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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26회) 김 삼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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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은 강선제강소가 파악이 있는 대상이기때문에 자신만만하게 일에 착수하였다. 그는 당위원장과 내무서를 통해 경력과 가정주위환경이 복잡한 사람들의 자료를 하나하나 넘겨 받으면서도 자기가 소조로 내려오게 된 기본동기인 기사장사건을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리웅천이가 기사장을 옹호하고 빼내가서 매우 복잡하게 되였다. 그는 리웅천이 어떤 배짱군인지 잘 안다. 어차피 리웅천이와 충돌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다. 그는 흥분했다. 리웅천의 드센 성미와 그가 현재 올리고있는 생산성과로 인한 인기, 상급의 신임,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의 자격 등을 생각할 때 그를 건드리기가 매우 어려울것이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최일은 리웅천이를 알아도 잘 안다. 최일이 금속공업성 부상을 할 때에도 고분고분 말을 듣지 않고 떡떡 올리받치군 했다. 지금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최일이 우에서 돌고있지만 밑에서 지배인을 하는 리웅천이 훨씬 더 유력했고 인망도 높았다. 난점은 그것뿐이 아니였다. 지배인 리웅천이 당위원장 한국성이에게 기사장 주영태의 구속과 관련하여 제기한 두가지 의견(지배인의 동의없이 불러간것과 년말에 생산지휘에서 떼여낸것)이 어느정도 합당하였던것이다. 최일은 한국성에게 어째서 지배인의 승인없이 기사장을 구속했는가고 핀잔을 하였다. 한국성은 이것은 내무서의 권한에 속한 일이 아닌가, 또 주영태를 빨리 구속하고 취조할데 대한 지시가 내무성에서 군내무서에 시급히 하달된 사정도 있다고 변명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던 최일은 기사장과 관련된 일은 당분간 덮어두기로 했다. 다시말해서 리웅천이와의 충돌을 잠시 피하기로 했다. 그는 다른 사건들에 달라붙었다. 사건들이 그치지 않고 생겼다. 어떤자가 분괴압연직장의 벽에 올해의 18만톤계획은 망상이라는 락서를 했다. 내무서가 발동되여 수사를 시작했다. 주물직장 기중기사고도 해명해야 하였다. 하루는 한 당원로동자가 최일을 찾아왔다. 《주물직장에 오종기라는 주물공이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저는 그 사람이 우리하고 목욕을 한번도 같이 한적이 없기에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댔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육제적결함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다고 별치 않게 여기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우리 애녀석이 돌이 되는 날이여서 그 사람을 데려다 술이나 한잔 나누자고 그의 집을 찾아갔댔습니다. 마침 그 사람이 부엌에서 빤쯔만 입고 수건으로 몸을 씻고 있더군요. 늘 다니던 집이여서 <있나?> 하며 문을 여는 순간 저는 그의 뒤잔등에 입묵한 사람의 해골을 보았습니다. 그가 몹시 당황해 하며 얼른 돌아서더군요. 나는 못본체하고 찾아온 용무를 말했고 술도 같이 마셨습니다. 오종기는 내가 뒤잔등의 해골을 보았는지 어쨌는지 눈치를 살피며 불안해하면서 술도 잘 마시지 않았습니다. 신고할 내용은 이상입니다.》 최일은 이튿날 오종기를 불렀다. 그는 얼굴이 뻘개져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 해골은 일시적후퇴시기 적들에게 잡혀 강제로 《백골부대》에 들었을 때 입묵한것이라는것이였다. 싫다고 하는것을 붙잡아 얽어매놓고 해골을 입묵했다. 그렇지만 자기는 나쁜짓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자수하기가 겁이 나 지금껏 감추고 산다, 그는 겁이 나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흥, 그러니까 억지로 <백골부대>에 들었다는거요?》 최일이 랭랭하게 따졌다. 《그렇습니다.》 《그런 해골표식을 입묵한 사람이 이 제강소에 또 있소?》 《한사람 더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더 있는지는 모릅니다.》 두사람이 곧 체포되여 구류장에 갇히였다. 최일에게 한때 3호전기로에 교대반장을 하던 안기호도 찾아왔다. 그는 진응원의 문건을 연구했다. 최일은 주먹같은 코를 쳐들고 숨을 쉭-쉭- 내뿜었다. 그는 곽대위를 불러다놓고 이렇게 물었다. 《동무들이 귀환병중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대상은 몇이나 되오?》 곽대위가 대답했다. 《한 100명 잘됩니다.》 《내가 료해한데 의하면 3호전기로에서 작업반장하는 진응원이가 이전 작업반장대신 그 자리에 들어앉게 된데도 문제점이 있다던데?》 《진응원동무가 일을 잘하니까 3호로를 추켜세우자고 교체했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니요. 원래 작업반장을 하던 안기호가 나를 찾아왔댔소. 그는 전쟁시기 잘 싸운 당원이고 쇠녹이는 기능도 높았소. 그런데 전쟁시기 입은 상처때문에 잠간 입원한 사이에 반장을 갈아치웠소. 귀환병으로말이요. 진응원이 뼈가 굵고 힘이 센것은 사실이요, 일욕심이 있고. 그러나 핵심당원과 귀환병을 바꿀수 있는가? 그래 조국앞에 시련이 닥쳐오면 누가 목숨을 내댈것 같소? 동무생각을 어디 말해보오.》 《…》 《왜 가만있소? 리웅천이 무서워서?》 《당위원장동지는 의견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배인유일관리제니 어쩔수 없지요.》 《그때는 기사장이였지.》 《지배인을 대리하고있었습니다.》 최일은 책상앞에 선채로 손가락을 다독거리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진응원은 문제점있는 귀환병 100명중에 속하지 않소?》 이윽하여 이렇게 물었다. 《속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동무들이 어떻게 일했는지 알만하오. 그가 지금 일을 잘해 명성을 떨치고있으니 뒤를 캐보려 하지 않는단말이요. 나는 그의 문건을 보았소. 그가 하고있는 창의고안도 알아보았소. 문제점이 있소!》 곽대위는 놀라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진응원이 문제점이 있다면 문제점 없는 귀환병은 한명도 없을것이다. 하긴 귀환병이라는 그자체가 문제점이다. 《내가 진응원이를 직접 만나겠소.》 최일이 푸르죽죽한 얼굴이 심각해져서 선언하듯 말했다. 그는 지금 리웅천이에 대한 《포위망》을 형성하는중이였다. 반영에 의하면 리웅천은 대단히 건방지고 독단적이였다. 그의 말에 엇섰다가는 배겨내지 못한다. 그는 제왕처럼 행세한다. 최일자신도 그에게서 그러한 자세와 태도를 느끼였다. 최일이 제강소로 내려온 이후 한번도 그의 사무실과 합숙을 찾아오지 않았고 어쩌다 만나면 그저 고개나 끄덕일뿐 일이 잘되는가, 숙식조건이 나쁘지 않는가 하는 등의 형식상의 인사말조차 없이 무시하듯 지나치군하였다. 최일은 분노했다.… 최일은 진응원이를 자기 사무실에 불러다 만났다. 그들의 일문일답을 기록한 기록부에서 일부를 소개하여 본다. 그 속기록은 다음과 같다. …《동무는 부상병들을 실으려고 도시에 다시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 않았는가? 지휘관도 위험하다고 했다는데 동무자신이 조르다싶이해서 승인받았다고 보아도 되겠는가?》 《그렇다. 나는 나의 생명에 대한 위험보다 적후에 남아 적들에게 잡혀 무참히 학살당할수 있는 부상병들의 운명을 더 생각했다. 지휘관은 나를 생각해서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어떻게 들어가지 않을수 있었겠는가. 만일 다른 운전사가 그런 정황에 부닥쳤다 해도 달리는 행동하지 않았을것이다. 나는 그때 한번 더 가서 동지들을 실어내오자는 일념으로 도시에 들어갔다.》 《동무가 우정 포로되기 위해 도시에 들어갔다고 볼수도 있지 않는가. 부상병들을 실어내온다는 정황을 리용해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고 볼수 있지 않는가.》 《인민군대에 자원입대한 내가 왜 스스로 포로병이 되려 했겠는가.》 《의문이 가기때문에 묻는것이다.》 《그런 의문을 내스스로가 해명한다는것은 어리석은 일일것이다. 다만 한가지, 미군이나 괴뢰군이 어떠한 군대인가를 알고있던 내가 인민군에 입대하여 상하구별이 없고 전우애가 깊은 우리 인민군의 참모습을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체험할수 있었다는것을 말하고싶다. 나는 위험에 처한 전우들을 내버려둘수가 없었다.》 《포로교환때 왜 고향인 남반부에 떨어지지 않고 북으로 왔는가? 동무는 남반부에 떨어지면 어머니도 만나고 고향에서 살수 있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북에 오면 아무도 없지 않는가?》 《나는 남반부에서 인민의 주권이 선 공화국북반부를 동경하였고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래서 미제와 괴뢰도당을 반대하여 투쟁하였었다. 그래서 인민군대에도 입대했었다. 그러니 내가 북으로 온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나는 남반부의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늘 그립다. 어머니를 빨리 만나기 위해서도 조국통일위업에 나의 모든것을 다 바치려 한다.》 《정초에 있은 전기로카봉이 부러진 사고에 대하여 그 경위를 설명해 보라.》 《그 사고는 용해시간을 단축해보려는 의도에서 나의 지시로 카봉을 지내 깊이 박은 결과로 부러져서 생겼다.》 《당신은 전기로와 부대시설들을 지내 혹사하고 모험적이며 작업반원들도 담배 피울사이도 없이 몰아대면서 강철을 한t이라도 더 뽑아야 한다는 미명하에 개인의 공명을 추구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 사고들도 생기고 로가 혹사되고있다.》 《나는 이미 그런 의견을 더러 들었다. 처음부터 고전압을 투입하여 용해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도입했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 로벽을 얇게 해서 로안을 넓힘으로써 차지당 출강량을 늘이려는 착상을 하여 그것을 지금 도입하고있는데 이것도 로장과 한민수 등 일부사람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그들은 로벽을 얇게 쌓으면 로벽이 파괴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고없이 용해를 하고 출강을 하고있다. 용해시간단축과 출강량을 늘이기 위한 기술혁신은 대담한 착상을 동반하는데 이것을 모험이라고 보아야 하겠는가? 또 작업반원들의 애국적열의를 조장시키고 단위시간내에 효률적으로 일하기 위해 빈틈없는 조직사업을 하고 혁신에로 동원하는것을 혹사시킨다고 하겠는가? 우리 반원들이 힘들게 일하고있는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두사람을 내놓고는 다 자각적인 열성을 내여 한t의 강철이라도 더 뽑아내기 위해 일하며 그런것으로 해서 우리 작업반은 기술혁신이 많고 생산실적이 높으며 반원들의 로임도 높다. 나는 작업반과 직장, 나아가서 우리 강철공업의 발전을 위해 반원들과 합심해서 일하지 개인의 공명과 출세에는 관심이 없다. 로와 설비는 혹사되는것이 아니라 부단히 갱신된다. 나는 작업반원들중에서 한민수동무가 나에 대해서 의견을 가지고있으며 용해작업을 힘들어 한다는것을 알고있다. 그를 도와주지 못한것은 나의 잘못이다. 나는 김형만이라고 하는 신입공을 따뜻이 이끌어주지 못한 지난날의 과오와 자기 교대만을 생각했던 교대본위주의의 낡은 관습 등을 시정하는 과정에 큰 교훈을 찾았다. 집단적혁신은 반장의 주관적욕망이나 반원들을 억지로 몰아댄다 해서 일어나는것이 아니라는것을 깊이 깨달았다. 깨달은 이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것이다.》 《로벽을 얇게 해서 사고가 나지 말아야 하겠는데, 기사장의 지지가 있었는가?》 《물론이다.》 최일은 현재로서는 진응원이에게서 아무것도 잡아쥘것이 없었다. 일을 잘해 집단적혁신운동의 선두에 서있으니 칭찬을 하고 평가를 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그에게 의심이 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이런 복잡한 사람을 교대반장을 시킨 리웅천의 계급적립장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한해가 저물자 그는 그간 료해하고 진행한 사업정형을 묶어가지고 평양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간 많은 일을 했다. 성과가 있었다. 주물직장 기중기를 파괴한 불순분자를 잡아냈다. 그 직장에서 일하는 로동자인데 귀환병이였다. 그는 간첩임무를 비밀리에 받은 자였다. 미결건으로는 분괴압연직장에 반동락서를 한 놈을 잡아내지 못한것과 기사장건이 있었다. 이 기사장건때문에 그는 상당히 기분이 흐려있었다. 그는 추궁받을 각오를 해야 했다. 아닌게아니라 그는 중앙의 책임적인 일군으로부터 되게 추궁을 받았다. 《설을 쇠고 내려가서는 기사장건부터 취급하시오.》 하는 엄격한 지시를 받았다. 강선제강소는 이해의 높은 계획지표를 넘쳐수행하였는데 최일은 이것을 자기들의 성과로도 간주했다. 즉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이 그처럼 자랑스러운 계획수행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자부했다. 기양기계공장에 나가 뜨락또르1호를 생산하는데서 《돌격정신》을 발휘해 일정한 기여를 한 최일은 이전처럼 다시금 왕성한 사업열의에 충만되여있었다. 이번에 강선제강소에 지도소조로 파견된것을 그는 당의 신임으로 간직했으며 더우기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인것으로 하여 자신심에 넘쳐있었다. 그는 이전처럼 계급투쟁마당에서 한번 솜씨를 보이려하였다. 여기서 리웅천이가 좀 상대하기 힘든 면이 있었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주영태의 정체가 밝혀지면 그때에 가서 그가 무엇이라고 변명하게 되겠는지?… 할말이 없을것이다.
제강소가 이해의 높이 세워진 계획을 넘쳐수행하는데서 제강직장과 분괴압연직장이 중추적이고 선봉적인 역할을 했다는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제강직장에서는 제3호전기로가 제일 많은 강철을 생산했다. 3호로의 세 교대중에서도 진응원교대가 앞섰다. 그의 이름이 속보판과 제강소신문에 났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와 영예를 간직하게 된 본인은 이해를 이전처럼 기쁨과 환희의 심정에서 보내지 못했다. 최일과의 담화가 있은후부터 그랬다. 그날 저녁 그는 침울한 얼굴로 안해 은옥이가 차려주는 저녁상을 받았고 말없이 묵묵히 숟가락을 놀리였다. 식사후는 아들애를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만할뿐 역시 말이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어요?》 은옥이가 물었다. 《아니요.》 《그런데 왜 얼굴색이 그래요? 말도 없구…》 《내야 원래 말을 싫어하지 않소?》》 《그래두 얼굴색은 밝았어요.》 《글쎄, 아무 일없소. 피곤해서 그래.》 《그럼 일찌기 주무세요.》 진응원은 안해가 펴주는 자리에 누웠다. 잠들수 없어 천정을 쳐다보며 상념에 빠졌다. 어쩐지 쓸쓸했다. 상념은 착잡했다. 내가 공연히 공화국으로 왔는가? 내가 공연히 기술혁신을 하느라고 머리를 쓰고 뛰여다녔는가? 일을 잘하려고, 강철을 많이 뽑으려고 한것이 왜 의심을 받아야 하는가?… 은옥이도 자지 않고 옆에서 뒤치락거리였다. 그는 안해의 머리를 끄당겨 팔에 안았다. 안해는 그의 팔에 자기의 보드랍고 뜨거운 볼을 가져다대였다. 안해는 무언가 짐작하고있는것 같았다. 《여보, 영철이 아버지.》 안해 은옥이가 뜨거운 입김으로 그의 뺨을 간지럽히며 절절하게 말하였다. 《제강소에서 경력이 복잡한 사람들이나 이전에 잘못산 사람들을 데려다 따지여 사상을 검토한다던데 혹 당신도 걸려든게 아니예요?》 《…》 《당신은 죄가 없지요? 청백하지요? 나한테 그렇게 말했죠?》 노상 입을 다물고있던 진응원이 뜻밖의 대답을 했다. 《아니, 나는 죄가 있소.》 은옥이는 와뜰 놀래였다. 《죄가 있다구요?》 은옥이는 남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그건 무슨 소리예요? 죄가 없다고 말한건 언젠데?》 《내가 포로되였던것이 죄요. 그때 죽었어야 하는거요. 적탄에 맞아죽든가 자결을 하든가 했어야 하는거요. 목숨이 아까와, 부득이한 정황이라 해도 포로로 되였던 죄는 씻을수 없소.》 《그렇지만》 은옥이가 재빨리 그 말을 받았다. 《용서받지 않았나요? 수상님께서 믿는다고 하셨다지요?》 (아, 수상님!) 은옥이가 울먹이며 수령님의 존함을 부르는 순간에 진응원은 가슴이 뭉클해지며 금시 목이 메이였다. 수령님의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눈앞을 꽉 채우며 떠올랐다. 《동무들이 보고싶어서 왔소. 추운데 여기 들어오시오.…》 수령님께서 불러주신 협의회에 참가하는 영광을 지녔던 진응원이 부직장장 강명준이와 다른 용해공들과 같이 지배인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그들을 가까이 불러주시며 추운데 수고한다고 하시던 그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인자하신 모습… 잘못을 저지른 자식을 채찍질하면서도 눈물짓던 어머니의 그 애정을, 아니 결코 어머니는 줄수 없는 크나큰 사랑을 베푸시는 위대한 은인의 대해같은 품을 생각하며 진응원은 어떤 역경과 시련이 닥쳐와도 수령님만을 믿고 따르리라 마음다졌다. 하늘땅이 다 변한다 해도 수령님의 사랑과 믿음만은 변하지 않을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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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은 설을 쇠기 바쁘게 강선제강소로 내려갔다. 일감이 산더미 같았다. 그는 지도소조성원들과 관련일군들에게 올해의 높은 생산계획을 성과적으로 점령하기 위해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더욱 강화하여 불순이색분자들을 말끔히 제거하고 로동계급의 대오를 붉은 일색으로 만들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면하여 반동락서를 한 놈을 잡아내며 올해의 높은 생산계획에 겁을 먹고 회의적으로 대하는 보수적인 지식인들을 철저히 장악할데 대하여 지시하였다. 그는 아직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기사장건을 추진시키는것을 제일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고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기사장을 직접 다루자고 하니 년초의 전투가 긴장한 때이고 어떤 특별한 계기가 없이는 지배인의 동의를 받을것 같지 못해 서뿔리 손을 대지 못하고있었다. 기사장의 모친을 다시 취조하는 정도에 머물고있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기사장에게 주는 심리의 압박감이 강해 주영태는 우울한 얼굴을 하고 다녔다. 《왜 그렇게 우거지상을 하고 다니오?》 리웅천이 기분 나빠하며 물었다. 주영태는 한숨을 푹 내쉬고 어머니가 속이 상해 어서 죽기나 했으면 좋겠다며 울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죽기는 왜 죽어? 그 어머니가 셋째 아들을 적으로 키웠는가?》 리웅천이 버럭 화를 냈다. 그는 지금 지도소조에서 락서사건과 기타 불미한 사건들을 해명하느라 사람들을 불러가고 또 올해계획과 관련하여 회의적으로 대하는 기술자들중에서도 경력과 성분이 복잡한 사람들을 주로 대상하여 관리부서들과 직장들에서 사상투쟁을 벌리고있는데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 그렇지만 그 사상투쟁회의들이 올해계획을 넘쳐수행하기 위한 사상동원사업과 결부되여 진행되기때문에 잠자코있었다. 이 회의들은 당위원회가 주관하고있었다. 《어쨌든 적의 어머니이고 그놈이 보낸 편지를 받고 신고하지 않았으니까요.》 주영태가 여전히 울적한 얼굴로 말했다. 《글쎄 그건 잘못됐지. 그러나 어찌겠나? 늙은이인걸. 그리구 그때문에 기사장인 동무가 의기소침해 있어서야 되겠소? 이 불같은 시기에! 걱정놓소. 이마의 주름살을 쭉 펴고 다니시오. 동무는 아무 죄도 없소. 동무가 어머니의 잘못까지 책임질수야 없지 않는가.》 최일에게 곽대위로부터 긴급전화가 왔다. 곽대위는 요즈음 제강소에 나와 살다싶이 하고있었다. 《3호전기로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어떤 사고요?》 그는 즉시 신경이 날카로와졌다. 《로벽이 파손되여 대보수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였습니다. 이 불같은 때에!》 《좀 구체적으로 말하오.》 최일이 어성을 높였다. 《진응원반장이 로벽을 얇게 해서 로안을 넓힘으로써 차지당 출강량을 제고하는 대담한 안을 제기하고 실천하고있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일을 낸것입니다.》 《진응원의 교대에서 터졌는가?》 《그건 아닙니다.》 《좋소. 내 나가보겠소.》 최일이 송수화기를 던지다싶이하고 제강직장에 나가니 거기에 벌써 지배인, 기사장, 당위원장이 나와 있었다. 진응원은 보이지 않았다. 한것은 다음 교대여서 아직 집에 있었기때문이다. 사고심의가 있었다. 3호전기로가 대보수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3호로뿐아니라 제강직장전체의 1월계획수행에 부정적영향을 미치게 된 사고인것만큼 문제가 심각히 론의되였다.… 최일은 자기 사무실에(물론 림시로 쓰는 방이였다.) 곰처럼 웅크리고 앉아서 3호로의 사고를 순 기술적인 측면에서 론의하는 사고심의회의와는 달리 정치적인 각도에서 분석하고있었다. 그 귀환병이 끝내 일을 저질렀다. 얼핏 보건대는 강철을 많이 생산하려는 애국적소행처럼 보이지만 그가 내놓은 소위 대담한 안은 결과적으로는 로를 파손시켜 생산에 큰 지장을 가져왔다. 이것이 내면적인 의미이다. 자기의 정체를 깊이 은페한 행위로 분석할수 있었다. 귀환병이 문제다. 주물직장 기중기사고도 귀환병이 의식적으로 책동해서 생겼다. 그러고보면 진응원의 열성, 창의고안 등은 정체를 깊이 숨기고 교모하게 책동하기 위한 위장이 아니겠는가? 진응원의 창의고안을 승인한 기사장에 대해서는 더 엄중히 분석하였다. 그 귀환병의 제안이 불피코 사고를 저지르게 되리라는것을 알고도 자기가 손을 대지 않고 로를 파괴할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대담하고 혁신적인 안》이라고 지지해주었을수 있다. 후에 사고가 나도 자기에게는 직접적책임이 없다. 당사자는 귀환병출신 작업반장이다. 주영태가 이렇게 면밀하게 타산했을수 있다. 최일은 생각을 깊이한 끝에 지배인을 자기 방에 불렀다. 지배인을 더러 만나군 했지만 정식으로 호출하기는 처음이였다. 퇴근무렵의 늦은 밤이였다. 다른 시간에는 지배인을 만나기 힘들었고 또 만일 바쁘다면서 밤에 시간을 내겠다고 말하며 지배인이 즉시 응하지 않을수 있었기때문에 이모저모 고려해서 밤시간을 택했다. 리웅천이가 들어왔다. 최일이처럼 뚱뚱하거나 장대하지 못해도 체격이 크고 뼈가 굵으며 어깨가 넓고 든든했다. 한창 일할 나이라 하루종일 일에 부대끼고난 후의 밤시간이건만 얼굴에서는 피곤해하는 빛이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 좀 앉소.》 최일이 걸상을 가리켰다. 리웅천은 군말없이 앉아서 다리를 쩍 벌리고 주먹을 무릎우에 올려놓았다. 그는 묵직한 턱을 앞으로 약간 내밀고 불붙는듯한 눈으로 최일을 바라보았다. 최일이 말했다. 《3호로사고심의결과에 대해 통보를 받았소. 내 의견은 동무들이 각성없이 순수 기술실무적인 측면에서 이 사고를 대하고있는것 같소.》 《…》 《아침교대에서 로벽에 바른 내화물을 기술규정의 요구대로 하지 못해 그것이 침식되면서 터진것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정치적각도에서 고찰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나이가 썩 우이고 기왕에 리웅천의 상급이였었고 지금도 중앙에 있는 최일은 그를 굽어보는 자세로 말했다. 리웅천은 또 자기대로 최일이를 별치 않게 보았지만 례의는 깍듯이 지켜 말할 때 《습니다》를 썼다. 리웅천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기사장 주영태를 검토해야 한다고 보오.》 리웅천은 말은 하지 않았으나 표정과 눈빛으로 《왜요?》 하는 의문을 나타냈다. 《주영태는 진응원의 창안이 모험적이고 불피코 어느 때인가는 사고를 내리라는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승인했소. 왜 그랬겠는가?》 《그건 내가 대답할수 있습니다.》 리웅천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아니, 나는 주영태동무의 말을 들어야 하겠소.》 《그렇게 하지요. 그런데 나를 부른 까닭은 무엇입니까?》 《그 까닭은 이렇소. 지배인동무는 기사장의 모친이 남조선에서 온 첩자와 만난 사건을 해명하기 위해 기사장을 구속했을 때 자기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항의했소. 그래서 동무의 동의를 받자는거요.》 리웅천이 허리를 꼿꼿이 폈다. 그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최일을 쏘아보았다. 《그러면 기사장을 구속하겠다는겁니까?》 《취조를 해야 하오. 사건을 해명하고 매듭을 지어야 할게 아니요?》 《그건 안됩니다.》 리웅천이 딱 잘랐다. 《뭐요? 어째서?》 최일이도 흥분하여 얼굴이 검붉어지며 씩씩거리였다. 《내가 당위원장동무에게도 말했지만 나는 주영태동무를 잘 압니다. 이번 3호로사건은 그가 기사장으로서 련대적인 책임을 모면할수 없습니다. 행정책벌을 적용할수 있습니다. 당위원장동무와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진응원의 창안을 지지한것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오히려 잘한것입니다. 진응원의 창안 그자체는 문제될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기술규정의 요구들을 지키도록 기사장동무가 요구성을 높이지 못했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데 있습니다. 더구나 제강직장의 1월계획수행이 불가능하게 된 문제도 있습니다.》 리웅천은 여전히 최일을 마주보며 잠간 동안을 두었다가 계속하였다. 《남조선에서 첩자가 들어와 모친과 만난 사건에 대해서 말한다면 기사장동무는 여기에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걸 증명하오.》 《나는 그를 믿습니다. 해방후 우리 제도하에서 김책공대를 졸업했고 전쟁때도 잘 싸웠습니다. 대학때는 민청위원장을 했습니다. 그는 책임성이 높고 현대과학기술에 밝고 우리 제강소가 사회주의대진군을 하는데서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이상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합니까?》 최일은 문서를 신경질적으로 뒤졌다. 《그리고 그의 부친은》 하고 리웅천이 첨부했다. 《일제를 반대하는 투쟁에 참가했습니다. 반일지하조직성원이였습니다.》 최일은 문서를 뒤져 필요한 대목을 찾아냈다. 그러나 그것을 별로 들여다보지 않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어머니의 손에서 컸소. 말하자면 어머니의 사상적영향을 많이 받았소. 어머니 최옥란은 남편이 옥사하자 완전히 남편과 배치되는 길을 걸었소. 그 녀자는 려관업을 차려놓고 돈벌이를 한 부르죠아이고 장사군이요. 또 도덕적으로도 타락한 생활을 했소. 이런 녀자의 손에서 주영태가 컸소. 바로 이런 녀자였기에 적들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중앙정보부에서 한자리하는 다른 아들의 편지와 사진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았소. 우리 제도를 믿지 않고 속으로 딴 꿈을 꾸고있는 녀자요. 만일 주영태가 사상이 바로 박이고 건전한 사람이라면 이미 어머니를 교양개조했어야 했소. 그러나 주영태자신이 어머니와 공통된 사상의식을 가지고있기때문에 오늘까지 <말썽>없이 지냈소. 그러나 그 편지를 어머니가 맏아들에게 보이지 않았다는것을 믿을수 있다고 보오? 론리적으로도 생활적으로도 타당치 않소.》 《그건 어디까지나 최일동지의 추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수상님께서는 강선제강소에 나오시였을 때 경력과 주위환경이 복잡한 사람들을 믿어주시면서 강철과 강재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도록 고무해주시였습니다. 구성성분이 복잡한 우리 제강소로동계급과 기술집단이 천리마진군의 앞장에서 기세차게 내달리고있는 원인이 바로 수상님의 믿음과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모두가 떨쳐나섰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들은 반혁명분자들을 적발해낸다고 하면서 일을 잘하고있는 그들을 과거를 들추어대며 고민케 하고있고 우울해져서 일을 제대로 못하게 하고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잘된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최일이 드디여 참을성을 잃고 주먹으로 책상을 쾅 울리였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요. 지배인동무? 동무는 내가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이 얼마나 절박하고 중요한 문제인가 하는데 대하여 구태여 설명하기를 바라는거요? 동무는 계급투쟁을 부인하오?》 리웅천이도 가만 있지 않았다. 《큰소리는 내가 쳐야 옳습니다.》 《기사장을 무작정 두둔하는 동무가?》 《기사장은 건드릴수 없습니다. 나는 동의할수 없소! 진응원동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요. 당신들은 3호로사건에 관여하지 마시오.》 이렇게 소리친 리웅천은 문을 와락 열어젖히고 그 방에서 나와 등뒤로 문을 쾅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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