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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23회) 김 삼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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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말전투가 한창 진행중이던 어느날, 박채운이는 길옥실작업반장으로부터 래일이 대휴를 받고 작업반이 휴식하는 날인데 집에서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물음을 받았다. 《글쎄 밀린 잠도 자고 빨래도 하고…》 채운이는 미소를 지었다. 일에 재미를 붙이고 로동의 희열을 온몸에 체현하고있는 채운이의 그 미소는 길옥실이를 기쁘게 했고 매혹을 느끼게 했다. 채운이는 잘 웃지 않지만 그렇게 어쩌다 한번씩 미소를 지을 때면 아름다운 얼굴에 어울려 보는 사람의 넋을 빼앗아갈 정도로 눈부시였다. 처음 채운이를 보았을 때의 그 가슴을 쿡 찌르는 연약하고 애처로웁고 구슬픈 음영이 눈에 짙게 비꼈던 모습은 사라졌다. 명주실 뽑는 기능도 상당히 높아진 채운이는 청춘의 미가 무르익고있는 건강하고 아름답고 일 잘하는 조사공의 당당한 한사람이 되였다. 채운이의 이름이 속보에도 몇번 났다. 채운이는 달라졌다. 달라지지 않은것이 있다면 자기 집안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여전히 비밀을 지키고있는것이였다. 그렇다. 길옥실이는 채운이가 그 어떤 비밀을 품고있다고 인정했다. 합숙생활을 하지 않는 처녀들은 호상 놀러다니기도 하고 또 합숙생활을 하는 고아들을 자기 집에 데려다 같이 놀기도 하는데 채운이만은 여전히 외토리로 지냈다. 옥실이는 채운이가 거처하고있는 그애의 이모네집이 어딘지도 아직 모르고있었다. 이것은 비정상이였다. 그래서 휴식일에 자기 집에 초청해서 서로 마음을 주며 인간적으로 더 가까와지려고 생각했던것이다. 《그럼 우리 집에 놀러오렴.》 옥실이가 말했다. 《글쎄 그럴 시간이 있겠는지…》 채운이는 미처 거절할 구실이 떠오르지 않아 이렇게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시간이야 내면 내는거지머! 래일말이야. 어머니가 합숙에 있는 춘애랑 허약한 애들을 몇명 집에 데려오라고 했어. 그러면서 이러잖아. <너희작업반에 그 곱게 생긴 조사공있지? 내 그애를 한번 보았댔는데 마음에 들더구나. 같이 데려오너라.> 하잖겠어. 채운이가 마음에 꼭 든대.》 옥실이 어머니는 딸이 고아들을 위해서 숙식을 같이 하고있는 합숙으로 맛있는 음식들을 해가지고 드문드문 찾아오군했다. 작업반장인 딸의 사업을 돕는것이라고도 말할수 있었다. 그렇게 합숙을 찾아오던중 한번은 앓고있는 춘애를 병문안 온 채운이를 거기서 보았던것이다. 채운이는 말없이 한옆에 앉아있었지만 어머니의 눈에 든 모양이다. 하긴 채운이는 어느 구석이나 어느 그늘에 앉아있든 늘 사람들의 눈길을 먼저 끌군했다. 《어머니가 오라고 하셨다니 못가겠다하기 바쁘군요. 그렇지만 어머니가 부모없는 애들을 특별히 집에 불렀는데 내가 끼여드는것이 좀 뭣해요.》 채운이는 어떻게 해서든 빠져보려 했다. 그러나 옥실이는 나중에 성까지 내며 기어이 집에 데려가려 했다. 《채운이는 너무해. 나는 사실 채운이가 자기 집에 한번 놀러 가자구 할줄 알았어. 부모들이 있는 제집이 아니고 이모네집이지만 말이야. 그런데 채운이는 누구도 자기집에 놀러가자고 한적이 없지. 이건 집단생활에 나쁜 영향을 주는거야. 우리 작업반이 화목해지고 합심이 되여 작업반의 생산실적을 올리자면 모두가 집단을 위해 자기를 바치고 서로 마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너에게서 강선제강소의 이야기를 듣고 새롭게 결심했어. 나는 채운이도 생활방식을 좀 달리했으면 해. 신입공들이 집단생활에 재미를 못붙이고 일도 성실히 하지 않아 우리 4작업반의 생산실적이 뒤떨어지고있는것이 채운이에게도 기분 나쁜 일이라고 했지? 물론 채운이는 많은 면에서 우수한 조사공이고 작업반을 이끌어가는데서 없어서는 안될 작업반원이야. 그런데 속마음을 시원하게 열어놓고 살지 못해. 이런면에서는 고아들의 모범이 못돼.》 길옥실의 충고는 채운에게 상당한 자극이 된것 같았다. 처녀는 눈을 내리깔고 손가락들을 만지작거리며 잠자코있었다. 《내가 좀 심하게 말했다면 용서해줘요. 단지 채운이와 좀 더 가깝게 지내고싶어서 한 소리야. 그러니 정 사정이 있다면 할수 없는거지. 나도 참 우습구나. 집에 놀러오라면서 집단생활문제까지 꺼냈으니! 이건 막 억지지?》 천성이 명랑한 옥실이는 호호 웃기까지 했다. 채운이도 마지못해 따라 미소짓는데 그 미소에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보았던 애처로운 모습의 흔적이 엿보여 옥실이는 저으기 당황해졌다. 옥실이는 복잡한 심정으로 채운이와 헤여졌다. 그는 채운이가 래일 자기집에 오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직 자기의 성의가 부족해 채운이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것이라고 인정하였다. 그런데 이튿날 저녁무렵 채운이가 옥실이네 집에 나타났다. 춘애를 비롯한 고아들이 돌아간 뒤였다. 옥실이는 너무 반가와 채운이의 손을 꽉 잡고 놓지 못했다. 어머니도 무척 좋아했다. 어머니가 채운이를 좋아하고 집에 데려오라고까지 말하게 된것은 무슨 특별한 리유에서 그렇게 한것이 아니였다. 처녀가 키가 늘씬하고 얼굴이 환하게 잘 생겼고 특히 눈이 고와 마음이 끌렸기때문이였다. 어머니는 채운이를 위해서 손수 만들어 고아들을 대접했던 떡이며 지짐이며 김치 등을 들여왔다. 채운이는 떡을 먹으며 어머니로부터 옥실이네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채운이도 아버지가 유명한 강선제강소의 분괴압연기에서 일하는 압연공이라는것을 처음으로 말했다. 옥실이와 그의 어머니는 환성을 올리였다. 이 시기 조선사람치고 강선의 분괴압연기를, 그 압연기를 다루는 압연공들의 영웅적위훈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 유명한 압연공들중의 한사람이 뜻밖에도 채운이의 아버지가 아닌가. 그런 훌륭한 아버지를 두고있으면서 왜 아직 한마디도 그 얘기를 하지 않았을가? 자기 집안자랑을 할줄 모르고 입이 무거운 탓일거야 하고 옥실이는 생각했다. 옥실이의 어머니는 채운이가 훌륭한 압연공의 딸이라는것을 안 다음에는 더욱 그가 마음에 들어 옆에 붙어앉아 떨어질줄 몰랐다. 《어떤 총각이 채운이의 배필이 되겠는지 참 행복하겠구나. 나한테 장가간 아들만 하나 있는것이 분하구나.》 어머니가 하는 말이였다. 《참 어머니두》 채운이가 미소지으며 대꾸하였다. 《나보다 열배는 더 훌륭한 딸을 옆에 두고 무슨 말씀을 해요. 옥실언니는 제사공장에서 손꼽히는 혁신자고 작업반장이 아니나요. 작업반원들을 또 얼마나 따뜻이 보살펴주나요. 춘애가 옥실언니의 속을 많이 태웠는데 그래도 언니가 조금도 탓하지 않고 친언니나 친어머니처럼 대해주어 그 애가 달라져가요. 춘애는 반장언니보고 꼭 엄마같다고 말하며 울었다고 해요. 나는 어머니! 반장언니를 존경해요. 이런 처녀를 배필로 삼는 총각이야말로 행복한 청년이 아닐가요? 난 정말이지 반장언니가 부러워요. 나같은것은 발바닥에도 못가요!》 채운이는 속에 깊이 감추고있는 생각을 꺼내였다. 그렇다. 반장언니야말로 깨끗하고 진실하고 뜨거운 녀성이며 어느 한군데 나무랄데 없는 처녀이다. 아, 길옥실이에 어떻게 자기를 견주랴! 채운이는 설음이 북받쳐올라 열정적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하마트면 눈물을 쏟을번했다. 채운이가 자기의 쓰리고 아픈 심정으로부터 옥실이에 대한 부러움과 자랑을 쏟아놓으면서도 설음을 이겨내고 눈물을 보이지 않을수 있은것은 그가 마음을 독하게 먹고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향해 굳세게 참되게 살려고 결심했기때문이였다. 채운이는 나약한 녀성으로 남아있기를 원치 않았던것이다. 눈물은 뜻밖에도 옥실의 어머니가 흘렸다. 채운이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랐다. 무슨 영문일가. 《어머니 !》 하고 옥실이가 어머니를 탓했다. 《채운의 말을 듣고보니 속에 맺힌것이 아파서 그런다.》 어머니는 옥실이에게 훌륭한 신랑감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여 채운이를 놀라게 했다. 그 청년은 전쟁참가자이고 전략적인 일시적후퇴시기에 온 가족이 놈들에게 학살당한 불행한 청년이였다. 그는 옥실이를 누이삼아 어머니삼아 마음속으로 의지했고 진심을 다 바쳐 사랑했다. 마음이 어진 사람이여서 옥실이가 하자는대로 다 따라했다. 그는 해주-하성간철도부설공사에 자원진출하여 로력적위훈을 세웠고 철교를 파괴하려 한 반동놈들과 싸우다 희생되였다.… 어머니는 채운이에게 옥실이와 함께 찍은 그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옥실언니! 나는 정말 몰랐어요. 언니가 이런 불행을 안고있는 줄을!… 그 아픔을 묵새기며 고아들을 위해, 작업반원들을 위해 자기의 모든 성의를 다 바쳤군요!》 채운은 눈물이 그렁해서 옥실의 손을 부여잡고 이렇게 격동적으로 말했다. 옥실이는 아무 말도 안했다. 그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머리를 숙이고있었다. 《언니, 날 욕해요! 어제 언니는 나한테 집단을 위해 자기를 바칠줄 알아야 하고 서로 마음을 주어야 한다고 충고했지요. 나는 언니가 락후한 반원들이나 신입공들인 고아들을 위해 밤잠도 제대로 못자며 애쓰는걸 알면서도 돕지 못했어요. 돕지 못했을뿐아니라 오히려 언니를 괴롭혔어요. 속을 주지 않고 집단에 섭쓸리지 않았으니 작업반의 단합에 방해를 놀았어요. 그러니 반장언니가 얼마나 속상했겠나요? 나는 정말 언니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요.》 《채운이 뭘그래? 됐어요. 거기에 무슨 사죄할것까지 있어?》 채운은 머리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검은 눈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내 언니앞에 다 말하겠어요.》 그리하여 채운은 세월의 망각속에 묻어버리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려 했으며 바로 그때문에 장일남의 사랑도 받아들일수 없었던 쓰리고 괴로운 속이야기를 옥실이앞에 죄다 하였다. 이야기가 끝나갈무렵에 옥실이는 채운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두 처녀는 붙안고 앉아 울음을 터치였다. 어머니가 처녀의 정치적생명을 구원해주신 수령님에 대한 고마움과 처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너절한 인간에 대한 증오심을 금치 못하면서 그런데 무엇때문에 속을 터쳐놓고 떳떳하게 살지 못하느냐, 무엇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속박하느냐고 채운이를 탓했다. 옥실이가 어머니에 이어 말했다. 《머리를 쳐들고 보란듯이 살아야 해. 자신을 파멸시키지 말아야 해. 재생의 길을 걷기 위해 로동속에 뛰여든건 잘했어. 악의 희생물이 될수 없지. 채운이는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여나야 해. 내 힘껏 채운이를 돕겠어. 채운이는 꼭 혁신자로 모범조사공이 되여야 해. 그러나 한가지만은 채운이가 잘못하고있는것 같애.》 채운은 긴장해져 옥실이를 쳐다보았다. 《장일남동무를 피하지 말았어야 했어. 나는 그동무가 진정으로 채운이를 마음에 들어하는 참다운 인간이라면 채운이가 순결하다는걸 인정할것이고 너에게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해.》 채운은 머리를 숙이였다. 《그렇지 않을가?》 《아니, 반장언니. 잘못 리해했어요. 그 동무는 그럴수도 있어요. 그 동무는 훌륭한 청년이예요. 언니처럼 유명한 작업반장이예요. 그렇기때문에 나는 그의 대상이 될수 없어요. 그에게 나로 하여 고민하게 하고 일에 지장되게 할수는 없어요. 언니, 나는 지금은 그저 다른 생각없이 명주실을 많이 뽑아 우리 인민들의 입는 문제를 두고 심려하시는 수상님의 로고를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데서 생의 기쁨도 청춘의 긍지도 찾으려 해요.》 《그 마음은 알만해.》 《알면 됐어요.》 그 이야기는 채운이가 너무 단호하게 나오기때문에 더 진척될수 없었다. 옥실이도 이런 상태에서 더 말해야 아무런 보람이 없으리라는것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이모네집으로 돌아가는 채운이를 바래워주려고 밖에 나오니 캄캄하고 몹시 추웠다. 추위속을 둘이 한참 걸었다. 채운이가 어서 들어가보라고 몇번 권해서야 옥실이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채운이, 우리 굳세게 살자. 어려운 때일수록 자기와 동지들을 믿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우린 청춘들이 아니냐. 생활을 사랑하고 괴로움을 이겨내고 생을 유익하게 개척해가자. 수상님께서 우리모두를 한품에 안아주고 계시는데 두려울것이 뭐냐! 희망의 나래를 활짝 펴자.》 헤여지며 채운에게 말했다. 《옥실언니, 좋은 말을 해주어 고마워요.》 채운이가 어둠속에 녹아들듯 사라진후에도 옥실이는 한동안 그자리에 서있었다. 마음속의 괴로움을 이겨내며 새 생활을 개척해가고있는 로동처녀, 오 채운아, 너는 훌륭한 로동계급이 되여야 해, 내 너에게 꼭 장일남이를 데려다주마. 너에게 행복을 찾아주마. 생활에서 로동에서 락오자가 없어지고 불행한 인간들이 생을 아름답게 개척하도록 내 힘껏 도우리라… 대동강바람까지 맵짜게 불어 겨울밤은 몹시 추웠으나 길옥실의 가슴속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12월말, 예술극장에서 수령님을 모시고 평양시건설자회의가 진행되였다. 회의에서 토론한 모범건설자들중에는 제2주택건설사업소 청년종합작업반장 장일남이도 있었다. 그는 주택건설에서 종파분자들의 책동을 짓부시고 조립식건설에로 어떻게 이행했으며 선진작업방법을 받아들여 보수주의를 타파하고 어떻게 비약을 이룩했는가하는 경험과 교훈을 토론하였다. 수령님께서는 그의 토론이 끝나자 박수를 쳐주시며 저 동무가 일을 많이 하였다, 제대군인답게 전투적으로 일하였다, 반당종파분자들의 책동으로부터 우리 당 건설정책을 옹호관철한 저런 동무가 참된 건설자이다라고 말씀하시였다. 회의에서는 한해동안에 2만세대이상의 살림집을 건설하여 수도시민들에게 준 자랑찬 성과가 총화되였다. 회의휴식시간에 수령님께서는 장일남이와 처녀미장작업반장, 기중기운전공, 용접공 등 로력혁신자들을 친히 만나주시였다. 《동무들은 첫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지난날 같으면 3∼4년이 걸려야 할 건설량을 1년동안에 해놓은 성과는 참으로 자랑할만한 성과입니다.》 신문에서 이러한 내용을 읽은 길옥실은 교대를 끝내자 누구도 모르게 제2주택건설사업소를 찾아갔다. 거기서 장일남이가 일하는 살림집건설장을 알아냈다. 그리고 지체없이 그곳으로 가서 장일남이를 만났다. 만나보니 장일남이는 강기룡이처럼 소박하고 겸손한 청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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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옥실!》 저택의 서재에서 김일성동지께서는 새 소식들과 혁신자들의 미풍자료가 종합된 자료첩의 새 페지를 번지시다가 손을 멈추시였다. (길옥실이라… 그렇지. 그 주인공이지!) 수령님께서는 그 이름이 낯익어 입속으로 외워보시다가 언젠가 지방에 나가셨다 돌아오시던 길에서 알게 된 사연을 회상하시였다. 밤이 어지간히 깊었는데 한 외태머리처녀가 종종걸음으로 인적이 없는 길을 달리다싶이하고있는 모습이 승용차전조등에 비치여 환히 드러났다. 솜저고리를 우에 입고 밑에는 치마를 입었는데 키가 작고 오돌찬 인상이였다.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았다. 무슨 일로 이 밤에 급한 걸음을 하는것일가? 수령님께서는 승용차가 그 처녀를 지나쳐 앞으로 그냥 달리는 순간에 호기심보다도 급한 일이라면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가 하는 의협심에서 운전사더러 차를 좀 세우라고 하시였다. 운전사는 급정거를 하지 않고 속도를 천천히 죽이였다. 《저 처녀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소. 알아보자구.》 그이께서 운전사옆에 앉아있는 책임부관에게 말씀하시였다. 책임부관은 잠간 생각하더니 밤이 깊었는데 자기가 가서 알아보고 대책을 취하겠으니 수령님께서는 그냥 댁으로 가시는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말씀드리였다. 그이께서 어떻게 할지 짧은 순간 생각하시는데 책임부관은 운전사더러 어서 수령님을 모시고 먼저 떠나라고 단호하게 지시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이튿날 새벽에 침상에서 일어나신 수령님께서 저택의 후원을 산책하실 때 책임부관이 어제밤에 만나본 처녀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였다. 이야기는 감동적이였다. 수령님께서 늘 걱정하시는 부모없는 고아에 대한 작업반장처녀의 인간애의 감동적인 화폭이였다. 《그래 공장합숙까지 차에 태워 데려다주었단 말이지?》 그이께서는 처녀작업반장의 소행에 감심되시여 무언가 도와주고싶은 심정에서 확인하시듯 물으시였다. 《공장정문까지 태워다주었습니다. 거기서 내리겠다고 해서…》 《그 앓는 애를 보고올걸 그랬소.》 《예, 잘못했습니다. 병이 다 나았다고 해서 그만 방심했습니다.》 《참 기특한 처녀작업반장이요.》 수령님께서 거듭 이렇게 뇌이시였다. 그때 평양제사공장의 조사공 길옥실이라는 이름이 기억에 새겨지시였다. 그런데 바로 그 길옥실의 아름다운 소행이 신문에 실린것이다. 수령님께서는 그 기사를 읽으시였다. 《…길옥실작업반장은 명주실을 뽑는 일에서 반원들의 모범일뿐아니라 작업반원들을 혁신자로 이끌어주는 교양자로서도 반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있다. 아래에 그가 한 계급교양의 한 실례를 소개한다. 강복녀는 새로 들어온 조사공인데 자강도에 있는 집을 그리워하며 동무들속에도 서먹서먹해서 잘 섞이지 않았다. 길옥실반장은 합숙생활을 같이하며 아침기상부터 저녁취침까지 이 어린 조사공의 일과를 친언니처럼 돌봐주었다. 그러나 강복녀는 작업장에서 무엇이든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만들려 하고 시키지 않으면 비자루를 들고 청소조차 하려 하지 않았다. 고치를 받을 때나 삭서비를 타올 때면 의례 좋은것을 골라가졌다. 한번은 그의 얼레가 흠집이 생겨서 고치지 않고는 쓸수 없게 되였는데 그는 손질할 대신 다른 작업반의 얼레와 슬쩍 바꾸었다. 반장이 책망하자 복녀는 그걸 고치자면 20분은 걸려야 하니 그러면 생산이 밑지지 않아요. 반장언니, 일없어요. 그들은 눈치를 채지 못했어요하며 웃기까지 했다. 길옥실동무는 복녀에게 로동계급의 계급적자각과 집단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정신을 발양시키기 위해 선동원과 토의하고 계급교양을 주기 위한 이야기모임을 조직했다. 전재고아로 학원에서 자란 채옥동무가 모임에서 이야기했다. 채옥이의 아버지는 강원도에서 인민군대를 원호하며 탄약상자를 나르다가 상한 상태에서 후퇴를 하게 되였다. 그런데 같이 후퇴하던 어머니와 두 언니가 평강부근에서 원쑤들이 독을 친 우물의 물을 마시고 죽었다. 아버지는 다리를 제대로 못쓰는 조건에서도 나머지 살아남은 자식들을 살리려고 마을에 내려갔다가 놈들에게 붙잡혀 매를 맞아 죽었다. 결국 열두살난 채옥이가 어린 동생을 데리고 배를 곯으며 지쳐쓰러지면 다시 일어나면서 북쪽을 향해 걸었다. 그러다가 한 내무원을 만나 구원되였으며 학원에 가게 되였다. 채옥이의 소원은 한가지, 군대에 나가 원쑤를 갚는것이였으나 나이가 어려서 못가고 전쟁이 끝나자 이렇게 제사공장에 오게 되였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채옥이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의 조사기가 단 1분이라도 헛되이 멎는다면 그것은 그만큼 나의 부모형제를 학살한 원쑤들에게 숨쉴틈을 주는것으로 됩니다.> 채옥이의 이야기는 커다란 감명을 불러일으켰다. 길옥실동무는 원쑤들의 악랄한 행위를 폭로하고 우리들이 로동계급으로서 어떻게 자기의 위치를 지켜 일해야 하는가를 깨우쳐주었다. 강복녀는 자기를 부끄럽게 돌이켜보며 참다운 조사공이 될것을 결의다졌다…》 신문에는 길옥실이 춘애라는 고아를 품들여 도와주고 교양개조한 감동적인 이야기도 실려있었다. 그것은 이미 수령님께서 책임부관을 통해 알고계시는 내용이였다. 훌륭한 교양자, 인간개조의 선구자이다 하고 수령님께서는 생각하시였다. 오늘 사회주의건설의 대진군이 벌어지고있는 우리 시대의 기본흐름은 뒤떨어진 사람들을 교양개조하여 선진분자로 만들며 집단적인 혁신에로 나가고있는것이다. 집단적인 혁신을 이룩하자면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서로 돕고 이끌며 락오자가 없이 다같이 천리마를 타야 한다. 현실속에서 우리의 선진적로동계급은 시대와 당의 요구를 생활에 구현해나가고있다. 그 본보기가 태여나고있다. 집단적혁신의 말단단위는 작업반이다. 우선 작업반에서 집단이 하나로 뭉쳐야 하며 집단적혁신을 하여야 하며 그러자면 락오분자를 선진분자로 개조해야 한다. 수령님께서 구상하여오신 인간개조의 서사시가 펼쳐지고있다. 천리마운동은 인간개조의 새 시대를 안아오고있다! 천리마진군은 새 인간들의 탄생과 결부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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