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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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간부회의에 참가하려고 맨먼저 사령부에 나타난 사람은 최남진이였다.
《어 날씨두, 소대가리도 얼어터진다는 원동의 추위라더니 정말 어찌나 독을 쓰는지…》
《여보 남진동무, 도대체 어떻게 된 감투끈이요?》
김일성동지옆에서 회의준비를 하고있던 안길이 짐짓 엄하게 물었다.
《동무넨 결혼한지 며칠 됐다구 혜옥동무가 리혼을 하겠다면서 그렇게도 소동이요?》
《예에? 리혼이라니요?》
생벼락을 맞은 최남진은 깜짝 놀라 얼핏 김일성동지한테로 눈길을 돌리며 당황스레 변명을 했다.
《전 지금 야외훈련장에서 돌아오는 길인데…》
《그럼 뜬소문이라는거요?》
안길은 아닌보살하며 따지고들었다. 롱담을 즐기는 그는 가끔 이렇게 능청을 부리며 남들을 골려주는 장난질도 곧잘하였다.
《녀대원들이 남진동무네 불미스런 가정내막을 사령부에 정식 제기해왔소. 그때문에 사령관동지께서도 몹시 머리아파하신단 말이요.》
《아참, 일이 이렇게 번져질줄은…》
급해맞은 최남진은 안길에게 빌붙는 어조로 말했다.
《제가 다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솔직하게 사실대로 죄다 빠개놓소.》
《엥이, 김혜옥이 그런 맹꽁일줄이야…》
최남진은 생이를 앓는 사람처럼 오만상을 찌프렸다.
《별일도 아닙니다. 며칠전 제가 중대동무들에게 크림 몇통을 사다준 일이 있습니다. 몇몇 대원들의 손등이 터갈라졌길래 그렇게 했는데… 아, 혜옥이가 어데서 무슨 소릴 들었는지 낯이 새파래서 따지고드는게 아니겠습니까. 크림을 여러통이나 샀다는데 다 누구한테 가져다주었냐, 군의소의 로씨야간호원 니나한테 갖다준걸 모를줄 아느냐 하면서 생억지를 부리는데… 엥이, 이거야 망신스러워서…》
《안되겠군. 반성의 빛갈은 조금도 보이지 않구 도리여 망신스럽다?》
안길은 빠질 틈을 주지 않고 다그어댔다.
《동무가 니나란 간호원하고 눈이 맞아돌아간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비밀로 되여있소.》
《당치도 않은 말입니다.》
최남진이도 몰리다못해 골을 내기 시작했다.
《난 중대의 앓는 사람들때문에 군의소로 약 얻으러 몇번 간적이 있어도 이건 참…》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소? 더구나 동문 요사이 집을 나와서는 들어도 가지 않는다지?》
《내가 일부러 안들어갑니까? 그 맹꽁이가 문을 꽁꽁 걸어놓구 들여놓지 않길래 별수 없이 병실에서 지내는거지요.》
김일성동지께서는 속으로 터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고계시였다.
그이께서도 최남진의 가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있는지 모르지 않으시였다.
을해 스물여섯살밖에 안되는 최남진은 강신태와 함께 우리 혁명군의 제일 젊은 간부였다. 또 최현이와 늘 첫자리를 다투는 승벽심이 이만저만 아닌 지휘관이기도 했다. 손탁이 세고 내밀성이 강한 그는 자기네 구분대가 최현네 구분대보다 뒤떨어지면 잠을 못잤으며 높은 요구성으로 대원들을 다몰아대군 했다. 누구든 하루의 훈련과제를 미달하면 밤을 패서라도 수행하지 않고서는 그한테 배겨내지 못했다. 대원들이 코피를 쏟거나 퍽퍽 쓰러지는 일들도 드문히 생기군 했지만 최남진의 요구성에 탕개가 늦춰지는 법이란 없었다.
이 사실을 두고 김일성동지께서는 엄하게 최남진을 타일러주시였다.
《대원들을 쇠소리나게 키우자는 동무의 의도는 나무랄데없소. 그러나 방법은 글렀소. 지내 우직하단 말이요. 지휘관은 사랑으로 대원들을 키워야 하오. 친동생을 돌봐주는 맏형처럼 되는것이 혁명군대 지휘관의 참다운 품성이며 또 그런 지휘관만이 대원들을 쇠소리나게 벼려낼수 있단 말이요.》
《사령관동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즉시 고치겠습니다.》
최남진은 빈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였다. 그날부터 그는 구분대의 맏형으로 돌변하였다. 앓는 대원들을 찾아내여 약도 먹여주고 힘들어하는 대원들의 발싸개도 남모르게 빨아주고… 손등이 튼 대원들에게 크림통을 사다준것도 다 김일성동지의 지적을 받고 맏형구실을 하느라 한 일이였다. 그런데 갓 결혼한 안해에게는 지내 덜퉁하게 굴다나니 터무니없는 오해까지 사게 되고 이렇게 안길의 놀림감이 된것이다.
《엥이, 이럴줄 모르고 장가란걸 들었더니만…》
최남진은 주먹으로 허공을 내리쳤다.
《안길동지, 어쩌겠습니까. 이젠 다 깨진 사발인데…》
《그러니 리혼에 동의한다는거요?》
《아니, 그렇게야 어떻게…》
《안되겠군. 사령관동지, 이 동무의 문제를 크게 제기해야 할것 같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끝내 큰 웃음을 터치시였다.
《거 안길동무의 롱담도 무던하구만. 저것 보오. 남진동무가 얼마나 급했으면 이마에 땀까지 내돋았겠소?》
《그럼 이제까지 한 말은 다 롱담이였습니까?》
아연실색하는 최남진의 거동을 보고 폭소가 터졌다.
웃음이 가라앉자 김일성동지께서는 최남진에게 말씀하시였다.
《오늘 안길동무가 되게 롱담을 하긴 했어도 가정일을 두고 최남진동무도 반성해볼 필요가 있을것 같소. 구분대장의 직분만 생각하고 가정일을 아예 뒤전으로 밀어놨으니 갓 결혼한 혜옥동무가 노여워할만도 하지. 아무렴 혜옥동무가 진짜로 생억지를 부렸겠소. 그런데 젊은 안해의 마음을 풀어줄 대신 배짱놀음을 하면서 병실에서 지낸다고 하니 웃음거리로밖에 뭐가 되겠소?》
《제가 잘못했습니다. 즉시 고치겠습니다.》
그제야 최남진이도 벙글벙글 웃었다.
방안으로 여러 지휘성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최석천, 강신태, 최현, 최춘국, 박덕산…
오늘회의에 참가하게 될 지휘성원들이였다. 회의시간이 다된것이다.
자리가 정돈되자 김일성동지께서 책상앞에 최석천, 안길과 함께 앉으시고 책상에 T형으로 붙여놓은 커다란 평상앞에는 여러 지휘성원들이 정중하게 마주앉았다.
회의가 시작되자 먼저 김일성동지께서 말씀을 떼시였다.
《동무들도 다 아는바와 같이 우리는 1940년 8월 소할바령회의에서 조선혁명의 중추적력량인 조선인민혁명군의 력량을 보존축적하면서 그들을 유능한 정치군사간부로 육성할데 대한 전략적과업을 제시하였습니다. 이것은 급변하는 혁명정세에 대처하여 조국해방의 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전략적과업이였습니다. 그리고 이 과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대부대작전을 소부대작전으로 이행할데 대한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그때부터 우리의 소부대, 소조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였으며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바로 그 성과와 경험을 총화짓고 우리 혁명을 새로운 도약대우에 올려놓고 힘있게 밀고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토의하자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동무들이 토론도 하고 품고있는 의견들도 기탄없이 제기하십시오.》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최현이 일어났다.
《제가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최현이 회의때 선코를 떼보기는 처음이였다. 아마 이 회의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던 모양이다.
《난 국내의 온성이나 간도의 왕청, 도문, 연길쪽에서 소부대활동을 해왔는데 해마다 리력도 트이고 점점 재미도 났습니다. 뭐가 재미나는가? 아슬아슬하게 적진속으로 들어가 요진통을 꺼내오는 정찰공작도 재미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꾸려놓은 조직들이 커가는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강변에 세워놓은 아이같이 미타하던게 이듬해 가서는 제법 어른꼴이 나고 요전번에 볼 때는 틀이 다 잡혔더란 말입니다. 또 그 소부대들이 자꾸 새끼를 쳐나가는것도 재미있는 일이구… 놈들이 꿈틀하면 군사적공세로 콱 눌러놓는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수 있습니다.
한번은 악질주구 세놈을 묶어다놓구 네놈들이 또 못된짓을 하는 날엔 더 살려두지 않겠다고 오금을 박아 살려줬더니 온성조직성원들이 삐라공작을 하는걸 뻔히 보면서도 못본척 하더란 말입니다. 또 한가지 실례를 들겠는데 작년 2월 왜놈아이들이 저 남방의 싱가포르인가를 점령하고는 이르는 곳마다에서 <경축대회>란걸 벌려놨습니다. 그래서 우린 지하조직과 짜구선 각종 삐라를 거리와 장마당에 뿌리거나 붙이기도 하구 우편국도장까지 만들어 찍은 편지와 전보를 왜놈아이들과 악질주구들 집에 보냈습니다. 그 내용인즉 <경축대회>장안에 폭탄이 설치됐으니 가지 말라, 연회장의 술에 독이 있으니 마시지 말라, <경축대회>장에서 박수를 치는 놈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겠다.… 이러루한것들이였습니다. 이와 함께 여기저기서 악질경찰이나 헌병들을 몇놈 처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놈들은 벌벌 떨며 숨도 크게 못쉬게 되고 온갖 구실을 붙여 <경축대회>장에 가지 않았으니 그 놀음이 잘될리가 만무했지요. 반대로 조직성원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 하고… 이게 바로 소부대활동의 재미란겝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좀더 용을 쓰면 국내나 만주일대에 소부대와 지하조직을 굉장히 불굴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현은 안길이처럼 구수하게 이야기를 펼칠줄은 몰랐으나 생동한 사실을 가지고 실감있게 말해서 회의참가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강신태(강건)가 싱긋 웃으며 일어섰다. 당년 스물다섯살의 이 젊은 지휘관은 2로군의 경위대 정치위원을 하다가 원동으로 들어와서는 국제련합군 2지대 정치위원의 직무를 맡고있었다. 그는 재능있는 군사지휘관으로서 전도가 촉망될뿐아니라 침착하고 고지식하면서도 다정다감하고 인정미가 풍부하여 모두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있었다.
《저도 해마다 길동지역으로 나가 반년정도씩 소부대활동을 해왔습니다. 소부대활동은 확실히 멋있었습니다. 적들이 아무리 삼엄한 경계망을 편다 해도 얼마든지 빠져나갈수 있고 식량이나 탄약고생이라는것도 몰랐습니다. 저희들은 대중정치공작이나 정찰활동을 벌리면서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벼락같이 적의 군사대상물들을 들이치군 하였는데 매번 성공이였습니다.
한번은 우리 소부대가 적장교들을 태운 군수렬차를 기습전복하고 순식간에 수백명이나 소멸했는데 그날 저는 눈물을 금할수 없었습니다. 2로군시절 우리는 줄곧 열하쪽으로 서정을 하군 했는데 한번도 변변히 싸워보지 못하고 막대한 손실만 입군 했습니다. 지금도 그 평지유격전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칩니다. 그때 우린 일망무제한 대평원에서 적과 맞다들면 숨을데가 없어 수수밭으로 들어가군 했습니다. 놈들이 기관총을 휘두르면 수수대가 낫으로 베낸것처럼 쓰러지면서 아군을 로출시켜놓습니다. 그래서 밀밭이나 해바라기밭, 나중엔 콩밭으로 들어갔으나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다 녹아나고말지요. 겨우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돌아와서 새 부대를 만들어놓으면 또 서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저 대부대, 대전투, 대포위… 그래서는 또 실패하고… 37년부터 옹근 3년이나 꼭같은 일을 되풀이하고나니 사실상 2로군은 아주 거덜이 나고말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안되는 소부대를 가지고도 련전련승을 하니 그저 꿈을 꾸는것만 같았습니다. 서정의 길에서 지치고 굶주리다가 적탄에 허무하게 희생된 전우들 생각으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들이 다 살아서 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대로 소부대활동을 할수 있었다면 얼마나 기뻐하겠습니까. 그들을 생각하면…》
강신태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주먹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고있었다.
다른 지휘성원들에게도 그 마음이 그대로 옮겨져 격동되였던지 회의분위기는 자못 비장해졌다.
《강신태동무, 어서 계속하오.》
안길이 조용히 귀뜀해주었다.
강신태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그저 사령관동지께서 내놓으신 소부대활동방침이야말로 백번 정당하며 그것이 조국해방의 유일한 길이라는걸 소리높이 웨치고싶습니다.》
《옳소!》
모두들 우렁찬 박수로 강신태의 말에 공감을 표시했다.
토론은 계속되였다. 최춘국이도 토론을 했고 박덕산이와 최남진이도 토론에 열성껏 참가하였다. 누구나 다 소부대활동의 정당성과 생활력에 대하여 자기나름의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하였다. 한동안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계시던 김일성동지께서 말씀을 꺼내시였다.
《동무들이 소부대활동에 대한 자랑찬 성과들을 이야기하는건 물론 리해됩니다. 그러나 이룩한 성과도 크지만 소부대, 소조활동에는 아직도 해결을 기다리는 문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것들이 옳게 분석되여야 우리의 소부대, 소조활동을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끌어올릴수 있습니다. 여기에 김책동무가 보내온 전문이 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전문을 지휘성원들에게 읽어주시였다. 그리고 긴장과 의혹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있는 지휘성원들을 다시 둘러보시였다.
《전문에 밝혀져있는바와 같이 지금 김책동무가 가있는 북만에서의 소부대활동은 곤경에 처해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국내와 동남만 그리고 길동지역에서도 나타나고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입니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생겨났으며 출로는 무엇이겠는가. 이에 대하여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김책동무가 애먹는 원인은 간단하다고 봅니다.》
김일성동지의 곁에 입을 꾹 다물고있던 최석천(최용건)이 무게있게 말을 뗐다.
《북만사정이야 뻔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있던 길동지역이나 김책동무네의 활동지역에는 소부대활동을 활발히 벌릴만 한 조건이 충분히 마련되여있지 못합니다. 오랜 투쟁속에서 단련된 구대원들도 얼마 없구 특히는 소부대활동을 독자적으로 이끌만 한 지휘성원들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런 조건은 소부대활동이 서툴게 진행되고 실패와 희생을 낳기마련입니다. 게다가 허형식이나 박길송이같은 큰 기둥들이 련이어 넘어졌으니 김책동무의 고생도 이만저만 아닐것입니다.》
지난날 2로군의 참모장이였으며 지금은 국제련합군의 당서기와 부참모장 그리고 4지대의 대리지대장의 중책까지 겸하고있는 최석천은 김책이와 함께 혁명경력으로 보나 능력과 나이로 보나 우리 지휘성원들중에서 제일 년장자이고 로장이라 할수 있었다. 김책이 김일성동지보다 아흡살 우이라면 최석천은 그보다 더 웃나이였다.
때문에 그의 말 한마디한마디가 매우 무게있었다. 북만의 소부대들이 수세에 빠지게 된 원인을 분석하는것도 정확했다. 대부분 신대원들로 구성된 소부대들과 그들을 능숙히 이끌수 있는 지휘성원의 부족, 바로 이것이 북만소부대들의 제일 큰 고충일것이다.
최석천은 다시 말했다.
《나는 적들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소부대들을 데리고나가서 이 겨울동안 군정훈련에 모를 박자는 그곳 동무들의 제의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한가지 출로로는 될수 있겠지요.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을수 있지 않겠습니까.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방법 말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인내성있게 지휘성원들의 생각의 곬을 튀워주려고 애쓰시였다.
《그 방법을 찾자면 아무래도 북만소부대들이 지금같은 처지에 빠진 원인을 좀더 파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내가 질문을 하나 제기하겠습니다. 어째서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유독 북만의 소부대들만이 적들의 집중적인 <토벌>을 당하고있는가. 이에 대하여 대답을 찾아봅시다.》
《그건 변절자들이 생기구 밀정이 대내에 박혀있기때문일것입니다.》
최남진이 불보듯 뻔한 일이 아니냐는듯 한 어조로 자신있게 말했다.
《어려운 때면 변절자가 생기구 밀정들이 더 극성을 부린다는거야 상식이 아닙니까?》
《저는 의견을 달리합니다.》
강신태가 다시 일어섰다.
《밀정이나 변절자들의 작간질이라면 벌써 김책동지나 소부대들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을것입니다. 저는 북만의 소부대들이 일련의 활동상약점들로 하여 활동지역을 로출시키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알기엔 북만의 소부대들은 대개 소흥안령산줄기를 중심으로 활동지역을 정해놓고있습니다. 소부대들은 활동원칙상 각기 독자적으로 움직이는데 처음에는 별일 없었습니다. 그러나 소부대들의 수가 늘어나고 저저마끔 산만하게 마구 전투행동들을 벌리다나니 자연히 그 지역이 놈들의 주목을 받고 집중적인 <토벌>대상으로 된것 같습니다.》
《그것도 북만의 소부대들이 적들의 공세에 주동적으로 맞서지 못하는 원인의 하나로 될수 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강신태의 견해에 얼마간 동감을 표시하시였다.
《그러나 주되는 원인은 다른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보건대 북만동무들은 소부대의 군사작전만 지내 중시하던 나머지 대중정치공작에 응당한 관심을 돌리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다 아는바와 같이 소부대활동이란 광범한 인민대중을 묶어세우기 위한 정치공작과 적정장악을 위한 정찰활동 그리고 소규모적인 군사작전을 말합니다.
여기서 기본은 대중정치공작입니다. 이것만 잘되면 다른 일들은 저절로 풀리기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소부대군사작전은 어디까지나 정치공작과 정찰활동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것으로 되여야 합니다.
물론 북만동무들이 이렇게 하지 못하고있는데는 고충도 있습니다. 준비된 지휘성원들과 구대원들도 부족하고 능숙한 정치공작경험을 가진 사람들도 얼마 없습니다. 게다가 북만일대의 대중적지반도 아직 튼튼히 마련되여있지 못합니다. 아마 그래서 그 동무들은 적극적인 소부대군사작전으로 대원들을 빨리 단련시키고 인민들에게 신심도 북돋아주자고 한것 같습니다. 리유가 어떠하든 그런 식으로는 소부대활동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출로는 무엇이겠는가?》
김일성동지께서는 이에 대하여 간단명료하면서도 충분한 리해를 가질수 있도록 설명해주시였다.
우선 조건이 어렵다고 소부대활동을 일시라도 중단해서는 안된다. 혁명이란 조건이 유리하면 하고 불리하면 그만두는 일이 아니다. 조건이 어려울수록 더욱 완강하게 밀고나가야 한다. 북만소부대들은 서뿔리 자기의 활동령역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소흥안령일대는 지금까지 북만혁명가들이 발붙이고 싸워온 기본터전이다. 거기는 산세도 험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볼 때 주민들의 혁명의식도 비교적 높을뿐아니라 주요타격대상인 적의 거점들도 집중적으로 배치되여있다. 그런만큼 북만혁명가들은 소흥안령일대를 타고앉아 소부대활동을 진공적으로 벌려야 한다. 이 일대에 집중된 적들을 따돌리는것은 간단하다. 몇개의 소부대를 멀찍이 내보내여 총소리를 크게 내면 적들은 흩어지기마련이다. 그때 정치공작소조는 인민들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제 할바를 실속있게 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일만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을 묶어세워 곳곳에다 조직을 꾸려놓기만 하면 크게 덕을 입을수 있다. 특히는 적정을 손금같이 꿰뚫수 있어 놈들의 《토벌》공세나 불의의 조우전 같은것도 미리 다 피할수 있는것이다.
《이렇게 될 때 소부대활동은 아까 최현동무가 말한것처럼 아주 재미있게 될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난 여름 김책동무에게 무전으로 이 문제를 강조하면서 유능한 정치공작원도 보내주었습니다.
다음으로 소부대활동을 잘하자면 정연한 지휘체계를 세워야 합니다. 그러자면 지역적거점들에 덩지가 큰 소부대들을 두고 그 지휘밑에 여러 정치공작소조와 정찰소조 그리고 소부대의 군사행동이 목적의식적으로 진행되여야 합니다. 그래야 산만성과 행동의 불일치 같은 편향을 없앨수 있습니다.
우리의 소부대활동을 새로운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자면 또한 목표점을 옳게 정해야 합니다. 그 목표점은 무엇인가? 나는 그 목표점을 조국해방을 위한 최후결전준비를 완성하는데 두자고 합니다.》
《최후결전을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깜짝 놀라 머리를 쳐드는 최남진에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우리가 이제껏 해온 일들도 실상은 다 최후결전의 준비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조선인민혁명군부대들과 혁명조직들의 모든 활동이 최후결전의 준비를 완성한다는 하나의 목적달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히야!》
여기저기서 놀라운 탄성의 련발과 술렁거림으로 장내가 소연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