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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불멸의 향도》
장편소설
백 남 룡 ( 마지막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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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부터 몇해후인 1999년 10월 13일. 그날은 새벽부터 때이른 찬바람이 불었다. 호도반도쪽에서 밀려온 먹장구름이 파도세찬 수면을 핥을듯이 낮추 덮였다. 날이 밝은지 오랜데도 어둠침침한 금야만상공에는 몇마리의 갈매기만이 떠돌았다. 물오리들은 파도가 자기를 기다려 소제도의 갈숲에 몸을 숨겼다.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배는 흰 물갈기를 일으키며 만에 들어섰다. 그이를 모시고 갑판에 선 라충연과 수행일군들은 아까부터 불안해서 바람새를 가늠했고 배전을 두드리는 파도에서 걱정스런 눈길을 떼지 못했다. 일기예보에서도 오늘은 찬바람이 세게 불고 파도가 높아 배들의 항행을 주의하라고 했었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함경남도사람들이 금야만에 건설해놓은 소금밭을 한시바삐 보고싶으시여 배로 떠나신것이다. 이 몇해동안 돌격대원들과 건설자들이 악전고투하며 날바다를 막아 이룩해놓은 대자연개조창조물인데 찬바람이 불고 파도가 세차면 어떠랴. 그런데 배가 대제도를 지날무렵에 뜻밖에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렇게 세차던 바람이 신기할 정도로 뚝 멎고 검은구름사이로 찬연한 해살이 물결잔잔한 금야만을 내리비쳤다. 그러자 어데서 날아왔는지 수많은 갈매기들이 배전을 스칠듯이 감돌았고 소제도에서 궃은 날씨를 피했던 물오리들이 청높이 울어대며 갈숲을 헤치고 떠올랐다. 원평마을의 작은 부두가에 이르러 배에서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행일군들과 함께 소형뻐스에 오르시였다. 뻐스는 제염방파제길을 따라 천천히 달렸다. 그이께서는 거대한 바둑판마냥 눈뿌리 아득하게 펼쳐진 소금물증발지들과 결정지들을 바라보시다가 라충연에게 말씀하시였다. 《대단하구만, 대단해. 정말 큰일을 했소. 그전에는 함남도에서 함흥대극장을 가지고 자랑을 하였는데 이번엔 인민생활과 직접 관련된 대자연을 개조하는 일을 많이 했소. 중소형발전소들과 양어장, 염소목장 그리구 이 제염소 말고도 자랑할만 한게 또 있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친필비 가까이에 있는 주차장에서 마중나온 도의 일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전망대에 오르시였다. 《제방의 연장길이가 80리에 달한다니 굉장합니다. 거기에 드는 방대한 흙과 돌을 거의나 등짐으로 나르다싶이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고난의 행군>시기에 견인불발의 의지로 간고분투하면서 이런 거창한 창조물을 이룩해놓은 함경남도사람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동해안에 대규모소금밭을 건설한것은 5천년력사에 없는 일입니다. 수령님께서 생전에 이 소금밭을 보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셨겠습니까.》 그이께서는 건설자들이 수고했는데 앉아서 듣겠는가고 하시며 시종 의자에 앉지 않고 제염소건설과정의 이야기를 들으시였다. 맞들이를 량어깨우에 올려놓고 얼음이 녹은 차디찬 바다물을 헤쳐다닌 돌격대원들, 여름철 폭우와 거센 파도에 갓 쌓은 방파제가 위험할 때는 모포를 들고나와 제방을 덮고서 엎드려 지켜낸 건설자들의 영웅적소행을 감동없이는 들을수 없으시였다. 《제염소를 건설하는데서 해안방조제를 쌓는것도 그렇지만 내부망공사도 여간 힘들지 않았을것입니다. 소금밭뚝을 하나하나 쌓고 계단을 짓고 모래성분이 많은 바닥에는 감탕과 진흙을 날라다 펴서 수평다짐을 해야 합니다.》 그이께서는 건설자들의 수고를 깊이 헤아려주시였다. 《다들 여기 와서 소금을 보시오. 희한합니다. 서해안에 아무리 다녀도 이렇게 립자가 큰 소금을 보지 못했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행일군들이 진렬대의 접시에 담긴 소금알갱이를 집어 맛보는것을 만족스레 지켜보시였다. 그이께서는 라충연에게 소금밭에 올 수백명의 제대군인들이 인차 살림을 펼수 있게 산기슭에 단층문화주택들을 지으며 집두리에 감나무와 같은 과일나무들을 심으라고 따뜻이 일러주시였다. 그러시고도 자동차와 뜨락또르들을 보내줄데 대한 문제, 염전타일과 배수장양수기가동문제에 이르기까지 제염소관리운영에서 나서는 문제들을 다 풀어주시였다. 《소금꽃이 필 때 다시 오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념촬영장에서 환호하는 건설자들에게 손을 흔드시고 차에 오르시였다. 수천마리의 물오리떼가 차들이 달리는 염전도로상공에서 떠나지 않고 날아옜다. 푸른 하늘은 한껏 들렸고 해빛은 원평부두가의 잔물결우에 눈부시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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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11월 30일 또다시 함경남도를 찾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정평군사람들이 소문없이 금진강상류에 대담하게 건설하고있는 사석언제를 보아주시고나서 광포원료기지로 향하시였다. 초겨울의 짧은 해는 어느새 서켠산마루에 지고 사위는 땅거미가 깃들기 시작했다. 진눈까비가 흩날렸다. 벼그루터기만 남은 드넓은 원료기지논벌이 벌써 하얗게 눈에 덮였다. 야전승용차는 량쪽에 보조날개뚝을 형성한 널직한 제방길을 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상광포를 건너지른 이 기본제방을 쌓기 위해 소금밭건설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함흥사람들이 어떻게 난관을 이겨내며 투쟁했는가를 생각해보시였다. 그들은 강추위를 무릅쓰고 식량난을 겪으면서 가설제방을 쌓았고 무더기비와 해일이 제방을 무너뜨렸을 때에는 결사의 각오로 일떠서서 원료기지를 기어이 구원해내였다. 그이께서는 함흥시 가두녀성들까지 떨쳐나서 감탕을 헤집으며 쌓은 이 사연많은 제방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어느덧 승용차들은 합각지붕을 한 전망대앞에 멈춰섰다. 김정일동지께서 차에서 내리시자 라충연이 마중나온 일군들을 소개해드렸다. 도인민위원장과 원료기지공사를 맡았던 일군들이였다. 《장군님… 진눈까비 내리는데 오셨습니다.》 도인민위원장이 죄송스런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였다. 《동무들이 고생하며 건설한 원료기지인데 궃은 날이면 뭐라오. 시당책임비서동무랑은 왜 보이지 않습니까?》 《한성모동무와 시인민위원장동무는 천의산지구에 올라가있습니다. 함흥염소목장을 빨리 완공하여 장군님을 모시겠다고 몇달째 산에서 내려오지 않고있습니다.》 라충연이 말씀올렸다. 《함흥시 책임일군들이 수고를 하는구만.》 《장군님, 그 동무들은 청풍덕목장의 방식상학에서 배운대로 하고있습니다. 천의산등판의 무인지경에 150리에 달하는 륜환선방목길을 닦고 분장만도 50개나 건설했습니다. 청풍덕에서와 같이 방목공합숙, 살림집들과 학교를 짓고 봉사시설들을 잘 꾸렸습니다. 한성모동무는 함흥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과 부모잃은 젊은이들을 천의산에 데려다가 염소젖도 먹이면서 돌보아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동무들이 함흥염소목장의 기본건설자이고 주인으로 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라충연의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당일군은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사람들의 운명을 책임지고 돌봐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청풍덕에서 만났던 얼굴이 검실검실 타고 패기에 넘치던 시당책임비서를 상기하시였다. 앞으로 어떻게든 시간을 내여 천의산지구에 꼭 가서 함흥사람들이 건설한 염소목장을 봐줄 생각이시였다. 《이젠 들어보자구. 원료기지를 어떻게 건설했는지.》 김정일동지께서는 《광포지구 새땅개간평면도》앞에 긴장해 서있는 도인민위원장에게 따뜻이 말씀하시였다. 사위는 어둑어둑해지고 진눈까비는 여전히 세차게 쏟아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흰눈을 수북이 맞으신채 도인민위원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시였다. 그이께서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광포얼음판우에서 썰매와 손달구지를 끌며 공사를 시작할 때의 함흥사람들을 생각하시였다. 낮에는 사람바다, 밤에는 홰불천지였다. 홰불도 모자라면 신발고무를 뜯어 불붙이고 흙과 돌을 날라다 10리가 넘는 가설제방을 쌓았다. 얼음이 녹고 제방이 내려앉는족족 보강전투를 벌렸다. 장마철에는 무더기비에다 태풍까지 들이닥쳐 제방이 터져나갔을 때도 함흥사람들은 주저와 동요를 모르고 결사의 각오로, 공격정신으로 다시금 일떠섰다. 한데 묶은 도람통들우에 널판자를 깔고 흙마대들을 날랐다. 자동차쥬브나 비닐장통들을 모아서 떼목을 만들고 돌을 실어왔다. 그것마저 없는 사람들은 흙마대를 어깨에 메고 호수물을 헤가르며 제방뚝을 쌓았다. 광란을 부리던 자연도 《고난의 행군》정신으로 무장한 함흥사람들의 억척같은 힘을 꺾지 못하고 머리숙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원료기지를 건설하던 과정의 그 모든 희생적이고 눈물겨운 투쟁이야기들을 이미 잘 알고계시였지만 자꾸만 듣고싶으시였다. 그이께서는 희붐한 저녁 어둠속에 아득히 펼쳐진 원료기지논벌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엄혹한 난관을 뚫고 승리한 함흥사람들의 영웅적기개와 부강조국의 앞날을 소원하는 아름다운 넋이 깃든 이 광포땅에서 떠나고싶지 않으시였다. 《감탕층에 질소와 카리를 비롯해서 각종 미량성분이 많아 한 10년은 비료를 치지 않고 농사를 지을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개간지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하여 전망대에서 내려오시였다. 그이께서는 라충연이 이 몇해째 원료기지에서 나는 알곡을 가지고 곡산공장을 돌려 함흥시어린이들에게 많은 식료품을 공급하였을뿐아니라 급양봉사부문이 또한 활기를 띠게 되였다는 보고를 들으시고 못내 기뻐하시였다. 《함흥시민들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간고분투하여 이룩한 창조물인데 은을 내야 합니다. 광명성제염소에서도 염판관리를 잘해서 소금생산을 다그치고 성천강계단식발전소들도 물랑비를 없애고 발전기를 만부하로 돌려 실리가 나게 운영해야 합니다. 자연개조사업은 그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은을 내고 인민들이 덕을 보게 하는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야 자연을 개조하여 나라의 귀중한 재부를 마련할데 대한 우리 당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이 힘있게 실증되는것입니다.》 날이 아주 캄캄해서 승용차의 전조등을 켜놓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솜옷자락에 수북이 덮인 눈을 터실념을 않고 전조등빛아래 서있는, 이제 헤여지게 될 도의 일군들의 얼굴에서 미소어린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논벌 저쪽 둔덕에 살림집들을 멋있게 짓고 원료기지농장을 잘 꾸려야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수행일군에게 원료기지농장에 자동차와 뜨락또르를 주라고 하시고도 무언가 더 주고싶어 마음쓰시였다. 일군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시고 정깊은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나는 통이 크고 일욕심이 많은 함경남도사람들이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도 <고난의 행군>시기에 창조한 그 투쟁정신과 투쟁기풍을 가지고 계속 전진해서 도를 살기좋은 락원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노래에도 있는바와 같이 고난의 천리를 가면 행복의 만리가 오기마련입니다. 그런데서는 <함경남도제일주의>를 부려도 좋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이어 그이께서 타신 승용차는 눈발속을 헤치며 제방길을 달려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