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회)

제 1 장

1

 

고미탄천의 원래이름은 곰탄인데 곰여울이라는 뜻이다.

곰들만이 욱실거리는 곰골을 흐르는 물살빠른 여울들로 이루어진 강이라고 처음에 곰탄이라 하던것을 순하게 부르느라 고미탄이라 했고 나중엔 이것이 강류역일대까지를 포괄하는 이름으로 되였다.

강원도 법동과 안변사이에 있는 백암산기슭에서 시작하여 고미탄천은 세포와 평강, 법동, 판교, 이천땅을 지난다.

강흐름을 따라 내려오면서 오른편으로 길게 누운 산발들은 백암산과 명의덕산, 홀령산, 령암산을 주봉으로 하는 마식령산줄기이고 고미탄천지류인 룡지천 왼켠으로도 산발들이 파도쳐간다.

나라의 동서해안을 새롭게 련결하는 중부간선철길은 여기 고미탄계곡을 통과한다.

고미탄천은 림진강지류로서 그 길이가 삼백리도 못되는 자그마한 강이나 그 이름은 산골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있다.

옛날엔 산골사람들을 가리켜 《고미탄촌놈》이라 했고 어린 딸자식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에는 부모들이 입버릇처럼 《고미탄에 시집보내겠다.》고 엄포를 놓군 했다.

하늘이래 첫 동네, 사람못살 궁벽한 곳으로 불리우던 이 이름은 해방후부터 황금산이란 이름과 통하게 됐다. 새 철길건설이 시작되면서부터는 청춘들의 영웅적위훈에 대한 그 무슨 송가나 상징의 말처럼 울리기 시작했으며 청년돌격대생활과 결부된 새라새로운 말들이 수없이 생겨났다.

범산차굴청년돌격대 대대장은 광훈을 만날적마다 《우리 고미탄사돈》이라고 불렀다.

범산차굴대대에서 맡은 승리다리는 광훈네가 맡은 고미탄다리건설장과 벼랑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있었다.

그런가하면 《고미탄의 불사조》란 말도 생겨났고 《고미탄선바위》, 《고미탄전망대》와 같은 이름도 만들어졌다.

고미탄천은 성미가 급하고 변덕스러웠다.

물이 수정처럼 맑은 반면에 깊이와 흐르는 량은 좀처럼 가늠하기 어려웠다.

류역에 하루만 비가 와도 수채에 쏟아부은 물처럼 비방울이란 비방울들은 고스란히 골짜기로 모여든다. 강바닥이 심하게 물매졌건만 좁은 골짜기로 모여든 물은 미처 빠지지 못했다. 한번 범람하면 그 힘은 무서웠다. 불어난 강물은 집채같은 바위를 굴리였고 나무를 뿌리채 뽑아버리였다.

감때사나운 고미탄천은 이번에도 자기의 고약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잔뜩 하늘이 흐리더니 고미탄천 전류역에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비는 하루밖에 오지 않았으나 강물은 무섭게 불어났다.

사나운 물결은 이달에 광훈네가 6호다리기둥기초를 파기 위해 강 한가운데 둥그렇게 쌓아놓았던 림시물막이뚝을 위협했다.

돌격대원들은 림시물막이뚝에 모래가마니를 덧쌓으며 무진 애를 썼으나 거품물고 날뛰는 강은 무거운 모래가마니를 지푸래기처럼 여겼다.

물은 점점 불어나며 기승을 부리였고 6호다리기둥 림시물막이뚝은 시시각각으로 위험에 직면했다.

광훈은 어쩔수 없어 일체 작업을 중지시키고 림시물막이뚝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기슭으로 철수시켰다.

《뚝이 무너진다!》

다급한 웨침소리가 잦아들기도 전에 림시물막이뚝 한귀퉁이가 쩍 버그러져나갔다. 림시물막이뚝은 거대한 물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쪽귀퉁이가 뚫리자 림시물막이뚝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나갔다. 싯누런 강물은 눈깜짝할 사이에 천여장의 모래가마니를 흔적도 없이 밀어가고말았다.

얼마전까지 림시물막이뚝이 솟아있던 강 한복판에서는 싯누런 흙탕물만 넘실거렸다.

잠시후 하늘에서 자기가 없는 사이에 땅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보기라도 하려는것처럼 해가 구름장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하늘은 씻은듯 개이고 해는 온종일 뜨거운 불볕을 쏟아부었다. 고미탄천은 따사로운 해빛이 하루동안 어루만지자 그 애무에 인차 공손해지였다.

물속에 잠겼던 강기슭이 드러나고 감탕을 뒤집어쓴 개버들이 가지를 척 늘어뜨린채 바람에 흔들렸다. 강변에 두텁게 가라앉아 번들거리던 감탕은 하루 못 가서 거북등마냥 툭툭 터져나갔다.

강물은 다시 맑아지고 무더운 여름날이 계속되였다.

고미탄지구에 사흘밖에 내리지 않은 비가 돌격대생활에 미친 후과는 컸다.

고미탄지구의 청년돌격대원들은 땡볕아래에서도 《수해》를 입어야 했다.

식당천정에 고였던 어지러운 비물이 방금 배식해놓은 밥통에 면바로 한소랭이나 쏟아져내리였다. 한개 중대분의 밥을 다시 지어야 했다.

산기슭에 쳐놓았던 2중대천막주위의 산도랑에 물이 넘쳐나 천막안으로 흘러들고 천막기둥을 파헤쳐 한개 분대인원이 반나절동안 숙소를 다시 꾸려야 하였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뱀 한마리가 수해를 피해 돌격대후방창고에 기여들었다. 창고안에 들어갔던 취사원처녀가 뱀한테 발목을 물리웠다.

후방참모가 6호다리기둥타입을 시작하면 한상 내겠다고 끌어왔던 돼지 한마리가 마침 있었다.

후방참모는 살아서 꽥꽥거리는 돼지배를 쭉 가르고 그안에 돌격대원처녀의 다리를 넣게 했다. 후방참모가 뱀독을 뽑아내는 경험자여서 취사원처녀는 무사했으나 특식은 소동을 일으키였다.

그날 때아니게 차례진 돼지고기점을 보고 비위약한 돌격대원처녀가 소리쳤다.

《이거 뱀독을 빨아낸 그 돼지고기 아니야?》

《돼지는 뱀독을 타지 않아.》

비위약한 처녀를 놀려주느라 여기저기서 총각들이 이죽거렸다.

《뱀독은 안 타두 뱀한테 물린 발을 씻어냈지.》

《뱀독을 타건 발을 씻었건 그 고기 나한테 넘기라.》

식당에서는 처녀가 먹지 않은 국을 장난군들이 서로 잡아당기다가 통채로 쏟고말았다.

아직 자리잡히지 못한 새 철길건설장에서 고미탄큰물피해가 빚어낸 돌격대생활의 일화였다.

갑자기 불어났던 강물은 돌격대생활의 이 구석, 저 구석에 크고작은 여러가지 파문을 일으켰으나 이런것들은 지나가면 다였다.

 

《에이, 빌어먹을…》

대식은 저 혼자 중얼거리며 강기슭에 앉아 돌팔매질을 했다. 강을 향해 날아가던 돌은 포물선을 그으며 《쩜벙.》하고 강 한가운데 떨어졌다. 물살이 빨라 물우에는 파문이 일어나지 않았다.

광훈은 돌이 떨어진 곳을 바라보며 담배만 뻑뻑 들이빨았다.

두사람은 서로 싸우기라도 한것처럼 찌뿌둥한 얼굴로 이미 오래전부터 강기슭에 이렇게 앉아있었다.

《정말 이번에 쫄딱 녹았어.》

대식은 강기슭의 돌들을 다 집어던져 분풀이를 하기라도 하려는것처럼 강을 향해 다시 돌을 던졌다.

이제 얼마있으면 려단적인 경쟁총화가 있다. 5호다리기둥기초를 타입할 때까지만 해도 중대작업실적이 그만하면 괜찮았는데 6호다리기둥기초에 와서부터는 앉아뭉갠다. 6호기초는 이제 다시 림시물막이뚝부터 새로 쌓아야 한다.

《후-》

광훈은 강물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을 지었다. 그는 쓰겁게 입을 다시고나서 고미탄선바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리건설장 아래쪽 강 한가운데서 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강물우로 머리를 내밀었다.

해금강선바위처럼 물가운데 우죽비죽 솟아있는 그 바위들을 한입에 삼켰던 강물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더냐싶게 고미탄선바위의 발부리를 어루만진다.

광훈은 다시 길게 한숨을 내쉬였다.

그의 한숨소리에 대식은 위로하듯 말했다.

《어떻게 하겠나, 다리기둥타입에서 봉창해야지? 미끄럼식방법으로 기둥을 세우면 기초굴착에서 잃어버린 로력과 시간을 얼마든지 보상할수 있어.》

대식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고미탄다리는 원래 미끄럼식방법으로 건설할것을 예견하지 않았었다. 그런것을 대식이가 다리기둥건설에 미끄럼식방법을 받아들이자고 발기해나섰다.

두사람은 미끄럼식방법도입에서 걸린 문제들을 풀기 위해 군에서 미끄럼식방법으로 건설중인 탑식아빠트건설장에도 여러번 다녀왔다. 얼마전 탑식아빠트건설장견학을 통하여 두사람은 자기네들이 맡은 고미탄다리기둥건설에 미끄럼식방법을 받아들일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다리기둥타입에 미끄럼식방법을 받아들이면 계획보다 건설속도를 훨씬 높일수 있고 많은 자재와 로력을 절약한다. 하지만 6호기초림시물막이뚝을 강물에 떠내려보내지 않았더라면 다리건설은 그만큼 더 빨라졌을것이 아닌가!

광훈은 자기네가 이달 경쟁에서 다른 대대나 중대들에 지게 되였다는 사실보다도 이것이 더 가슴아팠다. 흘러가버린 시간과 랑비한 로력을 이제는 어디에 가서도 되찾아올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자연의 변덕과 광란에 우리는 왜 대처하지 못하였는가.

광훈은 이 물음에 대답을 찾고싶었다.

《광훈이, 가자구.》

대식은 오금이 저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광훈은 아무런 대답없이 강물만 바라봤다. 이번 큰물피해를 입고나서부터 그는 영 딴사람이 되다싶이 했다. 큰일을 치른 사람처럼 광훈은 요 며칠사이에 얼굴이 푹 축가고 통 말이 없어졌다.

이때 2소대장 김재선이 이들에게로 다가왔다.

《중대장동지, 현실연구차로 대학연구사 한분이 우리 건설장을 찾아왔습니다.》

갓 제대된 재선은 군대에서 하던 버릇대로 구두뒤축을 딱 붙이며 큰소리로 보고했다. 광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님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보니 대식은 오활이가 생각났다.

연구사가 타고 온 낮뻐스에 오활이가 일을 빨리 보고 대대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오활동무도 왔습니까?》

《보지 못했습니다.》

손풍금도 수리하고 려단에 들려 붉은기도 가져오고 두루두루 할일이 많으니까 밤에 올지도 모른다. 오활이한테 오늘 하루동안에 다하기 뻐근할 정도로 여러가지 과업을 주었지만 사실 기본은 려단에 기중기가 들어왔는가 안 들어왔는가 하는것을 알아보는것이였다.

려단에 가서 자재나 설비를 더 달라 제기하자고 해도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고서는 불가능하다. 대식은 큰물피해를 입고나서부터 려단의 설비자재입수정형을 알아보는중이였다.

《중대장동무, 갑시다.》

지금까지 눈시울을 쪼프린채 어딘가 한점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광훈은 머리를 흔들었다.

《먼저 가서 손님을 좀 맞이하라구, 내 작업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뒤따라갈테니까…》

대식과 재선은 광훈이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기고싶어한다는걸 눈치채고 그를 남겨둔채 물러갔다.

광훈은 천천히 작업장쪽으로 걸어갔다.

작업장에는 오늘따라 활기가 없었다. 사람들은 별로 굼뜨게 움직이는것 같았고 풀이 죽어보였다. 일하는 사람보다도 쓸데없이 작업장을 어정버정 돌아다니는 사람이 더 많았다.

광훈은 처음에 자기 기분이 그렇고 날씨마저 흐려서 그렇게 보이는줄 알았다. 다시 보니 인상만 그런것은 아니였다. 오늘 작업규률은 확실히 해이되여있었다. 삽자루며 따치까 등 작업도구들이 여기저기에 되는대로 나딩굴었다.

광훈은 몰탈혼합기곁에 모여앉아있는 돌격대원들한테로 걸어갔다.

《혼합기가 고장났습니다.》

모든 잘못이 혼합기에 있기라도 한것처럼 복동이가 일어서며 엉치에 묻은 모래를 턴다. 소년때를 아직 못 벗어 그 무슨 장식품처럼 작업복 앞가슴에 휘장을 잔뜩 달고있는 그였건만 오늘 그는 늙은이같아 보이였다.

그옆에서 혜춘과 태선이 일어서며 머리를 숙이였다.

모두 일에 자각적인 사람들이건만 오늘은 성수가 안 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수걱수걱 일하고있는 사람은 수덕이뿐이였다. 채에다 모래를 치는 일이다보니 몰탈혼합기가 멎어도 지장이 없겠지만 그가 채에 쳐놓은 모래는 한자동차분이 넘을것 같았다.

《혼합기가 멎었으면 자갈과 모래라도 많이 날라다둬야 할게 아니요.》

광훈은 자신을 억제하며 타이르듯 조용조용 말했다.

《조금전부터 쉬기 시작했습니다.》

복동의 변명에 광훈은 입이 쓰거워 아무 대꾸도 안했다.

6호기초굴착에서 입은 큰물피해는 그 무슨 기류처럼 온 작업장에 저기압을 몰아왔다.

광훈은 꾸중하기보다 이들에게 힘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다들 이렇게 맥놓고 그러오? 곤난할 때일수록 용기를 내야지.》

《용기가 어디서 나겠습니까?》 혜춘의 반문이였다.

《용기가 어디서 나다니… 우리자신들이 내야지. 요만한 시련앞에 주저앉아 되겠소?!》

광훈은 그들을 설복하려고 애를 썼다.

《암만 사기나서 일하면 뭘합니까? 또 강물에 떠내려갈텐데…》

복동의 말에 광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6호다리기둥기초를 다시 판다고 해도 강물이 그것을 또 메워놓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할수 있단 말인가. 본격적인 장마는 앞에 있었다. 가을까지는 점점 비가 많이 올것이고 그러면 고미탄천은 그만큼 불었다줄었다할것이였다.

광훈은 벙글써하니 벌린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복동을 바라봤다.

이때 태선이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중대장동지, 마른 땅을 옆에 놔두고 한여름에 강복판을 팔게 뭡니까? 승리다리를 우리가 하고 고미탄다리 6호기초는 가을에 하면 안됩니까?》

볕에 타서 검실검실한 그의 얼굴에선 두눈이 불만과 안타까움, 그 무엇인가 해내려는 욕망에 불타고있었다.

태선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지금 새 철길건설이 벌어진 이 일대에서 싸우다 전사하였다.

태선은 대학추천을 받았으나 청년돌격대에 탄원해나온 처녀였다.

광훈은 그의 눈을 마주볼수 없었다.

오늘 작업장에 활기가 없고 규률이 문란해진것은 단순히 큰물피해때문이라고만 볼수 없었다. 이미 입은 피해보다도 또다시 헛수고를 하게 될지 모른다는 확신성없는 작업전망이 돌격대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있었다.

광훈은 그들을 외면하며 혼합기곁에서 물러서고말았다. 흥분한 그는 자기가 무엇때문에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하고 그냥 걷기만 했다.

《승리다리를 우리가 하고 고미탄다리 6호기초는 가을에 하면 안됩니까?》

광훈은 태선의 질문이 그 무슨 질책처럼 귀전에 다시 울려왔다.

사기가 어데서 나겠느냐던 혜춘의 말도 그르다고만 할수 없었다.

광훈은 맥이 빠져 저도 모르게 강기슭에 자리잡고 앉았다. 그는 지금 승리다리가 놓이게 될 골짜기어구에 와있었다.

고미탄천이 흐르는 골짜기에서 가지를 치며 짝지발처럼 갈라지는 곁가지골짜기에 승리다리라는 또 하나의 다리가 놓인다.

두 골짜기가 합쳐지는 삼각지점에 솟은 벼랑을 베개처럼 베고 고미탄천에 건네놓이는 다리는 고미탄다리이고 그 옆골짜기에 놓이는 다리는 승리다리이다.

승리다리가 놓이는 골짜기로는 고미탄천에 흘러드는 개울이 흐른다.

개울은 골짜기 한쪽으로 치우쳐 흘렀다. 개울건너 물매 순한 산기슭에는 돌격대원들의 천막이 자리잡았고 그 맞은편 벼랑부근에 고미탄다리건설장이 있다.

광훈은 고미탄천과 개울이 합쳐지는 개울가 자갈밭에 펑덩하니 앉아 마치 이곳에 처음 온 사람처럼 주위를 살피고 또 살피였다.

장마때에는 승리다리골안에도 물이 나겠지만 지금은 널다란 자갈밭이 펼쳐졌다. 쑥대와 곱버들, 왜싸리 등 크고작은 잡관목만 우거진 마른 개장변을 보자 광훈은 태선이 얼마나 옳은 말을 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고미탄다리 6호기초작업은 가을에 해야 할 대상이였다. 그런걸 1호부터 5호까지 기초굴착작업이 계획보다 일찍 끝나 앞당겨하게 됐다.

려단에서 받은 계획대로 고미탄다리 6호기둥기초작업을 가을에 시작하고 승리다리기초굴착에 달라붙었더라면 이번 큰물피해를 입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기차가 달리자면 승리다리도 놓아야 했다.

(나는 왜 지금까지 승리다리를 범산대대에서 하려니만 생각하고 우리 중대에서 맡겠다고 못했을가?)

광훈은 가슴아프게 몇번이나 이 질문을 뇌이였다.

고미탄천의 사나운 심술때문에 다리건설에서 애를 먹게 되고보니 광훈은 추운 겨울에 언땅을 파야 할 다른 사람들의 수고를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는것이였다. 자기들은 지금 마른 땅을 옆에 놓아두고 강복판을 파고있지만 범산차굴대대에선 차굴건설에 손이 딸려 땅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 가서야 승리다리기초굴착을 시작할것이였다.

광훈은 저도 모르게 잡아쥔 밥곽만 한 돌맹이를 힘껏 던졌다.

그것은 분풀이가 아니였다. 마음속에 다져넣은 새 결심의 분출이였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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