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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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적인 6월의 저녁해가 편운산너머로 자태를 감추기 전.

열려진 창문너머로 노래소리가 몰방으로 쏟아져나오고 정복차림에 연하게 화장을 한 녀성군인들과 명절옷에 가야금이며 장고며를 들고 멘 군관가족들이 분주히 드나드는 부대군인회관앞에서 두명의 장령이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무슨 노래련습을 하는것 같구만.》

《새로 꾸린 군인회관개관식이랄가… 부대군인들과 군관가족들의 첫 공연이 있소.》

《오늘 말이요?》

《이제.》

《이제 곧?!》

《평양에 회의간 정치부장동무가 오면 곧 시작할거요.》

《허, 이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좋은 관람을 하게 됐구만!》

체소한 몸집에 용모와 가짐이 단정해보이는 장령은 105땅크사단장 리두익이였고 거쿨진 체구에 뒤로 약간 제낄사 한 자세를 하고 정문채양우에 《경애하는 김일성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라고 붉은 글씨로 써붙인 대형구호를 유심히 바라보며 이제 진행될 공연에 여간 흥미를 드러내지 않는 장령은 전선중부 제1제대 보병사단장 김충렬이였다.

아니, 그것은 이틀전의 직무였다. 지금은 달라졌다.

이틀전, 성에서 급히 올라오라는 지시를 받고 평양으로 향한 리두익은 심경이 자못 착잡했었다. 불과 두달사이에 두번째로 받아보는 성의 긴급호출이였던것이다. 그가 첫번째로 호출되여 간것은 지난 4월 중순이였다.

…그때 성으로 가면서 두익은 단단히 각오를 했었다.

회관문제를 놓고 차부상과 온곱지 못한 인상으로 헤여진데다 그에 인차 꼬리를 문 312호땅크의 규률위반사고로 하여 성에서 일단 사업정지처분을 받은 그였었다. 이제 그보다 더한 추궁이나 처벌을 내려도 변명할 말이 없었다. 물론 회관에서 마찰을 일으킨 그림선택문제와 구호선택문제는 땅크의 자유주의로 하여 두드러진 규률위반문제와 별개의 성격을 띠는것이였다.

차엄봉이 바른말을 하려는 그를 길바닥에 팽개치고 가버렸을 때 두익은 자기의 기분이 언짢은것은 제쳐놓고 당의 군사간부로서 장차 그의 운명을 걱정하였다. 그리고 그 문제를 콱 불거지게 해놓음으로써 그의 사상적병집을 맹아단계에서 수술해치우는것이 어떨가 하는 생각도없지 않았다. 그러나 곧 눌러버렸다. 문제를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보고싶지 않았던것이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문제를 보고있을지도 모른다.) 하고 자신을 눅잦히였다. 그리하여 그 문제는 생각으로만 그치고 일단 덮었었는데 뜻밖에도 자기편에서 엄중한 규률위반사고가 발생한것이였다.

이제 부상은 그 문제를 정도이상으로 엄중하게 보고 문제시할것이였다. 사업정지처분을 내린지 불과 며칠 안되여 보위상이 직접 자기를 호출한것만 봐도 그랬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소리를 내고보는 차부상의 야단스러운 성격도 여기에 적잖게 작용했을것이다.

두익은 그 문제로 하여 자기에게 내려질 그 어떤 추궁이나 처벌을 두고 걱정하는것이 아니였다. 그가 걱정하는것은 성에서 문제의 땅크장을 군적에서 그어버리는것 같은 운명적인 결정을 이미 채택해놓고 자기를 호출하지 않았을가 하는것이였다. 일단 결정이 내려진 다음엔 늦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그의 정치적생명은 어떻게 되며 더우기 포화속에서 끝내 그를 찾아 형님과 어머니처럼 참되게 살도록 이끌어준 류경수동지앞에는 무슨 면목이 되는가?

그토록 준엄한 전시하에서도 한 전사의 잃어진 가족을 찾아내도록 최고사령부 련락군관들을 친히 파견해주시고 평양시안의 당조직들과 정권기관들을 발동하여주신 수령님이 아니신가.

그렇게 찾아주신 전사의 정치적생명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이께서 얼마나 실망하시겠는가. 그런데 차부상이 문제를 낭떠러지로 끌어가고 거기에 상까지 동조하면 두익이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두익은 그것이 두렵고 또 걱정스러웠다. 전번에 경험했고 정치부장도 말했지만 자기에게 바른소리를 하려거나 순수 론쟁에서 자기를 눌렀다고 하여 같이 타고가던 부하를 길바닥에 내려놓고 저 혼자 가버리는것과 같은 일을 례사로 아는 사람이 문제를 어디로, 어떻게 끌고가겠는지는 알수 없는것이였다.

그처럼 무거운 생각에 눌리운채 민족보위성 청사직일관실에 도착했을 때 그를 호출한 상도, 지시를 전달한 차부상도 자리를 뜨고 없었다.

오후에 오라는 지시가 대신 그를 기다리고있었다.

두익은 잠시 망설이다가 청사앞마당에 세워둔 차를 돌려 만경대로 향했다. 그날이 4월 17일, 몇해째 벼르기만 하고 가본지 오랜 만경대에 찾아가 수령님의 조부모님들과 부모님들 령전에 꽃 한송이라도 놓아드리고 그이의 고향집앞에서 조용히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고 오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고향집에 이르기에 앞서 만경대혁명학원앞을 지날 때 두익은 아들 성국이를 만나보고 갈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차를 고향집으로 내처 몰도록 하였다.

이 신성한 걸음에 사사로운 감정을 섞고싶지 않았던것이다.

그날 만경대고향집앞에서 두익은 뜻밖에도 최현을 만났다.

《이게 누구요? 두익이 아닌가?!》

고향집을 돌아보고 나오는 그를 사립문앞에서 먼저 본 최현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만, 저기 갈림길목에서 조금 기다리고있소. 오늘은 4. 15를 맞으며 우리 성간부들과 함께 온 조직적인 걸음이요. 그들과 고향집을 함께 돌아보고 오겠소.》

주런이 잇달아선 일군들더러 앞서라고 손짓해 보내고 뒤따라 사립문을 넘어서던 최현은 돌아서서 다시한번 다짐을 받았다.

《알겠나? 기다리라구. 좋은 일이 있소.》

사립문쪽으로 꺾어드는 갈림길목에 나온 두익은 봄을 맞이하여 더욱 화창한 만경대의 풍치를 감상하며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그가 말하는 《좋은 일》이 과연 무엇이겠는가를 생각해보았으나 짚이는것이 없었다.

한참후에야 나온 최현은 대렬책임자인듯 해보이는 사람에게 임무를 주어 일행을 만경봉쪽으로 올려보내고 두익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방금 만났을 때와 다름없이 몹시 흥분된 기색이였다.

《내 오늘 여기서 두익동물 만날줄 알았다니까!》

《예?! 전 최현동질 만나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그럴테지. 그러나 이렇게 만나지 않았소! 이런걸 보고 뭐라고 하던가? 뜻이 같고 마음이 통하면 만나는 곳도 같다! 허허… 보위상이 호출했다지?》

《?!》

《아마 그 일때문에 호출했겠지?》

《그 일이라니요?!》

두익은 여느때없이 흥분된 최현의 기분이 그대로 옮아오는것을 느끼는 한편 던져오는 말마디마다 의문이 깊어져 반문했다.

《<용감한 친구>들이 땅크를 가지고 환자후송을 했다면서?》

《아니, 그것까지 어떻게 다?!…》

《이 최현이가 군복벗은 몸이라고 해서 군대일에 영 무관심할수야 없지. …》

통이 넓은 사복바지에 흰 목깃을 댄 사복저고리를 받쳐입은 제모습을 서글픈 눈길로 훑어보며 롱처럼 한마디 던진 최현은 곧 정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두익을 돌아보며 조용히 말했다.

《엊그제가 4월 15일이 아닌가?

문안인사를 드리려고 수령님댁에 갔댔소.

김광협보위상이 수령님께 동무네 사단에서 발로된 땅크자유주의에 대한 보고를 드리면서 겸하여 말씀올린 모양이야. 두익동무가 성의 명령지시를 잘 받아물지 않고 곧은목처럼 제 고집만 세운다고 말이야. 그래서 림시 사업정지처분을 내리고 불렀다는것까지… 수령님께서는 나보고 물으시였소. <보위상이 나한테 차엄봉부상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것 같은데 최현동문 어떻소, 동무에게두 두익동무가 그렇게 보이오?>

심중한 물으심이여서 인츰 말씀드리지 못했소.

그 자리에 우리 장군이 함께 있었는데 수령님께서는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려는 마음에서 장군에게 같은 질문을 하시였소.

그러자 우리 장군이 즉석에서 말씀드리더군.

<리두익사단장이 명령지시를 잘 받아물지 않은것이 사실이라면 그 명령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 명령지시가 당의 로선과 의도에 맞지 않는것이기때문에 리두익사단장이 받아물지 않았을것입니다. 나는 리두익사단장의 그 총대같이 곧은목을 오히려 지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령님께서는 더욱 심중한 안색으로 장군을 이윽히 바라보다가 그 리유가 뭐요 하고 재차 물으시였소.

장군은 <저는 수령님의 슬하에서 오래동안 싸워온 항일빨찌산출신 인민군지휘관동지들을 전적으로 믿습니다.>하고 이번에도 주저없이 대답올리시는것이였소.

<뭘 보고 믿소?> 점점 심각해지는 수령님의 물으심이였소.

<간고한 싸움길에서 그들이 발휘한 혁명적신념을 보고 믿습니다. 1956년 8월전원회의때두 이 최현동지랑 류경수동지랑 수령님을 모시고 산에서 싸워온 총대전우들이 간직한 그 신념이 있었기때문에 우리당 로선을 지켜내고 혁명을 보위할수 있었습니다.>

두익동무, 이제는 알겠소? 곧은목같이 꿋꿋한 동무의 신념이 얼마나 위대한분들의 믿음속에 보호를 받고있는지? 동무는 정신적으로 어려운 때 첫걸음으로 찾아온 이 혁명의 성지에서 오늘 또 어떤 행운을 받아안게 되는지 아마 모를거요.》

두익은 싸움할 때를 내놓고는 좀해 흥분할줄 모르는 이 항일로장이 전에없이 흥뜬 기분인데다 좋은 일이요, 행운이요 하는것이 무엇을 념두에 둔것인지 도무지 가늠되지 않아 은근히 왼심을 쓰면서 그의 말에 귀기울이려고 애썼다.

《최현동지!》 하고 찾는 누군가의 퍽 낯익은 부름소리가 그의 귀전을 때린것은 이때였다. 심장의 어떤 예감으로 그쪽을 향하여 돌아서던 두익은 멈칫 굳어졌다. 여라문명나마되는 남녀고중학생들이 그들이 서있는 곳으로 다가오고있는데 그 앞장에 김정일동지께서 계셨던것이다.

《아니… 리두익사단장동지 아닙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익을 알아보고 걸음을 빨리하시였다.

《이거… 참! 목소리가 귀에 익다 했더니…》

《그새 건강하셨습니까?》

뜻밖의 상봉에 금시 얼굴이 환해진 두익의 손을 꽉 잡아주시며 김정일동지께서는 먼저 문안인사를 하시였다.

《덕분에… 장군은 건강하셨소?》

뜨겁게 인사를 나누시는 김정일동지의 모습을 년장자의 사려깊은 눈길로 바라보던 최현이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시 우리 장군은 호랑이요. 한창 장군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온걸 보니… 허허.》

그제서야 두익은 그가 아까부터 좋은 일이 어떻고, 행운이 어떻고 하던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소리없이 따라웃었다.

《동무들, 인사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투사들과 자신의 상봉을 부러운 눈매로 바라보며 서있는 동무들에게 두 투사를 소개하시였다.

《이분은 동무들도 다 아는분인게구, 이분은 105땅크사단장 리두익동지요.》

《안녕하십니까?》

남학생들은 모자를 벗고 허리를 굽석하는것으로, 녀학생들은 깍듯이 머리숙여 인사했다. 그리고는 자기들이 있을 자리가 못된다고들 생각한 모양 다시금 머리숙여 인사하고 물러갔다.

《사단장동지가 그리로 배비변경해 간 다음 일을 많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익은 뜻밖의 치하에 붉어지는 뒤덜미를 손으로 썩썩 문다지기만 했다.

《수령님께서도 그 보고를 받고 매우 만족해하시면서 리두익동지 같이 대바르고 능력있는 지휘관이 105땅크사단을 맡았기때문에 외아들장갑무력에 대해서는 마음을 놓는다고 하시였습니다.

수령님의 근심을 덜어드려 고맙습니다.》

《아니요. 그건 내가 장군께 드리고싶은 인사요.》

리두익이 그이를 경건하게 부르며 진심을 터놓았다.

《수령님앞에 나같이 보잘것 없는 사람을 그토록 높이 내세우고 보증해주어 정말 고맙소.》

《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렇게 반문하면서도 짚이는데가 있으신듯 최현을 돌아보시였다.

《용서하오, 장군. 리두익사단장이 어깨를 쭉 펴고 배짱있게 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말해주었소.》

최현이 자기만이 알고있어야 할 《비밀》을 루설한것을 이렇게 정당화해나서는 바람에 잔잔한 웃음이 지나갔다.

《방금 내가 뭐랬소. 오늘 행운을 만난다고 했지?》

자기를 보며 최현이 하는 말에 기계적으로 대답하면서 두익은 오늘의 이 상봉이 우연히 이루어진것이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우리 장군이 105땅크사단장을 이렇게 만나자고 만경대로 나온거란 말이요.》

《예-에?!》

놀라움으로 둥그래진 두익의 눈길이 김정일동지한테로 옮겨졌다. 최현 역시 그이께로 시선을 옮기고 계속했다.

《장군, 내 어제 장군보고 뭐라고 했소?

이틀후에 동무들과 함께 만경대로 간다길래 거기 가면 두익동물 만날수 있다, 두익동무가 그날 성에 올라오는데 오면 갈데 없다, 꼭 만경대부터 간다, 하질 않았소.》

《그래서 최현동지 예언대로 이렇게 만나지 않았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 환한 웃음속에 받으시였다.

그제서야 두익은 오늘 최현에게서 느껴지는 류다른 흥분이 어디서 오는것인지 완전히 리해되는 한편 김정일동지께서 우리 부대일에 매우 관심이 크시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긴장되였다.

어느때부턴지 모르게 마음속에 자리잡은 김정일동지는 곧 김일성동지라는 믿음이 불러온 긴장이였다.

《부대사업에 대해 다 말씀드리오.》 최현이 그를 한옆에 데리고가서 귀띔하듯 속삭이였다.

《알겠소, 두익동무? 이제는 때가 되였소.》

두익은 첫 순간 그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세마디밖에 안되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것은 한순간이 지난 다음이였다. 하지만 그 말의 완전한 의미가 심장에 닿는 간 두익의 마음속에서는 폭풍이 일어났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만경봉에 올라가보지 않겠는가고 의향을 물으시는 김정일동지의 말씀을 인차 가려듣지 못했다. 《가기요 》하며 팔을 잡아끄는 최현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깨닫고 기계적으로 따라섰다.

만경봉으로 오르는 소로에 이르자 최현은 그를 김정일동지옆에 밀어세우고 자기는 한걸음뒤에 처졌다. 그에게 김정일동지의 가르치심을 받을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주려는 마음에서였다. 두익은 그 념려를 고맙게 생각하며 그이곁에 바싹 다가서서 걸었다.

《리두익사단장동지의 고향은 장백이라지요?》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팔을 친히 끼시며 다정히 물으시였다.

《그렇소. 저 장백현 17도구라는데요.》

《우리 어머님께서 생전에 늘 말씀하기를 나의 고향은 백두산이라고 하시면서 내가 태여난 고향집 뒤산이 아주 멋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일찌기 그 고향집을 떠나다보니 나에겐 고향집 뒤산에 대한 표상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방후 수령님을 모시고 어머님과 함께 오르군 하던 이 만경봉이 고향집 뒤산처럼 느껴지군 합니다.》

《어느 책엔가 있더군. 고향의 산은 다 뒤산이다!》

뒤에서 따라오던 최현이 한마디 께끼였다.

《지금도 이렇게 만경봉에 오를 때면 우리 어머님께서 나를 데리고 오르면서 해주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정일아, 너의 아버님께서 너처럼 어리셨을 때 김형직할아버님의 손을 잡고 이 만경봉에 자주 올라 나라지켜 용감하게 싸운 애국명장들과 슬기로운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라찾을 맹세를 다지셨고 왜놈들을 쳐부실 힘을 키우셨단다. 너도 아버님처럼 어디 가든 마음속으로는 이 만경봉에 오르고 또 오르면서 저 남녘땅에서 미국놈들을 몰아내고 조국을 통일할 힘과 의지를 키워야 한다.>》

잠시 걸음을 멈추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조금 떨어져오는 최현을 기다리셨다가 봄바람에 조용히 설레는 솔숲사이로 번쩍이며 흐르는 순화강을 내려다보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해방된 다음 다음해 봄인가로 기억됩니다.

어머님과 나를 데리고 만경대에 오신 수령님께서 김보현증조할아버님이랑 모시고 저 순화강가에 나오시였습니다.

그때 김형록작은할아버지가 <장군, 사람들이 김일성장군이 총을 잘 쏴서 한발에 적을 두놈, 세놈씩 쏘아잡는다고들 하는데 그 사격솜씨를 한번 보여줄수 없겠소?> 이렇게 청하자 수령님께서는 <총은 나보다 정숙동무가 더 잘 쏩니다.> 하시며 내 손을 잡고 뒤에 따라서신 우리 어머니에게 사격솜씨를 보여주실 기회를 양보하시였습니다.

어머님께서 부관들의 손에서 총을 넘겨받으심과 동시에 순화강복판에 네댓개의 빈병이 던져졌습니다. 때를 같이하여 야무진 총소리가 거퍼 강반을 울리면서 병들이 떨어지는족족 박산이 났는데 총소리는 그냥 울렸습니다. 춤추는 강물우에서 떠놀다가 총소리에 놀라 날아오르는 물오리 두마리를 련거퍼 쏘아맞히시는 총소리였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증조할아버님께서 <듣던바 그대로 우리 집안에 녀장군이 들어왔구나!> 하며 만족해하시였습니다.

그날 어머님께서는 수령님앞에 나를 내세우며 <만경대분들에게 오늘은 우리 정일이도 총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것이 어떻습니까?>하고 말씀올리시는것이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잠시 말씀이 없이 나를 여겨보시였습니다. 그때 내 나이 다섯살, 그전에 훈련기지에 있을 때랑 어머님의 총을 많이 잡아봤지만 실탄을 재운 총은 아직 잡아보지 못한 나였습니다.》

《그랬지.》

그이곁에서 유심히 듣고 섰던 최현이 추억깊은 목소리로 받았다.

《장군이 총을 잡아보겠다고 조르면 정숙동문 꼭 총탄을 뽑고서야 주군 했거던.… 이거 안됐소 장군, 말을 잘라서. 어서 계속하오. 그래 수령님께서는 허락하셨소?》

《수령님께서는 어머님에게 총을 주라고 하시였습니다.

어머님께서 나를 품에 꼭 안고 총탄을 재우시였는데 약통실에 총탄이 장진되는 소리가 얼마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지… 지금도 그 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습니다. 나를 앞에 세우고 총탄을 재운 총을 내 손에 쥐여주신 어머님께서는 내 어깨너머로 총을 함께 잡고 부관아저씨들이 강복판에 던져넣은 빈병을 향하여 총구를 돌리도록 하시였습니다. 그리고는 조성조문을 맞추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도록 도와주신 다음 <호흡 멈추고, 방아쇠를 하나, 둘.>… 어느결에 총소리가 울리고 어머니와 함께 잡은 나의 총구에서 불이 나갔습니다. 나의 일생에 처음으로 쏜 총이였습니다.

유감이지만 목표를 맞히지는 못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증조할아버님께서는 <과시 백두산에서 안고온 장군의 아들이 다르군!>하시며 호탕하게 웃으시는것이였습니다.》

《김보현할아버님 평가대로 맞히고 못 맞히고는 문제가 아니지.》 최현이 굽닐며 흐르는 순화강을 그냥 굽어보며 말을 이었다.

《보다 중요한건 만경대가문의 혈통을 곧바로 이어갈 장손이 만경대에서 일생 처음으로 되는 총소리를 냈다는 사실이지. 이거 시 쓰는 재간이 있으면 이런 때 한마디 하고싶구만! 한데 일생 배운건 총쏘는 재간밖에 없으니… 허어-참, 유감이군.》

최현은 실지로 섭섭하게 생각하는듯 혀까지 《쯧쯧.》 찼다.

《최현동지,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사람이 자주적인간으로 살아가는데서 으뜸가는 재간이 바로 총쏘는 재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씀하시는 김정일동지의 어조는 자못 엄숙하시였다.

《허- 없는 시재간을 부러워하다가 한코 떼웠군.》

웃는 소리로 받으며 두익을 건너다보는 최현의 눈에도 사람좋은 웃음이 실려있었다.

《105땅크사단이야기를 듣자고 말머리를 떼놓구선 내 소리만 한것 같군요. 어떻습니까, 부대일은? 최고사령부에서 조직하는 전투사격경기준비랑 잘됩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봉우리의 정점을 향하여 걸음을 옮기면서 이렇게 화제를 돌리시였다. 방금전에 한 최현의 말이 그 순간 비상한 힘으로 다시금 두익의 귀전을 때렸다.

《부대사업에 대하여 다 말씀드리오. … 이제는 때가 되였소.》

누군가가 그의 심장에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대화들과는 성격이 다르다.》하고 다정하면서도 열렬히 속삭이는듯싶었다.

최현의 목소리같기도 하고 류경수의 목소리같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얼마전에 부대에 왔다간 황순희의 목소리 같기도 하였다.

(그렇다. 드디여 때가 된것이다. 말씀드려야 한다. 부대사업에 대하여 보고를 드리고 가르치심을 받아야 한다.)

두익은 자꾸만 설레이는 자기 생각을 애써 정리하였다. 그러자 마음이 점차 안정되면서 무엇부터 어떻게 말씀드릴것인가 하는것이 미리 준비를 해가지고 온것처럼 선명하게 갈라졌다.

훈련과 갱도공사를 비롯한 부대전투준비를 선차로 보느냐, 병영꾸리기보여주기와 같은 사업을 선차로 보느냐 하는 문제로 차엄봉부상과 생겼던 마찰이 군인회관에 새로 꾸린 교양실벽에 혁명전통주제의 유화를 모시는가 아니면 풍경화를 거는가, 또 회관채양우에 당의 기본구호를 모시는게 옳은가, 아니면 군인모표를 거는게 옳으냐 하는 정치적문제로 심각해진데 대하여…

그때문에 부상에게 오랜 전우로서 따끔하게 이야기해주려다가 길 한가운데 《버려진》사실이며 그것이 땅크병들의 자유주의문제로 하여 두익이네켠에서 할말이 없게 된데 대하여…

일행은 어느덧 만경봉마루에 올라섰다.

한편으로는 한창 꽃속에 묻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 만경대일관이, 다른편으로는 연록빛의 버들숲이 우거진 곤유섬과 그너머 운무에 잠긴 두루섬이 한폭의 수채화처럼 안겨온다. 그리고 알을 까느라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짝패를 지켜 야단스레 깃을 치는 새들의 울음소리와 기나긴 겨울잠끝에 갓 펼친 연약한 날개로 대기를 가르며 한참 피여나는 꽃들을 찾아 분주히 날아예는 벌들의 붕붕소리로 온 동산이 진동하는듯 하다. 만물에 소생의 즙과 온기를 부어주는 어머니인 봄과 더불어 활기를 띠기 시작한 생명의 노래소리이다.

눈아래 펼쳐진 경치도, 귀전에 올려오는 자연의 노래소리도 일만경치가 한눈에 안겨온다는 뜻을 가진 《만경대》라는 이름을 새삼스레 다시 음미해보게 만드는 절승의 계절이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쑥섬너머 멀리 동평양쪽에 견주시였던 눈길을 두익에게 옮기며 경치를 부감하느라고 잠시 끊어졌던 화제를 이으시였다. 《회관채양우에 구호를 써붙이는 문제와 개별적땅크병들의 자유주의문제가 무슨 련관이 있습니까?》

《음- 그건…》 예상치 않은 물으심에 두익은 말꼬리를 끌었다.

《사단장동지가 그때문에 차엄봉부상에게 해주려던 충고를 못하게 되였다니 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질문에 담겨진 뜻을 풀어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결연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 두 사건은 아무런 인연도 없습니다.

땅크의 자유주의에는 심각한 사상문제가 없습니다. 있다면 오히려 전쟁의 포화속에서 수령님께서 친히 찾아 군복을 입혀주신 한 군인의 정치적생명을 어떻게 지켜주는가 하는 사람,  군인대중의 운명에 대한 관점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사단당위원회가 내린 결정이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유주의는 비판을 하고 정 엄한 경우 처벌을 주어 고치면 됩니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을 끊고 두익을 돌아보시였다.

두익은 자신이 무엇인가 아주 떨떨하게 생각하고있다는것을 느끼며 숨을 죽였다. 곁에 다가앉은 최현은 새겨들으라는듯 그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끊었던 말씀을 이으시였다.

《군인들의 사상교양거점인 회관에 당의 기본구호를 붙이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인민군대의 사명과 성격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심각한 정치적문제, 사상문제가 있습니다.

혁명과 건설의 모든 령역에서 다 그러하지만 총대처럼 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는것은 없습니다. 사상을 놓친 총대는 부지깽이보다 못합니다. 혁명군대의 손에 쥐여진 총대에서 수령의 군대라는 이 사상과 신념만 들어내면 그 총대는 곧 녹쓸게 되고 녹쓴 총대는 목표를 향하여 제대로 불을 뿜을수 없게 됩니다. 총대의 힘은 결국 사상의 힘, 신념의 힘인것입니다. 그런데 인민군대의 총대에서 당의 군대라는 사상과 신념을 걷어내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그래, 사단에서는 어떻게 결정했습니까?》

《장군, 그건 내가 대신 말해도 되겠소?》

최현이 이렇듯 김정일동지께 언권을 구하면서 그 특유의 순하고 능청스런 눈길로 두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 누구의 동의도 받지 않고 황순희가 쌍운땅에 간 그날 밤에 있은 사단당위원회에서 채택된 결정에 대하여 자상히 이야기하고나서 《비밀이 샜다고 누굴 처벌할 생각은 마오. 황동무가 우리 철호동무에게 와서 한 귀환보고를 훔쳐들었을뿐이야.》하고 심각한 표정을 풀지 않고 앉아있는 두익의 잔등을 두드려주는것으로 말을 끝맺았다.

《황순희어머니가 그때문에 쌍운리에까지 갔댔단 말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퍽 놀라운 표정으로 두익을 돌아보시였다.

김정일장군이 보내서 왔다면서 오는 날 밤으로…》 하고 두익은 그이께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다. 사단군관가족들을 휘동하여 진행한 야간전투에 대하여… 김정숙동지의 지도밑에 전군적인 첫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1등을 한 105땅크사단의 전통을 이어야 한다면서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조직해준데 대하여…

《군인회관채양에 구호를 써붙이는것을 본 다음 부대군인들과 4. 15명절을 함께 쇠고 어제야 돌아갔소.》

자못 감동에 겨운 두익의 이야기가 끝나자 최현은 《이악쟁이 순희성격이 어디 갈데 있나? 그래서 순희가 순희지.》하고 순희라는 이름을 정담아 곱씹으며 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 성격이 어디에 뿌리를 두었는가 하는것입니다. 105땅크사단이 영원히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마음에서 우러나온 성격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 그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러자 최현이 《과시 옳소, 장군의 말이…》하고 헌헌하게 받고는 그렇지 않느냐는듯 두익을 돌아보았다. 두익이 역시 허심하게 응수했다. 사람과 사물을 보고 대하시는 그이의 탁월한 안목앞에 허심하지 않을수 없는 그들이였다.

《구호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천천히 일어서며 말씀하시였다. 투사들도 따라 일어섰다.

《생각나십니까, 최현동지?》 그에게 김정일동지께서 물으시였다.

《저 56년도에 국가요직에 들어앉은 나쁜 놈들이 군대는 통일전선의 군대가 되여야 한다면서 인민군대를 당의 령도선에서 떼내려고 할 때 인민군신문에다 글을 내던 일 말입니다.》

《그때도 장군의 권고로 기자들의 방조를 받아가며 썼지. 류경수동무도 썼고…》

《당의 군대로서 우리 인민군대의 성격을 고수하고 그에 대한 수령의 령도를 확립하는데서 투사아바이들이 쓴 글들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인민군대를 강화하는데서 수령의 령도가 왜 생명선으로 되는가 하는것을 오랜 혁명투쟁과정에 체험한 진리를 가지고 쓴 글들이기때문이였습니다. 이번에 사단에서 회관에 걸기로 결정한 그 구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 구호에는 김일성원수님을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는 길에 인민군대의 필승불패의 위력이 있고 우리 혁명의 종국적승리가 있다는것을 심장으로 체득한 우리 인민군군인들의 신념이 담겨져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구호를 적들의 폭격에 빙자하면서 내걸지 못하게 하는것은 무엇입니까? 군대를 통일전선의 군대로 만들려는 위험한 사상의 독아가 아니겠는가 하는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간 중단했다가 계속하시였다.

《105땅크사단당위원회가 이러한 잡소리를 눌러버리고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내걸기로 한것은 부대가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관철하기 위한 작전들에서 근위부대로 위훈을 떨친것처럼 사상에서도 근위부대로서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있다는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늘 자신의 곁에 두고계시던 땅크부대를 멀리 보내놓고 마음쓰시는 수령님께서 대단히 만족해하실것입니다.》

그날 만경봉을 내리시면서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익에게 오후에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보려 하는데 같이 가 성국이를 만나보는것이 어떤가고 하시였다. 두익은 그만두겠다고 물러섰다,

《성에도 가야 하겠거니와 아버지없는 다른 원아들이 얼마나 생각이 많겠소?》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그이와 나눈 담화에서 받은 충격이 너무도 커서 그 뜻을 충분히 새기려면 《고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것이다.

오후에 성에 들어가 보위상에게서 규률위반사고의 책임문제를 놓고 엄엄한 비판을 받는 동안 묵묵히 접수하는 자세로 서있었지만 두익의 생각은 전부 김정일동지와 나눈 담화의 뜻을 새기는데 돌려졌다. 부대로 귀대하는 길에서도 자자구구 따져보며 심각한 자기반성을 하였다.

반성의 초점은 하나였다.

(그날 그림과 구호를 놓고 당의 사상과 심히 어긋나는 그의 말에 왜 침묵으로 맞섰는가? 그 말속에 우리 군대를 당의 군대로서 수령님의 령도에서 리탈시키려는 위험한 사상의 독아가 들어있다는것을 몰랐단 말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앞에서 당당히 투쟁할 용기가 부족했는가? 어느것인가?

그 위험성을 미처 몰랐다면 당의 군대의 지휘관으로서 안목이 너무도 무디였다. 알고도 직권에 눌리워 입을 다물고있었다면 수령님의 품에서 혁명을 배운 지휘관으로서 신념과 배짱이 너무도 약하고 우선 의리가 없다. 아! 아! 그런 사람의 체면을 생각하여 조용히 타일러주려고 따라섰다가 길가에 《버려진》 나는 도대체 뭔가?)

그리하여 부대에 돌아온 두익은 자기야말로 전투에서나 사상에서나 우리 혁명무력의 으뜸가는 근위부대인 105땅크사단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심심한 자기반성이 담겨진 비판서를 자필로 정중히 써서 수령님께 드렸다. 그리고는 자기반성을 더욱 깊이 하면서 이제나 저제나 처분을 기다렸었는데 그로부터 두달만에 성으로부터 두번째 긴급호출을 받은것이였다.…

평양에 도착한 두익은 민족보위성 소회의실의 대기실에서 뜻밖에 김충렬을 만났다. 그 역시 첨예해지는 정세속에서 있을수 있는 적들의 도발에 대처하여 전방지휘소에 나가있다가 낮 2시전으로 도착하라는 명령을 받고 방금전에 왔다는것이였다.

(?!) 마주보는 둘의 눈에 실린 의혹의 빛이였다.

잠시후 소회의실에 함께 들어갔다가 나왔을 때 두익은 동해지구의 군단장이였고 충렬은 제105땅크사단장이였다.

임명을 받은 후 충렬은 사단을 인계해주러 곧바로 전연에 나갔고 두익은 수령님의 접견을 받고 댁에서 동석식사를 나누는 특전을 누리였다. 접견석상에서 수령님께서는 말씀하시였다.

《동무가 써올려보낸 비판서를 보았소. 그저 본것이 아니라 주머니에 넣고다니면서 몇번이나 읽어보았소.

동무는 105와 같은 근위부대지휘관자격이 없다고 했지만 당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소. 당정책에 철저히 립각하고 당위원회에 적극 의거하여 부대안에 당적사상체계를 세우고 당의 군사로선관철에서 근위부대지휘관으로서 훌륭한 모범을 보인 동무에게 군단장의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소. 당의 높은 신임을 절대로 잊지 말고 105땅크사단처럼 군단을 훈련도 잘하고 사상도 견결하며 싸움도 잘하는 근위부대로 만들기 바라오.》

동석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새 승용차가 정문앞에서 주인을 기다리고있었다. 수령님께서 그에게 배려하여주신 차였다.

일군의 안내를 받으며 차에 다가서던 두익은 주춤 멈춰섰다.

《군단장동지, 축하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 환한 미소를 짓고 차에서 내리시며 축하의 인사를 하시였던것이다. 얼떠름해 그냥 서있기만 하는 그의 손에 차열쇠를 쥐여주시면서 그이께서는 말씀하시였다.

《내가 몰아봤는데 차가 괜찮은것 같습니다.

새 운전수동무에게도 강조했지만 주의하고 또 주의하여 절대로 사고를 내지 마십시오. 아직도 할일이 많고 갈길이 멉니다. 건강하여 수령님의 신임에 보답하기 바랍니다.》

두익은 그저 고개만 끄덕일뿐 대답을 못 드렸다. 목이 꽉 메였던것이다. 《이제는 때가 되였소.》라고 하던 최현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멀리서 공명되여 울려오는것만 같았다.

그날 밤으로 사단에 내려온 두익은 전연사단을 넘겨주고 올 신임사단장을 기다리며 착실히 인계준비를 하였다.…

충렬은 어제 아침에야 도착했다. 하여 어제 하루 낮과 밤 그리고 오늘 낮동안 인계인수사업을 기본적으로 끝내고 지휘부구역도 돌아볼겸 마당에 나온것이였다. 이제 정치부장이 오고 공연을 보고나서 하루밤 자고깨면 두익은 떠나야 하는 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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