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 회)

제 4 장

1

 

6개년계획의 첫해에 들어선 조국은 건설로 들끓고있었다.

평양을 비롯하여 함흥, 청진, 남포, 강서, 희천 등 전국도처에서 새로운 공장들과 현대적인 문화주택들이 시간을 다투며 즐비하게 일떠서고있었다.

위대한 전변과 비약의 앞장에는 청춘들이 서있었다.

이천-세포의 새 철길건설장은 이 나라 청춘들의 젊음을 떨치는 자연과의 대격전장이였다.

오늘 범고개우에는 울긋불긋 꽃으로 단장한 자동차들이 줄지어 길다랗게 늘어섰다.

범산차굴 출구방향에 새 작업전선을 펼치는것과 관련하여 려단적인 운반경기가 벌어지고 집중수송이 시작되였다. 광차며 레루, 착암대차와 설비들을 싣고 자동차들이 꼬리를 물고 범고개를 내려온다.

산줄기를 굽이굽이 둘러감으며 뻗어내린 자동차길우에는 뽀얗게 먼지구름이 서리였다.

불꽃은 골짜기어구에서 범고개를 내리는 자동차들을 부러운듯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자동차들이 매일이다싶이 저렇게 꼬리를 물고 들이닥치는것을 보니 범산차굴에서는 요즘 일이 잘되는 모양이다.

려단방송선전차에서는 착암대차도입에 관한 소식이며 고속굴진기록 등 온통 범산차굴에 대해서만 나온다.

잠시후 불꽃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머리에선 빨간 머리수건이 나풀거렸다.

불꽃은 나무를 찍으려고 범산골짜기에 이동작업나와있는 2중대작업장에 리발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빨랐다.

급히 걸으면서도 불꽃은 제볼장을 다 본다. 손을 뻗쳐 길가의 나무가지를 쓸어만지는가 하면 풀섶에서 꽃을 꺾어들고 새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눈을 팔기도 한다. 재빠른 그의 동작들에서는 한창나이때 젊음이 주는 발랄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닭알형의 갸름한 얼굴에서 열정에 빛나는 또릿또릿한 눈이며 예쁘장한 오똑코, 부푼 앞가슴… 넘치는 젊음은 앙양된 정신이 낳는 열정으로 하여 요즘 불꽃한테서 활짝 꽃피고있었다.

빨래터에 찾아왔던 광훈이와 이야기를 나눈 후부터 불꽃은 달라졌다.

대대리발사인 불꽃은 대대종합편의소건설까지 책임지고있다.

그는 지금 대대종합편의소건설터전으로 가는 길이다. 대대종합편의소건물은 숙소들보다 규모가 클뿐아니라 영구건물로 지어야 한다.

다리건설이 끝나고 새 철길이 개통되면 고미탄지구엔 휴양소가 일떠서게 된다고 했다.

고미탄지구청년돌격대원들은 목욕탕과 리발관을 림시건물이 아니라 잘 지어 앞으로 여기에 오게 될 휴양생들에게 넘겨주기로 하였다.

일감은 많은데다 건설하는 주인이 명확치 않아 요즘 편의소건설은 애를 먹고있다. 목재와 모래, 자갈은 2중대에서 맡고 집짓는 로력은 1중대에서 내는 식으로 중대별로 맡기였는데 중대장들은 자기네 일이 바쁘다면서 서로 밀각질을 하였다.

대대전투계획에는 오늘부터 편의소건물기초타입을 시작하기로 되여있었으나 아직 막돌이 보장되지 않았다. 막돌은 1중대가 책임졌건만 대식은 편의소건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불꽃은 오늘 대식과 담판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걸린 막돌문제를 풀고야말 결심이다.

일이 잘 안되고보니 불꽃은 대대장 광훈이 기다려졌다. 미끄럼식쟈끼를 가지러 평양으로 출장떠난지 닷새가 지났으니 이제 며칠내로 돌아올것이다. 광훈대대장만 돌아오면 박대식중대장이 지금처럼 참모장이라는 립장은 조금도 없이 1중대 리속만 차리면서 중대본위주의를 부리지 못할것이다.

불꽃은 걸음을 다그쳤다.

편의소건물을 세울 터전에 이르니 쌓아놓은 세멘트포대옆에서 두사람이 일하고있었다. 불꽃은 누가 일을 나왔나 해서 반갑게 소리쳤다.

《수고들 해요.》

불꽃의 인사에 두사람은 소리나는쪽으로 돌아섰다. 뜻밖에도 복동과 오활이다. 그들은 지금 방수포까지 벗겨놓고 세멘트무지를 헐고있었다. 그제 두자동차 날라다 쌓아놓았던 세멘트포대들이 벌써 퍼그나 없어졌다.

《아니, 뭣들 해요?》

불꽃은 그들에게로 다가가며 두눈이 뚱그래져 물었다.

《세멘트 좀 가져가느라…》

순진한 복동은 솔직히 대답했다.

《어디루?》

《작업장에요.》

《작업장에?》

《정통을 치다 세멘트가 떨어져 그래요.》

《여기서 가져가면 어떻게 해? 래일부터 기초를 타입해야 하겠는데…》

불꽃은 발끈 성을 냈다.

《중대장동무가 가져오래서…》

복동은 난처한듯 오활을 바라봤다. 오활은 자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것처럼 무표정하다.

《안돼요. 편의소건설은 대대결정이예요. 보장하게 된 막돌은 안 가져오구 남이 날라온 세멘트를 가져간단 말이예요? 저기 내려놓은 세멘트포대를 빨리 제자리에 쌓아요.》

불꽃은 편의소건설이 제대로 안되는 책임이 전적으로 복동한테 있기라도 한것처럼 야단이다. 복동은 구원을 청하듯 오활만 쳐다봤으나 그는 오히려 두사람의 말다툼을 구경하는 손님격이였다. 그러더니 손을 털며 아무말없이 다리건설장쪽으로 걸어갔다.

《빨리 제자리에 날라다놔요.》

불꽃은 성이 나서 다시 소리쳤다.

복동은 할수없이 땅에 내려놓은 세멘트포대를 올려쌓기 시작했다.

불꽃은 세멘트포대를 혼자 들어올리느라 애쓰는 복동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섰다가 리발도구가 들어있는 가방을 둘러멘채 그를 돕기 시작하였다.

대식은 요즘 눈코뜰사이없이 분주히 돌아치고있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광훈이 출장떠난 기간 대대를 책임지고보니 대식은 무거운 책임감에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게 되는것이였다.

2중대는 건설보장사업 일체를 책임지고 1중대와 3중대는 승리다리기초굴착을 하고있었다.

3중대가 맡은 3호, 4호기초는 이미 어려운 고비를 넘어섰고 2중대사업도 계획대로 나가고있었다. 승리다리건설작업에서 여전히 난공사는 1호기둥기초였다. 1호기둥기초도 이제 며칠내로 굴착을 끝내고 빨리 콩크리트타입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간 림진강다리건설대대에 미끄럼식타입의 선코를 빼앗기고만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림진강다리건설대대에서도 다리기둥기초타입을 벌써 네개나 끝냈다고 한다.

대식은 림진강대대에 지지 않으려고 일체 력량을 승리다리기초굴착에 돌리였다. 요즘 대식은 세 교대를 거의다 맡다싶이 하면서 1호다리기둥기초굴착장에 노상 붙어산다. 그러다나니 대식은 숙소건설과 편의소건물건설엔 관심을 돌리지 못했다.

대식은 욕 한번 먹을셈치고 숙소건설을 죽이는 대신 다리건설을 힘껏 내밀었다.

그런대로 다리건설에선 자리가 났다. 승리다리가 놓이는 골짜기는 파놓은 네개의 기초구뎅이와 흙무지로 완전히 건너막히다싶이 되였다.

기초구뎅이에 물이 차올랐을 때 보면 골짜기에 크지 않은 네개의 늪이 나란히 생겨난것 같았다.

기초구뎅이주변으로는 사람들이 한벌 깔리다싶이 했다.

우물처럼 깊숙한 기초안에서 파올린 모래와 자갈을 바가지에 담아 들어올리느라고 《소년》호기중기가 우르릉거리고 양수기는 물을 퍼내느라 잠시도 쉬지 않고 퐁퐁거린다.

세메터나 되는 높이로 쳐놓았던 1호다리기둥정통은 벌써 거의다 땅속으로 내려앉았다. 이제 그우에 두메터정도 콩크리트를 더 높이 쳐야 한다.

그러면 깊이가 열메터나마되는 커다란 우물이 생기는데 그 우물을 콩크리트타입물로 채우면 1호다리기둥기초는 완성된다.

대식은 오늘중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승리다리 1호기둥정통타입을 전부 끝낼 결심이였다.

대식은 이른아침부터 1호기초정통타입작업을 정력적으로 지휘하였다. 발파가 딸리면 다리기초구뎅이속에 들어가 착암기를 쥐고 발파해 놓은 버럭처리가 밀리면 자신이 직접 《소년》호기중기를 운전하면서 대식은 모든 일을 도맡아하다싶이 했다.

정동타입이 시작되자 대식은 자갈따치까를 몰았다. 그의 온몸은 땀에 번들거렸고 화락하니 젖은 런닝그는 몸에 착 들어붙었다. 눈섭에 맺혔던 땀방울이 흘러들어 눈이 쓰려왔으나 대식은 눈두덩을 몇번 끔뻑끔뻑 하고나서 자갈을 담은 따치까를 쏜살같이 몰았다.

《여- 세멘트-》

대식은 날라온 자갈을 콩크리트혼합기아구리에 쏟아부으며 소리쳤다.

《세멘트가 떨어졌어요.》

따치까를 몰던 태선이 울상이 되여 소리쳤다.

세멘트운반때 사업조직을 치밀하게 하지 못했던탓에 다리건설용세멘트를 주택건설장에 두자동차나 더 부려놓았다.

대식은 오늘 아침에 숙소건설장세멘트를 작업장으로 가져오려고 한개 분대인원을 따로 떼놓았었다. 그랬더니 다리기초작업로력이 긴장해지였다.

대식은 세멘트운반로력을 정통타입에 다시 돌리는 한편 편의소건물건설에 쓸 포장한 세멘트를 가져오라고 오활과 복동을 떼놓았다.

편의소건설터전은 다리건설장에서 주택건설장보다 거리가 백메터는 가까왔고 포장한 세멘트여서 운반하기도 쉬웠다. 편의소건물을 지으려고 날라온 세멘트포대를 먼저 가져다 쓰고 편의소건설문제는 차후에 대책을 세우는 수밖에 없었다.

《오활이 안 왔어?》

대식은 빈 따치까를 끌고 콩크리트혼합기에서 물러서며 누구한테라 없이 버럭 화를 냈다.

대식이 신경질을 내는 바람에 사람들은 눈이 둥그래져 서로 마주보다 편의소건설장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세멘트포대를 가지러 간 오활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리던 오활은 잠시후 빈 몸으로 털썩털썩 걸어왔다.

《세멘트 안 가져와요?》

태선이 따치까를 놓고 오활쪽으로 마주 달려가며 물었다.

대식의 조급한 마음은 그한테도 그대로 옮겨졌다.

《동무가 가서 가져와보라요.》

오활은 시답지 않게 뜨직뜨직 뇌까렸다.

《왜 그냥 왔어?》

대식은 끌고오던 빈 따치까를 내동댕이치며 날카롭게 물었다.

《있어야 가져오지요.》

《세멘트있는데 안 가구 어디 갔댔어?》

《난 도적질을 못하겠수다. 주인있는 세멘트를 어떻게 가져오라구 그럽니까?》

《주인은 무슨 주인이야?》

그러면서도 대식은 마음짚이는데가 있었다. 아마 불꽃이 나타나서 트는 모양이다.

《가서 가져와보라요.》

오활은 맞갖잖게 대답하더니 혼합기옆에 무드기 쌓아놓은 모래무지에 풀썩 주저앉았다.

《빌어먹을… 그래, 갔다가 그냥 온단 말이야?…》

대식은 성이 나 소리치고나서 콩크리트혼합기스위치를 껐다. 요란스럽게 돌아가던 혼합기가 갑자기 멎자 작업장은 별로 조용해졌다.

대식은 남자들을 모두 데리고 편의소건설장을 향해 떠났다.

《흥, 나보다 얼마나 재간이 있나 보자요. …》

오활은 모래더미우에 펑덩하니 주저앉은채 대식의 등에 대고 조소하듯 말했다. 대식은 고개를 돌려 오활을 쏘아보며 무엇인가 말하려다말고 그냥 걸어갔다.

《중대장동무보고 그게 뭐예요?》

태선은 가만있지 못했다.

《타고난 락후분자가 돼서 그렇지요.》

오활은 셈평좋게 말하며 담배를 붙여문다. 태선이 다시 발끈하는것을 옆에서 수덕이 말렸다. 요즘 모든 사람들의 성미가 거칠어지고 일이 잘되지 않는 원인이 모두 자기한테 있는것 같아 수덕은 괴로왔다.

이 문제를 풀려고 수덕은 며칠전부터 중대사로청회의를 준비해오고있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오늘 밤에는 회의를 해야 했다. 수덕은 말없이 모래를 채에 치기 시작했다. 그가 다시 일을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도 일손을 잡았으나 모두 손맥들이 풀려 굼떴다.

잔뜩 심사가 뒤틀린 오활은 다른 사람들이 일을 하건말건 강건너 불보듯 하고 앉아 풀풀 담배만 피워댔다.

대식은 사람들을 데리고 승리다리개울을 건너 곧장 편의소건물을 지을 터전으로 향했다.

세멘트를 가져오라고 보낸 복동은 불꽃과 함께 세멘트포대들에 방수포를 씌우고있었다.

독같이 성이 나서 왔으나 대식은 불꽃을 보자 등등하던 기세가 한풀 꺾이고말았다.

불꽃은 대식이 오는것을 보고서도 자기 일만 계속했다.

대식은 불꽃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세멘트를 다리건설장에 먼저 돌려야겠소.》

대식의 말에 불꽃은 기다렸다는듯 반문했다.

《편의소 지을 세멘트도 모자라는데요?》

《모자라는건 후에 다시 가져온다 해두 지금 날라다둔걸 먼저 다리건설에 써야겠소.》

《보장해주게 된 막돌은 안해주고 남이 날라온 세멘트까지 뺏아가면 어떻게 해요? 다리건설과 숙소건설을 함께 내밀자는건 대대공개당세포총회결정이예요.》

《동무, 그걸 누가 몰라서 그러오? 급한 목부터 막아야 할게 아니요?》

《아무리 급해두 안돼요. 여기밖엔 뭐 세멘트가 없어요? 가져다쓰겠으면 주택건설장에서 가져다쓰면 될게 아니예요?》

《거기건 포장안해 나르기 말째 그러오. 후에 또 날라오면 될게 아니요. 》

《후에 날라올줄은 아는데 왜 미리 날라올줄은 몰랐나요?》

불꽃은 가만있지 못했다.

《동무, 뭐요? 명령하면 들을게지… 지금 대대는 내가 책임지고있소.》

대식의 어성은 높아졌다.

《참모장동무만 책임을 졌는가요? 저도 대대의 주인이예요. 중요한건 공개당세포총회결정을 집행하는거예요.》

불꽃은 눈살이 꼿꼿해져서 대식을 똑바로 바라봤다.

《아니, 이 동무가…》

대식은 얼굴에 피기가 오르고 도끼눈이 되였다. 두사람짬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타까와하던 복동이 느닷없이 소리쳤다.

《저기 대대장동지가 온다.》

사람들은 복동이 가리키는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승리다리개울기슭으로 뻗은 길을 따라가느라면 왼켠 산기슭에 지금의 대대숙소구역인 천막촌이 있다. 천막촌쪽에서 편의소건설터쪽을 향해 한사람이 걸어올라왔다. 다리건설장쪽을 바라보며 편의소건물집터로 걸어올라오는 몸매다부진 사람은 틀림없는 광훈이였다.

벌써 대대부에 들렸댔는지 그는 작업복차림에 빈손이였다. 대대에 도착하는 즉시로 옷을 갈아입고 건설장으로 나오는 길인 모양이다.

복동은 광훈을 마주향해 소리치며 달려갔다.

아무리 빨리 와도 이삼일을 더 있다가야 올줄 안 광훈이 나타나는 바람에 불꽃은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왔다. 새침했던 그의 얼굴에는 대뜸 반기는 기색이 어리였다.

《대대장동지!》

불꽃은 이렇게 소리치고나서 대식과 싸움하던것도 잊어버렸는지 복동을 뒤따라 광훈을 마주향해 달려갔다.

구원을 청하듯 불꽃이 달려가자 대식은 성큼성큼 걸어오는 광훈을 바라보며 자기의 흥분을 삭이느라 선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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