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9회)

김  삼  복            

 

17

 

압연공들은 긴장해서 각자가 자기 맡은 운전조작에 여념이 없었다. 가열로에서 뻘겋게 가열된 강괴는 강구로라를 타고 압연기에 들어오는데 그것을 뒤집거나 바로 잡아서 로르의 첫째구멍에 가져다대는 운전공이 전회이송기운전공이다. 이 운전은 박상두가 하고있었다. 이때 보조를 맞추는 운전공이 승강테블운전공인데 성질이 말라서 쩍하면 다른 사람과 수닭처럼 다투기 잘하는 경호가 그것을 맡고있었다. 강괴가 로르의 구멍에 들어가면 로르와 로르사이의 간격을 좁혀 압착을 하는데 그것을 조절하는 운전공을 압하운전공이라 한다. 술만 마시면 아무 녀자건 붙잡고 입맞추려 하는 재수가 이 운전을 맡았다. 이밖에도 강구로라운전공 (남을 훈시하기 좋아해서 《훈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봉이가 그 운전공이다), 후면테블운전공, 로르조종공, 대기운전공, 이렇게 모두 일곱명이 한교대이다. 전회이송기운전공이 교대반장을 겸한다.

분괴압연기는 쾅쾅 소리를 내며 세차게 강괴를 밀어낸다. 한순간도 놓치지 말고 강괴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운전대를 조종해야 한다. 특히 교대반장은 전반적인 운전조작과정을 보살피며 다른 운전공들에게 주의를 가끔씩 주군한다. 그런데 박상두반장은 오늘 어찌된 일인지 정신이 산만했다. 아침에 안해가 《채운이를 어떻게 할가요?》 하고 그에게 몹시 상심한 어조로 물었었다.

평양이모네 집에 숨어있는 딸 채운이, 그년때문에 늘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있는데 일은 점점 더 꼬이여만 갔다. 수치감을 이기지 못해 채운이가 대동강에 빠져 자살하려했던것이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박상두는 종파련루자로 규정되여있는 딸년이 차라리 대동강에 빠져 죽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모진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데 길가던 제대군인이 건져내서 죽지도 못했다고 한다. 얼굴이 시커매져가지고 침울한 얼굴로 일하고있는 박상두를 본 리웅천기사장이 그를 직장장실로 불러냈다. 리웅천이 분괴압연직장에 오면 의례히 그를 찾군하기때문에 박상두는 또 예비탐구정형을 따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직장장사무실로 들어갔다.

《요새 어떻게 된거요? 얼굴이 왜 그 모양인가?》 리웅천이 이렇게 물었다. 《채운이때문에 그러오? 그까짓 딸년 하나 잃은셈치고 더 마음을 쓰지 말라고 했지? 이왕지사 그렇게 된걸 자꾸 생각하면 어쩌겠소? 동무한테 루가 미치지 않도록 대책한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그 애 생각을 머리속에서 뽑아던져야지 물론 제살붙이니 그게 그렇게 쉽지 않지. 하지만 별수 없지 않소?

머리를 숙이고 있던 박상두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글쎄 불길한 소식이 계속 들려오니… 그년이 대동강에 빠져 자살하려 했답니다. 차라리 죽기나 했으면 속이 편안할걸…》

그는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뚝 뚝 떨구었다.

《뭐?》 리웅천이는 깜짝 놀라 부르짖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박상두가 간단히 설명을 했다. 입이 무거운 박상두는 오직 한 사람, 기능공들을 제 살붙이처럼 아끼고 도와주는 기사장 리웅천에게만은 속심을 터놓았다.

《그게 오죽했으면 죽으려 했겠는가…》 이야기를 듣고나서 리웅천도 가슴이 아파 이렇게 말했다. 《박상두동무, 마음을 크게 먹으라구, 시간이 좀 지나면 그것두 다 잊혀지게 되겠지. 일에 파묻혀 세월이 흐르는걸 잊어야 해.

그는 이렇게밖에 더 할말이 없었다. 그는 박상두의 딸문제가 깨끗하게 풀리지 않는 한 이 유능한 기능공의 문제도 완전히 해결될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시말해서 딸이 종파련루자의 불명예스러운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수 없는 일이다.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은 딸과 박상두를 분리시켜 박상두라도 지켜내는것이였다. 그는 박상두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다.

당사자인 박상두는 더 말할것이 없다. 안해가 평천리에 가서 딸을 잠간 만나고왔는데 정신이 헤뜬것같은 딸이 어머니를 붙잡고 그냥 우는통에 심장이 다 멎을번 했다고 한다. 안해는 채운이를 집에 데려오자고, 그래도 부모가 끼고있어야지 잘못하다가는 진짜 죽일것 같다고, 이모네 보기도 미안하다고 하였다.

박상두는 눈을 찌프릴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딸 채운이가 여기 내려와있어도 난사다. 여기는 여기대로 고민거리가 있다. 채운이 어머니는 오빠가 《치안대》에 가담했고 자기때문에 후퇴 못한 남편이 그 오빠와 련결되여있는것때문에 늘 죄스러운 심정을 안고 지낸다. 내용상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남편의 리력에 오점이 찍히였다는 생각이 늘 그를 괴롭히고있는것이였다. 그 주눅이 들어있는 얼굴을 대하기가 박상두는 정말 싫었다. 그런 판에 딸까지 오게 되면 그 꼴을 또 어떻게 보랴. 동네사람들보기가 우선 창피할것이다. 그래 대답을 주지 않고 하루이틀 시간을 보내고있는데 오늘 아침에 안해가 어떻게 하겠는가고 눈치를 봐가며 조심스럽게 물었던것이다. 역시 대답을 안했다.

정말 그년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아무래도 집에 데려와야지…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꽝!》 하는 소리가 났다. 불과 몇초사이에 일어난 일이였다. 보니 어느정도 늘어난 강괴가 두번째 구멍에 끼여있는데 한쪽으로 꼬이면서 압연기본체를 들이쳤다. 그 순간 안전삔이 부러지며 기계가 섰다.

사고의 원인은 가열과 압하에 있었다. 가열로에서 강괴의 웃부분은 잘 가열되였지만 밑부분이 제대로 가열되지 못한것을 받아가지고 압착을 하는 경우 웃부분이 잘 늘어나는 반면에 아래부분이 잘 늘어나지 않으면서 휘여들게 된다. 이런 때 압하운전공이 압력조절을 잘못하면 로르가 부하를 받아 안전삔이 부러져나가든가 강괴가 꼬이면서 본체를 치는 사고를 내게 된다.

박상두가 제때에 강괴가 꼬이는것을 보았든가 압하운전공이 압력조절을 잘했드라면 압연기가 멈추어서는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을것이다. 박상두는 아찔해졌다. 더구나 그때 누군가 《수상님께서 오셨소.》 하고 말해 모두의 시선이 분괴압연기쪽으로 드나드는 큰 문으로 향해졌는데 박상두도 그쪽을 보게 되였다.

과연 중절모를 쓰시고 연한 검은색외투를 입으신 수령님께서 기사장의 안내를 받으시며 직장안으로 들어서고계시였는데 직장장 라용섭이 인사를 드리는것이 보이였다. 수령님과 함께 여러 사람들이 들어오고있었으나 박상두는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이 가지 않았다. 밝고 따뜻한 안광과 미소, 그이께서 직장안으로 들어서시는 순간 어둑시근하던 직장안에 해빛이 차고넘치는듯 환해졌다.

박상두와 그의 작업반원들은 사고를 내서 압연기가 섰다는 생각마저 잊고 정신없이 그쪽만을 보고있었다.

《압연기가 섰구만. 고장이요?

수령님께서 걸어들어오시며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물으시였다. 그 음성은 기계가 서서 조용해진 직장안을 꽉 채우며 울리였다.

그 순간 박상두는 자기들이 지금 어떤 무엄한 일을 저질렀으며 어떤 수치와 창피를 겪게 되였는가 하는데 생각이 미치면서 온몸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수령님께서 오시는데 하필 사고를 저지르다니… 기사장도 직장장도 사색이 되였고 압연공들도 울상이 되여 어쩔줄 몰랐다. 박상두가 낮으나 저력있는 목소리로 웨쳤다.

《얼른 사고를 퇴치합시다!

그가 지시하자 압연공들은 용수철처럼 자리에서 튀여일어났다.

《경호, 기중기를 불러오라.》 박상두가 즉시 지시를 떨구었다. 동작이 빠른 경호가 먼서 뛰쳐나갔다. 《모두 지레대를 쥐고 아래로!》 그는 이렇게 다음 지시를 주고는 먼저 운전조작실을 나갔다.

소란스럽던 분괴압연기는 조용해졌고 쉭- 쉭- 랭각수 내뿜는 소리만이 들리였다. 안개처럼 피여오르는 불기우리한 수증기속에 뛰여든 박상두는 어정거리며 기중기를 기다렸다. 너무도 부끄러워 수령님 계시는쪽으로는 얼굴을 돌리지도 못하였다. 리웅천이가 어느새 가까이에 와서 물었다.

《박상두, 안전삔이 나갔나?

《예.》 박상두의 컴컴한 두눈에서 열기가 번들거리였다.

《빨리 기중기를 불러다 강괴를 뽑아내구 삔을 교체하오.

《하고있수다.

《젠장, 이 무슨 창피야, ? 박상두!

압연공들은 모두 기가 죽어 허리를 낮추고 어쩔줄 몰라했다

리웅천이는 사고의 실태를 료해하여가지고 즉시 수령님께서 서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이께서는 강영창이와 분괴압연기의 능력과 현상태를 놓고 이야기를 하고계시였다. 책임부관이 좀 떨어져서 서있었다.

리웅천이 수령님께 큰 사고는 아니니 곧 돌아갈수 있다고 말씀드리였다. 그이께서는 그러면 기다렸다가 돌아가는걸 보고 가자구, 그냥 가면 압연공들이 섭섭해하고 죄스러워할게 아니요 하시며 절단기쪽으로 천천히 걸어가시였다. 자신께서 기계가까이에 서계시면 압연공들과 수리공들이 덤비며 일을 제대로 못할것 같아 자리를 피해주시는것이였다.

걸어가시며 물으시였다.

《기계가 자주 서오?

《예, 기계가 크긴 해도 나사못 하나 빠져도 멈추어서게 되는데, 전후에 복구를 했지만 생산이 급하고 부속들이 충분치 못해서 제대로 못했습니다.

강영창이 대답을 드리였다. 그는 수령님께 변변치 못한 기계를 보여드리는것이 자기 잘못처럼 느껴지기도 하였고 또 과연 이 변변치 못한 분괴압연기가 올해에 6만t을 하면 현재의 기계상태로써는 최상의 실적인데 8만톤이상을 해내겠는지 못내 걱정되는것이였다. 해야 한다는것은 명백히 인식하고있지만 어떻게 해내겠는가 하는데서는 실제적인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것이였다.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분괴압연기는 사람으로 말하면 목구멍이라고 할수 있소. 목구멍이 메면 숨도 못쉬고 먹지도 못하지. 강철을 아무리 많이 생산해내도 분괴압연기가 강괴를 압연하지 못하면 소용없단 말이요. 분괴압연기의 기술적개조, 정상적인 보수정비, 압연공들의 기술기능수준을 높이는 문제, 여기서 해결방도를 찾아야 할거요. 압연공들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누구 한명 불러오시오.

리웅천이 박상두를 데려오라고 직장장을 보냈다. 그가 박상두를 데려오도록 한것은 별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렇게 한것이 아니다. 지금 교대에서는 박상두가 반장이고 또 새 교대를 다 합쳐도 박상두가 가장 우수한 압연공이였으므로 데려오도록 한것이였다. 성에서 간부들이 내려와도 박상두와 만났다. 그러므로 그것은 하나의 관례라고 할수 있었다. 이 순간에 리웅천은 그의 복잡한 가정환경따위는 생각지도 않았다. 하지만 당위원장은 생각하는지 달가와 하는 표정이 아니였다.

리웅천이는 수령님께 전후에 기능공들이 부족해서 애를 먹던 이야기를 해드리였다. 그래서 기능공들이 새 운전공들을 양성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일하는 대부분의 압연공들이 박상두와 몇명 안되는 기능공들이 양성해낸 새사람들이다.

《운전공들을 양성할 때 애를 많이 태웠습니다. 운전공이 하도 귀한 때여서 초보적인 운전조법을 배워준 다음에는 곧 운전을 시키며 옆에 지켜앉아서 앞으로 밀어라, 우로 들어라, 외로 돌려라 하고 대주면서 생산도 하고 기능도 높이였습니다. 그러느라니 사고가 많았습니다. 그때 잠을 자지 못해서 눈이 빨갛게 충혈져 왔다갔다 하던 박상두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야기하는 사이에 직장장이 박상두를 데려왔다. 로르짬에 끼인 강괴를 지레대로 움직이느라 얼굴과 손, 작업복에 기름과 쇠때가 묻고 랭각수에 젖기까지 한것을 급히 씻고 달려온 박상두는 모자를 벗어들고 주무르며 몹시 송구스러워 했다. 눈이 유난히 검고 정기가 돌며 얼굴에 기계기름이 배여 거무스름한 그의 인상은 한마디로 무쇠처럼 묵직하고 믿음직한것이였다.

《여기 오시오. 수고합니다.》 수령님께서는 주저하는 그의 기름 묻은 손을 잡아주시였다. 《자, 한대 피우시오.》 수령님께서 담배를 권하시였다.

《아닙니다! 저는… 안… 피웁니다.

박상두가 펄쩍 놀라며 한걸음 물러섰다.

《왜 안피우겠소. 자 받소.

수령님께서 웃으며 다시 권하시였다.

당황해난 박상두는 구원을 청하듯 기사장을 쳐다보았다.

《주시는데 어서 받소.

그제야 박상두는 두손으로 받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올렸다.

수령님께서는 리웅천에게도 권하시였다. 기사장은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지만 분위기에 맞추어 받았다. 수령님께서는 강영창을 피뜩 보시고는 그에게는 주지 않으시였다. 그가 담배를 안피운다고 하던 말이 상기되시였던것이다.

수령님께서는 기사장과 박상두에게 불까지 붙여주시였다. 그러나 박상두는 겨우 한모금을 빨고는 담배를 내내 손에 쥐고 있었다.

《제강소에 오기전에 무슨 일을 했소?

수령님께서 물으시였다.

《광산에서 일했습니다.

《처음부터 분괴압연기를 운전했소?

《왜놈들은 조선사람에게는 압연공일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광복후에야 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무를 비롯한 오랜 기능공들이 양성해낸 압연공들은 어디서 온 사람들이요?

《제대군인도 있고 농사짓다 온 사람도 있습니다. 고중졸업생도 있습니다.

《기능공들이 애를 태웠겠소.

박상두는 그저 싱긋 웃었다.

《지금은 어떻소?

《아직 서툴지만 그만하면 괜찮습니다.

《괜찮다니 됐소. 그래도 그 동무들밖에는 나라에 분괴압연기운전공들이 더 없지 않소.

말씀을 듣고보니 엉치가 가벼운 경호며 《훈장》 고봉이며 오늘 사고를 낸 재수며… 개성은 각이하나 일에는 열성적인 작업반사람들이 다 대단한 인물로 생각되였다.

《기술기능수준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부족점이 많아 사고를 자주 냅니다.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박상두는 오늘의 사고를 념두에 두고 말씀드리였다.

《오늘 사고는 왜 났소?

박상두는 이 물으심에 가열로의 부족점, 압하운전공 재수의 실책 등을 그 원인으로 설명해드릴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제 불찰입니다. 헛생각을 하다가 그만…》 하고 모든것을 자기 잘못으로 몰았다.

리웅천의 얼굴이 긴장해졌다. 헛생각?… 그러니 그 딸생각을 했는가? 하지만 그는 압하운전공이 아니지 않는가? 당위원장은 더 당황해하였다.

《동무가 압하운전을 했소?》 리웅천이 그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그래도 강괴가 잘 익지 않은걸 가려보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건데…》

리웅천이가 그의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수령님께 설명해드리였다. 작업반장으로서 또 전회이송기운전공으로서 작업전반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한순간 헛생각을 하였다는 내용이였다.

수령님께서는 알만하다고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그이께서는 설비가 불비한것도 있지만 운전공들의 책임성과 기술기능수준을 높이는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였다.

《동무들이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분괴압연기를 돌리고있는 주인들이요. 우리의 귀중한 밑천이요. 그러니 동무들의 책임이 무겁소.

압연공은 그 말씀을 깊이 가슴에 새기였다.

숨을 죽였던 분괴압연기가 와르릉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전회이송기운전을 하려고 박상두가 승인을 얻고 뛰여갔다,

《분괴압연기가 돌아가는데 가봅시다.

그이께서 일행과 함께 작업장으로 가까이 가시였다. 거기서는 장쾌한 작업장면이 펼쳐지고있었다.

 

18

  

제강소의 여러 직장들을 다 돌아보신후 김일성동지께서는 지배인실에서 직장장이상 생산지휘성원들과 기술일군들의 협의회를 소집하시였다.

여기서 분괴압연직장장 라용섭이가 기중기 2, 가열로 1, 가스발생로 2기 등의 부대시설 증설을 제기하였다. 이것은 리웅천이를 궁지에 몰리게 했고 그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수령님앞에 손을 내밀다니! 무엄하게! 수령님앞이여서 겨우 참았다.

강영창은 숙인 얼굴에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라용섭이는 도와주지는 않고 계속 추궁만 한다고 분명히 성을 념두에 두고 말했다.

수령님께서는 분노를 참느라 얼굴이 뻘개진 리웅천이와 분주스럽게 안경을 추어올리는 강영창을 보시며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분괴압연기가 하나밖에 없는 중요한 나라의 설비인데 추궁만 하지 말고 도와주어야 해.

 강영창이 대답을 드렸다.

《성에서는 이 동무들의 애로를 잘 알고있습니다.

금속공업성이 해야 할 일은 실로 방대하였다. 강선제강소가 큰 몫을 맡고있는것은 사실이지만 황해제철소나 김책제철소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다. 성의 제일 큰 관심은 황철에 돌려지고있었다. 국가는 황철복구에 막대한 국가투자를 예견하고있다. 물론 강선에도 투자를 예견하고있다. 하지만 일일이 성에서 도와줄 형편이 못된다. 제강소가 자체로 내부예비를 찾아서 해야 한다. 이미 리웅천에게 그 사상을 강조했었다.

강영창이가 수령님께 부대설비증설을 도와주겠습니다하고 시원한 대답을 드리지 못하는것이 이때문이였다.

《기중기는 기계공업성에서 해결받고 분괴압연기의 능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부대설비증설은 금속공업성에서 도와주도록 하시오.》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협의회에서 강재가 래년도 계획수행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문제와 외국에서 사들여오는것도 그 량이 제한되여있으니 우리 자체로 더 생산할 방도를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한 문제를 오래동안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오전에는 생산실무적인 협의회를 한것만큼 오후에는 사상동원사업과 후방공급사업을 협의하실 의향이시였다. 오전회의를 끝마치시며 리웅천기사장에게 《점심은 기사장네 집에 가서 할가?》 하시였다.

리웅천이가 갑자기 당하는 일이여서 바빠하는것을 보신 그이께서는 빙긋이 웃으시였다.

《걱정마오. 벌써 동무네 집에 다 준비해 놓았을거요.

리웅천이 안심하는것을 보시며 롱삼아 말씀하시였다.

《기사장동무는 인사차릴줄도 알아야지. 기사장동무의 집을 내가 잘 지어주라 해서 지은건데 가보자는 인사가 있어야지.

리웅천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고맙다는 인사의 말씀도 드리고 집에 모실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준비가 안되여 망설이던 중이라고 말씀드렸다.

기사장네집은 달마산을 등지고 시내중심에 있었다. 집현관앞에서 기사장의 안해가 수령님께 인사를 드리였다. 그이께서는 집안을 돌아보시며 식구가 몇인가 물으시고 집이 이만하면 괜찮다고 말씀하시였다.

집은 현관을 통해 들어가면 복도가 있는데 복도끝은 부엌과 잇닿아 있으며 복도 오른쪽, 즉 남쪽방향으로 안식구들이 거처하는 아래방, 세대주의 침실인 가운데방 그리고 서재 겸 응접실인 큰방, 이렇게 세개의 방이 있다. 보좌성원들은 큰방에 식탁을 차리였고 가운데방인 침실을 수령님께서 휴식하실수 있게 준비했다.

보좌성원들과 함께 수령님의 현지지도로정을 빈틈없이 미리 작성하고 시종 동행하시면서 현지지도일정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도록 보좌해드리는 김정일동지께서 그들이 준비한 식탁과 침실을 돌아보시고 침대에 놓인 담요까지 일일이 보아주시였다. 그리고 수령님께서 집주인인 리웅천기사장과 동행한 강영창 등과 함께 식사를 하시는동안 밖에서 기다리시였다가 식사가 끝난후에야 자그마한 다른 방에서 책임부관과 함께 식사를 하시였다.

기사장댁은 찬이 없어 고추장을 내놓으며 몹시 송구스러워 했는데 수령님께서 《고추장맛이 좋소. 이집 음식솜씨가 괜찮소.》 하고 치하를 해주시는 바람에 더 부끄러워 얼굴이 붉게 익었다.

수령님께서 침소로 준비한 가운데방으로 드신후 리웅천이는 복도로 나왔다. 수령님께서 잠시 휴식하시는데 옆방에서 잡음이 나지 않도록 나가려는것이였다.

마당으로 나가니 울타리옆에 심은 정향나무앞에서 서성거리던 강영창이가 그를 손짓으로 불렀다.

《당신네 현존설비로 가열을 높일 방도를 찾아낼수 없소? 꼭 부대설비를 증설해야 하겠소?

강영창이가 다가온 리웅천에게 좋지 않은 어조로 물었다. 라용섭의 제기를 념두에 둔 말이였다.

리웅천이는 땅바닥을 내려다보며 대답하지 않았다.

《수상님께서》 강영창이 계속했다. 《기중기는 기계공업성에서 해결해주고 분괴압연기의 능력을 높이는데 필요한것은 우리 성에서 도와주라고 일일이 말씀하실 때 나는 송구스러워서 겨우 앉아있었소. 우선 내 불찰이요. 내 책임이요. 내가 도와줄수 있는 자금의 예비를 찾아내지 못했으니 할 말이 없소.

《…》

리웅천이는 눈에서 불이 벙끗했으나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라용섭에 대해 폭발하는 분노를 삭이고있었으며 동시에 상에 대해서도 의견이 있었지만 참고있었다. 강영창 스스로가 자기책임이라 하지 않았는가.

《오늘 라용섭이가 찾아쥔 내부예비를 내놓으며 8만톤이 아니라 그 이상도 해내겠습니다하고 대답을 드렸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소. 원래 수상님께서는 오전에 일을 마치시고 올라가실 계획이였소. 그러나 동무들이 사상동원이 되여있지 않다는것을 간파하시였소. 그런데 사실 수상님께서 지금 얼마나 큰 걱정을 안고계시는지 아오? 오늘 강선에 나오신데는 곡절깊은 사연이 있소.

강영창의 말에 리웅천은 흠칫 놀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요?

《오전 협의회에서 말씀하실줄 알았는데…》

리웅천이는 표정이 굳어졌다. 무슨 곡절깊은 사연인가? 그것도 모르고 라용섭이는… 아니, 나도 모르고있지. 알았더라면!

리웅천이가 강영창의 다음 말을 초조히 기다리는데 현관에서 책임부관이 나와 수령님께서 기사장을 찾으신다고 하였다.

리웅천은 그를 따라 총총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수령님께서 매우 긴요한 말씀을 하시리라는 예감으로 가슴이 죄여들었다. 강영창이 말해주려 했던 그 내용일것이다.

수령님께서는 보위색 담요를 깐 침대에 걸터 앉으시여 손에 수첩을 펼쳐들고 만년필로 무엇인가 쓰고 계시였다.

《음, 들어오오.

조심스럽게 문을 여는 리웅천에게 말씀하시였다.

《좀 누워 쉴가 했는데… 여기 와 앉소.

침실에 하나뿐인 걸상을 가리키시였다. 리웅천은 가슴이 찌르르했다. 무슨 시름을 안으셨기에 짧은 점심시간마저 누워계시지 못하고 수첩을 보시며 일을 하시는것일가.

그는 선채로 말씀드리였다.

《수상님, 피로가 겹쌓이신것 같은데 휴식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좀 누워있었더니 머리가 번거로워져서 일어났소. 내가 지금 수첩에 적은것들을 들여다보며 계산을 해보았는데 이 수자만 보아서는 앞이 내다보이지 않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시는 이 수첩을 리웅천이는 여러번 보았었다.

수령님께서는 수첩을 접어 벗어놓은 웃옷의 안주머니에 넣으시고 리웅천이를 바라보시였다. 《웅천이!》 그이께서 리웅천이를 그저 웅천이라고 부르실 때가 드문했는데 그럴 때면 리웅천이는 속이 뜨거워나군 했다. 그이께서 수령과 전사의 관계를 떠나 보다 인간적인 관계에서 흉금을 터놓군 하셨기때문이였다. 《웅천이.》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내가 왜 강선에 왔는지 아나? 머리속이 번거로워서 왔소. 여기와서 전기로에서 쇠물이 쏟아져내리는것도 보고 용해공들과 압연공들도 만나니 한결 머리가 거뿐해졌소. 그런데 말이요. 지금 래년도 계획이 이를테면 암초에 부딪쳤단말이요.

그이께서는 흐루쑈브가 강재 2만t을 잘랐기때문에 부득불 그것을 국내생산으로 보충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였다는 사실, 강선의 분괴압연기가 8만t이 아니라 9만t쯤 해야 한다는 사정 등을 말씀하시였다.

《이걸 못하면 우리는 그들에게 웃음거리로 될수 있어. 종파분자들은 더 말할것 없고 미국놈들이 좋아하지 않겠나? 미국놈들이 정세를 악화시키고있는것이 다 우리를 위협하자는것이고 경제건설을 훼방하자는것이야. 그런데다 흐루쑈브는 경제적압력을 가해 우리가 굽어들게 하려 하지. 그래 어떻게 하면 좋겠소?

리웅천이는 숨이 콱 막히였다. 강영창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이제야 알았다. 수령님께서 왜 휴식하지 못하시고 자기를 불러들이였는지 알수 있었다.

《수상님.》 그는 주먹을 부르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우리는 굽어들수 없습니다.

수령님의 안광에서도 푸른 섬광이 번뜩이였다.

《그렇지! 굽어들수 없지. 그러자니 동무들의 어깨우에 우리 인민들의 어깨우에 무거운 짐이 실리게 되였단말이요. 지금 계획지표도 힘든데 그보다 더 해야 한단 말이요. 나는 이 말을 하기가 헐치 않소.

리웅천은 눈굽이 확 뜨거워났다. 그는 격정을 참지 못해 온몸을 떨었다.

《수상님께서 그래서 쉬지도 못하시고…》

리웅천은 그이께서 안고계시는 심려를 그대로 자기가 걸머졌으면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어쩌지 못했다. 그는 가슴이 막 떨리고 설음이 북받쳐올랐다. 그는 강영창이가 노여웠다. 수령님께서 안고계시는 걱정을 알고있으면서 왜 미리 귀띔이라도 하지 못했는가.

그는 말씀드렸다.

《수상님, 걱정을 놓으십시오. 저희들이 해내겠습니다. 강선의 로동계급은 언제나 당에서 바라는것을 자체로 다 해냈지 남에게 손을 내민적은 없습니다.

수령님께서는 그를 이윽히 바라보시였다.

《그래 분괴압연기가 9만t쯤 해낼수 있겠소?

《해내겠습니다.

리웅천의 눈에서 불이 뚝뚝 떨어지는것 같았다.

수령님께서 밝은 표정을 지으시였다.

《음, 아무렴 리웅천의 입에서 다른 소리가 나오겠는가, 문제는 로동자대중이 발동되여야 해. 독불장군이란 말이 있잖나. 지휘관의 결심과 립장이 물론 중요하지. 거기에 대중이 뒤따라나서야 한단말이야.

리웅천은 오전협의회에서 무엄하게도 수령님앞에서 무엇무엇을 풀어주어야 할수 있다고 했던 라용섭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령님께서는 그때 도와주어야 한다시며 심지어 기중기는 기계공업성에서 보장받도록 하라는 등 구체적인 대책까지 말씀하셨지만 라용섭이를 통해 로동자들의 정신상태를 보신게 아닐가, 강영창이도 그런 말을 했었다. 동무들의 사상동원상태를 간파하시고 오후에도 회의를 계속하시기로 하셨다고.

리웅천은 수치심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는 말씀드렸다.

《수상님, 어느 한 사람의 사상상태가 대중을 대표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강선의 로동계급이 수상님께서 안고계시는 걱정을 안다면 가만 있지 않으리라는것만은 장담할수 있습니다. 강선의 핵심부대는 수상님을 절대옹호할것입니다. 저희들을 믿어주십시오.

《우리가 믿을것은 동무들뿐이요. 내가 그래서 동무들을 찾아온거요.》 수령님께서 저으기 격동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로동계급의 구성성분이 복잡하다며 믿으려 하지 않소. 강선제강소가 특히 그렇다고 하오. 여기가 사람들이 좀 복잡한것은 사실인것 같소.

리웅천은 머리를 숙였다.

《사실 복잡합니다. 사고들도 계속 생기고…》

《그렇지만 나는 여기에 핵심진지가 튼튼하게 꾸려져있다고 생각하오. 나는 오전에 용해공들과 압연공들을 만나보며 그것을 느끼였소. 전기로에서 만난 용해공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지더란말이요. 분괴압연직장에서 만난 압연공도 얼마나 믿음이 가오. 나는 이러한 핵심들이 있으면 가정주위환경과 리력이 복잡한 사람들을 능히 소화시킬수 있다고 보오. 개조하고 이끌어 참된 로동자로 만들수 있다고 보오. 동무 생각엔 어떻소?

《저는 수상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또 수상님께서 우리 로동계급밖에 믿을것이 없다고 하신 말씀에서 커다란 고무를 받았습니다. 수상님, 고맙습니다.》 리웅천이는 눈시울이 불그레해졌다. 《사실 3천명이 넘는 우리 종업원들을 의심이 실린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수 없습니다.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상님께서 분괴압연직장에서 만나보신 그 압연공도 사실 대단히 복잡한 사람입니다. 인간이 복잡한것이 아니라 가정환경이 복잡합니다.

《그렇소?

리웅천은 그의 처남이며 그가 후퇴때의 행처 등에 대해 말씀드리고 그렇지만 처남이 나쁜짓은 별로 한것이 없고 용서를 받았으며 박상두도 그 기간에 별다른것이 없는데 그에게는 지금도 의문부호가 붙어있고 심지어 적들로부터 어떤 임무를 받았는가고 따지기까지 했는데 이렇게 의심을 하고서야 어떻게 일을 맡기겠는가, 또한 그의 딸이 종파련루자로 락인되였는데 그것이 박상두에게까지 미치여 투쟁무대에 올랐다는것,

그 딸도 사실 종파놈의 희생물이고 순진한 처녀인데 종파련루자의 모자를 쓰고있다는것, 이러한 복잡한 가정환경때문에 첫손가락에 꼽히는 박상두를 교대반장시키기가 어려웠으며 지금도 무슨 사고가 생기면 그를 의심한다는것, 그러니 내부 예비의 많은 몫이 그의 머리에서 나와야 할것인데 그가 어떻게 안착해서 일하며 예비탐구사업에 전심할수 있겠는가 하는 내용을 다 말씀드리였다.

수령님께서는 박상두본인과 그의 처남, 그의 딸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따져물어보시였다. 그리고 분격하시였다.

《종파분자들이란 다 그런 너절한 인간들이요. 그 순진한 처녀에게는 죄가 없소. 그 처녀가 무슨 종파련루자란말이요. 불쌍한 희생물이요. 박상두동무의 후퇴시기문제도 백지화하시오. 하나도 문제될것이 없는 사람을 의심하고있단말이요.

리웅천이는 한사람을 더 말씀드리겠다고 하였다. 용해공 진응원에 대한것이였다. 그는 귀환병이다, 그것도 남조선출신의 귀환병이다, 그의 거제도포로수용소생활에 대해서는 다 해명되여있다, 그는 남조선에 떨어질수도 있었지만 공화국의 품으로 온 의용군이다, 그는 일을 성실하게 하며 짧은 기간에 기능급수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그를 3호로 교대반장을 시키면 생산이 쑥 올라갈것이다, 부직장장으로부터 제기된 의견이다, 통솔력도 있다, 그런데 일부사람들은 그를 반장시키는 문제에 머리를 기웃거리고있다…

《저는 당앞에 강철과 강재생산을 책임진 일군으로서 이처럼 일을 잘하고 기능급수도 높고 대중의 모범인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은 못하는데 성분에서 제기되는것이 없다고 반장자리에서 떼는것을 고려해야 하고 의용군출신 귀환병이기때문에 중히 써야 할것도 쓰지 못한다면 결국 손해보는것은 생산이 아닙니까?

《생산보다 그 인간이 우리 당과 정부에 대한 신뢰심을 잃게 되는것이 더 문제요.》 수령님께서 심각히 말씀하시였다.

《사람이 사람에 대한 신뢰심을 잃을 때 그처럼 큰 손해는 없소. 현행범죄가 없는 사람을 왜 의심하고 믿지 못하오? 인간을 귀중히 여기지 않기때문이요. 계급투쟁을 무엇때문에 하는지 알지 못하기때문이요. 귀환병들을 믿지 못할것 같으면 우리가 무엇때문에 그들을 데려오기 위해 그토록 애써 노력했겠소. 여기 당사업이 잘되고있지 못한것 같소.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겠소. 이러니까 로동계급의 구성이 어떻소하며 믿지 못하겠다는 소리가 나온단말이요. 이래서 제쳐놓고 저래서 제쳐놓으면 결국 우리가 누굴 믿고 누구에게 의거해서 혁명을 하고 경제건설을 하겠는가. 내가 오후에 당, 근로단체책임일군들을 만나 사상동원사업을 하려했는데 그 회의도 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로동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해야 할것 같소. 사람들의 가슴속에 불신의 감정이 얼어붙어있어가지고 무슨 강재증산을 해낼수 있겠소?

그이께서는 최일이가 그런 소리를 할수 있었겠다고 생각하시였다. 사람들을 서로 믿지 못하게 하는 랭랭한 감정이 왜 생겨나겠는가? 그것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겠는가? 하는데서 최일은 잘못 생각하고있으나 현상태에 대해서는 그가 옳게 보았다고 인정하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우선 한 처녀부터 구원하자고 하시며 박상두의 딸이 종파놈들의 특별신임을 받고 뒤골방접대를 했지만 그자들은 긴요한 이야기는 외국말로 하고 또 조선말로 할 때도 다른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게 하니 어떻게 그자들이 나쁜놈인줄 알았겠는가, 공모했다는것은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그 처녀는 직총중앙의 간부란놈이 배신적으로 정조까지 유린하려했으니 오히려 그자들에 대한 극도의 증오와 환멸을 느꼈을것이다, 그 처녀가 일생을 불행속에 보내지 않도록 오명을 벗겨주고 압연공의 딸답게 생활을 새롭게 개척해나가도록 잘 이끌어주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현행이 없는한 다 믿고 차별하지 말아야 하며 참다운 로동자가 되도록 교양개조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리웅천이나 몇몇 일군들에게만 얘기할것이 아니라 전체 로동자들앞에서 내가 연설을 하여 그들을 강재 1만t 증수에로 호소하려 하오.

리웅천이는 너무 감격하여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수령님에게서 그 무엇보다도 인간을 아끼시고 귀중히 여기시는 인간애를 보았다. 이 뜨거운 인간애와 믿음에 우리 로동계급은 심장의 대답을 드릴것이다.

그는 수령님께서 연설하시면 그이상 더 큰 사상동원사업이 없다고, 수령님을 모시고 연설을 듣는것이 우리들의 최상의 소원이라고 말씀드리였다.

《좋소, 내가 연설하겠소. 로동자들을 모이게 할 장소는 있나?

《창고자리를 구락부로 만들어쓰기는 하는데 거기는 너무 추워 수령님을 모실수 없습니다.

《추우면 도람통을 가져다놓고 불을 피우면 될게 아니요. 우리가 산에서 싸울 때는 강추위속에서 우등불을 피워놓고 회의도 하고 연설도 했소.

《그러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하고 수령님께서는 손가락을 쳐드시였다. 《참가대상을 선별하지 마시오.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등급을 매기지 마오. 아무래도 저녁때쯤에나 모일수 있겠는데 정 기대를 떠나면 안되는 성원만 내놓고 누구나 다 참가시키오.

《예.

《반동놈이 있어야 한둘이요. 좀 쏠라닥질을 하겠지. 그렇지만 대중한테는 못견디오.

곧 강영창과 당위원장이 밖에서 불리워들어오고 오후의 일정이 다시 토의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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