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 회)

제 5 장

1

 

최정택은 불안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있었다.

며칠전에 총장이 그의 강의안과 교수요강, 진도표를 보겠다고 하여서 몽땅 올려간 뒤로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은근히 대립되여오던 견해가 강의참관을 하던 날 학생들의 면전에서 적라라하게 로출되였으니 그가 단단히 벼르고 교수문건들을 검열하리라는것은 뻔한 일이였다.

최정택은 강의내용을 두고 론쟁을 다시 벌린다면 끝까지 그 정당성을 주장할 용기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측면, 교수과정의 제정된 제도와 질서에서 흠을 잡아 공격해온다면 꼼짝 못하고 궁지에 빠질수 있었다. 교수과정은 비준된 진도표와 교수요강을 엄격히 따르기로 되여있는데 최정택은 그대로 하지 않았었다. 종전에 비준된 교수진도표며 교수요강과 다르게 담당과목의 장, 절체계와 내용을 새롭게 다시 잡았던것이다. 총장이 강의참관을 하던 날 교수진도표를 어기며 사회주의공업화문제보다 사회주의농업화문제를 먼저 배워준것과 같은 일이 여러번 있었고 강의안내용들도 전반적으로 교수요강과 다르게 개작하였다. 이것은 외형상 교육규률을 심히 위반한것으로 볼수 있었다. 그런것만큼 어느때든지 총장으로부터 가혹한 추궁이 가해져올수 있었다. 그런 가위에 최정택은 안해의 일로 하여 학부의 교원들앞에서 은근히 수치를 느끼였다. 교원들은 최정택의 안해가 월남을 하였다는 말을 듣고도 당자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성격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르는체 하였다. 그러다보니 일부 교원들은 최정택을 대하는 기분들이 전과 달리 어색했다. 그렇다고 하여 최정택으로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해의 편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있는가를 일일이 설명할수도 없었다.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지는 알수 없으나 최정택이 계속 대학교단에 서기가 어렵게 되였다는 뒤소리도 돌았다. 다행히 학생들은 그의 강의를 변함없이 열성스레 받아들였다. 최정택은 총장이 수업참관을 한 후부터는 학생들이 그의 설교를 따르면서 자기의 강의를 귀담아듣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었다.

그러나 김정일동지의 발기에 따라 만페지책읽기운동의 봉화를 추켜든 학생들은 위대한 수령님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는것을 학습의 선차적인 과제로 알고있었다. 그렇기때문에 최정택의 강의는 더욱더 학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학생들속에 있을 때면 번거로운 상념들을 가셔버리고 생활의 활기와 보람을 느낄수 있었다. 마침 학생들이 과정안에 따라 공장에 나가 생산실습을 하게 되였다. 학생들과 함께 실습장으로 나가게 된 최정택은 무척 마음이 즐거웠다.

지도교원은 하루일과의 거의 모든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보내게 되는것이다. 학생들도 커다란 흥분속에 실습을 맞이했다. 학급에는 공장생활의 체험이 전혀 없는 학생들도 많았다. 그들은 미지의 생활세계에로 떠나가는듯 한 랑만적인 환희에 휩싸였다. 화창한 어느 봄날 아침에 최정택은 학생들과 함께 대학을 떠나 실습지인 평양방직기계제작소로 향하였다. 그는 곁에서 걸으시는 김정일동지께 다정히 물었다.

《실습을 떠나는 심정이 어떻소?》

《학창생활에서 가장 뜻깊은 시기를 맞이하는듯 한 심정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윽한 시선으로 먼 공간을 바라보며 대답하시였다.

《어제 오후에 학급에서 이번 실습을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모임이 있었다지요?》

《그렇습니다. 그 모임에 선생님을 모시자고 강좌실에 찾아갔는데 계시지 않아 그냥 돌아서고말았습니다.》

《그 시간에 나는 실습계약때문에 방직기계제작소에 갔댔소. 내 명식동무한테서 들으니 정일동무는 어제 모임에서 학급동무들에게 실습기간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자세히 말해주었더군요.》

《우리 동무들의 결의가 모두 대단합니다. 우리는 이번에 로동계급속에서 많은것을 배우고 먼 후날까지 잊혀지지 않을 생활체험을 쌓자고 합니다.》

그이의 음성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듯싶었다. 일행은 대학앞 정류소에서 뻐스를 타고가다가 대동강을 옆에 낀 산업동에서 내렸다.

산업동에는 지명그대로 큰 공장들이 밀집되여있었다. 고무공장과 방직기계제작소, 일용품공장과 방직공장이 서로 울타리를 접하고있었다.

방직기계제작소의 정문앞에는 이미 대학으로부터 련락을 받은 지배인이 나와있었다. 물날은 군관복을 입은 30대를 갓 넘긴듯 한 젊은 사람이였다. 최정택교수와 인사를 나눈 그는 학생들을 일별하며 너부죽한 얼굴에 반가운 미소를 그리였다.

《학생동무들, 대단히 반갑습니다. 우리 제작소에 대학생들이 실습을 나와보기는 처음입니다. 큰 공장들의 짬에 끼운 작은 기업소다보니 찾아오는 손님도 별반 없습니다. 이번에 동무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로동자들은 큰 경사나 난것처럼 기뻐하고있습니다. 자, 들어들 갑시다.》

일행은 지배인의 안내를 받으며 정문으로 들어갔다. 구내길 초입에는 두개의 기둥에 높이 떠받들린 횡단구호가 눈길을 끌었다.

조선로동당 제4차대회를 높은 정치적열의와 빛나는 로력적성과로 맞이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머리우로 비껴간 그 구호를 유심히 보시였다. 봄바람을 안고 물결처럼 일렁이는 붉은 천에 씌여진 흰 글자들은 그 하나하나가 마치도 약동하는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그이께서는 우리 인민의 불타는 지향이 그 구호속에 요약되여있다는 생각이 드시였다. 지난 3월 20일부터 22일사이에 열린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다가오는 9월에 제4차 당대회를 소집할데 대한 결정을 채택하였다.

이 격동적인 소식에 접한 온 나라는 새로운 혁명적열의와 눈부신 로력투쟁으로 들끓었다. 4월 2일에 당대회를 성과적으로 맞이할데 대한 평양시 근로자들의 궐기모임이 있은 다음 전국의 모든 도시들과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에서 련이어 궐기모임들이 벌어졌다. 신문들과 방송은 근로자들의 불타는 결의와 눈부신 성과들을 앞을 다투어 전하였다. 바로 이러한 때에 생산실습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레 가슴이 설레이시였다. 전에없이 열의가 비등되고 생산이 고조되는 이즈막에 로동자들과 생활을 함께 하며 그들에게서 배우고 그들을 도와준다는것은 얼마나 의의있는 일인가!

한시바삐 기대를 돌리며 기적을 창조하는 로력투쟁에 자신의 땀과 지혜를 아낌없이 바치고싶으시였다.

횡단구호밑을 지나 몇걸음 더 옮기시자 장중한 기계소리가 들리였다. 쿵쿵 지심을 울리는 공기함마의 둔탁한 음향에 쇠를 깎는 공작기계들의 가늘고 예리한 소리가 엇섞였다. 하나로 조화되는 그 음향은 거세찬 창조의 교향악처럼 힘차게 울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계소리가 흘러나오는 공장건물들을 바라보시였다. 그닥 덩지가 크지 않은 건물들의 벽은 하나와 같이 노란색이였다. 그 색갈이 선명한것으로 보아 봄철을 맞으며 색칠을 다시한것 같았다.

지배인이 학생들을 자기 사무실로 안내했다. 검소하게 꾸려진 방이였다. 벽에는 각 직장의 생산실적표들이 나붙어있고 창가에 놓인 키낮은 원탁에는 시제품견본들이 놓여있었다. 크지 않은 책상우에는 전화기와 기름때가 오른 수첩뿐이였다.

생산지휘와 인연이 없는 비품이나 치레를 허용치 않는 방주인의 성품이 엿보였다.

그이께서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응접탁옆에 놓인 장의자에 앉으시였다.

《기업소에서는 학생들의 실습을 공구직장에서 보장하기로 토론했습니다. 선생님, 다른 의견이 없겠습니까?》

지배인이 마주앉은 최정택에게 선선한 표정으로 물었다.

《지배인동무가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공구직장을 택하였겠는데 무슨 의견이 있겠습니까.》

최정택은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대답했다. 이때 출입문이 열리며 모자를 구겨쥔 중년남자가 불쑥 방안에 들어섰다.

《아니, 어떻게 알고 벌써 나타났소?》

지배인이 학생들을 둘러보는 그에게 물었다.

《기다리던 대학생동무들이 왔는데 왜 모르겠습니까.》

중년남자는 시죽이 웃었다. 지배인이 최정택에게 그를 소개하였다.

《우리 공구직장장동무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앞으로 우리 학생동무들을 많이 배워주십시오.》

최정택이 일어서며 그의 손을 잡았다. 그들의 인사가 끝나자 지배인이 직장장에게 물었다.

《내가 말한대로 실습생들과 함께 일할 기대공들을 선발했소?》

《그렇게 했습니다.》

직장장은 흔연히 대답했다. 그는 기능이 높고 성품도 좋은 기대공들을 선발하여 따로 모아놓고 잘못 처신을 하면 직장의 망신을 시키게 되니 이러저러한 점들을 조심하며 대학생들을 친절하게 대하라고 특별히 지시를 주었다고 했다. 그는 자기의 빈틈없는 조직사업에 스스로 흡족했는지 벙글벙글 웃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우린 대학생동무들을 환영하는 벽보까지 그려서 출입문앞에 세워놓았습니다.》

《그것 참 잘했소. 그런데 실습생을 받지 못한 기대공들은 섭섭해하겠군.》

《다른 사람들은 기능이 어린 제 푼수를 알고 섭섭한 내색을 안하지만 27호 기대공은 자기를 왜 축에서 빼는가고 나한테 드러내놓고 푸념까지 했습니다.》

《27호 기대공이 누구더라?》

《오영옥이라고 괄랭이애군이 있지 않습니까.》

《생각나오. 다른 직장으로 보내달라고 나한테 떼를 쓰던 전재고아로군. 나도 그 처녀가 부모없이 자라면서 성미가 거칠어졌다는 말을 들었소.》

지배인은 미간을 찌프렸다. 그 역시 오영옥이라는 처녀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품고있는것이 분명했다.

지배인이 움쭉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정색을 하고나서 공장의 연혁과 현재형편을 설명하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필요한것은 다 이야기했다. 그는 늘 바삐 돌아가는 일군답게 하고싶은 말을 간명하게 요약할줄 알았다.

학생들은 탈의실에서 작업복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처음 입어보는 작업복들이여서 몸에 잘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대견한 생각들이 들어 달라진 모습들을 서로 마주보며 즐겁게 웃어댔다. 최정택은 지배인실에 남아서 실습일정과 계획을 토론하였다. 직장장이 학생들을 자기네 공구직장으로 안내하였다. 출입문앞에는 《김일성종합대학 실습생들을 열렬히 환영한다!》 라고 쓴 그림판이 세워져있었다. 학생들은 그림판에 그려진 로동자처녀가 꽃다발을 들고 막 달려나오며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것 같아서 한동안 걸음을 떼지 못했다.

직장장은 여전히 흐뭇해하는 기색이였다. 학생들이 직장안에 들어서자 로동자들은 기대옆에 서서 박수를 쳤다.

《자, 대학생동무들과 함께 기대를 돌리기로 된 동무들은 잠간 여기 모입시다.》

직장장이 이렇게 말하자 기다렸다는듯이 로동자들이 욱 몰려와서 대학생들을 둘러쌌다. 누가 나의 기대공인가? 누가 나의 실습생인가? 대학생들과 로동자들의 호기심어린 시선들이 한순간에 얽히였다. 그냥 기대곁에 남아있는 로동자들도 선망의 눈길로 대학생들의 얼굴을 더듬었다.

이때 갑자기 저켠 구석에서 쇠붙이 부딪치는 소리가 귀청 따갑게 울리였다. 모두 그쪽으로 머리를 돌리였다. 평삭반옆에 서있는 몸매 작은 처녀가 소재를 심술궂게 동댕이쳤던것이다.

《얘, 영옥아!》

직장장이 그를 향해 눈총을 쏘았다.

《흥!》

처녀는 코방귀를 불며 휙 돌아서버리였다. 그리고는 화가 동한 사내애처럼 작업복바지주머니에 두손을 찌르고 발치에 있는 쇠밥을 걷어찼다.

《허, 참!》

직장장은 허파가 빈 웃음을 터뜨리며 쓴입을 다시였다. 그는 대학생들앞에서 처녀를 닦아세울수는 없어 곧 표정을 바꾸며 기름에 얼룩진 수첩을 펼치였다.

《이제부터 실습생들과 담당기대공들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호명이 시작되였다. 한 기대에서 일하게 된 로동자와 대학생이 서로 상대를 찾아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26호선반기에서 실습을 하게 되시였다.

《전태로라고 합니다. 함께 일해봅시다.》

먼저 인사를 하시는 그이께 기대공이 자기를 소개했다. 길쑴한 얼굴이 무척 유순해보이는 30대의 듬직한 청년이였다. 훤칠한 키에 몸매는 호리호리한데 침착하게 빛나는 눈과 크고 억세여보이는 손은 무슨 일이든지 믿음직하게 해낼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품에 꼭 맞는 퇴색한 군복을 입은것으로 보아 제대군인이 틀림없었다. 그의 나이로 미루어보면 전쟁시기의 병사였을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태로의 첫 인상에 호감이 가시였다.

《앞으로 많이 배워주십시오.》

그이께서 전태로의 손을 반갑게 잡으시였다.

호명을 끝낸 직장장이 수첩을 손바닥에 두드리며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주의를 자기에게 집중시켰다.

《자, 이야기들은 그만하고 내 말을 좀 들으시오. 세월없이 이야기판을 벌리다가는 오늘 계획을 못하겠습니다. 대학생동무들은 우선 안전규정부터 학습해야 하겠는데 안전기사동무가 지금 없기때문에 자기 기대로 가서 기대공들이 작업하는걸 구경하시오.》

기대공들과 실습생들이 각기 짝을 지어 자기 기대로 흩어져갔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전태로와 함께 26호선반앞으로 가시였다. 이제부터 다루게 되실 기대여서 세심한 눈길로 살펴보시였다. 선반기는 군데군데 도색이 벗겨지고 곰보가 진곳에는 기름때가 박혀있었다.

《이 선반기는 언제 받았습니까?》

《5년전에 받았습니다.》

그런데 벌써 낡은 기대로 되다니?

좋은 인상을 주던 전태로가 기대를 이렇게 다루어왔다는것이 잘 믿어지지 않으셨다.

《보긴 허름해도 성능은 새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만가동으로 돌려대도 아직 끄떡없습니다.》

전태로는 낡은 기대라고 섭섭해할건 없다는듯이 히죽이 웃어보이며 스위치를 넣었다. 선반기는 고르로운 동음을 울리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미 고중시절에 자동차수리공장에 나가 선반기를 익히 돌려보신 그이께서는 동음만으로도 기대의 성능이 좋다는것을 알수 있으시였다. 전태로는 솜씨를 보이듯이 정확하고 민첩하게 선반기를 다루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작업모습을 지켜보시다가 이따금 선반기의 상처자국을 쓸어보시였다. 쇠붙이에 긁혀서 허옇게 강철빛을 드러낸 흠집이 손끝의 감각에 아프게 느껴지시였다.

점심시간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공장식당에서 전태로와 나란히 한식탁에 앉으시였다.

《변변치 않지만 내 찬도 드십시오.》

그이께서는 찬곽뚜껑을 열어서 전태로쪽으로 밀어놓으시였다.

까나리볶음이 한쪽에 담기고 생파줄기와 고추장이 곁들어있는 검소한 찬곽이였다.

《신통히도 나와 비슷한 반찬을 싸왔군요.》

전태로가 즐겁게 웃으며 하는 말이였다. 그가 헤쳐보이는 찬곽에도 까나리볶음과 감자볶음이 들어있었다. 전태로에게는 반찬의 비슷한 일치가 간격없는 사이로 지내게 될 앞날을 상징해주는듯이 생각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태로의 감자볶음을 맛보시였고 전태로도 그이의 찬곽에서 생파를 고추장에 찍어 맛나게 먹었다. 다정히 식사를 나누신 그이께서는 전태로와 밖으로 나와 휴식장에서 이야기를 나누시였다.

전태로는 의용군으로 전쟁때 용감히 싸운 제대군인인데 소탈한 청년이였다. 물으시는대로 경력과 집사정을 말하기도 하고 스스로 공장형편을 들려주기도 하였다. 신의주화학섬유공장 대상설비가공에서 련일 벌어지는 성과를 이야기할 때에는 그의 눈이 전에없이 빛났다. 그 표정으로 보아 공장의 그 성과속에는 전태로자신의것도 깃들어있는것 같았다. 오후작업이 시작되자 전태로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생동무가 곁에서 일손을 거들어주는데 오늘 한번 최고기록을 내보겠습니다.》

그는 선반을 고속으로 돌리며 제품을 가공했다. 바이트날에 한껏 주의를 집중하고 조작변들을 다루는 동작은 정확하면서도 침착했다.

그런데 작업이 거의 끝나갈무렵에 경질바이트가 말썽을 부리며 절삭밥을 튕기는 통에 손등을 상했다. 심하지는 않았으나 상처에서는 피가 흘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얼른 상처를 손수건으로 싸매주시였다.

《진료소에 가서 치료를 받고 집에 들어가보십시오.》

《손이 좀 저리기는 하지만 일없습니다.》

《다 깎지 못한 가공품은 내가 마저 깎아놓겠습니다.》

《선반조작이 눈에는 쉬워보이지만 그렇게 헐치 않습니다.》

전태로는 미덥지 않아하며 빙긋이 웃었다. 하기야 하루동안 곁에서 구경을 한데 불과한 실습생에게 선뜻 기대를 맡길수는 없을것이다.

《나는 이미 선반을 돌려본 일이 있습니다. 오작을 내지 않을테니 념려마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 간곡하게 말씀하시자 전태로가 한걸음 물러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면판소재를 물리고 선반기를 돌리시였다. 바이트 끝에서 파르스름한 쇠밥이 돌돌 말리며 순조롭게 소재가 깎이였다. 손에 익은 솜씨로 기대를 다루시는 그이를 지켜보던 전태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알고보니 대학생동무는 선반실습을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그는 비로소 안심이 되는듯 기대에서 물러섰다.

《태로아저씬 실습생에게 기대를 맡기고 제 볼장만 보게 되였으니 팔자가 늘어졌군요!》

기대를 돌릴 생각은 안하고 지금껏 이쪽을 지켜보고섰던 영옥이가 전태로의 등뒤에 대고 빈정거렸다. 전태로는 못 들은척 하고 작업장을 나가버렸다. 곁에서 그런 시까스름을 번번이 당하여서 인제는 어지간히 습관이 된듯싶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영옥을 유심히 바라보시였다.

그는 아직 소녀라고 불러도 무방할만큼 어려보이였다. 그런데 어디에 그런 괴벽이 자리잡고있는지 알수 없으시였다. 하긴 오목한 눈과 날카로와보이는 코날이 만만치 않은 인상을 풍기기도 했다.

그이께서는 영옥이가 전재고아라고 하던 지배인의 말을 상기하시였다. 전재고아, 구체적인 사연을 듣지 못하셨지만 그 한마디가 영옥의 불행했던 어린시절을 한순간에 더듬어보게 하였다. 원쑤들은 그에게서 부모를 빼앗았을뿐아니라 성격까지 이지러뜨렸다. 그의 거칠어진 성미를 보는것이 불쾌하기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아프시였다.

어느덧 하루작업이 끝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알뜰히 선반을 청소하고 뒤거두매를 끝낸 다음 영옥에게로 다가가시였다. 영옥은 인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기대공들과 실습생들이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기대를 청소하는 모습을 부러움과 질투심이 흐르는 눈길로 바라보고있었다.

《자, 알고지내지.》

그이께서 먼저 따뜻한 표정으로 말씀하시자 영옥은 바지주머니에서 손을 빼며 당황해했다. 그는 다정한 미소가 비낀 그이의 모습을 얼없이 마주보았다.

《난 26호에서 실습을 하면서 래일부터는 틈틈이 동무한테서 평삭반기술을 배우려고 하는데 좀 배워줄수 있겠소?》

《그게 정말이예요?》

《정말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정으로 말씀하시였다. 하지만 영옥의 얼굴에는 첫순간의 반가움이 사라져버리고 떠보는듯 한 얄궂은 표정이 떠올랐다.

《평삭반기술을 배우려면 다른 기대공에게 부탁하세요. 우리 직장에는 평삭반이 많지 않나요.》

《난 동무한테서 기술을 배우고싶소.》

《어째서요?》

《자기 기대에 실습생이 오기를 바라고있는 동무야말로 나를 잘 가르쳐줄수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요.》

《난 대학생이 내 기대에 오기를 원하지 않았어요!》

버릇탓인지 영옥은 새침해지며 덧나갔다.

《거짓말은 안할줄 알았는데.》

김정일동지께서는 서운한 안색으로 말씀하시였다.

영옥은 미간을 찌프릴사 하고 일순 말이 없더니 반짝 눈을 치떴다.

《나도 사람이고 기대공인데 뭐가 모자라서 안 기다리겠어요. 맞혔어요. 기다린건 사실이예요. 그런데 그걸 대학생동무가 어떻게 알았어요?》

《지배인실에서 동무가 전쟁때 미국놈들한테 부모를 잃고 외롭게 자라났다는걸 알게 되였소. 외롭게 자라난 사람은 누구보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법이요. 그러니 동문 우릴 기다렸을거란 말이요.》

영옥의 눈길이 파르르 떨리면서 두볼이 붉게 타올랐다. 무슨 말인가를 할듯 입술을 방싯거리더니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머리를 떨구었다.

《자, 영옥동무, 이제 곧 작업교대를 해야 할텐데 어서 기대청소를 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친절히 타이르셨는데 영옥의 기분이 순간에 돌변해버렸다.

《동무는 방금 나에게서 평삭반기술을 배우겠다고 했지요?》

처녀는 눈알이 올롱해서 따지고들었다.

《그랬소.》

그이께서는 다소 어리둥절하시였다.

《그것이 진정이라면 동무가 좀 청소를 하세요!》

처녀의 말투가 대바람에 명령조로 변해버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엇나기를 좋아하는 그의 기분을 앞으로 어떻게 맞추어야 할지 난감하시였으나 당장은 우선 청소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그래서 걸레를 들고 기대를 닦기 시작하시였다. 쩌들대로 쩌든 기름때는 잘 벗겨지지 않았다. 영옥은 사내애처럼 허리에 두손을 얹고 곁에서 지켜보았다. 교대준비를 돌아보던 직장장이 영옥이가 하는양을 보고 펄쩍 놀라며 다가왔다.

《네가 뭐길래 뻗치고 서서 대학생동무에게 기대청소를 시키느냐? 너는 손이 없느냐?》

영옥은 도고한 자세 그대로 맞섰다.

《나도 견습생시절엔 기대청소를 도맡아했어요!》

《대학생동무가 너의 견습생이냐?》

《대학생동문 래일부터 나한테서 평삭반기술을 배우겠다고 했어요. 그래두 견습공이 아니나요?》

여차하면 그들사이에 격렬한 다툼이 계속될듯싶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를 펴며 직장장에게 선선히 말씀하시였다.

《저는 선반기술을 좀 익혀둔것이 있어서 이번 실습기간에 평삭반기술도 배우자고 합니다. 그러자면 영옥동무의 말대로 기대청소법부터 알아야지요. 기대청소는 제가 스스로 하는겁니다.》

《내 이럴것 같아서 27호에는 실습생을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생동무가 평삭반기술도 배우겠다면 내 다른 기대공에게 말해주겠습니다. 심통머리 바르잖은 그 꼴을 무시로 보면서 어떻게 참겠습니까?》

《아니, 저는 꼭 영옥동무한테서 배우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시였다. 직장장은 난처한 기색을 짓더니 서있기가 딱한듯 훌쩍 자리를 떠버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기대를 닦으시였다. 그런데 등뒤로 다가온 영옥이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걸레를 훌 빼앗았다.

《대학생동문 좋은 사람이군요.》

외면을 하고 묵묵히 일손을 놀리던 그의 입에서 조용히 새여나오는 그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였다.

이날 저녁 김정일동지께서는 영옥이와 함께 퇴근길에 오르시였다.

강변을 따라 뻗은 동뚝길우에는 석양의 연홍색빛발이 비쳐오고있었다. 대동강을 스쳐오는 서늘한 저녁바람이 강가에 늘어선 황철나무가지들을 가볍게 흔들었다. 강우에서는 물오리떼가 물면을 걷어차고 황금빛광채가 가득한 공간으로 날아올랐다.

실눈을 하고 물오리떼를 바라보던 영옥이가 불쑥 입을 열었다.

《대학생동무, 미안해요.》

《갑자기 그건 무슨 말이요?》

김정일동지께서 놀라며 물으시였다.

《난 동무가 작업교대를 할텐데 어서 기대청소를 하라고 할적에 좋지 않게 생각했댔어요.》

《어떻게?》

《날 업신여기고 훈실 하려든다구 생각했댔어요. 난 날 업수이 보는 사람들하군 한사코 해봐요. 그런데 지내고보니 동문 다른 사람들하군 달라요.》

흰이를 드러내며 상긋이 웃고있는 영옥의 모습은 전혀 딴사람같이 보이였다. 거칠고 사나운 인상만을 풍기던 그에게도 바라시던대로 그런 애되고 순결한 웃음이 간직되여있었다.

《영옥동문 지금 몇살이지?》

《열일곱살이예요.》

열일곱살, 소녀시절의 마지막시기와 작별하고 청춘기의 첫시기를 맞이하고있으니 영옥인들 어찌 웃음이 없으랴. 길가에 굴러가는 가랑잎을 보고도 허리가 끊어지게 웃는다는 시절이다. 이지러진 성미속에 그 웃음이 묻혀버렸을뿐이다.

《언제부터 평삭반을 돌렸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정히 물으시였다.

《견습생으로 일하다가 두달전부터 기대를 맡았어요.》

《견습도 27호기대에서 했소?》

《14호기대에서 견습을 했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선희가 실습을 하는 14호기대도 찬찬히 살펴보신터여서 잘 알고계시였다. 그 기대는 알뜰한 손이 지켜온듯 새것처럼 유표스레 깨끗했다. 낮에 보아오신 기억에는 그 기대공도 무척 나이가 어리였다. 웃입술에 솜털이 돋기 시작한것으로 보아 영옥이또래였다.

《14호기대공도 동무와 나이가 비슷한것 같은데 그 동무한테서 견습을 했단 말이요?》

영옥은 입술을 비죽 내밀어보이였다.

《아무렴 그런 애숭이한테서 평삭반을 배웠겠어요? 우린 견습생활을 같이했어요. 워낙은 그 동무가 27호에서 견습을 했어요. 견습을 마칠무렵에 우리를 키운 두 기대공이 다 직장에서 떠나버렸어요. 나를 견습시킨 14호기대공은 기계대학으로 추천되여가고 27호기대공은 남편을 따라 원산으로 갔어요. 일이 그렇게 되자 직장에서는 헐어빠진 27호를 나에게 맡겼어요. 그러니 내가 불만을 안 가지게 됐어요?》

《무슨 리유가 있어서 동무들을 바꾸어 배치했겠지.》

《직장장은 내가 새 평삭반을 망가먹을가봐 14호를 맡길수 없다는거였어요. 그런데 진짜리유는 그게 아니였어요. 지금 14호를 맡은 동무가 우리 기업소 기술과장 아들이거던요. 간부집 도련님에게는 새 기계를 맡겨야 하고 부모없는 고아에게는 낡은 기대를 맡겨도 무방하다는것이 진짜속심이겠지요.》

《웬걸 그랬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심스럽게 영옥의 말을 부정해보시였다. 하지만 그의 불만이 까닭없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시였다. 물론 기대를 바꾸어 맡긴것이 영옥이가 말한대로 그런 리유때문이 아닐수도 있었다. 그렇더라도 그 조치를 긍정할수는 없으시였다. 영옥은 견습과정에 14호기대에 정을 붙이였다. 그러니 일이 제대로 되자면 14호기대를 영옥에게 맡기고 잘 이끌어주어야 했을것이다.

《내 말이 거짓말인가를 두고보면 알거예요. 그래서 내가 직장장아저씨와 엇서는거예요. 나를 고아라고 업수이 여기는 사람에겐 기를 쓰고 접어들테예요. 나같은 사람은 절로 절 지키지 않으면 안되거던요.》

《누가 동무를 고아라고 감히 업수이 여기겠소. 내 보기엔 선입견인것 같소. 그리고 직장일군들을 뒤에서 비난하는건 옳은 일이 아니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친절히 타이르시였다. 하지만 영옥의 말대로 원쑤들에게 부모를 잃은 그를 그 누가 따돌리거나 좋지 않게 여긴다면 그처럼 그릇된 처사가 없다는 생각이 드시였다.

《나도 누구하고나 이런 말을 하는건 아니예요. 대학생동무앞이니까 터놓고 말하는거예요. 나는 첫눈에 상대가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지 아니면 꾸민 동정이나 은근한 멸시를 가지고 대하는지를 대뜸 알아보거던요.》

영옥은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그 무슨 자랑이라도 하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다면 초면이지만 내 동무에게 진정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소!》

《어서 말해봐요.》

영옥의 검고 고운 두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영옥동문 자기딴에 자기자신을 지킨다고 하는데 내 보기엔 그와 반대요. 우선 자기가 어떤 사람이라는것을 모르고있는것 같소. 동무는 고아가 아니요. 동무는 수령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어머니당의 품속에서 자라났소. 그런데 동무는 스스로 자기를 외롭게 여기고있소. 동무를 업신여기는것은 동무자신이요. 직장에서 응당 모범이 되여야 할 동무가 남들의 말밥에 오른다는것이 나는 참을수 없이 분하고 안타깝소.》

영옥의 미간이 쪼프러들면서 꼭 다문 입귀가 실룩거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을 시작하고보니 가슴이 더 아프시여 보다 절절한 음성으로 뒤를 이으시였다.

《원쑤들에게 희생된 동무의 부모들은 필경 이 세상을 하직하던 최후의 순간에 딸의 장래를 아름답게 그려보았을거요. 그런데 사실은 어떤가? 직장에서 말썽군으로 지목되고있지. 이것을 안다면 부모님들이 지하에서도 얼마나 절통해하겠소!》

《그만하세요!》

영옥은 우뚝 멈춰서며 목메인 소리로 부르짖었다.

동시에 그의 눈굽에서 눈물이 끓었다. 영옥은 더 말을 번지지 못하고 얼굴을 싸쥐며 휙 돌아서더니 언덕아래로 내달렸다.

《영옥동무!》

김정일동지께서 돌발적인 그의 행동에 놀라며 다급히 소리쳐 부르시였다. 영옥은 돌아보지도 않고 공장합숙쪽을 향해 총총히 달려갔다. 짙어가는 어스름속에서 그의 모습이 아물거리더니 곧 사라져버렸다. 금방 켜지기 시작한 높고낮은 집들의 전등불들만이 반짝일뿐 영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이께서는 그가 사라진 어둠속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나어린 처녀의 흐느낌소리가 귀가에 맺혀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으셨다. 내가 혹시 지나치게 자극적인 충고를 준것이나 아닌지, 짜릿한 애달픔이 가슴을 우비시였다. 한동안 묵묵히 서계시던 그이께서는 무겁게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기시였다. 집단의 사랑과 축복속에 모범로동자로 성장해야 할 영옥이가 말썽군으로 따돌림을 받고있다. 이것은 본인의 불찰도 있겠지만 직장장을 비롯한 일군들의 너그럽지 못한 태도와도 관련되여있다.

오늘 낮에 전태로에게서 들은바에 의하면 공장에는 영옥이와 같이 전쟁시기 부모를 잃은 젊은 로동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일군들은 친부모의 심정으로 그들의 마음에 그늘이 지지 않도록 돌보아주어야 하겠으나 그렇지 못한것 같다. 확실히 지금 공장간부들은 행정사업에만 치우치고있다. 생산과정을 실무적인것으로 여기면서 로동자들의 가슴에 불을 달 생각을 안한다. 우격다짐으로 생산만 생산이라고 내밀면서 설비관리, 기대관리도 등한시하고있다. 영옥이와 같은 로동자들을 순수 실무적인 눈으로만 보고 교양하지 않다나니 그들이 공장의 주인이라는 자각을 확고히 가지지 못하고있다. 그이께서는 보고들은 현상과 실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시면서 실습기간에 공구직장을 도울 구상을 무르익히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군중로선을 철저히 구현한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구상하고계시는 때에 생산실습을 하게 되여서 더더욱 생각이 깊어지는 그이이시였다. 로동자대중이 기업관리에서 주인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것은 사회주의제도의 본성적요구이다. 로동자들에게 공장의 주인된 자각을 가슴깊이 심어주자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그들은 모두가 기대와 설비의 주인들이다. 기대와 설비는 로동자들의 생활과 뗄수 없이 련결되여있다. 로동자들에게 기업관리의 주인된 자각을 안겨주자면 자기의 설비와 기대를 사랑하며 알뜰히 다루는 마음부터 키워주어야 한다.

로동자들속에서 모범기대창조운동을 활발히 벌리도록 하자. 전태로와 오영옥이가 모범기대운동의 봉화를 추켜들게 하고 그 불길이 온 공장에 퍼져나가게 하자. 전태로는 여직껏 26호선반을 잘 다루지 못하였지만 옳바로 깨우쳐주면 비교적 쉽게 새 출발을 하게 될것이다. 하지만 오영옥의 경우에는 어려울수 있다. 그렇더라도 말밥에 오르는 말썽군이 아니라 집단의 앞장에 서는 모범기대공이 되도록 그를 이끌어주어야 한다.

그이께서는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불쑥 열정이 솟구쳐오르는것을 느끼시였다. 로동자대중속에서 보람찬 일감을 찾으신 기쁨을 눅잦힐수가 없으시였다. 거리는 어느새 불야경을 이루었다.

그이께서는 신선한 저녁대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힘차게 걸음을 옮기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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