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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27회) 김 삼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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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역시 늦은 밤, 자기 사무실에서 하루사업을 결속지으며 생각에 잠겨있던 리웅천은 전화종소리를 듣고 무심히 송수화기를 들었다. 《중앙당에서 전홥니다.》 교환수가 알리였다. 이어 《지배인동무요?》 하는 침착하고 굵은 목소리가 위엄있게 물었다.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예, 리웅천입니다.》 상대방이 자기를 누구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리웅천은 알고있었다. 리웅천은 순간 긴장감을 느끼였다. 그의 높은 직책, 사업상 권위, 위압적인 목소리가 리웅천을 어지간히 당황케 했다. 송수화기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나 물읍시다. 동무가 기사장 주영태를 지도소조에서 취급하는것을 반대하고있다는데 사실입니까?》 그는 직방 이렇게 기본문제를 찌르고 들어왔다. 《사실입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리웅천은 이상하게 침착해지는 자신을 느끼였다. 최일이 우에 보고했고 그래서 전화가 내려오는것이라는 순간적인 판단이 (나는 내가 옳다고 끝까지 주장한다)는 배짱을 품게 했다. 《왜 반대하오?》 《그 내용을 보고한 사람이 제가 반대하는 리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까?》 《물음에 대답하오.》 상대가 랭랭하게 위압적으로 지시했다. 고위급인물이 위협한다고 해서 숙어들 리웅천이 아니였다. 그는 자기의 립장을 바꾸어 숙어들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하는것을 량해하십시오. 이 문제는 수상님의 결론을 받아 처리했으면 합니다. 수상님의 결론이 있기전에는 저는 자기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상대방은 침묵속에 잠겨있었다. 송수화기에서 잉- 하고 흐르는 전류소리만이 들렸다. 이윽하여 상대방이 분명 폭발하려는 감정을 자제하는듯 무뚝뚝하고 거칠게 말했다. 《좋소.》 분명 두고보자는 말투였다. 덜커덕! 전화가 끊어졌다. 상대방이 송수화기를 내려놓은것이다. 리웅천은 자기의 《불손한》 행동이 분명 그를 노엽혔으리라고 짐작했다. 너무 큰 인물과 엇섰다. 어떤 후과가 들이닥치겠는지?… 그가 수령님께 보고드릴수 있다. 그러면 수령님께서는 어떤 결론을 주실것인가? 초조와 불안속에서 날들이 흘러갔다. 최일은 그후 아무 소리도 없었다. 리웅천은 그가 어떻게 나오든 그런것에는 상관이 없었다. 최일이 뭐란말인가? 그들은 간혹 길을 어기는 경우에도 서로 눈길을 피했고 말은 더욱 건네지 않았다. 애당초 만나지 않게 되기를 희망했다. 그런속에서 1월이 다 갔다. 강선제강소는 부끄럽게도 1월계획을 미달하였다. 이것은 큰 수치였다. 강선이 1월계획을 못하다니, 다른 달도 아닌 새해 진군의 첫달계획이 아닌가. 아직 이런 일이 없지 않았는가. 지배인실에서 직장장들, 직속관리부서장들, 부직간부들의 참가하에 1월총화가 있었는데 여기에 당위원장 한국성이도 참가해서 한쪽에 치우쳐 앉아있었다. 그는 시종 말이 없었다. 기사장이 보고를 했다. 모든 직장이 계획을 미달한것은 아니였다. 그렇지만 총생산액적으로 제강소는 1월계획을 못했다. 물론 엄청나게 높이 세워진 계획이였으나 계획을 세울 때 가능성을 내다보았었고 실지 해낼수도 있었으므로 지금에 와서 변명이 통할수 없었다. 수령님께서는 1월 1일의 신년사에서 올해의 공업생산이 지난해의 32%만 장성해도 5개년계획을 완수하게 된다는 고무적인 말씀을 하시였다. 그래 전국이 수령님의 호소따라 높은 목표를 세우고 전진하고있는것이다. 그러니 강선이 목표를 높이 세운것은 옳았다고 리웅천은 자부하고있었다. 기사장의 보고가 채 끝나기도전에 리웅천이 소리를 쳤다. 《이런 수치가 또 어디 있는가? 우리모두가 수상님앞에 죄를 졌고 우리 제강소를 따라 천리마를 탄 기세로 전진해 온 전국의 로동계급앞에 망신을 당했소. 얼굴을 들고 다닐수 없게 되였소. 모두가 창피를 느껴야 하오.》 그의 눈에서 불이 펄펄 일었다. 기사장이 보고를 마저 끝내려 하는데 그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리웅천이 계속 분노를 터뜨리였다. 《이 사실을 이제 어떻게 성에다 보고하겠는가 응? 성에서는 또 어떻게 내각에 보고하고? 망신이요. 수치요!》 보고가 끝나고 토론들이 있었다. 한 직장장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1월달에 세운 목표는 채 달성 못했지만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120%의 장성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너무 비관하거나 락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계속 전진하고있습니다. 다만 1월의 목표가 너무 높았습니다.》 이 말이 리웅천의 화를 더욱 돋구었다. 《동무, 지금 120%의 전진을 운운하며 위안할 때요? 비관할 필요가 없다? 계획이 너무 높았다? 전국이 지켜보는 강선제강소의 이름에 똥칠을 했는데 락심할 필요가 없다구? 우리가 제일 먼저 천리마를 탔는데 그래 이제 와서 뒤떨어져 뒤줄에 서도 일없다는거요? 동무는 직장장자격이 없소! 동무는 계획을 세울 때부터 까다롭게 굴었지? 그래 그걸 정당화하자는거요?》 《그건 아닙니다.》 얼굴이 뻘개진 직장장이 중얼거리였다. 리웅천은 그를 더 대상하려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직장장이나 욕하려는것이 아니였다. 그의 분노의 폭발은 최일을 향해 터뜨린것이였다. 그는 1월계획을 못한 가장 주되는 원인을 지도소조가 사상투쟁을 벌려놓고 사람들을 들볶아대고 우울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생산의욕을 저하시킨데 있다고 보고있었다. 그 장본인이 최일이다. 그는 최일이를 잘 안다. 볼쉐비크로 자처하는 최일, 돌격정신과 투쟁정신, 계급적선에서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는 견결한 립장, 그것은 좋다. 그렇지만 강철과 강재생산에 그것이 복종해야 하지 않는가, 계급투쟁은 왜 하는가. 밤이 깊어가도록 사무실을 뜨지 못하고 심한 고뇌에 잠겨있던 리웅천은 이 사실을 수령님께 보고드려 해결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수령님께서만이 이 문제를 바로 잡아주실수 있다. 부위원장이 자기와 전화를 한후 어떻게 행동했고 어떻게 보고드렸는지 알수 없으나 리웅천은 자기의 생각을 자기대로 보고드려야 하겠다고 결심했다. 수령님께서는 집무실과 련결된 직통전화를 놓도록 하시면서 《웅천이, 아무때고 좋으니 애로가 있거나 생각되는것이 있으면 전화하라구.》 하고 말씀하시였다. 원래 리웅천은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서 비정상적인 현상에 대해서나 자기가 느낀점에 대해서 그것이 정책적인 문제와 관련되면 아무때든 보고할 의무를 지니고있었다. 그런데 수령님께서 직통전화까지 놓아주셨으니 이 유리한 점을 충분히 리용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한번도 자기가 먼저 직통전화를 리용하지 않았다. 정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수령님께서 전화를 걸어주시는 기회에 하면 되는것이다.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자기가 먼저 송수화기를 드는것은 실례라고 보았으며 나라일에 바쁘신 수령님께 페를 끼치는것이라고 인정했었다. 그런데 강선제강소가 1월계획을 못한것은 비상사태나 같다. 그 원인이 더는 수수방관할수 없는 문제에 있는만큼 수령님께 반드시 보고드려야 할것이다. 이튿날 아침 정각 9시에 그는 수령님의 집무실과 련결된 직통전화기앞에 섰다. 옷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차렷자세로 서서 비장한 감정을 누르며 송수화기를 들었다. 아침 9시 정각을 택한것은 대체로 이 시간에 수령님께서 전화를 걸어오시군 했기때문이였다. 《예, 말씀하십시오.》 처음 듣는, 침착하면서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선제강소 지배인 리웅천입니다. 수상님께 말씀드릴 문제가 있어서 전화를 합니다.》 리웅천은 마디마디를 힘주어 발음하며 자기의 의사가 정확히 상대방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했다. 《수상님께서는 지금 계시지 않습니다.》 여전히 침착하고 조용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리웅천은 조급해났다. 《잠시 자리를 뜨셨으면 다시 전화를 해도 되겠습니까?》 《수상님께서는 지금 계시지 않습니다.》 꼭 같은 어조의 꼭 같은 대답이였다. 순간 리웅천은 송수화기를 놓아야 하며 아무것도 더 물어보지 말아야 한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는 송수화기를 내려놓고 걸상에 앉아서 어찌된 일일가? 하고 생각에 잠기였다. 수령님께서 왜 계시지 않을가. 현지지도차로 지방에 가시였을가. 그러다가 문득 신문에서 쏘련공산당 제21차대회에 참가하시기 위해 수령님께서 대표단을 인솔하시고 평양을 떠나시였다는 보도를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모처럼 결심하고 직통전화의 송수화기를 들었는데 제강소일에 볶이우다보니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고 시간을 잘못 택했던것이다. 흥분하고 긴장했던 그는 맥이 탁 풀리는것을 어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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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예고도 없이 강영창부장이 내려왔다. 그가 금속공업상을 할 때는 거의 매일이다싶이 전화로 만났고 평양에 올라가서 그의 사무실에서 지체했고 점심도 같이 먹은적이 있건만 그가 중공업전반을 당적으로 보게 되면서는 만나기가 힘들었다. 사업범위가 넓어지고 직책상 권위도 커졌으나 강영창은 여전히 강영창이였다. 안경을 쓴 인정미 후더분하게 느껴지는 인상은 갈데 없었다. 그는 리웅천이와 악수를 하며 말했다. 《내가 반갑지 않겠지. 이런 때 찾아와서?》 《그 반댑니다. 이럴 때 오셔야지요. 일이 잘될 때에야 오셔도 별로 필요치 않지요.》 강영창은 고개를 끄덕이였다. 《동무 말이 옳소. 당위원장을 부르오.》 그의 지시에 리웅천은 즉시 응하지 않고 눈길을 떨구며 무언가 생각하고있었다. 《왜 그러오?》 《1월계획을 못한것때문에 오셨겠는데 내 생각에는 최일동무도 불렀으면 합니다.》 《최일동무가 여기 와있지.》 강영창은 잠시 궁리했다. 《좋소, 그도 부르시오.》 강영창, 리웅천, 최일, 한국성이 지배인실에 모여앉았다. 한국성이를 제외한 세사람은 해방후부터 야금부문에서 함께 일했고 인연도 깊다. 그렇다고 그들은 개인적관계까지 깊지는 못했다. 사업상 자주 만나고 부딪치고 엉켜돌아갔다. 강영창은 착실하게 발전일로를 걸어 당과 국가의 책임적인 위치에서 일했고 또 일하고있으며 리웅천은 강선제강소에서 실질적인 강철과 강재생산자로서 수령님을 받들어 변함없이 일하고있다. 복잡한 인생행로를 걷고있는 사람은 최일이였다. 최일이도 국가의 책임적인 위치에서 일하였지만 뚜렷한 자기의 얼굴을 나타내지 못했으며 강영창이나 리웅천의 견지에서 보면 야금부문에서는 불필요한 존재로만 여겨지였다. 그렇다고 하여 그가 쓸모없는 인물은 아닌것 같다. 새는 두날개로 날아간다. 최일이가 야금부문에서 공로도 있고 과오도 있었지만 그러한 인물이 필요한 시기와 분야가 있는 법이다. 강영창은 오래간만에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여유가 없었다. 감상적인 추억에 잠겨 흥겨운 시간을 보낼 틈이 그에게는 없었다. 그뿐만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자기들이 맡은 사업의 중요성, 책임감, 시대의 분위기 등에 제약되면서 개인생활을 거의 잊고있었다. 《강선제강소가 1월계획을 못한것은 비상사건입니다.》 강영창이가 이렇게 모임의 서두를 떼였다. 당중앙위원회 중공업부장의 이 채찍질과도 같은 말은 리웅천이를 몹시 아프게 했다. 그는 그 순간에 l월 1일 저녁 수령님께서 직통전화로 강선로동계급의 기세가 어떠한가고 물으시던 일, 목표도 높고 기세도 좋구만, 그 기세로 계속 전진하시오 하고 격려해주시던 일이 떠오르며 저절로 머리가 숙어졌다. 수치감이 온몸을 전률케 했다. 《이와 관련하여 동무들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원인이 무엇인가, 동무들이 그것을 규명했을터이니 어디 말들을 해보시오.》 침묵… 침묵… 리웅천은 한손으로 숙인 이마를 고이고있었으며 한국성은 눈을 내리깔고 단정하게 앉아있었으며 최일은 씩씩거리며 이쪽저쪽을 살펴보았다. 그는 사실 지금 당장 일어나서 제강소안에서 벌어지고있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대해 말하고싶었다. 그래 흥분하고있었지만 제강소의 주인들에 앞서 말하는것을 삼가하여야 한다는 립장에서 입을 열지 않았다. 먼저 입을 열어야 할 사람은 지배인이라는것이 그자신을 포함해서 누구에게나 명백했으나 본인은 입을 다물고있었다. 지배인이 입을 열지 않으니 바빠난 사람은 한국성이다. 한국성이자신도 바늘 들어갈 자리가 없을만큼 당돌하고 예리했고 신경이 강한 사람이였으나 성미 세찬 리웅천이때문에 어지간히 애를 태우고있었다. 도당에서는 리웅천에게 할 욕을 그에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강소에 일이 있어 찾아온 출장자들이 지배인에게는 가붙지 못하고 당위원장을 찾아오군 하는 례가 적지 않았다. 리웅천이 말을 하지 않으니 한국성이 하는수없이 먼저 대답했다. 《부장동지, 그 원인은 당위원장인 저의 사업과 많이 관련됩니다.》 한국성이 말했다. 《사실 올해계획을 세울 때 일부 직장장들과 행정부서책임자들이 계획이 지내 높다는 의견을 제기했고 이번 1월계획을 미달한 원인도 계획을 너무 높이 세운데 있다고 말하고있습니다. 글쎄 그러한 주장이 옳다해도 계획이 일단 눌러진 이상에는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모든것을 다 바쳐 투쟁해야 할것입니다. 뒤늦은 시비질은 무의미합니다. 때문에 저는 당위원장으로서 자기사업을 비판적으로 총화해보게 됩니다. 강철과 강재생산에 대한 당정책적지도를 바로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성이가 이렇게 말하자 강영창은 《동무네가 올해계획지표를 가지고 론의가 분분했었다는것을 알고있소. 과도하게 계획을 높이 세웠다는 뒤늦은 시비질은 무의미하겠지만 계획을 수행못한 원인을 규명하는데서는 참고로 될수 있소.》 하고 말했다. 《나는 문제를 정치적인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최일이가 참지 못하고 코를 킁킁거리며 자기의 의견을 내놓았다. 《제강소는 계획미달의 원인을 옳게 분석하지 못하고있습니다. 계급적안목으로 현상태를 들여다보아야 하겠는데 기술실무적으로만 대하고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주장은 1월계획을 미달한 원인이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잘하지 못한데 있다는것입니다. 3호전기로가 파손된 원인을 어째서 단순히 기술적조작의 요구와 규정을 어겼다든가 기술책임일군들의 무책임성이라는 실무적인 면에서 찾아보려고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불순이색분자들의 책동이라고 정치적으로 예리하게 가설을 세우고 원인을 규명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무마시키는 현상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여기저기서 사고들이 계속 일어나고있습니다. 그런데도 지배인동무는 우리가 취급하여 문제를 꼭 해명해야 할 대상인 기사장을 취급하지 못하게 하며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달가와하지 않고있습니다. 당위원장동무는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에서 예리해야 하겠으나 지배인의 눈치를 보면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있습니다. 지배인동무는 기사장을 취급하는것이 그를 생산지휘에서 유리시키는것이라며 생산, 생산하는데 바로 3호로의 파손이 그의 책임에 속한다면 그는 그 생산을 지연시킨 장본인이 아닙니까. 그런데도 그를 싸고돌며 그를 취급하지 말아야 하겠는가.》 성미가 급하고 과격한 최일은 속에 품고있는것을 쏟아놓지 않고 배겨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는 주저없이 리웅천을 공격했다. 이것은 최일이를 이 모임에 참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리웅천에게 불리할수 있었다. 모든 면에서, 인간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리웅천이와 가깝고 그를 늘 내세워주군한 강영창은 그가 최일로부터 이런 말이나 듣자고 부디 참가시키자고 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리웅천은 바로 최일의 그러한 말을 공개석상에서 듣자고 작정했다. 최일이를 쳐야 하겠는데 그러자면 그가 맞받아와야 하는것이다. 리웅천은 이마에 고였던 손을 뗐다. 그리고 말할 때가 드디여 왔다는 자세를 취하며 침착하게 서두를 떼였다. 《천리마진군은 대중적혁신운동입니다. 대중이 떨쳐나도록 이끄는 사람들이 지휘성원들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과거가 어떻고 저 사람은 집안이 어떻고 또 누구는 뭐가 어떻고 하며 사람들을, 기술자들, 기능공들, 로동자들 지어 지휘성원들까지 생산에서 떼여내여 문초하고 따지고 위협해서 그들이 의기소침해지고있으니 어떻게 일을 잘할수 있으며 마음 편히 살수 있겠습니까? 언제는 믿는다, 마음 놓고 일하라 하고 이제 와서는 의심하고 따지고있으니 이게 잘 된 처사이겠는가? 최일동무는 우리 제강소에 불순분자가 85%나 된다는 통계를 쥐고있다는데 이건 참 어처구니가 없는일입니다.》 최일은 얼굴이 퍼렇다못해 거멓게 되였다. 그는 흥분하여 씩씩거리였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말하시오.》 그가 말했다. 《기사장을 왜 무턱대고 비호하는지 그것부터 말하란 말이요.》 《그의 현행에서 제기되는것이 없고 제강소가 1957년도와 58년도의 계획을 초과수행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기때문입니다.》 《적들은 열성분자로 가장하고있소. 이마에다 자기 정체를 써붙이고 다니지 않는단 말이요.》 《그럼 기사장의 열성이 가장한것이란 말입니까? 그렇게 봅니까?》 《그렇기때문에 알아보아야지요. 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식별해야 할게 아니겠소? 그에게는 벌써 큰 사건이 둘씩이나 제기되고있소. 남조선에서 련락원이 온 사건, 3호전기로의 파손!… 그런데도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니 나는 지배인동무자신이 의심스럽소.》 《그럼 나를 취급하십시오.》 《그만들 하시오.》 강영창이 듣다 못해 어성을 높이며 끼여들었다. 그는 리웅천에게 말했다. 《그래 지배인동무의 의견은 뭐요?》 《나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제강소가 1월계획을 못한 원인은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한다면서 대중의 생산의욕을 저락시킨데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최일동무가 져야 합니다.》 최일이 즉시 반박하려 했다. 강영창이 그를 제지시켰다. 《이만합시다. 동무들의 서로 엇갈리거나 상반되는 의견을 들은만큼 나는 이제부터 로동자들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들어본 다음 나의 견해를 말하겠습니다. 헤여져들 가시오.》 최일이 불만을 터치였다. 《부장동무, 나는 아직 나의 견해를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인것은 다 말했습니다. 구체적인것은 내가 로동자핵심들과 만나 듣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강영창이 그를 막아치웠다. 지배인을 제외한 두사람이 일어서서 나갈 때 강영창은 당위원장동무는 자기 사무실에서 기다리시오 하고 지시했다. 그러자 최일이 《나를 개별적으로 만나지는 않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천천히 만납시다.》 강영창은 리웅천이와 잠간 생활상의 잡담을 하였다. 그리고 당위원장을 찾아갔다. 한국성은 걸상에서 일어서며 강영창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 《앉으시오.》 강영창이 자기가 먼저 앉으며 말했다. 《내 아까 하나 느낀것이 있는데, 투쟁력이 있고 원칙적이고 무쇠같다는 평을 받는 당위원장동무가 하고싶은 말을 다한것 같지 않고 두리뭉실하게 말하는것이 무엇때문이요? 듣자니 지배인동무가 당위원장을 무시하고 독판을 치며 관료주의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있는것 같은데 동무는 어떻게 생각하오.》 한국성의 예리한 눈에서 파란 불이 벙끗했다. 이 체소하나 단단하고 침착한 사람은 조금도 자세를 흐트려뜨리지 않고 대답했다. 《부장동지가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런 자료를 상급당에 정식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소?》 강영창은 저으기 놀랬다. 《그러니까 동무의 생각은 다르다는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배인동무에게는 심중한 결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부장동지가 로동자핵심들과 만나겠다고 한것만큼 그들의 의견을 중시하리라고 믿습니다.》 강영창은 이 당위원장이 리웅천이와 상급당, 리웅천이와 아래 일군사이에 끼워 강가의 차돌처럼 다스러져있다는것을 느끼였다. 《그러니까 당위원장동무는 지배인과는 될수록 좋게 지내자고 하오?》 《저는 지배인동무와 개별적으로는 비판을 합니다. 그러나 당원대중앞에서는 내놓고 비판하지 않습니다. 뒤에서 그를 나쁘게 평가하는 자료를 상급에 제출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지배인동무는 이 제강소에서 가장 책임적인 위치에서 당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책임적으로 일하고있기때문입니다. 물론 관료주의와 독판치기가 있습니다.》 《그걸 고쳐주어야지.》 《그가 내 말을 들을 사람입니까?》 하며 당위원장은 눈빛을 흐리였다. (여기에 뭔가 있구나. 리웅천이 행정만능에 빠져있는게 아닐가? 하지만 그는 사람을 아끼고 기술자들을 귀중히 여기고있으며 복잡한 군중을 믿고 이끌어나갈데 대한 수령님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했고 또 노력하고 있지 않는가?…) 《알겠소.》 강영창은 그 문제를 좀 더 이야기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수령님께서 자기를 중공업부장으로 임명해주시는 자리에서 급속한 경제장성이 이룩되고 경제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있는 오늘의 새로운 환경에 맞게 경제기술적지도에서 전환을 가져오자면 낡은 행정만능식의 지도를 극복하고 당적지도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가르쳐주시던 말씀을 한국성에게 전해주었다. 그러면서 당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며 따라서 당위원장이 잘해야 행정경제지도에서 당의 령도적역할이 실현된다는 일반적인 강조를 하였다. 한국성이 강영창의 지적을 자기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강영창은 다른 문제를 꺼냈다. 《당위원장동무는 지배인동무와 최일동무의 상반되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오?》 한국성은 지체없이 대답했다.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은 계속 심화시켜 진행해야 합니다. 불순이색분자들을 모두 잡아내고 숙청해야 할것입니다.》 《기사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오?》 이번에도 우물쭈물하지 않았다. 견해가 명백히 서있었던것이다. 《그처럼 환경이 복잡한 사람은 제강소의 기사장으로는 적합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강영창은 자칫하면 《그러면 나도 중공업부장이 적합치 않겠소?》 하고 물을번 하였다. 그는 기사장 주영태에 대해서는 한국성이가 최일과 같은 립장에서 대하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그렇다면 리웅천이가 잘못 생각하고있는가? 과연 1월계획을 못한 리유가 최일이 주장한바와 같단 말인가, 기사장 주영태는 이미 취급하고 제거해버렸어야 할 인물이란 말인가?… 강영창은 이날 오후와 다음날 오전을 바쳐 직장들에 내려가 핵심로동자들과 담화를 했고 직장장들도 만났다. 핵심적인 로동자들, 가령 분괴압연직장의 박상두는 지배인을 적극 지지옹호했다. 리웅천지배인이 없으면 제강소가 오늘처럼 전국에 자랑을 떨치는 기업소로 될수 없었을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지배인이 중학교를 지어 제강소로동자들의 아이들이 공부를 하게 했고 살림집들을 해마다 지어 로동자들에게 입사하도록 해주었다고 하였다. 로동자들과 기술자들은 다 지배인을 좋다고 했다. 사실 리웅천은 그들에게는 욕을 하거나 거칠게 대하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에 대해서도 지배인과 견해가 비슷했다. 한편 일부 직장장들, 부서책임자들은 리웅천지배인을 관료주의자라고 비난하였다. 지배인의 호된 욕설앞에서 그들은 이제는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다.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날카롭게 해서 숨어있는 적대분자들을 잡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핵심로동자나 직장장들도 적지 않았다. 놈들의 파괴암해책동을 더는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그들은 말했다. 그것은 옳은 말이였다. 강영창은 강선제강소가 1월계획을 못한 원인을 분석해보는 과정에 자기로서는 풀수 없게 엉킨 매듭들이 있다는것을 느끼였다. 리웅천이를 다 옳다고 볼수도 없고 최일이를 나쁘다고 볼수도 없었다. 최일은 최일이대로 맡은바 임무에 충실하고있었다. 그는 제강소의 지배인이나 당위원장에게 자기의 견해를 발표하지 않고 그 상태에서 평양으로 올라갔다. 그는 강력한 당중앙위원회 지도그루빠를 무어 강선제강소의 실태를 해부학적으로 분석해보아야 할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수령님께서 조국에 돌아오시면 곧 보고드려 결론을 받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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