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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불멸의 력사》 2 장편소설
천 세 봉
( 제 25 회 )
제 13 장
학원의 비바람
1
겨울도 가고 봄도 가고 여름이 돌아왔다. 1928년의 여름이였다. 담장너머로 보이는 버드나무가지들이 노르스레해진다고 생각하는 사이에 벌써 진한 록색으로 변했고 그것이 또 이어 짙은 청색으로 변하여 무거운 잎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와실와실 소리를 낸다. 시간이란 도적고양이와 같다고 할가. 모르는 사이에 왔다가 모르는 사이에 간다. 그러나 그것은 도적고양이처럼 무엇을 축내고 가지는 않는다. 축내기는커녕 오히려 모든것에 젖줄을 물려놓고 소곤소곤 자장가를 불러 풍성하게 살찌워놓고는 왔다간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 이 시간이란것, 자연이란것, 계절이란것, 그것들은 무슨 목적으로 오고 무슨 목적으로 가는가, 어떻게 돼서 그것들이 오고 어떻게 돼서 그것들이 가며 누가 보내고 누가 데려가는가? 오학천은 사랑방에 누워 느닷없이 이런 생각을 하며 담장너머의 버들을 내다보았다. 버들가지들이 오늘은 아예 군청색으로 단장한듯싶었다. 미풍에 눈이 부시게 반짝이며 그네를 뛴다. 버드나무 저편으로는 하얀 구름송이들이 비누거품처럼 떠있다. 거기에는 바람이 없는듯 삽살개모양의 구름송이가 오래도록 변하지를 않는다. 오학천은 옆구리가 결려 돌아누웠다. 아버지가 걸어놓고 감상하던 벽화들이 그대로 걸려있다. 신사임당의 《가지》를 모사한 그림은 무엇때문에 걸어놓고 보았는지 알수 없다. 자기가 서울로 떠날 때에는 이런 그림이 없었다. 아무래도 그림을 좋아하는 리갑무로인이 모사해서 준것 같았다. 리정의 《풍죽도》도 있고 강희안의 《산수인물도》도 있다. 어쩐지 모든것이 다 시간이란 흐름이 뱉어던진 퇴적물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흐르고 흐르면서 무데기무데기 무엇인가를 형성해놓는다. 그러나 그 무언가에 아무리 볼을 대고 애무해도 거기에서 새 뿔이 돋아오르거나 새 움이 솟아나올수는 없는것이다. 결국 그 애무란 얼마나 덧없는 애수인가? 얼마후 오학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제는 가슴이 덜 결린다. 서울에서 치료할 때에는 몰랐는데 여기 와서 쇄골이 상한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런 진단이 내리는통에 인차 서울로 떠나지 못하고 치료를 받게 되였다. 그는 단장을 짚고 뜰로 나섰다. 우마항거리로 나서서 덕승문쪽으로 걸어갔다. 저녁때이긴 하지만 볕은 여전히 재질재질 뜨겁다. 북산공원으로 올라가니 산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운동선수처럼 체육복을 입고 으쓸으쓸 걸어다니는 청년들이 있는가 하면 얌전히 그늘에 앉아서 책만 읽는 청년도 있었다. 최신식 파마에 분홍색 아니면 커피색, 연록색같은 의복을 입고 얼굴에 분과 연지를 바른 녀자들이 장의자마다 모여앉아서 깔깔대며 웃는다. 오늘은 공원이 류달리 화려하고 분내, 향수내가 코를 찌른다. 그런데 오늘도 여전히 그 《당수》라는것이 벌어져있었다. 《당수》란 절간같은데서 묘회를 할 때 소경들이 《삼국지》같은것을 읽으며 돈을 벌어내는 놀음이다. 이 묘회를 하는 날에는 절간의 본전앞뜰에 도부군들의 저자가 벌어지고 온갖 요술놀음이 있다. 그러나 늘 《당수》가 인기를 끌어서 《당수》를 하는 앞은 사람사태를 이루군하였다. 지금은 《당수》가 절간에서 벌어지지 않고 공원의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있는데 장님이 《삼국지》같은 옛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머리를 길러넘긴 중학생, 전문학교 학생들이 혁명소설을 읽으며 군중의 인기를 끌었다. 오늘도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당수》를 하는데 그곳마다 사람들이 성을 쌓았다. 오학천은 올라가다가 문광중학교 조창진이 《당수》하는 앞에 가 서서 잠간 들었다. 조창진은 몸짓과 억양과 익살을 섞어가며 소설을 읽었다. 흥이 나는 대목에 가서는 한손을 들어올리며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혼이 빠져서 쳐다보고있다. 학생들, 로동자들, 신사들 별별 사람들이 다 서서 듣고있었다. 알록달록한 양산을 들고 비단꽃신을 신은 녀자들도 모여서서 진주귀걸이들을 흔들거리며 열심히들 들었다. 조광진은 가끔 소설에 없는 자본가의 본질을 밝히는 자기 말도 송도국 룡상연극을 할 때와 같은 어조로 한마디씩 섞어가며 읽군했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이 소설에 없는 소리인줄은 몰랐다. 《그렇지, 자본가란것이 그렇구말구…》 《소설두 잘 썼지만 읽기두 잘 읽소.》 사람들은 이런 소리들을 하면서 들었다. 귀가 망아지귀같이 발쭉한 경무청 순경이 와서 들여다보더니 벌씬 웃고 달아난다. 그들은 《당수》를 하는줄로만 아는것이였다. 조창진은 한참 《당수》를 하다가 사람들뒤에 와있는 오학천을 보고는 벙긋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오학천이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어서 계속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오학천은 풀밭을 한참 걸어서 관제묘라는 큰 전각뒤의 그늘진곳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서는 키가 큰 박두학이 서서 소대가리같은 큰 주먹을 들었다놓았다하며 《당수》를 하고있다. 가만히 들어보니 그는 《당수》인것이 아니라 아예 자본가계급을 치는 연설을 하고있다. 하긴 그도 고리끼의 《어머니》를 읽다가 조금씩 제말을 섞기 시작한것이 아예 과격한 연설로 돼버리고말았다. (빌어먹을것, 귀구멍문들이 열렸을 때 아예 직방으로 연설을 해서 먹이자!) 그는 졸지에 이런 배심이 생겨서 머리를 흔들어넘기며 열변을 토했다. 모두 흥분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러면 박두학은 더 신명이 나서 웅변을 토했다. 그러다가도 순경이 오면 부리나케 소설의 아무 대목이나 되는대로 읽어내려갔다. 그것도 왼금으로 내려읽는것이니 맞을리 없다. 맞거나 안맞거나 읽으면 되는것이다. 벌써 군중과 연사는 호흡이 맞아서 순경이 나타나기만 하면 군중이 먼저 《온다》 소리를 쳤다. 온 공원이 《당수》분위기에 휩싸여있다. 공원인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대중교양실로 되여버렸다. 순경이란 완전히 하나의 장난감으로 되여 굴러다니고있다. (놀라운 일이군. 통치자들을 완전히 주무르고있어.) 오학천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그늘밑 장의자우에 앉았다. 그는 양복주머니속에서 접혀있는 소책자를 하나 꺼내들었다. 누이동생 순희의 책상에서 몰래 들고나온것인데 가위가 떨어져나간 낡은 책이여서 책이름이 무엇인지도 알수 없었다. 내용은 10월혁명을 이야기한것인데 맑스나 레닌의 명제가 있는데에는 붉은 줄이 그어져있다. 누이동생이 그랬는지 다른 누가 읽으며 그랬는지 알수는 없으나 매우 정독한것이 틀림없다. 오학천은 그동안 학우회 역원을 하던 장태호나 송춘보를 통해서 김성주동지의 활동이며 길림형편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그래서 그이께서 오신뒤 길림의 전체 학생들이 어떻게 갑자기 맑스주의조류에 휩쓸려들어갔다는것도 알았고 길림시내는 물론 광대한 농촌지역에 어떻게 조직망들이 펼쳐지고있다는것도 알게 되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실히 기적과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오학천은 그들에게 김성주동지의 로선이 확실히 사회주의로선이더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웃음을 금치 못하며 그 무슨 병신같은 소리냐는듯 쳐다보았다. 오학천은 은근히 긴숨을 내쉬며 깊이 생각해보았다. 다같이 맑스주의를 가지고 운동을 하는데 서울의 맑스주의자들과 판이하지 않는가. 무엇을 어떻게 하기에 이 혼탁한 현실을 이끌어 그런 변화를 창조하고있는가. 오학천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역시 자기가 나아갈 길에 대한 모색이였다. 사회주의가 정의냐? 정의다. 그러나 어째서 피를 흘리는 혁명을 해야 하는가? 그것은 지구상에 적대계급이 있기때문에… 그럼 그 적대계급이란 무엇인가? 생각은 일진일퇴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진하고있는것이 틀림없었다. 이러는데 어느날 저녁때 김성주동지께서 찾아오시였다. 오학천은 자리에서 일어나앉으며 핼쑥한 이마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요새는 몸이 어떻소?》 《좀 나은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오후에는 미열이 나오.》 《아침에 산보는 더러 하오?》 《산보나 해서 병이 낫겠소?》 《그렇지만 산보도 하구 책도 읽구 우선 생의 의욕을 가져야 합니다. 병이 낫구 안낫는 문제는 정신상태에 많이 달려있으니까말이요.》 《기를 쓰고 살아서는 무얼 하오?》 《그건 무슨 소리요? 우리 조선청년들에게 자기를 개천에 집어던질 권리가 있소? 그건 죄악이요. 바로 기분상태가 그러니까 병이 안낫는거요. 자포자기하거나 의기소침한 그런 기분상태를 버리시오.》 《…》 《지금 무엇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철창속에 갇힌 아버님께서 그렇게 하기를 바라겠소? 이렇게 누워있어서는 안되오. 나는 진정으로 이야기하오. 활기를 가지고 자기 진로를 열어야 하오. 아직 이야기를 못들어서 서울생활이 어떤걸 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자기 체험에 대한 옳은 분석과 총화가 있어야 하오. 내 생각에는 절대로 무감각하게는 조국을 다녀오지 않았을줄 아오.》 김성주동지께서는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그이께서는 오순희로부터 그가 서울에서 일본경찰에 잡혀들어가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였다. 구태여 어째서 잡혀들어갔댔느냐고 묻지는 않으셨지만 이 사건에 그 무슨 곡절이 있다는것은 짐작하셨다. 그래서 그것을 념두에 두고 하시는 말씀이기도 했다. 그이께서는 한참동안 더 말씀을 하다가 나가시였다. 그 이튿날이였다. 오학천은 낮잠을 자다가 깨여보니 책상우에 《자본론》 첫째권이 놓여있었다. 그는 책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이건 누가 가져다놓았느냐?》 그는 부엌에서 점심상을 차리는 누이동생에게 큰소리로 물었다. 오순희는 잠간 못들은척하며 찬그릇들을 상에 올려놓았다. 《누가 가져다놨어?》 《제가 갖다놨어요.》 《누가 가져가라고 하더냐?》 오학천은 책 쥔 손을 우들우들 떨면서 소리쳤다. 《김성주동무가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그렇지만 오빠가 그 책을 읽었으면 하고 희망하는건 김성주동무뿐만 아니예요. 저두 그걸 희망해요.》 《뭐 너두 그걸 희망한다?》 오학천은 불이 이는것 같은 시선으로 누이동생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 당당한 태도가 너무도 놀라왔다. 결국 손아래에서까지 반항이 일어나는것이였다. 《그럼 너두 사회주의에 빠졌단말이냐?》 《그래요. 저두 그 길을 걷고있어요.》 오학천은 기가 막혀 누이동생을 한참 바라보다가 물러섰다. 어쩐지 맥이 빠져 온몸이 후들거렸다. 그는 책을 들고 도로 사랑방으로 나왔다. 그저 무언지 알수 없는 구슬픈 감정이 가슴에 스며들었다. 오학천은 그 《자본론》을 다 읽었다. 책을 어떻게 돌려보내야 할것인지 몰라서 신문지에 싸서 책상빼람에 넣고 쇠를 잠갔다. 그리고는 누이동생한테 무슨 책이 없는가 해서 그의 방에 들어가 책상을 뒤져보았다. 그러다가 손에 걸린것이 바로 지금 들고 앉아있는 10월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쓴 소책자였다. 오학천은 걸상우에 앉아 소책자를 읽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는 때에야 일어섰다. 그는 북산공원에서 내려와 성안으로 들어오다가 우마항의 정미소집앞에 학생들이 모여서서 웅성거리는것을 보았다. 모두 책들을 한권씩 들고 뭐라고 떠들며 나온다. 거기 새 서점이 하나 생겼는가 해서 슬금슬금 들어가보았다. 정미소 사무실이였던 방같은데 안에서 녀학생들이 책을 내밀어주며 뭐라고 이야기하고있었다. 차광수가 책임지고 꾸린 도서관이였다. 오학천은 거기서 누이동생 순희를 보았다. 《아니 너 여기서 뭘하구있니?》 《오빠, 어떻게 돼서 여기 왔어요?》 순희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어데 좀 갔다 오던길이다. 그런데 이게 뭐냐?》 《우리 학생들이 만든 도서관이예요.》 《도서관?》 《네,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서…》 오학천은 그 소리에 짐작이 가서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학생들이 꾸린게 분명했다. 서가도 두터운 널 얇은 널 있는대로 모아들여 짠것 같았다. 벽에는 금방 써붙인듯한 도서관 리용규정이 붙어있다. 이 리용규정을 보면 도서대여나 반환은 토요일 오후에만 하기로 되여있고 빌려다 읽은 도서는 반드시 책의 감상을 써서 책과 함께 반환하기로 되여있었다. 리용규정을 먹으로 써붙였는데 글씨도 잘 썼다. 책은 대체로 사회과학도서나 문학도서들이고 새 책도 있지만 낡은 책이 더 많았다. 모서리가 다 헐어버린 책은 새 가위를 씌우고 책이름을 써붙이기도 했다. 《이건 언제부터 하느냐?》 《한 일주일 됐어요.》 《순전히 학생들의 힘으로 한단말이지?》 《네.》 오학천은 한참 서가앞을 걸어다니며 책구경을 했다. 순희는 자기 오빠가 책구경을 하는바람에 은근히 신바람이 났다. 전날 김성주동지께서 《자본론》을 오빠에게 가져가라고 하셨을 때에는 오빠가 책을 내동댕이칠것 같아서 선뜻 응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다시 채근을 받고야 가져갔다. 그뒤 오빠가 책을 읽는가 해서 은근히 엿보았다. 오빠는 밤을 새워가며 《자본론》을 읽었다. 그러다가도 누이동생이 보는데서는 안읽는척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오빠가 맑스주의 길로 들어선다고 생각하니 그는 마음이 날것 같았다. 오빠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고싶었다. 《오빠, 여기 앉아서 보세요.》 순희는 서가에 마주서서 책을 보고있는 오빠의 뒤에 쪽걸상을 갖다놓으며 말했다. 《응, 괜찮다.》 오학천은 누이동생을 흘끔 돌아보고는 그대로 서서 책을 읽었다. 순희는 얼른 달려와 자기 동무에게 속삭였다. 《얘, 영숙아, 우리 오빠가 <자본론>도 밤을 새워 읽었단다. 여간 재미있게 읽지 않아! 그런데 다 읽고는 책을 어데다 감추었는지 내놓질 않구 시침을 뚝 따지 않아. 다음권을 가져다드려야겠어.》 《얘, 정말 읽긴 읽더냐? 읽지 않구 어데다 쑤셔박았는지 누가 알아?》 영숙이는 오학천이 민족주의의 고질이라고 들은 소리가 있는지라 순희의 말이 그대로 믿어지지 않는것이였다. 《쑤셔박긴 어데다 쑤셔박아? 내가 문구멍으로 봤어. 어떤 페지는 한번만 읽지 않구 도루 넘겨서 두번세번 읽었단다. 김성주동무도 자꾸 가져다주라고 하지 않아.》 《얘…》 영숙이가 꾹 찌르는바람에 순희는 말주머니를 거두었다. 오학천이 책을 훑어보면서 영숙이들이 있는쪽으로 왔다. 《오빠, 무슨 책을 드릴가요?》 《글쎄…》 《<레미제라블>을 드릴가요?》 《그건 보았다.》 《<부활>도 보셨겠죠? 》 《응, 봤다.》 《아이, 그럼 무슨 책을 드릴가?》 순희는 어린애같이 안타까와했다. 오학천은 또 한참 이 책 저 책 뽑아보았다. 그러더니 《궁중의 사랑》이란 소설책을 뽑아들고 빌려달라고 했다. 《아이참, 왜 그런 책을 보세요?》 《이런 책이 어쨌냐?》 《같은 값이면 사회과학…》 《난 이런 책이 좋아.》 오학천은 한마디 이러고는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단장을 내짚으며 우정국 담모퉁이로 걸어나갔다. 《봐라, 련애소설을 읽는데 무슨 <자본론>이냐? 벌써 사회과학서적소리를 꺼내니까 달갑지 않게 말하지 않아?》 《그래도 읽긴 읽었어, 내가 봤어.》 《그저 제목이나 훑어봤겠지.》 《아니야, 본문을 열독했어. 그건 내가 정말 보증해.》 《넌 그런 땐 오빠란 관점에 서지 않는게 좋아.》 영숙이는 거슬거슬하게 내쏘았다. 둘이는 한참동안 옥신각신했다. 그러다가 이어 김성주동지께서 말씀하신대로 어떻게 하든지 오학천이를 혁명의 편으로 끌어당겨야 한다는것으로 의견의 합치를 보았다. 《혁명가로 되게 해야지. 난 우리 아버지도 사회주의자로 되게 할 작정이니까…》 《호호호, 넌 또 그 소리구나. 그럼 너의 아버지도 사회주의자가 되구 우리 오빠도 사회주의자가 되구 좀 좋냐?》 둘이는 방끗 웃었다. 영숙이는 의사인 자기 아버지 박승훈을 꼭 사회주의자로 만든다고 늘 벼르고있는것이였다. 둘이는 부리나케 뒤방으로 들어가 비밀서고에서 《자본론》 둘째권을 꺼냈다. 도서관뒤방에는 널마루밑에 큰 장농같은 궤짝이 두개 놓여있었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공개할수 없는 서적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 책들은 공청에서 명단이 적혀넘어온 사람들에게만 빌려주고있었다. 순희는 《자본론》을 정성스럽게 책보에 싸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빠는 뜰앞 버드나무밑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궁중의 사랑》을 읽느라고 순희가 들어오는것을 본척도 안했다. 순희는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 책보를 풀었다. 그는 이어 《자본론》을 들고 대청을 거쳐서 사랑방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책상우에 《자본론》을 놓고 다 읽은 첫째권을 어데다 감추었는가 해서 두루 찾아보았다. 순희는 책상빼람에 쇠를 잠근것을 보고는 빼람속에 책을 간수해둔줄 알고 뒤로 물러섰다. 《어머니, 팥을 삶아요?》 부엌으로 들어온 순희는 뒤뜰 딴가마에서 불을 때고있는 어머니에게 소리쳤다. 《오냐, 순희 왔니?》 《네.》 《왜 그렇게 늦었느냐. 반공일인데…》 《호호호, 우린 반공일날이 더 바쁘니까요. 어마나, 물동이에 물이 하나두 없군요.》 《물을 좀 길어라.》 《네.》 순희는 허리에 행주치마를 둘렀다. 그리고는 물동이를 끼고 밖으로 나왔다. 오학천은 여전히 누이동생은 본척도 않고 책만 읽고있다. (흥, 누가 못견디나 보자. 우리가 아무렴 오빠를 사회주의길에다 이끌어들이지 못할줄 알아! 《궁중의 사랑》이 다 뭐야?) 순희는 속으로 단단히 별러대면서 걸었다. 그런데 지금 순희는 자기들이 오해에 빠져있다는것은 꿈에도 몰랐다. 오빠가 읽는것은 《궁중의 사랑》이란 련애소설이 아니라 레닌의 저서 《국가와 혁명》이였다. 도서관을 꾸리면서 학생들로부터 숱한 책들을 기증받았는데 거기에는 별별 책이 다 있었다. 겉가위와 내용이 다른 책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관리를 책임진 오순희들은 아직 이것을 다 검토해보지도 못하고 빌려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니 《궁중의 사랑》이 《국가와 혁명》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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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저녁 김성주동지께서는 교하역에서 기차에 오르시였다. 길림에는 저녁노을이 피빛처럼 불탔지만 여기는 조금전에 대지를 두드리는 소낙비가 지나가고 세찬 바람이 불어와서 가을저녁과 같은 정서를 자아냈다. 강명수와 아이를 업은 그의 안해가 밀짚모자를 쓴 대여섯명의 청년들과 함께 그이를 배웅했다. 강명수는 이번 반제청년동맹 교하지부의 책임자로 된 청년이였다. 청년들은 모두 승강대우에 서계시는 김성주동지와 헤여지고싶지 않아 차가 움직여나가는쪽으로 따라왔다. 강명수가 맨앞에서 밀짚모를 벗어들고 바삐 뛰였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오셔서 지도를 해주고 가시니…》 강명수는 코와 입을 벌름거리며 방금 눈물을 흘릴것 같은 표정으로 부르짖는다. 뒤따르는 청년들도 다 눈물이 글썽글썽해졌다. 《모두들 공부를 잘하십시오. 리봉국동무가 말하던 책은 길림에 도착하는길로 부치겠습니다. …아주머니 편안히 계십시오.》 김성주동지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시며 모자를 벗어서 흔드시였다. 청년들도 그이상 따라가지 못하고 밀짚모며 손수건이며 손에 쥐인대로 높이 쳐들어 흔들었다. 《잘 가이소.》 강명수의 안해는 이렇게 부르짖으며 몇걸음 따라나오다가 떠나는 기차쪽에 대고 머리를 숙여 절을 하였다. 그이께서도 승강대밖으로 몸을 내밀며 모자를 더 높이 쳐들어 흔드시였다. 어느새 기차는 역구내를 빠져나와 설렁거리는 수수밭우로 연기를 토해올리며 달리고있다. 황혼이 깃들기 시작하는 수수밭이 누웠다일어났다 절을 하며 번들번들한 긴 잎들을 날개처럼 날렸다. 철뚝옆 백양나무들도 허리를 굽혔다일으켰다했다. 백양나무의 상아지가 승강대쪽으로 기울어지며 돈잎같은 잎들을 파르르 떨기도 했다. 하늘에는 도글도글한 별들이 여기 하나 저기 하나 구름장사이로 나타났다. 청보석을 채로 쳐서 굵은놈만 훌 뿌려던진것 같다. 싸락별은 어디에 숨어있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도 소란하다. 검은 구름장들이 몸부림을 한다. 구름장밑에 깔려들어갔던 별들은 더 반짝하는 빛을 뿜으며 나타나군했다. 그것은 그 무슨 신기한 생명의 빛같기도 했다. 그이께서는 유쾌한 기분으로 승강대우에 서계시였다. 바람에 옷자락이 날렸다. 길림가까이 달릴수록 차츰 사납던 풍세가 잦아들었다. 하늘에서 딩굴던 구름장들도 간곳 없다. 큰 별과 싸락별이 가득 널려서 찍찍 금을 그으며 빛을 흘렸다. 검푸른 하늘이 둥근 천장처럼 지구를 둘러감았다. 그저 막대기를 들어 한귀퉁이 갈기기만 하면 주르르릉 하는 음향이 온 하늘에 파문을 짓고 푸른 보석들이 바글바글 뛸것 같다. 차안에 들어와 앉으신 김성주동지께서는 명상에 잠기시였다. 명상이란 언제나 좋은것이였다. 눈을 감으면 거기엔 푸른 바다가 있다. 푸른 바다우에는 무데기무데기 산호림이 솟아있다. 화전, 무송, 길림, 고유수, 카륜, 돈화, 류하, 할빈을 비롯한 수없는 산호림… 거기에 또 교하가 첨가된다. …또 하나 새로운 지역에 씨앗을 박았다. 믿음직한 씨앗이였다. 인제 이 교하지방에서 세찬 투쟁의 불길이 일어서리라는것은 의심할바 없다. 지난 이른봄, 무송으로 보내야 할 신문 《새날》 제2호 원고를 쓰던 때 일이다. 신문의 제1호에 실린 창간사가 광범한 청소년들과 인민들의 심장을 틀어잡았다고 하기에 제2호에는 좀더 반일애국사상과 계급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론문을 쓰노라고 밤을 새우고있는데 한밤중에 머리가 더부룩한 강명수가 찾아왔다. 삼십가까운 청년이 무릎을 꿇고 앉아 땀을 씻으며 자기가 달려온 사정을 이야기했다. 《편안히 앉아서 이야기하십시오. 어째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습니까?》 《괜찮습니다. 전 이렇게 앉는것이 도리여 편안합니다.》 그는 혁명을 해보자는 생각은 불같은데 지금 교하형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지도를 받자고 찾아왔노라고 상세히 이야기했다. 《그래 교하에 조직은 어떤 조직들이 있습니까?》 《<려신청년회>란 조직이 있습니다. 교하청년들이 대부분 여기에 망라되여있는데 하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청년들이 조직에 들 때는 왜놈을 치고 조선을 독립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들었는데 앞이 내다보이지 않습니다.》 강명수는 마디가 굵은 손으로 무릎을 꽉 붙잡고 앉아 몇마디씩 하고는 땀을 씻었다. 《그럼 지금 <려신청년회>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입니까?》 《하는 일이 없습니다. 공동경작을 부치는게 있는데 그걸 가지고 회의할 때 국수나 눌러먹군하지요. 청년회를 지도한다는 사람들은 <정의부>요 <참의부>요 하는 싸움만 하고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주의운동이 어떤가 해서 <고려공청>사람들의 선전도 들어보았습니다.》 《그래 그 사람들은 무어라고 말했습니까?》 《사회주의선전은 굉장히 하는데 실속이 있는것 같지 않습니다. 당장 사회주의를 한다고 떠들기에 구체적으로 왜놈은 어떻게 치겠는가고 물으니까 대답을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 가위에 하루저녁엔 사회주의강연을 하다가 <정의부>계통의 사람이 깔고앉아 패주는바람에 <고려공청>사람은 도망치고말았습니다.》 강명수는 또 이마의 번들번들한 땀을 훔치였다. 허리춤에 찼던 긴 수건이 땀에 후줄근해졌다. 《선생님, 어떻게 하든지 우리 교하청년들이 나아갈 길을 가르쳐주십시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보자고 가슴이 들먹거리기는 하나 어떻게 하지를 못하고있습니다.》 강명수는 간절한 눈매로 쳐다보았다. 김성주동지께서는 강명수에게 밤새 이야기를 해주시였다. 조선혁명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시고 청년들이 옳바른 길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며 어떻게 혁명적인 지하조직을 꾸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시였다. 강명수는 검실검실한 두눈이 커져서 열심히 들었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자본론개요》, 《유물론개관》을 신문지에 싸주시면서 가지고 읽으라고 하자 강명수는 더부룩한 머리를 푹 떨구고 기척이 없이 앉아있었다. 《강동무, 무얼 그렇게 생각합니까?》 《아닙니다. 그저 너무 고맙길래…》 그는 이렇게 한마디 하고는 수건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이런 강명수에게 그날밤은 물론 하루동안 더 조선혁명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시였다. 강명수는 인제 그믐밤에 홰불을 본것 같다고 하면서 교하로 돌아갔다. 그가 돌아간 뒤 한달이 훨씬 넘어서였다. 손두께같이 두꺼운 편지 한장이 날아왔다. 편지를 뜯어보니 벌써 《려신청년회》 내부에 반제청년동맹지부를 조직하고 가져온 책을 가지고 동맹원들이 맑스ㅡ레닌주의학습을 열심히 하고있다는것이였다. 그런데 모를 술어가 많아서 리해하기 힘들기에 그 술어들을 적어보내니 해석을 달아서 보내달라는것이였다. 술어를 적은 종이가 여러장 되였다. 그 술어에 해석을 붙여서 답장을 띄우시였다. 그런데 얼마전에 편지가 또 한장 날아왔다. 술어를 해석해보내주셔서 공부가 아주 잘되는데 맑스ㅡ레닌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한 동맹원들이 인젠 힘이 뻗쳐서 윽윽한다는것이였다. 적지 않은 동무들이 민족주의청년단체인 《려신청년회》를 당장 해산해버리자고 들고일어선다는것이였다. 그리고 반제청년동맹 가맹대상자를 고르자고 하니 복잡한 문제가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먼저 편지는 다른 사람이 쓰고 이번 편지는 강명수가 쓴것 같았다. 큼직큼직하게 쓴 서툰 글씨인데 강명수의 투박한 손이 그 긴 사연을 적느라고 아마도 하루품은 걸렸을상싶었다. 그래서 이번 급히 교하로 찾아가셨는데 정말 교하청년들은 은근히 물끓듯 끓어번지고있었다. 《려신청년회》를 깨버리자. 누구는 적대분자고 누구는 동요분자다. 그런것들은 쫙쫙 선을 긋고 물과 기름처럼 가르자! 그래서 오직 알짜만 뭉쳐가지고 길림에서 오는 지도를 받아야 한다. 바로 교하에 당도한 날 밤에도 강명수네 집에 반제청년동맹원들이 모여들어 문에 검은 포대기를 치고 앉아서 이런 토론들을 하고있었다. 그러나 역시 순박하고 리해가 빠른 청년들이였다. 몇마디 말하지 않아서 그들은 자기들의 견해나 주장이 잘못되였다는것을 깨달았다. 《려신청년회》는 그냥 두고 그속에서 반제청년동맹원들이 핵심적으로 투쟁해야 하며 견실한 청년들을 교양하여 반제청년동맹대렬을 점차 확대하여야 한다. 그리고 《려신청년회》의 합법성을 리용하여 대중을 동원하며 각성시켜야 한다. 우리는 착취계급을 청산하기 위한 투쟁에 일떠선 사람들이다. 착취계급을 청산하려면 우선 일제부터 쳐야 한다. 그렇기때문에 협소한 립장에 서지 말고 모든 반일력량을 단합하며 투쟁에 궐기시켜야 한다. 함부로 사람들을 《적대분자》요 《동요분자》요 하는 딱지를 붙여서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 혁명승리를 위해서는 한사람이라도 더 끌어당겨야 한다. 이날밤 청년들은 한명도 흩어지지 않고 강명수네 집을 에워싸고 밤을 새웠다. 이튿날아침 강명수내외는 손님대접할 일을 위해서 그러는지 부엌에서 오래도록 수군거리였다. 이윽고 조용해졌다. 조반을 짓는지 어쩌는지 그릇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정지방에서 어린애의 칭얼대는 소리가 나자 강명수가 혀아래소리로 쉿쉿 소리를 질렀다. 그러더니 어떻게 했는지 울음소리를 딱 그치게 만들었다. 강명수는 길림에 왔을 때보다 더 사람이 어진것 같았다. 회의를 할 때도 그랬지만 아침엔 더욱 송구스러워했다. 3대를 머슴으로 살아왔다는 강명수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함경도 부령에서 머슴을 살았고 자기는 명천땅에서 머슴을 살다가 삼촌이 있는 교하로 들어왔는데 장가도 여기 와서 삼촌덕분에 겨우 들었다고 했다. 지금은 남의 땅을 몇뙈기 얻어부치는데 역시 내내 지주의 빚더미우에 앉아서 산다고 했다. 그는 자기 생활이란 지금 조그만 새둥지 같은데 언제 지주가 그 새둥지를 부스러뜨릴지 모르겠다고 했다. 《선생님, 미안합니다. 아무 반찬도 없고 그저 시래기국에…》 강명수는 아침상을 들고 올라오며 송구해서 어쩔줄 몰라했다. 둥근 소반우에 보깨가 들썩하게 담긴 조밥 한그릇과 시래기국, 토장찌개, 가지나물, 간장이 담긴 알잔, 그밖에 닭알 두알을 까서 사발에 담아놓았다. 《명수동무, 함께 앉아서 조반을 드십시다.》 《저는 정지방에서 먹겠습니다.》 강명수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얼굴이 화끈 달아서 얼른 정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이어 사이문앞으로 가리마를 반듯이 탄 그의 안해가 나타나서 정중히 머리를 수그리며 인사를 했다. 《선상님, 내 집에 모처럼 오셨는데 대접할기 없어서 어찌겠습니껴. 죄송합니더.》 말을 들어보니 경상도 태생이란것이 알려졌다. 그런데 강명수는 제 안해의 인사말이 버릇없는 말이 된것 같아 그러는지 안해의 옆으로 다시 얼굴을 내밀며 경상도 의성태생이라고 알려주었다. 그의 안해는 얼굴이 붉어져서 뒤로 물러섰다. 강명수는 종시 정지방에서 조반을 먹으려고 하였다. 그러는것을 겨우 끌어올려다 끼니를 같이 하시였다. 참으로 잊혀지지 않는 부부였다. 그 가난속에서도 심정들이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소박한 사람들이였다. 그 사람들이 지어준 시래기국과 토장찌개의 맛도 영원히 잊으실것 같지 못했다.… 기차는 어데를 달리는지 높은 언덕을 끼고 한참 달리다가 달빛이 푸른 광야로 들어섰다. 김성주동지께서는 아까 기차를 탈 때 강명수의 안해가 먼저 차간으로 뛰여올라와 무엇인가를 놓고 내려가며 얼굴을 붉히던것을 본 생각이 나시였다. 선반을 쳐다보시니 무엇을 싸놓은 베보자기가 하나 놓여있었다. 그이께서는 베보자기를 내려서 푸시였다. 삶은 강냉이가 여라문이삭 들어있었다. 아직 따끈한 기운이 그대로 있다. 아마도 정거장으로 나올 때 김이 오르는 가마에서 꺼내가지고 나왔는지도 모른다. 따뜻하고 소박한 심정이 또 그이의 가슴을 쳤다. 더운 물기가 축축한 강냉이, 이것이 어찌 그저 강냉이인가! 이속에 스며있는 망국의 설음, 가난의 설음, 각가지 뒤엉키고 쌓인 설음, 그러면서도 그 설음을 헤치고 솟아올라 살아보겠다고 애쓰는 눈물겨운 기원,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어떻게 이 강냉이를 강냉이로만 보겠는가? 푸른 바다우의 산호림… 어쩐지 그 무데기무데기 빛나는 혁명의 산호림속에서도 새로 개척하는 교하가 그 소박한것으로 하여 더욱 그 빛이 친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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