야말로 동지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때가 온것이다.
《간수부장, 이런 살인경기가 세상에 어디 있소?》
수인들속에서 나이지숙한 김성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불이 펄펄이는 눈길로 백근식을 쏘아보며 항의했다.
《뭐? 살인경기?…》
백근식의 눈길도 당장에 창끝처럼 날카로와졌다.
《그렇소. 세상 어느 나라에도 없는 고문경기란 말이요. 차라리 우리 정치범들이 다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경기는 못하오. 끝내 하겠다면 우린 <법무부>에 상소할테요.》
그는 도고하면서도 사리정연하게 수감자들의 립장을 밝혔다. 간수들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스쳤다. 그러나 백근식은 당장에 표범처럼 사나와졌다.
《담당간수, 뭘해, 저 자식을 당장 끌어다 먹방에 처넣으라!》
백근식이 악에 받쳐 소리치자 륙모방망이를 든 간수 몇이 우르르 달려가 그 수인을 후려치며 끌어갔다. 그는 간수들에게 끌려가면서도 《한동지! 경기를 하지 말라. 죽어도 하지 말라!》하고 눈물겹게 웨쳤다. 한상수는 가슴이 확 불타오르는듯 했다. 눈에 살기가 뻗친 백근식은 한상수를 쏘아보며 물었다.
《1010번! 경기에 응하겠는가 그만 두겠는가.》
그는 백근식에게 조용하나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자 끌고간 동지를 내놓으라. 그래야 응하겠다.》
《좋다. 끌어와!》
이윽고 한상수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얼굴은 짙은 안개와도 같은 재빛이였다. 그는 동지들을 비장한 눈길로 둘러보더니 몸에 걸쳤던 수인복을 하나하나 벗어던졌다. 걸레짝같은 수인복을 벗어던지자 뼈가 앙상한 몸이 드러났다. 말그대로 뼈에 가죽을 씌운 몸이였다.
《경기시간은 상대방이 항복할 때까지다. 심판은 내가 하겠다.》
백근식의 목에는 제법 호각까지 데룽거렸다.
한상수는 묵묵히 마당가운데로 걸어나왔다. 수감자들의 눈이 빛살처럼 그에게 집중되였다. 그들은 한상수가 경기를 하는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하는것처럼 호흡이 가빠졌다.
한상수는 막상 경기장앞에 나서니 뛰던 가슴도 멎고 마음도 오히려 평온해지는듯도 했다. 맞아죽는 한이 있더라도 동지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싸울것이다. 그는 동지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주먹을 틀어쥔채 괴로움과 긴장감이 한껏 어린 눈길로 한상수를 응시했다. 눈길은 서로 부딪쳐 불꽃이 튀는듯 했다. 한상수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동지들, 이 한상수가 어떻게 싸우는가 보아주시오. 죽더라도 굴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그것은 박우갑이 최후를 앞두고 남긴 말의 반복이였다. 한상수는 모든 감각이 마비된듯 했다. 뜨거운 해볕에 눈앞이 아물아물했다. 문득 그의 눈앞에 최간수가 히물히물 웃으며 다가오는것이 보였다. 그것은 한상수를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악마와도 같았다. 한상수는 정신을 버쩍 차렸다. 그러나 어느새 최간수는 한상수의 팔을 거머쥐고 홱 집어던졌다. 한상수는 허공에 떴다가 저만치 딴딴한 땅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그야말로 뼈와 뼈가 맞부딪치는 소리가 수감자들의 귀전에 아츠럽게 때렸다. 《아!》 수감자들은 일시에 신음소리를 질렀다. 한상수도 몸이 부서져나가는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어나야 한다는것을 깨달았다. 한상수가 비칠거리며 일어서자 최간수가 또다시 둘러메쳤다. 한상수는 다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악착한 최간수는 조금도 사정을 보지 않고 한상수에게 달려들었다. 한상수는 련이어 최간수의 들어메치기에 걸려들었다. 고양이가 쥐를 다루듯 하는 격이였다. 그대로 경기를 하다가는 얼마 못가서 한상수는 만신창이 되여 죽을것 같았다. 그의 코와 입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최간수는 땅바닥에 쓰러진 한상수의 등허리를 지르밟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너는 이제 내 손에 병신이 되던가 죽을수 있다. 나는 너를 마음껏 희롱하다가 동네개처럼 때려죽일테다. 최간수의 자세와 태도는 이러했다. 차마 눈뜨고 볼수 없는 광경이였다. 수감자들은 더는 참을수가 없어 《경기를 중지하라!》, 《살인경기를 걷어치우라!》하며 그자리에서 벌떡벌떡 일어섰다.
《이제 소리친 놈이 어느 새끼야?》
간수들이 사방에서 달려들어 수인들에게 곤봉세례를 안겼다.
《가만!》
백근식이가 경기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한상수에게 물었다.
《1010번, 경기를 기권하겠는가. 기권하면 살아날수 있지만 패한것이다. 어떻게 하겠는가?》
한상수의 귀에는 그 소리가 우뢰처럼 들렸다. 그는 눈을 감았다. 눈앞에 조선의 뽈을 차야 한다고 하신 김일성장군님의 말씀을 전달하여주던 북조선체육련맹일군의 얼굴과 사형장으로 나간 박우갑의 얼굴이 번갈아 떠올랐다.
그렇다. 나는 공화국의 체육인이다. 원쑤와의 대결에서 기권이란 있을수 없다. 죽어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
한상수는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
《좋다. 경기를 계속하라!》
백근식은 기고만장하여 소리치며 호각을 길게 불었다.
《<비수>! 힘을 내라!》
정치범들속에서 누군가 안타까이 소리쳤다. 그 소리는 한상수에게 간신히 들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전광석화마냥 그의 뇌수에 불꽃을 튕기였다.
그는 입안에 가득찬 피를 뱉으며 상대방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최간수가 달려들어 또다시 내동댕이치려 했다. (개자식! 우리 동지들의 이름으로!…)
순간 한상수의 몸에 자기도 알수 없는 힘이 솟구쳤다. 피를 본 야수를 방불케 하는 놈의 징그러운 상통이 눈앞에 다가드는찰나에 한상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골받이를 하였다. 이것은 안심하고 접근하던 최간수에게 있어서 불의의 타격이였다. 뜻밖의 공격에 최간수는 턱을 싸쥐고 주저앉았다. 사태는 전도되였다.
《최간수, 일어나라!》
간수들이 고함을 질렀다. 그 소리에 기운을 얻은 모양인지 최간수는 두손으로 턱을 잡은채 비칠거리며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기적은 일어났다. 《얏!…》하는 공기를 째는 쇠된 웨침과 함께 한상수의 온몸이 그대로 비수가 되여 최간수에게로 날아갔다. 그것은 두번째 드센 강타였다. 금방 숨이 넘어가리라고 생각했던 수인이 그처럼 무서운 힘으로 타격을 가할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최간수는 그만에야 두손으로 아래배를 그러안고 《윽!》하는 신음소리를 지르며 비칠거리더니 기둥통이 넘어지듯 《쿵》하고 땅바닥에 나딩굴었다. 수감자들은 자리를 차고 왁 일어나 《만세》하며 환성을 질렀다. 한상수가 그 유명한 발끝차기로 상대방의 급소를 내찌른것이였다. 얼굴이 피와 땀으로 얼룩진 한상수는 불사신마냥 마당 한복판에 거연히 서있었다. 그의 두눈에서는 린광같은 파란 불찌가 펄펄 일고 먼지투성이가 된 앙상한 가슴팍이 세차게 오르내리고있었다.
《한동지, 장하다!》
《<비수>가 이겼다!》
수감자들은 격정에 사무쳐 웨치며 한상수에게로 왁 달려가 와락 끌어안았다. 모두가 눈물범벅이 되였다. 한상수는 동지들의 품에 안기여 의식을 잃었다. 최간수도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한채 간수들이 담가로 들어내갔다.
간수들은 입이 쓰거운듯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으로 가버리고 백근식이만이 뾰족한 턱을 살살 문지르며 텅빈 마당에 서있었다.
밤이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눈을 뜨니 한상수는 감방에 누워있었다. 정신을 잃자 간수들이 끌고와 감방에 던진 모양이였다. 옆구리가 쑤시고 어깨팍이 떨어져나갈듯이 아팠다. 어딘가 잘못된것 같았다. 몸에 고열이 났다. 한상수는 또다시 의식이 흐리마리해졌다. 어디선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그 소리는 아득히 먼곳에서 울려오는듯 했다. 옥야의 구슬픈 한숨소리같기도 하고 사형당한 박우갑이 질책하는 소리같기도 했다. 전쟁전 한상수가 종로경찰서에서 곤욕을 치른 후 옥야의 집에서 치료를 받을 때 그는 지금처럼 한숨을 쉬군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한순간도 한상수의 머리맡에서 떠난적이 없었다. 옥야의 그 지극한 정성으로 하여 한상수는 며칠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날수 있었다. 벽을 두드리는 소리는 더 선명하게 울려왔다. 그 소리는 분명 박우갑의 안타까와하는 말이였다.
(상수, 정신을 차리라. 맥을 놓으면 죽는다. 넌 죽을수 없는 사람이다!)
한상수는 가물가물해지는 정신을 간신히 다잡으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끄을며 갔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옆구리가 꼬챙이로 쑤셔대는것 같기도 하고 칼끝으로 도려내는듯도 했다. 한상수는 간신히 벽에까지 기여가 귀를 가져다댔다. 옆방에서 동지들이 보내오는 통방이였다.
《비…수…정…신…을…차…리…라》
한상수는 가슴이 뭉클했다. 불덩어리같은것이 목을 콱 치받는다. 아픔도 한결 멎는것 같았다.
《비…수…왜…대…답…이…없…는…가》
한상수는 자기가 울고있음을 느꼈다. 동지들이 곁에 있다는, 자기는 결코 외롭지 않다는 그것때문이였다. 그는 격정에 사무쳐 답전을 보냈다.
《1010번 듣는다.》
《비수, 장하다. 잘 싸웠다.》
《동지들, 고맙다.》
《비수, 신심을 잃지 말라. 승리는 우리의것이다.》
한상수는 그가 감옥마당에서 경기를 할 때 살인경기를 걷어치우라고 항의하다가 몽둥이로 매를 맞으며 취조실로 끌려갔던 김성교라는것을 알아차렸다.
《많은것을 가르쳐달라.》
《정황이 있을 때마다 련락하라. 벽 저쪽의 동지들과도 련계를 가지라.》
한상수는 동지들이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에 반석같은것이 들어앉는듯 했다. 그는 거연히 머리를 쳐들었다. 몸은 부서져나갔어도 온몸에 갑옷을 두른것 같았다. 그것은 놈들과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자부심, 동지들을 위해 자기를 바쳤다는 긍지였다.
한상수의 눈앞에는 문득 박우갑의 미소어린 얼굴이 우렷이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