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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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지구에 현대적으로 건설되는 명기소목장의 2단계확장공사가 추운 겨울에도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있다는 보고에 김정일동지께서는 몹시 기쁘시였다.

이제 명기소목장확장공사가 끝나면 인민군부대들을 현지시찰하실 때마다 살찐 소 몇마리씩 가지고나가 군인들을 푸짐히 먹이실 계획이였다. 군사복무기간에 명기소맛을 보았다는 병사들의 자랑거리가 또 하나 생기게 될것이라고 생각하시니 마음이 흐뭇해지시였다.

명기소목장은 풀판면적이 적어 소방목이 불리한 우리 나라 실정에서 큰 품을 들이지 않고도 공업적인 방법으로 소고기를 생산할수 있는 목장이였다. 그래서 지난해 7월 그이께서는 집약적인 속성비육방법으로 소를 기르는 시범을 창조하고 그것을 전국에 일반화하여 소고기생산문제를 풀어나갈 구상을 무르익히시고 현대적인 소목장건설을 발기하시였던것이다.

인민군후방총국 산하의 어느 한 축산기지에 대한 현지지도를 마치시고 귀로에 오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소목장공사장으로 향한 갈림길어구에서 차를 세우게 하시였다.

사실 소목장공사장에 들리실 계획이였는데 의외로 현지지도시간이 지체되여 가보실수 없었다.

어둠이 드리운 산골짜기로 찬바람이 내닫고있었다.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밤하늘의 별들마저 얼어붙은듯 했다.

그이께서는 별빛이 아롱진 밤하늘을 배경으로 드러난 거밋거밋한 산말랭이들에 한동안 시선을 보내시였다. 인민군지휘성원들이 차안에 들어가실것을 거듭 간청드렸으나 움직이지 않으시였다.

《군인들이 이 추운 날에도 공사를 다그치고있겠구만. 송암지구는 원래 산세가 험해서 볼품이 없는 지대였는데 군인들이 소목장을 일떠세우면서 면모가 완전히 일신되였소. 군인들을 믿고 공사를 맡기기 잘했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지막한 산기슭에 휴양소처럼 들어앉았던 깨끗한 연회색건물을 눈앞에 그려보시며 건물을 감돌아흐르던 실안개가 참 인상적이였다고 감명깊이 외우시였다.

《지난 시기에는 방목지라고 하면 의례히 목동의 피리소리가 울리는것으로 리해했소. 그것이 또 하나의 고유한 산골정서이기도 했고. 헌데 이제는 소들이 우리안에 갇히게 되여 목동의 피리소리를 들을수 없게 되였소.》

그이의 말씀에 일군들이 정말 그렇다고 대답올렸다.

《인민들이 헐하게 되였소. 지난날의 목가적인 축산업시대는 끝나고 현대적인 목장에서 소를 기르는 공업적인 축산업의 새시대가 도래했소. 목장에서 울리던 피리소리가 흥겨운 노래소리로 바뀌여지게 되였소. 그날을 앞당기자고 우리 군인들이 지금 강추위와 싸우면서 전투를 벌리고있소.》

세찬 바람결에 그이의 음성이 도간도간 끊기였다. 그이께서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는 바람을 동강내시듯 한손을 힘있게 저으시였다.

《소목장공사장만이 아니라 이르는 곳마다에서 우리 군인들은 당의 결정과 지시관철에서 무비의 위훈을 세우고있소.》

67려단에서 보시였던 번듯한 지휘부건물이며 군인회관 그리고 그앞에 게시했던 자체발전소의 전경도를 상기하시였다. 붕대로 싸맨 손가락을 보이지 않으려고 두손을 슬그머니 감추던 젊은 려단장의 모습이며 완공의 소식을 한시바삐 최고사령부에 보고드리겠다고 맹세다지던 군인들의 모습도 어려왔다.

그래서 며칠전 그이께서는 군인들에게 힘을 보태시려고 인민군공훈합창단의 공연을 조직하시였다. 공훈합창단이 군인들을 위하는 자신의 심중을 노래를 통해 군인들에게 전하게 될것이라고 믿으시며 소식을 기다리시였다. 그런데 제기된 반향은 그이께서 의도하시던바와는 거리가 멀었다.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한몸이 그대로 화약이 되고 폭탄이 되여 적진에 뛰여들겠다든가 조국통일의 선봉투사가 되겠다는, 혹은 결사옹위의 자폭용사가 되겠다는것이 전부였다.

알고보니 공연의 곡목편성자체가 일반적인 부대순회공연처럼 화약내 일면에만 치중되여있었다.

물론 중요하였다. 하지만 그이께서 바라신것은 그것뿐이 아니였다. 고난이 중첩되는 어려운 시기에 당정책관철에 앞장서고있는 장병들을 축하해주는 한편 그들에게 자기들이 하는 일에 대한 응당한 자부를 안겨주시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창작지도일군들이 대상에 대한 깊은 연구가 없이 곡목을 편성하다보니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것이다. 어쩌면 무성의가 느껴질 정도였다.

최고사령관을 믿고 따라서는 길은 만리도 지척이라며 신념과 의지의 노래를 부르던 군인들과 승용차를 따라서며 건강을 바라던 애젊은 병사들, 남편들의 전우가 되여 전호가를 찾고 공사장을 지원하며 승리의 노래를 부르던 군인가족들에게 자신의 성의가 채 가닿지 못한듯 하여 저으기 미안하시였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득 4. 25문화회관 앞에서 띄여보시였던 서윤호가수에게 생각이 미치시였다. 만수대창작사에서 내놓은 미술작품들을 지도하고 당중앙위원회에로 돌아가시던 길이였는데 어버이수령님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에 못이겨 회관앞광장에 들리시였다가 우연히 맞다들게 되시였던것이다.

현지공연에 나갔어야 할 가수가 할일없이 광장을 거닐고있는것이 이상하여 처음엔 자신의 짐작을 부인하시였다. 그러나 부관이 갔다오더니 서윤호가 옳다고 보고했다. 이미전에 제대되여 지금은 담배공장의 경비를 서고있다는것이다.

아직은 한창 노래부를 나이인데 왜 갑자기 무대를 떠났는지 리해되지 않으시였다. 지팽이에 의지한 불편한 몸이기는 했으나 그것때문에 제대되였다고 보기에는 무엇인가 불충분했다.

혹시 어떤 불미스러운 일때문이 아닌지?… 문학예술사업을 지도하시면서 어떤 본의아닌 문제로 환난을 겪는 배우들을 드문히 보아오시였고 몸소 보증까지 서주군 하신 그이이시였다. 이번에 제기된 진춘일의 문제도 그러했다. 당에서 미처 관심하지 않았더라면 애지중지 키운 음악가를 하루아침에 잃을번 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여 다시 서윤호의 문제를 알아보시였다. 짐작대로 문제가 있었다. 서윤호는 공연에 참가하지 못한것때문에 비판을 받았고 감자를 들추면 울멍줄멍한 뿌리가 드러나는것처럼 그 기회에 이러저러한 말썽거리들이 제기되였다.

물론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어쩔수 없는 리유를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만 분석하고 처리하는것은 동지적인 태도가 아니였다.

홀아비의 신경질이나 과부의 눈물을 리해하지 못하는 일군들이 일을 하면 얼마나 잘하겠는가. 자기 사람들을 믿지 않고 다른 사회예술단체들에 인재를 요구한것도 그렇고 아끼고 품어주어야 할 예술인들의 운명문제를 가볍게 대한것도 종당에는 심장이 뜨겁지 못한데 원인이 있었다.

혹시 그런것이 이번과 같이 당의 의도를 자기식으로 해석하고 현지공연을 일반적인 순회공연으로 대치한것과 같은 현상을 낳게 한것이 아닌지 우려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눈보라를 등지고 돌아서시며 심진성을 찾으시였다. 지난 시기 당의 령도밑에 훌륭히 창작완성된 명곡들이 사라진 목동의 피리소리처럼 되지 말아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씀하시며 인민군공훈합창단에서는 이미전에 나온 좋은 노래들을 다 형상해서 무대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

《나는 공훈합창단동무들에게 총을 쏘라고는 명령하지 않소. 다만 우리 군대와 인민이 바라고 우리 혁명이 요구하는 노래를 더 많이, 더 잘 부를것을 바랄뿐이요. 인민군공훈합창단이 최고사령부의 나팔수로서 시대와 혁명앞에 지닌 숭고한 사명과 임무를 다하려면 이미 이룩한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주체음악예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하오.

그런데 이번에 진행된 현지공연이 당의 의도에 맞게 된것 같지 않소. 공연성격에 맞게 종목편성을 하지 못하고 일반적으로 했소. 공연에서 노래 <신심드높이 가리라>나 <우리는 빈터에서 시작하였네>를 불렀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소.》

《저희들이 당의 사상과 의도가 관철되도록 정책적지도를 잘하지 못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것도 옳겠지만 기본은 지도일군들이 예리한 안목으로 문제를 대하지 않은데 원인이 있다고 보시였다.

《사실 난 67려단을 돌아보면서 생각이 많았소. 군인들은 칼바람과 추위에 얼굴들이 꺼칠해지고 손들이 부르텄지만 승리의 신심과 락관에 넘쳐 등짐을 졌고 또 그런 감정을 예술공연무대에서 펼쳐보였소. 그래서 현지공연임무를 주면서 노래곡목을 일일이 지적하려다가 창작지도일군들을 믿고 그만두었는데 미리 신칙할걸 잘못했나보오.》

《죄송합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심진성이 송구한 어조로 말씀올렸다.

《이런 엄동설한에 당의 명령지시를 관철하겠다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전투를 벌리는 군인들에게 얼마나 미안한지 모르겠소.

부국장동무, 공훈합창단은 텔레비죤무대에 출연하든 인민군부대들에 나가 공연하든 언제 어디서나 최고사령관앞에 나섰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자기의 고유한 모습을 절대로 변경시키지 말아야 하오. 공훈합창단사업을 료해하도록 해야겠소.》

《알았습니다.》

그이께서는 67려단에서 건설하고있는 발전소가 완공되면 건설에 참가한 군인들을 평양에 불러 공훈합창단공연을 다시 관람시키는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시였다.

《이젠 떠납시다. 명기소목장확장공사에 참가한 군인들에게 꼭 인사를 전해줘야겠소.》

이윽하여 승용차행렬은 눈갈기를 날리며 다시 행군을 시작했다.

며칠후 김정일동지께서는 인민군협주단 공훈합창단을 료해한 자료와 대책안을 보시고 몹시 놀라시였다. 합창단에서 나타난 결함의 대부분이 유진수부단장의 사업작풍과 련결되여있었던것이다.

사실 이번 공연이 불의에 제기되자 대부분 창작가들은 그곳 부대가 당정책관철에서 앞장서고있는것만큼 그에 맞게 종목을 편성하자고 제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진수는 그 모든것을 부단장의 권한으로 일축해버리며 자기 주장만을 절대화했다는것이다.

그가 어떻게 되여 대중의 의사를 무시할 정도의 안하무인이 되였는지 리해되지 않으시였다. 서윤호를 내보낸것도 결국은 유진수의 만용에 가까운 독단이였다. 나타난 현상들은 유진수가 어느결에 관료로서 대중우에 군림했다는것을 시사하고있었다.

그토록 사랑하고 믿음을 주며 아껴주시였는데 자신의 진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음악을 단지 실무로만 대한것이 안타까우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당의 품속에서 재능을 꽃피우며 성장한 유진수의 인생길을 더듬어보시였다.

먼 현지지도의 길에서 설레이는 백두밀림도, 아름다운 푸른 천지도 수령님의 업적 노래하고 이 땅을 고루 적시는 맑고 푸른 강물도 은혜로운 젖줄기로 굽이쳐흐르니 수령님 부디 만년장수하시라는 새 노래를 들으시고 몹시 기쁘시여 작곡가를 찾으시였다. 그가 바로 상위의 령장을 단 새파랗게 젊은 유진수였다.

동그스름한 얼굴이 복스럽게 생긴 열혈청년의 모습에서 그이께서는 주체의 새시대를 노래하려는 창작가의 욕망을 헤아리시였고 조용한 웃음뒤에서 용암처럼 끓고있는 선률의 세계를 느끼시였다.

그때부터 유진수는 당의 손길에 이끌려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을 창조하는 투쟁에 뛰여들었고 창작가의 재능을 한껏 꽃피우며 성장했다.

그런 사람이 변했다. 자기를 특수한 존재처럼 여기면서 당의 믿음을 특전으로 받아안다보니 저도 모르게 교만해진것이다. 자신과 어떤 간격도 두지 말고 마음을 합칠것을 호소하셨건만 당의 의도를 집행해야 할 지시로만 여기다나니 어느결에 실무화되여버린것이다. 단결이란 진실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처럼 가장 단순한 진리도 정이 없으면 공담으로 될수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번 계기를 통하여 군가집단의 분위기를 일신시켜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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