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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편 소 설
최성진, 최광일
피끓어라 청춘아 불타라 심장아 ㅡ 가요에서 ㅡ
( 제 10 회 )
제 1 편
10
《동무들, 우리가 열어가는 이 고속도로는 벌써 10여년전부터 위대한 장군님께서 구상해오신 현대적인 고속도로입니다. 내 중앙지휘부에 올라갔다가 들은것을 한가지 말하겠소. 원래 이 고속도로설계를 맡아한 일군들은 세계적인 고속도로추세에 맞게 한다면서도 도로폭을 지금보다 훨씬 좁게 설정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위대한 장군님께서 설계안을 보아주시면서 이 고속도로를 광복거리대통로의 폭으로 그냥 내뽑아야 한다고 하시였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그이께서는 여기에 서게 될 수많은 구조물들은 물론이고 건설후 록화에까지 깊은 관심을 돌리여 세상에 대고 자랑할만 한 고속도로로 건설되게 해주시였습니다. 동무들, 모두 그날을 그려보십시오. 혁명의 수도 평양이 얼마나 더 웅장화려해지고 우리 조국의 면모는 또 얼마나 아름다워지겠습니까. 우리 바로 위대한 장군님의 대담한 구상과 원대한 뜻을 받들고 백두산3대장군의 불멸의 자욱이 어려있는 력사의 고장들을 통과하는 세상에 다시 없을 강성대국건설의 대통로를 열어나가고있습니다.》 림철중대의 작업장을 찾은 오선호정치지도원이 전투원들과 함께 질통을 지고 달리다가 휴식시간을 리용하여 정치사업을 하는것이였다. 그가 《모두 그날을 그려보십시오!》 할 때 전투원들은 정말로 희한하게 열린 대통로를 그려보면서 《야!》하고 환성들을 질렀다. 눈빛은 하나같이 빛났다. 그들은 무한한 긍지감으로 가슴들이 부풀어올랐다. 자기들이 바로 력사에 길이 남을 보람찬 전투에 참가하고있다는 긍지감이였다. 사실 전국의 청년들이 500만을 헤아린다지만 누구나 고속도로건설에 참가하는것은 아니였다. 오선호는 청년들의 심리에 그러한 불을 달아놓고나서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동무들, 그런데 말이요. 내가 어제 려단에 올라가보니까 지금까지 실적이 우리 대대가 겨우 네번째 자리를 차지하더란 말이요. 어디 말들을 해보시오. 기분들이 좋소?》 《아니, 정치지도원동지, 무슨 말씀입니까?》 동무들속에 끼여앉아있던 서길산이 결이 나서 웨쳐댔다. 오선호는 《오, 서동무로구만. 그래 기분이 좋지 않단 말이지?》했다. 서길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린 2등도 필요없습니다. 꼭 1등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달리고 또 달려오지 않았습니까. 공사장주변에 물이 바르다보니 물 한식기를 가지고 다섯사람이 세수를 해야 했고 밤에는 장작이 없어 불을 때지 못한 숙소에서 떨며 밤을 새운적이 얼마입니까. 그래도 우린 누구 한사람 주저앉을줄 모르고 일했는데 네번째가 뭡니까. 그거야 꼴찌를 한것이나 무엇이 다릅니까?》 《앉소, 서길산동무. 그리고 동무들, 물론 그 말은 죄다 사실입니다. 우린 물과 불이 없는 어려운 조건에서 생활하면서도 쓰러지거나 동요하지 않고 쉬임없이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알아야 합니다. 다른 대대동무들도 모두 우리와 꼭같은 생활조건에 있지만 그들도 쓰러지거나 동요하지 않았다는것을 말입니다. 그러니 우린 자기를 그런 식으로 위안하지 말아야 합니다. 거 뛰는 놈우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넨장, 그럼 우린 〈뛰는 놈〉이구 다른 대대치들은 〈나는 놈〉이란 말이야? 이거야 어디 결이 나서 참겠어!》 서길산이 랑패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두덜거리였다. 《여, 〈뛰는 놈〉일게 뭐야. 우리야 〈기는 놈〉이지.》 누군가 야료를 부리듯 말하는바람에 서길산이 돌아보았다. 《〈기는 놈〉이란건 또 무슨 소리야?》 《2등도 못되고 겨우 4등이 아니야. 그런즉 〈기는 놈〉이 아니문 뭐야?》 《거 그렇구만. 이거 정말 창피하군.》 《서길산이, 동문 영웅이 되여보긴 다 틀렸네. 아마 〈굼벵이훈장〉이나 탈거야. 하하.》 《닥치라구. 담배공장 싱검둥이같은게.》 《하하하…》 서길산이 야료를 당하는 바람에 모두들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얼굴마다에는 4등이라는 수자로 하여 생겨난 멋적고 창피해하는 감정들이 어려있었다. 《정치지도원동지.》 떠들썩하는 판에 끼여들지 않고 혼자 무슨 생각엔가 잠겨있던 한시호가 안경알을 번뜩거리며 일어났다. 《한가지 제기하랍니까?》 《좋은 생각이라도 떠올랐소? 말해보오.》 《이건 대대나 중대의 지휘관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말하자면 지금이야말로 지휘관들이 머리를 써서 작업조직을 하고 전투지휘를 해야 하겠는데 가만 보니 맹탕입니다.》 한시호의 말에 모두들 놀라서 조용해졌다. 저 친구 괴짠데, 지휘관들을 두고 《맹탕》이라고 말을 하다니 하는 표정들이였다. 오선호는 다소 신중해졌다. 《동무, 좋은 의견이야 적극 제기해야지. 하지만 지휘관들에 대해서 아무렇게나 말하는게 아니요.》 역시 《맹탕》이라는 말을 념두에 두고 하는 말이였다. 《그래 말해보오. 작업조직을 잘못한다는것은 구체적으로 어떤거요?》 약간 시르죽어 앉아버리려던 한시호가 겨우 용기를 내여 말했다. 《로반성토작업말입니다. 기계수단이 없어 순전히 등짐으로 흙을 날라다 로반형성을 하는 조건에서 작업조직을 잘해야지 지금은 소대들에서 저마끔 자기 맡은 구간을 먼저 끝내겠다고 하면서 대대의 작업전반은 생각하지 않으니 혼란만 조성됩니다. 수백명이 단꺼번에 밀려다니기때문에 더 할수 있는 일을 못한단 말입니다. 그래서 제생각에는 작업조를 절토조와 운반조로 나누되 운반조도 저마끔 다녀서 밀리는 현상이 없도록 흙을 날라가는 통로와 흙을 부리고 돌아오는 통로를 따로 정해놓자는것입니다. 그러면 한데 밀려다니거나 서로 부딪치면서 혼잡탕을 이루는 현상도 없어질테니 그만큼 작업능률은 올라갈거란 말입니다.》 모두들 그게 좋겠다고 호응해나섰다. 오선호정치지도원의 얼굴에는 사람좋은 웃음이 느슨히 피여올랐다. 《동무, 무슨 제기를 하자고 그러는가 했더니 아주 좋은 제기를 하는구만. 머리를 썼소. 그게 별치 않은것 같지만 이 공사를 빨리 끝내겠다는 열의와 자각이 없으면 생각해낼수 없는거요. 그렇지 않소. 동무들!》 《옳습니다.》 여럿이 호응했다. 《젠장!》 서길산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일부러 화가 나는척 하며 중얼거리였다. 사실 조용한 성격인 한시호가 만장판에서 간부의 칭찬을 받는것을 보니 이 서길산이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드는것이였다. 《2중대동무들!》 오선호가 말했다. 《지금도 생활조건은 어렵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곱절도 더 어려워질수 있습니다. 동무들도 다 알고있겠지만 미국놈들은 어떻게 해서나 우리를 없애보려고 핵위협을 가한다, 경제제재를 한다 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악랄하게 나오고있단 말이요. 지금은 물과 불이 문제지만 앞으로는 식량도 떨어질수 있고 국가로부터 연유 한방울 공급받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린 이 고속도로를 기어이 세상이 보란듯이 건설해야 한단 말이요.》 《정치지도원동지, 알겠습니다. 우린 형세가 아무리 더 어려워진다고 해도 장군님께서 주신 명령을 기어이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어렵고 힘든 일에서 언제 한번 주저앉거나 동요한적이 있습니까. 우리 장군님께서 벽을 울리시였으니 우리 청년들이 강산을 울려야지요. 동무들, 우린 피가 펄펄 끓는 청년들이요. 조건이 어려운 때일수록 이악하게 극복하면서 냅다 내밀어 우리 신암대대가 기어이 1등을 하잔 말입니다.》 오응세소대장의 호소였다. 《옳습니다. 1등을 향하여 앞으로!》 《〈극복합시다〉소대장동지가 말 잘하는데!》 《여, 박정수! 동문 뭐야? 남은 정식으로 말하는데 말이야.》 오응세는 돌아다보며 일부러 큰소리를 쳤으나 인차 빙그레 웃었다. 화를 낼줄 모르는 그였다. 《〈극복합시다〉소대장이라. 그건 괜찮은 칭호요. 그런데 말이요 2중대동무들, 저 한시호동무처럼 좋은 생각을 하나씩 해냅시다. 우린 이 머리를 써서 화를 복으로 전환할줄도 알아야 한단 말이요.》 작업시작을 알리는 구령소리가 울리였다.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시호의 제의는 인차 실천에 옮겨졌다. 절토조와 운반조로 나눈데다가 운반조의 통로도 오는 길과 가는 길을 따로 정해놓으니 혼잡을 이루던 작업은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여 능률은 눈에 띄게 올라갔다. 새 작업방법을 도입하여 모두들 사기충천해졌을 때 최진혁대대장이 나타났다. 고장난 불도젤을 수리하는데 붙어있다나니 기름에 어지러워진 옷을 입은 그는 정치지도원 오선호에게로 다가가며 벙글거리였다.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군.》 《한시호라는 동무가 생각해낸것입니다.》 《그 안경쟁이친구말이요? 듣자니 그 친구 머리도 돌고 공부도 많이 하는 모양이더군.》 《재간둥이입니다. 나도 알아봤는데 그한테 림시로 시공참모일을 시키면 어떨가 합니다. 좀 까다롭게 말하고 지휘관들에 대하여 의견도 있어 하는 동무이긴 하지만.》 《그거야 뭐라오. 정당한 의견이구 비판이면 좋은거지요. 사실 시공참모가 없는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참모장 정덕성동무가 있지만 그 동무는 시공은 잘 모르지 않습니까. 한시호동무에게 시공참모대리를 시키는것은 류종수부장동무와 토론해봅시다.》 《예. 그런데 화목실러 간 차가 어떻게 되였는지 군에 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숙소들에 불을 못때는것도 문제이지만 후방참모동무는 래일부터 당장 밥지을 나무도 없게 된다고 우는 소리입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로 알아보고 대책을 취하도록 합시다. 여기 사정이 딱하다는걸 군에서도 모르지 않겠는데 화목실러 간 자동차가 사흘이 지나도록 〈함흥차사〉격이니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 최진혁은 림시로 시공참모를 시킬 사람으로 한시호를 생각하고있었는데 마침 정치지도원이 자기와 같은 안을 제기하여 기분이 좋았다. 그랬는데 화목소리가 나오는바람에 결국 무거운 생각을 안은채 자리를 떴다.
한편 절토조에 속하여 함마질로 땀을 흠뻑 흘리던 서길산의 머리속에서는 방금전에 오선호정치지도원이 《한시호동무처럼 하나씩 좋은 생각을 해냅시다.》하던 말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시호는 머리를 써서 좋은 방법을 궁리해냈다고 칭찬을 받고 이 서길산이는 1등을 해야 한다고 허궁 뜬 소리만 탕탕 했으니 사람들앞에서 무슨 꼴이야. 이거 나도 뭔가 좋은 생각을 해내야겠군.)하고 서길산은 생각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질통에 흙을 담아주기를 기다리고있으면서 《넨장, 뜨락또르를 저렇게 세워놓고서도 기름이 없어서 리용하지 못하고 이렇게 등짐으로 나르다니. 거 연유없이 돌아가는 발동기는 없나? 여, 한시호. 그거나 생각해보게!》하고 진담 절반, 롱담 절반의 말을 했다. 그러자 또 누군가가 《여여, 정치지도원동지가 이자 말하지 않았어. 미국놈들이 점점 더 못되게 놀아서 앞으로는 연유가 한방울도 안들어올수 있다구 말이야. 그러니 애당초 륜전기재신세를 지면서 헐하게 일할 생각은 말란 말이야. 뜨락또르를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일수야 없지 않아.》했다. 서길산은 뜨락또르를 사람의 힘으로만은 움직일수 없다는 소리에 피뜩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뜨락또르를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법이야 없지 않아. 련결차만 따로 떼내서 여럿이 달라붙어 밀고 당기면 될게 아닌가. 정치지도원동지가 한가지씩 좋은 생각을 해내라고 한건 정말 잘한 일이야. 머리를 쓰니까 인차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동무들, 좋은 방법이 있네. 내 말을 좀 들어보라구.》 그 소리에 모두들 귀가 솔깃해졌다. 《좋은 방법이라구? 벌써 생각해냈나?》 《어서 말하게 길산동무, 그게 뭔가?》 《뜨락또르련결차를 떼내여 사람의 힘으로 밀면서 흙을 나르잔 말이요.》 호기심을 가졌던 동무들이 어처구니없어 하며 하하 웃어댔다. 《난 또 무슨 뾰족한 수라도 생각해냈다구.》 《서길산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생각이 그게 다야?》 《련결차에 흙을 가득 실어놓으면 어떻게 사람의 힘으로 끌어? 사람이야 사람이지 뜨락또르인가.》 《그거 보란 말이야.》 서길산이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애당초 할수 없다는 생각부터 하면 아무런 가능성도 찾아내지 못한단 말이야. 박정수 네가 이자 말하지 않았어. 사람은 사람이지 뜨락또르가 아니라고말이야, 뜨락또르는 아무리 기름이 많아도 자기 마력밖에 못내지만 사람은 말이야 의식을 가진 존재이기때문에 그 의식이 발동되면 그 힘이란 무한한것이거든. 여기서 강선이 가까운 곳인데 거기 강선의 로동계급은 사상의 힘으로 6만t능력의 압연기에서 12만t의 강재를 뽑아내였구 천리마운동의 선구자가 되였단 말이야. 그건 우리들이 태여나기 전에 있은 일이지. 우리도 그들처럼 할수 있고 해야 한다는 마음만 먹으면 뜨락또르련결차만 가지고 흙을 나를수 있단 말이야. 자, 보라구. 여기 절토구간에서 저 성토구간까지는 내리막이 아닌가. 그러니 뜨락또르련결차가 갈수 있는 길을 닦고 거기에다 철판이나 판자같은걸 깔아놓으면 밀고당기지 않아도 저절로 내려갈게 아닌가. 올라올 때는 빈 련결차니까 문제될게 없는거구 말이야.》 《거 듣고보니 정말 그렇겠는데!》 《야ㅡ 서길산이 역시 괜찮아!》 《옳아. 이제 보니 머리를 쓰긴 써야겠어!》 《그것 보란 말이야.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구멍수가 열리지 않아.》 《좋아, 이제 당장 련결차를 끌어오자구.》 청년들은 왁작 떠들며 뜨락또르가 서있는 곳으로 몰려갔다. 온몸이 기름딱지가 되여 뜨락또르정비를 하던 정남철이 무슨 일인가 해서 뗑해있다가 련결차를 끌고가서 흙을 나르겠다는 소리에 펄쩍 뛰였다. 《그게 무슨 정신빠진 소리야? 뜨락또르련결차를 사람이 밀고 다닌다니 말이 돼? 안돼!》 《야, 아바이.》한명국이 나서면서 사정하는데 정남철이 《아바이》란 말에 더욱 화를 냈다. 《야, 아바이는 무슨 아바이야? 나를 령감 취급하지 말라구. 나이 마흔살에 무슨 아바이야. 이 정남철이두 돌격대원이란 말이야. 대통로를 여는데 뽑혀온 돌격대원.》 대대에서 유일한 농근맹원인데다가 대원들은 물론이고 지휘관들까지도 《아바이》,《아바이》하니 정남철이 자기는 젊은이들 동아리에 끼우지 못하고 외톨로 취급받는것만 같아 서운한 모양이였다. 한명국이 반죽좋게 히물히물 웃으며 달라붙었다. 《야, 아바이란 소리가 뭐가 나빠요. 우린 모두 정남철동지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부른단 말입니다.》 《하지만 련결차를 떼가는건 절대로 안돼. 사람이 뜨락또르대신 련결차를 밀고다닌다는게 어디 말이 되는가 말이야. 그러지 않아두 뜨락또르를 세워놓고있으면서 동무들이 등짐으로 흙을 나르는걸 보자니 속이 타는데 이제는 뭐 어떻게 하겠다구? 그건 규정에도 어긋난단 말이야.》 《여, 길산동무가 좀 나서서 우리 정남철동지를 설복해보라구. 사람은 사람이기때문에 사상이 발동되면 무슨 일도 다 해낸다는것을 설명해드리란 말이야.》 《사람은 사람이기때문에? 박정수, 그건 무슨 소리야?》 이번에는 허광식이 끼여들었다. 《글쎄 그렇다니까요. 아바이두 강선로동계급이 전후에 어떻게 공칭능력을 타파했는지 알지요?》 결국은 서길산이까지 나서서 타협 절반 완력 절반의 공세를 들이대서 뜨락또르의 련결차를 떼내는데 성공하였다. 오응세소대가 사기를 왁작 올리며 련결차를 절토장으로 끌어온다, 길을 닦는다 할 때 멀리서 호각소리가 다급하게 울리였다. 한쪽팔에 《로동안전》이라고 수놓은 완장을 두른 안전참모 리영국이 1중대작업장쪽에서 긴 다리를 재빨리 놀리며 달려왔다. 《동무네 이건 뭐요? 어쩌자는건가?》 리영국이 큰일이나 난듯이 시퍼래서 소리쳤다. 인력으로 련결차를 움직여 토량운반을 하려 한다는것을 알고 리영국은 펄쩍 뛰였다. 《정신들이 있는 사람들인가! 사고가 난단 말이요. 사고가,》 뒤에서 동무들과 함께 련결차를 밀며 기세를 올리던 서길산이 앞을 막아선 리영국을 보자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여, 안전참모면 다야? 사고는 무슨 놈의 사고가 난다구 그래?》 《보라구 길산동무, 동무의 눈에는 이 전투장이 안보여? 대대의 300명 전투원들이 한곳에 몰키여 일하느라 복새판을 이루고있는데 저속에서 련결차를 밀고당기고 하다가 사고를 치지 않는다고 장담할수 있는가. 더구나 절토장에서 성토장까지는 내리막이야. 련결차가 내리쏠리는 날에는 어떻게 될것 같은가.》 《사고를 안치면 될게 아니야.》 《글쎄 안돼!》 《글쎄 왜 안돼?》 《난 동무들의 생명안전을 책임진 안전참모란 말이야.》 《안전참모는 고속도로를 건설하자고 나온 돌격대원이 아니란 말인가?》 《글쎄 안돼!》 《글쎄 왜 안돼? 이게 어디서!》 두 사람 다같이 자칫하면 완력행사에라도 넘어갈듯 기상들이 험악해졌다. 누군가 《안전참모동무, 너무 그러지 말라구요. 모닥불값이야 치러야 할게 아니요. 빵값두 내구.》하고 능글거리며 말했다. 그것은 대대가 공사장에 도착한 첫날밤 리영국이 오응세네 소대에 와서 함께 모닥불신세를 지면서 빵도 나누어먹던것을 념두에 두고 한 소리인데 지금 두 사람의 험악해진 기분들을 늦춰주기 위해 롱말로 한것이였다. 아닌게 아니라 그 소리에 모여섰던 여럿이 하하 웃는 통에 리영국이도 서길산이도 면구스러워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때 마침 림철중대장과 오응세소대장이 어디에 갔다가 함께 나타났다. 《왜들 그러오? 이 련결차는 뭐요?》 림철중대장이 아직도 성이 풀리지 않은 두 사나이와 뜨락또르련결차를 보며 누구에게라없이 물었다. 한시호가 나서서 자초지종 사연을 말했다. 림철은 다 듣고나서 잠시 작업장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기였다. 그러던 그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대대의 안전을 책임진 리영국의 립장도 리해되였지만 서길산이네 생각도 그르다고 할수는 없는것이였다. 《안전참모동무, 내 생각에도 우리 동무들의 일을 지지해주었으면 좋겠구만. 안전참모동무의 말대로 사고요소가 없는것도 아니지만 방지대책이 없는것도 아니지 않소. 작업장이 복잡한것은 그것을 피해서 련결차의 자리길을 따로 내면 될것이구 내리막에서 쏠릴 때에는 미리 괴목을 준비했다가 고이도록 하면 될게 아니겠소. 문제는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 우리 동무들이 조직사업을 잘하는것인데 그러면 되지 않겠소?》 림철중대장의 론리정연한 말에 리영국은 더 막아나설수 없게 되였다. 리영국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중대장동지, 거 자꾸 〈우리 동무들〉, 〈우리 동무들〉 하지 마십시오. 이 리영국은 뭐 대대전투원이 아니구 고속도로건설을 위해 나온 돌격대원이 아니란 말입니까.》하고 볼부은 소리를 했다. 《허허, 그 말에 노여웠다면 용서하오. 그러니까 승인을 한단 말이지. 안전참모동무.》 《승인이고 뭐고 있습니까. 중대장동지까지 나서서 저 서길산이를 지지해나서는데. 에이, 내가 그때 괜히 그 모닥불신세를 졌단 말이야.》 말은 퉁명스레 했지만 리영국의 어조에는 찬성과 리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 무엇이 있어 모여섰던 청년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서길산이도 마음이 풀어져서 어줍게 웃었다. 그는 보매 마음은 어진 이 주걱턱의 사나이 리영국에게 자기가 너무나도 마구잡이로 대해주었다는 생각으로 후회가 되였다. 그날 저녁 서길산은 우정 리영국을 찾아가 만났다. 《리영국동무, 낮에 있었던 일은 내가 전적으로 잘못했다구. 그래서 사죄하러 왔으니 노여움을 풀어주오.》 리영국은 그러지 않아도 서길산동무를 만나려던 참이였다고 하면서 《노여움이고 뭐고 있소. 난 서동무가 좋은 동무라는걸 아오. 낮에 있었던 일도 일을 많이 하자고 해서 그런게 아니겠소. 사실이야 사고방지대책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막아나섰던 나한테 잘못이 더 크오. 그러니 서동무도 나를 용서하오.》하고 말했다. 서길산은 대번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보니 동문 참 괜찮은 동무로구만! 물은 건너봐야 알고 사람은 지내봐야 속을 안다더니. 이 서길산이는 말이요. 싱겁고 덜퉁스럽다는 소리를 더러 듣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리 속된 인간은 아니요. 앞으로 친하자구.》 《반대없소. 그런데 하나 조건이 있소.》 《친하면 친하는거지 조건이란건 뭐요?》 《그건 말이요. 친하더라도 앞으로 작업규정을 위반하는데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테니 동무도 그런줄 알고 눈감아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라는거요.》 《여, 동문 보통이 아닌데!》 《서동무, 내 말을 더 들어보오. 난 말이요, 여기로 떠나올 때 군당책임비서동지가 불러서 만났는데 그때 특별분공을 받았단 말이요.》 서길산은 놀라서 물었다. 《아니, 동무가 군당책임비서동지를 따로 만났단 말이요? 거 이제 보니 영국동무는 정말로 허술하게 볼 동무가 아닌데! 그런데 동문 당원도 아니라는데 군당책임비서동지한테서 특별분공을 받았다는건 무슨 소리요? 아하, 입당준비를 하는가?》 리영국은 히죽이 웃었다. 《당원만 당조직에서 분공을 받는거야 아니잖소. 청년동맹도 당의 지도를 받는 청년동맹이 아니요.》 《하긴 그렇구만. 그 특별분공이라는게 비밀인가?》 《아니, 누구나 다 알아야 할 분공이지. 군당책임비서동지는 나를 만나 이렇게 말했소. 〈영국동무, 군당에서는 동무한테 특별분공을 하나 주자고 하오. 동무도 잘 알겠는데 이번에 영예롭게도 평양ㅡ남포고속도로건설에 참가하러 가는 동무들은 모두 전도가 양양한 청년들이 아니요. 그런데 물불을 가릴줄 모르는 그 동무들이 일을 많이 하겠다는 생각 하나만 하면서 덤벼치다가 사고라도 쳐서 한사람이라도 잘못되기나 하면 그보다 더 가슴아픈 일이 어디 있겠소. 그 동무들 한명한명은 모두 누구보다도 우리 장군님께서 금싸래기보다도 더 아끼시고 사랑하시는 보배덩이들이란 말이요. 그러니 영국동무는 안전참모를 하면서 그 동무들이 손끝 하나 상하지 않게 잘 돌봐주어야겠소. 바로 이게 군당에서 동무한테 주는 특별분공이요. 그러니 특별분공을 잘 수행해야겠소.〉라고 하더란 말이요. 그러니 이 리영국이가 어떻게 해야 하겠소?》 서길산은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왔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한명한명을 금싸래기보다 더 아끼시고 사랑하시는 보배들이란 말이지! 우리 시대 청년들이 그런 사랑속에 사는 행복한 청년들이란 말이지. 이 서길산이도 그런 사랑속에 사는 이 사회의 보배덩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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