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 회)

제 6 장

꿈과 리상

 

2

 

그는 가공직장의 넓은 계단을 밟으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황금태로인 송수만이 여러명의 기사들과 함께 뜯어놓은 초원심분리기를 들여다보고있었다.

림성하는 그에게 다가가며 인사를 하였다.

《아바이, 수고합니다.》

젊은 기사들에게 뭐라고 설명하던 로인이 허리를 폈다.

《오, 기사장인가? 어서 오게.》

《고맙습니다, 아바이. 효소배양연구도 힘든데 이렇게 가공설비까지 봐주시니…》

《원, 무슨 소릴… 헌데 이 늙은게 꽤 도움이 되겠는지?…》

《아바이야 강냉이가공에선 누구보다 경험이 많지 않습니까. 이전에 락후했던 류세식공정을 회리통으로 바꾼것도 아바이구요.》

《그거야 옛날 일이지.》

지난 시기의 류세식공정은 1층부터 5층까지 백여개의 크고작은 채들이 놓여있는 대형건물이였다. 그 백여개의 채로 농마와 단백을 갈래내였었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송수만을 비롯한 공장기술자들은 위대한 수령님의 뜻을 받들어 단 몇대의 현대적인 회리통분리기를 받아들여 수백개의 쇠그물채로 농마를 갈라내던 락후한 류세식공정을 없애고 비약적으로 생산을 높이였었다.

아바이가 두눈을 쪼프리며 말했다.

《우리때에는 이 가공직장 하나만 기술개조하는것두 옹근 3년이 걸렸더랬지. 헌데 지금은 몇달만에 지난날의 공장설비들을 다 뒤엎구 이렇게 현대적인 새 설비들을 갖추어놓았으니…》

아바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새삼스럽게 가공설비들을 둘러보던 림성하의 눈길이 어느 한 곳에서 멎었다. 지운섭이 농마유탕크앞에서 그에게 눈짓하고있었던것이다.

림성하가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또 무슨 일이요?》

《송해연동무가 앓아서…》

《해연동무가?》

《이걸 보오.》

지운섭이 그에게 종이장을 내밀었다. 현재 효소배양정형을 시간별로 기록한것인데 해연이의 글씨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틀린 수자들이 눈에 띄였다. 이럴수 있는가? 자기 맡은 일에서는 언제나 빈틈이 없던 송해연이?…

그는 종이를 접으며 지운섭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해연동무가 앓는다는건 무슨 소리요?》

《나도 모르겠소. 공장진료소에 보냈는데 글쎄, 이 무더운 날씨에 독감에 걸렸다니?…》

독감이라구?… 순간 무엇인가 짚이는데가 있었다. 며칠전 배양탕크의 랭각수밑에서 찬물을 들쓰던 해연이.

그날 현장에서 효소배양을 지휘하던 림성하는 지하에 있는 랭각수밑에서 물벼락을 맞고있는 송해연을 띄여보고 깜짝 놀라 달려갔었다.

《해연동무, 이게 무슨짓이요?》

송해연은 발판우에 있는 랭각수발브를 막으려고 뛰여오르는 그를 밀치며 소리쳤다.

《다치지 말아요!… 이렇게 씻겠어요! 깨끗이, 깨끗이 씻어버리겠단 말이예요!…》

울분에 찬 부르짖음이였다. 해연은 입을 악물고 얼굴을 뒤로 젖혔다. 차거운 랭각수가 처녀의 얼굴을 후려치며 홍수처럼 쏟아져내렸다. 단정하던 머리가 흐트러지고 다림발이 섰던 위생복이 물에 젖어 즐펀했다. 콸콸 소리치며 흘러내리는 차디찬 물줄기…

림성하는 폭포치는 랭각수밑에 뛰여들어 힘껏 처녀를 끌어내였다.

《정신있소? 어쩌자는거요?》

송해연이 화락하게 젖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제발 방해하지 마세요, 기사장동지! 내 스스로 오욕을 씻어버리겠어요. 기사장동지의 연구성과를 가로챈 그 죄를… 이 송해연이때문에 기사장동지에게 들씌워진 모욕을… 이렇게 씻어버리겠어요!》

그를 뿌리친 송해연은 흐느껴울며 다시 쏟아져내리는 랭각수밑으로 뛰여들었다.

《해연이!》

차거운 물줄기가 몸부림치는 처녀의 온몸을 적시고있었다. 온갖 험담과 비난의 티검불을 씻으며 흘러내리고있었다.

림성하는 버럭 소리질렀다.

《그만두시오!》

랭각수발브로 달려가던 그는 다음순간 그 자리에 굳어지고말았다. 발브를 막은 주광혁이 말없이 서있었던것이다.…

그때일을 생각하며 그는 작업복 앞섶을 헤쳐놓았다. 왜서인지 목이 탔다. 입술이 마르고 입안이 달아올랐다.

그는 창문아래 놓여있는 물바께쯔가 눈에 띄자 급히 다가가 한고뿌 단숨에 마셨다. 어쩐지 이상했다. 그의 두눈이 꼿꼿해졌다. 머리를 기웃거리며 고뿌를 제자리에 놓는데 가공직장 통계원처녀가 깜짝 놀라 달려왔다.

《어마나?! 기사장동지, 이 물을 마셨습니까?》

《응, 헌데 왜?》

통계원처녀가 발을 동동 굴렀다.

《이걸 어쩌니?!… 그건 음료수가 아니라 공업용수입니다!》

《뭐요?》

소동이 일어났다. 통계원처녀가 허둥거리며 소리쳤다.

《누구 약을 가지고있는게 없어요? 아니, 데라미찐이 있어야겠는데…》

그러나 물소동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누군가 좁은 쇠계단을 뛰여올라오며 소리쳤던것이다.

《기사장동지, 큰일 났습니다.》

설비과장이였다. 림성하는 입안이 말라드는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요?…》

설비과장이 숨이 턱에 닿아 헐떡거렸다.

《부분시운전을 한… 혼합응축기의 배출관이 터졌습니다.》

그는 눈앞이 아찔해지는것을 느꼈다. 금시 숨이 넘어가는듯 했다. 저도 모르게 설비과장의 팔을 꽉 부여잡으며 그는 소리쳤다.

《뭐? 배출관들이 어떻게 됐다구?》

설비과장이 아픔을 참느라고 이마살을 찌프렸다.

《아, 기사장동지. 이건 좀 놓구…》

림성하는 아직도 그의 팔을 붙잡고있었다.

《그래, 거기가 어디라구요?》

《저-기, 착유작업반…》

《갑시다, 빨리!》

림성하는 여전히 설비과장의 팔을 꽉 틀어쥔채 착유작업반쪽으로 정신없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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