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 회)

제 3 장

 

4

원동 바쯔꼬예훈련기지

1945년 3월

 

안길은 병영의 자기 방에서 지도를 제작하고있었다. 지도라도 이만저만 큰것이 아니였다. 높은 벽의 한면을 다 채울만 한 조선지도였다. 방바닥에 펴놓은 특대형의 지도우에는 콤파스며 작전용 10색 연필, 지우개 그리고 미리메터눈금이 또렷이 살아나는 자막대기 같은것들이 가득 널려있었다.

맨손으로 지도를 제작하는 일이란 품이 많이 드는데다가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그는 먼저 사령부의 군용지도 한장을 가져다놓고 그우에다 한센치메터간격으로 줄을 그었다. 가로줄을 긋고 세로줄도 그었다. 지도는 마치 정방형의 그물에 덮인것 같았다. 다음 그는 이미 준비해놓은 커다란 종이우에다 2센치메터간격의 가로세로줄을 그어나갔다. 흰 종이우에는 군용지도의것보다 두배로 확대된 그물이 생겨났다. 이어 매 그물코안에다 군용지도의 그물안에 그려진 지도의 토막들을 그대로 옮겨놓기 시작했다. 군용지도보다 축적을 정확히 곱으로 확대한 새 지도를 그리는셈이였다. 이것은 매우 정교하면서도 섬세한 작업으로서 강한 인내력과 높은 정신적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였다. 다행히도 혁명군의 팔방미인으로 소문난 안길은 노래와 춤을 즐기는 랑만적성격뿐아니라 침착하고 깐깐하고 무엇이든 깊이 파고드는 성미도 가지고있었다. 거의 한달이나 짬짬이 시간을 내여 고심을 바치고나니 과학적인 정확도를 보장한 지도가 완성의 경지에 이르게 되였다. 지금은 울릉도와 독도를 비롯한 동해안일대의 섬들을 새겨넣는중이였다.

갑자기 지도우에 무릎을 끓고 엎드린채 부지런히 연필을 놀리던 안길의 손이 멈춰졌다. 손만이 아니라 온몸도 그대로 굳어져버린듯하였다. 잠시 망각속으로 떠밀어버렸던 착잡한 생각이 다시금 시커먼 연기처럼 그를 에워싼것이다.

그는 생이를 앓는 사람처럼 연필을 쥔 손으로 입귀를 감싸쥔채 지도의 한점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거기서는 지금 조선으로 물밀듯이 쓸어드는 일본군의 대무력이 그대로 보이는듯 하였다. 놈들의 대본영직속으로 편성됐다는 제17방면군의 사단들과 려단무력이였다. 또한 새로 생겨난 조선군관구와 그 관하부대들도 있었다. 아직은 무슨 영문인지를 알수 없었다. 그러나 김일성동지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순간부터 안길은 요즘 내내 불안을 금할수 없었다.

도대체 이 무슨 변고인가.

이태전 김일성동지의 조국해방3대로선이 나온 다음부터 오늘까지 두해동안 최후결전을 위한 준비를 하여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는데 이같이 뜻밖의 일이 생긴것이다.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안길은 자나깨나 이 생각뿐이였다. 그동안 몇번이나 김일성동지를 찾아가 만나뵈왔지만 아무런 견해표명도 없으시였다.

《좀더 두고봅시다.》

이 대답이 전부였다. 그때의 표정은 오히려 태연자약하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 계시니 필요한 대책도 세워지게 되겠지.

안길은 이렇게 자신을 위안하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불안이 점점 더해만 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과연 이 사태를 수습할수 없겠는가.

《안길동무!》

누군가의 목소리에 안길은 잠에서 깨여나듯 고개를 들었다.

저녁어스름이 내려앉은 방안의 출입문가에는 하얀 반털외투에 군용장화를 신은 김책이 서있었다. 두해반이나 북만에 가서 소부대활동을 지도하다가 작년 설대목에야 훈련기지로 돌아온 김책이였다.

안길은 일어나서 전등을 켰다.

김책이 지도를 굽어보며 탄성을 질렀다.

《안길동무의 솜씨가 보통 아니군.》

《사령관동지께서 특대형의 지도가 한장 있어야겠다고 하기에 만드느라 했는데…》

《멋있는 정황도가 되겠소.》

김책이도 지도제작의 전말을 알고있었다.

《사령관동지께선 조선에 증강되고있는 적군무력때문에 새로운 정황도가 필요하신것 같은데 잘 완성해보오.》

《김책동무, 국내에 조성된 사태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글쎄 나도 아직은 무어라 말할수 없소. 그래서 답답한 가슴을 좀 달래볼가 해서 여기로 온거요. 그동안 안길동문 뭘 좀 생각해낸게 있소?》

《나라구 무슨 뾰죽한 생각이 나올수 있겠습니까. 안타까운건 이런 때 사령관동지의 곁에라도 가있지 못하는 일입니다.》

《신통히도 같은 생각이군.》

김책이 고개를 끄덕이였다.

《지금이야말로 사령관동지의 곁에 제일 든든한 사람들이 있어야 할텐데 텅 비다싶이 됐으니…》

작년에 들어서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또 여러명의 지휘성원들이 김일성동지의 지시에 따라 다른데로 옮겨갔다. 김책은 훈련기지에 도착하자마자 2지대 정치위원으로 갔고 최현은 새로 내온 자동총대대를 맡고 떠나갔다. 그뿐만아니라 안길이 그토록 사령부에 다시 소환해오려고 왼심을 써온 강신태는 4지대장으로 되였고 지어 안길자신마저도 3지대의 정치위원으로 되였다. 결국 김일성동지의 곁에는 결정적으로 보좌성원이 걸려있었다.

《그래서 난 말이요.》

김책이 말했다.

《안길동무와 강신태동무만이라도 사령부에 돌아가서 사령관동지의 부담을 덜어줄 참모진을 튼튼히 꾸리자는 생각이요.》

《강신태동무와 내가 말입니까?》

안길은 귀가 번쩍 열리는것 같았다. 김책의 제안이야말로 그가 바라마지 않던 일이였다.

역시 김책동문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볼줄 아는구나.

《그런데 사령관동지께서 승낙하실가요?》

《이제는 3지대나 4지대가 다 제구실을 할수 있는것만큼 우리가 간청드릴탓이 아니겠소.》

《옳습니다, 그렇지요. 소뿔은 단김에 빼랬다구 지금 같이 사령부에 가지 않겠습니까? 정세가 정세이니만큼 만주지역의 소부대들을 국경지대로 집결시키자는 제안도 함께 상정시키구요.》

《반대없소.가기요.》

이리하여 두사람은 그길로 곧장 사령부로 걸어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통신중대의 박영순소대장에게 무언가 새 지시를 주고나서 그들을 맞아주시였다.

《그렇잖아도 전령병을 보내려던 참인데 마침 잘 왔습니다. 다들 앉으시오.》

《어쩐지 오늘 밤은 사령관동지랑 같이 이야기라도 나누고싶어 안길동무와 함께 왔습니다.》

김책이 김일성동지의 책상가까이에 걸상을 가져다놓고 앉았다. 김일성동지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김책동무가 기뻐할 소식이 왔습니다. 서울의 허헌선생 소식 말입니다.》

《허헌선생의 소식이라구요?》

김책의 목소리는 놀람으로 떨리였다.

허헌은 그의 은인이라 할수 있는 서울의 반일애국인사였다. 서울의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김책을 3년형으로 감면시킨 권위있는 변호사, 신간회의 2대회장, 우리 공작원을 통해 《조국광복회10대강령》을 받아안은 다음부터 김일성동지를 따라나선 명망높은 애국자였다. 안길이도 허헌의 이야기를 여러번 들은적이 있었다.

《허헌선생은 지금 감옥에 계실텐데…》

《지난해 말에 출옥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처가켠이 있는 구월산아래 달천마을에서 치료를 받는중이라는데 애국의 의기만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본시 지조있고 정의감이 강한분이지요.》

김책은 감회깊게 말했다.

《힘들게 변호를 해서 숱한 목숨들을 건져내긴 했지만 쓸모있는 애국자는 얼마 보지 못했노라 통탄하던 허헌선생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허헌선생도 마음을 놓게 됐습니다. 지금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우리의 조국해방위업에 나선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마 달천마을에서 몸조리를 하고있을 허헌선생은 조선혁명의 사령부에서 중핵적인 역할을 하는 김책동무가 그전날 수인번호 1666번을 달고있던 김홍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정말 몹시 놀랄것입니다.》

《아니, 사령관동지께서 어떻게 내 수인번호와 본명까지 기억해두셨습니까?》

김책은 몹시 놀라서 얼핏 안길을 돌아보았다.

《그건 15년전의 일인데… 사령관동지, 이젠 나도 그날의 수인번호와 본명을 까맣게 잊고있었습니다.》

《별로 놀랄것도 없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였다.

《난 그전날 카륜에 있을 때 <동아일보>를 통해 김책동무의 공판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신문에 난 김책동무의 사진과 1666번이라는 수인번호가 무척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모양입니다. 그후 몇해 안있어 <동아일보>에서 출옥한 김책동무와 허헌선생 그리고 기자의 3인좌담회소식을 읽어보았지요. 이런 혁명가 김홍계가 우릴 찾아 길림에까지 왔다가 그냥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는 어찌나 섭섭하던지… 하지만 3년이 지나서 주하에서 유격대를 무어 일만군경들을 련속 족치는 김책이란 사람이 다름아닌 김홍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너무 기뻐 무릎을 쳤습니다.》

《이거 너무 과분한 치하입니다. 사령관동지, 그저 소문뿐이였지요. 그리고 내가 이름을 바꾼데는 사령관동지와 깊이 얽힌 사연도 있답니다.》

김책은 의미깊게 웃음을 지었다.

《1933년 9월 사령관동지께서 반일부대들과의 련합작전으로 동녕현성을 들이치고 큰 승리를 거두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로서는 감히 엄두도 낼수 없었는데 당년 21살의 젊은 사령관동지께서 어떻게 그 완고하고 우직스런 반일부대 두령들을 휘여잡으실수 있었는지 참 신비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우격다짐으로만 적을 치려 해서는 안된다는걸 다시한번 절감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령관동지처럼 백번 싸워이기는 신묘한 전법과 지략을 갖추리라는 결심을 품고 홍계라는 이름대신 꾀 책자를 쓰게 된거랍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름값을 변변히 못하고있습니다. 그건 그렇구… 사령관동지, 우리가 찾아온것은…》

김책은 그제야 초조감으로 가슴을 조이는 안길의 심정을 알아차렸던지 말머리를 돌리였다.

《갑자기 적군의 대무력이 국내로 밀려들고있는 엄중한 사태와 관련하여 몇가지 의견을 제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의견입니까?》

《우선 사령부의 인원을 결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것입니다.》

김책의 목소리는 긴장감을 안고있었다.

《이 안길동무와 강신태동무만이라도 사령부로 소환해오고 참모부서를 능력있는 지휘성원들로 튼튼히 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제는 중국부대들의 전투력도 상당히 높아진것만큼 우리 동무들을 몇사람 데려온다고 해서 별로 지장은 없으리라 봅니다.》

《우리 동무들을 데려와도 지장이 없단 말이지요?》

김일성동지께서 미소를 지으시였다.

《우리가 정말 마음도 뜻도 하나로 된것 같습니다. 나는 바로 그 문제를 의논해보려고 동무들한테 전령병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럼 사령관동지!》

안길은 급히 걸상을 김일성동지의 책상앞에 바투 끌어당기며 부르짖듯 말했다.

《승인하신단 말씀입니까? 됐습니다, 이젠 됐습니다. 저 그리구 만주지역의 모든 소부대들을 다 국경지대로 집결시켰으면 합니다. 전에는 만주지역의 소부대들이 관동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필요했지만 국내사정이 달라진것만큼 적들에게 된매를 안기자면 우리의 모든 무장력량을 집중해서…》

《허, 걸핏하면 난로처럼 달아오르는 그 성미만은 여전하구만.》

《아, 내 이거 참…》

안길은 랑패한 사람의 얼굴을 해가지고 고개를 흔들었다.

《사실은 어느때나 침착하고 드놀줄 모르는 이 김책동무의 성품을 다문 얼마만이라도 닮아보느라 했는데…》

《사령관동지.》

김책은 안길의 너스레가 못마땅한듯 정중하게 말을 꺼내였다.

《놈들이 조선에다 대무력을 마구 들이미는 진짜리유를 어떻게 보십니까?》

《그건 아마 2차대전의 형세와 관련하여 깊이 파헤쳐보아야 할것입니다.》

두 지휘성원들도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김일성동지께서는 2차대전의 형세를 다시 간단히 개괄해주시였다.

유럽에서 쏘련군대는 이미 도이췰란드경내로 들어가 전과를 확대하고있으며 베를린함락을 위한 대작전이 준비되고있다고 한다. 또한 예측한대로 쏘련군이 결정적인 우세를 차지하고 파죽지세로 공격속도를 높이게 되자 미국과 영국은 비로소 노르망디상륙작전을 벌리면서 제2전선을 펴기 시작했다. 앞뒤로 궁지에 몰리게 된 도이췰란드의 운명은 두석달 못 가서 결판날수 있다. 한편 아시아에서 일본의 처지도 한심해졌다. 일본군은 강점했던 필리핀을 비롯한 태평양상의 모든 섬들을 다 빼앗기고 동남아시아지역에서나 중국전선에서 된매를 맞고있었다. 일본의 앞날도 멀지 않았다는것을 보여주는 징조라 말할수 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간단히 이 사실들을 설명해주고나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우리가 조국해방3대로선을 내놓고 최후결전준비를 본격적으로 내밀기 시작한지도 벌써 이태가 지나갔습니다. 그동안에 우리 자체의 힘으로 나라의 해방을 이룩할수 있는 거대한 전민항쟁력량이 믿음직하게 마련되였습니다. 이제 좀더 수고를 바치고나면 우린 자신있게 일제침략자들과 최후결전을 벌릴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조선땅으로는 일제침략자들의 대병력이 밀려들고있습니다. 제17방면군이요, 조선군관구요 하는것들이 생겨나고 군대사태가 터졌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째서 패전에 패전을 거듭하면서 당장 본토가 함락될판인데 놈들이 유독 조선땅에만 그렇게 부랴부랴 많은 군대를 끌어들이는가? 그 리면에 숨어있는 놈들의 목적은 무엇이겠는가?》

《사령관동지, 저 우리가 최후결전준비를 하고있다는걸 놈들도 눈치챈게 아닐가요?》

안길은 긴장한 마음으로 자기의 추측을 내놓았다.

《그래서 미리 방비책을 세우느라 앞장을 치는것 같은데…》

《그 말도 일리는 있는데… 아직은 서둘러 단정을 내리지 맙시다. 그러나 명백히 알아두어야 할것은 놈들이 조선땅에서 무언가 큰 도박을 꾀하려고 한다는 사실입니다. 군대의 대대적인 투입과 배비는 큰 싸움을 위한 예령이나 같습니다. 어쩌면 놈들은 조선을 저들의 잔명을 유지할 마지막지탱점으로 삼을수도 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심각해있는 두사람에게 자신이 생각하는바를 이야기하시였다.

조선은 지정학적으로 일본의 생명선이나 다름없다고 할수 있다.

력대로 일본이 조선으로 침략해온것도 바로 그때문이다. 근대에 이르러 일본은 《정한론》을 내놓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끝내는 조선을 강점하고 첫 식민지로 만들어버렸다. 오늘 멸망의 위기에 직면한 일제침략자들은 마지막순간까지도 어떻게 하든 조선만은 내놓지 않으려고 하는것 같다. 조선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그런 결론을 도출해내게 하고있다. 군대가 쫙 깔린 조선땅에서는 이제 전례없는 파쑈폭압이 벌어질수도 있다.

《때문에 우린 마땅히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합니다. 대응책을 세우는데서 우리는 지난 2월초 쏘미영 세 나라 수뇌자들의 얄따회담에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서는 도이췰란드가 패망한 다음 쏘련이 두석달안으로 대일전쟁에 참가하게 된다는 밀약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최후결전에 매우 유리한 국제적환경이 마련되고있다는걸 말해줍니다.》

《아니, 그럼 당장 일이 터진다는 소리가 아닙니까?》

《그렇소. 최후결전은 정말 눈앞에 박두한 일이라 할수 있소. 문제는 두 극단으로 조성되는 정세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하는건데…》

김일성동지께서는 난로가로 걸어가 그우에 놓여있는 주전자의 물을 법랑고뿌에 부으시였다. 한소끔 끓어번지다가 난로와 함께 식어가는 더운물로 목을 추기시였다.

《대응책이란 별게 아닙니다. 우리의 최후결전준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빈틈없이 완성하는것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하나도 겁날게 없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를 위해 당면한 두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 우선 우리 혁명군부대들과 모든 항쟁조직들 그리고 전체 인민들로 하여금 조선땅에 아무리 놈들의 대군이 밀려들건말건 또 쏘련군대가 대일전쟁에 참가하건말건 조국해방은 기어이 우리 손으로 해야 한다는 립장과 각오를 그 어느때보다 굳게 가지도록 하는 일이였다.

《다음은 우리 혁명군부대들의 정치군사적능력을 한계단 더 도약시키는 일입니다.》

《예에? 이제 또…》

안길이 놀라서 고개를 쳐들었다.

《지금이야 우리의 일반대원들도 누구나 중대 지어는 대대라도 능히 통솔할만큼 준비되여있지 않습니까?》

《물론 안길동무의 말도 사실이요. 대원들도 그렇구 지휘성원들도 련대나 사단 또는 군집단도 능히 거느릴 자질을 갖추고있소. 그러나 만세를 부르긴 아직 이르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 리유를 밝혀주시였다.

지금 훈련기지에서는 누구나 조국에 대한 학습에 열중하고 군정훈련을 통해 배우고 익힌것을 조선의 구체적실정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있기는 하지만 일련의 장애로 충실한 결실을 보지 못하고있었다. 그것은 바로 불합리한 대렬구성때문이였다. 부대에서는 많은 대원들을 별동대나 중국부대들에 보내고 대신 그 인원공백을 쏘련과 중국의 신대원들로 메꾸다보니 세 나라 혼성부대처럼 되고말았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해도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 와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불합리한 대렬구성이 우리 대원들의 능력을 한계단 더 올려세우는데서 장애로 되고있는것이다.

《그래서 인제는 다른 부대에 가있는 우리 동무들을 다 데려오자는것입니다. 부대안의 쏘련이나 중국대원들도 돌려보내고…》

《아, 그렇게만 된다면야…》

안길은 환성을 지르다싶이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참 멋진 생각입니다. 사실 현재의 대렬구성이야 말이 아니지요. 더구나 곁에 꼭 있어야 할 사람들까지 다 떠나간 바람에 그 모든 부담을 사령관동지 혼자 떠맡아안으시고있으니 우린 늘 바늘방석에 앉은것처럼 옹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무슨 소릴 하오? 김책동무나 안길동무를 비롯한 여러 동무들이 다른 나라 부대에 가있지만 매일같이 짬을 내여 찾아와서는 나를 크게 도와주지 않소. 정말 그 수고야 이만저만 아니였지. 인젠 동무들을 2중부담에서 해방시키자는거요.》

《정말 생각을 많이 하셨군요.》

본시 과묵하고 침착한 김책이도 이때만은 감동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였다.

《우린 국내로 적의 대군이 물밀듯이 쓸어들자 그저 걱정만 하고있었는데 참 훌륭한 대응책입니다.》

《그걸 어떻게 실천에 옮겨놓는가 하는게 더 중요한 일이지요.》

《우리 동무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출겝니다. 그런데…》

안길이 걱정스레 말했다.

《쏘련측이나 중국측에서 우리 사람들을 내놓기가 무척 알찌근해하겠는데 그 사람들이 혹시…》

《그럴수도 있소. 인젠 우리 동무들한테 몹시 정이 들었을테니까. 그렇다고 불안해할건 없소.》

김일성동지께서는 두사람을 안심시키시였다. 매개 나라 군대의 독자성을 보장하는것은 국제련합군을 조직할 때 내세운 가장 근본적인 원칙으로 된다. 지금까지 우리 부대성원들을 보내준것은 그들을 도와 전반적인 국제혁명력량을 강화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늘 와서 우리 인원들을 데려온다고 해서 크게 문제시될것도 없다. 그만큼 쏘련이나 중국부대의 신대원들도 다 제몫을 감당할수 있을만큼 자라나지 않았는가. 더구나 나라별로 국제련합군을 재편성하고 작전분담까지 명백히 정해놓은 다음 그에 맞게 군정훈련을 실속있게 하는것은 일제침략군과의 결전을 준비하는데서 쏘련측이나 중국측에도 다 리로운 일로 된다.

《이 문젠 내가 원동전선군사령부와 합의하여 풀자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부대가 나라별로 재편성되는 경우에도 우린 쏘중 두 나라 동지들과의 전투적단결과 련대를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당장 재편성준비를 하겠습니다.》

《아니, 그 문제를 그렇게 단순한 실무적문제로 대해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지내 서두르는 안길에게 여유를 주시듯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나는 우리 부대도 도별단위로 재편성하자는 생각입니다. 함경도부대, 평안도부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렇게 매 부대의 작전지역과 작전분담을 명확히 정해주고 그에 따라 부대마다 실정에 맞는 군정훈련을 실속있게 내밀면 어떻게 될것 같습니까?》

《오늘의 정황에서는 더 이를데 없는 명안이라 생각합니다.》

안길은 확신있게 말했다.

《우리끼리 군정훈련을 하게 되면 부대의 전투력은 갑절로 올라갈것입니다.

사령관동지, 정말 힘이 생깁니다.》

《이 김책이도 역시 같은 심정입니다.》

《동무들이 찬성해주니 나도 더 확신이 갑니다.》

김일성동지의 음성도 힘있게 울리였다.

되돌이

우리민족끼리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E-mail) : urimanager@silibank.com 홈페지내용에 관한 문의(E-mail) : uriminzok@silibank.com
Copyright © 2003 - 2013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gotop
기사종합
 
도서, 잡지
 
영화, 음악
 
독자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