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2 회)
제 5 장
더 높은 목표
11
아침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서고있는 공장정문으로 갑자기 몇대의 승용차들이 들이닥치였다. 공장경비원처녀가 꼿꼿한 자세로 경례를 표시하였다. 한동안 조각상처럼 굳어져있는 처녀…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이 모두 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한편 청사앞에는 공장지배인과 당비서, 기사장은 물론 시당일군들과 식료련합에서 내려온 지배인과 책임비서 등이 나와있었다. 그들은 차에서 내리는 당중앙위원회와 식료일용공업성의 책임일군들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간단한 인사말들을 나누기 바쁘게 그들은 현대화지휘부건물로 들어갔다. 당중앙위원회 부부장과 젊은 식료일용공업상이 맨앞에서 지배인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갔다. 그들은 지배인방으로 향하였다. 림성하는 맨 나중에야 석우진국장의 뒤를 따랐다.
석우진이 그를 돌아보며 귀속말로 말했다.
《은경이가 집중치료를 받는다던데 어떻게 됐나?》
《예, 료양소에 적십자종합병원 의사들이 내려갔는데 협의중이라고 합니다. 우리 당비서동지가 알려주더군요.》
《정주선당비서가?》
《그동안 당비서동지가 얼마나 애썼는지 모릅니다. 집사람이 가있는 료양소와 련계를 가지구 여기 적십자종합병원의 의료진을 동원시키면서…》
잠시 멎어섰던 석우진이 다시 걸음을 옮기였다.
《그랬구만!…》
그날 아흔이 지난 할머니에게서 안해의 소식을 들었을 때 림성하는 당장 료양소에로 떠날 차비를 했었다.
할머니도 그의 등을 떠밀었다.
《어서 가보게. 정국이 에미에겐 지금 자네가 제일 반가운 사람이야. 정에 주린 사람이지. 오죽 기다렸다구…》
하지만 료양소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었다. 다시 돌따서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안해에게 속삭이였다. 여보, 리해해주오!… 당신도 내가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을 다 줴버리고 당신에게 먼저 달려가는 그런 못난 남편이 되길 바라는건 아니겠지? 난 믿고있소, 당신 마음도 나와 같으리라고…
그는 걸음을 빨리했다. 보폭도 커졌다. 어느새 석우진을 앞서고있다는것도 느끼지 못했다.
모두 방에 들어가 자리잡고앉자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수첩을 펴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무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어제 또다시 평양곡산공장의 현대화정형에 대하여 료해하시면서 뒤공정인 당과류생산만이 아니라 앞공정인 강냉이가공공정과 보이라공정, 물엿공정과 효소공정까지 모두 현대화하여 공장의 전반적인 현대화를 실현할데 대한 새 과업을 주시였습니다.》
숙연한 정적… 방안의 사람들모두가 그의 얼굴에 눈길을 모으고있었다.
맨끝에 앉아있던 림성하는 숨이 찬듯 흐느끼고있었다. 서둘러 수첩을 펴들고 원주필을 달리는데 그 손이 사뭇 떨리고있었다. 글씨가 잘 안되였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하고 부부장이 계속했다. 《평양곡산공장에서 그새 많은 일을 하였다고 치하하시고 그러나 아직도 우리 일군들의 통이 크지 못하다고, 왜 앞공정까지 현대화할 대담한 결심을 내리지 못하는가고, 앞공정현대화에 자금이 많이 들겠지만 낡은것을 몽땅 들어내고 현대화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습니다. 그리고 효소에 의한 당생산은 식료공업에서 하나의 혁명이므로 평양곡산공장에 21세기 식료공업발전의 추세에 맞게 최첨단기술로 장비된 새 효소공업을 일떠세워야 한다고 하시면서 앞공정현대화를 위한 귀중한 자금까지 보내주시였습니다.》
순간 장내에 물결쳐간 감격의 파도… 림성하는 눈물을 머금고 속으로 위대한 장군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있었다. 외국의 현대적인 식료공장들을 부러워했던 그였다. 곡산공장의 오랜 설비를 두고 심장이 터지던 그였다. 헌데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꿈도 꾸지 못하던 그 엄청난 모든것을 단번에 다 풀어주시는것이다.
그는 안해에게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은경이, 알고있소? 지금 여기서는 감히 상상도 할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있소. 황금태의 새 력사가 시작되고있단 말이요. 지금까지 마감공정인 당과류공정 하나만 가지고도 힘겹게 모지름을 써왔는데 우리 장군님께서는 그앞에 있는 강냉이가공공정, 물엿공정, 새로운 효소공정까지 통채로 현대화할데 대한 과업을 주시였소. 막대한 자금까지 보내주시면서 말이요. 당신도 그 공정들이 하나의 큰 식료공장과 맞먹는것이라는것을 알고있지? 정말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 아니요. 그저 꿈에서나 그려보던…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자리에 앉자 이번엔 젊은 식료일용공업상이 자리에서 일어나 흥분하여 말하였다. 장군님의 뜻을 받들어 낡은것들을 통채로 들어내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자고, 곡산공장은 물론 련관단위의 모든 일군들이 신심과 용기를 가지고 떨쳐나서자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수첩을 펴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평양곡산공장의 방대한 앞공정현대화를 위해 동원될 여러 기관, 기업소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림성하는 그가 불러주는 여러 단위들의 명칭들도 열심히 받아쓰기 시작했다.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평양기계대학, 평양콤퓨터기술대학…
가슴이 뻐근했다. 림성하는 자기가 언제부터 석우진의 손을 맞잡고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다. 엄청난 돈으로만 계산되던 앞공정현대화의 꿈이 선군의 신념으로 결행되였다. 바로 이것이 선군조선의 계산법이다. 우리의 모든 대건설공식에는 신념과 의지라는 공통분모만 있는것이다.
모임이 끝났을 때였다.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밖으로 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기사장동무, 자신있소?》
림성하가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하는데 옆에 서있던 식료일용공업상이 그를 대신했다.
《아주 실력이 높은 동무이니 꼭 해낼겁니다.》
림성하는 그를 고마와하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박식하다고 소문난 젊은 식료일용공업상, 공장에 내려올 때마다 그의 깊은 식료공업지식에 늘 감탄하군 하던 그였다.
부부장이 림성하를 눈여겨보며 말했다.
《평양곡산공장은 온 나라가 다 아는 공장이 아니요, 우리 나라 식료공장의 모체이구… 앞공정현대화도 방대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첫 효소공업을 실현하는것도 쉽지 않을거요.》
림성하는 한껏 숨을 들이쉬였다. 그렇다, 방대한 과업이다. 쉽지 않을것이다. 실험실단계와 중간공장확대응용을 거친 효소배양과 효소물엿을 오늘은 현대적인 최첨단설비로 갖추어진 공업적단계에서 확대응용해야 하는것이다. 효소에 의한 맑은 물엿, 새로운 황금태의 력사가 시작되는것이다.
이번에도 식료일용공업상이 그를 대신하여 말했다.
《부부장동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위대한 장군님께서 우리 곡산공장 일군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셨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이들은 꼭 해낼겁니다.》
부부장이 림성하의 한쪽어깨를 툭 쳐주었다.
《잘 해보자구! 기사장동무, 우리 더 힘껏 용기를 가다듬고 앞공정의 현대화를 냅다 밀기요.》
《예.》
당중앙위원회 부부장과 식료일용공업상이 밖으로 나가자 앞쪽에 서있던 석우진이 림성하를 바라보며 웃었다.
《좀 인상을 펴라구. 남들이 보면 기사장이 어린애들처럼 울고있다구 하겠구만.》
《…》
그는 말없이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울고있는거야 사실이 아닌가, 그렇게 말하는 석국장자신도 속으로는 울고있지 않는가.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그토록 마음쓰시는 우리 장군님의 높으신 덕망에 목메여 울고있는거야 사실이 아닌가?!…
그들은 서둘러 청사밖으로 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