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5 회)

64

 

1998년 7월.

북부고산지대의 인민군부대들과 공장, 기업소들에 대한 현지지도길을 이어가시다가 야전숙소에 이르러 한밤을 지새우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날이 밝으면 백두산에 오르실 계획이였다.

아직은 려명전야였다.

제기된 문건들을 검토하시던 그이께서는 때아닌 새벽에 울리는 전화종소리에 문득 놀라시였다.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뜻밖에도 문성태의 목소리가 수화기판을 울렸다.

위대한 장군님, 장군님을 뵙고싶은 간절한 마음에 이렇게 전화를… 장군님!…》

울먹이는 소리였다. 왜서인지 이내 뒤말을 잇지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새벽에 문성태가 전화를 걸어온것이 이례적인데다가 이내 말을 잇지 못하는것도 처음 당하시는 일이여서 당혹감을 느끼시였다.

《무슨 일이요?》

장군님,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문성태 보고드립니다. 운반로케트와 시험위성이 완성되였습니다. 방금전에 박송봉부부장동무에게서 련락이 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꽉 거머쥐신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시였다.

장군님의 가르치심대로 모든것을 우리의 힘과 기술로 완성했습니다. 오늘 새벽에 진행한 모의시험에서 완전성공하였습니다.》

그이께서는 마침내 이 조선의 국력을 만방에 과시할 날이 다가왔다는, 이 땅에 태를 묻고 자란 수천만 인민의 념원을 우주에 올려세울수 있게 되였다는 생각에 가슴이 쩌릿해지시였다.

《수고했소, 정말 수고했소.》

장군님의 공적입니다.》

《아니요, 우리 수령님의 공적이고 수령님께서 키우신 과학자, 기술자들의 공적이요.》

이 소식을 한시바삐 수령님께 보고드리고싶으시였다. 이 나라를 안으시고 슬기론 인민을 키우신 수령님께 성공의 희소식을 아뢰고싶으시였다. 그러나 수령님께서 계시지 않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나시였다.

아니다, 수령님께서는 백두산에 서계신다. 오늘도 백두산에 계시며 우리를 지켜주고계신다. 어서 수령님께서 계시는 백두산에 오르자!…

야전숙소를 나서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에 오르시였다.

《백두산으로 가기요!…》

강렬한 불빛기둥을 뿜어대며 승용차는 쩡한 대기를 헤가르기 시작했다.

먼동이 트기 전이였다. 희미한 어둠에 잠긴 밀림의 웅건한 정적을 깨치며 승용차의 발동음이 퍼졌다.

반쯤 내린 차창밖으로 광풍에 웃초리가 고붓해진 이깔들이 휙휙 소리지르며 날아지났다. 새벽잠을 깬 백두의 밀림이 우우 소리치며 뒤채이고있었다. 끝간데없이 뻗어간 길에 드리운 어둠이 점점 들리우며 태고의 자태를 자랑했다.

승용차의 록음기에서 웅글은 합창소리가 울렸다. 밝아오는 새날을 부르는 인민군공훈합창단의 노래소리였다.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력사에

        찬란한 문화로 자라난 슬기론 인민의 이 영광

        몸과 맘 다 바쳐 이 조선 길이 받드세

 

백두산에 오르면서 듣게 되시는 이 나라의 국가가 그이의 심혼을 흔들었다.

《몸과 맘 다 바쳐 이 조선 길이 받드세》의 가사내용이 무겁게 새겨지시였다. 선군길에서 만나시였던 수많은 군인들과 인민들의 모습이 눈앞에 겹겹이 어려왔다. 최전연초소에서 만나주시던 군인들과 초도의 군인들, 판문점에서 오열을 터뜨리며 차마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입속으로 만세를 부르던 용사들, 자신과 류다른 인연을 맺게 된 자강도인민들, 당의 나팔수가 되여 온 나라를 일으켜세운 공훈합창단 창작가들과 예술가들…

그들의 가슴속에 고패친 노래가 그리움의 노래였다고 한다.

그리움의 노래… 그것은 김정일동지께서도 마음속에 안고계시는 노래였다. 군대와 인민에 대한 열렬하고 뜨거운 정을 안은 노래를 부르며 멀고 험난한 길을 헤쳐오시였다. 강성국가를 일떠세울 자신의 의지를 군가에 담아 군대와 인민에게 전하시였다.

《동지애의 노래》의 합창이 아득한 공간에서 울려오는듯 했다. 자감상태에 잠긴 진춘일이 가는 길 험난하고 불바람 휘몰아쳐와도 당과 생사를 같이하는 길에서 젖줄기를 찾은 삶의 진리를 열렬한 지휘동작으로 보여주고있다. 그의 지휘에 따라 관현악의 연주가 고조되고 무대우에 어깨를 겯고 선 성악배우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김중영이 특이한 음색으로 노래형상을 펼치는데 석지민의 굵은 저음이 음역을 넓혀주어 간고한 혁명의 길에 펼쳐지는 정의 바다가 가슴뜨겁게 안겨온다.

서윤호도 당과 혈맥을 이은 동지가 되여 합창무대에 서있다. 이제는 지팽이도 버렸다. 그의 인생길에 벗으로 되였던 지팽이 대신에 동지들이 버팀대가 되였다. 유진수도 합창대에 서있었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야 할 혁명의 길에

        다진 맹세 변치 말자 한별을 우러러보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신과 함께 혁명의 길을 걷고있는 이 나라 천만군민의 군상을 눈앞에 보시였다.

인민군공훈합창단이 부른 노래가 단순한 군가였던가?… 아니다. 사회주의종말을 떠들며 전대미문의 고난을 들씌우는 제국주의반동들의 머리우에 쏟아붓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사상과 신념의 불소나기였고 우리의 힘을 백배로 강화해준 신심과 락관의 메아리였다. 조선의 정신이였다.

그 합창소리가 북방의 사나운 눈보라를 짓누르며 강계정신을 낳게 하였고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도 조선의 국력을 우주에 올려세울 기적의 힘을 산생케 했다.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공훈합창단의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선창에 따라 노래를 부르며 뜻과 정을 합치였다. 이것이 우리의 힘이다.

차에서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동행한 일군들과 함께 장군봉에 오르시였다.

이미 련락을 받고 대기하고있던 주둔부대의 지휘관들이 그이께 인사를 드렸다.

《백두산에 오르면 해돋이를 보아야 혁명의 성산을 보았다고 할수 있소.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소. 이렇게 백두산에 오르니 혁명가의 긍지를 느끼게 되고 더 높은 책임감을 안게 되오.》

해돋이가 시작되였다. 눈부신 해빛이 수해천리를 누벼오며 열정적인 등색으로 누리를 물들였다. 밀림의 바다에서 용광로의 쇠물이 이글거리며 파도치는듯 했다. 장엄한 기상을 자랑하는 백두산의 태양이 대지를 박차며 솟고있었다.

《장관이요. 얼마나 멋있소. 백두산해돋이는 조선의 억센 기상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눈부신 해발이 비쳐가는 곳에 눈길을 주시며 이나라의 산줄기들과 골짜기들, 벌판과 도시와 농촌마을들에서 자신과 함께 이 아침을 맞이하고있을 인민을 생각하시였다.

바야흐로 공화국창건 50돐이 다가오고있었다. 그날을 맞으며 세계는 우주에 올라선 우리 공화국의 위용에 찬 모습을 보게 될것이다.

첫 인공지구위성의 발사, 이것은 우리의 승리인 동시에 또 하나의 난관을 제기할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강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온갖 지배주의세력과 제국주의자들의 엄중한 도전을 예견해야 하는 헐치 않은 선택이였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후손만대의 행복을 위해 자신께서 그 무거운 짐을 걸머지기로 하시였다. 한몸이 그대로 방파제가 되고 초석이 되여 원쑤들의 도전을 쳐물리치실 의지를 가다듬으시였다.

뒤짐을 지신채 나직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시였다.

 

        …

        찬란한 문화로 자라난 슬기론 인민의 이 영광

        몸과 맘 다 바쳐 이 조선 길이 받드세

        …

 

×

 

1998년 8월 31일 12시 07분.

우리 조국 북단에 자리잡고있는 무수단발사장에서 드디여 첫 인공지구위성이 발사되였다.

천지를 들었다놓는 굉음이 울리면서 대지를 떠난 운반로케트는 혜성처럼 긴 불줄기를 달고 푸른 창공을 헤가르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이 원격측정소의 대형전자판에 집중되였다. 측정소안은 숨죽인듯 조용했다.

자리에 앉으라는 연구소장의 권고를 마다하고 어느 젊은 연구사의 뒤에 다가선 박송봉은 조갈이 든 입술을 으깨물며 의자등받이를 거머쥔 손에 꽈악 힘을 주었다.

일정한 시간간격으로 전달되는 《로케트정상》이라는 간헐적인 신호만이 측정소안의 얼어붙은듯 한 공기를 흔들었다.

박송봉은 묘사판에 반짝이며 그려지는 운반로케트의 궤도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한초한초가 일년맞잡이였다.

마침내 위성이 분리되였다. 인공지구위성이 정확히 궤도에 진입된것이다. 성공이였다. 완전성공이였다. 온 측정소안이 만세의 환호로 가득찼다.

누구인가 《김정일장군의 노래》를 선창했다.

모두가 합창으로 노래를 불렀다.

(위대한 장군님! 성공입니다.)

조국과 인민을 위한 그이의 로고가 마침내 우주에 가닿았다는 숭엄한 감정이 박송봉의 가슴속에 고패쳤다. 군대와 인민이 부르던 노래가 지금 행성을 돌고있는 우리의 위성에서 울리고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이 땅의 수천만 아들딸들의 가슴속에 차넘치는 령도자에 대한 절대의 믿음이 우주의 뢰성이 되여 울리고있었다. 그 누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줘도 희망안고 이 길을 가시겠다던 김정일동지의 애국의 헌신이 하늘에 닿아 울리는 선률이였다.

우리의 첫 인공지구위성은 전체 군대와 인민의 한결같은 의지와 념원을 담아 《광명성1》호로 명명되였다.

9월 4일, 위성발사후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조선은 각양각색의 억측이 나돌며 물끓듯 하던 세계를 향해 첫 인공지구위성발사에 성공한 소식을 특별보도로 알리였다.

세계는… 놀랐다.

그것은 김정일시대에 김일성민족이 세계를 향해 부른 통장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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