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회)

제 2 장

1

  

기다리던 1946년의 가을이 왔다.

서선전기회사를 현지지도하신 그날로부터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지난 1년사이에 지구의 둘레를 한바퀴 돈것보다도 더 먼길을 이어오시였다.

이날 1946년 10월 10일 아침에는 장군님께서 평안북도, 의주군을 거쳐 삭주군 소재지에 와계시였다. 다음에 가실 곳은 동양 일류급수력발전소가 있는 수풍이였다.

그이의 현지지도를 보좌해드리고있는 김책은 벌써 수풍에 와있었다. 이를테면 척후병처럼 예정된 현지지도단위에 먼저 찾아온것이다. 그는 군사부문을 맡은 일군이지만 장군님의 로고를 덜어드리기 위해 산업경제부문에도 많이 관여하고있었다.

지금 김책은 수풍발전소사무실이 맞은편에 바라보이는 산기슭에 서있었다. 그의 앞에는 자그마한 뙈기논이 있었다. 보잘나위없이 작은 논이지만 논주인이 봄여름내 거름주고 김을 매여 아금박한 정성을 고인듯 이삭마다 통통 여문 벼알들이 촘촘히 열려있었다.

뙈기논앞에 꽂혀있는 T형 패말에는 이런 붓글이 씌여있었다.

 

    논 면적 120평

    예정수확량 0. 5톤

    논 주인 강치만

 

김책은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120평에서 반톤의 소출을 본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풍작이였다. 요즘은 어디에 가나 풍년소식이 들리고 군, 면소재지들에는 농업현물세창고들이 무수히 일어서고있었다.

김책은 몇발자국 앞으로 걸어나와 주변을 쭉 둘러보았다.

아름답고 장엄한 수풍호반이 한눈에 안겨왔다.

조선의 제일장강 압록강을 가로지른 높은 언제가 큰 성벽같았다.

물빛 파아란 수풍호기슭에 미묘한 굴곡선을 지으면서 연연히 뻗어간 산발들에는 단풍이 한창 불타고있어 마치 갈매비단천에 붉은 꽃수를 놓은듯 하였다.

김책은 실눈을 지으며 지나온 1년을 더듬어보았다.

1년이란 장구한 민족력사의 길이와 시간에 비례하면 하나의 점, 한순간에 불과하다.

허나 그 1년사이에 북조선에서는 당을 건설하고 인민정권을 수립하였으며 아시아에서 제일 처음으로 토지개혁을 비롯한 제반민주개혁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장군님의 의지대로 농업과 전기공업에 힘을 넣어 말그대로 대풍작을 이룩하고 북조선에 있는 모든 발전소와 변전소들을 살려냈다. 하여 지금은 북조선은 물론이고 남조선과 중국 동북지구에까지 전기를 보내주게 되였다.

수풍발전소에서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달사이에 최대의 전기생산실적을 올리여 북조선림시인민위원회 위원장의 표창장이 내신되였다.

전기가 살아나자 파괴되고 침수되였던 공장, 광산, 탄광들이 일어서기 시작하고 집집의 창문들에 전등불이 비치였다.

지금도 김책이 놀랍게 생각되는것은 일제시기 300만의 로력을 가지고 10년동안 역사질을 하고도 성사하지 못한 보통강개수공사를 50만의 로력으로 단 55일동안에 완공하는 신화적인 기적을 창조한것이였다.

놀라운 일은 그뿐이 아니였다. 한개의 대학도 없던 북조선에 7개 학부에 수십개의 학과를 가진 과학의 전당 김일성종합대학을 창설하고 모란봉기슭에 현대적인 극장을 단 40일동안에 완공한것도 지난 1년사이에 있은 일이였다.

하지만 인민들의 생활은 아직 어려웠고 수천년세월 이어온 봉건의 질곡과 반세기에 걸치는 식민지노예생활의 깊은 상처를 가셔내자면 아직 멀고도 멀었다.

그래서 장군님께서는 멀고 험한 현지지도의 길을 걷고 또 걸으시였다. 이번에 평안북도를 현지지도하시는 첫째 목적도 압록강연안 산골주민들의 생활을 추켜세우기 위해서였다. 다음으로는 래달 11월 3일 우리 나라 력사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도, 시, 군인민위원회 위원선거를 성과적으로 보장하는 문제가 절박하게 제기되고있었다.

건국의 초행길을 걸어가는 과정에 얼마나 복잡한 인간문제와 사회적문제들이 삐여져나올지 모른다.

김책의 머리에 문득 몇달전에 있은 오천행이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전기부문을 통일적으로 지도관리하는 전기총국이 나오면서 수풍발전소 지배인을 하던 리문도는 전기총국의 최고 기술책임자인 기사장이 되고 오천행은 기사장직속 기술보조원이 되였다. 그는 지난 1년동안에 참으로 놀라운 발전을 하였다. 보통강개수공사에서 로력적위훈을 세워 신문에 크게 소개되고 장군님의 표창을 받았으며 공사현장에서 공산당에 입당하였다. 그뿐아니라 지난 6월에는 검정시험으로 전기학기수자격증까지 받았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과오로 그가 몇달전 책벌을 받고 강직되여 수풍발전소 로동현장으로 내려가게 되였다.

지난 7월 하순 어느날이였다, 오천행이 기술문건을 가지고 전기총국 앞거리를 걸어가는데 채양모를 삐딱하게 쓴 사람이 《오이, 고즈가이!》 하고 소리쳐 부르더니 히물히물 웃으며 길을 막았다. 그 사람은 사동탄광에서 로동단련을 하고있는 전 평양시보안서 감찰과장 변대걸이였다. 그는 술을 먹었는지 얼굴이 불카해있었다.

《임자 요즘 출세한다면서? 고즈가이가 총국에까지 올라가구. 그래두 고즈가이야 고즈가이지, 지금은 리문도의 고즈가이지, 허허허.》

《비키라요. 길 바빠요.》

오천행은 이죽거리는 협잡군을 가볍게 밀쳐버렸다. 그 바람에 변대걸의 뒤통수가 가로수에 부딪쳤다.

《야, 고즈가이가 한자리 하더니 사람까지 친다! 왜놈의 고즈가이를 하던 자식이 건방지게 누구한테 손찌검이야, 거지같은게…》

변대걸이 주먹을 부르쥐고 달려들면서 천행의 동가슴을 들이받았다. 어쩔수 없게 된 오천행은 솥뚜껑같은 손으로 그의 목덜미를 밀어부쳤다. 순간 변대걸의 몸이 공중 들렸다가 인도로 돌바닥에 머리를 짓쪼으면서 꼬꾸라졌다. 힘장사의 가벼운 타격에 혼절해 쓰러진 변대걸이 병원에 실려가게 되였다.

이 구타행위가 엄중히 취급되여 오천행은 겨우 출당을 면하고 수풍발전소로 내려가게 되였다.

(그 녀석이 일을 잘하는지?)

김책은 발전소사무실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였다. 신선한 가을바람이 건들건들 불어왔다. 그가 큰길을 버리고 지름길에 들어섰을 때 문득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삭주원님은 강판이요

    행정좌수는 놀판이요

    륙관대신은 먹을판이니

    우리네 농군은 죽을판 아니냐

 

허술한 무명바지저고리에 밀짚모자를 쓴 사람이 한손에 낫자루를 쥔채 거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걸어오고있었다. 농군의 피땀을 빨아먹으며 놀판, 먹을판을 벌리는 봉건벼슬아치들에 대한 야유와 저주가 섞인 일종의 참요와 같은 노래였다. 리조때부터 이 지방 농민들이 불러온 노래인듯싶었다.

몹시 여위여서 관자뼈가 예리하게 두드러진 그 사람의 시꺼멓게 탄 얼굴에는 험상스러운 상처자리들이 있었다. 게다가 왼쪽다리와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반신불수였다. 불구의 몸이지만 머리통이 크고 골격이 굵직한 장골이였다.

《보아하니 타관사람 같은데 어디서 오셨는가요?》

그는 닫긴 회색양복에 중절모를 쓴 김책을 보자 걸음을 멈추며 말을 걸었다.

《예, 여기 수풍면에 출장온 사람입니다.》

김책은 적당히 대답하고나서 《여기 농민인가요? 그런데 행정좌수도 륙관대신도 없는 민주건국시기에 왜 그 벼슬아치들을 욕하며 다닙니까?》 하고 웃었다.

《하하하, 내래 알고있는 노래라는게 그거뿐이니 어카게시요. 그저 입에서 나가는대루 불렀디요. 그리구 내래 농민이 아니라 발전소 야간경비원이외다. 강치만이라고 합네다.》

《강치만이? 그럼 저기 저 뙈기논 주인이 아니요?》

김책은 지름길 웃탁에 있는 뙈기논을 가리키며 반색을 지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강치만의 얼굴에 새겨진 상처자리는 마치 란도질을 당한것 같이 끔찍스러웠다. 이마와 량볼에 깊은 칼자리같은 상처줄기가 가로 세로 무질서하게 그어지고 목부위에도 수술을 하고 살을 꿰맨 자리같은 언틀먼틀한 상처줄기가 감겨져있었다.

《동문 한쪽팔을 상한것 같은데 그 몸으로 밤경비도 서고 농사도 지었으니 용합니다.》

《그게 어디 농사랄게 있시요. 손바닥만한거… 낮엔 할 일이 없어 심심풀이로 빈땅을 뚜져 신전풀이랍시고 해보았디요. 내래 본디는 박천벌에서 물농사를 한 농군입네다. 그런데 수풍수전공사장에 들어와 몸을 다쳐 이 꼴이 돼시요.》

그는 1942년 언제 에프론공사때 우에서 떨구는 몰탈에 치워 다 죽게 되였댔는데 하도 목숨이 질기다보니 살아났다고 했다.

에프론이란 앞치마라는 외래어로서 수력발전소에서는 언제밑 물받이콩크리트바닥으로 통용되는 말이였다.

《왜정때 수풍발전소공사장에서 숱한 사람이 죽고 병신이 됐시요.》

《지금 몇살이요?》

《세는 나이로 올해 갓 마흔이외다.》

마흔이면 아직 한창때였으나 강치만은 머리가 허옇게 세고 여윈 얼굴이 상처자리와 주름으로 엉켜있어 얼핏 보면 쉰살도 넘어보이였다.

1940년에 박천군에 염병이 퍼져서 부모처자를 다 잃어버리고 화김에 수전공사장에 뛰여든 그는 에프론공사장에서 몸을 다친 후 1년동안이나 함바 웃구석에 누워 의형제들한테서 오줌똥을 받아내며 구완을 받아 간신히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한다.

다소 몸을 움직이게 되였을 때에는 동무들에게 계속 얹혀살 체면이 못되여 압록강마을을 피해 타고장으로 가서 쪽박을 들고 빌어먹으며 살아갔다. 그는 강계군 안창동 잣나무숲 동굴속에서 거지무리속에 섞여 짐승처럼 살다가 해방의 소식을 듣고 옛친구들이 있는 수풍발전소로 다시 찾아와 발전소 야간경비원이 된것이다. 반신불수로 된 불구의 몸에 무식자인 그가 할수 있는 일이란 그것뿐이였던것이다.

뙈기논 패말에 씌여있는 붓글은 수풍발전소의 첫 공산당조직자이며 강치만의 결의형제인 최재하가 써준것이였다.

설음많은 과거사를 한참 늘어놓은 그는 김책의 차림새를 새삼스레 다시 훑어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손님은 무슨 일로 수풍에 출장와시요? 도에서 검열와시요?》

《수풍발전소에서 7, 8, 9월에 전기생산을 최고로 많이 해서 김일성장군님의 표창장까지 받게 됐다던데 검열은 무슨 검열을 오겠소.

난 지배인을 만나러 왔소, 생산경험담을 들어보자구.》

《그러니 손님두 어느 발전소 간부인가봅네다래.… 한데, 우리 지배인, 기사장이 다 도에 올라가구 없시요.》

강치만은 갑자기 시무룩해지며 흥심없이 중얼거리였다.

《도에서도 일 잘한다구 당창건일을 계기로 무슨 상을 주려는 모양이군.》

《그런게 아니외다. 가만, 저기 앉아 담배나 피우며 이야기합세다. 손님은 아예 깜깜이외다래, 허어 참.》

강치만은 둔덕진 풀밭에 주저앉더니 저고리 안주머니에서 담배쌈지를 꺼내여 새까만 고불통에 써레기를 눌러담았다.

한쪽 손이 완전히 마비되여 모든 일을 왼손으로 하지만 두손을 쓰는 사람들보다 더 빠르고 능숙하였다.

이윽고 그는 무릎짬에 부시돌을 끼워놓고 깃을 놓은 다음 부시를 쳐서 고불통에 불을 붙이는데 그야말로 교예사가 재주놀음을 하는것 같았다.

김책은 한팔의 기능을 잃은것으로 하여 생겨난 강치만의 특이한 재기에 감탄하기보다는 가슴이 아팠다.

강치만은 고불통을 입귀에 물고 뻐금뻐금 서너번 빨고나서 말을 뗐다.

《우리 발전소에 불상사가 생겼수다.》

《불상사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김책이 놀라며 강치만을 돌아보았다.

《지난 여름 비가 많이 와서 저수지에 물이 가득차있어시요. 한데 8월 중순에 갑자기 홍수가 들이닥쳐 언제우로 물이 넘어날 위험이 생겼디요.》

그래서 기본언제의 일류수문(저수지의 물을 조절하는 수문)을 다 개방하여 물을 방수하였다. 그런데도 저수지의 물이 낮아지지 않아 중국쪽에 치우쳐있는 보조언제수문들까지 다 열어놓았다. 그리하여 수풍언제 모든 수문에서 초당 2만여톤 토해내는 물사태가 발전소하류에 퇴적된 흙모래 수천립방메터를 밀고내려가서 철도와 도로를 파괴시키는 사고를 빚어냈다. 그리고 수문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에프론을 답새겨 일부 구역이 패워지게 되였다. 다행히 사람이나 가옥이 피해를 입은것은 없었다고 한다.

강치만의 이야기는 김책을 한층 더 놀라게 하였다. 더우기 의문스러운것은 그와 같은 엄청난 사고를 저지르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것이였다.

김책은 긴 언제가 악마처럼 입들을 쩍 벌리고 물을 토하는 광경을 상상해보았다. 1개의 수문이 초당 수백톤의 방수능력을 가지고있으므로 10개의 수문만 열어놓아도 높은 언제우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물소리는 태풍소리같고 물받이콩크리트를 답새기는 폭포의 진동음은 우뢰소리보다 더 요란하다고 한다. 그리고 에프론을 답새길 때 반동력으로 튀여나오는 물보라로 하여 주변일대가 구름같은 물안개에 뒤덮이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모든 수문을 일시에 다 열어놓았을 때의 물소리는 얼마나 요란했겠는가.

일제는 수풍언제를 건설한 이후 해마다 장마철이면 일시에 모든 수문을 다 개방하여 토지와 가옥을 파괴시키고 많은 인명피해를 입히군 했었다. 하기에 일제시기 수풍사람들은 수풍발전소구조물들을 보고 염라대왕의 사자무리들이라고 하였다. 수풍발전소는 건설당시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저세상으로 끌고갔고 건설된 후에도 숱한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하지만 조선사람들이 발전소의 주인이 된 오늘에는 그런 재해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장군님께서 여러차례 강조하시였다.

《파괴된 철도와 도로는 인차 복구했소?》

김책은 언제쪽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예, 하루밤새 제꺽 복구해시요. 발전소사람들이 다 동원됐디요. 인명피해두 없고 기차운행에서두 별 지장이 없었으니 우에다 보고를 하지 않았는가봐요. 그런데 요 며칠전에 정주철도기관구장 김회일이 어디서 그 소릴 듣구 노발대발했다지 않아요. 알고보니 그 사람의 밭은 친척이 왜정때 발전소물때문에 몰살했습디다래. 원래 우리 전기총국 리문도기사장하구 사이가 나쁜 교통국 철도처장이라는 량반은 그 소릴 듣구 발전소에서 그따위짓을 하고도 뻔뻔스레 표창을 내신했는가?고 하며 우에 올리쐈는데 일이 크게 번져져 지배인을 잡아넣는다는 소리까지 돌아요.》

이것은 바로 며칠전 김일성장군님께서 평안북도 의주군을 현지지도하시는 기간에 벌어진 일이였다. 그러므로 그이를 모시고다닌 김책은 전혀 모르고있었다.

《워낙 철도패들이 성미가 급해요. 김회일이 그 사람두 성나서 소리칠 땐 기차 기적소리만큼 요란합네다.》

김책은 김회일을 잘 알고있었다.

일제시기 정주기관구에서 소제부노릇을 하는것으로 인생의 첫걸음을 뗀 김회일은 그후 기관차에 석탄불을 피우는 화부가 되고 기관조사가 되였으며 온갖 수모를 다 받으면서도 머리를 싸매고 필사적으로 배우고 배워서 마침내 기관사자격을 얻게 되였다. 그는 철도소제부로부터 기관사가 되기까지 15년동안 어느 하루도 귀뺨을 얻어맞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한다. 15년세월 매맞아온 량볼에 굳은살이 박혔대서 언제인가 그의 볼을 만져보니 그때까지도 귀뺨에 응어리진 살이 풀리지 않아 돌덩이같았다.

김책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풀밭에서 일어섰다. 발전소의 일군들을 만나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아야 되겠다고 생각하였다.

강치만이도 비척거리며 일어섰다.

김책은 산기슭에 황금돗자리처럼 펴있는 뙈기논에 시선을 주며 입을 열었다.

《강동무가 낫을 들고 나선걸 보면 벼가을을 하러 가던것 같은데 하루만 더 기다리시오. 장군님께 저 뙈기논을 보여드립시다.》

강치만은 눈이 둥그래졌다. 삿자리만 한 뙈기논을 장군님께 보여드리자고 하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제야 강치만은 여태 자기와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는 이 수수한 사람이 보통 큰 간부가 아니라 짐작하고 옷매무시를 바로하였다.

《동문 빈땅에 물을 끌어들여 신풀이를 해서 밭농사밖에 모르는 이 고장 농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었소. 동문 밭농사에 비해 4~5배나 더 많은 소출을 냈소. 장군님께서 보시면 대단히 기뻐하실거요.》

김책은 천천히 걸음을 뗐다.

강치만은 발전소사무실을 향해 걸어가는 김책의 뒤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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