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 회)

제 3 장 어둠속의 동쪽

39

 

박영준은 자기의 사무실에 앉아 신문을 들여다보고있었다. 《대통령》후보로 나섰던 민후보가 사임하고 보수야권의 단일화를 위해 조대풍을 지지해나선데 대한 기자회견이 실려있었다. 두번째로 치는 후보사퇴였다. 박영준은 조대풍의 전남지역구담당 정보책임자로서 응당한 기쁨과 만족을 느껴야 했다. 사람들앞에서 샴팡을 터뜨리며 멀지 않은 미래의 승리를 확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기 방에 홀로 앉은 지금의 심정은 영 말이 아니였다. 그는 신문을 골똘히 들여다보고있었으나 글자들이 전혀 눈에 안겨들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다른 생각을 하고있었다. 과연 조대풍의 최후의 카드는 무엇일가? 물론 그는 요란한 선거공약들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단지 《대통령》선거를 위한 유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리 보잘것없는 오합지졸이기는 해도 그런대로 당을 대표하여 후보로 출마하였던 두사람이 조대풍과의 후보단일화를 약속하고 양보를 하였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보수계렬의 유력한 제1야당후보가 아니라 조대풍과 손을 잡게 하였을가?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섰을 때는 그래도 제나름의 소신과 승산들이 있었을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조대풍으로부터 《룡꿈》을 포기할 정도의 유혹이나 위협을 받은것이 분명했다. 그게 무엇인가? 또 조대풍의 최종계획은 무엇인가? 결단코 그동안 조대풍이 치밀하게 계획하고 움직여온 그 무엇인가가 있을것이다. 웃선에서는 지역구 유세와는 별도로 다른 작전이 준비되고있는것이 분명하다면서 그것을 하루빨리 알아내라고 독촉이 불같았다. 그리고 박영준자신도 사전에 그것을 알고 대처해야만 이 선거전에서 주도권을 쥘수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리기철을 밀어내고 미래의 조대풍《정권》에서 자기가 권력의 핵심이 될수 있는 담보라는것을 그는 믿어의심치 않았다.

박영준은 옷장을 열고 넥타이를 골랐다. 비행장으로 나갈 차비를 하는것이였다. 리기철로부터 비행장에서 김현철의 일행을 맞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그들에 대한 홍콩암살작전이 실패하였다는 보고는 참으로 놀라웠다. 매사에 빈틈이 없고 주도세밀한 리기철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간것을 보면 그 기자녀석도 보기와는 달리 만만치 않은 모양이였다.

박영준은 이미 리기철의 지시대로 전라도지역에서 폭력배들을 매수하여 서울로 끌어들였다. 바야흐로 펼쳐질 김현철에 대한 암살을 폭력조직들의 일종의 복수극이나 세력확장을 위한 패싸움의 우연한 희생물로 꾸며내기 위해서였다.

비행장에 도착한 박영준은 멀리서 먼저 와있는 리기철의 모습을 띄여보았다. 초조한 기색이였다.

박영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날은 저물고있었다. 홍콩에서 날아온 비행기는 불과 몇분전에 착륙했다. 지금쯤이면 비행기에서 승객들이 떠들썩하며 내리고있을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퍼그나 지나도록 김현철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한참후에야 리기철이 박영준에게 다가와 차에 올랐다. 뒤좌석에 털썩 주저앉은 그는 가자고 손짓했다.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하고 박영준이 묻자 리기철은 혀를 털었다.

《정말 간교한자요. 분명 김현철의 이름과 신분을 가진자가 려객기에 탑승했다는 보고가 있었네. 그러나 타고 오지는 않았지.》

《그러면 아직도 홍콩에 있습니까?》

《아니, 그자는 분명 서울로 왔어. 홍콩에서 땡볕에 편안히 등을 지지고있을 리유가 없지.》

《그럼 이젠 어쩔셈입니까?》

《그가 뭘 바라는지를 알고있지. 그러니 제아무리 간특해도 꼭 내 손에 잡히고야말걸!》

박영준은 김현철이 리기철의 손에 잡히게 되면 참으로 비참한 죽음을 면치 못할것이라고 생각하며 차를 몰았다.

한편 인천항으로 들어온 김현철은 곽동수를 따라 서울로 올라오고있었다. 곽동수는 이미 자기의 동료들이 잡아놓은 서울시내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일반호텔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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