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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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동지께서는 김호삼의 안내를 받으며 군사강실에 들어서시였다. 유리창에 피여난 매혹적인 문양의 서리꽃이 마치 그이께서 도착하시기를 이제껏 기다린듯 눈부시게 반짝거렸다.

려단장으로부터 부대가 맡고있는 임무와 주둔지역의 실태, 부대가 수행하고있는 군사과업들을 료해하신 그이께서는 현대전에서 발휘해야 할 지휘관들의 창발성문제에 대해 강조하시며 싸움준비완성에서 나서는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이어 식당과 병실, 세목장을 차례로 돌아보시며 부대지휘관리를 잘하고있는데 대하여 높이 치하하시였다.

김호삼은 격앙된 심정을 누르지 못하고 그이를 우러렀다. 이런 날에 병원침상에 누워있는 려단정치위원이 야속했다.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신 영광의 소식을 어떻게 알려주겠는지 난감했다.

려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둔덕진 곳에 번듯하게 일떠선 군인회관으로 향하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계단밑에 게시한 자체발전소전망도앞에서 걸음을 멈추시였다.

《희한하구만. 려단장동무가 자랑하던 그 발전소요?》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 진척되였소?》

《완공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맨주먹으로 하자니 힘들겠구만.》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보내주신 세멘트가 백배의 힘을 낳게 했습니다.》

김호삼의 의기양양한 대답에 김정일동지께서는 려단장이 사람과의 사업을 잘하겠다고 하시며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이제 발전소가 완공되면 꼭 다시 오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듬지마다에 흰눈을 소복하니 이고 위병들마냥 꿋꿋이 서있는 구내의 전나무들에로, 그 너머의 잘디잔 눈알갱이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산골짝길에로 눈길을 돌리시였다.

《아까 길가에서 발구에 무엇인가를 가득 싣고가는 군인가족들을 보았는데 발전소건설장에 지원나가는 길이겠구만.》

김호삼이 그렇다고 대답올렸다.

그이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군인회관에 들어서시였다.

군인들의 사상교양에 필요한 직관물들이 군인회관홀의 량쪽벽면들에 꽉 차있었다. 직관물들을 주의깊게 살피시던 그이께서는 심진성에게 지금 인민군대에서 사상교양사업을 잘하고있다고, 어느 부대에 가나 군인들이 정치사상적으로 건전하고 혁명적열의가 높은데 대해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지휘성원들은 군인들이 적막감을 모르고 전투정치훈련에 적극 참가할수 있게 관심을 높여야 하오. 훈련의 휴식참엔 노래도 부르고 주패와 장기도 놀면서 생활을 락천적으로 즐기게 해야 하오. 어느 중대에 가보니 악기들이 변변치 못해서 예술소조활동을 하는데 지장을 받고있던데 피리나 저대 같은 간편한 민족악기들을 많이 보장해주는게 중요하오.》

《알았습니다. 제가 미처 관심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심진성은 자책어린 어조로 말씀드렸다. 기실 인민군협주단에서 민족악기생산문제가 제기된것을 알았지만 현안문제들에만 관심하면서 밀어주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자기 자식들을 전호에 세웠다고 생각하면 자연히 눈길이 가기마련이요.》

그이께서는 직관판에 게시된 군인가족들의 사진에 시선을 주시였다. 한해에 10톤이상의 고기를 생산한 려단지휘부와 관하구분대의 군인가족들의 사진이였다.

《지난해 우리가 만났던 군인가족도 있겠구만.》

《예, 이 동무입니다.》

김호삼이 게시판의 웃단에 있는 사진을 가리켜드렸다.

《옳구만. 벽에 걸려있던 단소가 참 인상적이였소.》

지휘성원들을 둘러보시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그 녀인이 단소를 불면서 예술소조활동을 벌린다고 편지를 보내왔소. 당에서 현시기 인민군대를 혁명의 기둥, 주력군으로 내세우고있는데 이 영광의 대오에는 군인가족들도 당당히 들어있다고 볼수 있소. 군인가족들이 차지하는 지위가 간단치 않아.》

김정일동지께서는 김호삼을 향해 군인회관이 도시의 예술극장 못지 않은데 조국이 통일되면 인민들에게 그대로 넘겨주어도 되겠다고 치하하시였다.

《그런데 회관을 최고사령관에게 자랑이나 하자고 세운건 아니겠지?》

김호삼은 마치 그이의 말씀을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싱글벙글했다.

최고사령관동지, 지금 회관에서는 군인들이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고 중대예술소조공연을 할 시각을 기다리고있습니다.》

《안속이 다 있구만. 려단장이 걸작이요.》

인민군지휘성원들이 즐거이 웃으며 그이의 치하를 받은 려단장을 축하했다.

《회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것이 중요하오. 군인회관을 비우지 않고 운영해야 부대안에 건전하고 락천적인 생활기풍이 차넘칠수 있소. 자, 이젠 예술소조공연을 관람합시다.》

그이께서 지휘성원들과 함께 관람석에 들어서시자 폭풍같은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김호삼은 공연을 준비한 구분대가 지난해 김정일동지께서 찾아주시였던 려단관하 2대대 5중대라고 말씀드렸다.

《아, 가마차!…》

《그렇습니다. <가마차>군인들입니다.》

호삼이 흥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환희로이 아뢰였다.

곧 숙연한 정숙이 흐르는 속에 김옥철중사가 무대가운데에 나섰다. 정월의 추위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부대를 찾아주신 최고사령관동지께 전체 부대 장병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최대의 감사와 영광을 드리며 영예의 3대혁명붉은기중대 예술소조공연을 시작하겠다고 소개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환히 웃으시며 박수를 치시였다.

《마치 공훈합창단의 소개자를 보는것 같구만. 잘해!》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몸소 만나주신 군인입니다. 노래도 잘하고 손풍금도 잘 타는…》

김호삼이 말씀드렸다.

《내가 왜 모르겠소. 이름이 김옥철이지?…》

《그렇습니다.》

《나와 인연이 있는지 3년전에도 만나고 지난해에도 만나더니 이번엔 또 소개자로 나섰구만. 신심에 넘쳐 소개를 했는데 어떤지 봅시다.》

김호삼은 걱정이 앞섰다. 너무도 불의적이다보니 특별한 준비없이 유승철이 자랑하던 중대를 내세웠는데 혹시 최고사령관동지께 걱정을 드리지 않겠는지 은근히 속이 죄였다.

설화와 함께 《정일봉의 우뢰소리》의 합창으로 막을 올린 공연은 2중창과 시랑송, 합창 《장군님 백마타고 달리신다》를 비롯한 다채로운 종목들을 련이어 펼치면서 군인들의 전투적랑만과 희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흥겨운 롱구경기의 장면을 노래와 춤으로 형상한 곡목도 있었다. 부딪치고 넘어지며 득점을 얻으면 너무 좋아 서로 뻐기고 쿵덩쿵덩 뛰는 모습들이 마치 실지경기를 보는것처럼 방불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제법이라고 치하하시였다.

김옥철이 노래 《초소에 수령님 오셨네》를 독창으로 불렀다.

장내에는 최고사령관동지와 전사들간의 육친의 정이 뜨겁게 물결쳤다.

《전문배우 못지 않아.》

그이께서는 곁에 앉은 심진성을 향해 말씀하시였다.

《공훈합창단에서 왜 저런 재간둥이들을 장악해서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허튼 생각들만 하는지 모르겠소. 사회예술단체들에서 인민군대가 너무 욕심을 부린다고 의견이 많소. 좀 쓸만하게 키우면 다 데려가겠다는데 그래서야 안되지.》

《자기 생각만 앞세웠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대책하겠습니다.》

당에서 중시하는 공훈합창단의 질적보장을 위해서는 그런 특혜가 응당하다고 생각했던 심진성이였다. 그래서 인민군협주단 일군들이 제기한 방안을 승인했는데 결국은 고심어린 노력이 없이 나라에 손을 내밀겠다는것이나 다름없었다.

《욕심이야 부려야지. 그렇다고 다른 동무들에게 손해를 주면서까지 욕심을 부리면 되겠소? 공훈합창단의 많은 동무들이 병사출신이요. 그들도 다 이런 기름진 밭에서 찾은 싹들이거던.》

《알았습니다.》

이윽하여 공연이 끝났다.

자리에서 일어서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열렬한 박수로 공연성과를 축하하시였다. 물밀듯이 쏟아져내리는 병사들을 탓하지 않으시고 한품에 안아주시였다.

군인회관을 나서신 그이께서는 공연에 인민군대 사상사업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잘 반영되였다고 하시면서 공연을 잘한데 대하여 평가하시였다.

《…나는 인민군부대들을 현지시찰할 때마다 암만 시간이 없어도 중대예술소조공연만은 꼭꼭 보아주군 하오. 내가 왜 중대예술소조공연에 관심하는가?…》

그이께서는 장갑을 낀 손을 맞잡으시며 빠른 어조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통해서 나는 최고사령관을 그리는 병사들의 마음을 읽게 되고 뜨거운 숨결을 안게 되오. 그 노래를 통해서 나와 병사들은 더 가까와지고 혼연일체를 이루게 되는거요. 나와 병사들사이에 정의 다리를 놓아주는게 바로 중대예술소조공연이라고 할수 있소.》

그이께서는 지난해 겨울 전선동부의 어느 한 중대를 찾으시였던 날을 회억하시며 화제에 올리시였다. 그날 너무도 일정이 바빠 중대군인들의 예술소조공연을 보지 못하고 돌아서시였는데 그것이 몹시 속에 걸려 끝내는 천리길을 다시 달려가 그들의 예술소조공연을 보아주시였던것이다.

심진성이도 생각났다. 얼마나 추위가 심했던지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승용차의 문까지 얼어붙었고 후미에는 고드름이 매달려있었다.

중대마당에 달려나왔던 군인들은 형체조차 가려보기 힘들 정도로 뽀얀 눈가루에 뒤덮인 승용차를 에워싸며 소리내여 흐느꼈다. 기다리는 자식들의 마음을 헤아려 다시 찾아오신 최고사령관동지를 우러르며 군인들은 그리움의 노래를 불렀다. 울음바다가 펼쳐지던 그날의 광경이 눈앞에 떠오르자 심진성은 저도 모르게 눈굽이 쩌릿해났다.

김정일동지의 우렁우렁하신 음성이 울렸다.

《올해 정초부터 인민군공훈합창단이 우리 당의 기본정신을 반영한 힘찬 노래들을 꽝꽝 울리며 군대와 인민에게 신심과 용기를 주고있는데 인민군대의 예술선전대나 중대들도 이에 발을 맞춰 노래소리를 높여야 하오.》

그이께서는 허리에 두손을 얹으시며 정문너머로 멀리 뻗어간 큰길쪽을 바라보시였다. 길 좌우에 하얗게 덮인 눈이 쏟아져내리는 해빛에 눈부시게 반짝이고있었다.

《려단장, 그래 어떻소, 군인가족들이 예술소조공연을 진행한다는데 실지로 좋아하오?》

《그렇습니다. 어떤 동무들은 정말이지 만수대예술단에 보내도 짝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김호삼의 보고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좋은 일이라고 기뻐하시였다.

《노래를 부르라고 해서 전문가흉내를 내서는 안되오. 대중성이 있어야 하오. 군인가족들의 생활을 담아야 공연하는 멋도 있고 또 공연을 보는 사람들도 감동시킬수 있소.》

쌀쌀한 바람이 추위를 날랐다. 건물의 지붕우에 쌓였던 눈이 회오리쳤다. 바람에 휘말린 눈가루가 그이의 야전솜옷자락에 매달렸다.

《그래서 나는 군인가족들속에서 예술소조활동을 적극 장려할 생각이요. 군인가족들을 예술소조활동에 참가시키면 그들을 혁명화하는데도 좋고 문화적소양을 높이는데도 의의가 있을거요.》

심진성은 그이께서 또 다른 구상을 안고계신다는것을 의식하며 온몸에 긴장을 주었다. 조명록 역시 심중한 기색으로 그이를 우러렀다.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조직하면 아마 전군이 흥성일게요. 경연에서 이기면 희한한 가정용품 같은것을 상으로 주어 군인가족살림에 보태게 합시다. 집살림을 잊다싶이하면서 군인생활을 돌보는 녀인들인데 아까울게 없소.》

김정일동지의 말씀에 지휘성원들이 즐겁게 웃었다. 그러나 그이의 말씀속에 깃들어있는 웃음으로만 대할수 없는 거대한 진폭과 깊이를 가지는 구상의 세계를 깨달으며 인차 정색해졌다.

김정일동지께서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이라는 이채로운 형식에 대해 전면적으로 밝혀주신것은 며칠이 지나서였다.

그날 어느 한 부대를 현지시찰하시고 돌아오신 그이께서는 인민군지휘성원들에게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의 구체적인 계획과 전망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전군을 혁명화하고 온 사회에 혁명적인 문화정서생활기풍을 확립하는데서 군인가족들이 한몫 할데 대해서와 그 일환으로 태양절을 맞으며 련대이상 지휘부 군인가족들의 예술소조경연을 조직할데 대하여 가르쳐주시였다. 그리고 당선된 단위들에 시상품을 주는것과 함께 그들의 예술소조공연을 자신께서 직접 보아주시겠다는 크나큰 믿음을 안겨주시였다. …

《려단장, 아까 중대예술소조공연을 보니 발전소건설과 관련한 내용도 반영되였던데 힘들었지?… 말을 안해도 다 알아. 먼 후날 후대들은 고난의 행군시기 당의 호소를 받들고 위대한 창조물을 일떠세운 부모들을 꼭 추억할거요.》

김호삼이 주먹으로 눈굽을 훔쳤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부대만이라도 마음 놓으시게 된다면 그것이 우리의 긍지이고 자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이렇게 오지 않았소. 지휘성원동무들도 예술소조공연을 보면서 느꼈을거요. 거기에는 부대군인들의 마음이 담겨져있소. 모두가 감정이 풍부하고 진실한 동무들이요.》

김정일동지의 음성이 가닿은듯 지휘부건물앞에 렬을 맞춘 전나무숲이 우수수 설레였다. 우듬지와 가지마다에 무겁게 쌓였던 흰눈이 뽀얗게 날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김호삼이 눈물을 머금고 뒤말을 잇지 못했다. 뒤에 선 구경서군단장이 그의 손을 꽉 틀어잡았다.

《내 이제 공훈합창단을 보내주지. 사실 강추위나 물러간 다음에 보내자고 했는데 당장 조직해야겠소. 군인들뿐아니라 군인가족들에게 공연을 다 보여줘야겠소.》

최고사령관동지, 고맙습니다.》

김호삼이 눈물이 그렁한채 감격에 젖은 목소리로 대답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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