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 회)

제 6 장

2

 

그날 저녁 대식은 하루작업을 총화하는 대대지휘관들의 협의회에서 지금까지 세멘트랑비가 많은데 대해 자기비판했다. 그는 협의회에서 재선이 세멘트창고를 지금위치에 그대로 두어 일없을가 하는 위구를 표시했을 때 정면으로 그의 의견을 반대했다.

《지금현재 세멘트창고지면의 높이와 고미탄천물면과의 차이는 세 메터가 훨씬 넘습니다. 그곳까지 물이 차올랐다간 산이 떠내려가든가 무슨 변이 나고야말겁니다. 저는 세멘트를 여기저기에 분산시켜 쌓을것 없이 현재 장소에 그냥 둬두자고 주장합니다. 지금처럼 로력이 긴장된 때 로력을 떼서 세멘트창고정리작업에 돌리는것은 결국 승리다리기둥타입속도를 늦추는 결과밖에 가져오지 못할것이고 속도전에 지장을 줍니다.》

대식은 구들장운반전투이후부터 될수록 광훈의 의견을 존중하려 애써왔고 광훈이 지금 재선과 같은 립장이라는것을 모르지 않았으나 한걸음도 양보하지 않았다. 대식이 강경히 나오자 재선은 자기 의견을 더는 주장하지 않았다. 대대생산협의회에서는 대식이의 의견이 통과되게 되였다.

대식은 협의회에서 자기의 의견을 끝내 관철하고말았으나 광훈에 대한 서운한 생각을 버릴수 없었다. 대식은 광훈이가 일을 지금보다 좀더 통이 크게 벌려주었으면 얼마나 좋으랴싶었다.

세멘트를 잘 보관하고 더 많이 절약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한시빨리 다리건설을 끝내는것이 더 중요할게 아닌가.

대식은 자기가 대대를 지휘하라면 얼마간의 세멘트를 랑비하는 한이 있더라도 기둥타입에 모든 력량을 집중하게 하고싶었다. 미끄럼식 빠른 타입이 겨울에 힘든것만큼 그 위력을 발휘하자면 기후조건이 유리한 지금에 바짝 다그쳐야 한다. 장마가 코앞에 박두했다.

물론 광훈이도 다리건설을 빨리 다그치려고 누구보다 애쓰는것은 사실이였다. 하지만 너무 자질구레하고 사소한 모든 일에 신경을 쓰다가 큰몫을 보지 못하거나 놓치게 될것 같아 대식은 이것이 은근히 걱정스러웠다.

무턱대고 너무 높은 요구만을 제기할수는 없었다. 광훈도 여기 새 철길건설장에 와서 대대를 처음 맡아 지휘해보는 사람이였다. 그리 크지 않은 한개 작업반 반장정도의 일만 해오던 사람이 삼백명이나 되는 청년집단을 대담하고 통이 크게 움직인다는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것이다.

대식은 사업조직에서의 치밀성, 어렵고 힘든 일에서의 이신작칙 등이 광훈이한테서 자기가 본받아야 할 더없이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좋은 품성들이 청년돌격대 대대장답다기보다 어딘가 지난날 작업반장의 한계를 완전히 벗지 못하는것처럼 생각되는 때가 없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대식은 요즘에 와서 승리다리건설문제며 숙소건설문제 그리고 안테나식기중기와 오활의 문제 등에서 광훈이 자기보다 훨씬 더 정당했다는것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마음 한구석에 의견을 품게 되는것이였다.

다음날 광훈은 3중대작업장으로 갔으나 은하는 여전히 1중대작업장으로 나왔다.

대식은 타입속도를 좀더 높여보려고 여전히 타입장에 붙어살았다.

기둥타입속도는 어제보다 더 빨라지지 못했다. 오늘도 휘틀을 너무 성급히 떠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리우지 않으면 안되였다. 타입은 일시 중지되고 콩크리트혼합기는 멎어섰다.

이제는 이미 타입해놓은 콩크리트가 일정하게 굳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안된다.

타입공들은 철근을 조립하고 밑에서는 채에 모래를 치기 시작했다.

오전중에 벌써 한메터반이나 기둥을 타입해올렸으면 괜찮은 타입속도였으나 대식은 성차지 않았다.

대식은 다리기둥밑에 서서 손채양을 해가지고 기둥꼭대기를 한참이나 올려다봤다. 모래따치까를 몰던 은하가 이마에 내돋는 땀을 씻으며 대식이 옆으로 걸어왔다. 검실검실하게 볕에 탄 그의 얼굴에선 건강미가 넘쳐났고 몸에 꼭 맞는 작업복은 그를 한결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은하선생, 타입속도를 좀더 높일수 없을가요?》

《저두 요즘 며칠째 작업전공정을 주의해 살펴봤어요. 모든 작업공정은 째여있다고 할수 있어요. 타입속도를 높이자면 혼합물을 이기는 공정과 타입하는 공정간의 불균형을 깨야 하는데…》

《은하선생, 휘틀의 높이를 지금보다 조금 더 높이면 어떨가요?》

《저두 그걸 생각해보았어요.》

은하는 바람에 부풀어오르는 머리우의 수박색삼각수건 뒤더수기를 꼭 눌러놓고나서 작업복웃주머니에서 뚜껑이 빨간 수첩을 꺼냈다.

대식은 두눈을 슴뻑이며 호기심에 은하곁으로 다가섰다.

은하는 깨알같은 수자들이 들어박힌 자기의 수첩을 대식에게 펴보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콩크리트소성학에서는 일정한 짐을 실어주는 조건에서 혼합물이 빨리 굳어진다고 가르치고있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계산해보긴 해야겠지만 지금보다 휘틀들을 한 이십센치가량 더 높일수 있을것 같아요. 그러면 옆으로 혼합물이 처지는것을 어느 정도 막을수 있구…》

《혼합물이 옆으로 안 처지면 타입속도가 빨라질게 아닙니까?》

대식의 두눈은 기쁨에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나무단을 지고 금시 불에라도 뛰여들듯 한 기세였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혼합물과 휘틀의 마찰이 문제예요.》

은하는 쭈그리고앉아 땅우에 막대꼬챙이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휘틀판에 철판을 대면 될게 아닙니까?》

《아이, 정말… 전 왜 지금까지 그 생각을 못했을가요? 》

이번엔 은하의 두눈에 돌연 생기가 살아났다.

은하의 력학지식과 실천에서 축적된 대식의 지혜는 이렇게 합쳐지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부터 은하는 본격적으로 휘틀높이를 계산했고 대식은 계산에 기초하여 새 휘틀의 도면을 그려나갔다.

대식네 중대는 중대별기둥타입경기에서 단연 1등을 했다. 승리다리 4호기둥을 타입하는 영예는 그들한테 차례졌다. 건설자들에게 있어서 자기네가 진행하는 건설대상물의 마감작업을 결속짓는 영예보다 큰 자랑과 기쁨이 드물다.

대식은 이번 1등이 은하선생의 공로라고 력설했고 그때마다 은하는 대식중대장의 묘안때문이라고 대식을 극구 떠올리였다. 공로를 사양하는데 인간의 미덕이 있고 수양의 높이가 있는것이다.

1중대 돌격대원들의 사기는 다시한번 올라갔다.

대식은 4호기둥타입에 새로 만든 휘틀을 도입했다. 휘틀높이를 조절해주니 타입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휘틀제작때문에 계획했던 날자보다 하루 늦어 타입을 시작했으나 승리다리 4호기둥은 광훈이 처음 예견했던 날자보다 하루 앞당겨 타입을 끝낼수 있었고 림진강다리건설장에서의 타입속도를 릉가했다.

다리기둥타입에서의 성과는 대식한테 다시한번 은근한 자부심을 북받치게 해주었다.

광훈네가 승리다리기둥타입을 마감짓던 날 림진강다리건설장에서는 마감기둥타입을 시작했다.

이제 장마나 지나면 림진강다리기둥들에는 강철보들을 올려놓을수있었고 그렇게 되면 범산차굴까지 공사렬차를 운행할수 있었다.

광훈네가 승리다리기둥타입을 마감지은지 사흘후 범산차굴대대에서는 내리굴을 완성했다. 범산차굴작업전선은 처음 입구방향에서만 작업하던 때에 비해 네배로 확대됐다. 이것은 차굴건설속도가 그만큼 빨라진다는것을 의미했다.

모든 철길건설장들에서 일은 순조롭게 펴나갔다. 하지만 새 철길개통의 그날까지는 아직도 많은 나날이 흘러야 했고 광훈네가 이제부터 다시 건설해야 할 고미탄다리는 고미탄계곡으로 려단이 진격을 개시하기 위한 하나의 교두보에 지나지 않았다.

 

련재

독자감상글쓰기
Change the CAPTCHA codeSpeak the CAPTCHA code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19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