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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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동지께서는 렬차의 진동을 거의나 느끼지 못하시고 문건들을 검토하시였다. 렬차의 가락맞는 동음이 피로를 몰아왔다. 눈을 슴벅이며 가림천을 제끼시고 차창밖을 내다보시였다.

자강도에로 가시는 길이다. 정초에 제기된 많은 일감을 처리하느라 예껏 시간을 내지 못하시다가 이번 걸음에 자강도는 물론 북부고산지대의 산간도시와 군부대들을 현지에서 지도하시려고 품을 놓고 평양을 떠나신것이다.

차창밖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미명의 하늘이 희미하게 안겨온다. 굴뚝으로 모락모락 연기를 토하는 농촌문화주택이 원경으로 흘러지나고 퇴비를 실은 소발구를 끌고 새벽길에 나선 실농군들의 모습도 가끔 보인다. 전야에서 화토불을 피우며 흙깔이작업을 하다가 렬차를 향해 손을 젓는 사람들도 있다.

준엄한 겨울을 이겨낸 땅이 봄을 부르고있었다. 봄은 멀리에 있지 않았다. 아직은 살을 에이는 맵짠 눈보라가 몰아치고 추위에 얼어붙은 눈이 대지를 덮고있지만 분명 봄의 태동이 느껴지고있다. 전야에 피여오르는 불길이며 웃음비낀 사람들의 명랑한 얼굴들에 봄의 미소가 어려있는것이다.

라지오방송에서 관현악과 합창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선률이 흐르고있었다.

귀를 기울여 들으시려니 그이께서 만경대혁명학원에 다니시던 1953년 봄날이 추억되신다.

그때 학원에서는 어버이수령님의 탄생 41돐을 맞으며 수령님께 올릴 축하편지를 준비하고있었는데 그이께서는 원아들에게 편지의 서두를 《아버지》라는 부름말로 시작하자고 권고하시였다.

원아들은 놀랐다. 어떻게 감히 공화국을 령도하시는 수령님을, 빼앗긴 조국을 찾아주시고 미제를 때려부시는 전쟁을 승리에로 이끄시는 절세의 위인을 아버지라고 부를수 있겠는가고 도리머리를 했다.

《아니다. 일성원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다. 보라, 학원은 우리의 집이고 우린 모두 친형제로 지내지 않는가. 그리고 우리를 품어주고 보살펴주시는분도 일성원수님이시다. 우리는 응당 일성원수님을 우리의 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

그이께서 하신 말씀이 그대로 가사화되였다. 그 노래가 조선로동당 제4차대회를 계기로 무대에 올랐고 삽시에 온 나라의 어른, 아이할것 없이 모두가 애창하는 명곡으로 되였다.

해방된 조국땅에 힘차게 울려퍼진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가 창작되던 시기도 생각나신다. 노래의 창작을 두고 누구보다 고심이 많으셨던 어머님이시며 시인을 찾아가 빨찌산 김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도록 들려주던 김책동지의 모습이 눈앞에 어려오신다.

김일성장군의 노래》, 그 노래는 한편의 송가이기 전에 반만년 민족사에 처음으로 위대한 수령을 모신 인민의 환희였고 흠모의 폭발이였다. 노래는 가장 평범하던 인민을 백절불굴의 혁명정신을 지닌 영웅으로 만들었고 험난했던 력사의 년대기들에 빛나는 승리를 아로새기게 했다.

그 노래가 있어 인민이 즐겨부르는 수많은 다른 명곡들이 태여난것이고 이 나라는 더욱 강해지고 억세여질수 있었다.

명곡의 선률을 이루는 그 하나하나의 소리표들은 분명 김정일동지의 심중에 간직된 인민의 모습이였다. 온 나라 군대와 인민이 노래선률을 통해 뜻과 정을 나누며 마음속 대화를 나누고있다. 그것으로 수령, 당, 대중의 혼연일체는 더욱 반석같이 다져지고 우리 혁명은 승리를 떨치고있는것이다.

이것을 두고 우리는 음악정치라고 한다.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우리식의 독특한 정치방식은 하나의 리론이 아니라 엄연한 력사적현실이며 우리의 생활 그대로이다.

지나온 력사가 증명하고있는것처럼 훌륭한 노래와 함께 창조하며 투쟁하는 인민의 위업은 반드시 승리하기마련이며 그러한 나라의 앞길에는 언제나 밝은 미래가 열려져있다. 승리와 래일을 믿는 사람들만이 음악을 사랑할수 있으며 노래에서 힘과 용기를 얻을수 있는것이다. 아름다운 노래와 같은 그리고 노래를 사랑하는 인민의 정의로운 위업은 그 어떤 힘으로도 막을수 없다.

총대와 음악!… 김정일동지께서는 사색을 이어가시였다. 우리의 총대는 인간의 자주성을 지키며 정의와 진리를 담보하는 보검이다. 자기를 지키고 정의의 위업을 수호하는 이 억센 힘이 있어 우리 조국은 천만년 굳건하고 인민은 자기의 존엄을 만방에 빛내여나갈수 있다.

인간의 자주위업에 이바지하는 총대에서 울리는 군가는 위대한 생명력을 가진다. 넋을 주고 뜨거운 피를 부어준 생명이기에 우리의 총대에서 울리는 노래는 그토록 아름답고 신성할수 있는것이다.

사상과 신념이 투철하고 헌신성과 희생성이 제일이며 단결력과 투쟁력이 있고 조직성과 규률성이 강한 혁명군대가 창조한 음악에는 마땅히 혁명사상과 정신이 체현되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군가 한편을 몇천톤의 식량보다 더 귀중히 여기는것이며 그것으로 군대와 인민을 불러일으키는것이다. 군가는 우리의 힘이며 정신이다.

가벼운 문기척소리가 나며 부관이 들어섰다.

장군님, 지금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인민군대 지휘성원들이 장군님을 뵈오려고 복도에서 기다리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한밤을 꼬박 새웠다는것을 잊으신채 빨리 들여보내라고 이르시였다.

일군들이 렬차집무실에 들어서며 정중히 인사올렸다. 무엇때문인지 모두 불만어린 모습들이였다.

《무슨 일이요?》

조명록총정치국장이 조심스레 앞에 나섰다.

장군님, 어제밤에는 꼭 쉬시겠다고 약속하셨기에 지키실줄 알았는데… 너무 과로하십니다.》

아닌게아니라 어제밤만은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시였다. 하지만 마음뿐이지 그렇게 되지 않으시였다. 차광막을 드리우고 집무를 보시였는데 부관이 일군들에게 그 비밀을 다 토설한것 같았다.

《모두들 잘 왔소. 앉아서 이야기나 좀 나눕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선 자기 비판을 하겠소.》

의자에서 일어서시며 가볍게 어깨운동을 하시였다. 일군들에게 자리를 권하시였다. 조명록의 곁에 앉은 심진성을 띄여보시며 이번에 함께 동행하는 인민군공훈합창단동무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가고 물으시였다.

《모두 잠도 자지 않고 훈련을 하고있습니다.》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이 와서 힘들겠지만 이런 길을 걸어야 혁명하는 멋을 느낄수 있소. 그 동무들이 부르는 노래로 온 자강땅을 들썩이게 합시다. 최고사령부가 가는 길엔 응당 혁명군가가 울려야 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밖으로 흘러가는 아침녘의 겨울풍경에 시선을 보내시다가 다시 자리에 앉으시였다.

《심진성부국장이 요새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때문에 몸값이 굉장히 올랐다면서?…》

심진성이 쑥스럽게 웃었다. 다른 지휘성원이 몸을 일으키며 아닌게 아니라 군단정치위원들이 서로 자기네를 잘 봐달라고 심진성부국장을 얼마나 못살게 구는지 시샘이 날 지경이라고 설명해드렸다.

《부대들마다 죽가마끓듯 합니다. 서로 정찰조를 파견해서 공연준비를 내탐하고 심리전까지 들이대고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이 여러가지입니다.》

심진성의 보고였다.

《이번에 전선군단들에 내려가보니 구경서군단장은 자기 집사람도 심사에서 합격되여야 공연에 참가할수 있다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그덕에 군단장동문 집에서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다고 합니다.》

김정일동지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렬차집무실을 울렸다.

군건설사상 처음으로 되는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소식은 지금 전군을 도가니처럼 끓게 하고있었다. 녀인들은 이제껏 잊고살던 서투른 화장법을 다시 배우느라 분주했고 나무궤짝속에 꿍져두었던 가지가지의 악기들을 찾아들고 마음껏 재간을 자랑했다. 련합부대 지휘관들의 안해들도 젊은 색시들에게 뒤질세라 열성껏 몸을 가꾸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노래련습에 열중한다고 한다.

노래풍년이다. 인민군공훈합창단이 혁명군가를 쩡쩡 울리며 군대와 인민을 불러일으키자 전호가와 훈련장들에서는 예술선전대의 음악포성이 화답하며 메아리친다. 중대군인들의 노래소리가 곳곳에 흘러넘치는데 군인가족들이 뒤질세라 전진하는 대오에 박차를 가하며 락관에 넘친 예술소조공연무대를 펼치고있다.

《물론 엄선해야지. 하지만 련합부대 책임일군들의 안해들만은 무조건 참가시켜야겠소. 그렇지 않으면 관심들이 덜해질수 있거던. 보오, 사회에서도 군대에서처럼 노래경연을 하겠다고 들썩거리오. 이제 내가 군인가족들의 공연을 보아주면 모두가 부러워할게요.

하지만 전문예술단체의 본을 따려는 경향은 철저히 경계해야 하오. 서로가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선수본위주의를 할수 있고 전문단체들처럼 예술적기량에만 관심할수 있는데 군인가족들이 펼치는 예술소조공연은 그들의 고유한 생활이 나와야 호평을 받을수 있소.》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심진성이 수첩을 꺼내들며 대답올렸다.

《유진수동무를 만나보았다는데 건강이 어떻소?》

《좀 수척해지긴 했지만 열정을 잃지 않고있었습니다. 이번에 유진수동무의 며느리도 만났습니다.》

《며느리라니?…》

《알고보니 한규일선생의 손녀였습니다. 군단예술선전대 성악지도원으로 복무하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유진수가 제 욕심은 다 차린다고 말씀하시였다.

《…유진수동무의 아들이 군사지휘관을 한다기에 좀 외롭겠다고 생각했는데 음악가를 며느리로 맞이했구만.》

《성악지도능력이 있고 실력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민군협주단에 올 생각이 없는가고 은근히 물었더니 자기는 영원히 화선무대를 지키겠다는것입니다.》

그이께서는 군단훈련장에서 예술선전대 공연을 보던 일이 생각난다고 하시면서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화선무대를 지키겠다.… 생각이 기특하오.》

《그런데 최고사령관동지, 한가지 제기된 문제가 있습니다.…》

심진성이 쭈밋하며 뒤말을 잇지 못했다. 그이께서 묻는듯 한 시선으로 재촉하시였다.

《…그 동문 자기도 군인가족이나 다름없으니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 꼭 참가시켜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전문가이기때문에 그럴수 없다고 거절했는데 속에 걸립니다.》

《허, 그런 일도 있겠구만. 그래, 원칙이야 지켜야지. 하지만…》

그이께서는 가까이에 앉은 조명록을 돌아보시였다.

《재간있는 동무이지만 화선무대를 지켜서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장하오. 그런데 그 재간있는 성악지도원이 바로 군인가족이란 말이지. 허허, 일두 참…》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우에 두팔을 엇걸어끼시며 무엇인가 잠시 생각하시였다.

《총정치국장동무가 결심하오. 내 생각엔 성악지도원이 군관이긴 하지만 군인가족이라는것도 정 무시하지 못할것 같구만.》

조명록은 한번 모른체 하겠다고 웃음섞인 소리로 말씀드렸다.

심진성이 자세를 구핏하며 보고를 계속했다.

《유진수동무는 이번 현실체험기간에 민족악기와 대중악기를 생산하여 군인들에게 보내줄데 대한 당의 의도를 다시한번 심장에 새겨안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짬짬이 민족악기의 특성에 맞는 흐름식생산방법을 연구하였는데 전문가들도 긍정적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인민군협주단 혼자 힘으론 힘들거요. 총정치국에서 잘 밀어주어야겠소.》

심진성이 힘있는 어조로 알았다고 대답했다.

《유진수가 양기를 잃지 않았다니 반갑소. 어떤 사람들은 자기는 다 잘하는데 왜 욕만 먹는가고 의견이 있어하는데 그건 다 수양이 부족한 탓이요. 인생이란 비판과 반성의 련속과정이나 같애. 그래서 발전하는게지.》

그이께서는 심진성에게 앉으라고 손짓하시며 부국장이 좀 고집이 센것 같다고 말씀하시였다.

심진성의 눈이 커졌다. 무슨 뜻인지 몰라 몸을 옹송그렸다.

《지난해 초에 나에 대한 노래를 짓겠다고 얼마나 못살게 굴었소?》

그제서야 심진성은 그이께서 전체 군대와 인민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인민군대에서 창작완성한 혁명송가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줄을 깨달았다. 너부죽한 얼굴에 감동어린 빛이 비꼈다.

그 문제가 처음 제기되였을 때 김정일동지께서는 단호히 부정하시였다.

우리에게는 수령님에 대한 노래만 있으면 된다, 이미 당에 대한 노래가 많이 나왔는데 이제 또 무슨 노래를 짓겠는가, 자신께서는 아직 인민들의 만세를 받을만큼 큰일을 못했다고 밀막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승인해주십시오. 군대와 인민은 지금 장군님에 대한 노래를 소원하고있습니다. 장군님의 노래를 부르며 심장속에 장군님의 영상을 모시고싶어합니다.》

심진성은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만경대혁명학원에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을 모실 때에도 수령님께서는 인민의 소원을 끝내 막아내지 못하시였다고 고집했다. 그리고는 투사들까지 찾아다니며 어떻게든지 최고사령관동지의 승인을 받게 해달라고 떼쓰다싶이 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으시였다. 어떤 때에는 지꿎게 성화를 먹이는 일군들에게 성을 내기도 하시였다.

그러나 전체 인민군장병들의 한결같은 소망을 외면할수 없다고 생각한 심진성은 책벌까지 각오하고 인민군대의 창작가들과 마주앉았다. 낮에 밤을 이어 창작전투를 벌렸다. 작곡을 맡은 설명순은 몇번이나 쓰러지면서도 피아노곁을 떠나지 않았다.

노래가 완성되였을 때 창작가들은 물론 심진성이도 입술이 부르트고 눈이 충혈져 아예 딴 사람처럼 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더는 어쩌지 못하시였다.

《노래를 들으니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구만. 나는 이 노래를 조국이 나에게 주는 영예로운 임무로 간직하겠습니다.》

인민군협주단 공훈합창단이 력사상 처음으로 《김정일장군의 노래》를 합창으로 형상하여 무대에 올렸을 때 그이께서 하신 말씀이였다.

날이 희붐해진 차창밖의 전야에 명랑한 기운이 흘러넘쳤다. 썰매에 두엄을 넘쳐나게 실은 소들이 이른아침부터 밭으로 향하고있었다.

라지오에서 공훈합창단에서 형상한 노래 《신심드높이 가리라》의 합창이 울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간주로 이어지는 노래의 관현악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였다.

《확실히 좋은 노래요. 2절 가사에 <제힘을 믿고 떨쳐나서면>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짧은 시어속에는 심오한 철학이 있소. 가사를 김두일동무가 썼지. 그가 쓴 가사들은 다 발견이 있고 통속적이면서도 뜻이 깊소.》

생각깊으신 어조로 《수령님 높이 모신 내 조국 노래하네》의 가사에서 《동해에 솟는 해를 비로봉에 걸어놓고 서해에 지는 달을 몽금포에 세워놓고 아 수령님을 천년만년 모시고싶은 간절한 이 소원》이라는 표현이라든가 노래 《병사는 벼이삭 설레이는 소리를 듣네》에서 《인민의 기쁨이 커가는 소리 병사의 가슴에도 파도쳐오네》라는 표현은 열렬한 조국애로 심장을 태우는 창작가만이 생각해낼수 있다고 말씀하시였다.

《…서울에서 살다가 지난 전쟁때에 수령님의 품을 찾아온 동무인데 재능이 있고 량심있는 작가였소. 그때 어머닌 장마당에서 번 몇푼의 돈을 손에 쥐여주면서 꼭 일성장군님을 찾아가라고 등을 떠밀었다는구만. 어머니와 그렇게 헤여진 후에 다시는 만나지 못했소.

혈혈단신인 그에게 있어서 당은 어머니였고 아버지였소. 당의 품을 떠나선 한시도 살수 없음을 생활로써 체험한 동무였기에 그는 노래가사 하나를 창작해도 온넋을 기울일수 있었소.》

그이께서는 명랑한 해빛이 넘치는 전야에 시선을 보내시다가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조국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없이는 좋은 노래를 만들수도 없고 훌륭하게 부를수도 없소. 그래서 나는 창작가, 예술인들이 뜨거운 인간애, 조국애를 지니고 노래를 창조하기를 바라는거요.

여담삼아 하는 소리이지만 나는 가요 <내 조국 한없이 좋아라>를 사랑하오. 그 노래가사에 <푸르른 하늘엔 해빛넘치고 기름진 이 땅엔 사랑넘치네>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것은 수령님께서 마련해주신 내 조국이 우리 인민의 행복한 삶의 보금자리라는것을 형상적으로 표현한것이요.》하시며 그이께서는 노래를 조용히 부르시였다. 렬차집무실은 숭엄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전에 당중앙위원회 한 일군이 나보고 어떻게 조국을 그처럼 열렬히 사랑하게 되였는가고 물은적이 있었소. 그때 나는 이 노래를 불러주면서 바로 이 노래에 나의 대답이 있다고 말해주었소.》

그가 곁을 떠난지도 벌써 몇년째이다. 정열적이고 다방면적이며 외교에 능했던 그는 누구보다 김정일동지의 사상과 철학에 정통하기 위해 애쓴 일군이였다. 불치의 병에 걸려 침상에 누워있으면서도 그는 령도자의 위인상에 대한 회상실기를 썼다.

그이께서는 회상실기를 보시며 너무도 신통하여 몇번이나 감탄하시였다. 김정일동지는 령도자이기 전에 진짜인간이시다, 그이는 자기 조국을 위해 목숨바쳐 싸우면 싸웠지 절대로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고 쓴 대목을 보시면서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생각하시였다.

《그가 책에서 쓴것처럼 나는 김일성민족이 사는 내 나라의 푸른 하늘과 바다, 기름진 이 땅을 열렬히 사랑하오. 나는 조국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칠것이요.》

그이께서는 인간이 음악을 사랑하는것은 리성적으로뿐아니라 감정정서적으로 세계를 파악하고 인식하는 능력이 있기때문이라고 하시면서 음악을 알아야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정치를 할수 있다고 말씀하시였다.

《내가 지난 시기 문학을 인간학이라고 하였는데 노래도 인간학이라고 할수 있소. 문학을 인간학이라고 하는것은 그것이 산 인간을 그리고 인간에게 복무하기때문이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조명록과 심진성을 비롯한 지휘성원들도 그이를 따라 일어섰다.

《노래 역시 산 인간과 그의 생활을 반영하며 사람들을 혁명투쟁에로 불러일으킵니다. 문학이 인간의 사상감정을 이야기로 묘사한다면 노래는 인간의 사상감정을 가사와 곡에 담아 감정정서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노래도 인간학이라고 말할수 있소.》

례사로이 하시는 말씀이였지만 심진성은 가슴이 마냥 부풀어올랐다.

엄숙한 분위기에 휩싸인 회의장이 아니라 야전렬차의 평범한 집무실에서 위인의 새로운 음악철학을 받아안고있다는 감동이 그를 격동시켰다. 그것은 하나의 위대한 음악사상이였다. 심진성은 부지런히 수첩장을 번지며 말씀의 진수를 필기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유진수와 자신의 음악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시던 야전숙소의 새벽길을 생각하시였다. 페장에 흘러들던 쩡한 공기와 발밑에 밟히던 부근부근한 락엽이며 어둠이 희미해지던 새벽하늘을 눈앞에 그려보시였다.

《인간생활을 떠난 노래는 진정한 의미에서 노래라고 말할수 없소.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인간생활을 떠난 순수한 자연, 순수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는것은 말그대로 예술지상주의요.

우리는 자연을 노래하여도 그 자연속에 사는 인간의 참된 생활과 투쟁을 노래하여야 하오. 가령 백두의 밀림을 노래한다고 하면 파도쳐 설레이는 밀림의 바다에 대해서만 노래할것이 아니라 백두의 눈보라를 헤쳐 이 땅에 해방의 새봄을 안아오신 위대한 수령님의 불멸의 혁명업적과 설한풍이 휩쓰는 백두밀림에서 천신만고를 달게 여기며 싸워온 항일혁명투사들의 불굴의 투쟁정신을 노래하여아 하오.》

수첩장들에 부지런히 원주필을 달리는 지휘성원들을 둘러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노래를 인간학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을 넓은 의미에서 표현하면 음악도 인간학이라는것입니다.

음악이 인간학이라는 사상은 음악이 인간의 사상감정과 요구, 지향과 념원을 깊이있게 반영하고 인간생활을 폭넓게 담음으로써 인간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 참답게 복무하여야 한다는 사상입니다.》

심진성은 경건한 눈길로 김정일동지를 우러르며 《음악은 인간학》이라는 명제를 입속으로 나직이 외웠다.

《노래는 인간학》으로부터 《음악은 인간학》으로!… 너무도 거폭적인 의의를 가지는 사상이여서 심진성은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차잔들이 놓인 다반을 받쳐든 의례원이 들어서며 김정일동지께 인사를 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반색하시며 일군들에게 어서 차를 주라고 이르시였다. 더운 김이 오르는 차잔을 하나 집어드시였다.

《공훈합창단이 부르는 노래는 우리의 혁명적무장력이 웨치는 정의의 선언이요.

공훈합창단성원들은 누구보다 정의의 위업에 충실해야 하며 참된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오.》

그이의 존안에서 심오한 사색의 태동이 느껴졌다. 심진성은 분명히 느끼고있었다. 그러나 그 위대한 사색속에서 인민군공훈합창단이 우리 국가를 대표하는 공훈국가합창단으로 떠오르고있음을 다는 알지 못했다.

《앞으로 미제국주의자들을 타승하고 혁명의 승리를 이룩하였을 때 이 투쟁을 이끈 령도자가 인민을 끝없이 사랑하고 음악을 좋아한 참다운 인간이였다고 생각하면 난 더 바랄게 없겠소.》

최고사령관동지!…》

심진성이 목메인 소리로 외웠다. 눈덕이 벌거우리해졌다. 가장 위대하시면서도 가장 평범하신분을 모시고있다는 생각이 그를 격동시켰다.

음악과 정치 그리고 음악정치!… 과거를 거슬러보면 음악을 정치화한 위인이나 인재는 없었다. 음악에 대한 절대의 파악과 특출한 령도실력, 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심없는 사랑이 없이는 그런 위대한 경륜을 이룰수 없는것이다.

음악정치, 이는 인간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그 사랑으로 충만된 령도실력과만 어울릴수 있는 독특하고 세련된 정치방식이였다. 바로 그속에 음악은 인간학이라는 의미도 담겨져있었다.

《이번 강행군길이 좀 힘들수 있는데 공훈합창단의 노래를 들으면서 용기백배해 달려갑시다.》

《알았습니다, 장군님!》

일군들의 대답소리가 힘차게 울렸다.

명문고개를 넘어선 렬차는 속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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