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회)

제 1 장

7

 

바로 이 시각.

정우철은 달리는 승용차에 앉아 고미탄다리건설장으로 오고있었다. …낮뻐스를 타고 고미탄지구로 가는 은하를 바래주고나서 정우철은 곧 협의회를 소집했었다.

협의회에서는 범산차굴건설에서 반단면착암대차도입과 매끈한 테두리발파시험결과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범산차굴에서 착암대차를 쓰고 매끈한 테두리발파를 진행하면 새 철길건설장의 주요관문을 속도전의 방법으로 열수 있었다.

속도전은 김정일동지께서 새롭게 제시하신 혁명적방침이였다. 속도전방침은 지금 문학예술부문 사업에서 그 위대한 생활력이 높이 발휘되고있었다. 혁명과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속도전의 혁명적방침을 적극 관철해야 할 과업이 중요하게 제기되고있다.

청년들은 김정일동지께서 제시하신 방침관철에 앞장서야 할것이였다.

새 철길건설은 험악한 자연과의 투쟁이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제5차 당대회결정관철을 위한 이 어려운 전투과업을 청년들에게 통채로 맡겨주시였다.

정우철은 나라의 동서부를 새롭게 련결하는 철길건설에서 속도전을 힘있게 벌릴데 대한 문제를 강력히 내밀었다.

그 첫 열매가 범산차굴건설에서 반단면착암대차도입과 매끈한 테두리발파의 성공이라고 할수 있었다.

반단면착암대차와 매끈한 테두리발파방법을 차굴건설에 받아들일데 대한 려단참모부의 협의회는 밤이 깊어서야 끝났다.

정우철은 오늘 온 하루를 회의로 보냈으나 피곤보다도 왕성한 사업의욕을 느꼈다.

협의회를 결속지으면서 정우철의 머리에 떠오른 첫 생각은 승리다리건설문제였다.

정우철은 섬멸전의 방법으로 범산차굴을 하루빨리 끝내기 위하여 범산차굴대대에 맡겼던 승리다리를 다른 대대에 넘길 생각이였다.

그래야 범산차굴에 력량을 집중할수 있었고 승리다리건설도 다그칠수 있었다.

정우철은 광훈네한테 승리다리를 맡기고싶었으나 고미탄다리 하나만도 그들에겐 아름찼다.

은하까지 내세워 《외교공세》를 들이대는걸 보면 그들이 고미탄다리 기둥타입을 인차 시작하려는것 같았다.

광훈네가 증산과제로 승리다리건설까지 맡는다는것은 려단의 주타격을 보장하고 철길건설전반을 다그칠수 있게 하는것만큼 새 철길건설에서 주인다운 립장에 선다는걸 의미했고 지금보다 건설속도를 훨씬 높여야 하는것만큼 속도전의 방침을 관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이 커다란 문제들이 그리 쉽게 풀릴수는 없었다.

정우철은 모레쯤 고미탄지구로 나가려던 계획을 앞당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려단장동지!》

정우철이 협의회를 마치고 려단참모부사무실을 나서는데 무슨 급한 일이 생겼는지 운전사 순태가 달려오며 찾았다.

《저…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정우철은 무슨 일이냐고 묻듯 순태를 바라봤다.

《저… 려단장동지방에 가서 좀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정우철은 순태의 말에 순순히 돌아섰다.

사무실 겸 침실로 쓰는 자기 방에 들어서니 책상 한구석에 흰 보자기를 씌워놓은 음식그릇들이 놓여있었다.

《저게 뭐요?》

《려단장동지 저녁식사입니다.》

《내 식사?》

《회의가 늦게 끝날것 같아서… 그러다 오늘 또 저녁 안 잡수면 어떻게 합니까?…》

회의가 늦게 끝나든가 일이 늦어지면 식당취사원들에게 수고를 끼칠것 같아 정우철은 그냥 자는 때가 종종 있었다.

이것때문에 정우철은 순태한테서 자주 지청구를 들었다.

순태는 정우철의 운전사였을뿐아니라 주사를 제때에 맞는다든가 식사를 제때에 한다든가 하는 등의 건강상의 문제들과 사생활령역을 통제하는 임무까지 수행했다.

정우철은 왼쪽팔쓰기를 불편해했다.

순태는 려단장의 왼팔상처자리가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에 적의 폭격속에서 한 소년을 희생적으로 구원하다 생긴것이라는것까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고있었지만 그가 조선인민군 철도사령부관하구분대의 이름높던 모범운전사였고 그때 입은 부상때문에 지금도 때때로 고통을 겪고있다는데 대해서는 잘 알고있었다. 자기네 려단장이 운전사출신이라는데 대한 그의 존경심은 컸고 그만큼 그를 위해주려고 애쓰는것이였다.

정우철은 순태가 저녁식사때문에 자기를 찾았다는것을 알고 어처구니없어했다.

보자기를 벗기니 책상우에는 맥주 두병과 고기 한접시, 찢어놓은 마른명태 한접시가 놓여있었다.

정우철의 두눈이 둥그래진것을 보고 순태가 변명하듯 말했다.

《려단장동지,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응?》

《오늘이 려단장동지 생일입니다.》

《그렇던가.…》

정우철은 순태의 말을 듣고서야 오늘이 자기 생일이라는것을 생각했다.

원래 생일이란걸 쇠여본적 없는 정우철은 자기 생일이 언제인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있었다.

정우철은 자기를 생각해주는 순태의 마음이 고마왔으나 낯빛이 돌연 엄해졌다.

대원들을 위해주고 사랑하면서도 자신에게 차례지는 특혜에 대해서는 털끝만큼도 허용 안하는 그다.

《누가 이런걸 하랬소?》

정우철은 따지듯 물었다.

《누가 시킨 사람은 없습니다. 맥주는 오늘 식당에서 내준거구 고기는 운수중대에서 얻어온건데… 운수중대동무들이 오늘 대발파때 돌에 맞은 노루 한마리를 잡았습니다.》

정우철은 좀더 호되게 꾸짖으려다 순태가 너무 서분해하는것 같아 《앞으로는 이러지 마오.》하고 못을 치는것으로 그치고말았다.

책상우에 놓인 맥주병을 보자 정우철은 느닷없이 광훈이 생각났다. 광훈의 입당을 보증선 그때로부터 오늘까지 오랜 세월 함께 일해오지만 언제한번 신통히 맥주 한잔 같이 나누어보지 못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정우철은 밖으로 나가려는 순태를 불러세웠다.

《순태동무, 고미탄지구까지 한시간반이면 갈가?》

《빨리 가도 두시간은 걸려야 합니다.》

《동문 식사했나?》

《했습니다.》

《순태동무, 우리 이제 고미탄지구로 가자구.》

정우철의 말에 순태는 후회가 막심했다.

잘하자던 노릇이 오히려 저녁만 굶게 만들었다.

아무리 빨리 가도 새벽 세시경에야 고미탄건설지구에 닿을수 있다.

그때 어디 가서 저녁식사를 한단 말인가?

순태는 조금도 자신을 돌보지 않는 정우철에 대해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할수없이 그의 지시대로 노루고기볶음과 마른명태를 간식용비닐주머니에 넣었고 자기몫으로 차례졌던것까지 합해 맥주 세병을 차에 실었다. 순태는 애써 구한 노루고기를 려단장에게 맛보이지 못하는것이 못내 아수했으나 정우철은 광훈과 만날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것을 기뻐했다.

순태가 차를 급히 몰았던탓에 정우철은 새벽 두시반경에 광훈네 중대에 도착할수 있었다.

광훈은 대식과 론쟁한것때문에 그때까지도 마음이 우울해있었다.

중대부천막안엔 마침 광훈이 혼자 있었다.

《어디 가시는 길입니까?》

야삼경 깊은 밤에 불쑥 나타난 정우철을 보고 광훈은 반가와하면서도 의아한 빛을 숨기지 못했다.

《여기까지 왔소. 그간 잘 있었소?》

정우철은 평양에 회의다녀온 후 광훈을 처음 만난다.

잠시후 두사람은 책상에 마주앉았다.

이때 순태가 중대부천막안으로 들어왔다.

《려단장동지, 짐을 어떻게 하랍니까?》

《차에 그냥 둬두오. 그런데 동무 정말 저녁 먹었소?》

《아니, 지금이 몇시게 저녁도 안 먹겠습니까?》

《그럼 좋아. 내 깨울 때까지 눈을 붙이오. 어디서 자겠소?》

《저… 오활이하구.…》

순태 말에 정우철은 알았다는듯 머리를 끄덕여보이였다.

천막안에선 부나비들이 날았다. 새벽이 가까와오건만 벌레들은 잠도 자지 않는 모양이다. 하루살이며 크고작은 부나비들이 전등주위에서 새까맣게 맴돌았다.

그래도 천막휘장을 그대로 열어두는게 시원해 좋았다.

밤마다 기온이 내려가선지 이곳 고미탄건설지구에는 모기가 없었다.

순태가 간 후 정우철은 광훈에게 고미탄다리건설정형을 이것저것 묻고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놓았다.

《요즘 광훈동무의 솜씨가 이만저만 아니던데… 은하동무까지 척 끌어들여 외교사업을 다 보내구.…》

광훈은 이때에야 정우철려단장이 밤깊어 무엇때문에 이렇게 찾아왔겠는가 하는 그 내속을 희미하게나마 깨달을수 있었다.

《사실은 저…》

광훈은 구구히 말하면 변명처럼 될가봐 말끝을 얼버무렸다.

《그래 중대장동무 결심은 어떻소? 인차 고미탄다리기둥타입을 시작하겠소?》

정우철은 상대방의 마음속을 빤히 들여다보는듯 한 눈길로 광훈을 바라봤다.

《아닙니다. 우리가 승리다리까지 맡아할가 합니다.》

《아니, 뭐 승리다리까지?》

정우철은 자기 속심을 내비치지 않으며 뜻밖이라는듯이 이렇게 물었다.

《예.》

광훈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승리다리까지 맡는다 해도 고미탄다리건설기한을 늦출순 없소. 그래도 해낼만 하오?》

《해내겠습니다.》

《정말 자신있소?》

열정에 빛나는 정우철의 두눈은 그가 광훈의 말을 벌써 믿는다는것을 말해주고있었으나 그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튀여나왔다.

자신있습니다.》

광훈은 힘주어 대답했다.

《고맙소.》

정우철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광훈의 손을 잡았다.

《광훈동무, 내 사실은 그 승리다리때문에 동무를 찾아왔소. 동무네는 지금까지 고미탄다리건설에서 청년돌격대원들답게 훌륭히 일했소. 동무네 중대가 6호기둥기초작업에서 큰물피해를 입은것은 가을에 하기로 되여있었던 일을 앞당겨했기때문인것만큼 그 책임은 옳게 사업을 조직 못해준 나자신에게 있소. 이제 동무네가 승리다리까지 맡아주면 려단의 주타격목표를 계획대로 내밀수 있고 그렇게 되면 고미탄계곡도 하루빨리 정복할수 있소.》

고미탄천건너 고미탄계곡으로는 아직 작업전선을 확대하지 못했다.

고미탄계곡은 새 철길건설에서 려단이 총돌격으로 점령해야 할 마지막 요새였다.

자연의 이 요새만 정복하면 지금 려단이 맡고있는 철길완성의 보고를 어버이수령님께 드릴수 있었다.

정우철은 자기의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광훈은 몇마디 안되는 자기의 짧은 대답이 정우철려단장을 그렇게도 기쁘게 해줄줄은 몰랐다.

《광훈동무, 동무네가 고미탄다리 6호기초굴착을 물량이 적은 가을에 가서 하게 되면 말이요, 기초굴착에서 질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할수 있소. 지금 나부터도 속도전 하면 빠른 속도만을 먼저 생각하는데 빠른 속도와 높은 질을 보장해야 진짜 속도전을 벌린다고 할수 있소.》

광훈은 자기의 마음속 고충을 알고 정우철려단장이 그것을 풀어주러 이밤 이렇게 찾아준것만 같아 고마움이 솟구치면서 전쟁의 불길속에 성장해온 지휘관이 다르다는 생각이 새삼스러워지는것이였다.

가까이에 있건 멀리에 있건 어머니는 자식의 마음을 안다.

참된 지휘관은 자기 대원들의 마음속 고충을 알고 풀어주며 레루를 따라 달리는 기관차처럼 시대의 앞장에서 줄기차게 달리도록 이끌어줄줄 알아야 한다.

벽시계는 어느덧 넉점을 때리였다.

정우철은 시계종소리를 듣고서야 자기가 어제 저녁을 안 먹었다는 생각이 났다.

《광훈동무, 차에 나가 내 가방을 좀 가져오우.》

광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을 나설 때 정우철은 싱글벙글거리며 조용히 귀띔했다.

《깨질게 들어있으니 조심하라구…》

새날이 시작되여 네시간이 지났으니 자기의 생일은 이미 지나갔다.

정우철은 자기몫으로 차례진 맥주를 가지고 광훈을 기쁘게 해주고싶었다. 정우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중대부천막안을 거닐며 기분이 좋아 저 혼자 벙글거렸다.

(밤새 찾아온 보람이 있어. 우리 청년들은 마땅히 속도전의 붉은 기발이 되여야 해. 속도전과 조선청년! 얼마나 뜻깊게 어울려지는가.)

정우철은 저 혼자 입속으로 몇번이고 뇌이였다.

 

련재

독자감상글쓰기
Change the CAPTCHA codeSpeak the CAPTCHA code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19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