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9 회)

제 3 장

땅이 기다리는 사람

12

 

진국은 정남이와 함께 룡암덕 청년분조 밭들을 돌아보고있었다. 청년분조장 정태진이와 세포비서 림근정이가 뒤따랐다.

감자밭 거의 모든 면적에 역병이 침습하였다.

감자잎새들에 역병의 흔적인 검은 반점들이 찍혀있었다.

진국은 역병피해를 막기 위하여 감자종자를 심기 전에 해당한 대책을 취하였다.

감자종자소독부터 과학적리치에 맞게 깐깐히 하였다.

역병에 대한 감자종자의 저항성을 높여주기 위하여 싹틔울 때와 싹이 나온 다음 15일 지나서 그리고 심기 7일전에 류산동용액에 감자알을 담그었다가 꺼내여 심도록 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룡암덕 소막포전을 내놓은 거의 모든 감자밭에 역병이 침습했다는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문제는 종자다. 역병견딜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감자2》호나 《감자13》호와 같은 재래품종을 심은탓이다.

이 품종들은 지난해에 역병피해를 입어 수확고가 퍽 떨어졌던 감자이다. 《ㄱ》호나 《ㅅ》호와 같은 새 종자를 확보하지 못하여 다른 포전에는 별수없이 그런 감자를 심었던것이다.

새 품종 《ㄱ》호를 심은 소막포전의 감자밭과 청년분조의 감자밭은 명확한 대조를 이루었다. 소막포전의 감자포기들은 잎에도 역병의 흔적인 검은 밤색반점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모두가 푸르싱싱하고 꽃도 소담하게 잘 피였다.

그러나 청년분조의 감자포기들은 잎새의 겉면이나 뒤면에 역병을 상징하는 밤색반점들이 박히여 얼룩덜룩한데다가 꽃들도 드문드문 설피게 피였다.

밑거름주기나 비료주기, 김매기 등 비배관리도 중요하지만 병균이 침습되지 않은 우량종자를 선택하여 심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것을 실증해주는 좋은 실례가 아닌가.

그들은 품종비교시험포의 감자포기들부터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품종별에 따라 감자포기들의 성장상태가 뚜렷하게 대조되였다.

《ㄱ》호감자포기들은 굵고 실한 튼튼한 줄기에 떠받들린 넓고 두터운 잎새들을 푸르싱싱하게 활짝 펼치고있었다. 내려쬐는 해볕에 윤기도는 잎새들이 번쩍거리고 소담하게 핀 흰 꽃송이들에서는 향기가 뿜어나오고있었다. 그러나 《감자2》호나 《감자13》호의 감자포기들은 뜨거운 해빛을 이겨내지 못하고 연약한 줄기와 잎새들이 후줄근한게 축 처져보이였다.

정태진이 허리를 굽혀 《ㄱ》호의 싱싱한 잎새와 《감자2》호의 후줄근한 잎새를 각각 량손에 따들고 번갈아보면서 말했다.

《기사장동지, 이것 보십시오. 똑같은 토양조건에 똑같이 두엄을 내고 비료와 농약을 쳤는데도 얼마나 판이합니까?!》

《감자2》호의 병든 잎새를 관찰하는 진국의 얼굴은 어둡고 침울하였다. 진국은 자책어린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태진동무 말이 옳소. 동무네한텐 잘못이 없소. 우리가 감자종자를 바로 선택하여 보장하지 못한 책임이요.》

《기사장동진 무슨 말씀을… 책임이야 다 같지요. 역병균이 침습하지 못하는 좋은 종자를 구할 방도를 찾지 못한 우리 역시 궁리가 모자랐습니다. 아무 감자나 심으면 되는줄 알고 심었으니…》

《감자농사경험이 없는 동무네가 어떻게 그걸 알수 있었겠소.

우리 역시 이번에 큰 교훈을 얻었소.》

《기사장동지가 과업준대로 류산동용액을 비료에 섞어 쳤는데도 별로 차도가 없습니다.》

《좌우간 감자밭들을 좀 돌아봅시다.》

《돌아보나마나입니다. 거의 모든 면적의 감자포기들에 역병반점들이 생겨났습니다.》

정남은 덤덤한 얼굴로 진국이와 정태진의 대화를 듣기만 하고 말은 없었다.

진국을 바라보는 정남의 눈빛은 마치도 《너무 속썩이지 말게. 그러게 우리가 낡은 종자를 버리고 수백리나 떨어진 채종농장에 가서 새 품종을 가져다 심은것이 아닌가. 래년엔 청년분조뿐아니라 새로 일구는 백여정보에 가까운 감자밭에 소막포전에서 수확하는 새 품종을 심을수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라고 말하는듯싶었다.

실패가 없는 성공이란 있을수 없다. 실패를 디딤돌로 삼고 성공의 탑을 쌓아야 하는것이다. 감자농사에 대한 과학적방법이나 구체적인 파악도 없이 무턱대고 룡암덕에 감자를 심겠다고 헤덤빈것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 모험이였던가.

대홍단감자농사법을 실천으로 구현할 때만이 감자풍작을 이룩할수있는것이다. 현대과학농법으로 감자풍년을 이룩한 대홍단사람들을 따라배울 때라야 이 땅의 참된 주인으로 될수 있는것이다.

룡암땅이 바라는 진짜주인은 바로 새로운 대홍단감자재배방법을 체득한 사람이다.

대홍단에 가자. 대홍단의 자랑찬 현실을 직접 보고 그곳의 농사법을 배워야 한다. 정남이와 함께 대홍단에 가서 현실체험을 하겠다고 리당위원회에 정식으로 제기하자.

진국의 머리속에서는 새로운 결심이 무르익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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