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 회)

제 3 장

5

 

얄팍한 서류가방을 들고 사무실을 나선 오빈우는 대학청사의 중앙층계를 총총히 오르고있었다. 경제학부의 강좌실들과 교원들이 웃층에 있었다. 그는 지금 최정택교수의 강의를 참관하려고 떠난 걸음이였다. 오늘 료해해보고 최정택교수가 의연히 교수안으로부터 탈선된 강의를 한다면 행정적인 제재조치를 취할 생각이였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랐다.

최정택은 성실하고 재능있는 교육자이며 학자였다. 오빈우는 그의 인간됨과 실력을 알고있었다. 그래서 그를 반드시 바로잡을 잡도리였다. 월남한 안해의 편지를 받은 기회에 자신을 총검토케 하고 부활하도록 도와줄 심산이였다.

오빈우가 층계를 다 올랐을 때 강의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였다. 그는 왼쪽복도로 꺾어들며 걸음을 다우쳤다. 이미 전화를 받은 송금석과 최정택이 교실앞에서 기다리고있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난 오빈우는 최정택의 낯색을 주의깊게 살폈다. 그렇겠거니 해서 그런지 최정택은 얼굴이 무척 수척해진것 같았다. 그러나 유순하던 눈빛만은 전에없이 예리한 빛을 띠였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것일가? 안해에 대한 삭일수 없는 분노일수도 있었고 그와는 사상적립장이 전혀 다른 자신을 증명해보이려는 각오일수도 있었다. 모진 마음의 상처를 안고 번뇌에 시달린 그의 심중이 한순간에 헤아려졌다. 오빈우는 동정어린 목소리로 격려하듯 말하였다.

《최선생, 안해의 일로 해서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전선에 나가 싸우고있을 때 벌어진 일이니 선생으로서야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니겠소.》

최정택은 아무런 응대도 없이 고개를 수굿하고 묵묵히 서있다가 교실 뒤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는 여전히 그 자세로 앞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섰다.

학생들은 일제히 일어나 교단에 오르는 최정택교수에게 인사를 하였다. 답례를 한 최정택이 머리를 들었다. 지나친 긴장으로 얼굴색은 붉어졌으나 학생들을 둘러보는 눈빛만은 침착했다.

《먼저번 시간에는 강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지난 시간에 배워야 할 내용을 이 시간에 취급하겠습니다. 학생동무들앞에 여러가지로 미안합니다.》

최정택은 힘겹게 말을 했다. 교실 뒤켠에 내여놓은 의자에 송금석과 나란히 앉은 오빈우는 눈시울을 내려깔았다. 짐작했던대로 안해의 소식이 그에게 결정적인 개진의 계기를 마련해준게 분명했다.

최정택이 칠판에 강의제목을 썼다.

제2장. 사회주의경제제도의 확립과 기본경제법칙

제1절. 사회주의적농업협동화

최정택은 학생들의 시야를 가리우지 않으려고 칠판옆으로 비켜섰다.

칠판을 바라본 오빈우의 얼굴에 의혹과 불만의 빛이 떠올랐다. 사회주의경제제도의 확립에서 선차적인것이 사회주의공업화라는것은 공인된 사실인데 최정택은 농업협동화부터 취급하고있었다. 최정택에 대한 방금전의 믿음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며 가슴이 답답해났다.

《왜 강의안의 체계를 저렇게 뒤바꿔놓소?》

오빈우는 그 잘못이 학부의 교육사업을 책임진 송금석에게 있다는듯이 그를 못마땅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송금석은 그의 눈길을 외면하며 심상한 투로 대답했다. 최정택교수는 그 누구의 충고도 듣지 않는다고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던가요 하는 태도였다. 앞으로 세번째 책상에 앉은 남학생이 뒤를 돌아보며 쏘는듯한 시선을 던졌다. 오빈우는 자기를 피끗 겨누었다가 사라지는 그 눈빛에서 이상한 자극을 받았다. 그 눈빛은 알수 없는 원한을 품은것 같기도 하고 왜 떠드느냐고 힐난을 퍼붓는것 같기도 하였다. 헌데 감히 학생이 그런 무엄한 눈길로 총장을 쏘아볼수 있을가? 그럴수는 없었다. 아마도 동료학생들이 수군거리는줄로 알고 그런 눈길로 뒤를 돌아보았을것이다. 오빈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최정택을 주시했다. 최정택은 총장의 시선을 외면하고 학생들만을 바라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총장의 존재를 잊으려고 애쓰는것 같았다.

《동무들이 가지고있는 교과서의 체계에 따른다면 이 시간에 사회주의공업화문제를 강의하여야 합니다. 전에도 말한바 있지만 그 교과서는 여러가지로 많은 부족점을 가지고있습니다. 그 교과서를 쓸 때만 하여도 나는 위대한 수령님의 혁명사상이 로동계급의 혁명사상발전에서 차지하는 력사적지위와 그 진수를 똑똑히 알지 못하였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였습니다.》

최정택은 보다 힘있고 박력있는 어조로 계속하였다. 그의 얼굴에 그 누구의 위압에도 굽히지 않으려는듯 한 확고하고 결연한 표정이 떠올랐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기술적개조에 앞서 경리형태를 사회주의적으로 개조할데 대한 방침을 제시하시고 그를 빛나게 실현하시였습니다. 종래에는 사회주의공업화를 실현한 기초우에서만 농업협동화를 실현할수 있다는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인정되여왔습니다. 기성리론의 체계를 맹목적으로 따랐던 나머지 교과서의 장절을 잘못 배렬하였습니다. 이점을 량해하면서 이 시간의 강의를 들어주기 바랍니다.》

오빈우는 아연하였다. 최정택은 자기의 충고에 정면으로 도전하고있었다. 총장의 의견을 이렇게 무시하는 법이 어데 있는가! 모욕을 당한것 같기도 하고 배신을 당한것 같기도 했다. 분기가 끓어올라서 저도모르게 목을 돌려 곁에 앉은 송금석을 흘겨보았다. 하지만 송금석은 응당 사태가 이렇게 번져질것을 예견했던 모양으로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방심한듯 한 그의 태도 역시 언짢았다. 당장 강의를 중단시키고싶었으나 학생들앞에서 그럴수도 없었다. 최정택은 박력있는 목소리와 조화로운 손짓까지 섞어가며 설명을 계속하고있었다.

《우리 당의 경험은 현대적기술수단이 농촌에 공급되지 못하는 실정이라 하더라도 농민대중이 요구하고 또 그것을 감당할수 있는 혁명력량이 준비된 조건에서는 농업협동화를 성과적으로 실현할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고있습니다. 진리의 기준은 무엇보다 실천입니다. 생활은 위대한 수령님의 농업협동화리론의 정당성을 의심할 여지없이 확증하고있습니다.》

학생들은 숨소리마저 죽이고 최정택의 설명을 듣고있었다. 지금과 같이 확신과 열정에 떠서 강의를 하는 최정택을 처음 보았던것이다. 학생들은 어찌하여 그의 눈에서 그처럼 확고한 의지의 불꽃이 타오르고 목소리가 격정에 떨리는지 알수 없었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만은 이 시각 그의 심중에서 무엇이 끓어번지고있는지를 낱낱이 헤아리시였다. 비장하다고 할만치 엄숙한 교수의 모습은 그 어떤 저항과 압력앞에서도 굴함없이 위대한 수령님의 혁명사상을 심장으로 고수하려는 불타는 결의를 말해주고있었다. 교수의 승화된 감정이 자신의 가슴속에 파동쳐오는것을 의식하신 그이께서는 교수에 대한 뜨거운 신뢰감에 잠기시였다.

최정택교수도 얼핏 그이를 마주보았다. 예민해진 교수의 감각은 언어가 없이도 그이의 격려를 피부로 느꼈다. 오빈우와 송금석 역시 최정택의 결연한 마음을 들여다볼수 있었다. 그들은 가슴이 섬찍할만치 무서운 자극을 받았다. 눈앞에서 도저히 묵과할수 없는 엄청난 일이 벌어질듯 하여서 서로 눈길을 마주쳤다. 최정택은 예견했던대로 심각한 분위기가 이루어졌음을 느끼며 강의를 계속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농업협동화실현의 사회경제적전제조건에 대한 새로운 사상을 천명하시였을뿐아니라 그 실현과정에 대해서도 기성리론과는 다른 독창적인 방도를 제시하시였습니다.》

그는 수령님께서 밝혀주신 농업협동화의 단계와 형태, 계급정책과 국가적지원문제 등 여러 갈래로 아지를 치면서 해설을 전개하다가 그것을 다시 한곬으로 모아 다음과 같이 매듭을 지었다.

《앞에서 해설한 제반 정책적조치들에 의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기술적개조에 앞서 전후 4~5년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농업협동화가 순조롭게 그리고 철저히 진행되였습니다. 이로써 로동계급의 혁명리론과 혁명실천은 농업협동화에로 가는 가장 곧바른 새로운 길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였으며 그 본보기를 우리 나라에서 보게 되였습니다.

… 이상으로 이 시간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학생동무들, 강의내용에서 의문나는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십시오.》

최정택은 수건으로 이마에 돋은 땀방울을 씻으며 학생들의 질문을 기다렸다. 커다란 공감을 안고 설레이는 소리만 들려올뿐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흥분을 억제하기가 힘드시였다. 바라시던대로 최정택교수는 오빈우총장앞에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지금 그의 처지에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을것이였다.

강의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학생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최정택에게 인사를 표시했다.

《총장선생님, 무슨 하실 말씀이?…》

최정택이 강의안을 모아들며 오빈우쪽에 대고 물었다. 두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치며 불꽃을 튕겼다.

《그럼 내 잠간만.》

오빈우는 교탁을 향해 학생들사이로 걸어나오며 짐짓 태연히 말했다. 최정택은 문설주쪽으로 비켜섰다. 훌 사라지고싶었지만 총장앞에서 례의를 지키지 않을수 없었다. 송금석은 교실뒤에 서있었다. 이제 총장의 입에서 최정택에 대한 분노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리라고 짐작했다. 곁에 앉아서 줄곧 낯색을 살펴온것만큼 그가 얼마나 분격하고있는지를 알고있었다. 하지만 오빈우는 그의 생각처럼 학생들앞에서 교원을 몰아세울만큼 분별없는 사람이 아니였다. 그러한 행동이 자기의 인격에 손상을 가져온다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그는 기분을 돌려세우려고 한참이나 말없이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최정택을 상대하는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학생들앞에 섰다는 의식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인정될 때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동무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여 반갑습니다. 외국에 장기간 출장을 갔던 관계로 나는 작년 9월에 있은 동무들의 입학식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늘 처음으로 낯을 익히는 동무들이 많습니다. 오늘의 기회를 빌어 앞으로 동무들이 공부를 하는데서 참고로 될 몇가지 문제를 이야기하고저 합니다.

우선 동무들은 자기가 전공하는 학문에 높은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학이야말로 모든 사회과학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학문입니다. 맑스가 공산주의적신념에 도달하게 된것도 경제학의 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오빈우는 학생들의 얼굴에서 긴장이 가셔지며 가벼운 미소가 번지는것을 보았다. 경제학의 중요성을 설교하는 그의 말이 그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공감시키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면 재능있는 경제학전문가로 되기 위해 무엇을 공부해야 하겠습니까? 우선 〈자본론〉을 비롯한 맑스-레닌주의고전에 정통해야 합니다. 엥겔스는 〈자본론〉을 두고 지구상에 자본가와 로동자가 존재한 때로부터 이와 같은 의의를 가지는 책은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격찬하였습니다. 〈자본론〉을 비롯한 고전들에는 지금껏 인류가 발견한 사상과 지성이 총화되여있으며 공산주의위업의 전략적리론이 집대성되여있습니다. 학생동무들은 대학기간에 고전을 전부 통달할 대담한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여야 할것입니다. 며칠전 대학신문에는 재학기간 4년동안에 5만페지의 고전을 독파한 법학부 학생이 소개되였습니다. 이 모범을 따라서 고전독파운동을 활발히 벌려야 하겠습니다.》

열정적으로 말을 이어가던 오빈우는 갑자기 학생들이 수군거리는 통에 입을 다물었다. 최정택의 강의에 대한 총장의 불만을 눈치챈 학생들이 의혹을 품게 된 모양이다. 그런데 그들은 누구를 긍정하고 누구를 부정하는가? 오빈우는 그것을 정확하게 포착하려고 학생들의 표정을 살피였다. 심각한 얼굴로 자기를 얼핏얼핏 치떠보는 일부 학생들의 눈빛에는 불만이 비껴있었다. 특히 강의가 시작될무렵에 뒤를 돌아보던 그 남학생의 눈에는 알수 없는 적의와 원한이 비꼈다. 오빈우는 그 학생이 수업이 시작될 때부터 자기에게 반감을 품고있었다는것을 비로소 알았다. 그렇다면 그 까닭은 무엇일가? 알수 없었다. 헌데 이상한것은 그 학생을 언젠가 본듯 한 느낌이 드는것이였다. 그러나 언제 어데서 보았던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는 오명식학생이였다. 실상 총장은 전에 만나본 일이 없지만 그의 멀끔한 용모와 성큼한 코날이 낯익은듯 하였다.

아무튼 날카롭게 쏘아보며 까딱 움직이지 않는 그 학생의 눈길이 이를데없이 불쾌하였다. 의견을 주고받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뒤켠에 서있던 송금석이 앞으로 나서며 학생들을 향해 소리쳤다.

《조용들 하시오! 총장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왜 수군거리는거요?》

그의 엄한 눈길이 학생들의 머리우를 쭉 훑었다. 그러자 학생들이 조용해졌다. 마음을 다잡은 오빈우는 다시 입을 열려고 교탁모서리를 꽉 움켜쥐였다.

이때 느닷없이 교실문이 벌컥 열리며 웬 학생이 달려들어왔다.

《동무들, 합격했소!》

그는 벙글거리며 소리쳤다. 강의시간이 끝난지도 한참 되여서 교실안에 학생들만 있는줄 알았던 모양이다.

《동무는 누구요?》

오빈우가 날카롭게 물었다. 자기 자리로 달려가던 그 학생은 책상사이에서 우뚝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그제서야 노기를 띤 총장을 알아보고 굳어져버렸다.

《우리 학급의 최영화학생인데 로어시험을 치느라고 강의에 빠졌댔습니다.》

최정택이 대신 대답하였다. 너그러운 리해를 바라는 그의 심정을 엿본 오빈우는 참고있던 분기가 터져버렸다. 바로 저렇게 자기 학생들을 두둔하기때문에 잘못된 강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정택이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고있다는 판단이 머리속을 스쳤다.

《지금은 시험기간도 아닌데 왜 오늘 시험을 친단 말이요?》

저도 모르게 거친 목소리가 튀여나갔다.

《먼저번 학기말시험에서 락제를 했댔습니다.》

《재시험기간도 두주일전에 이미 끝나지 않았소. 그런데 왜 아직 재시험을 치고있는가 말이요? 부학부장선생이 대학규정을 어기고있구만. 제정된 기한내에 재시험을 쳐서 통과하지 못한 락제생들은 무조건 퇴학처분을 해야 한다는 대학규정을 모르고있소?》

오빈우는 격하게 부르짖었다. 규정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그 물음의 밑바닥에는 학생들로부터 반감을 받은데 대한 보복심리도 저으기 깔려있었다. 그는 자기의 훈계에 공감하지 않고 반발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학생들과 마주서보기는 지금이 처음이였다. 상처받은 자존심이 꿈틀거려서 송금석에게도 본의아니게 큰소리가 나갔다. 자못 의아해하던 송금석이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한 학생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류달리 찌르는듯 한 눈길로 자기, 오빈우를 노려보던 그 남학생이였다.

그는 울분을 씹어삼키는듯 한 어조로 항변했다.

《총장선생님, 영화동무를 퇴학시켜서는 안됩니다! 그 동무가 만일 다른 학생들처럼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거쳐서 대학에 왔다면…》

《학생!》

날카롭게 그의 말허리를 자른 오빈우는 최정택에게 성난 눈길을 돌렸다.

《도대체 어떤 학생이요?》

최정택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여전한 표정으로 오명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가 누구인가를 굳이 알아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최영화동무로 말하면 …》

《오명식동무! 앉소.》

명식의 무엄한 태도에 놀란 최정택이 그를 향해 소리쳤다.

《총장선생님앞에서 그게 무슨 태도요?》

최정택이 다시 그를 꾸짖었다.

명식은 담임교원의 충고에는 어쩔수가 없는듯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순간에 최정택은 물론 오빈우도 떨리는 몸을 진정하느라 입술을 사려무는 명식의 두눈에 눈물이 고여오르는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 만일 이때 오빈우가 최정택의 입에서 불리운 그 학생의 이름에 류의하였다면 그가 어찌하여 자기를 적의에 찬 눈으로 쏘아보았는지 그리고 지금 그의 눈에 어리는 눈물이 얼마나 쓰리고 아픈것인가를 알았을것이다.

《저렇게 분별없는 학생은 처음 보오. 부학부장선생, 저 학생문제를 학부에서 단단히 취급하시오. 그리고 저 락제생은 퇴학을 시키시오!》

오빈우는 송금석에게 엄하게 명령하였다. 송금석은 대답을 못하고 묵묵히 서있었다.

오빈우는 끝내지 못한 훈계를 계속해야 한다는것을 깨닫고 건기침을 톺았다. 그로서도 사태가 지금과 같이 번져진것이 유감스러웠다. 학생들과는 친절히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까 이야기의 계속인데…》 하고 그는 다른 나라의 선진경제리론도 깊이 학습해야 한다고 몇마디 강조를 하는것으로 자기 훈계의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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