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1 회)

제 6 장

6

 

보천보전투승리를 기념하는 행사훈련이 마감고비에 이르렀다. 여러 형태의 모임으로 진행되는 행사에서 우등불모임과 《단심줄》유희극은 그중 큰 행사라고 할수 있다.

《단심줄》은 대원수님께서 혁명투쟁을 시작하시던 때 친히 창작하신 유희극으로서 각계각층 인민대중이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나라의 독립을 이룩해야 한다는 사상을 노래와 춤을 배합한 형식으로 보여주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항일아동단연예공연의 주요곡목이였던 《단심줄》유희극을 학교의 소년단원들을 항일아동단의 정신으로 교양하는데서 우등불모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보시였다.

오늘도 그이께서는 아침부터 학교강당에서 인민반학생들과 유치원꼬마들이 참가하는 《단심줄》련습을 지도해주시면서 이 유희극이 가지는 의의를 깊이 새겨주시였다.

그러신 다음 대위원회열성자들과 함께 모란봉으로 향하시였다.

경상동골짜기를 타고올라 을밀대가까이의 공지에 이르자 먼저 와서 기다리던 우철이와 수일이가 그이일행을 반겼다.

그이께서는 한발 앞서 그들을 올려보내시며 모란봉의 을밀대쪽에 대렬이 모여설수 있는 자리를 한번 잡아보라고 이르시였었다.

《여기가 어때? 이만 한 자리면 여러 학급이 모일수 있을거야.》

우철이 공지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들이 여기를 택할만도 했다. 지대가 조금 낮으면서도 아늑한 이곳은 그들이 김정일동지를 따라 아침운동과 공부를 하러 자주 오군 하던 곳이였다. 4인민학교시절 수일이 땀을 빼며 그이의 학습방조를 받던 곳도 이곳이였고 둘이 함께 산비탈을 굴러내려 단풍잎무지속에 나란히 누운채로 우정의 첫 약속을 하던 곳도 바로 여기였다. 하지만 우철과 수일은 물론 함께 온 열성자들도 아직 모란봉에 오르게 된 까닭을 모르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오랜만에 찾으신 이곳을 애틋한 시선으로 둘러보시였다. 아늑하고 넓이도 그만하면 괜찮은 곳이였다.

그러나 량켠으로 느슨하게 뻗어오른 릉선들과 나무들로 하여 시원하게 트인감이 없었다.

그이께서 좀더 올라가보자고 하시며 성큼성큼 앞장에 서시였다. 얼마간 더 올라가 을밀대앞에 이르자 밋밋한 등마루에 배나 더 큰 공지가 나졌다. 전쟁을 이겨낸 아름진 소나무, 잣나무가 점점이 널려있고 아직은 잔디를 입히지 않아 잡풀들이 성했지만 앞이 탁 틔여 복구건설로 들끓는 시내의 장엄한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였다.

그이께서는 훤하게 드러난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시며 말씀하시였다.

《우등불모임자리로서는 여기가 좋을것 같다.》

《뭐 우등불모임?…》

애들의 눈이 일시에 전조등 켜지듯 했다.

《응, 평양시가 다 보도록 여기서 큼직하게 우등불을 피워보자는거다.》

《히야, 멋있겠는데.》

《그런걸 우린 을밀대의 봄맞이를 하자는가 했어.》

우철과 수일이 흥분해서 떠들었다. 아까 올라오면서 무엇때문에 대렬이 모일수 있는 공지를 잡아보라고 했을가 하는 내기에서 수일이 《을밀대의 봄맞이》를 고집했던것이다.

《체, 봄이 지난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을밀대의 봄맞이를 한단 말이야.》

《을밀대의 봄맞이》(을밀상춘)는 평양8경의 하나로서 을밀대의 경치가 하도 아름다와 생겨난 말이였다.

《그럼 봄이 가면 을밀대의 경치가 아예 사라진다던? 음력으로 따지면 지금도 봄이란 말이야.》

우철도 듣고보니 그럴사해서 더 우기지 않고 속으로만 궁싯댔다.

(진짜 그럴가? 아니, 6월 4일을 맞으며 행사들이 많은데 한가하게 봄맞이가 뭐야, 봄맞이… 아마 다른 사업이 있어 그럴거야.)

정말이지 우등불모임과 같은것은 생각도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서 그밤이 왔으면 해서 흥분에 떠있는 얼굴들을 빛나는 눈매로 둘러보시였다.

《지난해 우리가 보천보의 홰불연극을 가지고 학교를 향해 대포를 쏘았다면 올해는 우등불모임을 가지고 온 평양시를 향해 대포를 쏘자는거다. 이제 여기서 평양의 밤하늘을 밝히며 우등불이 타오르고 홰불바다가 펼쳐진 속에 조기천의 시 백두산이 울려퍼진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숭엄하고 장쾌한 화폭이야. 모란봉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보며 시안의 소년단원들과 시민들은 또 얼마나 감동이 크겠어.》

《야, 생각만 해도 가슴부푸는데…》

우철이 환성을 터치더니 세월의 이끼가 성돌마저 푸르게 물들인듯싶은 고색창연한 을밀대의 루정으로 씽 달아올랐다. 모란봉을 가볍게 흔들며 지나는 바람결에 소년단넥타이를 휘날리며 그는 한팔을 높이 쳐들었다. 《백두산》시를 한바탕 읊기 시작했다. 애들도 너도나도 뛰여올라 시구절을 뽑아대며 법석이였다.

그이께서는 동무들을 미덥게 바라보시였다. 그동안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들이였다. 멋모르고 외국시를 외워대던 이들이 이번 우등불모임에서 저마다 《백두산》시를 읊겠다고 나섰다.

사람을 그려도 외국사람의 얼굴부터 그려버릇하던 미술소조애들도 우리의것에 대한 자부를 안고 만경대참관에서 받아안은 감흥을 주제로 한 소조전시회를 열었으며 우등불모임을 한다는 소식을 알게 된 많은 애들이 승벽내기로 홰불봉과 불초롱을 만들고 우등불을 지필 나무장작을 한아름씩 안고 나왔다. 그야말로 온 학교가 한마음이 되여 움씰하고 일어서는 모습이였다.

이번엔 수일이가 무슨 이야기인가를 늘어놓고있었다.

보매 을밀대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는상싶었다. 인민학교시절 그이한테서 모란봉의 을밀대며 부벽루, 최승대며 칠성문에 깃든 전설을 수없이 들은 수일이였다.

차츰 어성들이 높아졌다. 수일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애들속에서 싱갱이가 벌어진것이다.

그이께서도 루정으로 올라가셨다. 대위원회 부위원장인 림성이 성급히 물었다.

정일동무, 임진조국전쟁시기 평양사람들이 여기서 왜적의 침입을 물리치는 싸움을 했다는 얘기는 들었댔어. 하지만 항일빨찌산들도 여기에 왔댔다는 말은 처음 들어. 그게 정말이야?》

《그래, 항일빨찌산정찰조가 을밀대가 있는 이 부근에까지 들어와 동평양에 있던 일제의 비행장과 여러 군사시설들을 모두 정찰해갔어. 그것이 조국을 해방할 때 큰 은을 냈어.》

그 말씀에 코대가 높아진 수일이 거드름스럽게 몸을 흔들며 제 주장을 고집하던 림성이며 여러 애들에게 눈을 찔 흘겼다.

《너희들 력지소조원들을 허술히 보면 안돼. 우리가 모란봉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이 자료들도 다 확인해봤단 말이야.》

《그럼 여기 을밀대에 대한 설은 어느것이 진짜가? 그것도 알겠지?》하고 한 애가 물었다.

을밀대에 대한 설이 여러가지인데 어느것을 믿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였다.

《진짜냐 가짜냐 할것 없어. 다 믿어도 돼. 이 을밀대가 고구려시기에 건설되고 외적을 반대하는 싸움이 수천년을 두고 벌어진 곳인데 그 유래가 왜 한가지뿐이겠어?》

수일은 《을밀장군》이 이곳을 지켜 싸웠다는데서 을밀대란 이름이 유래되였다는 설도 맞고 《웃밀이언덕》에서 유래된 이름이란 소리도 맞으며 옛날 《을밀선인》이 자주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고 해서 을밀대라고 하는것도 맞다고 제법 손가락까지 꼽아가며 설명했다.

《수일동문 진짜 력사학자 못지 않구나.》 하고 누군가가 감탄하자 수일은 《이쯤한걸 가지고 뭘… 우리 소조에 나만큼도 모르는 앤 없어.》 했다.

그이앞에서 쑥스러운감이 없지 않았던지 수일은 지금껏 시침을 뿍 따고 하던 행동을 허물며 익살스레 귀박죽을 주물럭거렸다.

《하긴 이 귀박죽이 큰 덕에 얻어듣는 소리도 남보다 많긴 해.》

《하하… 글방샌님, 앉으나누우나 책이라더니 넌 처음부터 마감까지 그저 제 자랑이구나.》

림성의 우스개소리에 루정에는 웃음이 차넘쳤다.

애들과 함께 즐겁게 웃고나신 김정일동지께서 의미깊은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외적을 반대하는 선조들의 투쟁이 깃들어있고 항일빨찌산들의 성스런 발자취가 어려있는 이 을밀대에서 우등불모임을 가지는것은 참으로 의의가 크다고 봐. 그러니 우리 열성자들부터가 보천보전투승리기념일을 맞으며 진행하는 우등불모임의 목적을 잘 알고 동무들속에 보천보전투가 어떤 환경에서 진행되였으며 그 의의가 무엇인가를 똑똑히 알려주도록 해야겠어. 모두 준비들을 잘했다가 보천보전투기념일을 뜻깊게 맞이하자.》

그이께서는 열성자들에게서 홰불봉과 불초롱을 만든 정형을 알아보시였다. 처음 분단들에 그 과업을 주었을 때 열성자들은 홰불봉은 어려운게 없지만 불초롱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 먼저 매 분단에서 불초롱을 한개씩 시범으로 만들어오도록 하시였다. 아닌게아니라 만들어온것을 보니 엉망이였다. 명절맛을 낸다면서 울긋불긋 요란한 장식을 하고 고전맛이 나는 그림을 그려넣은것이 있는가 하면 모양새가 없이 만든것도 있었다.

그이께서는 명기가 만든 불초롱을 시범으로 내보이시였다. 정방형으로 된 네 면에 하얀 참지를 바르고 붉은색과 푸른색물감을 곱게 분무한것이 보기에도 간편하고 산듯한 맛을 자아내는것이였다.

《형태는 이것으로 통일하자. 여기에 더 보충할건 행사의 목적을 알수 있게 한 면에는 6. 4라고 큼직하게 밝히고 다른 면에는 홰불그림을 보기 좋게 그려넣도록 하자.》

열성자들은 자신심에 넘쳐 좋다고들 했다.

분단들에서는 현재 불초롱준비도 거의 끝나가는 상태였다.

그이께서는 열성자들에게 다시금 강조하시였다. 림성에게 이제 내려가는 길로 시랑송정형을 다시 알아볼데 대한 지시를 주시고 모란봉을 내리시였다.

《인숙동무가 어제 날 찾아왔댔는데 분단의 홰불그림과 글자를 자기가 맡겠다고 했어.》 하고 우철이 제 자랑하듯 말을 꺼냈다.

《인숙동무가?…》

《응, 분단을 위해 뭔가 하지 못해 몸살이 났어.》

수일이도 한마디 끼웠다.

《명기도 얼마나 열성인지 몰라.》

《나도 들었다. 녀동무들 불초롱까지 다 맡아나섰다지?》

《녀동무들이 고맙다면서 참지랑 안에 댈 나무오리대랑 다 가져다 줬어.》

《그래도 혼자서 여러개를 만들자면 힘들거다. 동무들이 가서 명기를 도와야겠어.》

《알겠어.》

그이께서는 새삼스레 마음이 찡해나셨다.

《우리 동무들은 정말 좋은 동무들이다.》

속삭임처럼 하시는 그이의 말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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