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김  삼  복                                   

 

1

 

 

1956 10월초 어느날, 기계공업성의 소환을 받은 문상혁은 점심때가 좀 지나 평양역에 도착하였다.

그는 희천공작기계공장의 기술부장이였다.

나이는 서른살, 얼굴이 녀자처럼 곱게 생기고 눈에 영채가 돌았으며 약간 큰키에 몸매는 날씬하게 균형이 잡혀있었다.

기차에서 내려 림시역사의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형형색색의 사람들속에서 그가 유별나게 눈에 뜨이는 점은 없었다. 누구도 그를 알아보려 하지 않았고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도 없었다. 평범한 려객들중의 한사람이였다. 물론 그의 차림새를 눈여겨보면 머리에 쓰고있는 모자와 몸에 입고있는 봄가을외투, 발에 신은 밤빛구두 그리고 손에 든 작은 려행용가방이 쏘련제라는것을 쉽게 알아볼수 있겠지만 이 시기는 아직 우리 나라 제품들이 흔하지 못해 사람들이 외국에서 흘러든 옷과 신, 일용품들을 많이 쓰던 때여서 별로 이상하게 느껴질것이 없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관찰하면 그가 착용하고 있는 옷이나 신이, 특히 구두가 상당히 헐었다는것을 알아볼수 있을것이다. 사실 그것들은 문상혁이 쏘련에 가서 류학할 때 구해 쓰던것들로 아끼면서 특별히 외출할 때만 입거나 신었고 보통때는 수수한 로동복을 입고있었다.

문상혁은 역사를 나와 역전공지에 서있는 버드나무에 이르러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담배를 피워물었다.

몇년만에 다시 와보는 평양이냐!

그는 모자채양을 이마우로 올려밀고 감회깊은 심정으로 한참 복구건설의 활력으로 숨쉬고있는 수도의 모습을 감상하였다. 역전에서 대동강을 따라 대도로가 곧추 뻗었는데 이 본평양지구에 살림집과 학교를 비롯한 공공건물들이 이미 완공되였거나 지금 한창 벽돌로 축조하고있는것이 눈에 뜨이였다.

빨대들을 얼기설기 맸고 나무층계를 밟으며 로동자들이 붉은 벽돌을 지게로 날라올려 솜씨있게 한장 두장 쌓고있다. 기발들이 가을바람에 나붓기고 따찌까를 밀고 달리는 처녀의 빨간 머리수건도 기발처럼 보였다. 창광산쪽으로도 큰길이 뻗어갔는데 거기서는 다층살림집들을 벽돌로 축조하고있었다. 세멘트와 모래를 실은 화물차들, 전차대신 다니는 쏘련제뻐스와 체스꼬슬로벤스꼬제뻐스들, 삽을 메고 가는 로동자들, 분주스럽게 오가는 시민들, 아직 도시의 모습은 확연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건설의 활기에 넘쳐있는 수도는 움직이고 달리고 들끓으면서 세차게 호흡하는것이였다.

문상혁은 평양과 깊은 인연을 맺고있었다. 룡강의 지주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아버지가 사망한후 젊은 어머니는 아들을 키우면서 머리가 좋다는것을 알게 되자 큰 희망을 걸고 헌신적으로 그를 공부시키였다. 그는 보통학교를 마치자 직업학교인 평양공업학교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그의 평양생활이 시작되였다. 그는 이집저집 부자집들에서 가정교사로 일해주며 고학을 했다. 평양에서의 고학생활은 가난한 학생에게 고달픈것이였으나 그래도 그는 이 도시에 정이 들었다. 종을 땡땡 울리는 전차를 타고 모란봉고개를 넘기도 했고 녀학생들과 어울려 영화관에도 다니고 남포에서 올라온 고기배들이 풍기는 비린내가 떠도는 대동강가를 산보하며 첫사랑의 애틋한 감정도 체험했다.

조국의 광복은 이 가난하나 총명하고 정서적인 학생의 생활을 일변시켰다. 광복의 뜨거운 열파속에서 정치투쟁에 휘말려들었다. 그는 공산당계렬의 학생조직에 망라되여 연설도 하고 시위도 했다. 그후 제1기 류학생으로 쏘련에 가서 우랄공대를 졸업하였다. 조국의 산야가 불에 타고 도시들과 공장들이 무참하게 파괴되고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전선에서 피를 흘리고있을 때 외국에서 공부하고있던 그는 의분을 참지 못해 학우들과 함께 몇번이고 조국에 나가 전선에서 싸울것을 제기했으나 허락받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승리한후 조국을 복구해야 할 임무가 지워져있었다.

그는 눈물을 삼키며 공부에 열중했다. 조국은 전쟁의 승리가 가까와오자 류학생들과 실습생들을 불렀다.

평양에 도착한 첫 순간 그는 자기의 발자취와 숨결과 추억이 깃들어있는 건물들과 거리들을 볼수 없었다. 허물어져 먼지만 날리는 건물들, 폭탄구뎅이들, 옹기종기 들어앉은 반토굴집, 판자집들, , 이것이 나의 사랑하는 도시 평양이란 말인가? 문상혁은 미제원쑤들에 대한 분노로 창백해진 얼굴이 화석처럼 굳어졌다. 이상하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역시 이상하게도 그와는 대조적으로 사나이답게 생긴 억센 성격의 리웅천은 눈물을 쏟으며 흐느껴우는것이였다. 강선제강소에서 생산부장을 하던 리웅천은 조국해방전쟁기간 국방공업부문의 공장에서 일하다가 쏘련에 들어가 얼마간 실습을 하였다. 이때 류학생인 문상혁이와도 알게 되였는데 지금 그와 함께 나오는 길이였다.

《평양이 이렇게 파괴될줄은 몰랐소. 정말 몰랐소! 강선제강소도 다 파괴되였다는데. , 막 가슴이 터지는것 같구만. ?

리웅천은 분해서 울며 가슴을 쾅쾅 두드리는것이였다. 내성적인 문상혁은 분노를 속으로 삭이며 말이 없었다. 그들은 같이 중공업성을 찾아갔고 거기서 제각기 갈라졌다. 리웅천은 강선으로, 문상혁은 희천으로 그는 희천에 가서 공작기계공장건설에 참가했다.

그때로부터 3년이 지나갔다. 문상혁은 3년만에 평양을 다시 본다. 페허속에 묻혔던 도시가 드디여 새 모습을 드러내기 사작하고있다. 서글프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던 학생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줄 모습은 사라져버렸지만 평양은 신생의 모습으로 솟아오르고있지 않는가.

젊음과 힘, 재능과 지식을 다 바쳐 일하자. 하루빨리 페허를 털고 조국을 더 좋게 더 아름답게 건설하자. 시간을 아껴가며 일하자, 조국에 돌아와 다졌던 맹세가 다시금 가슴을 쿵쿵 두드리였다.

담배꽁초를 내던진 문상혁은 려행용가방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청명한 가을날씨에 대기가 서늘해서인지, 점심식사를 한 이후여서인지 거리는 더욱 활기를 띠고있었다. 문상혁은 《온반집》이라는 간판을 내건 단층집이 보이자 그리로 찾아들어가서 닭고기온반을 배부르게 사먹었다.

그는 성에서 왜 자기를 소환하는지 알수 없었다. 지배인이 전화를 받고 그를 불러 《성에서 동무를 소환했소. 가족들은 후에 데려가고 우선 혼자 올라가서 지시를 받소. 하여튼 어떻게 물색했는지 모르겠는데 닭알 노란자위를 뽑아가는군.》 하며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상혁은 열흘전엔가 갑자기 간부과에서 리력서를 쓰라 해서 썼던 일이 생각났다.

《저를 어디로 보낸답니까?

이 물음에 지배인은 알수 없노라고 대답했다. 명백한것은 지배인도 감히 거역 못할 지시가 왔다는 사실이였다.

그는 성에 도착하여 우선 현시택부상을 찾아갔다. 부수상이 상을 겸하고있기때문에 성에는 상이 없었다. 그렇다고 현시택이 성을 대표하고있는것은 아니고 마침 그가 있었기때문에 우선 찾아가 인사를 하려 했던것이다. 가방은 접수실에 맡기였다.

얼굴이 하얗고 차거운 기운이 풍기는 현부상은 자기의 사무실에 앉아서 무슨 문건을 검토하고있었다.

《부상동지, 안녕하십니까?

문상혁이 그에게 인사를 했다.

현시택은 눈을 잠간 들어 상대를 쳐다보고는 다시 문건에 눈길을 떨구었다.

문상혁이가 알건대 이 현부상은 사람들과의 교제를 사업상으로만 하는 극히 실무적인 일군이라 한다. 시간을 아끼고 허례허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인사야 받아야 할게 아닌가. 혹시 성에 있는 지도원으로 잘못 알고 다음 말을, 즉 용건을 말하기를 기다리는것이 아닌지?

문상혁은 간단한 설명을 하였다.

《성에서 불러서 왔습니다.

현시택이 다시 그를 쳐다보았다.

《희천공작기계공장 문상혁이요?》 부상이 물었다.

초면이지만 부상은 그를 알고있었다. 그러니까 이 현부상이 불렀는가?

현시택은 산하기계공장들에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는데 그자신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것이다. 기계에 들어가서는 귀신이라고 하며 기억력이 비상한 현시택은 공장들에 내려가 보지 않고도 어느 공장에 무슨 기계들이 몇대 있고 기능공이 몇명인가 하는것을 수자적으로 말짱 장악하고있는데 그 수자에서 그 이상의 기계제품이 생산될수 없다고 확신하고있었다. 《하나에다 둘을 합치면 셋이요. 그것은 달리 될수 없소.》 그는 이 말을 즐겨 썼다.

자기를 알고있는데 감동한 문상혁이 《그렇습니다.》 하고 기쁨에 넘쳐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곧 랭대에 부딪쳤다.

《상한테 가보오.

이것이 부상의 대답이였다. 그리고 부상은 눈길을 떨구며 문서를 한장 넘기였다.

문상혁은 서운하기도 했고 불쾌하기도 했다. 먼길을 온 사람을 그것도 산하공장의 기술부장을 앉으라는 인사말 한마디없이 세워 놓은채로 상대하고 내쫓다싶이 하는 부상에게서 인간미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지 않는가. 무슨 간부가 이런가.

《저는 성과 상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문상혁은 저도 어쩔새없이 부상의 랭랭한 태도에 이처럼 까박을 붙이였다.

현시택이 세번째로 눈을 들었다. 이번에는 그의 눈길이 상대방의 얼굴과 차림새를 더듬느라고 한동안 문상혁에게서 지체했다. 문상혁은 그의 눈과 표정에서 《로씨야의 흘레브와 빠다를 먹다온 풋내기같으니!》 하는듯한 경멸과 조소를 느끼였다.

현시택은 쓰다달다 더 말을 하지 않고 눈길을 떨구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문상혁은 그의 사무실을 나왔다. 불쾌했고 어쩐지 심장마저 싸늘해지는듯했다. 평양역에 내렸을 때의 흥분과 앙양되였던 기분이 가라앉는것을 어쩌지 못했다. 현시택이 실무에 밝고 빈틈없는 조직력과 장악력을 가진 일군이며 기계귀신이라 한다지만 인간에 대해 그처럼 차거우니 존경은커녕 환멸이 갔다.

현시택자신이 인간들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있는것 같았다. 무엇때문일가? 최근에 있은 반종파투쟁때 시련을 겪었기때문일가?

접수실에서 가방을 찾아든 문상혁은 만수대아래 안침진 곳에 자리잡고있는 내각으로 찾아갔다. 정일룡부수상이 그곳에서 그를 기다린다고 행정국장이 알려주었던것이다.

나라의 최고행정기관인 내각에 처음 와보는 문상혁은 엄숙함을 느꼈다. 동시에 경애하는 김일성동지께서 이곳에서 집무를 보신다는 생각으로 경건한 심정을 금치 못했다. 이곳은 전쟁때 폭격을 당했지만 옛 건물들이 더러 남아있었고 나무들도 가지들을 사방에 뻗치고 싱싱하게 서있었다. 단풍이 드는 나무가지들속에서 새들이 우짖고 가을바람 스치는 소리가 시내물 흐르는 소리처럼 들리였다.

접수실에서 군관이 그의 증명서를 깐깐하게 검열하고 사진을 본인의 얼굴과 대조해본 다음 부수상의 서기에게 전화로 문의했다.

얼마후 문상혁은 부수상의 서기실에 들어섰다. 해빛이 잘 드는 조용하고 작은 방에서 표정이 거의 없는 사람인 서기가 그를 걸상에 앉도록 권하고 말했다.

《잠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그는 그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상혁은 방에 손님이 있어 그런지 어째서 그런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2

   

부수상의 사무실에는 키가 큰 부수상자신과 얼굴색이 철색이다 못해 푸르죽죽해 보이는 뚱뚱한 내각참사 최일 그리고 중키의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리종옥, 이렇게 세사람이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정일룡은 자기의 사무탁에, 손님들은 좌우로 갈라 긴앞탁에 앉아있었다.

세사람이 계획적으로 모여앉은것은 아니였다. 최일이가 부수상방에 들어와 강선제강소에 갔다온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리종옥이 찾아왔었다. 정일룡은 최일이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같이 이야기하자며 그냥 눌러앉도록 하였다.

이야기는 주로 국가계획위원장이 부수상을 상대하여 진행되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최일이가 끼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방금 강선에 갔다오는 길인데 전문가들이 분괴압연기의 능력을 현재 6만톤으로 본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최일이가 말했다. 《올해에 그들은 6만톤을 해낼것입니다. 그러나 래년에 그 기계가 8만톤을 해야 한다는것은 지금으로서는…》 그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전혀 타산이 서지 않습니다.

《강선제강소에 갔댔습니까?

리종옥이 물었다. 최일이 불쑥 끼여드는바람에 약간한 혼란이 생겨 여유를 가지려는것이였다.

《거기서 오는 길입니다.

《강선이 어떻습니까?》 리종옥은 이렇게 묻고 스스로 대답했다.

3개년계획을 이미 끝냈으니 사기가 높을테지요.

《전국적으로 제일 앞섰지요.》 정일룡이가 말했다.

《전후 40일만에 첫 쇠물을 뽑은 곳도 강선입니다.》 리종옥이 덧붙여 말했다.

《그들은 자기들의 능력을 다 짜내고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8만톤을 하자면…》 최일이 말끝을 흐리였다.

《내가 그래서 정일룡부수상을 찾아온것이 아닙니까. 15개년계획의 총적인 목표가 제시되였고 그에 따라 그 첫해인 래년도계획의 예비수자가 산출되였는데 여기서 중요한것은 강잽니다. 우리가 래년도 강재생산계획을 하자면 나라의 외아들설비인 강선의 분괴압연기가 8만톤의 강편을 밀어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예비와 가능성을 다 찾아내야 합니다.

리종옥은 어조가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리고 흥분을 앞세우지 않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정일룡부수상과 기계와 금속부문의 계획예비수자들을 실무적으로 진지하게 토의하던중 최일의 갑작스러운 반발에 부딪쳤지만 별로 놀라지도 당황해하지도 않았다.

그는 올해초에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였는데 이 임명은 제15개년계획작성과 직접적으로 련관되여있었다. 다시말하여 김일성동지께서는 3개년계획이 성과적으로 진척되여감에 따라 1957년부터 경제발전의 새로운 전략적목표를 세우고 총 진군할 웅대한 구상을 하시고 계획부문 일군들과 토의해보시였다. 수령님께서 내놓으신 새로운 전략적목표 즉 사회주의공업화의 기초축성이라는 높은 목표에 대해 국가계획위원장이던 박창옥은 쏘련과 협의해보고 반대의사를 제기했다. 수령님께서는 단호하게 그를 국가계획위원장의 직위에서 떼고 리종옥을 그 자리에 임명하시였다.

계획작성사업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이 계획은 기본적으로 우리 나라의 잠재력에 기초하여 즉 자체의 힘과 기술, 지혜와 자원에 의거하여 수행해야 하였다. 이것은 수령님께서 제시하신 로선이였다. 우리가 전후 3개년인민경제계획을 수행할 때 쏘련과 중국을 비롯한 형제국가들은 사회주의동방초소를 지켜싸운 영웅적조선인민에 대한 프로레타리아국제주의적의리와 의무를 지켜 적지 않은 원조를 주었다. 그러나 15개년계획에 착수하려 하자 머리를 내저으며 경제협조와 원조를 잘 주려 하지 않았다. 리종옥이 계획의 기본목표를 작성한 다음 국내수요로는 좀 부족하기때문에 부족량을 수입으로 충당하는 문제도 있어 쏘련과 중국을 방문하여 우리의 계획에 대해 통보하였다. 그 나라들의 국가계획위원회 일군들은 우선 계획지표가 너무 높다고 했고 쏘련측에서는 형제국가들의 원조에 대해서는 쎄브에 들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말했다.

큰 나라들의 태도는 곧 국내에 있는 일부 인물들의 언행에 반영되였다. 쏘련에서 경제대학도 나오고 당사업도 했다는 박창옥이와 중국에서 혁명을 했고 경제리론가라고 자처하는 최창익은 15개년계획을 《공상》이고 《환상》이라고 했다. 우리 당 제3차대회에 쏘련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했던 브레쥬네브는 조선당이 쏘련공산당 20차대회결정을 따르며 제15개년계획도 쏘련의 의견을 참작하라고 말했다. 그는 즉시 반격을 받기는 했으나 여기서 쏘련의 견해를 명백히 알수 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추호의 동요도 없이 5개년계획을 당 제3차대회에서 세상에 공포하시였으며 정부대표단을 인솔하시고 쏘련과 동유럽나라들을 공식친선방문하시는 과정에 쎄브가입문제를 배격하시고 강재를 비롯한 일정한 량의 자재와 설비들을 원조받기로 합의를 이룩하시였다. 그때 리종옥은 대표단에 망라되여 수령님을 보좌해드렸었다.

리종옥은 각 성과의 긴밀한 련계밑에 우선 1957년도계획예비수자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사업에 착수하였다. 그런데 성의 실무일군들이 매우 힘들어했다. 왜냐하면 형제국가들의 원조가 적은 형편에서 또 그렇지 않다해도 계속 남에게 손을 내밀수는 없는것이여서 기본적으로 자체의 잠재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디서 샘솟듯 하는것은 아니기때문이였다.

걸핏하면 흥분하기 잘하는 최일이 씩씩거리며 리종옥의 말을 받았다.

《그 예비와 가능성이란 기본적으로 국가투자에서 나와야 합니다. 분괴압연기의 능력을 높이자면 부대설비들을 증강해야 합니다. 필요한것들은 수입도 하구요.

리종옥이 머리를 가로저었다.

《국가투자는 제한되여있습니다. 수입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부예비를 찾아내는것이 기본입니다.

《나는 그 분괴압연기에서 8만톤을 하라고 내리먹일 자신이 없습니다.

부수상은 입을 다물고있는데 우연히 끼여든 최일이 이처럼 반발하니 기분이 언짢았으나 그가 내각참사이므로 아주 무시해버릴수도 없었다.

정일룡이 걸상에서 움쭉 일어섰다. 그리고 등을 구붓하고 사무실안을 거닐기 시작했다. 그는 김책부수상이 불시에 사망한후 그 후임으로 나라의 중공업을 맡은 부수상으로 등용된 일군이였다. 로동속에서 뼈가 굳어지고 성격이 강해졌으며 손탁이 세여졌다.

최일이 계속하였다.

《분괴압연기의 기술적상태도 그렇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나는 보았습니다. 바로 제강소전반에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제강소 로동자들의 구성상태가 대단히 복잡한것입니다.

장사말 뒤에 혼사말이 나오는 격으로 로동자들의 구성상태이야기가 나오자 정일룡이도 리종옥이도 의아해져서 최일의 넙적한 철색 얼굴을 바라보았다. 최일이 열변을 토하듯 하였다.

《제강소의 력사가 짧다보니 전형적인 로동계급의 부대가 아직 형성될수 없었고 그나마도 핵심로동자들이 전쟁통에 죽고 흩어지였고 반면에 전후에 로력을 급급히 보충하다보니 별 인간들이 다 쓸어들었습니다. 농촌에서 <치안대>에 가담했던 자, 파산된 상인, 전시에 포로되였다 온 귀환병들, 이 귀환병들은 적들로부터 본의든 아니든 임무를 받은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어느 구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실지로 제강소에서는 매일과 같이 무슨 사고가 납니다. 여기에 또 이번 반종파투쟁때 폭로된 인간들이 첨부됩니다. 물론 나는 우리의 청소한 로동자대렬을 레컨대 레닌그라드의 끼로브공장에서처럼 전통이 있고 조직적이고 전투적인 산업프로레타리아트와 기계적으로 대비하려는것은 아닙니다. 그들처럼 되자면 적어도 한세기는 지나가야 할것입니다.

리종옥이 침착하게 물었다.

《그런데 그것이 래년도계획과 어떤 련관이 있습니까?

최일은 놀라운 눈길로 리종옥을 쳐다보았다. 그래 어떤 련관이 있는지 모른단 말인가?… 하긴 그럴수도 있다하고 그는 인정했다. 광복후 쏘련에서 나온 무관출신의 최일은 자기를 철저한 볼쉐비크로 인정하고있었다. 그는 붉은군대에 입대해서 도이췰란드와의 전쟁에도 참가하여 적기훈장을 타기까지 했다. 그전에는 꿀라크를 청산하는 투쟁에도 참가했다. 조선에 나와 어느 제강소의 지배인으로 일하며 로씨야에서 계급투쟁을 하던것처럼 《돌격정신》으로 성과를 올리였다. 그후 산업성 부상, 금속공업성 부상으로 있으면서 산하 제철, 제강소들에서 제도와 질서, 규률을 확립하고 숨어있는 적대분자들을 적발숙청하는데 공로가 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공업이 발전하고 째여들면서 그의 《돌격정신》은 기술실무에 밝은 사람들의 지도능력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 안되게 되였다. 자기밑에 있던 왜정때 공부한 지식인인 강영창이 그를 앞서 금속공업상이 되고 그는 밀려나 참사가 되였다. 그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쓰거워났다. 하지만 로동계급적립장, 투쟁정신은 자기가 더 확고하다고 지금도 자부심을 갖고있었다. 지금 앞에 앉아있는 리종옥이도 왜정때 할빈공대를 나온 지식인이다. 리종옥은 꾸준하고 성실했으며 실무에 밝아 산업성 부상, 경공업상을 거쳐 오늘은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의 중책을 맡았다. 이런 사람들이 경제운영은 잘할수 있겠지만 계급투쟁의 피어린 마당을 거치지 못했고 출신자체가 자산계급이고 지식인이니 계급적립장이 투철하지 못할것은 뻔하다고 최일은 생각하고있었다.

최일은 그처럼 구성이 복잡한 로동자대렬을 가지고있는것이 제강소가 5개년계획의 거창한 목표를 점령하는데서 긍정적역할을 하겠는가 부정적역할을 하겠는가 한번 생각해보라, 왜 련관이 없겠는가 하고 리종옥에게 들이댔다.

《그러니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리종옥이 여전히 침착하게 물었다.

《대렬속에 끼여든 불순분자들을 적발숙청해서 어느 정도의 순결성이라도 보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계획위원장동무가 말한 그 <내부예비>도 탐구되는것이지 지금 상태로써는 자칫하면 대렬자체가 붕괴될수 있습니다.

리종옥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만지며 딱한듯 말했다.

《그래도 그 구성상태가 복잡한 로동계급이 지금 3개년계획을 초과수행하고있지 않습니까.

최일은 더 엄해진 컴컴한 얼굴로 심중하게 말했다.

《제강소에서 지배인대리사업을 하는 리웅천기사장도 그 비슷한 소리를 했는데 나는 그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과거여하, 출신관계같은걸 별로 따지지 않고, 아니 거의 무시하고 기능만 높으면 등용하고있습니다. 분괴압연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하는데 그 중요한 기계의 운전공들중에 박 뭐라든가… 그렇지,

박상두라고 하는 종파련루자가 있습니다. 전쟁시기에는 어디에 가 박혀있었는지 행적이 모호하기까지 한 인물인데 그를 반종파투쟁때 제강소에서 손꼽히는 기능공이라고 두둔해나섰고 교대책임자의 위치에서 일을 시키고있습니다. 이런 실례는 수두룩합니다. 내가 그래서 제강소당위원장한테 단단히 의견을 제기하고 왔는데 그처럼 모호하고 복잡한 사람들이 지금은 은페되여 일을 잘할수 있습니다. 3개년계획도 수행했구요. 그러나 이제 두고 보십시오. 혁명과 건설이 심화되면 즉 그것은 계급투쟁도 심화된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렇게 되면 본성이 드러납니다.

그는 거세게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를 계속하려 했다. 그러나 정일룡이가 그를 막았다.

《여보 최일동무, 그만하오. 우리가 지금 계급투쟁을 론하고 있소? 아까부터 한다는 소리가 그저 그 소리뿐이군.

말이 꺾인 최일은 그를 놀랍게 쳐다보았다. (부수상이야 로동계급출신인데… 아, 그렇지, 왜정때 로동자로부터 교대장으로 승급했다는 말이 있었지. 그러니 로동귀족출신이군!)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종파두목으로 떨어져 나간 박창옥이가 언젠가 당의 신임을 얻고있는 정일룡이를 비난하면서 그가 손탁이 센것은 공장에서 왜놈들의 교대장노릇을 했기때문이라고 말했었다. 최일은 박창옥이 자기와 같은 쏘련출신이긴 해도 말만 잴잴거리는 문관이라고 멀리했었고 더우기는 반정부음모의 조직자의 한 인물로서 8월전원회의에서 당에 도전한데 대해 혐오감을 품고있지만 이 순간에는 그자가 했던 말에 공감되는것이였다.

정일룡은 사무탁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걸상에 앉았다. 그리고 큼직한 두손을 깍지끼여 사무탁우에 올려놓으며 상체를 앞으로 숙이였다.

《계급투쟁에 대해서는 다른 장소에서 론의를 하고》 그가 무게있게 말했다. 《지금은 기간공업부문의 래년도 계획수자를 론하는 마당인데, 국가계획위원장동무가 제기한 수자는 성들에서 낸 수자와 같거나 좀 높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내부예비를 탐구하여 이 목표를 점령할 각오를 가지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제부터 이 계획수자들에 대한 토의사업을 각 공장, 기업소들에서 하게 될것입니다.

이야기가 이 대목에 이르렀을 때 전화종이 울리였다. 사무탁우에는 전화기가 많았는데 종을 울리는 전화는 좀 모양이 달랐다.

정일룡은 일어서며 송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차렷자세를 취하고 말했다.

《정일룡이 전화받습니다.… 예, 여기 와있습니다. 래년계획예비수자를 토의하는중이였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는 긴장한 얼굴로 자기를 지켜보는 두사람에게 시선을 주며 송수화기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참사동무는 먼저 가보오.》 그가 말했다. 최일이 비대한 몸을 좌우로 흔들며 나가자 리종옥에게 선채로 말했다. 《수상님께서 동무와 나를 부르십니다. 강영창금속공업상은 이미 와있다오. 래년도 계획수자도 같이 토의하고 중요하게는 황해제철소복구문제를 협의하자고 하십니다.

리종옥은 쏘련에서 들여올 자재와 설비의 납입절차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실무대표단을 그 나라에 파견할 계획이였으므로 이것도 수령님께 보고드려 결론받으려고 하였었다. 마침 기회가 생겼다.

두사람은 사무실을 나섰다.

리종옥을 앞세우고 뒤따라 나가던 정일룡은 서기실에 서있는 곱살하게 생기고 몸매도 그쯘한 사람의 인사를 받으며 누군가고 묻는 눈길을 서기에게 보냈다.

《희천공작기계공장 문상혁동무가 도착하였습니다.》 서기가 말했다.

《음 왔구만, 수고했소》 정일룡은 그를 정겨운 눈으로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느 려관에 들었소?

《방금 도착하는 길입니다.

수집음을 타는 녀인처럼 얼굴이 붉어진 문상혁이 대답했다.

《그럼 려관을 잡고 이 서기동무한테 알리시오. 가만, 그럴것 없이 래일아침에 직접 오시오. 그때 얘기합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안됐소. 서기동무, 편의를 보장해주시오.

정일룡은 문상혁에게 머리를 끄덕여보이고 서기실을 나섰다. 먼저 복도로 나간 리종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리종옥이 들고온 래년도계획예비수자들을 타자친 문서를 한장두장 번지시며 읽어보시였다. 거기에는 중공업부문의 계획초안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있었다. 그이께서는 집무실에 앉아있는 정일룡과 리종옥, 강영창들에게 의문되는것들을 물어보기도 하시였다. 갓 창설된 기계공업성의 상을 아직 임명못해 정일룡부수상이 림시 겸하고있으니 지금 집무실에는 기계공업과 금속공업의 책임일군들이 다 와있는셈이다.

그이께서 문서를 집무탁에 펼쳐놓으신채 눈길을 드시였다.

《부수상동무는 이 계획수자들에 대하여 어떤 의견이 있습니까?

《저희들은 충분히 토론하였습니다.》 정일룡이 대답을 드리였다.

《일부 계획지표들이 좀 높이 세워졌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래년도계획의 전반적인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 세워진것이기때문에 옳다고 인정합니다.

수령님께서는 그의 말도 옳고 그의 각오정도도 좋다고 생각하시였다.

《부수상동무가 옳게 말했습니다. 가령 강선제강소의 분괴압연기를 놓고 봅시다. 이 분괴압연기가 올해에 6만톤의 강편을 밀어냈습니다. 리웅천동무는 년말까지 한 3천톤 더할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압연기능력을 6만톤으로 보는 조건에서 래년에 8만톤을 밀어내기가 조련치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래년도국가계획의 요구에 따라 8만톤을 해야 합니다. 금속공업상동무, 어떻게 생각하오?

그이께서 강영창에게 눈길을 돌리시였다.

《저도 같은 견해입니다. 이미 국가계획위원장동무와 또 부수상동무와도 토론을 여러번 하였습니다.

《생산을 직접 해야 하는 사람은 리웅천인데… 그는 뭐라고 하오?

《연구해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부예비를 탐구해서 긍정적인 대답을 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며 그는 죄송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수 있었다. 분괴압연기의 현실태를 그도 잘 알고있다. 그러니 리웅천기사장보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라고 오금을 박아 말하기가 힘들었을것이다. 그렇게 밑에 지시하는것으로 자기할바를 다했다고 마음놓을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기때문이다.

《부상들은 어떻게 생각하오?

수령님께서 다시 물으시였다.

《담당한 부상을 현지에 내려보내여 실태를 구체적으로 료해하고 대책을 토의하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곧 강선으로 내려갈것입니다.

최일참사동무가 강선제강소에 가서 료해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책을 세웠는지 알수 없습니다.

《방금 저한테 그가 왔댔습니다.》 정일룡이 최일이를 만나본 이야기를 하였다.

강영창은 최일이 현상태로써는 8만톤을 해낼 가능성을 전혀 찾아볼수 없다고 했다는 부수상의 말을 들으며 얼굴이 컴컴해졌다. 그는 처져내리는 안경을 분주히 밀어올리였다. 부상이 내려가서도 같은 견해를 가지고 올라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니, 강영창자신이 내려가 본다해도 최일이와 같은 생각을 할수 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아직 예비탐구가 되여있지 않는 상태이기때문이다.

수령님께서는 강영창의 얼굴빛을 보시며 그의 복잡한 심리와 무거운 심정을 짐작할수 있으시였다. 분괴압연기의 숙제는 래년도계획이 안고 있는 문제점의 전형적인 실례였다.

정일룡은 최일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여 하면서 그가 제강소 로동자대렬의 구성이 복잡한것이 본질적인 난문제라고 뚱딴지같은 소리를 했다고 하였다.

그것은 뚱딴지같은 소리가 아니다하고 수령님께서는 생각하시였다. 분괴압연기의 기술적상태와 동떨어진 별개의 문제가 아니기때문이다.

최일은 지금 상태로서는 복잡한 구성성분의 로동자대렬이 붕괴될수도 있다며 대렬속에 끼여든 불순분자들을 적발숙청해야 5개년계획도 원만히 수행할수 있다고 말하였다는것이다.

수령님께서는 이러한 《숙청》을 주장하는 견해가 최일이 한사람의 생각이 아니라는것을 알고 계시였다. 당과 국가의 요직에 있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쟁을 통해 복잡해진 우리 로동계급의 구성상태를 놓고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있으며 이것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계급투쟁을 어떻게 벌려나가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고있다. 수령님께서 이 문제에 대해 여러차례 가르치심을 주셨지만 집행하는 단위들에서 좌경 혹은 우경으로 기울어지면서 혁명대오의 통일단결에 지장을 주고있다. 최일이 정일룡앞에서 했다는 소리가 우연한것이 아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국가계획위원회에서 제출한 계획예비수자들을 놓고 더 실무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그 딱딱한 수자들의 뒤에 있는 산 현실을 내다보아야 하며 상상해야 하며 사색하여야 한다. 우리가 무엇때문에 나라의 사회주의적공업화의 기초축성을 위한 5개년계획에 착수하려하며 안에서와 밖에서 지표가 너무 높다고 하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울리고있지만 기어이 그 높은 목표를 향해 계속 전진하려하는가 하는것을 명백히 인식하며 확고한 신념을 견지해야 한다.

《내가 여러번 말했지만》 하고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손에 무장을 들고 싸워 조국의 광복을 이룩하였지만 식민지반봉건사회라는 락후한 유물을 넘겨받았으며 거기다 전쟁까지 겪다보니 사실상 빈터우에서 다시 시작하는것이나 같은 상태에서 전후복구건설에 착수하였습니다. 우리는 멀리 뒤떨어져있습니다.

이런 형편에서 사회주의건설의 전략적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하겠는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데만 급급해야 하겠는가. 멀리 내다보며 목표를 대담하게 높이 세우고 배고픔을 참으며 미래를 위해 간고하지만 자랑찬 행군을 해야 하겠는가? 나는 백두산에서 싸울 때부터 조국을 광복하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며 생활이 유족하고 문명한 인민의 나라, 모든 인민들이 흰쌀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서 살게 될 리상사회를 세울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것은 수천년동안 가난하게 살아온 우리 인민의 꿈이였습니다. 나는 그 꿈, 그 희망, 그 리상을 이 땅우에 현실로 건설하는것이 조선의 혁명가들의 임무라고 생각하며 또 그것을, 다시말하여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하루라도 앞당겨오는것이 참다운 애국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목표를 높이 정하고 남들이 한걸음 걸을 때 열걸음을, 열걸음을 걸을 때 백걸음을 걸어야 하며 그저 걸을것이 아니라 비약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남들처럼 하루속히 공업국의 대렬에 들어설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의지이며 나의 드팀없는 결심입니다.

3개년계획을 앞당겨 수행한 우리 인민들의 투쟁과 혁명적열의에서 나는 우리가 공업화의 시대로 이행하여 나라의 일대 번영을 가져올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였습니다. 15개년계획을 능히 수행할수 있겠다는 배심이 생겼습니다. 우리 인민이 어떤 인민인가 하는것을 나는 전쟁때와 전후복구건설의 현시기에 더 깊이 알게 되였습니다. 물론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로동계급의 구성성분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렇다고 불순분자들을 숙청한다면서 사람들을 불신해야 하겠는가. 복잡해진 사람들을 숙청할것이 아니라 개조해서 대오를 튼튼히 다져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단합된 힘으로 5개년계획을 수행하여 물질적으로도 정신도덕적으로도 강력해지고 건전해지고 화목해진 시대가 이 땅우에 건설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 미래를 내다보며 승리를 확신하면서 새 전투에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신념, 관점, 각오가 중요합니다.

정일룡과 리종옥, 강영창은 가슴깊이 흘러드는 그이의 말씀을 들으며 자신들도 모르게 이제 건설되게 될 조국의 새 면모를 그려보며 흥분에 휩싸이였다.

우리 인민은 김일성동지를 절세의 애국자로 높이 칭송하며 받들고있다. 그이의 말씀을 들으며 그들은 그 의미를 새삼스럽게 되새겨보았다. 그이께서 하신 격동적인 말씀을 통해 그들은 진정한 인민의 수령, 위대한 혁명가의 뜨거운 인간애와 조국애, 드팀없는 혁명적신념을 느낄수 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방대한 계획예비수자가 적힌 문서를 쳐드시고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이와같이 사상적립장이 뚜렷하고 확고하게 서면 여기에 적혀있는 아름찬 과제들과 높은 지표들이 그렇게 아득하게 쳐다보이지 않을것입니다. 우리 인민을 믿고 인민에 의거하는것, 이것이 주체입니다. 이제부터 토의하려는 황철복구문제도 이런 립장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잠시 휴식하신후 그이께서는 황철복구건설문제협의에 들어가시였다.

이튿날 수령님께서는 평안북도의 일부 기계공장과 방직공장들에 대한 현지지도의 길에 오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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