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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25회) 김 삼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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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부서에서 수령님께 문건으로 다음과 같은 제의를 올리였다. -강선제강소 기사장 주영태의 동생이 남조선에서 중앙정보부 과장을 하는데 첩자를 들여보내 그의 어머니와 접선케 하였습니다. 첩자는 동생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와 사진을 전달하고 사라졌습니다. 후에 이자는 북조선에 이미 박여있던 간첩들과 접선하다가 체포되여 상기 사실과 그밖의 활동에 대하여 자백하였습니다. -강선제강소에는 전쟁시기에 만행을 한 자들이 리력을 기만하고 숨어서 파괴암해책동을 하다 적발된 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습니다. 강선제강소에 지도소조를 파견하여 반혁명분자들과 계급적원쑤들을 색출해내는 사업을 방조하려 합니다. -이 지도소조에 전쟁전 산업성 부상을 할 때 강선제강소에 내려가 공장지도부에 틀고앉아있던 반동들을 숙청하는데서 공로를 세운 최일참사를 망라시키려고 합니다. 그 동무는 제강소에서뿐만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반동들을 숙청한 경험이 있고 계급투쟁에서 원칙적입니다. 다음문건 -보건상 리병남은 위병환자가 전국적으로 작년보다 늘어났다는 통계자료를 제출하였으며 그 원인을 천리마운동을 하느라고 사람들이 밥을 제때에 먹지 못하고 늦도록 일하는데 있다고 하였습니다. 즉 천리마운동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친다고 비난하였습니다. 창밖에서는 초겨울의 찬바람이 불고있었다. 국가계획위원회 리종옥위원장이 수령님께 래년도(1959년) 계획예비수자를 보고드리면서 《이것 참 야단났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중공업부장 강영창은 안경을 추스르며 그를 놀랍게 쳐다보았다. 무엇이 야단났단 말인가? 1956년말에 다음해 계획을 세울 때와 같은 정황이 조성되였단 말인가? 그럴수 없었다. 지금 생산자대중의 기세는 비상히 앙양되여있으며 래년에 5개년계획을 앞당겨 끝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있는 상황이다. 리종옥이가 말을 이었다. 《각 성과 중요공장, 기업소들에서 제출된 래년도 계획수자가 엄청나게 높습니다. 강선제강소가 특히 그렇습니다.》 수령님께서 통쾌하게 웃으시였다. 《그거야 좋은 일이지 야단날게 있소. 강선은 전기제철직장이 조업했고 5호전기로가 가동을 앞두었기때문에 계획을 높이 세울수 있소. 리웅천이 다 타산한거요.》 《강선에서는》 하고 강영창이 끼여들었다. 《지금 숨어있는 반혁명분자들을 잡아내면서 대중들의 정신상태가 비상히 앙양되고있습니다.》 《정체를 숨기고있던 자들이 꼬리가 밟히기 시작했소. 이것도 다 생산적앙양과 떼여놓을수 없지. 우리가 2년전에 57년도계획을 세울 때와는 반대의 현상이요. 그때는 못하겠다는 소리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더하겠다는 소리가 많아서 야단 아니요?》 수령님께서 리종옥을 돌아보시였다. 《그래서 주관이 아닌가 해서 우리 동무들이 현지에 가서 확인하고있습니다.》 《동무들이 조절해서 제기한 계획수자만 보아도 래년에 5개년계획을 끝낼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오. 우리 로동계급은 지금 위대한 력사를 창조하고있소.》 우리 로동계급은 담이 커졌다. 배짱이 세졌다. 5개년계획을 3년안으로 끝내겠다고 궐기했다. 얼마나 훌륭한 로동계급인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우리 인민인가. 이런 로동계급, 이런 인민을 가진 민족의 긍지를 느껴야 한다. 세상에 대고 자랑해야 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소달구지를 끌고 가던 이름없는 농촌의 한 관리위원장이며 리력과 가정환경때문에 마음고생하던 박상두며 진응원이, 아오지(당시)탄광의 탄부인 2중로력영웅 김직현, 함흥벌의 관리위원장이고 첫 녀성보잡이의 한사람이였던 한후방녀, 이밖에 5개년계획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방방곡곡을 다녀보시는 과정에 만나보셨던 수다한 평범한 인민들의 모습을 눈앞에 그려보시였다. 그이께서 키우신 인민이다. 인민은 수령을 닮기마련이다. 그이의 담력과 의지가 그들로 하여금 천리마를 타고 달리도록 하였다. 인민이 수령을 신뢰하고 따르며 그 두리에 뭉칠 때 혁명은 전진하는것이다. 수령의 두리에 뭉친 인민대중의 힘이 가장 큰 힘이다. 때문에 적들이 이것을 제일 두려워하며 리승만이 우리의 내부를 와해하려 날뛰고있다. 수령님께서는 적들의 준동이 더 심해지는것은 계급투쟁의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인정하시였다. 때문에 우리는 경제건설과 함께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더 심화시켜야 한다. 《우리가 5개년계획을 앞당겨 끝내면 이것은 적들의 머리우에 철추를 내리는것과 같소. 래년도에 5개년계획의 령마루를 점령하기 위한 최후의 돌격전을 벌려 영웅적인민의 본때를 다시 보여주어야 하겠소. 경제건설자체가 계급투쟁이라는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부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은 계급투쟁이라면 들부시고 타도하는것으로만 생각한단 말이요. 물론 계급적원쑤들은 적발 소탕해야 하오. 그러나 광범한 대중을 5개년계획수행에 동원하는것이 기본이요. 우리 일군들속에는 무슨 일이든 한곬으로만 치우치는 고질적인 병집이 있소. 우리는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실무적으로 할것이 아니라 사상투쟁의 방법으로, 군중을 각성시키고 동원하는 방법으로 해야 하오. 이 투쟁에서 기본은 극소수의 반동분자들을 치고 광범한 대중을 당의 두리에 튼튼히 묶어세우는것이요. 도시와 농촌에서 사회주회적개조가 끝남으로써 어떤 계층을 막론하고 다 사회주의근로자로 되였다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되오. 물론 지난날의 악질지주, 자본가들은 속에 칼을 품고 사회주의제도를 파괴하기 위해 책동하며 여기에 간첩들이 접근해서 적극 부추기고있소. 그러나 그런 자들은 얼마되지 않소. 우리와 같이 나아가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지난날 그가 자본가였건 지주였건 목사였건 누구를 막론하고 과거를 묻지 않고 다 교양개조해야 하오. 타도가 기본이 아니라 개조가 기본이요.》 수령님께서는 오늘 천리마진군과정에 인간개조가 절실한 문제로 나서고있으며 이미 인간개조는 대중적으로 벌어지고있다고 말씀하시면서 길옥실의 실례를 드시였다. 물론 사람들이 다 하나같지 않고 그들의 머리속에는 낡은 사회의 사상잔재가 남아있다, 그런데 사상투쟁을 한다고 하여 덮어놓고 타도하려 하며 사람을 믿기전에 의심부터 한다. 그이께서는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로 비판된 기계공업성 부상 현시택의 실례를 드시였다. 사업능력이 있고 머리가 비상한 그가 왜 사람을 믿지 못하고 속에 불신의 차거운 감정을 품게 되였으며 어떻게 되여 창발성을 내여 일하지 않는 보수주의자로 굴러떨어졌는가, 한때 득세했던 얼마우재 박창옥패들이 그를 친일파로 몰아 몹시 괴롭히였다, 그때부터 그는 침묵을 지켰다. 쏘련에서 나온 사람이라면 질색했다, 물론 그에게는 우리 로동계급의 사상의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모든것을 수자로만 계산하고 타산했다… 그렇다고 그를 뜨락또르생산을 저애한 인물로 타매해야 하겠는가, 더 심각한 자료가 있다. 《강영창동무, 동무는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인데 보건상 리병남선생의 덕을 본적이 있소?》 수령님께서 물으시였다. 《조선땅에서 첫 손가락에 꼽는다는 소아과선생의 덕을 보지 않을수 있었겠습니까.》 《리종옥동무는?》 《리병남선생은 의사이기전에 어린이심리학박사입니다.》 리종옥이 웃으며 대답을 했다. 《나도 리병남선생의 신세를 진 사람이요. 그렇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닌데 그는 선량하고 겸손하고 진실한 사람입니다. 리병남선생이 어떻게 되여 북으로 왔는가? 인간에 대한 참다운 사랑을 지닌 의사가 갈 길은 참된 생을 위한 정의의 길일수밖에 없소.》 수령님께서는 그를 처음 만나보시였을 때의 인상을 잊을수 없었다. 나라의 통일을 바라고 미제의 식민지정책을 반대하고 인민의 정부수립을 주장했던 그는 전조선적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있은후 서울시 종로구 무소속대의원으로 38°선을 넘어왔다. 수령님께서는 첫 대면에 벌써 그의 순수한 인간미를 볼수 있으시였다. 큰 체구에 둥실한 얼굴, 두툼한 입술, 후더분한 인상이였다. 이런 추억이 있다. 보건상으로서 수령님의 건강검진에 주치의사와 함께 자주 참가한 그는 수령님께서 입고계시는 수수한 면내의가 마음에 걸려 유럽에 의학자들의 회의에 갔다오며 질좋은 모내의를 사다가 서기에게 주며 수령님께 드려달라고 비밀리에 부탁했다. 수령님께서는 내용을 모르고 받으신 그 모내의를 오태희로인에게 주시였다. 후에 다시 검진을 할 때 리병남은 수령님께서 이전이나 다름없는, 인민군대들이 입는것과 같은 면내의를 그냥 입고계시는것을 보고 한숨을 쉬였다. 리병남은 북으로 떠나올 때 혹시 오래 헤여질지도 모른다면서 안해 박용숙이가 성의를 다해 사준 금도금한 회중시계를 조국해방전쟁시기 군기헌납으로 나라에 바쳤다. 이 사실을 아시고 수령님께서 그의 손목에 새 시계를 채워주시였었다.… 수령님께서는 집무탁우에 있는 리병남에 대한 자료를 강영창에게 보여주시였다. 리종옥도 같이 보았다. 강영창이 분개하였다. 《리병남선생은 천리마운동을 비난할 사람이 아닙니다. 수령님께서 내놓으신 정책을 헐뜯을 사람이 아닙니다. 저의 소견은 리병남선생이 보건상으로서 위병환자가 늘어난 사실을 통계로 장악했고 그 원인도 있는 사실 그대로 밝힌것입니다. 사실 로동자들의 열의가 높아 시간가는줄 모르고 일하다보니 끼니를 건느기도 했을것이고 위병도 생겼을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에 대한 사상적립장이 어떠한가 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지식한 의사로서 사실 그대로 분석했다 해서 그것이 곧 비난으로 될수 없지 않겠습니까. 위병도 없고 다 건강하다고 거짓말분석을 내놓아야 하겠습니까. 리병남선생을 걸고든 사람들이 편협하든가 개인감정을 가지고있든가 선생을 모해하려고 그가 분석한 객관적자료를 리용한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리종옥이도 같은 생각이였다. 그는 보건성에 상을 질투하는 인물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수령님께서는 사람에 대한 문제처리에서는 심중해야 하며 사람을 악감을 가지고 대하지 말아야 하며 자기의 리속을 위해 남을 잡으려는 비렬한 행위는 용서치 말아야 한다고 하시였다. 오후에 수령님께서는 제기된 자료를 정확히 료해하기 위하여 리병남보건상을 집무실로 부르시였다. 자기에게 어떤 죄목을 들씌우고있는지 알지 못하고있는 보건상의 표정은 밝았다. 《보건성에서 제출한 각종 질병의 실태에 대한 자료를 보았습니다. 주목되는것은 근로자들의 위병이 늘어난것인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모두들 열성이 높아 몸들을 돌보지 않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일하고있습니다. 그런데도 공장의 간부들은 대책을 세우지 않고 그저 앞으로 하고 웨치기만 합니다.》 리병남은 저으기 분개하고있었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것 같습니까?》 《간단합니다. 공장, 기업소, 사무기관들에서 간식을 공급하며 간이식당을 운영하면 해결됩니다.》 얼마나 좋은 생각을 해냈는가. 어떤 현상이든 그것이 비판적이고 아픈것이라 해도 숨김없이 밝혀내고 시정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일군이 진짜 혁명에 충실한 일군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처럼 진실한 의학자이고 보건일군인 리병남을 모해하는 자료를 망탕 제기하고있으니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아니,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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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웅천지배인은 기사장 주영태가 종일 보이지 않자 대체 이 사람이 어데 갔는가고 짜증을 내다못해 지도원을 불러 당장 찾으라고 엄하게 지시했다. 한동안 지나서 지도원이 들어와 보고했다. 《내무서에서 호출해갔다고 합니다.》 《뭐야?!》 리웅천은 대뜸 목덜미까지 뻘개졌다. 이것은 잊을수 없는 1956년 11월의 어느날, 분괴압연직장 직장장으로부터 수압탕크 전동기가 탔으며 그것도 반동놈이 모래를 뿌려 의식적으로 감행한 파괴책동이라는 전화통보를 받던 때 못지 않게 리웅천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때는 숨어있는 반동놈(바로 교대부직장장)이 전동기를 태워 생산에 지장을 주었다면 지금은 한해를 결속하는 바쁜 때 내무서사람들이 기사장을 불러다가 무엇을 하는지는 알수 없으나(박상두를 취조했던것처럼 하는것은 아닌지?) 생산에서 그를 유리시켜 생산에 지장을 주고있다. 리웅천은 즉시 송수화기를 들었다. 《지배인동지, 어디를 찾으십니까?》 교환수가 친절하게 물었다. 《내무서 곽대위방에 대라.》 《알았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지배인이요.》 리웅천이 뚝해서 말했다. 《당신네가 기사장을 불러갔소?》 《예.》 《무슨 일때문이요?》 그는 눈섭을 잔뜩 찌프리였다. 《확인할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장같은 책임일군을 동무네가 나와 토의도 없이 막 호출해가도 일없다고 생각하오?》 그의 어성이 점차 예리해졌다. 《당위원장동지와 협의했습니다.》 《그으래?… 좋아.》 그는 송수화기를 덜컥 내려놓았다. 곽대위는 당위원장과 협의하고 기사장을 불러간것이다. 그러니 곽대위와 더 말했댔자 필요없는짓이다. 당위원장과 말해야 한다. 당위원장은 지배인을 무시하고 기사장을 취조하도록 허락했다. 리웅천은 밸이 꿈틀거리였다. 요새 반혁명분자들을 색출해낸다면서 경력이 복잡하거나 불투명하거나 미해명인 사람들을 불러다 료해하고있으며 기사장에게까지 손을 뻗치고있다. 리웅천은 당위원장방으로 찾아갔다. 손기척을 내고 들어서니 한국성이가 무언가 쓰고있다가 일어섰다. 리웅천은 랭랭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걸어들어가 걸상에 앉았다. 한국성이 좀 불쾌한 표정이였으나 말없이 앉았다. 《여보, 당위원장동무.》 리웅천이 즉시 입을 열었다.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요? 내무서에서 지배인의 승인이 없이 기사장을 잡아갔습니다.》 《잡아간것이 아니라 확인할것이 있어서 불러간것입니다.》 참나무처럼 단단한 한국성이 그 찌르는듯한 눈길로 지배인을 마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어쨌든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처사요.》 《그들은 나와 합의했습니다.》 《내가 지금 당위원장동무와 합의를 안했다고 말하고있습니까?》 한국성은 눈길을 떨구고 잠시 대답할 말을 찾는것 같았다. 《지배인동무, 기사장동무의 문제가 대단히 엄중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신속히 행동한것입니다.》 《대체 뭐요? 무엇이 그렇게 엄중합니까?》 《기사장동무의 어머니가 남조선에서 잠입한 간첩과 만났습니다. 그 간첩은 기사장동무의 동생이고 어머니의 셋째 아들인 남조선의 중앙정보부 과장이 보낸 사진과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사라져서 원산에 가서 간첩집단과 접선하다가 체포되여 이 사실을 다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기사장이 자기의 어머니가 사진과 편지를 받았다는 일을 숨기고있는데 있습니다. 그가 왜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숨기였는가, 바로 여기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는 걸상에서 일어나 서성거리는 지배인에게서 여전히 눈길을 떼지 않고 말하였다. 《간첩이 체포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있었을것입니다.》 《그래, 그놈이 보낸 편지에는 무슨 내용이 씌여져있습니까?》 리웅천이 침울해서 물었다. 《기사장은 모른다고 딱 잡아뗍니다. 기사장의 모친은 편지를 불에 태워버렸다고 합니다. 모친의 말에 의하면 문안편지라고 합니다. 그것이 문안편지로 그칠 일이겠습니까? 그렇다면 왜 태워버렸겠는가. 아들 기사장에게는 보이지도 않았다는데 왜 보이지 않았겠는가. 허다한 의문이 제기되고있습니다.》 《기사장이 실지 모를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는 집에 들어가 자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사무실에서 자며 일한다는걸 당위원장동무도 잘 알지 않습니까.》 《잘 알지요. 그리고 내의를 갈아입으려 집으로 드문히 들어가군한다는것도.》 한국성이는 빈틈없는 사람이였다. 《기사장의 모친이 혼자 처리했을수도 있습니다. 주영태가 그런 중요한 일을 숨기고있을 사람이 아닙니다.》 리웅천이 여전히 침울한 어조로 말했다. 《그랬을수도 있지요. 그러나 모든 사건과 사람들에 대해서 다 그렇게 좋게만 본다면 우리는 분괴압연직장 부직장장같은 놈을 잡아내지 못했을것입니다. 최근에 발생한 주물직장 기중기사고도 결코 우연한 사고로 볼수 없습니다. 적들은 잠을 자고있지 않으며 우리의 사회주의건설이 성과적으로 진척될수록 더 발악을 합니다. 정세는 내적으로 아주 긴장합니다.》 당위원장의 눈에서 파란 불이 이는듯 했다. 주물직장 기중기사고는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기중기 주행축이 마모되여 생긴 사고인데 수리공이 주행축메달을 교체하면서 아래 메달은 조립하지 않고 웃덮개를 덮어놓은것으로 판명되였다. 그래 수리공을 불러다 따지니 그는 아래메달도 분명 조립했다면서 자기가 메달을 교체했기때문에 사고가 나면 발각되여 죄책을 받을것이 뻔한데 왜 그렇게 우둔한 짓을 하겠는가, 숨어있는 반동놈이 아래메달을 떼대는 책동을 한것이 분명하다고 우겨댔다. 이 사건과 관련된다고 보는 사람들을 취조했으나 아직 아무것도 걷어쥐지 못했다. 수리공은 내무서에 구류된 상태에 있다. 수리공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직 숨어있는 원쑤가 있다. 경각성을 바싹 높여야 한다. 내무서에서는 반혁명분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사람들을 불러다가 여기 언제 왔는가, 오기전에 뭘했는가, 삼촌이 월남한걸 아는가, 왜정때 무엇을 했는가, 후퇴시기에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가? 아무개와 언제부터 친교를 맺고있는가… 끝없이 질문을 들이대였다. 년말년시를 앞둔 제강소의 분위기는 어수선하였다. 그래도 생산을 세차게 내미는데 이번에는 기사장이 걸려들었다. 《나는 모든 사람을 다 좋게만 보자는게 아닙니다. 기사장을 자기의 정체를 숨길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것입니다. 나는 그 사람을 잘 압니다. 내가 그를 기사장으로 추천했다 해서 무작정 옹호하는것이 아닙니다.》 리웅천이 고집스럽게 말했다. 그는 여전히 사무실안에 서있었다. 《그렇지만 나타난 객관적사실은…》 한국성이 이렇게 반박하려 하는것을 그는 막아버리며 버럭 어성을 높이였다. 《본인이 어머니가 말하지 않아서 모른다고 했다는데 그 말은 왜 믿으려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한해를 결속하는 때에 기사장을 생산지휘에서 떼여내면 어떤 혼란이 일어나리라는것을 예상하지 못한단말입니까? 내가 기사장을 취조하는것을 지배인과 토론없이 한데 대하여 의견을 가지고있는것이 바로 이때문이란말입니다. 계급투쟁을 해야 하지만 그것이 무엇때문에 필요합니까? 강철과 강재를 생산하는데 복종되여야 할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생산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고 사람들을 마구 불러간단 말입니다. 당위원장동무는 생산에 대해 책임이 없습니까? 수상님께서 바로 우리 두사람에게 강철과 강재생산을 많이 할데 대해 간곡히 부탁하시던것을 기억하고있겠지요?》 한국성은 리웅천이 큰소리를 칠수록 더 침착해 지는것 같았다. 그는 자기 자리에 끄떡없이 앉아있었다. 《기억하고있습니다.》 그가 대답했다. 《그렇지만 지배인동무는 생산문제에서 독판을 치고있습니다. 알겠습니까? 수상님께서 우리 두사람에게 생산을 부탁하신것은 당위원회와 제강소행정이 합심하여 일을 잘하라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나는 상급당에 가서 늘 당위원회가 행정의 뒤꼬리를 따르고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물론 이건 기사장건과는 다른 문제지만 말이 난김에 내가 좀 말을 하려 합니다. 상급당에서는 제강소당위원회가, 구체적으로는 당위원장인 이 한국성이가 지배인의 둘러리노릇을 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상급당에 변명합니다. 우리 지배인은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다, 중요한 문제는 수상님과 직통전화로 직접 토의한다, 나의 고충을 리해할수 있지 않는가, 이렇게 말이지요. 그렇지만 상급당에서는 지배인도 당원이고 제강소당위원회 위원인것만큼 당조직에 의거해야 하며 당조직은 그가 독판치지 않도록 제때에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지배인을 위해주고 돕는 길이며 수상님의 교시를 잘 관철하려는 립장이다, 수상님의 교시와 당중앙위원회가 지배인에게 한 지시는 제강소당위원회에서 그 집행대책을 토의해야 한다, 그러나 지배인은 당위원회에 잘 의거하지 않는다, 그저 당위원장에게 이렇게 하려 한다, 이렇게 했다 하고 통보하는 식이다 하고 나를 비판합니다. 나는 또 변명합니다. 그러나 지배인동무는 생산을 드세게 내밀고있으며 우리 제강소는 올해 계획을 초과수행하고있다, 이렇게 나는 옹호합니다. 하지만 사실 지배인동무는 관료주의가 있고 독판을 치고있는것이 사실입니다. 단 한가지 실례로 래년 1959년도 계획예비수자를 지배인동무는 나와 사전에 토의하지 않았습니다. 지배인방에서 있은 행정협의회에서 지배인동무가 발표하고는 의견이 제기되는것을 묵살하고 그대로 나에게 들고왔습니다. 당위원회에 의견들이 들어왔습니다. 나는 그 의견들을 참작하라고 지배인동무에게 권고했습니다. 지배인동무는 의견을 다 듣다가는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아니다, 나는 이미 성에 제출했다 하면서 역시 묵살했습니다. 결국 제강소는 아름찬 래년도 생산계획을 걸머지게 되였습니다.》 걸상에 앉아 입을 꾹 다물고 침울한 표정으로 있던 리웅천이가 한국성에게 험한 표정의 얼굴을 돌리였다. 《당위원장동무는 옳지 못하오!》 하고 그는 거세게 말했다. 《온 나라가 강선의 모범을 따라 천리마를 타고 내달리고있소. 온 나라가 래년까지 5개년계획을 앞당겨 끝내려 하고있습니다. 이러한 앙양된 시기에 우리가 세운 래년도계획이 아름차다고 말하고있습니까? 나는 우리가 계획을 아름차게 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거기에는 지배인동무의 주관이 작용하고있습니다.》 한국성은 오히려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러나 말마디들이 맵짰다. 《계획은 과학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더 말할게 없지요. 계획을 과학적으로 세워야 하지요. 동시에 계획은 동원적이고 전투적이여야 합니다. 만일 례를 들어 제강에서 열을 하겠다고 하는데 조강압연에서 아홉밖에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 어디에 기준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경우 나는 열을 하겠다는데 맞추어야 한다고 보며 그렇게 요구합니다. 그래서 아홉이나 여덟밖에 못하겠다는데서 의견을 제기하지요. 나는 그런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균형을 전진하는 방향에서 맞추어야 합니다. 나는 이것이 과학적이고 동원적이라고 믿습니다. 이것이 주관이란말입니까? 계획을 동원적이고 전투적으로 세울 때 생산자대중의 창발성과 창조적열의도 높이 발양되는것입니다. 계획을 적당히 세우면 대중의 열의도 그만큼 저조해집니다. 물론 당위원장동무가 이것을 모를리 없지요. 래년도 계획을 직장별로 토의할 때 당위원장동무가 직장들에 내려가 당원들을 발동시킨 사실을 나는 알고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앞선 단위, 앞서 나가려는 직장이나 작업반이나 혁신자들을 기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웅천이 열변을 토하듯 계획작성과 관련한 자기의 견해를 력설하였다. 그가 한 말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있었다. 한국성은 말문이 막힌듯 침묵을 지켰다. 《좋습니다. 나는 이 문제를 당위원장동무와 더 론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사실상 이제와서는 그 론의가 무슨 의의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한국성이 긍정했다. 《이제는 국가적으로 계획이 눌러졌으니 무의미하지요. 당위원회는 지나간 일을 가지고 시비를 캘것이 아니라 눌러진 계획수행에로 당조직들과 당원들, 대중들을 발동시켜야지요. 다만 지배인동무에 대한 의견을 말하다 보니 지나간 일을 들춘것입니다. 그 얘기는 더 하지 맙시다. 나는 래년도계획수행을 위해 할수 있는껏 지배인동무를 돕겠습니다. 당위원장으로서의 자기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리웅천의 표정이 좀 풀리였다. 그는 벌써 그렇게 나왔어야지 하는 만족감을 느끼였다. 그는 당위원장과의 마찰이 심해지고 그것이 로출되면 불리한것은 당위원장이지 자기는 아니라는 배심이였다. 당위원장감은 많지만 리웅천은 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자세였다. 하긴 그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평안남도당위원회에서도 리웅천이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리웅천에게 해야 할 비판을 한국성당위원장에게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당위원회뿐아니라 당중앙위원회 부서들과 금속공업성에서도 경우에 따라 전화로 혹은 불러올려다가 비판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래도 리웅천이 일을 제낀단말이야 하고 생각하는것이였다. 리웅천은 한국성이 관료주의요, 독판이요 하는 소리를 한데 대해 눈섭 한오리 까딱하지 않았다. 그런 소리는 상급으로부터 너무 많이 들어서 꿈만했다. 아래급에서도 그런 의견이 제기되고있었으나 역시 꿈만했다. 관료주의라? 독판이라? 그래 라용섭이처럼 깔끈거리며 될수록 계획을 낮추 세우려하는 직장장의 의견같은데 다 귀를 기울이고 다 참작해야 한단 말인가? 그래 생산을 직접 맡은 지배인과 기사장이 있는데 하나에서 열까지 매번 당위원장과 토의해야 하고 그의 의견대로 해야 한단말인가? 생산문제는 당위원장이 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그래 그렇게 하지 않는것이 관료주의이고 독단인가? 천만에! 가장 책임적인 결심은 지배인이 내려야 한다. 그 결심을 내리는데서 장애로 되는것은 두말없이 쳐갈겨야 한다. 나의 결심이 후퇴하거나 답보하거나 또 시대의 요구에 맞지 않게 조심스럽게 하려는것이 아니고 천리마정신을 받아들일 혁신적이고 공격적인 결심이기에 그것은 옳은것이다. 그 결심을 실천하기 위해 생산을 손에 틀어쥐고 내미는것 역시 옳은것이다. 그는 이렇게 자부하고있었다. 한국성의 말을 받아 그는 저으기 누그러워진 어조로 그러나 고압적인 자세는 여전히 견지하면서 입을 열었다. 《당위원장동무가 계획수행을 위해 지배인을 힘껏 돕겠다고 한데 대해서 나로서는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래년도계획이 아름찬것만은 사실이지요. 그러나 꼭 해낼수 있습니다. 또 해내야지요. 그러자니까 나의 제일 가까운 방조자이고 대리인인 기사장이 한해를 보내야 하고 또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내옆에 있어야 하겠습니다. 내가 그를 보증하겠습니다.》 하고 본문제로 넘어갔다. 한국성은 눈길을 내리깔고 잠시 생각했다. 기사장 주영태가 지배인의 말대로 죄가 없다면 두가지 측면에서, 즉 첫째로는 지배인의 승인이 없이 데려가게 한것, 둘째로는 가장 바쁘고 책임적인 년말년시전투때 그를 생산지휘에서 리탈시킨것으로 하여 책임추궁을 면하지 못할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지배인의 요구대로 그를 내놓게 했다가 설마 그가 나쁜놈으로 판명되는 경우에도 역시 책임추궁을 면하지 못할것이다. 지배인이 요구했으니 지배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발뺌할수야 없지 않는가. 명백한것은 지배인이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전에는 물러가지 않을것이며 중앙에 제기해서라도 기사장을 빼내고야 말것이라는것이였다. 그래서 그는 어려운 결심을 했다. 다시말해서 이번에도 지배인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그는 주영태의 리력문건을 보고 월남한 두 동생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본인을 불러 담화를 할 그때부터 왜 그런지 무언가 잘못된것 같았고 지금도 석연치 않았으나 어쨌든 지배인의 요구를 따르기로 했다. 한국성은 전화로 곽대위를 찾아 기사장을 지배인에게 보내면 좋겠다고 하였다. 저쪽에서 무슨 말인지 하려 하자 그는 《하여튼 지금은 지배인동무한테 보내주는게 좋겠소.》 하고 맵짜게 말하며 전화를 끊어버리였다. 그리고는 두손을 깍지끼여 책상우에 올려놓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어딘가 한쪽을 응시했다. 리웅천은 그가 마지못해 자기의 요구에 응했으며 그것때문에 기분이 몹시 상했다는것을 느꼈으나 모른체하고 일어섰다. 이때 문이 열리고 얼굴이 거무죽죽하고 뚱뚱하며 털모자와 외투를 입은 사람이 들어왔다. 최일이였다. 그와 함께 한사람이 같이 들어왔다. 《안녕하오, 동무들?》 그가 인사를 했다. 리웅천이와 한국성이 마주 인사를 했다. 최일은 같이 온 사람을 소개하고 자기들이 강선제강소에서의 반혁명분자들과의 투쟁을 지도방조하기 위한 지도소조로 파견되여 왔음을 알리며 파견장을 내보이였다. 이 말을 듣자 리웅천이보다 한국성이가 눈빛이 긴장해지고 어딘가 불안해하는 몸가짐을 했다. 지배인의 요구에 의해 주영태를 내놓은것때문이 아닌지? 리웅천이로 말하면 몸집이 웅장하긴 해도 속이 빈 인물이라고 최일을 별치 않게 생각하고있었다. …리웅천이 자기 방에 가있는데 푹 꺼진 인상의 주영태가 나타났다. 《동무, 여태 어디가 있었소?》 주눅이 들고 초췌해진 그의 모양이 화를 돋구어 리웅천이 거칠게 물었다. 주영태는 머리를 숙인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 동무가 진짜 그 간첩놈이 가지고 온 사진과 편지를 보지 못했소?》 이렇게 다시 묻자 주영태는 머리를 번쩍 들었다. 《나는 어떤놈이 왔댔는지 그것조차 모르고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어머니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소?》 《모르지요. 나는 아침에 출근하자 갑자기 불리워갔으니까 어머니를 만나 물어볼 시간도 없었습니다.》 《나는 동무의 말을 믿겠소.》 《지배인동지, 믿건 안믿건 사실은 어디까지나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좋소. 일에 착수하오.》 리웅천은 현장으로 나가기 위해 말코지에서 모자를 벗겨 머리에 썼다. 기사장은 묵묵히 나갔다. 벌써 하루해가 기울어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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