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 회)

제 4 장

7

 

구들장운반전투가 있은 후 대대에서는 주택건설에 불이 붙었다. 하루일이 끝난 후 과외로동으로 틈틈이 숙소들을 지었으나 며칠어간에 열동의 집들이 번듯하게 솟아났다.

사나운 고미탄물결을 헤가르며 높이 들었던 홰불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도 타번지기 시작했다.

타오르는 불길이 얼마나 오래가며 불땀이 얼마나 센가 하는것은 불타는 나무마다 다른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당기는 불도 이와 같았다.

중대별로 숙소건설경쟁이 붙게 되고 그것이 중대의 명예와 결부되게 되자 대식은 중대의 모든 력량을 숙소건설에 동원시켰다. 그는 요즘 대대참모장직무를 완전히 잊고말았다. 양수기운전공과 착암수 몇명을 작업장에 남겨둔채 대식은 자기자신부터 숙소건설장에 붙어살았다. 대식네 중대에선 두동의 귀틀집과 한동의 돌집에 다른 중대보다 먼저 지붕을 올리고 구들을 놓았다.

매개 소대에서 한방씩 쓰고 녀성호실과 중대부를 따로 둘수 있게 큼직큼직한 방을 모두 다섯이나 꾸렸다.

대대에서 제일먼저 보란듯이 일떠선 석동의 집을 보는 대식은 마음이 흐뭇했다. 대식은 그까짓 집이나 지으라면 남들만큼 못할것 같더냐 하는 반발심이 불쑥 머리를 들었다.

대식은 얼마전 광훈이한테서 편의소건설 홀시때문에 받은 비판을 아직 삭이지 못하고있었다.

대식은 광훈이 자그마한 결함을 공연히 박박 긁어 확대하는것처럼 생각되였고 그가 왜 자기한테만 그렇게도 매정스레 그러는지 리해되지 않았다. 대식은 그래도 다리건설을 위해 대대에서 자기가 누구보다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고 믿고있었다. 대식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초조해지고 그것때문에 자기 성격이 거칠어졌다는것을 인정하면서도 광훈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있었다.

다른 중대들보다 숙소건설을 먼저 끝냈다는데서 오던 대식의 흐뭇하던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유, 아무래도 바꿀내기하는건 떡굽기만 못합디다, 원.》

황해도지방의 유한 어조와 말투때문에 늘쌍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대대기통수가 대식의 지시를 받고 림진강다리건설대대에 들렸다와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됐어? 바꿨어?》

《바꾸긴 했는데… 용접봉을 가져다줬는데 글쎄 못은 열키로밖에 안 줍디다, 원.》

대식은 오늘 려단에 련락가는 기통수한테 용접봉을 주면서 림진강대대에 들려 못과 바꿔오라고 했었다.

대대창고에는 용접봉여유가 있었으나 못이 부족했다.

기초타입을 끝내고 휘틀을 제작하자면 못이 무한정 있어야 한다.

《됐어, 수고했어. 용접봉이야 려단에 있는데 필요하면 또 가져오지. 용접봉은 지금 있는것만 가지구두 우린 되거던. …》

《림진강대대 창고장이 얼마나 깍쟁인지, 원…》

《수고했어. 림진강친구들이 얼마나 일을 했습데?》

《오늘 여섯번째 기초타입을 끝낸다구 야단입디다.》

기통수가 전하는 소식에 대식은 눈앞이 아뜩해왔다.

그러니 림진강다리는 이제 두개만 기초를 끝내면 된다.

자기네는 고미탄다리 기둥기초를 아직도 네개나 파야 하고 승리다리기초도 끝내지 못했다.

대식은 림진강대대에 미끄럼식도입의 선코를 끝내 빼앗기고말것 같은 생각에 마지막으로 믿어오던 마음의 기둥이 허물어져내리는듯싶었다. 그는 주택건설에 피로해진 중대를 다시 다리건설에로 불렀다.

《동무들! 다리건설에서 미끄럼식타입의 첫 발기는 우리 중대가 했습니다. 발기자의 영예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첫 타입도 우리 중대가 먼저 해야 할게 아닙니까. 림진강동무들에게 져서는 안됩니다. 이제 일주일만 극복합시다. 기초를 끝내고 기둥타입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리에게 휴식할 권리가 없습니다.》

다른 중대에서 집들이를 하는 날에도 대식네 중대에서는 이제 장판만 하면 들수 있는 집을 비워둔채 아직 천막에 있었고 천막마저 내여놓고 중대전원이 다리기초작업장에서 살았다.

대식은 어떻게 해서든지 모레까지 1호다리 기둥기초작업을 끝내려고 련일 밤작업을 들이댔다.

대식이 발벗고나서자 누구도 작업장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도 일자리는 별로 나지 않았다.

휴식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그늘을 찾거나 해가 재글재글 내려쪼이는 강기슭자갈우에 벌렁벌렁 나가누웠다.

대식은 정통속에서 밖으로 나와 젖은 장화를 벗어던지기 바쁘게 개울가에 풀썩 주저앉았다. 갓 헹구어낸 빨래처럼 그의 바지가랭이에서는 물이 줄줄 흘렀다. 대식은 뜨거운 해볕아래 까딱않고 앉아있었다.

누군가가 자기곁으로 다가오는 소리에 대식은 흐리멍텅하던 정신이 들었다.

작업복웃옷을 벗어 어깨에 건채 런닝그바람으로 복동이가 다가왔다. 저만큼 떨어져앉은 오활은 안 보는척 하면서 힐끔힐끔 복동을 바라본다.

《중대장동지, 우린 집들일 안하나요?》

복동의 물음에 대식은 부아가 났다.

《복동이, 전번에 말할 땐 뭘 들었나?》

《다리기초 끝내구 한다던 3중대두 오늘 저녁에 새집들이를 한대요.》

《그래서? 우리 중대두 남하는대로 했으면 좋겠단 말인가?》

《그런건 아니지만… 그 친구들 속내가 너무 뻔하니 그러지요 뭐.》

《왜?》

대식은 저만큼 떨어져있는 오활이가 다시 복동과 자기쪽을 슬쩍 곁눈질하는것을 눈치챘다.

《오늘 저녁 일곱시부터 축구경기중계가 있거던요.》

대식은 이때에야 복동의 마음이 집들이보다도 다른데 있으며 오활이랑 다른 친구들이 추겨서 그가 자기를 찾아왔다는걸 알았다.

며칠전부터 려단중계소에서는 산이 막혀 텔레비죤을 볼수 없는 이곳 실정을 고려하여 중계방송을 시작했다.

려단에서 석대의 텔레비죤을 받아다 매 중대마다 하나씩 놓았으나 한가하게 텔레비죤을 볼 시간이 없었다.

《왜 축구구경하고싶어?》

대식은 어쩌나 보느라고 이렇게 물었다.

《오늘 평양 모란봉경기장(당시)에서 일곱시부터 우리 나라 팀하구 이딸리아종합팀하구 축구시합이 있대요.》

복동의 두눈은 호기심에 반짝거렸다.

《일 안하구 축구구경하겠단 말이야?》

대식은 두팔을 작대기처럼 뒤로 뻗치고 자갈밭에 펑덩 앉아 복동을 올려다보며 어성을 높였다.

《그런건 아니지만… 3중대에선 집들일 하면서 축구시합두 구경한다는거지요 뭐.》

복동은 작업복 웃옷을 어깨에 걸고선채 머리를 긁적거렸다.

대식은 뒤로 뻗쳤던 두팔을 잡아당겨 손바닥에 묻은 모래를 털며 복동을 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런 한가한 생각은 싹 집어버려. 한초가 새로운 때 일 안하구 텔레비 구경하겠다니 말이 돼? 그렇게 축구가 보고싶으면 평양에 갈게지 뭘하러 여기 왔어?》

대식이자신도 축구시합중계를 보고싶었다. 런던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 나라 팀한테 망신을 당한 후 위신을 회복하려 벼르고벼르다 찾아왔다니 이딸리아팀과의 축구경기는 구경할만 한것이였다. 비자루방어전술로 나온다는 이딸리아팀의 전통적인 전술체계며 체육에 대해 이것저것 남보다 한두가지라도 더 알고있는 대식인것만큼 호기심도 크다고 할수 있었다. 미끄럼식 첫 타입의 영예를 다른 중대에 떼우지 않기 위해서는 그럴수 없었다.

복동은 머리를 푹 숙이며 한발로 땅만 툭툭 찼다.

풀이 죽은 복동을 보자 대식은 자기가 너무 과하게 말한것 같아 그의 속을 풀어주려 롱비슷이 한마디 했다.

《일 잘하면 철길건설이 끝나구 집으로 돌아갈 때 복동동무한테 우리 중대 텔레비죤을 상으로 줄테니까 그때 가지구가서 싫도록 보라구.》

《텔레빈 우리 집에두 있는데요 뭐… 하지만 알았습니다.》

복동은 긴 한숨과 함께 이렇게 대답하고나서 다른 사람들이 쉬는쪽으로 어정어정 걸어갔다.

복동이 물러간 후 대식은 혁띠에 찬 자기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작업시간을 알리려는데 4호기초작업장쪽에서 대대장 광훈이 걸어왔다.

《왜 그러나?》

광훈은 먼발치서 대식과 복동이 서로 시쁘둥해서 무슨 말다툼이라도 하듯 하다 갈라지는것을 본 모양이다.

《아니, 별거 아니네.》

대식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오활이때문에 온 대대가 한번 떠들썩해졌던 이후부터 대식은 중대의 약점과 결함을 웬만해서는 광훈한테도 말하지 않았다.

오활이때문에 망신을 당하고 중대의 허물이 자신의 허물임을 절실히 깨닫게 된 이후부터 대식은 광훈앞에서도 중대를 꼭 감쌌다.

광훈은 더 묻지 않았다. 피로와 불만의 빛이 잔뜩 어려있는 대식의 얼굴을 바라보고나서 광훈은 벙긋 웃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오늘 중대 새집들일 안하겠어?》

광훈이 명령할수도 있는것을 의논하듯 묻자 대식은 정면으로 반대하기 힘들었다. 대식은 대답없이 광훈을 바라봤다.

《3중대에서두 오늘 새집들일 하는데 1중대에서도 웬만하면 집들일 하지 뭐. 수고스럽게 집을 지었는데 온돌방에서 좀 자보자구. 더구나 오늘 텔레비죤에서 축구중계를 한다구 온통 마음들이 거기에 가있구만. 장판이랑 하려면 아무래두 일찍 작업을 떼야 할거야. 그러면 축구시합두 볼수 있구…》

대식은 광훈까지 이러는데 나혼자 아득바득할게 뭐냐 하는 생각이 들어 머리를 끄덕이고말았다.

《그런데 기중긴 어떻게 하겠어? 아무리 늦어도 다음주부턴 기둥타입을 시작해야겠는데. …》

대식은 물러가려는 광훈에게 꼬리를 잡고 늘어지듯 물었다.

《좋아, 모레쯤 기중기를 세우자구.》

광훈의 말에 대식은 그가 이전부터 말해오던 안테나식기중기를 기어이 세우려 한다는걸 알았다. 대식은 멀거니 그의 얼굴만 쳐다봤다.

《그러면 작업을 댓시쯤 떼구 새집들이준비를 잘하라구.》

광훈은 웃으며 이렇게 말하고나서 《갈매기다리》쪽으로 걸어갔다.

 

요란스럽게 울리는 자명종소리에 대식은 잠에서 깨여났다.

머리말의 시계는 네시반을 가리키고있다. 눈을 떴으나 대식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었다. 한여름이건만 여기선 밤만 되면 기온이 쌀쌀해진다.

어제 저녁에 집들이를 하고 대식은 새 집에서 첫 밤을 잤다. 집을 떠나 처음으로 따뜻한 온돌에 등을 지져본다. 대식은 온돌이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러워지면서 자기네가 언제 이렇게 집을 다 지었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건설을 시작하던 때에는 아름찬 일로 생각되였는데 다리건설에 별로 지장을 안 주면서 열동의 귀틀집에 이렇게 구들을 놓았고 목욕탕과 리발관까지 지어놓았다.

이 생각, 저 생각하며 한동안 누워있던 대식은 어제밤도 현장에 한개 소대인원을 남겼다는 생각이 나서 벌떡 일어났다.

광훈은 어제 대대장권한으로 일체 밤작업을 중지시키였다.

모든 사람들을 강제다싶이 숙소로 들여보낸 후 원래 밤교대일을 하기로 되여있던 소대 몇명의 인원만 작업장에 남기였다.

대식은 옷을 갈아입기 바쁘게 작업장으로 향했다.

밖은 아직 어두웠다.

작업장으로 걸어가던 대식은 양수기소리가 들리지 않아 가슴이 철렁했다. 양수기가 조금만 멎어도 기초바닥에 물이 차올라 일을 못한다.

대식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작업장에 이르니 밤일을 하던 사람들은 화토불을 피워놓고 그 둘레에 앉아있었다.

대식은 정통우로 급히 올라갔다.

양수기곁에는 양수기운전공과 또 한사람이 쭈그리고앉아있었다.

《뭐가 고장났어?》

대식은 그들에게 다가서며 누구에게라없이 물었다.

《아니, 고장난게 아니네.》

안심하라는듯 광훈이 일어서며 대답했다.

대식은 뜯어놓은 양수기를 보고 실바킹을 바꾸는중이라는걸 알았다.

대식은 다리기초구뎅이안을 들여다보았다. 정통안에 물이 높이 찬걸보니 양수기가 멎은지 못해도 반시간은 잘될것 같다.

손에 잔뜩 그리스칠을 해가지고 바킹을 감고있던 양수기운전공은 이때에야 대식이가 온걸 알았다. 양수기운전공은 자기네 중대장한테 양수기를 멈춘것때문에 추궁들가봐 변명하듯 광훈의 얼굴을 힐끔 바라보더니 우물쭈물 말했다.

《대대장동지가 바킹을 바꾸래서…》

광훈은 양수기곁에서 물러서며 운전공의 말을 보충했다.

《양수긴 내가 멈추라고 지시했네. 멈춘김에 바킹을 바꾸는게 좋을것 같아서…》

대식은 말귀를 알아들을수가 없어 광훈의 얼굴만 바라봤다. 양수기를 우정 멈추고 교체 안해도 좋을 바킹을 바꾸라고 했다니 리해되지 않았다.

광훈은 물고있던 담배를 련거퍼 들이빨고나서 꺼버렸다. 빨간 불찌는 곡선을 그으며 물우에 날아가 떨어졌다.

《사람들을 좀 쉬워야겠기에.…》

이렇게 말하는 그자신의 눈에는 피발이 서있었다.

어제밤도 광훈은 작업장을 떠나지 않았다. 요즘은 그가 언제 자고 언제 깨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광훈은 작업복 팔소매를 밀어올리며 정통우에 달아놓은 조명등에 시계를 비쳐봤다.

《운전공동무, 이제 한 십분 있다 바킹교체를 끝내시오.》

《다됐습니다.》

《좋소, 그럼 한 오분 있다 양수기를 돌리시오.》

며칠밤을 새운 사람답지 않게 그의 목소리는 쟁쟁하게 울렸다.

광훈은 정통우에 건네놓은 발판에서 쇠줄사다리를 타고 땅으로 내려섰다.

그의 모든 행동은 침착하고 확신성있었다. 대식은 말없이 광훈의 뒤를 따라섰다.

화토불로 다가가던 대식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세군데나 피워올린 화토불둘레에는 중대의 절반이상 성원이 모여앉아있었다.

대식은 수덕이 복동과 무엇인가 소곤소곤 속삭이는것을 알아보고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수덕은 지금 무엇인가 바느질을 하고있다. 쉬는 시간을 리용하여 어느 돌격대원의 꿰진 작업복을 손질해주는 모양이다.

복동이옆엔 오활이가 팔짱끼고 기대여앉아 코까지 골고있다.

수덕이옆에 나란히 앉아 끄덕끄덕 졸고있는 두 처녀는 불꽃과 태선이 분명했다. 그들의 젖은 바지가랭이에서는 모닥불에 김이 문문 피여올랐다.

모두 쫓아들여보냈는데 언제 이렇게 다들 나왔단 말인가?

텔레비죤에서 중계하는 축구경기가 보고싶으니까 복동을 추기였고 밤일을 하라면 달가와하지 않던 오활이, 일에 대한 자각성이 부족하던 오활마저 이밤엔 어떻게 되여 자기 교대도 아닌데 작업을 나왔단 말인가?

《전혀 자신들을 돌보지 않아. 그럴수록 지휘관들이 대원들을 잘 보살펴주어야 하겠는데 나자신부터 너무 무관심하다보니…》

광훈은 미더운 눈길로 화토불둘레를 더듬어 사람들을 살펴보며 혼자소리처럼 말했다.

대식은 이때에야 광훈이 무엇때문에 일부러 양수기를 멈추었는지 깨도가 되였다.

멈춰섰던 양수기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양수기가 신나게 돌아가는 소리는 새벽대기를 요란스레 뒤흔들어놓았다.

양수기소리가 나자 졸고있던 사람들이 번쩍 눈을 떴다.

수덕과 소곤소곤 말하던 복동이며 졸고있던 오활이 벌떡 일어나 정통쪽으로 뛰여간다. 그를 뒤따라 태선과 불꽃도 달려갔다.

사람들은 정통우로 오르내리기 위하여 매달아놓은 사다리앞에 무슨 입장순서를 기다리듯 차례차례로 줄을 서는것이였다.

그사이 양수기를 멈췄던탓에 지금 정통안에는 물이 한길이나 찼다.

양수기가 금시 돌기 시작했으니 정통안에 차올랐던 물이 바닥까지 찌자면 한 이십분 걸려야 한다. 이제 이십분동안은 더 쉬다가야 일을 할수 있지만 늦장을 부리다가는 정통안에 들어가지 못할수 있다.

정통안은 좁기때문에 몇사람밖에 들어가 일을 하지 못한다. 정통안에 들어가 힘든 일을 하려고 복동과 오활, 태선, 불꽃은 지금 타고갈 뻐스를 기다리는 정류소에서처럼 미리 줄을 서는것이였다.

맨앞에는 오활이 섰다. 달리기경기라도 하듯 오활은 정통우로 올라가는 쇠줄사다리앞에서 복동을 따라잡았다.

그뒤로는 복동이, 태선이, 불꽃이 섰다.

뒤늦은 사람들이 헐썩거리며 뛰여간다.

광훈이 명령하듯 말했다.

《모두 정통에서 물러나시오!》

누구도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은 없었다. 벌써 정통꼭대기까지 올라간 오활은 물이 찌는것만큼 한계단한계단 사다리를 따라 정통안으로 내려서는것이였다.

《모두 나오시오!》

광훈은 약간 어성을 높여 침착하게 명령을 반복했다.

《규률없이 그러지 말고 모두 나오시오!》

이번엔 대식이 광훈을 부추기듯 소리쳤다.

《여 태선동무, 나오시오. 불꽃동무부터 돌아서시오. 그뒤 동무들은 비키구…》

광훈은 정통으로 다가서며 매 사람의 이름을 찍었다. 하건만 막무가내였다. 내려가는 물을 따라 정통안에 들어간 사람들은 안으로만 들어갔고 정통밖의 사람들은 나무사다리를 따라 우로 올라갔다.

광훈이 정통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저지시키는것은 그들을 힘든 일에서 돌리기 위해서일것이다.

정통으로 들어가는 오활과 복동, 태선, 불꽃의 바지가랭이가 모두 젖어있는걸 보면 얼마전에도 그들이 정통안에서 일하던것이 틀림없었다.

더구나 밤에는 녀자들을 정통안에 들여보내지 않기로 되여있다.

광훈의 의도를 파악한 대식은 정통으로 다가서며 이미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에게 꽥 소리를 질렀다.

《여, 모두 나오란 말이요.》

그의 호령은 가을서리처럼 차거웠다. 그러자 정통안에서는 뜻하지 않게도 노래소리가 올리기 시작했다.

 

    노을이 피여나는 이른아침에

    인자하신 그 미소를 생각합니다

    고요한 밤하늘에 별이 웃을 때

    따사로운 그 사랑이 그립습니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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