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회)

제 1 장

6

 

학부에서 학기말총화모임이 있은 다음날에야 김정일동지께서는 강명호교수를 찾아 그의 사무실로 가시였다. 강명호는 보던 책을 밀어놓으며 반겨맞았다.

《내 그러지 않아도 정일동무를 꼭 만나고싶었는데 마침 잘 왔소. 어서 앉으시오.》

《아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선생님이 저의 미흡한 견해를 그렇게 값높이 사주실줄은 몰랐습니다. 그 일로 해서 그제 저녁 생일연까지 섭섭하게 되였다니 제 마음이 송구하기 그지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강명호앞에 깊이 고개를 숙이며 갈린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최정택이 전하는 말을 들으시고 로교수가 그렇게까지 심한 충격을 받았다는것을 아시였을 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한편 그 송구스러운 심정이 북받쳐서 즉시에 찾아오신것이였다.

정일동무가 그렇게 나오니 내 마음이 더욱 부끄럽소.》

저으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강명호는 그이께서 아직 서계신다는것을 깨닫고 책상옆에 놓인 의자를 가리켰다.

《어서 앉으시오.》

다정히 울리는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드신 그이께서는 의자에 단정히 앉으시였다. 강명호가 그이쪽으로 몸을 기울이였다.

《내 한가지 물어도 좋겠소?》

《말씀하십시오.》

《정치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어떻게 되여 구석기시대에 대한 문제를 그리도 깊이 연구하게 되였소?》

김정일동지께서는 호기심어린 교수의 시선을 공손히 받아들이며 진심을 말씀하시였다.

《사실 저는 조선사 첫 강의를 받은 날 생각이 많았습니다. 우리 나라는 력사가 유구하고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단일민족으로 우수한 문화전통을 가지고있다는 어버이수령님의 가르치심도 새로운 뜻으로 상기되였습니다. 그래서 혹시 사대주의후과로 우리 력사의 첫시작이 심히 외곡되지 않았을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였습니다.》

《음- 그랬댔군!》

강명호의 꽉 다물렸던 입에서 압축되였던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는 두눈을 지그시 감고 몇오리 안되는 흰 머리카락을 하염없이 쓰다듬었다. 돌이켜보건대 자신을 포함하여 수많은 머리 큰 사학자들이 있지만 그들이 우리 나라 구석기시대문제에 깊은 연구를 경주하여 옳바른 결론에 이르지 못했던것은 무엇때문인가? 그들에게 그 문제를 해명할만한 지식과 지혜가 모자라서였는가? 아니다. 그들에게 김정일동무가 지닌것과 같은 그러한 높이의 애국애족의 마음이 부족했기때문이다. 만일 김정일동무처럼 《북방남하설》에서 민족적의분과 허무감을 느낄줄 알았더라면, 그처럼 훼손당한 민족의 존엄을 되찾기 위해 헌신할 드높은 각오가 되여있었다면 진작 그 문제를 바로잡았을것이다. 많은 사학자들은 《북방남하설》을 과학적진실로 믿으면서 그것이 우리 민족의 존엄과 영예에 어떤 허물을 남기고있는가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고작 우리 나라에 구석기시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것을 내심 유감스럽게 여길뿐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느 사학자도 따를수 없는 숭고한 경지의 민족사적사명감을 젊디젊은 한가슴에 품고계신다. 강명호는 잠시후에 눈을 크게 뜨며 돌발적으로 팔을 뻗쳐 떨리는 두손으로 김정일동지의 손을 움켜잡았다.

김정일동무야말로 누구도 내놓지 못했던 의의있는 탁견을 내놓았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지나친 말씀입니다. 아직은 저의 견해가 가설에 불과하다고 할수 있지 않습니까?》

《리론적근거가 명백하고 현실적가능성이 확고한 바탕우에 세워진 가설은 반드시 과학적진리로 증명되기마련이요!》

단언하듯 말하는 강명호의 얼굴은 성공을 확신하는 기쁨으로 빛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눈시울이 화끈해지시였다. 그것은 권위있는 로스승의 지지가 가설의 성공을 담보해준다고 생각되여서만이 아니다. 다른 그 누구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셨다면 전혀 지금과 같은 감동을 느끼지 못할것이다. 배워준 내용과 정반대의 가설을 내놓았을 때 자기의 교육자적권위만을 먼저 생각하는 교원이라면 그 진리성여부를 따져보기 전에 학생에게 노여움을 가지고 무작정 부정해버릴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명호선생님은 적극 지지해주실뿐아니라 성공을 확신하며 지금 저렇듯 기뻐하고계신다. 진리앞에 조금의 사심도 없고 제자들의 성공에서 더없는 생활의 보람과 기쁨을 찾는 교육자만이 그렇게 할수 있을것이다.

학부가 다르다보니 이전에는 강명호선생님과 조용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적도 별로 없었고 최정택선생님처럼 친숙하지도 못했다. 비로소 지금에야 강명호선생님을 깊이 알게 되는것 같으시였다.

《선생님이 저의 의견을 그렇게 리해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뜨거운 눈길로 교수를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헌데 내 동무를 두고 유감스러이 생각하는 점이 한가지 있소.》

내처 격동의 빛이 흐르던 교수의 얼굴에 보일듯말듯 한 한줄기의 희미한 미소가 피여올랐다.

《기탄없이 말씀해주십시오.》

정일동무의 전공이 조선사가 아닌것이 섭섭하단 말이요. 동무와 같이 뛰여난 인재가 우리 조선사과에서 공부를 한다면 우리 민족사를 위하여 얼마나 다행한 일이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벼운 기분으로 돌아가며 소리없이 웃으시였다.

《제가 설사 조선사를 전공한다 하더라도 배우는 학생인데 력사학계에 뭐 특별히 기여할바가 있겠습니까. 우리 민족사를 위해서는 사학계의 원로이신 선생님과 같은분들이 오래 생존해계셔야 할것입니다.》

강명호는 정겨운 미소를 그리며 담배갑에서 한가치를 뽑아 천천히 입가로 가져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얼른 책상우에 놓인 성냥을 켜드리시였다. 그이의 오그린 두손안에서 정성스레 떠받들려 빨갛게 타오르는 성냥불에 담배를 붙인 강명호는 연기를 페부에 깊숙이 빨아들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재털이에 성냥개비를 버리고 조용히 일어서시였다.

《선생님, 전 그만 실례하겠습니다.》

《어째서? 시간이 바쁘오?》

《역에 나가자고 그럽니다. 오늘 고향으로 가는 동무들을 바래워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참, 오늘부터 방학이지. 그럼 가보시오. 후에라도 시간이 있으면 종종 들리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인사를 드리고 사무실을 나서시였다. 자리를 뜨셨지만 가슴은 마냥 훈훈히 설레이셨다. 제자들의 학술성과를 그리도 귀중히 여기는 스승에게서 과학을 배우는 행복감이 온몸을 포근히 휩쌌다. 사제간에 오가는 신뢰와 애정처럼 그렇게 순결하고 아름다운 감정이 또 어디에 있을가. 문득 그제가 선생님의 생일이였다는것을 상기하시였다. 어제야 선희로부터 그 사실을 알게 되셨던것이다. 진작 알았다면 찾아가 축하의 인사를 드렸을것이다. 미처 제자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후회가 드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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