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 회)

제 6 장

2. 이등병-이마무라 세이스께

 

이마무라에 대한 긴급수사를 지휘하며 무라야마는 차를 몰고 도꾜만에 린접한 ×경찰서로 갔다.

바다에 떠오른 아끼꼬의 시체를 처음 발견하게 되여 《아끼꼬살인사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지금껏 수사를 진행하고있는 경찰서였다.

거기서 무라야마는 수사본부의 히라노경부를 만났다.

아끼꼬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 경위며 그의 신원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척시켜온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그의 시체를 발견한것은 9월 28일 새벽 오사까에서 떠나 도꾜만으로 들어오던 작은 화물선이였다.

지바현가까운 작은 항구로 들어가던 선원들은 그 시체를 건져가지고 곧 부두의 경찰관계자들에게 인계했다. 온통 상처투성이의 녀자였다.

처음엔 그 신원을 알수 없어 신고자를 기다렸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그 부두가 속한 경찰서가 결국 사건을 맡아안고 수사본부를 설치하게 되였다.

《녀자의 시체의 발견시점과 장소를 신문에 공개한지 이틀만에 이마무라라는 도꾜대학 대학원생이 찾아와 그 녀자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이마무라는 자기와 아끼꼬가 함께 련행되여 어느 병원 지하실에서 온갖 고문을 당한 사실과 아끼꼬가 자기 눈앞에서 어떻게 죽어갔는가를 실토하면서 살인자는 도꾜대학 사학과 강사 도미꼬라고 신고했습니다. 우리는 도미꼬강사를 불러다 대질심문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도미꼬는 그의 증언을 전면거부했을뿐아니라 오히려 이마무라를 <천황>가문과 자기에 대한 중상죄로 맞고소했습니다.》

히라노경부는 무라야마에게 말했다.

《그러나 이마무라는 도미꼬의 범죄사실을 완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그가 쓴 사건신고서를 보면 그가 거짓말을 하는것 같지 않습니다.》

《사건신고서요?》

《예!》

《그걸 좀 볼수 없겠소?》

히라노경부는 좀 망설이는 자세였다.

《사건이 끝나지 않은 단계에서 사실 이런 문서는 보여주게 돼있지 않습니다. 과장님은 잘 아시면서…》

《히라노군! 부탁하네.》

《하긴 현재 경부님이 담당한 사건에 이마무라가 깊이 개입되여있다니 보여는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상부에 우리가 추궁받지 않도록 조용히 봐주십시오.》

《그건 념려마오.》

무라야마는 히라노가 꺼내주는 이마무라의 자필로 된 신고서를 가지고 그가 내주는 경찰서안의 작은 단칸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정신병할아버지의 말할수 없는 인생수난을 한생 옆에서 지켜보며 살았다. 아끼꼬가 비통하게 죽은 이번 사건은 우리 할아버지가 당한 그 치욕스런 수난에서 시작되였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마무라의 신고서는 이렇게 시작되고있었다.

…이마무라의 증조부 이마무라 겐지는 일찌기 본토에서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식민지로 있던 조선의 서북부 철산군이라는데 가서 교원을 했다.

제국의 원칙에 충실한 중학교 교원으로서 조선인의 식민화에 열심히 달라붙었던 사람이였다.

그러다 3. 1봉기가 터졌을 때 그가 맡고있던 학급의 열세살 난 한 소년이 시위대렬의 앞장에서 나가며 《조선독립 만세!》를 웨치다 총에 맞아죽는 사건이 생겼다.

그때 그 소년은 입으로 피를 토하며 《나의 가슴에서 끓는 피 방울방울이 불꽃이 되여 왜놈의 섬나라를 태워버리라.

그것을 모조리 태워 없애지 못하면… 물어뜯고 삼키기라도 하여라.》고 웨치면서 숨을 거두었다.

이 사건은 널리 보도되고 항쟁에 일떠선 조선사람들을 더더욱 격발시키는 계기가 되였다.

결국 식민지반도인에 대한 교육을 잘못했다는 책임을 지고 이마무라 겐지는 교원자리에서 떨어져 고향인 사쯔마로 돌아왔다.

겐지는 내내 이 일을 억울해했다.

그 사쯔마에서 1926년에 낳은 아들이 세이스께였다.

성격이 강인했던 아버지와 달리 늦게 본 아들 세이스께는 섬약하고 감성이 여리였다.

겐지는 아들이 수재로 촉망될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것을 보고 교또의 외할아버지에게 보내여 교육받도록 했다.

오랜 교육가문의 풍속학자였던 외할아버지에게서 세이스께는 인간과 도덕, 례절에 대한 인성교육을 받았다.

《남의 발등을 밟지 말고 살아라. 남의 발에 밟히는 일이 있으면 그쪽으로 발을 잘못 디딘 너를 먼저 사죄해라.》

그 외할아버지는 방안에 사람이 있을 때에 문을 닫고 나갈 때는 소리가 나지 않게 반쯤 닫고 나가라고 가르칠 정도였다.

외할아버지는 대대로 자기 혈족의 선조들이 살았다는 사쯔마에 자주 내려갔는데 그때마다 조선에서 돌아와 말직행정사무원을 하던 겐지는 외할아버지의 그런 물러빠진 인성교육이 세이스께를 그렇게 만들고있다고 불평했다.

세이스께가 도꾜대학에 입학해 공부하던 1944년, 정부의 비상조치에 따라 《일본학도동원본부》창장이 대학 학장, 고등학교 교원들앞으로 보낸 《학도병모집총동원령》이 하달되였다.

세이스께는 학도병으로 전선에 출병하게 되였다.

그런데 멀리 동남아시아전선에 나갔던 세이스께는 전쟁이 끝나자 그만 정신이상자가 되여 돌아왔다.

세이스께의 정신병증상에서 특이한것은 녀자만 보면 소리를 지르며 네발걸음으로 물러나는것이였다.

지나가는 사람을 따라가며 개처럼 짖는가 하면 혼자서 정신없이 웃으며 돌아가기도 했다.

겐지의 집은 은연중에 온 동네가 멀리하는 집이 되고말았다.

몇해 지나자 겐지는 세이스께가 녀자기피증에 걸려 녀자를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것을 무릅쓰고 억지다싶이 먼 농촌에서 부모없는 외로운 처녀를 하나 데려다 혼인을 맺어주었다.

그러나 젊은 안해가 아무리 가까이 하려고 해도 세이스께는 눈을 까뒤집고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술을 먹여 재우고 마취약까지 먹이며 동침을 시키는 겐지의 고심참담한 노력끝에 겨우 아들을 하나 낳았다.

그가 이마무라의 아버지 히라다였다.

녀자는 아이를 낳은지 석달이 지나 더 견디지 못하고 달아나고말았다.

강인하고 근직한 겐지는 정신병자 아들과 에미없는 불쌍한 손자 히라다를 오지랖에 껴안고 억척같이 생활의 경난을 이겨나갔다.

히라다가 자라면서 겐지는 그에게 아버지를 절대 버려서는 안된다는 신칙을 매일같이 했다.

그 훈계속에 성장한 히라다는 중학교를 마치자 남들은 고등학교에도 가고 꿈을 찾아 대처(번화한 도시)로 다 떠나갔지만 아버지곁을 떠나지 않고 집에 남아 농사군이 되였다.

그리고는 자기 여생의 모든 꿈을 일찍 장가를 들어 낳은 아들에게 걸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다고 사람마다 칭찬하는 노부오였다.

이마무라 노부오는 정신병자인 할아버지가 있는 자기 집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학교에 갔다오면 집에 있지 않고 친구들 집에 가거나 들판과 산에 올라가 책을 보거나 숙제를 했다.

어떤 때는 너무 집에 들어오지 않아 찾아 나가보면 물레방아간에서 쪼그리고 자거나 동구밖 나무밑에 멍히 앉아있군 했다.

히라다는 그런 아들을 욕할수도 탓할수도 없었다.

이마무라가 다 커서 마을에서 유일하게 도꾜대학 정경과에 붙었을 때 히라다는 아버지가 군대에 끌려가 중도반단하고말았던 그 운명의 도꾜대학에 붙은 아들이 너무 고마와 부둥켜안고 울었다.

아들을 하늘처럼 여기는 히라다는 피터지게 모은 돈으로 도꾜교외에 단칸짜리 집을 사가지고 세이스께로인과 안해를 끌고 뒤따라 올라왔다.

그리고 아버지의 정신상태가 나아지는 때면 그를 데리고 나가 시내구경을 조금씩 시켰다.

어느날엔가는 세이스께가 다녔고 지금은 그 손자가 열심히 학문의 도를 닦고있는 도꾜대학구경도 갔다.

집안이 도꾜로 올라왔지만 대학에서 50리가 넘는 집값이 제일 눅은 교외의 한 촌락에 자리잡다보니 이마무라는 전차를 타고 통학을 했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 끝내 다시 기숙사로 들어오고말았다.

그 무슨 죄인의 집처럼 동네에서 《바보 세이스께》네 집으로 불리우는게 진저리나 할아버지를 마주보기도 싫어하던 이마무라는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하면서 점차 자기의 처신을 돌이켜보게 되였고 할아버지에 대해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어쩔수 없었다.

그러던중 대학 2학년 방학때의 일이였다.

그날따라 정신이 평온상태인 할아버지가 자꾸 시내구경을 가자고 졸라 이마무라는 그의 손을 잡고 거리구경을 시켜주었고 시장을 돌아보면서 사고싶다는 멋진 부채까지 사주었다.

어느덧 해저물 때가 되여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과일매대가 늘어선 거리모퉁이를 돌 때였다.

지나가던 한 로인이 그들을 따라오더니 할아버지 팔소매를 덥석 잡으며 《자네 세이스께군이 아닌가?》하고 묻는것이였다.

할아버지도 《하?》하고 눈을 크게 뜨더니 그를 뻥히 바라보았다.

《나 누군지 모르겠나? 나 전쟁때 먄마 송산에 같이 갔던 요시노리, 그 요시노리야.》

가슴을 두드리며 소리치는 그를 마침내 알아본듯 《아, 아…》소리를 하며 할아버지는 그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

그들은 근처의 오뎅집으로 갔다.

로인은 식사를 하며 《자네 생각나나? 먄마에서 있은 일들, 응? 그 송산전역에서 싸우던 일… 칸쿤마을은 생각 안 나나?》하며 연신 물었다.

그가 아무리 안타깝게 외워도 묵묵히 침을 흘리며 오뎅을 먹는 세이스께였다. 로인은 한숨을 쉬며 단념하고말았다.

로인은 헤여질 때 자기는 할아버지와 같이 도꾜대학을 다니다 전장에 끌려가 인도네시아, 먄마전선에서 함께 싸웠다고 했다.

이마무라는 순간적으로 요시노리로인의 팔목을 붙잡고 물었다.

《로인님! 우리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할아버지가 왜 저렇게 됐습니까? 예?》

로인은 그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래, 집에서는 아직 저간의 일들을 모르느냐?》

《예!》

《지금 몇살이지?》

《스물셋입니다.》

측은한 눈길로 한참 바라보며 서있더니 머리를 저었다.

《아니다. 그런 지옥의 아수라를 이제 알아선 뭘 하겠니…》

머리를 저으며 일어나더니 한쪽으로 기운 어깨를 수굿한채 그냥 가버렸다. 그때 이마무라는 망연히 로인의 뒤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바람에 휘젓기는 마가을산정의 억새밭같던 로인의 백발머리…

이마무라가 그렇게 헤여진 로인을 다시 만난것은 그때로부터 5년이 지난 뒤였다.

도미꼬와의 대결이 있은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이틀동안 아무런 전화도 없어 아끼꼬는 이마무라가 혹시 앓는게 아닌가싶어 강의가 끝나자 서둘러 이마무라의 기숙사를 찾아갔다.

그런데 아끼꼬가 방에 들어서니 번민에 빠진 사람모양 이마를 싸쥐고 책상에 앉아있다 피뜩 돌아보는 이마무라의 눈길이 무서웠다.

《아니, 이마무라씨! 왜 그러세요, 누구와 싸웠어요?》

이마무라는 그제서야 자기 환각에서 깨여난듯 고개를 들더니 《아끼꼬, 난 그놈이 누군가를 알아냈어.》하고 내뱉는것이였다.

《그놈이라니 누구 말이예요?》

아끼꼬는 놀라며 물었다.

《우리 할아버지를 저렇게 만든 그놈, 그 원흉을 찾았소.》

… 지난봄의 일이라고 했다. 어느날 이마무라가 저녁늦게 집에 들어서니 어머니가 거품물고 쓰러진 할아버지를 붙안고 물을 먹이고 약을 가져오라 소리치며 야단이였다.

할아버지의 발작이 또 시작된것이였다.

물어보니 TV를 보다가 신도동맹의 무슨 결성모임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한참 그 장면을 보다가 별안간 공포에 질려 부들부들 몸을 떨더니 저렇게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을 잃었다는것이였다.

다음날 이마무라가 대학에 갈 때까지 할아버지의 경련은 계속되였다.

어머니는 뇌리에 강한 충격으로 남아있는 어떤 추억과 직결되는 사람을 TV에서 목격한것 같다고 했다.

그 말에 이마무라는 순간적으로 뇌리를 치는 생각이 있었다.

발길을 돌려 TV편집국을 찾아간 이마무라는 엊저녁 7시 24분에 방영됐다는 일본회의산하의 신도동맹 아끼따현지부결성모임 보도를 복사해왔다.

그 보도에 나온 누구인가가 할아버지의 뇌리에 충격적인 자극을 준것이였다. …

수십년 긴 세월 한 인간의 뇌리에 지울수 없는 상흔을 만들어 고통의 질곡속에 떠밀어넣고 끊임없는 단근질을 하는 그 인간은 과연 누구인가?

화면을 암만 들여다봐도 도저히 알수 없었다.

모임을 주도하는 인물들은 정계의 한다하는 인물만도 십여명이 넘는데다 연설자들, 군중들이 수백명이 얽혀 돌아갔다.

다시 그 화면을 할아버지에게 보이면 그 반응을 보고 대충이라도 가늠할것 같았으나 또 발작을 할가봐 차마 그러지도 못하였다.

그렇게 그 보도물을 싸안고 전전긍긍 몇달이 지난 어제 이마무라는 뜻밖에도 거리에서 5년전에 만났던 그 요시노리로인을 다시 만나게 되였던것이다.

최근의 주가시세에 대한 한 주간잡지의 청탁원고를 잡지사에 가져다 주고 우에노역에서 내려 대학으로 돌아오던중 횡단길을 바삐 건느던 이마무라는 백발의 한 로인을 지나치는 순간 어떤 예감으로 멈칫 섰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고개를 한쪽으로 기웃하고 걷는 자세, 산마루에 설레는 억새숲같은 그 무성한 백발… 아, 요시노리, 그 로인이 아닌가.

이마무라는 획 돌아서 다시 횡단길을 건너 뛰여갔다.

가까이 따라가보니 틀림없는 그였다.

그때 얼떨결에 주소를 묻는것을 잊어버리고 얼마나 후회했던가.

반가움을 누를길 없어 이마무라는 인사부터 하려다 주춤했다.

로인이 다시 피하려들면 야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그래 후에 욕먹을셈 치고 조용히 로인의 뒤를 따르기로 했다.

뻐스를 타고 다시 또 전차를 갈아타며 도시변두리로 나간 로인이 들어간 집은 정거장에서 좀 떨어진 무사시노의 숲이 우거진 한 모퉁이에 자리잡고있었다.

지나가는 녀인에게 저 집이 요시노리로인의 집이 맞는가 물어보니 《아, 그 집이 3대를 물려오는 마에다 요시노리가문이 옳습니다.》하고 대답하는것이였다.

이마무라는 거기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

방송국에서 복사해온 그 편집물을 가지고 다음날 로인의 집을 다시 찾아갔다.

고풍의 현관문을 열고 뜨락에 들어서서 주인을 찾으니 살집좋은 중년의 녀인이 내다보며 누구를 찾아왔는가고 물었다.

이마무라는 도꾜대학 학생인데 요시노리로인을 꼭 만날 일이 있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녀인이 들어가더니 인차 안방문이 열리며 요시노리로인이 내다보았다.

로인의 흰 긴 눈섭이 흠칠했다.

《자네 세이스께군의 손자가 아닌가?》

몇년세월이 흘렀건만 로인 역시 그때 피끗 만났던 이마무라를 잊지 않고있었다.

그때의 상봉이 로인에게도 상당히 충격적이였던 모양이였다.

로인은 며느리를 찾더니 어서 그를 들어오게 하라고 일렀다.

이마무라는 그렇게 선뜻 맞아주는 로인이 고마와 송구한 심정으로 방안에 들어가 앉았다.

그리고 사실대로 어제 길에서 알아보고 몰래 집까지 따라왔던 얘기를 다했다.

로인은 심중히 듣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자네가 언제건 날 찾아오리라 생각했었네. 그때는 내 젊은 임자의 가슴에 우리 나이먹은 추한들이 저지른 과거의 죄악을 차마 내 입으로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피했던거네. 욕많이 하게.》

그 자리에서 이마무라는 가지고 온 복사물을 보여주었다.

《할아버진 이 보도를 보다가 누군가를 알아보고 경련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TV를 켰다.

주의깊게 편집물을 들여다보던 요시노리로인이 한 대목에서 《아, 세우게!》하고 소리쳤다.

그때 화면에서는 새로 결성된 신도동맹지부를 축하하여 대머리의 한 로인이 불끈 쥔 주먹을 흔들며 일장 축하연설을 시작하고있었다.

로인은 그 사람을 소개할 때의 장면으로 다시 화면을 돌리라고 했다.

이마무라는 편집물을 다시 반복시켰다.

강파롭게 생긴 안경쟁이가 《다음은 지부결성을 축하하여 신도동맹 부회장 니시하라 겐따로씨가 축하연설을 하겠습니다.》하고 소개하고 비켜 서자 흰머리칼이 몇오리 남지 않은 대머리에 꾹 다문 과묵한 입모습의 로인이 연단에 나섰다. 지긋이 만장을 둘러보는 사나운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요시노리로인은 그 눈빛에 찔리기라도 한듯 흠칫 놀라며 몸을 떨었다.

《이게 누군가? 그… 니시하라, 니시하라중대장이 아닌가?》하며 놀라는 요시노리로인의 벌어진 입이 푸들푸들 떨렸다.

먄마의 양곤을 점령한 일본군은 18사단과 56사단을 증편하여 먄마방면군을 편성하고 먄마전국을 강점했으며 내륙으로 전쟁을 확대해나갔다.

1944년, 전쟁의 불길이 중국국경의 송산전역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새로 투입된 병력들이 열대림속의 전장으로 사정없이 내몰려졌다.

쏟아지는 폭우, 폭풍과 화염속을 락엽처럼 흩날리며 허우적이는 그속에 열여덟살의 세이스께와 요시노리도 있었다.

사고와 리성을 버린 하나의 기계로 변한 일본병사들, 《천황》페하를 위해 죽는다는 주입된 광신성과 야만성에 충만된 일본군은 시체로 산을 쌓으면서도 비발치는 탄우속을 끝없이 돌격해갔다.

어느날 온통 돌바위뿐인 한 고지를 공격하던중 세이스께와 요시노리는 비오듯 쏟아지는 탄막에 앞서나가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무리로 쓰러지자 관목덩굴뒤에 들어박혔다.

그때 《아, 아…》 하는 숨넘어가는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덩굴너머에서 들려왔다.

세이스께가 건너다보니 가슴에 총상을 입은 구로다상등병이였다.

피가 솟구치는 가슴을 붙안고 구로다는 턱을 덜덜 떨며 무엇인가 계속 중얼거리고있었다.

공포속에 그를 건너다보며 요시노리가 소리쳤다.

《상등병님! 조금만 참으라요.》

그런데도 구로다는 피를 토하면서도 무엇인가 계속 외우고있었다.

《뭘 저렇게 계속 중얼거려?》

요시노리가 물었다.

세이스께는 유심히 듣다가 입술로 흘러드는 쩝쩔한 땀줄기를 내뱉으며 요시노리에게 말했다.

《구단사까라는 민요야.》

《구단사까?》

《응.》

그것은 시골의 한 어머니가 야스구니진쟈에 와서 전사한 아들을 애도하며 슬피우는 모습을 형상한 노래였다.

이때 등뒤에서 벼락치는 소리가 났다.

《이 자식들, 뭐야!》

돌아보니 칼을 빼들고 뒤에서 독전하던 니시하라중대장이였다.

두 신입병사는 공포에 질려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울컥울컥 피를 내뿜으며 계속 뭐라고 중얼거리는 구로다상등병을 내려다보던 니시하라는 허리를 낮추며 그에게 물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가?》

구로다는 머리를 땅에 박은채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 모습을 잔인하게 노려보던 니시하라는 옆에서 부들부들 떨고있는 세이스께에게 군도를 던졌다.

《세이스께, 네가 이 구로다를 어머니에게 보내줘라.》

구로다의 목을 쳐 고통을 끝내주라는 명령이였다.

《예?》

두눈이 확 뒤집힌 세이스께는 네발걸음으로 물러나며 두손을 내뻗쳤다.

《중대장님, 난, 난 못합니다.》

《칙쇼!》

그런 세이스께를 가소롭게 쏘아보던 니시하라는 군도를 잡아 쳐들더니 단번에 구로다의 목을 쳤다.

얼굴에 확 뿜어난 피를 씻으며 구로다의 시체에 대고 내뱉듯 뇌까렸다.

《구로다! 어머니가 네 노래를 듣고 너를 보러 올것이다.》

그리고는 광기에 번뜩이는 눈길로 엎드린 사병들에게 소리쳤다.

《제군들! 우리의 시체로 제국의 대동아공영권을 이루자! 돌격!》하며 부서진 화점을 넘어 릉선을 달려 올라갔다. 병사들이 그뒤를 따라 벌떼처럼 밀려 올라갔다.

그날 저녁 전투총화때 서렬에서 리탈됐던 세이스께와 요시노리는 제국군인의 기강을 세워주라는 니시하라의 명령으로 상관들의 무지한 기합을 당하고 반주검이 되여 영창에 갇혔다.

며칠후 잠보쬬련대의 니시하라중대장은 먄마국경일대의 비적들을 소탕하라는 명령과 함께 그 토벌대장으로 임명되였다.

300여명으로 증강된 토벌대를 이끌고 니시하라는 먄마와 타이국경일대의 소수족 유격대를 진압하기 위한 산악작전에 달라붙었다.

원래 쟝글을 생활터전으로 해온 먄마의 카친족과 타이의 북부산간마을의 라후족사람들은 하나같이 용맹하고 날랬다.

일본군대가 쳐들어오자 이 소수족사람들은 도처에서 유격대를 조직하고 원시림을 근거지로 삼아 산마루와 골짜기를 넘나들며 일본군을 족쳤다.

그중에서도 제일 용감한것이 라후족사람들로 조직된 츄마키리라는 사람이 이끄는 유격대였다.

그들은 산간벽촌의 외통길을 끊임없이 차단하여 일본군의 기동과 병기수송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다.

먄마방면군사령부는 츄마키리의 유격대를 소멸하지 않고서는 전방의 작전을 완수할수 없다고 보고 무자비하고 잔인한 니시하라에게 그 임무를 맡겼던것이다.

한달나마 벌어진 산악전끝에 니시하라는 간신히 유격대를 진압하고 츄마키리대장과 살아남은 40여명의 유격대원들을 붙잡았다.

니시하라는 원래 악어처럼 표정이 없는 장교였다.

무뚝뚝한 두터운 얼굴껍질속에 뱀눈같은 작은 눈이 차겁게 앞을 쏘아보는, 일생 한번도 웃어본것 같지 않은, 웃자고 해도 웃음이 되지 않는 경직된 얼굴이였다.

니시하라는 체포된 유격대원들을 몽땅 츄마키리대장의 집이 있는 칸쿤마을로 끌어오게 했다.

마을녀인들과 아이들까지 모두 끌어내다 그들의 처형장면을 보게 했다.

동네입구의 큰 티크나무밑에 유격대원들을 꿇어앉힌 니시하라는 먼저 다섯명의 손을 뒤로 결박하여 나무에 매달게 하고 씹어뱉듯 뇌까렸다.

《너희들, 타이놈들! 전번에 아이머리 한번 만졌다고 우리 수비대병영에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었댔지? 그 소중한 머리 존중해주마.》하며 니시하라는 매 사람의 머리가죽을 벗기라고 지시했다.

칼을 뽑아든 병사들이 야수같이 달려들었다.

안해들과 아이들이 지켜보는 속에 차례로 머리가죽을 벗기고 나중엔 가슴을 칼로 찔렀다.

《이놈들아!》

이 잔인한 처형장면에 한절반 정신이 나간 녀인들이 아우성치며 달려들었다.

이미 이런 경우를 다 예상했던듯 대위가 둔덕에 손짓하자 거기에 대기하고있던 기관총들이 일제히 불을 토했다.

녀인들과 마을사람들이 삼대처럼 쓰러졌다.

티크나무앞의 공지는 삽시간에 피바다로 변했다.

그런 만행을 저지르면서도 대위는 눈섭 하나 까딱없이 침착했다.

니시하라는 피뜩 병사들을 둘러보다가 옆에 선 오장에게 세이스께와 요시노리를 끌어오라고 했다.

세이스께와 요시노리가 어정거리며 끌려오자 대위는 그들앞에 각각 칼을 하나씩 던져주었다.

그러며 나무에 매달린 마지막 유격대원의 머리가죽을 벗기라고 했다.

그런데 나무밑에 쌓아놓은 죽은 사람들의 시체앞에 이른 세이스께는 눈이 뒤집히며 얼이 나가 머리를 떨더니 급기야 토하기 시작했다.

대위의 얼굴이 검붉게 끓어올랐다.

《시라소니같은 자식!》하고 소리치며 세이스께의 엉뎅이를 걷어찼다.

세이스께는 홈타기에 구겨박혀서도 웩- 웩- 토하며 일어서질 못했다.

이렇게 40여명의 대원들을 다 처형한 대위는 마지막엔 제가 직접 칼을 빼들고 대장인 츄마키리에게 다가갔다.

이때 마을입구둔덕에 자리잡은 움막속에서 《여부우-》하고 목터지게 부르며 한 녀인이 뛰쳐나왔다.

모두가 놀라 돌아보는데 신발도 못 신고 머리를 산발한 그 녀인은 달려오는 서슬에 니시하라를 막아나섰다.

《안된다, 이 짐승같은 놈아!》하고 피터지게 웨치며 남편을 막아선 녀인을 본 대위의 얼굴에 처음으로 싸늘한 미소가 흘렀다.

《네가 저놈의 녀편네인가?》

녀인에게 천천히 다가간 대위는 다짜고짜 녀인의 머리태를 잡아 끄당겨서는 뒤로부터 녀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 녀자의 손에 칼을 잡게 하고는 그 칼쥔 손을 제가 덧쥐고 츄마키리의 가슴을 찔렀다.

나무에 매달렸던 츄마키리는 흠칫 몸을 떨더니 푹 머리를 떨구었다.

그 서슬에 《아악-》하며 뿌리쳐난 녀인의 두눈에서 광적인 불꽃이 폭발했다. 두손을 갈퀴처럼 쳐들고 달려들어 대위의 얼굴을 허비고 팔을 물어뜯었다. 그제서야 저만큼 튕겨난 대위의 눈이 송곳처럼 일어섰다.

대위는 기관총사격에서 살아남은 젊은 녀인 네명과 대장의 안해를 거기서 200여m 떨어진 법당으로 끌어가게 했다.

살인이 끝난 마당에 사병들을 집결시킨 대위는 피흐르는 군도끝으로 법당을 가리켰다.

《마음껏 즐겨라! 이번 싸움에서 세운 공의 표창이다.》

와- 살의와 욕정에 넘치는 짐승무리로 화한 일본군병사들은 환성을 지르며 법당으로 몰려갔다.

거룩한 부처님앞에서 녀인들에 대한 륜간은 오후내껏 진행되였다.

개중에 학도병으로 끌려나온 세이스께와 요시노리 등 몇몇 병사들이 차마 그 짐승짓에 참가할수 없어 비실거리며 물러났다.

이것을 본 니시하라는 옆에 서있는 오장에게 다시 소리쳤다.

《세이스께 저놈을 이리로 끌어오라!》

구토물이 앞자락에 구지레한 세이스께가 끌려오자 니시하라는 그의 바지를 벗기게 하고 군도끝으로 그의 아래도리를 툭툭 쳤다.

《세이스께, 이 자식, 오늘이 네가 대일본남아의 동정을 깨는 날이다. … 들어가라!》

세이스께가 안 들어가겠다고 버티자 니시하라는 《이 바보같은 자식… 들어가!》하고 칼끝으로 찌르며 법당안으로 몰아넣었다.

개처럼 그를 몰고 어둑시근한 법당안으로 들어간 대위는 자기가 지켜보는속에서 녀인을 강간하게 했다.

니시하라는 제앞에 끌려온 요시노리며 다른 신병들을 한사람씩 바지를 벗겨 그렇게 법당안으로 몰아넣었다.

해가 피빛으로 산마루에 기울무렵 륜간과정에 죽은 세 녀인을 삥강에 처넣고 만신창이 된 대장의 안해와 다른 녀인을 마차에 처실은 니시하라의 토벌대는 페허로 된 마을을 떠나갔다.

그 마차엔 이미 한절반 정신착란이 온 세이스께도 실려있었다.

부대에 당도하자 세이스께는 병원으로 끌려갔다.

패전뒤 먄마에서 철수하게 되였다.

니시하라중대장은 병원에 입원해있던 세이스께를 데려오라고 했다. …

《우린 그를 함께 데리고 귀국하려는것으로 생각했지. 그런데 병영을 떠날 때 보니 세이스께가 없지 않겠나.

난 그래서 사방 허둥지둥 세이스께를 부르며 찾고있는데 분대의 고바야시상등병이 소리치더군.

<아까 니시하라중대장이 문건을 태운다며 누군가 데리고 숲으로 들어갔네. 그런데 나올 때는 혼자더군.>

난 그 말을 듣자마자 폭격이 한창 진행되는 속으로 되돌아 뛰였네.

그리고 병영뒤 숲속에서 총에 맞아 쓰러져있는 세이스께를 찾아냈네.

치가 떨리더군. 니시하라는 열여덟살 애어린 그를 그렇게 정신병자로 만들어놓고는 제가 저지른 죄행의 산증인인 그가 살아남는게 두려워 총으로 쏴버리고 도망간거지.

난 간신히 숨쉬는 그를 업고 중대를 따라갔네. 그때 내 눈앞엔 입대할 때 초밥을 해가지고 이스르기즈역까지 천여리를 아들을 바래우러 따라왔던 세이스께의 어머니생각뿐이였거던.

사방 헤매다니며 겨우 군의를 찾아 응급수술을 해서 목숨을 건졌지.

먄마의 방코크항을 떠날 때 니시하라는 내앞의 수송선을 타더군.

그런데 10마일도 못 나가서 니시하라가 탄 그 배는 영국군함의 포격에 침몰되였네. 난 그때 그 악귀같은 니시하라가 죽은줄 알았어.

나 역시 몇번이나 죽을 고비를 겪으며 겨우 본토로 돌아왔네.

도꾜의 우리 집에서 얼마간 안정을 시킨 후 저 남단 사쯔마까지 가서 그의 고향집에 세이스께를 맡기고 돌아섰지.

그후 난 여기 도꾜에서 오뎅집을 경영하며 한생을 살았네.

이젠 80도 가까워 가업도 자식들에게 물린 뒤 좀 쉴가 하는데 하루는 시내 한복판에서 운송업을 하던 고바야시상등병이 찾아왔더란 말이지.

얼마전에 우연히 그 니시하라중대장을 만났다질 않겠나? 지금 그 니시하라가 어디 가있는지 아나?》

《어디 있습니까? 그놈이…》

이마무라는 부르짖듯 물었다.

《장기출장으로 지금 방코크에 나가있다네.》

《거긴 왜 갔습니까?》

《방코크교외에 <미니 도꾜>라는 작은 도시를 건설한다나.

거기에 몇만세대의 합작주택을 건설해 옛날 동남아에서 싸웠던 <황군>출신을 비롯한 은퇴자늙은이들에게 할부해준다고 하더라네.

<황군>은퇴자들의 인생말년 해외양로원이지.

그 고바야시의 말이 그가 현재 노자끼상사 상무취체역으로 막강한 재력, 권력을 쥔 명실상부한 우익의 두목이라는거야. 게다가 그는 얼마전에 손녀를 황태자비로 들여보내 <천황>의 사돈까지 됐다더군.

세이스께이등병이 아직 살아있다고 하자 처음엔 놀라더니 <그 자식 반드시 여기 방코크에 데려오라. 타이에 숱한 영계들이 자라고있는데 생신한걸 안겨주면 제정신으로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하면서 껄껄 웃더라더군.》

이마무라는 치가 떨려 더 말이 나가지 않았다.

《니시하라, 이 악마! 이 야수!》하는 울부짖음이 그의 입에서 저절로 터져나왔다.

이마무라는 어떻게 요시노리로인과 헤여져 집을 나왔는지 감각하지 못했다.

마을을 벗어나 무사시노의 울창한 숲에 이르러 이마무라는 더 가지 못하고 락엽깔린 등성이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늘을 가리운 우불구불한 오리나무와 갈매나무가지들, 자오록한 그 잎들짬으로 올려다보이는 파란 하늘에 대고 울고 웃다가는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개짖는 시늉을 하는 할아버지의 수십년세월의 참담한 모습이 떠오르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비오듯 쏟아져내렸다. …

이마무라는 사건신고서에 이렇게 썼다.

《그날 저녁에 나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니시하라라고 알겠어요? 예? 타이에 있는 칸쿤이란 마을 생각나요?>

내가 아무리 기억을 되살리려 반복해 물었으나 할아버지는 아무 반응이 없는 허무하고 덤덤한 표정이였다.》

무라야마의 눈길은 사건신고서의 다음 이야기를 예리하게 훑어나갔다.

《나는 이런 살인자, 전범자를 절대로 용서할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놈이 현 일본정치계의 거물이 되여 신도동맹 부회장까지 하고 더구나 얼마전에는 자기의 외손녀를 황태자비로 들여보내 <천황>의 사돈까지 됐다는것을 알았을 때 나는 일본이라는 이 땅이 허무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전범자가 어떻게 이 하늘아래 버젓이 고개들고 살수 있단 말인가? 나는 아끼꼬와 토론했다. 니시하라와 도미꼬를 만나자. 만나서 그 전범자의 죄행을 낱낱이 규탄하고 니시하라를 정치계, 실업계에서 인간적으로 매장해버리자. 그렇지 않고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앞에 난 자식이 아니다. 일본의 국민이 아니다!

나는 먼저 타이의 츄홍따이에게 내가 들은 그 칸쿤학살만행, 츄홍따이아버지 츄마키리와 그의 어머니가 어떻게 학살당하고 륜간당하였는가를 전화로 알려주었다.

츄홍따이는 우리보고 당장 타이로 와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다시 치엥마이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날 나를 만난 아끼꼬는 도꾜를 떠나기 전에 먼저 도미꼬를 꼭 만나고 가자고 했다.

그처럼 오만하고 독선적인 도미꼬를 만나 그의 외할아버지가 저지른 칸쿤에서의 죄행을 낱낱이 폭로하고 그가 지난 전쟁을 미화하는 궤변을 다시는 지껄이지 못하게 일침을 놓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고 하자 아끼꼬는 니시하라가 타이에 가있는만큼 우리가 여기서 도미꼬를 만날수밖에 없지 않는가고, 어제 나의 말을 듣고 너무 격동되여 밤중으로 그 니시하라에 대한 폭로기사를 썼다면서 도미꼬를 기어이 만나겠다고 고집했다.

그렇게 되여 다음날 대학의 산시로련못가에서 나와 아끼꼬는 도미꼬를 만나게 되였다. 그것이 얼마나 돌이킬수 없는 엄청난 실수였는가 하는것을 아끼꼬와 나는 그때 다 몰랐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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