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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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윤은 차에 혼자 타고다니길 원체 싫어하는 사람같았다.

그 바람에 회관앞마당에서는 뜻밖의 뜻깊은 상봉이 벌어졌다. 전태윤이 이번길에 차의 뒤좌석에 또다시 《모셔온》 평양손님과 김충렬의 상봉이였다.

먼저 내린 전태윤이 전임, 신임사단장과 나누는 인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슬그머니 내린 옛 땅크사단출신 시인 한찬보와 김충렬 신임사단장과의 상봉은 실로 격동적이였다.

《안녕하십니까? 사단장동지.》

《이게 누군가? 한찬보! 민청원소대장이 아닌가?》

땅에서 솟아나듯 불쑥 나타나 군대식으로 거수경례까지 척 붙이는 옛 부하를 알아본 김충렬의 너부죽한 얼굴이 환한 웃음으로 더욱 넓어졌다.

《무슨 바람이 불어 여기까지 왔소, 응?!》

《시인이야 노래를 짓자고 왔지요.》

《시인이 된걸 내가 왜 모를가봐? 허허… 땅크병들의 노랠 짓겠다구 전번에두 왔댔다지?》

《예.》

《그런데 아직 짓지 못한 모양이구만. 정치부장이 또 모셔온걸 보니… 허허, 노래 하나 짓기가 기관총으로 적 한개 중대를 뚜루룩- 해버리는것보다 어떻게 보면 더 힘드는 일이지? 모르긴 해두…》

진심으로 하는 충렬의 그 말이 끝나자 전태윤이 같이 《모시고》 온 두번째 손님을 소개했다. 《작곡가동무입니다.》

《작곡가?!》

《김동준입니다.》 작곡가가 인계중에 있는 두 지휘관에게 모두거리로 고개숙여 인사했다. 《환영합니다.》 충렬이 이렇게 먼저 받고는 미안한 눈길로 두익을 돌아보았다. 두익은 다 리해한다는듯 너그러운 표정으로 작곡가의 손을 말없이 잡아주었다.

전태윤은 충렬에게 시인을 가리켜보이며 그들을 함께 데려오게 된 사유를 설명했다. 《평양에 왔던김에 다시 데려가자고 작가동맹에 또 찾아갔더니 전번에 써가지고 온 가사가 시원치 못하다는 혹평을 받은 이 시인이 황순희동지한테 방조를 받겠다고 이 작곡가동무까지 척 달고 찾아갔다질 않겠습니까. 그래 추격전을 벌려 이번에는 끝장을 볼 생각으로 두사람 다 태우고왔습니다.》

《허, 이거 정치부장동무의 욕심이 보통이 아니다. 그래 시원치 못하다는 노래제목은 뭐게?》 김충렬이 정색하여 시인에게 물었다.

《<근위땅크병들의 노래>입니다.》

시인의 대답은 어쩐지 자신이 없었다.

이때 회관에서 나온 정치부지도원이 전태윤에게 손짓으로 공연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자, 들어들 갑시다. 우리 사단 <합창단>이 기다립니다.》

전태윤이 전임, 신임사단장들을 앞세우고 들어가면서 두 평양손님더러 따라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작곡가를 앞세우고 들어가던 시인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나와 채양우의 구호에 눈길을 박고 한동안 움직일줄 몰랐다. 그러다가 정치부지도원이 다시 나와 재촉해서야 들어갔는데 김충렬과 전태윤사이의 빈자리가 그의 자리였다. 리두익과 참모장이 앉은 가운데도 비여있었는데 작곡가의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 앉아버릇하지 않은 두 평양손님이 객석을 꽉 채운 군인들의 뒤자리에 앉겠다고 완강하게 거절했으나 끝내는 끌려가 앉고야말았다.

공연은 군인들과 가족들의 혼성합창 《김일성장군의 노래》로 시작되여 남성독창, 재담, 가족중창, 하모니카3중주, 촌극 등 다채로운 무대를 펼치면서 서서히 절정을 향해 가고있었다.

하지만 한찬보는 공연에 주의를 집중할수가 없었다.

어제 황순희한테서 들은 《김일성원수께 드리는 노래》 창작경위와 이자 회관으로 들어올 때 본 《경애하는 김일성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는 구호와 공연의 첫 순서로 부른 합창 《김일성장군의 노래》의 구절이 머리속을 맴돌면서 자기가 써가지고 온 《근위땅크병들의 노래》는 확실히 졸작이구나 하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은때문이였다.

여기에 합창이 끝나고 남성독창이 금방 시작되였을 때 김충렬이 그에게 한 귀속말이 결정적타격을 가했다. 가수가 《전호속의 나의 노래》하고 첫소절을 금방 넘겼을 때 그한테로 거쿨진 몸을 기웃하고 김충렬은 조용히 물었다.

《제목이 <근위땅크병들의 노래>라고 했지?》

《예, 그렇습니다.》

《모르긴 하겠지만 땅크소리만 요란한건 아니겠지? 말하자면 이게 (그 순간 신임사단장의 큼직한 주먹이 자기의 심장우에 얹혀졌다.) 나왔겠지? 응, 땅크병들의 심장의 노래가 말이요?》

시인은 대답을 못했다. 전혀 자신이 없었던것이다.

더우기 아찔한것은 가사를 써가지고 올라가 창작위원회에 제출했을 때 창작위원들과 동료작가들이 준 의견과 제목만 듣고 주는 김충렬의 의견이 약속한것처럼 일맥상통하는것이였다.

《찬보동무, 오래간만에 옛 부대에 갔다오더니 땅크발동소리에 귀가 멨구만. 열두줄짜리 가사에 땅크란 말이 여섯번도 더 나오니 말이요.》

소리만 크고 심장은 없다는 신랄한 비평이였다.

(과연 소리만 크고 심장은 없는가?)

가사를 들여다보고 또 보았다. 그런것 같기도 하였다.

(확실히 땅크소리는 들리는데 땅크병은 보이지 않아. 땅크병의 마음은…) 그런가 하면 아닌것 같기도 하였다.

(적진을 들부시며 나가는 땅크소리가 요란한거야 좋으면 좋았지 나쁠게 있는가? 서울도 대전도 우리 선견대의 땅크소리가 놈들의 간담을 쑥 뽑아놓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근위땅크병의 노래란 어떤 노래인가?)

무대우에서 공연종목이 바뀌며 문자그대로 《땅크병들의 노래》가 펼쳐지는 가운데 사색을 톺는 시인의 마음속엔 땅크부대를 조직하여 첫 걸음을 떼던 때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김충렬이 마당에서 한, 《민청원소대장》이라고 한 말이 불러낸 추억이였다.

…첫 기계화부대가 조직될 때 찬보는 1세대 운전수훈련생들중의 한 사람이였다. 그리고 석달후 위대한 수령님과 김정숙어머님앞에서 첫 땅크종대훈련을 할 때에는 벌써 땅크장이였고 한해후인 1949년 여름에는 어느덧 땅크소대장이였다.

해방전에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서당에서 종아리깨나 맞으며 글을 깨우친데다 해방직후에는 고중을 거쳐 김일성종합대학까지 다니다 입대한 학력이 큰 작용을 했던것이다.

하지만 나이는 젊었다. 19살밖에 안되였다. 바야흐로 뚝을 무너뜨린 홍수마냥 눈앞 바투 닥쳐오는 전쟁에 대처하여 대대적인 땅크병양성과 함께 부대의 증편이 대폭으로 늘어나 열아홉 어린 나이에 그도 당당한 땅크지휘관으로서 신병들을 쭉 거느린 소대장이 된것이였다. 땅크를 금방 배우고 온 그들속엔 소대장보다 어린 나이의 대원이 불과 두셋밖에 안되였다.

그들을 맞아들이던 날 찬보는 말했다. 아니, 소대앞에서 엄숙히 선언했다. 《우리는 군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사이엔 나이에 따르는 그어떤 다른 관계란 있을수 없다. 군사관등급상의 관계만이 존재한다. 쉽게 말하면 소대안에 형과 동생과 같은 관계는 없다. 오직 지휘관과 대원, 상급과 하급만이 있을뿐이다. 또한 그에 따르는 명령과 복종만이 있을뿐이다. 왜냐하면 군대는 명령으로 움직이고 규률은 군대의 생명이기때문이다. 그러나…》

몇손 웃벌되는 《형님》들을 세워놓고 너무 엄엄하게 틀을 차린것 같은 생각이 든 그는 한마디 느긋한 어조로 부언했다.

《인간적으로는 나자신이 동지들을 무한히 존중하며 동지들에게서 배우기 위해 허심하게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실지 그렇게 노력했다.

대원들은 얼음같이 랭정하고 엄한가 하면 출렁이는 여름날의 강물같이 풍부한 인정미를 가진 소대장을 무척 좋아했고 그러한 인간적리해와 결합된 그의 엄격한 요구성은 갓 조직된 소대안에 강철같은 군기와 따뜻한 정을 불러왔다.

그런데 얼마후 그것을 깨여버리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어느날 밤엔가 나이많은 아바이대원들(그래야 서른살후반 나이였다.)중 두사람이 슬그머니 없어졌다가 나타난것이였다. 두사람 다 집에다 처자들을 두고온 남편들이였고 아버지들이였다. 밤이 되니 그들생각이 났으리라, 하여 어느 호젓한 곳에 가서 두고온 집이야기를 나누다 왔으리라는 생각으로 젊은 소대장은 애써 리해하였다. 그렇게 리해하여준것이 고마왔던지 다음날부터 두사람이 힘을 합쳐 소대장사업을 앞장서 받들며 도와주었다.

고마운 일이였다. 그런데 그 고마운 마음을 랭정하게 돌이켜보게 하는 일이 보름만에 또 생겼다. 그 두사람이 또다시 없어진것이였다. 고마왔던 그만큼 괘씸하게 생각되였지만 내색을 않고 다음날 아침 소대앞에서 일반적인 주의를 주었다. 군대는 한발자국 움직여도 보고를 해야 한다, 특히 다섯명승조원들중 한명만 없어도 싸움을 할수 없는 땅크병들에게 있어서 보고없이 움직이는 그 한걸음이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지금 용서받을수 없는 죄악에로의 무서운 한걸음이 될수도 있다. 내가 강조하고싶은것은 이것이다. …

두 병사는 고개를 깊이 숙이고서 들지 못했다.

소대장의 충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였다.

그것이면 되였다. 그들은 더욱 열성을 내여 소대장을 도왔다. 그의 높은 요구에 미처 따라서지 못하는 나어린 대원들도 고무해주고 땅크정비도 남먼저 깐지게 하면서…

훈련의 나날이 흘렀다. 소대는 정이 넘치는 한집안처럼 뭉쳐갔다.

단 한건의 규률위반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소대장이라는 중심축에 꽉 맞물린 크고작은 치차처럼 온 소대가 한사람같이 움직였다. 그러던 어느날 또다시 꼭같은 일이 벌어졌다. 두 아바이전사가 또 슬그머니 없어졌다가 나타난것이였다. 찬보는 격분했다. 인간적인 리해도, 일반적인 부드러운 말도 더는 있을수 없었다. 밤늦어 두 대원을 따로 불렀다. 그리고는 금시 터지려는 분노를 가까스로 누르면서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왜 불렀는지 짐작이 갑니까?》

《예.》 두 병사는 소대장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래 대답해보시오. 어데 갔댔소?》

두 병사는 머리만 수그릴뿐 대답이 없었다.

《어데 갔댔습니까?》 찬보의 어조에 대뜸 날이 섰다.

《대답할수 없다? 소대장이 너무 어려서? 좋습니다. 그러면…》

이때 누군가의 손이 어깨에 와닿지 않았더라면 찬보는 그들에게 일생 새기지 못할 아픈 말을 했을는지도 몰랐다. 어깨에 손이 와닿는 감촉과 함께 《소대장동무!》하고 찾는 소리에 돌아보니 뜻밖에도 젊은 군관의 부리부리한 눈이 그를 내려다보고있었다. 빨찌산출신 대대장인 김충렬소좌였다.

《대대장동지, 담화중입니다.》 찬보는 절도있게 돌아서며 규정대로 보고했다.

《비판중이겠지?》

뒤에서 다 들은 모양 우선우선한 어조로 그의 대답을 정정해주고나서 고개를 숙이고 선 두 아바이대원들을 힐끗 건너다보고난 대대장이 다시 찬보쪽을 바라보더니 따라오라는듯 말없이 눈짓하고는 스적스적 앞서 걸어갔다. 찬보는 무슨 영문인가싶어 그를 따라갔다.

《저 동무들을 저렇게 세워두겠소?》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두 대원을 돌아보며 대대장이 말했다.

《헤쳐- 엇!》

찬보는 자기의것 같지 않은 목소리로 구령을 쳤다. 그리고 돌아서자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병실쪽으로 걸어가는 두 병사를 이윽토록 바라보던 대대장이 그에게로 돌아서며 물었다.

《소대장동문 … 민청원이지?》

《그렇습니다.》

《량해하오. 우리가 동무한테 미처 알려주지 못했소. 저 동무들은 김일성장군님을 최고수위에 높이 모신 조선로동당의 당원들이요. 가끔 없어지군 한건 바로 당회의에 참가하느라고 그런거요.》

《예-에?!》 찬보는 급소에 갑작스런 강타를 받은 사람처럼 《헉-》 숨을 들이그었다.

《어떻소, 저 동무들이? 훈련에서랑… 남들보다 못하진 않겠지?》

물음이라기보다 믿음에 겨운 그의 말을 뗑한 자세로 멍하니 듣고섰던 찬보는 한동안이 지나서야 힘을 모아 대답했다.

《제일 모범입니다.》

《그럴거요. 김일성장군님께서 창건하신 조선로동당의 규약에 있는것처럼 소대의 선봉에 서서 민청원인 소대장동무의 사업을 힘껏 도와주라고 회의에서 토의결정했으니까. 앞으로도 그 동무들한테 의지해서 일을 잘해주길 바라오.》

그 말을 남기고나서 찬보의 어깨를 의미있게 꽉 잡아준 다음 대대장은 스적스적 가버렸다. 신에 들린듯 한동안 멀어져가는 그를 바라보던 찬보는 《아바이전사》들쪽으로 홱 돌아섰다. 아무도 없었다. 《아!》하고 찬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랬댔구나! 당원동지들이였구나!》

그날 찬보는 당의 힘을 알았다. 김일성장군님을 수위에 높이 모신 당조직이 지니고있는 위대한 힘을 깨달았다. 당은 그렇게 소리없이 소대생활의 구석구석에까지 미치여 그를 도와주고 훈련과 전투준비를 도와주고있었던것이다. 당조직은 그렇듯 보이지 않게 소리없이 숨쉬며 그를 떠밀어주고 모든 사업을 이끌어주고있었던것이다.

(그래서 조선로동당을 모든 승리의 조직자이고 고무자, 향도자라고 하는구나.)

그때로부터 찬보는 당원들을 더더욱 돋보기 시작했고 그토록 무한한 힘을 지닌 향도적조직인 조선로동당의 한 성원이 되고저 하는 념원으로부터 당에 들것을 열렬하게 소원했으며 황초령전투이후 열린 당세포총회에서 바로 두 《아바이당원들》의 보증으로 당원이 되였다.

그 《아바이당원들》중의 한사람이 바로 지금 자기곁에 앉아있는 전태윤정치부장이였다.

한찬보는 관람에만 열중한 전태윤을 돌아보며 생각을 이었다.

(황초령전투나 함흥시내에 틀고앉아 다시 황초령을 넘어가려고 꾀하는 적들을 짓뭉개버리는 그뒤에 있은 통쾌한 시내교란전투도 그렇다. 최고사령부로 향한 운명의 길을 목숨으로 지키자고 소대땅크병들을 궐기시킨 이 전태윤당세포위원장이 없었더라면 승리하지 못했을것이다. 그렇듯 김일성원수님께서 계시는 최고사령부를 지켜온 그날의 당원들이 오늘은 김일성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지키자는 구호를 높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지은 노래에는 그것이 있는가?)

그것이 없었다. 땅을 울리는 땅크의 우람찬 발동기소리는 있어도 당원들의 뜨거운 심장의 박동소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땅크는 무엇으로 가는가?) 그는 스스로 물었다. (수백마력이 넘는 발동기의 힘인가? 또는 그 발동기를 돌리는 기름의 에네르기인가? 아니면 땅을 물어뜯는 사나운 강철이바퀴인가?)

(아니다.) 하고 찬보는 자답했다. (그 주인들인 땅크병들의 심장의 힘찬 박동으로 간다. 그들의 충정스런 심장의 붉은 피로 간다. 그런데 내가 지은 《근위땅크병들의 노래》에는 그것이 없었다. 수령을 위하여 높뛰는 근위땅크병들의 심장의 박동이 없었다. 당중앙을 향하여 사품치는 그들의 심장의 붉은 피가 없었다. 그래서 졸작이다!)

불꺼진 객석에 앉은 시인의 추억은 자책의 미궁으로 빠져들고 조명빛이 눈부신 무대우의 공연은 바야흐로 절정을 향하여 치닫고있었다.

그 절정은 시와 합창 《김일성원수께 드리는 노래》였다.

넉단으로 높이 쌓은 합창단을 배경으로 이글이글 타는듯 한 대형붉은기를 든 항일유격대복장의 기수가 나온다. 그뒤를 따라 전쟁의 불길속을 헤쳐온 조선인민군복장을 한 세명의 군인이 나와 객석을 향하여 나란히 섰다. 한명의 위급군관과 두명의 병사들로 이루어진 시랑송자들이였다.

 

            붉은기와 함께 승승장구하여온

            우리 근위땅크부대엔 자랑으로 부르는

            영광의 노래가 있다

            그 노래는 서울과 대전 락동강으로

            노도같이 폭풍쳐달리며 부른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

 

            당기발을 우러러 하나로 뭉쳐선

            우리 근위땅크병들에겐 신념으로 부르는

            심장의 노래가 있다

            그 노래는 기계에서 밥이 나오느냐고

            잠꼬대를 늘어놓던 종파오물들을

            억척의 무한궤도로 짓뭉개버리며 부른

            《김일성원수께 드리는 노래》

 

            오늘은 우리의 심장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할 불타는 신념을 담아

            이 땅의 병사들이 합창으로 부른다

            부르면 원쑤에겐 죽음을 주고

            싸우는 전사들에겐 신심과 용기를 안겨주는

            영원한 승리의 노래 위대한 수령의 노래를

 

은근하게 받쳐주던 반주가 확대되면서 합창이 시작되였다.

 

            백두의 밀림에서 밝아온 이 아침

 

합창대의 뒤줄에 선 병사들과 앞줄의 군관들, 또 그 앞줄의 군관가족들, 붉은넥타이를 맨 군관자녀들이 목소리 합쳐부르는 문자그대로의 부대합창이였다.

 

            우리는 수령의 노래 자랑으로 부르네

            …

 

주석단성원들이 먼저 일어나자 전체 관람자들이 다 일어섰다.

그러자 합창대를 향해섰던 지휘자(찬보에게 낯이 익은 회관장, 대위였다.)가 객석을 향하여 돌아서서 지휘봉을 흔들기 시작했다. 먼저 객석 앞블로크의 병사들의 맑은 목소리가, 다음 객석 뒤블로크의 군관들의 석쉼한 목소리가 합쳐졌다. 리두익, 김충렬이들도 함께 불렀다. 단 한사람, 한찬보만은 입을 다물고있었다.

그의 심장속에서는 새로운 송가가 탄생하고있었다.

누군가가 그의 심장에 말하고있었다. 리두익의 목소리로 말했다. 김충렬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가 하면 평양에서 어제 만난 황순희의 음성같이도 들렸다.

《근위땅크병들의 노래란 뭐겠소? 항일혁명의 붉은 대오에서 시작된 위대한 수령님의 노래요.》

《옳아요. 수령님이 이끄시는 우리 당에 대한 노래예요.》

《우리 수령님을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지켜갈 인민군장병들의 맹세의 노래, 신념의 노래요.》

어느새 1, 2절이 끝나고 간주에 이르러 음악이 고조되면서 합창대성원들의 머리우로 대형구호판이 서서히 솟구쳐올랐다.

《경애하는 김일성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선혈같이 붉은 바탕에 백두령봉의 흰눈같이 하얀 글씨로 새긴 구호가 눈물어린 관중들의 망막을 거쳐 그들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이것이다! 이것이 근위땅크병들만이 아닌 이 나라 수백만 병사들의 노래이며 우리 인민이 따라부를 영원한 심장의 노래이다. 《혁명의 붉은 대오 우리는 인민군》 그렇다, 붉은 대오…)

높뛰는 심장은 불같은 언어를 찾고 손은 종이와 펜을 찾았다. 온몸이 그대로 끓어오르는 용암같이 되여버린 시인은 더이상 서있을수가 없었다. 그는 뒤문으로 달음쳐나갔다.

무대로는 전 사단장이 천천히 올라갔다. 사랑하는 사단의 지휘관들, 병사들, 군관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려는것이였다. 그를 떠밀어올린것은 신임사단장이였다.

…다음날 아침, 사단지휘관들의 환송을 받으며 두익은 부대를 떠났다. 군단지휘부에 함께 내려가 임명장을 전달할 임무를 맡은 차부상이 큰길입구에서 만나자고 전화로 련락이 왔던것이다.

전태윤정치부장과 한규석참모장이 마지막으로 사단장의 차에 함께 타고 거기까지 바래주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앞에는 리두익이, 뒤좌석에는 한규석과 전태윤이 함께 타고 떠났다. 평양에서 타고온 군단장의 새차는 빈차로 그뒤를 따랐다. (이것 역시 김충렬이 조직한것이였다.)

《안녕히 가십시오.》

《105를 잊지 마십시오.》

겨끔내기로 들려오는 목메인 인사말들을 멀찍이 떨궈두며 차가 정문을 빠져나오자 사택마을앞의 길섶에도 군인가족들이 하얗게 나와서 공손히 허리굽혀 인사하는가 하면 아이들은 손을 흔들어 바래주었다. 불쑥 솟구치는 눈물로 하여 어룽져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뒤에 남기고 차가 부대구역을 얼마쯤 벗어났을 때 《뭐 잊었거나 꼭 해줄 말씀을 그냥 안고가는것은 없습니까?》하고 전태윤이 석쉼한 소리로 물었다.

《아니, 없소.》 두익은 별로 생각지 않고 얼른 대답했다.

없었다. 신임사단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부대인계준비를 하는 이틀동안 두익은 꼭 만나야 할 사람들과 다 만났고 해주고싶었던 이야기도 다 해주었다. 그리고 특별히 작별인사를 해야 할 사택마을의 나이많은 어른들은 직접 찾아가 인사를 다 했었다.

아니, 한가지만은 있었다. 땅크로 환자후송을 하여 소문을 낸 황보기범상사의 입당문제가 행불된 아버지문제때문에 여직 상정되지 못하고있는 사실이였다. 변변치 못한 가정환경을 지고다니는 가운데 그토록 엄중한 과오를 저지른 자기의 문제를 과분하게 처리해준것만도 본인은 고맙게 생각하고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책임진 지휘관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어디에 가서 죽었던지, 또는 들구뛰였던지 종적이 명백해야겠는데 어느 그늘밑에 숨어서 무슨짓을 하고있는지 알수 없는 이 《미해명》때문에 본인이 겪는 마음고생보다 전태윤이나 정치부일군들의 마음속에 앉는 재가 오히려 더 맵다는것을 모르지 않는 두익이로서 그 말은 입밖에 내지 않았지만 떠나는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참, 노루는 어떻게 했습니까?》 한규석참모장이 비로소 상기된듯 큰소리로 물었다.

《그놈과도 작별했소.》

《언제 말입니까?》

《어제 이 익섭동무와 같이 저 천상령에 올라가서… 안 그렇소, 익섭이?》

두익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차를 모는 운전수를 돌아보며 친절한 어조로 말을 붙였다. 했으나 그는 무엇에 노여운듯 그냥 볼부은 낯빛으로 아무 대꾸없이 차만 몰았다. 그럴만도 한것이, 두익이 부대와 미리 헤여지면서 제일 애를 먹은것이 지금 옆에서 덤덤한 자세로 차를 몰고있는 운전수와의 작별이였다.

따라가겠다고 무작정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내내 시무룩해있는 표정이 가시처럼 마음에 딱 걸려 내려가지 않았던것이다.

이태동안 한차에 타고 운명을 같이해온 그 정때문만이 아니였다. 자기 집안 잘못으로 애꿎은 그를 몇달동안이나 마음고생시킨것이 그와 헤여져야 할 순간이 가까와오자 더욱 가슴에 옭맺혀 내려가지 않았다. 하여 어제 아침 일찌기 그를 부른 두익은 정치부장사무실뒤의 우리에서 노루를 꺼내안고 차에 탔다.

그리고는 천상령에 올라 운전수와 마주앉았었다.

《이놈의 노루를 놓아주기 전에 이야기를 좀 해볼가.》

품에서 금시 빠져나갈것처럼 용을 쓰는 노루를 길섶에 세워놓고 한손으로는 앞다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풀을 뜯어 입에다 물려주면서 두익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익섭이도 이 리두익의 처벌받은 노루이야기를 들었겠지?》

《예, 두루두루 돌아가는 얘길…》

노루가 달아날가봐 한쪽켠 뒤다리를 꼭 붙잡고앉은 그가 고개도 들지 않은채 혀아래소리로 웅얼웅얼했다. 왕청같이 노루 쏴잡던 얘기로 말을 뗐지만 종당에 나올 말은 바로 그 말이라는것을 다 알고있다는듯 한 자세였다.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받은 처벌은 백번 정당했소.

한데도 난 동무들이 두익이 처벌받은 노루고기가 별로 맛있다며 놀려주자 볼이 부어가지고 밥도 먹지 않아 사령관동지의 속을 아프게 해드리고 지금까지도 지고다니지 않으면 안되는 <처벌받은 노루고기사건>이라는 일화를 남겼거던. 한데 익섭동문… 그렇지 않아.》

《예?!》 운전수가 고개를 쳐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인지 알수 없다는 뜻이였다.

《지난번 평양행 <자유주의사건>으로 내가 동무에게 준 처벌은 좀 부당한점도 사실 없지 않았소.》

《아니, 아닙니다.》하고 운전수가 황황히 쳐들었던 고개를 떨구며 손을 내저었다.

《거기엔 조금도 의견이 없습니다.》

고집스레 부정하는 그에게서 눈길을 뗀 두익은 달아날념을 않고 서서 햇풀이 짙어가는 산골짜기를 두릿두릿 살피는 노루의 목덜미를 쓸어주며 계속했다.

《그렇게 억울한 처벌을 받고서도 지금까지 내색을 않고 웃는 얼굴로 뛰는 동물 보면서 난 진심으로 탄복했소. 생각같아서는 그런 곡절을 겪으며 호상 잘 알게 된 동물 데리고가고싶소. 이건 진심이요. 그러나 우린 군인이요. 동무나 나나 규률에 매인 몸이고 규정에 매인 존재란 말이요. 지금까지 타고다니던 이 승용차가 리두익이라는 사람의 개인차가 아니기때문에 떨궈두고 가야 하는것처럼 정익섭이라는 운전수도 리두익이라는 한 개인에 매인 몸이 아니라 105땅크사단장차 운전수이기때문에 아무리 떨어지기 힘들어도 규률을 어겨서는 안된단 말이요. 동무는 이걸…》

두익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노루의 뒤다리를 붙잡고앉은 그의 군복팔소매에 점점이 떨어지는 눈물자국을 본것이였다.

《고맙습니다, 사단장동지. 나같은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날 데리고가고싶다고 생각하신것만으로 난… 고맙습니다. 그것이면 전… 됩니다.》 두익을 쳐다보지 않은채 그는 말했다.

《원 동무두, 이렇게 쉽게 리해하는걸… 됐소. 이젠 그만 노루를 놓아주고 가기요.》 두익은 잡았던 노루의 앞다리를 놓아주며 말했다.

운전수가 그놈의 목을 잡아 숲으로 향하게 한 다음 꽉 붙잡았던 뒤다리를 놓고 살찐 엉치를 탁 쳤다. 《가라, 이놈!》 그 바람에 화닥닥 놀라 숲속으로 몇걸음 뛰여들어갔던 노루가 우뚝 멈춰서더니 이편으로 돌따서서 《정말 가랍니까?》하고 묻는듯이 두귀를 쫑긋거리며 그들을 빤히 쳐다보는것이였다.

《가라는데 가지 않구 왜 돌아보는거야? 이놈! 너두 그만큼 키워줬으면 이젠 혼자 가야 돼 알았어? 가라… 안 가겠어!》

운전수가 손잔등으로 눈물을 뻑 씻으며 돌멩이를 집어드는 시늉을 하자 홱 돌아서 냅다 뛰여 숲속으로 사라졌다. 순간 두익의 눈에도 눈물이 핑- 고였다. 그 말이 노루를 빗대고 자기에게 하는 말로 들린것이였다. …

그들이 큰길에 들어서는 입구의 갈림길에 이르러서도 한동안이 흐른 다음에야 차엄봉부상의 차가 도착했다. 이상한것은 선두차처럼 늘 앞세우고 다니던 누군가의 찌프차도 없이 홀로 온것이였다.

차에 그냥 앉은채 지휘관들의 인사를 건성으로 받아넘기고난 부상은 두익에게 자기 옆자리를 가리켜보였다.

《타오.》

《?!》

《또 도중에 내려놓을가봐 그러오? 가면서 얘길 좀 하자는거요. 그러니 동무차는 뒤따라 오라고 하오.》

부상이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짓고 하는 말이였다.

두익은 천리나마 되는 길을 그와 한차를 타고간다는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 자기도 그에게 해줄 말이 있었던것이다. 그다음 옮겨타면 그만이였다.

《자, 이젠 헤여지기요.》

지휘관들과 다시한번 인사를 나눈 두익은 한걸음뒤에 처져 서있는 익섭이한테로 다가갔다. 어제는 다 리해하는것 같더니 씨쁘등해있는 그의 인상이 마음에 걸려서였다.

《새 사단장동무 사업을… 잘 보장해주오. 좋은분이요.》

두익은 그의 손을 힘껏 잡아주며 부탁했다.

《걱정마십시오. …》 그가 벌씬 웃으며 대답했다.

그제서야 다소 밝아진 마음으로 차에 오른 두익이 앉은자리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문을 닫자 차는 떠났다. 길섶에 나선채 거수경례를 붙인 두 지휘관의 모습이 후사경으로 멀어지고있었다.

《그래 어떻소, 기분이?》

차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자 차엄봉이 물었다. 후사경속에서 점점 작아지다가 아주 사라져버리는 전우들의 모습을 돌아보던 두익은 불그레 젖은 눈굽을 손수건으로 찍어내며 받았다.

《글쎄… 뭐랄지. 발을 벗은채 소년중대에 입대하던 일이 엊그제같은데… 군단장이라니?!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구만!》

《아직도 소년중대때 생각이요? 올챙이는 크면 꼬리없는 개구리가 되기마련이구 아이는 세월따라 어른으로 성장하기마련이 아니겠소. 물론 사람나름이긴 하지만… 동문 좀 늦었지.》

《아니요. 늦은게 아니라 내 능력으로 볼 땐 너무 이르오. 어깨가 무겁소, 웃지 마오. 이건 진심이요.》

《허어, 음.》 신음비슷한 헛기침을 깆고나서 차엄봉은 말했다.

《오늘 이렇게 함께 가자고 한것은 동무힌테 해주고싶은 말이 있기때문이요.》

《…》

《앞으로 동무와 더 자주 마주서야겠기에 미리 충고하는데 세상만사를 너무 곧은목으로 대하지 마오. 산천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사회환경도 변하고 모든것이 변하는 법이요.》

그의 《충고》를 들으면서 두익은 몇달전 그에게 따끔한 말을 해주려고 이 차를 탔던 생각을 하였다. 그때 주려고 했던 충고도 기억해냈다. 이제 하려던 말이 무엇이였던가도 생각해보았다.

《혁명앞에 자기를 낮추시오. 그러자면 혁명가로서 첫걸음 뗄 때의 미숙하기 짝없던 자기를 항상 잊지 마시오.》

그것이였다. 혁명앞에, 수령앞에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고 모자라는 자신의 능력을 두고 걱정하고 진실로 부끄러워 할줄 알며 자기를 다스릴줄 아는 수양이랄가.

개구리는 올챙이때 생각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사람은, 더우기 혁명가는 절대로 그렇듯 교만해져서는 안된다, 그래야만이 혁명가로서 자기의 존엄을 지키고 혁명의 길을 끝까지, 변함없이 걸어갈수 있다.

그날 두익은 차를 타고가면서 언제부터인가 하려던 그 충고를 진심으로 그에게 주었다. 차엄봉이 동지의 진정어린 그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하는것은 혹심한 군벌관료주의로 군건설과 군강화의 길에 적지 않은 해독을 끼치고 끝내 반당, 반혁명의 길로 굴러떨어진 그의 뒤날이 말해주고있다.

1960년대말, 김일성동지께서는 군벌관료주의가 우리 혁명앞에 끼친 후과를 분석비판하시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은 그의 직권에 눌리워 차엄봉이 나쁜짓을 하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입 다물고있을 때 리두익동무는 김정일동지를 찾아와 차엄봉이 하는짓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를 했다고 그를 평가하시였다.

옛 책에도 이르기를 《가늘고 약할 때 끊어놓지 않으면 굵게 뻗었을 때 어쩔수 없다, 싹이 틀 때 베여버리지 않으면 장차로는 도끼를 써야하리, 미리 가라앉히지 않으면 후에 큰 우환거리가 되리》라고 하였다. 이것을 누가 하겠는가?

자신이 해야 하고 동지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련재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1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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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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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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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2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3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4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5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6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7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8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29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30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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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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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40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41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42회)
[총서 《불멸의 향도》]력사의 출항 (제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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