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 회)

제 6 장

꿈과 리상

 

13

 

그들은 공장의 중심부인 회관건물의 뒤쪽 넓은 길로 손님을 안내해갔다. 오늘 비행기로 날아온 쑤치오, 몇달전과 같이 김윤걸지배인과 기사장이 그를 맞아주었다. 그때와 다른것이 있다면 통역이였다. 애티나는 녀성통역이 열심히 그리고 아주 귀염상스럽게 손님의 귀에 대고 말해주군 했다.

그는 지금 여기 평양곡산공장의 판판 달라지는 모습에 두눈을 빛내이고있다. 지난해 겨울에 왔을 때엔 겨우 마감공정만을 현대화하기 위해 자기네 회사에서 사들인 기계설비들을 설치하고있었는데 지금은 그에 몇십배나 되는 앞공정까지 몽땅 현대화했으니…

사실 쑤치오는 지난해 겨울 자기 나라로 떠나면서 배심이 든든했었다. 이들이 조종암호를 풀거나 프로그람오유를 수정하려면 반드시 자기를 찾지 않을수 없다고 보았기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어떻게 된거야? 인젠 암호를 푸는 기술자들을 의뢰하지 않고는 더 견딜수 없겠는데?… 그래서 시간을 내여 와보기로 결심했던것이다.

《가만.》 쑤치오가 두눈에 미소를 담으며 물었다. 《지배인선생, 여기에 들여놓은 기계설비들은 다 어느 회사것들입니까?》

김윤걸이 기사장을 피끗 돌아보며 소리없이 웃었다.

《〈압록강회사〉입니다.》

《그건 어느 나라 회사입니까?》

《우리 나라 기계공장입니다.》

쑤치오가 두눈을 쪼프렸다.

《난 아직 그런 회사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는데…》

《이제 다 알게 됩니다.》

김윤걸은 그를 당과류직장에로 안내하였다.

《여기가 바로 콤퓨터에 의해 전체 공정이 운전되는 드롭프스생산공정입니다.》

《예-》

쑤치오는 긴장한 낯색이였다. 아니, 이것은 우리가 팔아준 그 설비들이 아니지 않는가? 하고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기사장동무, 어서 설명해주오.》

김윤걸이 미소어린 눈길로 드롭프스공정을 눈짓했다. 쑤치오의 날카로운 눈빛을 느낀 림성하는 주저없이 입을 열었다.

《이것은 공업용콤퓨터가 달린 주조작반입니다. 생산공정감시 및 조작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가 조작반의 건반을 누르자 대면부상에 농축기상태가 현시되였다. 쑤치오의 두눈이 점점 더 쪼프러졌다. 이건 원료계통의 조작반이 아닌가? 그가 들여온 드롭프스설비에는 이런것이 없었다. 그렇다. 원료계통은 모두 손로동으로 하게 되여있었다. 그런데 이건?… 속으로는 꿈쩍 놀랐으나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는것이 알렸다. 더 두고봐야 한다고, 아직은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였다.

림성하가 계속했다.

《이건 농축계통의 조작반 그리고 저쪽 맨끝에 있는것은 포장계통의 조작반들입니다.》

녀통역도 긴장해졌다. 까다로운 기술용어들이 차츰 늘어나기때문이였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재빨리 머리를 굴리며 열심히 그의 말을 옮기고있었다.

림성하는 다음공정으로 넘어가며 의미있게 웃었다.

《이건 이송뽐프와 예열기, 농축기와 응축기사이의 뽐프들이고 이건 매 장치에 보장되는 증기압력을 나타내는 계기와 증기발브 열림도들입니다.》

림성하는 의미있게 웃으며 말했다.

《쑤치오선생, 이 공정은 선생도 잘 알것입니다. 여기 이빠진 공정들이 많았는데 프로그람을 분석해본 우리 기술자들이 새롭게 설계제작하여 보충했습니다. 쑤치오선생, 제가 말하는 의미를 잘 아시겠지요?》

통역이 전해주는 말에 쑤치오는 얼굴을 붉히였다. 잠시 입술을 깨물며 접촉식현시기에 나타난 측정값들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기사장의 말이 옳았다. 그 공정은 자기들이 고의적으로 없애버린 공정이였다. 이 중간부분을 없애버림으로써 엄청난 기술봉사비요구를 타산했던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절대 해결할수 없다고 여겼던 이 공정을 찾아내여 최첨단수준으로 설계제작해놓은것이다.

쑤치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공정의 조작판이 눈에 띄자 그의 얼굴에는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 다시 그의 눈동자가 얼어붙었다. 저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내밀며 조선어로 된 조작판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막대한 돈을 요구하며 프로그람암호를 넘겨주지 않았던 바로 그 조작판이 아닌가!

이번에는 김윤걸이 보란듯이 조작판을 누르며 말했다.

《쑤치오선생, 잘 보시오.》

대면부에 조선어로 된 암호입력창이 나타난다. 통과단어를 요구하는 입력칸의 유표가 쑤치오를 향해 눈을 끔벅거리듯 깜박인다. 김윤걸지배인이 암호를 입력하자 별기호로 된 암호들이 찍힌다.

이어 시동상태에 들어가는 생산공정… 당액통가열기들이 동작하는 동시에 주형콘베아가 돌아가고 동시에 랭각체계가 동작한다. 2초간격으로 알포장기쪽의 콘베아들과 봉지포장기쪽의 수직콘베아, 제품콘베아들이 자동적으로 동작한다.

김윤걸이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말했다.

《쑤치오선생, 당신이 암호를 넘겨주지 않은 이 조작판의 프로그람을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의뢰했더니 그들은 그걸 다 버리고 새로 개발한 프로그람을 넣어주더군요.》

통역이 열심히 말해준다. 쑤치오는 입이 얼어붙은듯… 벌거우리하던 얼굴이 창백해진다. 계속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다. 무엇인가 잘 믿어지지 않아하는, 걸음걸음 확인하고싶어하는듯 한 표정… 과연 공장이 그새 이렇게 달라질수 있는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불과 몇달사이에, 그동안 조종프로그람암호를 다 풀고 그보다 더 간편하게, 더 훌륭하게 만들어놓다니?!…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표정을 살피던 김윤걸이 림성하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기사장동무, 이 프로그람암호를 푼 그 소장동무의 이름이 뭐더라?》

림성하는 손전화기를 꺼내들고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다. 쑤치오가 왜 그러는가 해서 두사람을 번갈아쳐다보는데 김윤걸이 또 말했다.

《이렇게 우리 공장은 생산공정전반에 대한 자동조종을 실현하고있습니다. 선생이 보시는것처럼 모든 공정을 다 현대화했습니다.》

잠시후 한 젊은이가 달려왔다.

《기사장동지, 절 찾았습니까?》

림성하는 그를 쑤치오에게 소개했다.

《쑤치오선생, 조종암호를 해득하고 그것을 우리의 프로그람으로 바꾼 평양콤퓨터기술대학 정보기술연구소 김강수소장입니다.》

《연구소소장?》 쑤치오는 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연구소소장이 이렇게 젊은 사람이라니?…》

림성하가 젊은이에게 물었다.

《소장동무, 지금 몇살이요?》

《예, 23살입니다.》

통역이 그들의 말을 전달하자 쑤치오는 감탄하여 머리를 끄덕이더니 나직이 속삭이듯 이렇게 물었다.

《소장선생, 그 프로그람암호를 푸는데 몇달이나 걸렸는지 좀 솔직히 말해주겠습니까?》

《몇달이라니요?》 젊은이가 오히려 놀라와했다. 《우린 그걸 3일만에 다 풀었는데…》

《예?!…》

쑤치오는 두눈을 연신 껌벅거렸다.

《그게 사실입니까?》

젊은이는 대답대신 허허… 웃고말았다. 너그러운 웃음, 딴세상사람인 그를 리해한다는 관대한 웃음이였다.

《그렇다면 한가지만 더…》

쑤치오가 그에게 더 바싹 다가갔다. 목소리를 낮추어 마치 남들이 들으면 안될것처럼 속삭이듯 물었다.

《소장선생, 그 프로그람암호를 풀어준데 대한 보수는 얼마나 받았습니까? 비밀이 아니라면…》

《돈을 말입니까?》

젊은이가 이번엔 더 크게 웃었다. 《우린 경애하는 장군님의 뜻을 받들어 곡산공장을 도와주러 온 연구사들입니다. 우린 돈으로 보수를 받지 않습니다.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그토록 마음쓰시는 우리의 아버지장군님께서 기뻐하시면 우리에겐 그보다 더 큰 표창이 없습니다.》

《오, 오!-》

쑤치오는 다시금 감탄을 련발했다.

《우리도 김정일국방위원장님에 대하여 잘 알고있습니다. 정말 그분의 뜻을 받드는 인재들이 다릅니다.》

현대화된 생산공정에서 자동흐름선을 타고 나오는 당과류제품들을 바라보던 쑤치오가 김윤걸에게로 몸을 돌렸다.

《지배인선생, 사실 우리 회사에서는 이번에 당신들이 관심하고있는 효소설비에 대한 면담을 준비하고있는데… 난 전적으로 당신들의 요구를 접수할 생각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돕고싶습니다.》

《쑤치오선생, 고맙습니다. 하지만 인젠 늦었습니다.》

《늦었다구요?》

김윤걸이 림성하를 마주보며 웃었다.

《기사장동무, 쑤치오선생에게 우리 효소공정도 마저 보여주어야겠구만.》

《예, 그래야 할것 같습니다.》

림성하는 어리둥절해있는 쑤치오를 이끌며 밖으로 향했다. 이어 당과류직장 맞은편 건물에 이른 림성하는 그를 효소직장으로 안내했다.

《쑤치오선생, 여기가 바로 효소배양공정입니다. 자, 이쪽으로…》

1차탈의실에서 림성하의 요구대로 외출복을 벗고 반지를 비롯한 소지품을 내놓은 쑤치오는 다음절차인 세면장으로 들어섰다. 얼굴과 손세척을 하기 위해서였다. 다음 2차탈의실에서 멸균된 생산현장용 정화복을 갈아입은 그는 손소독실에서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다음 림성하의 뒤를 따라 공기샤와실에 들어섰다. 생산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최종적으로 정화복모자와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버리는 곳이였다. 까다롭고 엄격한 위생정화절차를 걸쳐 드디여 출입문에 설치된 공기차단기와 살충기구를 통과하고 생산현장에 들어선 쑤치오는 반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온통 흰빛인 효소배양실… 천정에 매달려있는 형광등도, 벽체의 하얀 타일은 물론 거울처럼 알른거리는 바닥도 희고 정갈하다. 페부에 스며드는 맑은 공기, 배양실에 설치된 내부공기청정체계에서 엄격히 멸균된 공기를 내뿜고있는것이다.

쑤치오가 눈앞에 번쩍이는 거대한 탕크를 바라보며 물었다.

《기사장선생, 이건 본배양기가 아닙니까? 이렇게 능력이 큰데 효소가 모두 안전합니까?》

림성하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안전합니다. 우리가 생산한 효소활성은 3만입니다. 지금도 이 배양기에서 다섯톤의 효소가 배양되고있습니다.》

《아!-》

쑤치오는 최첨단설비들로 꽉 들어찬 효소배양실을 돌아보며 감탄하듯 머리를 끄덕이였다.

림성하가 계속했다.

《보다싶이 이 효소공정은 식품안전관리체계가 철저히 수립되여 있습니다. 매 공정별로 정화공조기를 충분히 설치하여 정화공기공급체계를 완전히 독립으로 세워 4대오염매체에 대한 관리 즉 공기, 물, 사람, 생산기술공정상 있을수 있는 오염을 막고 그 조종을 엄격히 진행하고있습니다.》

쑤치오는 머리를 끄덕이며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였다. 무균화가 실현된 이 현대적인 효소공정… 식료품생산에서 사람에게 해를 주는 위험인자로서는 생물학적위험인자, 화학적위험인자, 물리적위험인자가 있다. 다시말하여 병원성미생물, 비루스, 기생충 그리고 천연화학물질,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화학물질, 우연히 첨가되는 화학물질 등이 포함되며 위험성을 가지는 물질에 의한 질식, 외상 등 기타 보건상문제를 일으킬수 있는 위험인자를 말한다. 그런데 이 공장에서는 효소공정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기술적요구조건이 완전히 보장되여있다.

쑤치오는 밝은 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공원을 바라보았다. 키높이 자란 아름드리 은행나무며 수삼나무들, 그속에 잎새를 펼치고있는 감나무며 수많은 떨기나무들… 울창한 수림속에 들어앉은듯 한 기분이였다. 대체로 효소공정은 위생보호지대로 되여야 하는데 다른 건물과 몇백메터이상 떨어진 위치에 배치하는것이 합리적이다. 될수록 건물이나 오솔길에서 떨어져있으며 록색이 조성된 지역이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도 공장의 효소건물은 손색이 없다.

그가 무엇인가 물으려는데 김윤걸지배인이 유리간막이로 막은 실험실쪽에 대고 소리쳤다.

《해연기사, 지금 배양상태가 어떻소?》

눈같이 하얀 정화복으로 온몸을 감싼 처녀가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지배인동지.》

눈처럼 하얀 송해연이 자그마한 유리병을 들고 그들에게로 달려왔다. 처녀는 쑤치오와 함께 그옆에 서있는 김윤걸에게 눈인사를 한 다음 림성하에게 유리병을 내밀었다.

《기사장동지, 방금 채취한 시료입니다.》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림성하가 물었다.

《페하가 얼마요?》

《6. 4입니다.》

머리를 끄덕이며 유리병을 다시 돌려준 림성하는 낮은 소리로 송해연에게 지시했다.

《이제부터 41도에서 온도를 떨구면 안되겠소. 초기페하가 낮아지면 암모니아수를 넣어 6. 5로 조절한 다음 그것을 유지해야 하오. 그리고 10시간 이후부터는 공기주입량을 시간당 300립방을 보장하시오. 발효시간은 약 100시간이요.》

《알겠어요, 기사장동지.》

실험실쪽으로 멀어져가는 처녀를 바라보던 쑤치오가 생각에 잠긴듯 두눈을 쪼프렸다.

《놀랍습니다. 난 이 공장에서 이렇게 빨리 최첨단기술을 소유할줄을 몰랐습니다. 인젠 도리여 우리가 여기서 효소배양기술을 배워가야 하겠습니다.》

김윤걸이 배포유하게 말했다.

《쑤치오선생이 기술봉사를 요구하면 우린 기꺼이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소? 기사장동무.》

림성하는 소리없이 웃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세계적인 최첨단기술인 효소배양연구, 우리는 이미 효소배양에서 최첨단을 돌파했다.

쑤치오가 감동어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사실을 말하면 우린 매일, 매 시각 기업과 기업간의 치렬한 생존경쟁속에 살아가고있습니다. 노우하우기술을 누가 독점하는가에 따라서 말입니다. 헌데 여기선… 정말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지배인선생, 나도 이제야 이 공장이 다른 나라가 아닌 귀국의 〈압록강회사〉와 어떻게 계약을 했는지 알만 합니다. 그걸 알게 되니 다행스럽기도 하구요.》

《그건 무슨 말입니까, 쑤치오선생?》

《다행입니다. 이렇게 큰 공장현대화에 우리와 경쟁하는 회사에서 선손을 쓸가봐 속이 조마조마했었는데…》

모두가 소리내여 웃었다.

쑤치오도 같이 웃으며 말했다.

《난 모든것을 돈으로 계산하는데 습관된 사람입니다. 헌데 오늘 이 공장에 와보고 새삼스럽게 깨달은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현세인간들가운데서 진짜억만장자란 어떤 사람이겠는가 하는 그것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끊고 실눈을 짓더니 조용히 감동적으로 속삭이였다.

《진짜억만장자란…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있는가가 아니라 돈으로 계산할수 없는 인재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있는가 하는 거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이야말로 진짜억만장자들이라고 말하고싶습니다. 김정일국방위원장님의 령도를 받는 당신들, 조선사람들의 미래가 환히 내다보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말을 해주어서.》 림성하가 말했다.

《저도 당신들에게 감사를 드리고싶습니다.》 쑤치오가 진정을 담아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린 이빠진 공정들을 가지고 엄청난 돈을 불렀는데 당신들이 그보다 더 훌륭하게 해놓은것을 보고 아까는 진짜로 겁을 먹었습니다. 이번엔 당신들이 이 쑤치오한테 네가 우정 빠뜨려놓은 공정대신 돈을 물라, 몇배로 물어야 한다! 할가봐 말입니다.》

지배인이 호방한 사나이답게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쑤치오선생, 여기서 그렇게 호통을 칠수 있는게 누구라고 봅니까?》

《그야 물론 지배인선생과 이 기사장선생이지요.》

《그렇습니까?…》

김윤걸은 다시 틀지게 웃었다.

《정말 내가 그렇게 요구했더라면 선생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자살해야지요. 그밖엔 다른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다시 터진 사나이들의 웃음소리… 그들은 다정한 이웃들마냥 어깨나란히 정문밖으로 향했다.

쑤치오는 차에 오르면서 그들의 손을 꽉 잡았다.

《지배인선생 그리고 기사장선생, 고맙습니다. 이 곡산공장을 잊지 않겠습니다.》

《잘 가시오! 쑤치오선생.》

손을 저어주었다. 쑤치오도 창유리를 내리고 손을 흔들고있었다. 이윽고 쑤치오가 탄 차는 정문을 지나 사라졌다.

그때였다. 정주선당비서가 그들을 소리쳐불렀다.

김윤걸은 물론 림성하도 긴장해졌다. 무엇인가 급한 문제가 제기된것이 틀림없다고 본것이다.

《아니, 왜 그럽니까?》

정주선이 다가오더니 흥분된 눈길로 지배인과 기사장을 바라보았다.

《지배인동무, 기사장동무! 경사입니다. 대경사!》

그의 얼굴은 환했다. 《오늘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우리 공장의 현대화정형을 료해하시구 또 중요한 가르치심을 주셨습니다.》

《예, 장군님께서요?》

《그렇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최전선을 시찰하시는 길에서 우리 공장의 현대화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시면서 그새 평양곡산공장이 앞공정까지 현대화하는 큰일을 해냈다고 높이 치하하시고 인제는 옥당직장까지 현대화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아니, 옥당직장까지 말입니까?》

《그러시면서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옥당까지 현대화하면 평양시안의 식료공장들에서 사탕가루를 전혀 수입하지 않고 옥당으로 대신한다고, 꿀과 거의 같은 성분을 가진 옥당을 현대화하여 대량생산하면 우리 인민생활에 크게 이바지할것이라고, 바로 이것이 어버이수령님께서 념원하신 우리 식 식료공업이라고 말씀하시였습니다!》

림성하는 자기의 손을 잡고있는 지배인과 당비서를 마주바라보았다. 두볼로 흐르는 뜨거운 눈물…

사실 평양곡산공장의 옥당직장은 그만하면 괜찮은 설비들이다. 그래서 그것만은 현대화계획에 반영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것만은 현대화된 설비들과 비슷이 어울릴수 있다고 생각했던것이다. 그런데 어버이장군님께서는 그것까지 최첨단으로 현대화하라고 과업을 주신것이다. 우리 평양곡산공장을 하나부터 열, 백에 이르기까지 최첨단설비들을 그쯘히 갖춘 세계적인 공장으로 만드시려고 모든것을 다 풀어주시는것이다.

림성하가 울먹이였다.

《지배인동지, 이번에도 저희들의 생각이 너무 짧았군요. 우린 이만하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소.》

김윤걸지배인이 갈린 음성으로 말했다. 《나도 생각이 깊어지오. 이 평양곡산공장 지배인을 대의원으로 내세워주신 그날에도 장군님께서는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목표를 높이 내세우고 통이 크게 현대화를 내밀어야 한다고 하시였는데 나는…》

림성하는 뜨거운 눈길로 김윤걸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앞에는 위대한 장군님과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도, 시, 군인민회의 대의원선거에 참가하시여 대의원후보자인 김윤걸지배인에게 투표하시였던 그날의 일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날 《로동신문》에는 이런 내용의 보도가 실리였었다.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신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7월 24일 평양시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위한 제264호구 제150호분구선거장에 나가시여 도, 시, 군인민회의 대의원선거에 참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동지와 함께 당과 국가의 책임일군들이 동행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평양시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위한 제264호구 제150호분구 선거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선거표를 받으시고 평양시인민회의 대의원후보자인 평양곡산공장 지배인과 룡성구역인민회의 대의원후보자인 룡성메추리공장 지배인에게 투표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의원후보자들을 만나시여 그들이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서 인민의 대표, 인민의 충복으로서의 사명과 본분을 다해나가라고 고무격려해주시였다.…

어찌 그날의 영광이 지배인 한사람에게만 돌려주신 사랑이겠는가. 그것은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전초선에 서있는 평양곡산공장 일군들과 전체종업원들에게 돌려주신 사랑과 믿음인것이다.

김윤걸지배인이 목메여 말했다.

《그 누구보다 장군님의 사랑과 믿음을 더 많이 받으며 성장해온 우리들인데 그이의 높은 리상을 따르지 못하고있으니… 정말 우리 장군님의 그 리상에 따르자면 우린 아직 멀었소. 우리의 꿈이 아직 너무 작단 말이요! 비서동무, 그렇지 않습니까?》

《옳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정주선당비서의 목소리도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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